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 “강물이 {불기, 붇기} 전에 건너라.”에서 어느 것이 옳은 표현입니까? (김춘영,서울) |
답 이 동사는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붇-’으로 쓰이는 ‘붇다’가 기본형인 동사입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것은 자음 어미 ‘-기’가 왔으므로 ‘붇기’가 맞습니다. 다만 ㄷ 불규칙 동사이기 때문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만 ‘강물이 불어서, 강물이 불으면, 강물이 불으니’처럼 ‘ㄷ’이 ‘ㄹ’로 바뀌는 것입니다. 간혹 ‘체중이 불면, 국수가 불면’으로 쓰는 경우가 있으나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으’가 줄 이유가 없습니다.
이와 같이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불-’로 쓰거나 ‘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연결될 때 ‘으’를 빼고 쓰는 것은 어간을 ‘불-’로 잘못 안 결과입니다. 이것은 ‘싣다’에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올 때 ‘실-’로 잘못 쓰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즉 ‘붇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짐을 실고 있었다, 짐을 실기 시작했다’와 같이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짐을 싣고 있었다, 짐을 싣기
시작했다’로 써야 바른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물음 ‘애끓다’가 맞습니까 ‘애끊다’가 맞습니까? (김인수, 경기) |
답 결론적으로 둘은 의미가 다릅니다. ‘애끓다’는 조바심이 나거나 초조한 경우에 쓰는 표현이어서 ‘애가 타다’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애끊다'는 몹시 슬픈 경우에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1) ㄱ. 외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머니는 아들에게서 편지가 오기를 애끓게 기다렸다.
ㄴ. 비가 안 와 농작물이 타들어가자 농부는 애가 끓었다.
ㄷ. 방송 시간이 다 돼 가도록 사회자가 나타나지 않아 애가 끓었다.
(2) ㄱ. 남편을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여인은 애끊는 슬픔에 물 한 모금 마실 기운도 없었다.
ㄴ. 어디선가 애끊는 가락의 단소 소리가 들려 왔다.
ㄷ. 부상자들의 비명소리, 아녀자의 애끊는 통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의 표현은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1 ㄱ)에서는 편지, (1 ㄴ)에서는 비, (1 ㄷ)에서는 사회자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때에는 ‘애끓다’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와는 달리 (2)는 아주 슬픈 상황을 표현하고 있거나 소리에 슬픔이 배어 있는 표현입니다. 이럴 때에는 ‘애끊다’를 사용해야 합니다.
물음 흔히 ‘무뎃뽀로 덤빈다’라는 표현을 듣습니다. 이 ‘무뎃뽀’가 우리말입니까? 아니라면 우리말로는 어떻게 바꿔 쓰는 것이 좋습니까? |
답 일상 언어에서 많이 쓰이는 ‘무뎃뽀’는 우리말이 아닙니다. 일본 한자어 ‘무철포(無鐵砲)’의 일본식 발음(むてっぱう)입니다. ‘무철포’는 아무데나 마구 쏘아 대는 대포로서, 앞뒤 생각없이 무턱대고 어떤 일을 하거나 분별없고 경솔하게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속된 표현으로 방향과 시기를 정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마구 쏘아대는 발포 행위에 비유한 말입니다. 또한 전쟁터에 나가는데 총도 없이 무턱대고 뛰어나가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도 합니다. 아무튼 이 무철포처럼 좌충우돌식으로 어떤 일에 마구 덤벼들거나, 예의도 없이 완력으로 밀어붙이는 막된 행동을 가리킬 때 ‘무뎃뽀로 덤빈다’라고 합니다. 이렇듯 ‘무뎃뽀’는 무모하고 막되고, 무작정인 행동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뜻과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쓰입니다. 따라서 우리말로는 ‘막무가내, 무모(無謀)하게, 분별없이’ 등과 같이 바꿔 쓸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저돌적인 사람’이나 ‘무모한 사람’ 등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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