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의 이해

띄어쓰기의 필요성과 방법

 

이선웅(李善雄) / 서울대학교 박사 과정

맞춤법이나 표준어의 기능은 언어생활의 틀이 될 수 있는 준거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을 결속하는 데에 있다. 또 맞춤법과 표준어와 같은 준거들을 잘 배워 익혔는가 하는 것으로써 어떤 사람의 교육 수준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맞춤법과 표준어 문제에 대해 사람들은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실상 맞춤법 규정의 일부인 띄어쓰기에 대해서는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다.



띄어쓰기를 하면 읽기가 쉬워져

띄어쓰기는 의미 파악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죽을 잡수신다."를 "아버지가죽을잡수신다."처럼 띄어쓰기를 하지 않으면 의미 파악이 쉽지 않다. 물론 국어에 대해 웬만한 직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띄어쓰기를 했을 경우, 안 한 경우보다 독해가 훨씬 수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편 실용적인 차원에서 볼 때, 띄어쓰기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현행 띄어쓰기 규정에 따르면 '경제'라는 단어가 있고 '발전'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경제발전'은 한 단어가 아니므로 '경제 발전'과 같이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제발전'처럼 붙여 쓰는 일도 많은데, 그것이 큰 잘못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실용적으로는 잘못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사소한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러나 띄어쓰기를 아예 하지 않거나 잘못된 띄어쓰기를 하여 의미가 전혀 달리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오리를잡수신다."처럼 띄어쓰기를 하지 않으면 아버지가 잡수시는 것이 '오리'가 될 수도 있고 '가오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로 비추어 볼 때, 띄어쓰기를 하는 것은 신속하고도 정확한 독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띄어쓰기의 여러 방법들

띄어쓰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1) "한꺼번 에 두 일 을 할 수 는 없습니다."와 같이 말을 쪼갤 수 있는 데까지 잘게 띄어 쓰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2) "한꺼번에 두일을 할수는 없습니다."와 같이 자립 형식의 단위로 띄어 쓰는 방식도 있을 수 있다. 또 (3) "한꺼번에 두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와 같이 조사와 어미는 앞말에 붙여 쓰고 관형사나 의존 명사 등은 자립 형식이 아니더라도 띄어 쓰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고, (4) "학문적인논문에서 한자를많이쓰는이유도 그한자의표의적함축성을 노리기때문이다."와 같이 통사적인 구절 단위로 띄어 쓸 수도 있다. 그중 (1)과 (4)는 한눈에 보아도 실용성이 적을 것임을 느낄 수 있다. (2)와 같은 띄어쓰기는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지만, 현행 맞춤법은 (3)의 방법을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