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의 이해

조사의 띄어쓰기


이선웅(李善雄) / 서울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현행 한글 맞춤법의 제2항은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로 규정되어 있다. 단어란 독립적으로 쓰이는 최소의 언어 단위인데, 일반적으로 그 종류에 따라 품사를 갖게 마련이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 감탄사, 조사라는 말이 품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다음의 예를 보자.

(1) 가. 아, 그 선생님이 나를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나. 둘 모두가 착한 학생이다.

(1가)에서 ‘아’는 감탄사, ‘그’는 ‘선생님’을 꾸며 주는 관형사, ‘선생님’은 명사, ‘나’는 대명사, ‘정말’은 부사, ‘사랑하시는구나’는 동사인데, 이들 모두를 서로 띄어 쓰고 있다. 한편 (1나)에서 ‘둘’은 수사, ‘모두’는 대명사, ‘착한’은 형용사, ‘학생’은 명사인데, 역시 각각의 말을 서로 띄어 쓰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국어에서 용언(동사, 형용사)은 활용을 하는데, 활용을 할 때 붙는 어미는 단어의 일부로 보므로 띄어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랑하다’라는 기본형의 어간인 ‘사랑하-’에 붙는 어미 ‘-는구나’와 ‘착하다’라는 기본형의 어간인 ‘착-’에 붙는 ‘-ㄴ’은 그 앞의 요소와 띄어 쓰지 않는다.
그렇게 보면 (1)의 띄어쓰기를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서 규정 제41항 “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라는 내용이 필요하게 된다. 즉 조사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붙여 쓰는 특수한 부류에 속하는 말인 것이다. 따라서 (1가)에서는 주격 조사 ‘-이’, 목적격 조사 ‘-를’을, (1나)에서는 주격 조사 ‘-가’, 서술격 조사 ‘-이다’를 그 앞말에 붙여 쓰고 있다.
조사를 붙여 쓴다는 것은 아주 쉬운 원칙이지만 실제로 완전히 지키기는 그리 쉽지 않다. 우선 조사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완전히 알기가 어렵고 조사가 여러 개 겹쳐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쓰고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음 예를 보자.

(2) 가. 꽃이, 꽃에서, 꽃마저, 꽃처럼, 꽃같이, 꽃이다, 꽃이나마, 꽃밖에, 꽃보다, 꽃뿐이
     나. 어디까지나, 서울에서처럼, 학교에서만이라도, 여기에서부터, 나가면서까지도, 들어가기는커녕, 학생이라기보다는, 맑습니다그려, 맑군그래, “알았다”라고

(2가)와 같이 조사가 하나만 붙은 예들에서도 ‘꽃같이, 꽃밖에, 꽃뿐이다’는 다른 예에 비해 상대적으로 ‘꽃 같이, 꽃 밖에, 꽃 뿐이다’와 같이 띄어 쓰는 일이 잦은데, 특히 (2나)의 ‘어디-까지-나, 서울-에서-처럼, 학교-에서-만-이라도, 여기-에서-부터, 나가면서-까지-도, 학생이라기-보다-는’과 같이 조사가 여러 개 겹친 경우 혹은 ‘들어가기-는커녕, 맑습니다-그려, 맑군-그래, “알았다”-라고’와 같이 조사를 판별해 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아래의 (2나′)처럼 띄어쓰기를 틀리기 쉽다.

(2) 나′. 어디 까지나, 서울에서 처럼, 학교에서 만이라도, 여기에서 부터, 나가면서 까지도, 학생이라기 보다는, 들어가기는 커녕, 맑습니다 그려, 맑군 그래, “알았다” 라고

(2나′)와 같이 잘못 쓰지 않으려면 어떤 것이 조사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표준적인 국어사전을 늘 가까이 두고 참고하는 버릇이 필요하다. 조사의 수효는 그리 많지 않으므로 짧은 시간 안에 그 목록을 완전히 익힐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