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글쓰기

법원 판결문의 문장(2)

김광해(金光海) / 서울대학교

글은 단번에 완벽하게 써내는 것이 어려우므로 다시 보면서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퇴고 단계인데, 글이 완성되려면 이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글을 쓴 바로 뒤에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으므로, 자기 글이 낯설어질 때까지 얼마간 묵힌 뒤에 다시 보아야 한다고 권하는 분도 있다.

퇴고라는 절차는 사사로운 글을 쓸 때에도 매우 중요한 절차이거니와, 막강한 사회적 구속력을 발휘하며, 앞으로도 길이 남을 공문서에서 이 절차를 밟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문장들이 발견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공문서는 세상에 나오기 전에 결재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몇 차례 검토를 받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도 잘못들이 고쳐지지 않은 채 유유하게 통과되고 있다면 이는 해당 집단의 문장 작성 능력 전반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함의 도가 더하다.

다음은 대법원에서 나온 한 판결문이다. 다행히 그 내용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어법상의 흠집이 있다고 해서 그 해석까지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문장이야 어떻든 간에 뜻만 통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공식 문서라면 어법이 완전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세련미까지도 겸비해야 한다. 공식 문서에 쓰인 문장의 수준은 그 나라 문화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 원래의 문장 】 대법원 1998.5.26. 선고98도1036판결

             ◆   문제점  :

이것 말고도 고쳐야 할 부분들은 더 있다. 짧은 글인데도 그 속에 상당한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는 판결문이었다. 위의 글을 감히 다듬어 보면 다음과 같다.

【 다듬은 문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