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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요’일까, ‘집요’일까?


이정미(李正美) / 한양대 석사과정 졸업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 가운데는 성격이 분명하지 않은 것이 있다. (1)과 같이 묻는 말에 대한 대답도 그런 것 중의 하나이다.

(1) 어디 가세요?

(2) ㄱ. 집이요/학교요.
ㄴ. 집이오.

(2ㄱ)의 ‘집이요’, ‘학교요’에는 모두 ‘요’가 들어 있다. 얼핏 보기에는 ‘집’과 같이 받침이 있는 말 다음에는 ‘이요’가 붙고 ‘학교’처럼 받침이 없는 말에는 ‘요’가 붙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다음과 같은 예문을 볼 때 이러한 생각은 옳지 않다.

(2) ㄱ. 혼자 사니 편하세요?
ㄴ. 마음은요.
ㄷ. *마음은이요.

(3) ㄱ. 결혼하신다니 좋으시겠어요?
ㄴ. 그럼요.
ㄷ. *그럼이요.

위의 예를 볼 때 받침이 있는 말 뒤에도 ‘요’가 붙음을 알 수 있다. (2)와 (3)처럼 받침이 있는 말 뒤에서 ‘요’만이 가능하고 ‘이요’는 불가능하다. 이는 받침이 있는 말 뒤에도 ‘요’가 붙는 것이 원칙이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추정은 ‘집이요’의 ‘이요’가 문법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형태라는 점에서 타당성이 있다.
   ‘집이요’는 ‘집(명사)+-이-(서술격 조사)+요(보조사)’로 분석이 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어에서 서술격 조사 다음에 보조사 ‘요’가 붙는 경우가 없다. 서술격 조사 다음에는 (4)와 같이 종결 어미가 오는 것이 원칙이고 ‘요’는 (5)와 같이 문장이 끝난 다음에 붙는 것이 원칙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요’를 하오체 ‘이오’의 잘못으로 볼 수도 없다. 위의 예문의 맥락을 볼 때 해요체이기 때문에 하오체 종결형인 ‘이오’는 쓰일 수 없기 때문이다.

(4) ㄱ. 이것은 책이오(책+-이-+-오)
ㄴ. 나는 철수가 아니오(아니-+-오)

(5) ㄱ. 꽃이 예쁘지요(예쁘-+-지+요)
ㄴ. 빨리 뛰어요(뛰-+-어+요)

그러므로 (2ㄱ)의 ‘집이요’는 ‘집요’를 잘못 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요’는 비격식 존대를 나타내는 보조사 ‘요’가 확대되어 쓰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보조사 ‘요’가, 핵심적인 정보를 나타내는 체언에 붙어 청자에 대한 존대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