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질 문

백제 제25대 왕인 ‘武寧王’의 한글 표기는 ‘무령왕’이 맞습니까? 아니면 ‘무녕왕’이 맞습니까?

 

질문하신 ‘’은 본음인 ‘녕’으로 소리 나기도 하고 속음인 ‘령’으로 소리 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이 한자가 포함된 단어의 한글 표기에 대해 혼란이 없지 않습니다. 이렇게 본음으로도 소리 나고 속음으로도 소리 나는 한자가 포함된 한자어는 실제 발음에 따라 적어야 합니다.(“한글 맞춤법” 제52항 참조) ‘武寧王’은 본음보다는 속음으로 널리 사용되므로 ‘무령왕’으로 적는 것이 맞습니다.
   국어 한자어에는 같은 한자가 본음으로 소리 나기도 하고 속음으로 소리 나는 것이 몇몇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으로 ‘낙()’을 들 수 있습니다.

(1) ㄱ. 경낙(輕諾), 계포일낙(季布一諾), 숙낙(宿諾), 승낙(承諾), 연낙(然諾), 유유낙낙(唯唯諾諾), 응낙(應諾)
ㄴ. 수락(受諾), 유락(唯諾), 쾌락(快諾), 허락(許諾)

‘낙()’은 위의 (1ㄱ)처럼 본음인 ‘낙’으로 소리 나기도 하고 (1ㄴ)처럼 속음인 ‘락’으로 소리 나기도 하는 것입니다. 속음이란 세속에서 널리 사용되는 익은소리(습관음)을 가리킵니다. 한글 맞춤법에서는 속음이 널리 사용되는 경우 (1ㄴ)처럼 속음에 따라 적도록 하였습니다.
   질문하신 ‘녕()’의 경우에도 다음처럼 본음으로 소리 나기도 하고 속음으로 소리 나기도 합니다.

(2) ㄱ. 강녕(康寧), 귀녕(歸寧), 안녕(安寧), 정녕(丁寧), 필녕(弼寧)
ㄴ. 고령가야(古寧伽倻), 보령(保寧), 의령(宜寧), 회령(會寧)

그런데 ‘녕()’은 위의 (2ㄴ)처럼 지명이나 인명과 같은 고유 명사에 많이 나타나는데 본음보다는 속음으로 발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본음과 속음 모두로 쓰일 수 있는 한자가 포함된 한자어는 세속에서 어떻게 소리 나느냐에 따라 달리 적힐 수 있습니다. 질문하신 ‘武寧王’의 경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본음보다는 속음으로 널리 사용된다고 판단하여 ‘무령왕’을 표제어로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