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방언

전학석 연변대학교 조선언어문학학부 교수 

 

1. 서론

  연변 방언이란 연변 지역에서 쓰이는 말을 가리킨다. 연변 지역은 주로 함경북도 이주민들에 의하여 개척되었으며 현재 거주민의 대부분이 역시 함경북도 이주민의 2, 3대이다. 연변 지역에도 집단이주 또는 자유이주에 의하여 경상도나 평안도 등 여러 도의 출신들이 있기는 하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연변 방언이란 연변 지역에서 대다수를 이루는 주민들의 말을 가리킨다.
  연변 방언은 방언학적 측면에서 볼 때 크게 두 가지로 하위 분류된다. 경신, 반석, 영안, 밀강, 양수, 월청, 개산툰, 삼합 등 지역은 육진지방의 이주민이 주로 살고 있는 지역으로서 ≪육진 방언≫ 구역으로 하위 분류할 수 있으며 기타 지역은 육진지방을 제외한 함경북도의 이주민이 주로 살고 있는 지역으로서 ≪함경북도 방언≫ 구역으로 하위 분류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서술을 보다 간결하게 하기 위하여 ≪육진 방언≫적 특징을 지닌 지역어를 ≪A지역어≫라 지칭하고 ≪함경북도 방언≫적 특징을 지닌 지역어를 ≪B지역어≫라 지칭하기로 한다.
  본 논문에서는 음운, 형태, 문장, 어휘 등 분야를 거쳐서 연변 방언의 가장 기본적인 방언적 특성만을 간략하게 서술하는 것을 기본 임무로 삼는다.

2. 음운

  2.1. 음소

  2.1.1. 자음 체계
  연변 방언의 자음 체계를 논할 때 우선 관심이 모아지는 문제는 이 방언에 순한소리와 된소리의 음소론적 대립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이다. 그 것은 일찍 60년대 초에 한두복의 ≪육진 방언연구≫(1962, 평양)에서 육진 방언에는 순한소리와 된소리의 음소론적 대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연변의 A지역어는 그 바탕을 육진 방언에 두고 있다. 그러므로 연변 방언의 자음 체계를 논할 때 자연히 순한소리와 된소리의 음소론적 대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게 된다.
  필자의 1982년, 1998년 두차례의 조사에 의하면 연변의 A지역어에는 순한소리와 된소리의 음소론적 대립이 존재한다. 물론 일부 단어들에서는 순한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거나 된소리가 순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이 있지만 대부분 단어에서는 순한소리와 된소리의 음소론적 대립이 뚜렷하다.

예: pul [火]
tal [月]
sal [肌肉]
tʃam (眠)
kul (窟)
 p'ul [角]
 t'al [女兒]
 s'al [米]
 ts'am [空隙] [工夫]
 k'ul (蜜)

  일부 단어에서는 순한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거나 된소리가 순한소리로 발음되면서 분절음이 같아진 것도 있다. 그러나 이런 단어들도 일부는 또 초분절음에 의하여 구별되기도 한다.

예:  s'a da [買] [저 저]
s'a da [包] [고 저]
k'a tʃ'i [价値] [저 저]
k'a tʃ'i [喜鵲] [고 저]
s'ak [工錢] [저]
s'ak [芽] [고]

  연변의 B지역어의 자음 체계에 대해서는 별로 이의가 없다.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표준어와 같이 19개 자음을 가지고 있다.
  A지역어나 B지역어는 모두 19개 자음을 가지고 있다. 이 19개 자음은 다음과 같이 귀납할 수 있다.

p t s tʃ k h
p' t' tʃ' k'
p' t' s' tʃ' k'
m n ŋ


  2.1.2. 모음 체계
  연변 방언의 모음 체계를 논할 때 관심이 모아지는 문제는 단모음 /ø/와 /y/의 존재 여부, /e/와 /ε/의 음소론적 대립 여부에 대한 문제이다.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연변의 A지역어나 B지역어에는 단모음 /ø/와 /y/가 음소로 존재하지 않는다. 연변 방언에서 표준어의 단모음 /ø/는 [wε], [we], [e] 등으로 발음되며 /y/는 [wi], [ui], [u], [i] 등으로 발음된다.
  그리고 /e/와 /ε/는 연변의 A지역어나 B지역어에서 모두 음소론적 대립을 이루고 있다.
  연변 방언에서 /e/와 /ε/가 음소론적 대립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최소대립어들이 연변 방언에서 똑똑히 구별되어 발음되는 데서 알 수 있다.

kε [狗]
nε [我]
mε [鷹]
sε [鳥]
t'ε [胎]
p'ε [牌]
...
ke [蟹]
ne [你]
me [杵]
se [稅]
t'e[箍,框]
p'e [肺]
...

  한두복은 ≪육진 방언 연구≫에서 육진 방언에는 /e/와/ε/의 음소론적 대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연변의 A지역어에서는 /e/와/ε/가 음소론적 대립을 이루고 있다. 일부 단어에서는 표준어에서의 [ε]가 [e]로 발음되거나 [e]가 [ε]로 발음되는 현상이 있지만 이와 같은 현상을 가지고 이 방언에서의 /e/와 /ε/의 음소론적 대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연변 방언에는 단모음이 8개가 있다. 이 8개 단모음은 다음과 같이 귀납할 수 있다.


e
ε
ɨ
ə
a
u
o
 

  2.1.3. 반모음 체계
  연변 방언에는 이중모음을 이루는 앞요소 즉 반모음[j]와 [w] 두 개가 있다.
  연변 방언에는 이중모음 [ɨi]가 결여되어 있다. 일부 학자들은 표준어에서의 이중모음 [ɨi]를 평행적 이중모음으로 보기도 하고, 상승적 이중모음으로 보면서 앞요소를 반모음으로 보기도 하며 하강적 이중모음으로 보면서 뒷요소를 반모음으로 보기도 한다. 만약 연변 방언에 이중모음[ɨi]가 존재한다면 논의 대상이 되겠지만 이 방언에는 [ɨi]가 결여되어 있다.
  연변 방언에는 반모음 [j]에 의하여 [ja][jə][jo][ju][jɛ][je]와 같은 상승적 이중모음이 이루어지며 반모음 [w]에 의하여 [wa], [wə], [wɛ], [we], [wi]와 같은 상승적 이중모음이 이루어진다.

  2.2. 운소

  연변의 A지역어나 B지역어는 운소론적 측면에서 꼭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연변 방언에서는 어음의 장단이나 강약보다는 고저가 주요한 운소론적 기능을 놀고 있다.
  연변 방언에서는 음절위에 얹히는 [고]나 [저]가 음절수나 어두자음의 성질과는 관계없이 단어에 따라 얹히는 위치가 결정된다. 경상남도 방언에는 [고], [중], [저] 세 단계의 높낮이가 있지만 연변 방언에는 [고], [저] 두 단계의 높낮이가 있다. 또 이와 같은 높낮이는 중세국어의 방점과 다음과 같은 대응 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세어 연변 방언
평성
거성 
상성

  연변 방언에서는 [고], [저]에 의하여 일부 최소대립어들이 식별된다.

말 [馬] [저]
말 [言] [고]
배 [梨] [저]
배 [肚子] [고]
제비 [簽] [저고]
제비 [燕子] [고저]
호박 [臼] [저저]
호박 [南瓜] [고저]
맨다 [係] [저저]
맨다 [鏟] [고저]
묻는다 [埋] [저저저]
묻는다 [問] [고저저]

  그러나 연변 방언에서는 중세어에서의 거성자와 상성자가 식별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 방언에서 이런 말이 모두 [고]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예: 눈 [目] [고]
눈 [雪] [고]
밤 [夜] [고]
밤 [栗] [고]



  2.3. 음운 과정

  2.3.1. 움라우트
  연변 방언에는 앞음절의 모음 [ɑ], [ə]가 자음을 사이에 두고 뒷음절의 모음 [i]나 반모음 [j]의 영향을 받아 [ɛ], [e]로 바뀌는 현상이 있다. 그러나 모음 [u], [o]는 뒷음절의 모음 [i]나 반모음 [j]의 영향을 받을 경우 [y], [ø]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wi], [we]또는 [wε]로 바뀐다. 

예: nɛmbi (남비)
pɛbi (밥이)
tʃ'oŋgɛɡi (총각이)
nɛmp'en (남편)
nweɡida (녹이다)
swiɡida (숙이다)
tʃ'ɛmbit (참빗)
ʃɛmi (잠이)
tɛŋɡida (당기다)
neŋɡida (넘기다) meɡida (먹이다)
kɛŋben (강변)
nweɾek (노력)
tʃwiɡida(죽이다)

  2.3.2. 모음조화 
  연변 방언에는 어간 내부, 어간과 어미 사이의 모음조화 현상이 많이 유지되고 있다.

예: abadʒi (아버지)
naɡanɛ (나그네) odʒom (오줌)
o ɡom (오금) koɾom (고름)
modo (모두) tosap (도섭)
todok (도둑) soɡom (소금)
kodoɾi (고두리) jaɾa (여러)
tʃomandʒi (주머니) tʃaŋk'oŋ(장끼)
maɾapt'a (마렵다) tʃ'agapt'a (차겁다)
kaɾapt'a (가렵다) k'ɛk'adʒada (깨끗하다)
kaɡaɾa (가거라) onaɾa (오너라)
s'awatt'a (싸웠다) pɛwatt'a (배웠다)
kadatt'a (가두었다) modatt'a (모두었다)
t'ɛwatt'a (태웠다) tot'att'a (다투었다)


  2.3.3. 구개음화
  연변의 A지역어와 B지역어는 구개음화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A지역어에서는 [t], [t'], [t']의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k], [k'], [k']나 [h]의 구개음화도 기본상 일어나지 않으나 개별적인 단어에서는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현상이 발견된다.
  그러나 B지역어에서는 [t], [t'], [t']뿐만 아니라 [k], [k'], [k']와 [h]의 구개음화도 일어난다.

예:  A지역어 B지역어
장마 tjaŋma  tʃaŋma
조선 tjosjəm tʃosən
지주 tidʒju tʃidʒu
치료 t'iɾjo tʃ'iɾo
철길 t'jəlk'il tʃ'əlk'il
찍다 t'ikt'a tʃ'ikt'a
찧다 t'it'a tʃ'it'a
맏이 madi madi
밭이 pat'i pat'i
끝이 k'ɨt'i k'ɨt'i
미닫이 midadi  midadʒi
같이 kat'i katʃ'i
붙이다 put'ida  putʃ'ida
골받이  kolbadi  kolbadʒi
kil(tʃil) tʃil
기둥 kiduŋ(tsiduŋ) tʃiduŋ
김치 kimtʃ'i(tʃimtʃ'i) tʃimtʃ'i
k'i(tʃ'i) tʃ'i
끼다 k'ida(tʃ'ida) tʃ'ida
흉년 hjuŋnjən  suŋjən
him(sim)  sim

  
  2.3.4. 자음 탈락
  2.3.4.1. [ㅣ]의 탈락
  연변 방언에서는 일부 합성어 또는 파생어에서 앞형태소의 받침 [ㅣ]이 뒷형태소의 첫소리 [n, t, s, tʃ] 앞에서 단어에 따라 탈락되는 경우와 탈락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 A지역어 B지역어
차돌 tʃ'adol tʃ'adol
이부자리 nidudʒaɾi ibudʒaɾi 
미닫이 midadi midadʒi
바느질 panɨdʒil panɨdʒil
소나무 sollɛɡi sollɛŋɡi
버드나무 pədɨllɛŋɡi  pədɨllɛŋɡi
부삽 puls'ap puls'ap
차조 tʃ'aldʒoi  tʃ'aldʒoi
따님 t'allim  t'allim

  2.3.4.2. [ŋ]의 탈락
  연변 방언에서는 [ŋ]이 모음사이에서 탈락되는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 k'oi(콩이)  t'ai (땅이)
k'o:(콩을)  t'a:(땅을)
madae(마당에) sesae (세상에)
swɛ:dʒi (송아지) mɛ:dʓi (망아지)
tʃiɾe:(지렁이) pue: (부엉이)
sɨŋnɛ:(승냥이) konɛ:, kojɛ: (고양이)
kuŋdi, kuŋdwi (궁둥이) tʃudi, tʃudwi (주둥이)
sənsɛ:ndʒi (선생인지) mojɛ:ndʒi (모양인지)

  2.3.5. 자음의 첨가
  일부 합성어 또는 파생어에서 모음으로 끝난 형태소가 [n,m]으로 시작되는 형태소를 만날 경우 그 형태소 사이에 [n]이 첨가되거나 자음으로 끝난 형태소와 [ja, jə, jo, ju, i]로 시작되는 형태소를 만나거나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태소를 만날 경우 [n] 또는 [n,n]가 첨가되는 현상이 연변 방언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음 첨가 현상은 A지역어와 B지역어 사이에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  A지역어 B지역어
빗물 pimmul pimmul
재물 tʃɛmmul tʃɛmmul
코날 k'onnal  k'onnal
훗날 hunnal  hunnal
밤알 pamil pamnil
삯일 s'aɡil  s'aŋnil
집일 tʃibil tʃipnil
베갯잇 peɡeit  peɡennit
물약 muljak  mulljak

  2.3.6. 역사적 어두음 [n]
  연변의 A지역어나 B지역어는 역사적 어두음 [n]와 관련하여 차이를 보이고 있다. A지역어에는 역사적 어두음 [n]이 보존되어 있지만 B지역어에는 역사적 어두음 [n]이 보존되어 있지 않다.

예: A지역어  B지역어
이 [齒] ni 
이불 nibul ibul
이마 nima, nimɛ imɛ
염통 njəmt'oŋ jəmt'wi
여름 njəɾɨm jəɾɨm
양반 njaŋban jaŋban
양식(糧) njaŋsik  jaŋsik
영감 njəŋɡam jəŋɡam
유월 njuwəl juwəl
이득 nidɨk idɨk

  2.3.7. 역사적 어중음
  2.3.7.1. 어중음 [b]

  연변 방언에는 어중음 [b]이 보존되어 있다.

예: kobaŋ(광) nɨbe,nube(누에)
nɨbul (노을) t'abal(똬리)
malbɛ(마름)  sɛbi(새우)
uboŋ(우엉) hobak(확)
tʃabulda(졸다)  kibulda, tʃ'ibulda(기울다)

    용언의 어간말음 [p]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와 어울릴 경우에도 정격 활용한다.

예: koba(고와)
toba(도와)
panɡaba(반가워)
təbə(더워)
mibə(미워)
tʃ'iba, tʃ'ibə(추워)


  2.3.7.2. 역사적 어중음 [s]
  연변 방언에는 역사적 어중음 [s]이 보존되어 있다.

예: kasɛ(가위)
kusi(구유)
kisɨm,tʃisɨm(김)
k'ɨsɨɾə(그을음) 
nasi(냉이)
mosi(모이)
nundʒasi(눈자위)
pusɨk'ɛ(부엌)


  용언의 어간발음 [s]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와 어울릴 경우에도 정격 활용한다.

예:  nasa(나아)
pusə(부어)
tʃ'osa(쪼아) 
isə(이어)
tʃusə(주어)
k'ɨsə(그어)


  2.3.7.3. 역사적 어중음 [ɡ]
  연변 방언에는 일부 단어에 역사적 어중음[ɡ]이 보존되어 있다.

예:  kalɡi(가루)
sulɡi(수레)
pulɡi(부루)
pilɡi(비루) 
məlɡi(머루)
sɨlɡi(시루)
pəlɡi(벌레)
jəlɡi(삼씨)

  이 부류의 단어들은 굴절어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형태 변화를 한다.

예:  kalɡi (주격)
kalɡɨ(대격)
kalɡe(여격)
pulɡi(주격)
pulɡɨ(대격)
pulɡe(여격)

 

3. 형태


  3.1. 조사

  3.1.1. 주격조사

  연변 방언에는 주격조사로 ≪이≫가 쓰이고 있다. 연변 방언에서는 주격 조사 ≪이≫가 개음절로 끝난 어간이든 폐음절로 끝난 어간이든 관계없이 두루 쓰인다.

예: ◦ 코이 떨어지갯다. (코가 떨어지겠다.)
◦ 우이 지내 넓다. (위가 너무 넓다.)
◦ 발이 시리다. (발이 시리다.)
◦ 밭이 멀다. (밭이 멀다.)

  연변 방언에서는 주격조사로 ≪이가≫가 쓰이기도 한다.

예:  ◦ 언제나 마갬이가 힙듭지비. (언제나 마감이 힘들지요.)
◦ 알구보이 선새이가 야르 데불이구 갔더라우.
(알고보니 선생이 이 아이를 데리고 갔더라오.)


  3.1.2. 목적격조사
  연변 방언에는 목적격조사로 ≪으≫, ≪르≫가 쓰이고 있다.

예:  ◦ 밥으 먹엇소? (밥을 먹었소?)
◦ 쉐르 몰구 갓다. (소를 몰고 갔다.)

  3.1.3. 부사격조사
  연변 방언에는 부사격조사로 ≪에≫ ≪게≫ ≪에서(에셔)≫ ≪서(셔)≫ ≪루≫ ≪ㄹ루≫ ≪ㄹ르≫ ≪과(가)≫ 등이 쓰인다.

예:  ◦ 우리 집에 옵소. (우리 집에 오십시오,)
◦ 네게 말하마. (너에게 말하마.)
◦ 산에서 밧읍지비. (산에서 보았지요.)
◦ 연길셔 왓으꾸마. (연길에서 왔습니다.)
◦ 네게서 가진게다. (너에게서 가진 것이다.)
◦ 발루 볿는다. (발로 밟는다.)
◦ 낭글루 깎아 만들엇다. (나무로 깎아 만들었다.)
◦ 기찰르 왓으꾸마.(기차로 왔습니다.)
◦ 네가 내 같이 갓다오자. (너와 내가 같이 갔다오자.)

  3.1.4. 관형격조사
  연변 방언에는 관형격조사로 ≪에≫, ≪이≫, ≪으≫ 등이 쓰이고 있다.

예:  ◦ 저 집에 돈으 꿧으꿔니. (저 집의 돈을 꾸었습니다.)
◦ 헹님이 거르만에서 꺼냇소. (형님의 호주머니에서 꺼냈소.)
◦ 이게 무슨 눔으 세사이오.(이것이 웬 놈의 세상이요.

  3.1.5. 호격조사
  연변 방언에는 호격조사로 ≪아≫, ≪야≫가 쓰이고 있다.

예:  ◦ 경남아, 차 시간이 됏다. (경남아, 차 시간이 됐다.)
◦영수야, 너 에미 어디르 갓나? (영수야, 너의 어머니가 어디에 갔느냐?


  3.2. 어미

  3.2.1. 서술형 어미
  3.2.1.1. 존대

  연변 방언에서 존대를 나타내는 서술형 어미로는 ≪꼬마/스꼬마≫, ≪꾸마/스꾸마≫, ≪꿔니/스꿔니≫가 널리 쓰인다. 그리고 B지역어에서는 ≪ㅁ미다/슴미다≫, ≪ㅁ다/슴다≫ ≪ㅂ지/습지≫ ≪ㅂ지비/습지비≫ 등도 쓰인다.

예:  ◦ 아바니, 그런게 아니꾸마. (할아버지, 그런 것이 아닙니다.)
◦ 아부지, 비 왓으꼬마. (아버지, 비가 왔습니다.)
◦ 요새는 날마당 노 꿔니.(요사이는 날마다 놉니다.)
◦ 그럭저럭 하다나이까 일년이 지나갓슴다.
  (그럭저럭 하다나니까 일년이 지나갔습니다.)
◦ 오늘두 간담다. (오늘도 간답니다.)
◦ 내사 문제 없습지. (나야 문제없지요.)
◦ 그 사램이 일이사 잘합지비. (그사람이 일이야 잘하지요.)

  3.2.1.2. 대등
  연변 방언에서 대등을 나타내는 서술형 어미로 ≪오/소≫, ≪ㅁ메/슴메≫, ≪ㅁ네/슴네≫ ≪ㅂ데≫ 등이 쓰인다.

예:  ◦ 낼두 산에 가오. (내일도 산에 가오.)
◦ 빨리 먹소. (빨리 먹소.)
◦ 술으 까뜩 매구 밥으 아이 먹슴메.(술을 가득 마시고 밥을 아니 먹소.)
◦ 저 산밑에께 우리 밭임네. (저 산 밑의 것이 우리 밭이요.)
◦ 퇴끼느 세투리를 잘 먹슴네. (토끼는 씀바귀를 잘 먹소.)
◦ 가:두 키느 큽데 (그 아이도 키는 크오.)

  이외에도 ≪지≫ ≪지비≫ ≪다이≫ 등과 같은 서술형이 쓰인다.

◦ 그런 일이사 나두 하지.(그런 일이야 나도 하지.)
◦ 술안지사 쉐채깹이 좋지비. (술안주야 소처녑이 좋지.)
◦ 금연에느 숭연으 게구 멘했다이. (금년에는 흉년을 겨우 면했소.)


  3.2.1.3. 하대 
  연변 방언에서 하대를 나타내는 서술형 어미로 ≪다≫가 쓰인다.

예: ◦ 나두 가갯다.(나도 가겠다.)


  3.2.2. 의문형 어미
  3.2.2.1. 존대

  연변 방언에서 존대를 나타내는 의문형 어미로 ≪ㅁ둥(두)/슴둥(두)≫, ≪ㅂ던둥(두)/습던둥(두)≫ 등이 두루 쓰이면 B지역어에는 ≪ㅁ니까/슴니까≫, ≪ㅁ까/슴까≫ 등이 쓰이기도 한다.

예:  ◦ 어디루 감두? (어디로 갑니까?)
◦ 저 집 딸으느 약혼으 했슴두? (저 집 딸은 약혼을 했습니까?)
◦ 우리 아: 두 거기 있습던두? (우리 아이도 거기에 있습디까?)
◦ 선생덜이 영게서 끝내구 어디르 감니까? (선생님들께서 여기에서 끝내고 어디로 갑니까?)
◦ 이런것두 됨까? (이런 것도 됩니까?)

  그리고 의문형 어미로 ≪ㅂ지/습지≫도 널리 쓰인다

예:  ◦ 아바이두 갑지? (할아버지도 갑니까?)
◦ 그 집에두 잇습지? (그 집에도 있습니까?)


  3.2.2. 대등
  연변 방언에서 대등을 나타내는 의문형 어미로 ≪오/소≫ ≪ㅂ데≫ ≪지≫ 등이 쓰인다.

예:  ◦ 어디 가서 찾갯소? (어디에 가서 찾겠소?)
◦ 오늘두 가오?(오늘도 가오?)
◦ 먹어두 된답데?(먹어도 된다오?)
◦ 넬이 아즈마이두 가지?(내일 아주머니도 가오?)


  3.2.2.3. 하대
  연변 방언에서 하대를 나타내는 의문형 어미로 ≪니≫, ≪나≫ ≪데야≫ ≪더나≫ 등이 쓰인다.

예:  ◦ 니게 도이 잇니? (너에게 돈이 있느냐?)
◦ 너 아바지두 가나?(너의 아버지도 가느냐?)
◦ 그런 것두 가지구 잇데야?(그런 것도 가지고 있더냐?)
◦ 아: 떼르 아이 쓰구 잘 노더나? (아이가 떼를 쓰지 않고 잘 노더냐?)


  3.2.3. 명령형 어미
  3.2.3.1. 존대

  연변 방언에서 존대를 나타내는 명령형 어미로 ≪십소≫, ≪ㅂ소≫ 등이 쓰이고 있다.

예:  ◦ 날래 올라오십소. (어서 올라오십시오.)
◦ 여기 앉읍소. (여기 앉으십시오.)


  3.2.3.2. 대등
  연변 방언에서 대등을 나타내는 명령형 어미로 ≪오/소≫가 쓰인다.

예:  ◦ 이거 가제 가오.(이것을 가져 가오.)
◦ 이저느 그만 하구 점심이나 먹소. (인제 그만 하고 점심이나 먹소.)


  3.2.3.3. 하대
  연변 방언에서 하대를 나타내는 명령형 어미로 ≪아라/어라≫, ≪가라/거라≫, ≪나라/너라≫가 쓰인다. 

예:  ◦ 어레바 말구 마이 먹어라. (송구스러워 말고 많이 먹어라.)
◦ 빨리 학교르 가라.(빨리 학교에 가거라.)
◦ 날랑 가가라. (조심해 가거라.)
◦ 인차 돌아오나라.(곧 돌아오너라.)

  3.2.4. 청유형 어미 
  3.2.4.1. 존대

  연변 방언에서 존대를 나타내는 청유형 어미로 ≪기시오≫ ≪깁소/겝소≫가 쓰이고 있다.

예:  ◦ 천천히 가기시오. (천천히 갑시다.)
◦ 나두 같이 가겝소 (나도 같이 갑시다.)
◦ 구겨: 좀 하깁소. (구경을 좀 합시다.)

  3.2.4.2. 대등
  연변 방언에서 대등을 나타내는 청유형 어미로 ≪기오≫가 쓰인다.

예:  ◦ 지역에 술으 마시기오. (저녁에 술을 마시자요.)


  3.2.4.3. 하대
  연변 방언에서 하대를 나타내는 청유형 어미로 ≪자≫가 쓰인다.

예: ◦ 생진 집으 가자.(생일 집을 가자.)


4. 통사


  4.1. 부정부사에의 도치

  연변 방언에서는 부정부사 ≪못≫, ≪아니≫가 자립적인 동사와 보조동사 사이에 놓이는 현상이 있다.

예:  ◦ 가 못 밧다. (가보지 못하였다. 못 가보았다.)
◦ 읽어 못 밧다.(읽어보지 못하였다. 못 읽어보았다.)
◦ 도자: 찍어 아니준다.(도장을 찍어주지 아니한다. 도장을 아니 찍어준다.)


  4.2. 문장 구성 요소의 축약

  연변 방언에서는 문장 구성 요소들의 축약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예:  ◦ 자느 상기 떠나재이쿠 머 하니?
(저 애는 아직 떠나지 않고 무엇을 하니?)
◦ 저 녕감이 몸이 편채인 모야이꾸마.(저 영감이 몸이 편치 않은 모양입니다.)


  4.3. 문법 형태의 겹침

  연변 방언에서는 서로 다른 문장 성분을 같은 문법 형태로 표현하는 현상이 있다.

예:  ◦ 저 분이 자르 이름으 저: 줘으꾸마. (저 분이 저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 듕덜이 야르 공부르 배와줫디. (중들이 이 아이에게 공부를 배워주었지.)
◦ 그 사람가 직접으느 말으느 못햇소. (그 사람과 직접 말을 못했소.)


  4.4. 문법 형태의 탈락

  연변 방언에서는 일부 경우에 해당 문법 형태가 탈락되는 현상이 있다.

예:  ◦ 따: 판다(땅을 판다)
◦ 서바: 보낸다. (장가를 보낸다)
◦ 가: 뭐: 안다구 그래오.(그 아이가 무엇을 안다고 그러오.)
◦ 너: 아바지 바: 가제 왓데? (너의 아버지가 밧줄을 가져 왓더냐?)


5. 어휘


  5.1. 어근 합성법에 의한 단어 조성에서 나타난 방언 어휘

가매+목→가매목(부뚜막)
물+둥기→물둥기(물독)
번들+니매→번들니매(대머리)
셀기+떡→셀기떡 (시루떡)
콩+깍대 →콩깍대 (콩깍지)
타래+몯→타래몯(나사못)
꽂+보데→꽂보데 (꽃봉오리)
쭈럭+살→쭈럭살 (주름살)
집+오래→집오래(집근처)
사등+뻬→사등뻬(등뼈)
밥+수끼→밥수끼 (수수)
코+구내→코구내(코구멍)
샘치+물→샘치물(샘물)
패끼+고물→패끼고물(팥고물)
방치+돌→방치돌(다듬이돌)
석+돌→석매돌 (연자방아)
철+알→철알(탄알)
양+머리→양머리 (고수머리)

  5.2. 파생법에 의한 단어 조성에서 나타난 방언 어휘

맏+아매→ 맏아매(큰어머니)
맏+아배→맏아배(큰아버지)
맏+아바이→맏아바이(큰아버지)
왜+큰아매→왜큰아매(외할머니)
왜+클아바이→왜클아바이(외할아버지)
에+큰아매→에큰아매(외할머니)
에+클아바이→에클아바이(외할아버지)
훋+어미→훋에미(계모)
훋+애비→훋애비(계부)
숫+궁기→숫궁기 (숫구멍)

오금매+개→오금매개(대님)
귀우비+개→ 귀우비개 (귀이개)
쌔쓰+개→쌔쓰개 (미치광이)
귀먹+재→귀먹재 (귀머거리)
등곱+재→등곱재 (곱사등이)
메굴+악지→메구락지(개구리)
꼬리+앙대→꼬랑대 (꼬리)
말뚝+우지→말뚜구지 (말뚝)
털+에기→터레기 (털)
뿌리+에기→뿌레기 (뿌리)
절두+배기→절두배기 (절름발이)
발목+아지→발모가지(발목)
쭉뚤+에기→쭉뚜레기 (쭉정이)

  5.3. 중국어 또는 기타 외래어에서 들어온 방언 어휘

광차이, 강차이(삽)
다드배채(양배추)
노배 (무우)
소보치 (키)
군재 (콩이나 조를 타작할 때 쓰는 농기구-- 굴림돌 또는 굴림대)
차재 (농가구- 걸이대)
무티 (통나무)
만티 (찐빵)
거르만 (호주머니)
마선(재봉틀)
물라깨 (옷삔)
비지깨 (성냥)
버미돌 (토마토)
닌지 (당근)
아시나모도 (맛내기)
뻰찌 (집게)
도레바 (나사돌리개)
......
참 고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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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오 등 (1990). ꡔ조선어 방언 조사 보고ꡕ. 연변인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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