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女性)’ 군 유의어의 뜻풀이 정교화

김광해(金光海) / 서울대학교

글자 그대로의 ‘동의어(同義語)’, 즉, ‘뜻이 똑같은 단어들’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은 의미 연구에서도 상식이다. 그래서 좀 더 폭넓은 의미로 ‘유의어(類義語)’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이번에는 이 말 자체가 또 매우 모호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 말은 ‘의미가 비슷한 말’ 이라는 뜻인데, 도대체 ‘비슷하다’는 게 어느 정도까지가 비슷한 것이고, 어느 정도부터 비슷하지 않은 것인지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 기준도 어렵거니와 비교 대상이 모호하기 짝이 없는 ‘의미’라는 추상체이므로 더 그러하다. 유의어를 비교하는 작업이란 결국 모호하기 짝이 없는 대상을 또 하나의 모호한 기준을 가지고 비교하는 작업인 것이다. 처음에는 유의어로 보이던 단어들이 분석 작업을 거쳐 드디어 안개 걷히고 나면 전혀 유의어가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 것도 바로 유의어 군이 매우 모호한 집합이라는 점을 말해 주는 사례이다.
   이런 운무(雲霧) 속 같은 상황 속에서도 유의어 군을 정하는 데 사용하는 기준은 있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대상을 지시하되, 문장에서 사용되어 동의문(同義文)을 구성하는 경우가 있으면 유의어라고 보자는 것이다. 이런 기준을 가지고 추출해 낸 ‘여성’ 관련 유의어는 다음 16개 정도이다. 이 단어들의 뜻을 기존 사전에서 어떻게 풀이하고 있는지 먼저 보기로 하자.

<기존 사전의 뜻풀이>
＊ 여성(女性)：성(性)의 측면에서 여자를 이르는 말.
＊ 여자(女子)：여성으로 태어난 사람.
＊ 여인(女人)：어른이 된 여자.
＊ 여류(女流)：《일부 명사 앞에 쓰여》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여자를 이르는 말.
＊ 부인(婦人)：결혼한 여자.
＊ 부인(夫人)：①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
＊ 유부녀(有夫女)：남편이 있는 여자.
＊ 아주머니：① 부모와 같은 항렬의 여자를 이르는 말.
                     ② 남자가 같은 항렬의 형뻘이 되는 남자의 아내를 이르는 말.
                     ③ 남남끼리에서 결혼한 여자를 예사롭게 이르는 말.
＊ 아줌마：‘아주머니③’을 낮추어 이르는 말.
＊ 아낙네：남의 집 부녀자를 통속적으로 이르는 말.
＊ 주부(主婦)：① 한 가정의 살림살이를 맡아 꾸려 가는 안주인.
＊ 부녀자(婦女子)：결혼한 여자와 성숙한 여자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아녀자(兒女子)：①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② 어린이와 여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
＊ 숙녀(淑女)：① 교양과 예의와 품격을 갖춘 현숙한 여자.
                        ② 성년이 된 여자를 아름답게 이르는 말.
＊ 색시：② 아직 결혼하지 아니한 젊은 여자.
              ③ 술집 따위의 접대부를 이르는 말.
＊ 년：‘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몇 개를 제외하고는 우선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일치하는 뜻풀이가 아니다. 또 많은 곳에서 순환 정의가 보이며, 그나마 정보도 부족하다. 역시 유의어를 견주어 의미 차이를 포착해 내기 위한 작업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필연적인 결과이다. 다음은 이들의 의미 차이를 좀 더 자세히 밝히기 위해서 만들어 본 분석 틀과 이를 사용하여 작업해 본 결과이다. 분석의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만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