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국어대사전"의 어문 규범

‘가위표’와 ‘칭칭’

정희창(鄭熙昌) /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이 간행됨으로써 누구나 사전을 찾는 것만으로 손쉽게 ‘어문 규범’에 맞는 올바른 언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담겨 있는 ‘어문 규범’을 실례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그 첫 번째 문제로 ‘가새표’와 ‘가위표’, ‘친친’과 ‘칭칭’이라는 말을 생각해 보자.


‘가새표’와 ‘가위표’

(1) ‘가새표’와 ‘가위표’의 처리
    ① ‘ㄱ’사전:가새표(○), 가위표(×)
    ② ‘ㄴ’사전:가새표(○), 가위표(○)
    ③ ‘ㄷ’사전:가새표(○), 가위표(올리지 않음)
    ④ “표준국어대사전”:가새표(○), 가위표(○)

사전에 ‘×’의 이름이 ‘가새표’로 되어 있다고 하면 ‘가위표’가 아니냐고 되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가새표’는 모든 사전에 실려 있고 ‘가위표’는 한 사전에만 실려 있다. ‘가위표’만을 알고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전을 찾아보면서 오히려 ‘가새표’를 표준어로 아는 사람과 ‘가새표’와 ‘가위표’를 모두 표준어로 아는 사람으로 갈리게 된다.
   이러한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가새표’만을 인정하고 ‘가위표’는 틀리다고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새표’와 ‘가위표’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한 “표준국어대사전”의 처리는 ‘가새표’와 ‘가위표’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표준어와 새롭게 널리 쓰이게 된 말을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여 언어 생활에 불편을 없게 하자는 뜻이다.



‘친친’과 ‘칭칭’

이러한 처리 방법은 ‘친친’과 ‘칭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친친’과 ‘칭칭’의 처리
    ① ‘ㄱ’사전: 친친(○), 칭칭(×)
    ② ‘ㄴ’사전: 친친(○), 칭칭(×)
    ③ ‘ㄷ’사전: 친친(○), 칭칭(○)
    ④ “표준국어대사전”: 친친(○), 칭칭(○)

‘친친’과 ‘칭칭’ 또한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친친’이 표준어로 다루어져 왔다. 누가 ‘붕대를 칭칭 감았다’고 하지 ‘친친 감았다’고 하느냐고 할지 몰라도 ‘친친’은 ‘실을 찬찬 실패에 감았다’의 ‘찬찬’과 ‘큰말’, ‘작은말’의 관계를 이루는 살아 있는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친친’을 전통적인 표준어로, ‘칭칭’을 새롭게 쓰이게 된 표준어로 인정한다. 이는 ‘가새표’와 ‘가위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널리 쓰이는 말을 표준어로 인정함으로써 언어 생활의 불편을 줄이고 우리말의 어휘를 풍요롭게 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