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정보화

국어사전이 없는 인터넷

 

이승재(李承宰) / 국립국어연구원

요즈음 시중에는 각종 학습물과 사전들이 CD-ROM 타이틀로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다. 어린이용 학습 자료에서부터 국어사전, 영한사전, 백과사전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방대한 자료들이 전산 자료로 만들어져 일반인에게 보급되고 있다. 이 중 일부 자료들은 일반인들도 인터넷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공개되어 있기도 하다.


전자 사전은 점점 필요해

지난해 말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출간하고 난 후 국립국어연구원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CD-ROM 타이틀로 만들어진 국어사전이나 국어사전을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없느냐는 질문이 많았다. 대부분의 문서 작성을 워드프로세서로 하는 현대인들은 문서 작성을 하다가 자판에서 손을 떼고 뒤적여야 하는 종이 사전보다는 한 화면 안에서 즉시 단어를 찾아볼 수 있는 전자화된 국어사전을 찾는 경향이 높아진 것이다. 이미 영한사전이나 백과사전들은 CD-ROM 타이틀로 만들어지거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쓰이고 있다. 여기에 길들여진 많은 사람들은 이제 문서 작성에 가장 많이 필요한 전자화된 국어사전을 찾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에서 쉽게 단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전자화된 국어사전은 아직 많지 않다. 1996년 (주)한글과 컴퓨터에서 한글학회의 “우리말 큰사전”을 CD-ROM 타이틀로 만든 “글 우리말 큰사전 96”과 지난해(1999년) 한글토피아에서 만든 “바른글 한국어 전자 사전”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글 우리말 큰사전 96”은 그나마 수량이 많지 않아 쉽게 구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인터넷에서는 아예 국어사전을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경할 수도 없다.     전자 사전을 만드는 이유는 컴퓨터에서 사전 자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종이 사전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단어를 찾아 그곳에 쓰여진 글을 읽을 수밖에 없지만 전자 사전에서는 컴퓨터의 검색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 같은 외국의 유명한 사전들은 앞으로 종이 사전으로는 나오지 않고 전자 사전의 형태로만 제공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국어사전은 아직도 종이 사전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니 시급히 개선해야 할 일이다.


2000년 중에는 인터넷에서 국어사전을 만날 수 있어

국립국어연구원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 편찬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전자 사전을 염두에 두고 모든 작업을 전산화하여 진행하였다. 집필 단계에서부터 교정, 교열을 거칠 때까지 모든 사전 원고를 컴퓨터로 입력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였다. 종이 사전이 출간되면 그 자료를 이용하여 전자 사전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작년 말 “표준국어대사전”이 출간된 이후 “표준국어대사전”은 현재 전자 사전으로 그 모습을 바꾸고 있다. 전산 자료의 교정과 프로그램 개발이 끝나면 “표준국어대사전”은 곧바로 CD-ROM 타이틀로 만들어져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웹 서비스를 통하여 인터넷에서 단어를 찾아볼 수도 있게 된다. 예정대로 작업이 진행된다면 2000년 중에 인터넷에서 국어사전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