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질 문

우리말에서 ‘무심치’에서는 ‘치’를 쓰고 ‘거북지’에서는 ‘지’를 쓰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말에서 ‘그 움직임이나 상태를 부정하거나 금지하는 연결 어미’인 ‘-지’를 연결할 때 질문하신 것처럼 다른 형태를 쓰는데 이것은 앞에 오는 용언에 따른 것입니다.
   우리말에서는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다음 (1)의 예처럼 거센소리로 적습니다.(“한글 맞춤법” 제40항 참조)

(1) 허송치(←허송하지), 간편치(←간편하지), 흔치(←흔하지)

(1)의 ‘허송치’처럼 ‘무심치’도 ‘무심하지’가 준 것인데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입니다.
   반면 다음의 예들은 이와 달리 적습니다.

(2) 깨끗지(←깨끗하지), 섭섭지(←섭섭하지)

위의 예는 (1)과 달리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준 경우로 이때에도 준 대로 적기 때문입니다. 질문하신 예의 ‘거북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무성음(안울림소리) 받침 뒤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서 참고할 것은 ‘서슴지’, ‘삼가지’는 (1), (2)에서 본 것과는 다른 이유로 ‘치’가 아닌 ‘지’로 적는다는 점입니다. ‘서슴지’, ‘삼가지’는 각각 ‘서슴다’, ‘삼가다’의 어간에 ‘-지’가 어울린 것입니다. 특히, ‘서슴치’를 ‘서슴하지’의 준말로 보아 이렇게 적기도 하나 ‘서슴하다’는 ‘서슴다’의 잘못이므로 ‘서슴치’라 해서는 안 됩니다. ‘서슴지’로 적어야 맞습니다.
   결국 질문하신 예에서처럼 하나는 ‘무심치’처럼 ‘치’로 적고 하나는 ‘거북지’처럼 ‘지’로 적는 것은 ‘무심치’가 ‘무심하지’에서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가 되고 ‘거북지’가 ‘거북하지’에서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주는데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