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국어 오용 사례

비속한 표현과 비표준어의 사용

최용기(崔溶奇) 국립국어연구원

우리의 언어 생활은 주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런 주위의 언어 환경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대중 매체(주로 신문이나 방송)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대중 매체의 언어 가운데 광고 문안에서 상당히 많은 잘못이 발견된다. 물론 광고 효과를 높이려고 일부러 잘못된 어형이나 문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잘 모르고 실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자리에서는 광고 문안을 중심으로 그 잘못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주로 광고 문안의 어휘를 중심으로 그 잘못을 살펴보고자 한다. 어휘에서 잘못을 보이는 부분은 비속한 표현과 비표준어의 사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비속한 표현

“국물이 끝내 줘요.
“해상도도 죽여 주더군.
“재미도 실속도 빵빵한 유니텔.”
“요술 침대, 왕액션 주주 제품의 행사.”



‘끝내 주다’나 ‘죽여 주다’는 아주 멋있고 좋은 경우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말이지만, 광고 언어가 국민의 언어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가능하면 이런 표현은 쓰지 말아야 한다. 위의 광고문은 “(국물이) 아주 좋네요, (국물이) 얼큰해요.”, “(해상도도) 아주 선명하군요, (해상도도) 대단하군요.” 등으로 고쳐 쓸 수 있는 말이다. 또한 ‘빵빵하다’는 “(속되게) 속이 꽉 차서 크고 탄력이 있다, (속되게) 배경과 힘이 있어 영향력이 크다.”라는 뜻이 있고, ‘왕액션’의 ‘왕’은 ‘왕개미, 왕벌’ 등에서처럼 ‘크다’는 뜻이 있는 접두어인데, 여기서는 ‘멋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위의 광고문에서 ‘빵빵한 유니텔’은 ‘대단한, 매우 큰 (유니텔)’로 바꿀 수 있고, ‘왕액션’도 ‘멋진 액션, 특별한 액션’ 등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물론 이런 표현들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점잖지 못한 말이므로 광고 언어에서는 삼가는 것이 좋겠다.




비표준어의 사용

“저 니들(→너희들) 먼저 가.”
“나는 이쁜(→예쁜) 여자한테 먹힐 거야.”
에숭이(→애송이) 놈들 악의 힘이다. 에이!”
“어느덧 나는 상상의 나래(→날개)를 펼치고.”

 

비표준어의 사용도 광고 문안에서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위 광고문에서 ‘니’는 ‘너’나 ‘너희’에 대한 비표준어이고, ‘이쁘다’도 ‘예쁘다’에 대한 비표준어이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에숭이’는 ‘애숭이, 애송이’ 등과 함께 매우 혼란한 양상을 보이는 단어인데, 표준어는 ‘애송이’가 맞다. ‘나래’도 ‘날개’의 방언이므로 광고 언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는 단 하루의 예외도 없이 수많은 종류의 광고와 마주치며 살아가고 있다. 광고가 국민 언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가급적 광고 문안은 비속한 표현이나 비표준어의 사용은 삼가야 한다. 결국 광고문에서 적절한 어휘와 표준어를 잘 사용하는 것은 광고에 대한 신뢰성을 한층 높일 뿐 아니라 국민의 언어 생활을 바람직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광고주는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