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건재 정인승 선생의 학문과 인간】

건재 선생의 조어론

김계곤 / 한글 학회 부회장, 인천교육대학교 원로 교수


Ⅰ. 머리말

  이 글은 지난날의 조어법 서술에 대한 연구에 따른 발표로서 한힌샘 주시경 님1) 과 외솔 최현배 님2) 의 것에 이어 세 번째이다.
  건재 선생의 조어론에 관련되는 자료는 다음 두 책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정인승(1956) 표준 고등 말본, 서울:신구문화사
정인승(1938) 한글 제6권 제9호에 실린 논문, ‘어감 표현상 조선어의 특징인 모음상대법칙과 자음가세법칙’
  본고는 조어법의 큰 갈래인 파생법과 합성법에 관련되는 것을 간추리고 조어법 서술에 연관되는 “어감 바꿈”의 내용을 살펴봄으로써 건재 선생의 조어론의 영역을 일괄하였다. 그리고 각 분야마다 필자의 견해를 간략하게 붙였다.
  

Ⅱ. 조어법의 두 갈래

  정인승 지음 “표준 고등 말본”을 다음과 같이 크게 세 분야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첫째, 모두풀이
  둘째, 씨의 풀이
  셋째, 월의 풀이
  
  조어법에 관련이 되고 연관이 있는 것은 첫째, 모두풀이 가운데 ‘① 우리말 소리에 관하여 항의 어감의 바꿈. ② 우리말 형태에 관하여’ 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①은 Ⅲ항에 해당되며 ②는 조어법 서술의 근간인 Ⅱ항에 해당된다.
  “우리말 형태에 관하여”에서 말을 법칙에 맞게 하자고 전제하고 낱말로부터 월의 성립에 관한 일반적 형태를 “소리마디에서 낱말로”와 “낱말의 됨됨이”의 두 갈래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소리마디에서 낱말로”에서 낱말의 뜻매김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소리마디”가 하나로든지, 또는 둘 이상으로 모여서든지, 무슨 한 개의 뜻을 나타내게 된 것을 “낱말”(단어)이라 한다. “아”는 한 소리마디인데 만일 느낌(감탄)을 나타내는 뜻으로, 또는 부르는 뜻으로 하면 한 낱말이 되며, “각” 또한 한 소리마디인데, “따로따로”의 뜻으로 하거나, 또는 “모난” 형상의 뜻으로 하면 한 낱말이 된다.
  “사람아”는 “사람”이라는 낱말과 “부름”의 뜻을 가진 “아”라는 낱말과의 두 낱말인데 “아각” 혹은 “아람사” 따위는 아무 뜻도 나타낸 것이 아니므로 낱말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언어 형식의 기술은 분석적인 것에서 종합적인 것, 곧 ‘말소리→소리마디→낱말→씨(품사)→월’의 차례를 취했다. 조어법의 영역은 씨갈(품사론)에 앞서 서술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낱말의 뜻매김, 다음에 낱말의 됨됨이, 그 다음이 씨(품사)와 연결되므로 씨갈의 선행 서술이 낱말의 됨됨이 곧 조어법의 영역이다. 이해하는 과정은 언어 형식을 종합에서 분석의 방향 곧 ‘월→씨(품사)→낱말→소리마디→말소리’로 해도 무방하지마는 기술의 편의는 분석적인 면에서 종합적으로 묶어 보는 것이 한결 수월한 편이다.
  조어법에 해당되는 것은 낱말의 됨됨이에서 다음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① 뿌리(어근)와 가지(접사)
  ② 가지의 종류
  ③ 겹씨(복합어)
  
  위 ①②는 대체로 파생법에 해당되며 ③은 대체로 합성법에 해당된다.
  파생법에 관련되는 것과 합성법에 관련되는 것으로 나누어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파생법에 관련되는 것

  1) 뿌리(어근)와 가지(접사)
  소리마디 수에 따른 보기를 다음과 같은 차례로 들었다.

   ◦물, 불, 쇠, 흙, 땅, 해, 달, 앞, 뒤, 나, 너, 또, 퍽, 잘, 곧, 그, 저, 왜, 응, 흥, ……
   ◦()람(살), ()개, ()래(놀), ()질, ()치, 우(), 호(), 무(), ()게(묵), ()다, ()고, ()게, ()이, ()히, ()래, ()로(돌), ()주(잦), ()껏, ……
   ◦()머니(엄), ()마귀(깜), 살()음, ()음새, ()히다, ()기다, ()하다, ()롭게, ()답지, 드()이, ()여금, ……
   ◦()수애비, ()그라미(동), 황()아지(소), ()트머리(끝), 재()르다(빨), 새()갛다(빩), 뒤()이다, ()뜨리다, ()스럽다, ()두커니(욷), ()직거리다, ……

  한 소리마디로 된 말들은 우선 그만두고, 두 소리마디 이상으로 된 말을 대상으로 하여 그 소리들 속에 어떤 소리 부분이 다른 나머지 소리 부분보다, 그 낱말의 뜻을 나타내기에 더 중요성을 지니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 낱말의 뜻은 어떤 일정한 소리 부분이 밑천(근거)이 되어, 거기에 따른 소리가 보태져서 한 개의 완성된 낱말 노릇을 하게 되는데 그 낱말 뜻의 밑천이 되는 소리 부분이 낱말의 “뿌리”(어근)이며 나머지 소리 부분이 “가지”(접미사)이다.
  위의 보기 가운데 머리에 ◦표한 소리 부분(모자란 것은 괄호 안에 보인 소리 부분)이 뿌리이며 한 소리마디로 된 낱말들은 뿌리만으로 된 것이다.
  낱말은 반드시 뿌리가 있어야 되는 것이므로 가지는 붙든 안 붙든 뿌리가 있어야 뜻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뿌리 없는 낱말은 없다고 부연했다.
  앞에 서술된 내용을 살펴보면 한 소리마디로 된 것은 우선 그만두고 두 소리마디 이상의 것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조어법 연구 영역을 시사했다고 할 수 있다.
  두 소리마디 이상의 낱말 가운데 뜻을 나타내는 중요성 곧 뜻의 중심 부분을 감안하여 뿌리와 가지로 나누어 본 것은 합리적인 기술 방법이다.
  뿌리가 되는 부분을 그 낱말의 밑천이 된다고 한 것은 파생어에서 밑말을 지칭한 것이다.
  위 보기 가운데 “사람”을 “살-암”, “무게”를 “묵-에”, “어머니”를 “엄-어니”, “하여금”을 “하-여금”, “허수애비”를 “허-수애비”, “우두커니”를 “욷-우커니”, “움직거리다”를 “움-직거리다”로 분석한 것은 그 어원을 따지면 일부 수긍될 수도 있지마는 공시태의 기준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다. 그러므로 다음 2), (2),ㄱ에서 이런 것은 어원 캐기나 말뜻 풀이에서 연구할 일이므로 말본에서는 깊이 문제 삼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다음 2), (2), ㄷ의 보기에서 “()직거리다”는 “()()거리다"로 다루어져 있다.
  “크다, 먹고, 좋게, 새롭게” 따위 “다, 고, 게”는 다음 2), (2), ㄱ의 보기에서 “끝”(어미)으로 다루어 굴곡의 가지로 보았다. 그러므로 파생의 가지와 구별한 것을 알 수 있다.
  “밝히다, 맡기다” 따위의 “히, 기”는 다음 2), (2), ㄱ의 보기에서 도움줄기(보조 어간)로 다루었으므로 이것 또한 파생의 가지로 보지 않고 굴곡의 가지로 본 것이다.
  
  2) 가지의 종류
    (1) 앞가지(접두사)(뿌리 앞에 덧붙는 것)
    물, 박, 쇠, 얼음, 높이, 빨갛다, 송아지, 빠르다, 섞이다.
  
    (2) 뒷가지(접미사)(뿌리 뒤에 덧붙는 것)
    단순한 뿌리에 붙어서 그것과 서로 한살됨으로써 비로소 그 뿌리가 낱말로 이루어지게 하는 것과 앞가지의 경우처럼 이미 되어 있는 낱말의 밑에 덧붙는 것도 있다고 하고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ㄱ. 뿌리와 한살되는 것으로서 규칙 있게 되는 것과 규칙 없이 되는 것이 있다. 그 보기는 다음과 같다.
  “크, 먹, 좋, 밝히, 맡기, 착하, 헛되, 새롭, 꽃답
   따위의 “다, 고, 게, 지”는 일정한 규칙이 있게 붙는 것들인데 이런 것은 특히 “끝”(어미)이라는 명목으로 따로 살피기로 한다.
  “밝다, 맡다, 뒤섞다”
   따위의 “히, 기, 이”는 대체로 규칙 있게 붙는 것들인데 이런 것은 특히 “도움줄기”(보조 어간)라는 명목으로 따로 살피기로 한다.
  “많, 속, 드높, 살얼
   따위의 “이, 히, 음”은 대개 규칙 있게 붙되 일반 보편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사(암), 날, 노(애), 무(에), 몰, 도(오), 자(우), 어머니(어니), 까마귀(아귀), 허수애비, 동그라미(으라미), 우두커니(우커니)
   따위의 뒷가지들은 규칙 없이 붙은 것인데 이런 것은 어원 캐기나 말뜻 풀이에서 연구할 일이므로 말본에서는 깊이 문제 삼지 아니한다.
  ㄴ. 낱말된 것에 붙는 것으로서 규칙 있게 붙는 것과 규칙 없이 붙는 두 가지가 있다. 그 보기는 다음과 같다.
  “손, 힘, 집집
   따위 “질, 껏, 이”는 어느 정도 규칙 있게 붙는다.
  “눈, 하여, 먹음, 황송아지(아지), 끄트머리(으머리)
   따위 “치, 금, 새, 아지, 으머리”는 규칙 없이 붙는다.
   위 보기와 같이 이미 된 낱말에나 혹은 뿌리에나 일반으로 규칙 없이 붙는 것들은 여기에서 깊이 문제 삼지 않아도 좋다. 다만 가지인 줄 알면 된다.
  ㄷ. 뿌리나 낱말에 붙는 뒷가지로서 그 자체 안에 본디부터 규칙 있는 뒷가지(끝)를 가지고 있는 것.
  “착하다. 헛되다. 새롭다. 꽃답다, 깨뜨리다, 탐스럽다, 움직거리다.”
   따위의 “하다, 되다, 롭다, 답다, 뜨리다, 스럽다, 거리다”와 같은 것들은 상당히 규칙 있게 붙는 것들이다.
  “하다, 되고” 같은 것들은 본디 독립된 낱말인데 이와 같이 뒷가지 노릇을 할 때가 있다고 했다.
  앞 (1)의 앞가지 파생어의 보기 가운데 “살얼음, 드높이, 새빨갛다, 황송아지, 뒤섞이다” 따위는 앞가지와 뒷가지의 겹침의 짜임새이므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보기들이다. 그러나 학습용의 개략적인 서술에서는 무리한 요구이다.
  “재빠르다”는 우리말 사전에서 “재바르다”의 센말로 표시되어 있다. 필자는 “재바르다”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지 의문을 안고 있다고 하고 “재빠르다”는 “재고 동작이 굼뜨지 않고 빠르다”의 뜻을 가졌으므로 비통어적 합성풀이씨로 다루었다.1)
  앞 2), (2), ㄱ의 뒷가지 파생어에서 뿌리와 한살되는 규칙 있게 되는 풀이씨의 줄기에 씨끝이나 도움줄기가 붙은 보기를 가려서 일정한 규칙이 있게 붙는 씨끝은 “끝”(어미)이라는 명목으로 따로 살피기로 한다고 했고 도움줄기는 도움줄기라는 명목으로 따로 살피기로 한다고 한 것은 이미 언급한 그대로 굴곡의 가지와 파생의 가지를 분명히 구별한 것이다. 그런데 도움줄기로 다룬 “밝히다, 맡기다, 뒤섞이다”의 “히, 기, 이”를 오늘날 뒷가지로 보는 경향과는 다른 점이 있다.
  앞 2), (2), ㄷ의 보기에서 “착하다, 헛되다”의 “하다, 되다”를 “새롭다, 꽃답다, 깨뜨리다, 탐스럽다, 움직거리다”의 “롭다, 답다, 뜨리다, 스럽다, 거리다”와 같은 유형의 뒷가지로 다루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규칙이 있고 없는 것, 일반성이 있고 없는 것을 가려 본 것은 말본(문법) 기술의 요령을 잘 잡아 주었다고 하겠다. 우리말 형태론의 두 갈래는 굴곡론과 조어론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이 있고 일반성이 있다는 것은 어떤 규칙이나 원리가 널리 적용될 수 있으므로 일관된 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규칙은 있지마는 그 자체가 널리 적용될 수 없는 것과는 다르다. 넓은 범위에 적용되는 규칙이나 보편성이 있는 굴곡론과 개별적이면서 일반성이 없는 조어론의 연구 영역을 구분한 것은 언어 기술의 본보기를 시사한 것이다.
  

    2. 합성법에 관련되는 것

  “겹씨”(복합어)라는 용어에 대한 것은 합성법의 영역에 속한다.
  한 개의 낱말은 반드시 한 개의 뿌리로 되어 한 개의 뜻을 가진 것이 원칙인데, 실제 언어 생활의 편의를 따라, 두 개나 세 개의 뿌리나 낱말을 한 덩이로 겹쳐 가지고 한 낱말 모양으로 만들어 쓰는 일이 있으니, 이렇게 된 것을 “겹씨”(복합어)라 한다고 밝히고, 합성어가 없다고 가정하면 우리들의 언어 생활에서 복잡과 혼란은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합성어를 그 뜻대로 풀어서 장황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합성어가 실제 언어 생활의 편의를 따라 만들어졌다는 필연적 여건을 거론했다고 본다.
  합성어의 짜임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나누어 보기를 들었다.
  
  ① 낱말과 낱말과의 겹
  밤-낮, 논-밭, 팔-다리, 물-고기, 길-바닥, 힘-차다, 맛-있다, 흉-보다, 돌아-가다, 일어-나다, ……
  ② 뿌리와 낱말과의 겹
  늦-잠, 밀-창, 묵-밭, 찰-밥, 깎-낫, 걸-상, 뻗-다리, 건들-바람, 무르-녹다, 얼부-풀다, 검-붉다, 굳-세다, 길-둥글다, ……
  ③ 여러 개의 낱말이나 뿌리의 겹
  씨-암-탉, 선-술-집, 드-나-들다, 빈-손-쥐다, 안-잠자기, 먼-산-바라기, 쇠-코-잠방이, 위-아랫-물-지다, ……
  ④ 둘 이상의 뿌리나 낱말에 가지가 붙은 것
  집집-이, 틈틈-이, 뿔뿔-이, 끝끝-내, 해돋-이, 물받-이, 나들-이, 돋보-기, 돈벌-이, 품갚-음, 왼손잡-이……
  
  앞 ①의 보기는 합성이름씨와 합성풀이씨인데 앞뒤 조각의 관계는 통어적 합성법의 짜임새이다.
  ②의 보기는 합성이름씨와 합성풀이씨인데 앞뒤 조각의 관계는 비통어적 합성법의 짜임새이다. 보기 가운데 “찰밥”은 ‘찰(앞가지)+밥(이름씨)’이므로 파생법의 보기에 속한다.
  ③의 보기는 복잡한 합성이름씨와 합성풀이씨이다. 그 가운데 “안잠자기, 먼산바라기” 따위는 뿌리의 겹만이 아닌 합성법과 파생법과의 섞임으로 이루어진 낱말이므로 ④의 보기에 속한다.
  ④의 보기는 합성법과 파생법과의 섞임으로 이루어진 합성이름씨와 합성풀이씨이다.
  
  위 ①②③④의 보기가 몇 낱말에 불과하지마는 합성법의 전체를 망라하다시피 되어 있고 간단한 짜임새에서 복잡한 짜임새의 차례로 보기를 든 것은 학습의 부담을 덜어 주었다고 본다.
  앞 1, 2에서 파생법과 합성법 등에 관련되는 것을 간추린 것이다. 말본갈(문법론)의 들머리에서 너무 장황한 내용을 담을 수 없음을 생각할 때, 아주 간략하면서도 전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서술한 것이 두드러져 보인다.
  

Ⅲ. 조어법 서술에 연관되는 것

  필자가 Ⅱ항에서는 “관련”이란 말을 썼고 이 항에서는 “연관”이란 말을 썼다. “관련=연관”일 수 있는데 필자의 생각은 어느 한 부분의 관계는 “관련”, 전체에 미치는 것은 “연관”이라고 구별해 보았다.
  앞 Ⅱ항 첫머리에서 밝힌 그대로 이 항에 해당되는 것은 정인승 지음 “표준 고등 말본” 첫째 모두풀이 가운데 ① 우리말 소리에 관하여 항의 ‘어감의 바꿈’이다.
  ‘어감의 바꿈’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같은 뜻의 말을 가지고도 그 듣는 맛(느낌)을 다르게 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미묘하게 발달된 것은 우리말의 특유한 “소리값 바꿈”(음가 변환)의 법칙이다.
  말뜻은 똑같으면서 주장되는 소리마디의 홀소리만을 다른 홀소리로 바꾸든지 닿소리만을 다른 닿소리로 바꾸든지 함으로써, 듣는 맛이 달라지게 되는 방법이니 이에는 다음과 같은 정연한 법칙으로 되어 있다고 했다.
  

  1. 홀소리 맞섬의 법칙

  혀낮은홀소리로는 그 듣는 맛이 “적고, 똑똑하게” 느껴지고, 혀높은홀소리로는 그 듣는 맛이 “크고, 너그럽게” 느껴진다. 이를 “작은말”과 “큰말”이라 하고, 혀낮음과 혀높음에 각각 입술 펴인 홀소리로는 “넓고, 얕은” 느낌으로 들려지고, 입술 둥근 홀소리로는 “좁고, 깊은” 느낌으로 들린다. 이는 “넓은말”과 “좁은말”이라 할 수 있다.
  홀소리의 바꿈에는 반드시 혀낮은홀소리와 혀높은홀소리의 각각 일정한 맞섬(상대)으로써 마주바꾸게(교환) 되는 것이다.
  각 홀소리의 맞섬을 표시하면 다음 일람표와 같다.

입술 펴임 둥긂

혀의 낮음 높음
입술펴임(넓은말) 입술둥긂(좁은말)
 혀낮(작은말)  아      애      야      와      왜  오      외      요
 혀높(큰말)  어      에      여      워      웨
 으      의      이
 이      이
 우      위      유

  위 표에서 서로 짝이 된 것에 따라 자세한 풀이를 다음과 같이 붙였다.
  홀소리의 맞섬은 반드시 혀낮은홀소리 하나와 혀높은홀소리 하나로 꼭꼭 짝이 되어 이리저리 섞바꿔지는 일이 없다. 그런데 “으, 의, 이” 세 홀소리는, 각각 따로선 제 짝들이 없고 이미 정해진 짝을 가진 “아, 애, 야”에 덤으로 짝된 것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실상은 본디 짝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하고 다음과 같은 참고 풀이를 덧붙였다.
  ◦ “으”가 “아”에 짝된 일:“으”의 짝은 본디 “”였던 것이 “”가 “아”로 변함에 따라 그리 된 것
  ◦ “의”가 “애”에 짝된 일:“의”의 짝은 본디 “”였던 것이 “”가 “애”로 변함에 따라 그리 된 것
  ◦ “이”가 “야”에 짝된 일:“이”의 짝은 본디 “”의 겹소리였을 것이나, 그것이 표준말 “야”로 됨에 따라 “이”가 “야”에 짝된 것.
  ◦ “이”가 또 “아”에 짝된 일:이것은 “시, 지, 치”의 짝이었던 “샤, 쟈, 챠”의 “야”가 “아”로 됨에 따른 부분적 현상.
  ◦ “이”가 또 “애”에 짝된 일:이 경우의 “이”는 현대에 “의”에서 변하여 된 “이”
  일람표에 대한 분명한 설명 다음에 그와 같은 실례를 몇 개씩 들었다.
  ① “아”와 “어”의 맞섬:까맣다-꺼멓다, 알롱알롱-얼룽얼룽
  ② “아()”와 “으”의 맞섬:가득()히-그득히, 짭짤()하다-쯥쯜하다.
  ③ “아(야)”와 “이”의 맞섬:삼삼(샴샴)하다-심심하다, 자(쟈)글자(쟈)글-지글지글
  ④ “애”와 “에”의 맞섬:댁대굴댁대굴-덱데굴덱데굴, 애햄-에헴
  ⑤ “애()”와 “의”의 맞섬:해()말갛다-희멀겋다, 해()뜩-희뜩
  ⑥ “애”와 “이(의)”의 맞섬:맨송맨송-민(믠)숭민(믠)숭, 새빨간-시(싀)뻘건
  ⑦ “야”와 “여”의 맞섬:야위다-여위다, 얇다-엷다
  ⑧ “야()”와 “이”의 맞섬:(“”는 “”의 겹소리를 표함) 갸()웃이-기웃이, 말()갛다-밀겋다
  ⑨ “와”와 “워”의 맞섬:활짝-훨쩍, 콸콸-퀄퀄
  ⑩ “왜”와 “웨”의 맞섬:꽥꽥-꿱꿱, 횅댕그렁-휑뎅그렁
  ⑪ “오”와 “우”의 맞섬:노랗다-누렇다, 홀짝-훌쩍
  ⑫ “외”와 “위”의 맞섬:쾨쾨-퀴퀴, 회똑-휘뚝
  ⑬ “요”와 “유”의 맞섬:뾰족이-쀼죽이, 뾰루퉁-쀼루퉁
  정연한 일람표의 맞섬의 보기에서 예외적인 것을 “어긋맞섬”이라고 하고 다음 보기를 들었다.
  어긋맞섬:특수하게 어긋맞서는(교차) 상대 말이 몇 개 있음. 곧 혀낮음의 입술펴임과 혀높음의 입술둥긂과의 맞섬과, 혀높음의 입술펴임과 혀낮음의 입술둥긂과의 맞섬으로 된 것
  ① “낮펴임”과 “높둥긂”의 맞섬:만만하다-문문하다, 화닥닥-후닥닥
  ② “낮둥긂”과 “높펴임”의 맞섬:요것-이것, 고것-그것, 조것-저것
    

    2. 닿소리 힘줌의 법칙

  예사 닿소리의 말에 비하여 소리를 세게 혹은 거세게 “힘줌”(가세)에 따라서, 된소리(경음)로는 그 듣는 맛이 “세고 모질게” 느껴진다. 이를 “센말”이라 하고 거센소리(유기음)로는 그 듣는 맛이 “거세고 힘차게” 느껴진다. 이를 “거센말”이라 한다.
  닿소리의 바꿈에는 반드시 각각 제자리에서 힘줌의 어떠함으로써 소리내는 방법만을 바꾸는데, 예사소리와 된소리와의 바꿈으로 된 것도 있고, 예사소리와 거센소리와의 바꿈으로 된 것도 있고, 또 예사소리, 된소리, 거센소리의 두루바꿈으로 된 것도 있다.
  닿소리 힘줌의 법칙에 해당되는 닿소리 일람표를 다음과 같이 보이었다.

예 사 말 ㄱ      ㄷ      ㅂ      ㅅ      ㅈ   ㄹ      ㅇ
센     말 ㄲ      ㄸ      ㅃ      ㅆ      ㅉ   ᄙ         
거 센 말 ㅋ      ㅌ      ㅍ               ㅊ            ㅎ

  다음에 그와 같은 보기를 몇 낱말씩 들었다.
  ① ㄱ-ㄲ-ㅋ:가맣다-까맣다, 깜깜하다-캄캄하다
  ② ㄷ-ㄸ-ㅌ:단단하다-딴딴하다, 덥석-텁석
  ③ ㅂ-ㅃ-ㅍ:발갛다-빨갛다, 빙빙-핑핑
  ④ ㅅ-ㅆ:사느랗다-싸느랗다, 소곤소곤-쏘곤쏘곤
  ⑤ ㅈ-ㅉ-ㅊ:주루루-쭈루루, 껑쩡-껑청
  ⑥ ㄹ-ᄙ: 아른아른-알른알른, 아롱아롱-알롱알롱
  ⑦ ㅇ-ㅎ:우비다-후비다, 아뿔사-하뿔사
  
  앞 1, 2에 붙여서 어감을 바꾸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조목별로 들었다.
  ① 말소리의 높이고 낮춤, 급하고 느림, 가늘게 하고 굵게 함, 딱딱하게 하고 부드럽게 함, 흥분하고 침착함, 힘주는 마디의 다름, 기타 소리가락의 어떠함
  ② 어떤 소리마디를 덜고 보탬, 소리마디를 다른 것으로 바꿈
  ③ 어떤 낱말을 다른 것으로 바꾸든지 보태든지 함
  ④ 말의 순서를 바꾸든지 끝맺는 법을 달리 하든지 함
  ⑤ 입짓, 눈짓, 손짓, 몸짓 들을 달리 함
  
  위 여러 가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듣는 느낌이 달라지게 할 수 있음은 어떤 나라말에서나 다 마찬가지인데, 1.과 2.의 “소리값 바꿈”으로써, 더구나 그렇게 정묘한 법칙으로 되어 있음을 우리말 특징의 하나라고 했다.
  [주의]의 내용
  혹 어떤 아무 상관없는 두 말이 우연히 홀소리 맞섬이나 닿소리 힘줌으로 된 것처럼 되어 있는 말이 있으니, 그런 것은 어감의 법칙과 관계 없는 것이라고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다.
  홀소리:막다-먹다, 배다-베다, 고름-구름, 곧다-굳다, 차지다-처지다, 차근차근-치근치근, ……
  닿소리:갈다-깔다, 근근하다-끈끈하다, 배다-빼다, 북북-푹푹, 사다-싸다, 자다-짜다-차다 ……
  또 뜻도 같고 어감도 같으면서. 습관으로서 우연히 홀소리 맞섬이나 닿소리의 힘줌으로 달라진 것처럼 되어 있으나 이런 것은 각각 둘 중의 하나만을 표준말로 써야 되는 것이다(머리에 ∘표 지른 것이 표준말).

홀소리: ()다-겉다, ()지-꺼지, 아바님-아()님, 모도-모(), 자조-자()
닿소리: 마귀-()마귀, ()꾸로-꺼꾸로, ()배-똘배, 숫범-수(), 지벅지벅-지()지뻑, 소가리-()가리, ()각-쪼각, ……
  
  앞 1. 2. 들의 간추림과 같이 우리말 어감의 차이에 대하여 음소의 바꿈에 따른 ‘1. 홀소리 맞섬의 법칙 2. 닿소리 힘줌의 법칙’을 아주 소상하게 기술하였다.
  건재 선생은 일찍이 “한글” 제6권 제9호, 1938, 10월호에 ‘어감 표현상 조선어의 특징인 모음상대법칙과 자음가세법칙’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참고로 이 논문의 내용 제목을 들면 다음과 같다.
  1. 언의와 어감
  2. 어감 표현의 각양 방식
  3. 음가 변환은 조선어의 특징
  4. 모음상대법칙
  5. 모음특수상대법칙
  6. 자음가세법칙
  7. 끝말
  위 논문은 어감상으로 본 우리말의 특질을 구명한 것이다. 논리 정연한 체계를 세우고 거기에 따른 풍부한 유형별 보기의 제시 등 이 논문 발표 이후 60년에 가까운 오늘날까지 이 논문 이상의 것이 발표된 일이 없는 것 같다. 앞에서 간추린 1. 홀소리 맞섬의 법칙(모음상대법칙) 2. 닿소리 힘줌의 법칙(자음가세법칙)은 이 논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조어법에 연관되는 내용은 홀소리 바꿈에 따른 “작은말”과 “큰말”, “넓은말”과 “좁은말”; 닿소리 바꿈에 따른 “예사말”, “센말”, “거센말”이 대상이 된다. 우리말 사전에 표시된 것은 “작은말:큰말”, 예사말에 상대되는 “센말”이다.
  앞의 각 항의 보기에서 보임과 같이 근본적인 뜻은 바꾸지 않고 미묘한 어감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음소의 바꿈에 기인된다. 우리말의 다양한 홀소리와 닿소리 가운데 예사소리, 된소리, 거센소리 곧 삼지적 상관속을 형성하고 있는 음소 체계로 말미암아 많은 수의 낱말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와 같은 많은 수의 낱말을 공식화하듯 정리한 큰 업적을 남긴 분이 바로 건재 선생이시다.
  이 항에 적용이 되는 몇 가지 보기를 더 들면 다음과 같다.
  이름씨 ‘가짓말<거짓말’, 그림씨 ‘낙낙하다<넉넉하다’, “학교 게양대의 태극기는 ‘펄펄’ 나부끼고, 집집마다의 태극기는 ‘팔팔’ 나부낀다”의 어찌씨 ‘팔팔<펄펄’의 경우는 홀소리 ‘아<어’의 맞섬 관계이다. “조것, 저것”의 매김씨 ‘조<저’는 ‘오<어’, 표준말은 아니나 오늘날 어린이들이 흔히 쓰는 “고짓말”이 있다. 이것을 공식화하면 ‘고짓말<가짓말<거짓말’ 곧 ‘오<아<어’의 관계를 나타낸다.
  우리말 사전에서 “넨장맞을”을 “네 난장을 맞을의 뜻인데 욕으로 쓰는 말”, “넨장칠”을 “네 난장을 칠의 뜻인데 욕으로 쓰는 말”, “넨장”은 “① 넨장맞을 ②넨장칠”의 준말로 다루었다. 필자는 실제의 말씨가 그렇다고 해도 얼른 수긍할 수가 없다. 이것 또한 홀소리 맞섬 법칙에 적용하여 “넨장맞을, 넨장칠”은 “난장맞을, 난장칠”의 큰말인 듯하다. “난장(亂杖)”은 한자말이다. 한자음에도 구애 받지 않고 홀소리 “아”와 “에”의 맞섬 관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날 무식한 이들의 말씨에 “좋다”를 “줗다”, “돈”을 “둔”, “오십원”을 “우십원”이라고 말했다는 기록을 본다. 이것은 ‘작은말<큰말’의 관계가 아니다. 우리말 홀소리는 상대적으로 이렇게 다양한 씀씀이가 있다.
  닿소리의 경우, 이름씨 “벌”(아주 훨씬 넓고 평평하게 생긴 땅)의 센말에 “펄”이란 낱말이 있다.
  특히 우리말에 있어서 시늉말(짓시늉말, 소리시늉말)의 경우는 이와 같은 법칙에 따라 많은 수의 낱말이 늘어났다. 일례를 들면, 짓시늉말 “빙빙”을 닿소리로 바꾸면 “삥삥, 핑핑”, 홀소리로 바꾸면 “뱅뱅, 뺑뺑, 팽팽” 따위 다섯 낱말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다른 홀소리를 바꾸면 더 많은 낱말이 늘어날 수 있다. 이와 같이 매우 발달한 말은 전 세계의 말에서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최현배 님은 “우리 말본”(1971. 정음사) 727~732쪽의 ‘소리바꾼 뜻바꿈’에서 풍부한 보기를 들고 아주 세밀하게 풀이하였다. 그 풀이의 끝에 붙인 말은 다음과 같다.   
  “위에 풀이한 소리를 바꾸어서, 그 말의 중심 뜻은 그냥 두고서 그 중심을 싸고 가는(잔) 뜻을 바꾸는 일은, 실로 온 누리[全世界]의 말 가운데서, 우리 배달말만이 매우 발달한 형식을 가진 것이니; 이것이 배달말이 미묘한 감정의 발표가 자유스럽게 되는 까닭이 되느니라. 이러한 것은 배달말의 한 특색이니, 도저히 다른 나라말로써는 이러한 미묘한 말맛(어감)을 옮겨 낼 수가 없는 것이니라. 우리말의 이렇듯 빼어난 특질을 깨치지 못하고, 흔히 ‘배달말에는 형용하는 말이 적다’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런 사람에게는 ‘너 스스로를 알라’ 하는 옛 격언으로써 일러 줄 것이라 하노라.”   
  1. 홀소리 맞섬의 법칙과 2. 닿소리 힘줌의 법칙의 내용을 조어법 서술에 연관시키려면 하나의 형태소로 된 낱말은 제외하고 둘 이상의 형태소로 된 낱말을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대상이 되는 낱말을 여느 낱말과 같이 씨별 분류와 짜임새별로 정리하되 그와 같이 공식성(형식성)을 띤 많은 수의 낱말을 하나하나 되풀이 언급하는 것은 번거로울 뿐더러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말의 특질의 하나인 아주 생산적인 낱말 만들기에 대하여 앞의 서술과 같이 묶을 수밖에 없다. 이것 또한 조어법 서술의 간결한 요령이고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Ⅵ. 맺음말

  앞 Ⅱ, Ⅲ항에서 건재 선생의 조어론에 대한 서술 내용을 간추려 보았다. 거기에 따른 여러 문제에 대하여 거론하였다.
  첫째, 서술의 간결함을 꼽을 수 있다. 장황한 설명은 생략하고 간략하게 차례를 잡아서 파악하기에 쉽도록 했다.
  둘째, 참고 자료가 될 문헌은 두 책에 불과하다. 그러나 눈여겨 살펴보면 우리말 낱말 만들기의 전체를 망라하다시피 하였고 이론과 실제가 맞는 정연한 체계를 세웠다.
  셋째, 건재 선생은 왜정 때부터 광복 이후 오랜 동안 한글 학회에 몸 담으셔서 “한글 큰사전” 편찬의 주무를 맡으셨다. 그러므로 특히 조어론 분야의 정밀하고도 정확한 기술면에서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인간 문화재와도 같은 독보적인 권위를 가지신 분이었다.
  
  끝으로 이 지면을 빌어서 꼭 말해 두어야 할 사연이 있다. 그대로 묻어 둘 수 없고 덮어 둘 수 없어서 여기에 적어 둔다.
  건재 선생은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였으며 언제나 온화한 성격으로 조용하게 지내신 어른이시다.
  필자가 ‘현대 국어의 조어법 연구’에 손을 댄 이래, 건재 선생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필자가 명륜동에 있었을 때였다. 안암동에 계신 선생 댁에 자주 전화를 걸어서 의문점을 속시원하게 풀었다. 처음 전화 대화에서 첫 말씀이 “김 선생 그 연구는 아주 보람이 있는 연구입니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김 선생에게 만강의 사의를 표합니다”라고 하시면서 질문에 대하여 성의껏 응해 주셨다. 하루는 대화 시간이 길어서 “이제 그만하겠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괜찮다고 하셔서 어쩌다가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보통 대화가 40분이었다. 그래도 한결같이 친절하게 응해 주셨다.
  필자는 의문스런 것이 있을 때마다 염치도 없이 선생님을 괴롭게 했다. 지금 생각하면 죄송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직접 뵙고 여쭈어야 했을 텐데 예의를 차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건재 선생은 우리말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정확하고도 논리적인 풀이로 응답해 주셨기 때문에 필자에게는 기대야 할 큰 언덕이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꼭 그렇다는 긍정은 없고 언제나 “그럴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하신 것은 겸허한 본보기였다.
  필자에게 하나라도 더 일러 주고 싶은 심정은 후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마음가짐이었다.
  건재 선생님의 명목을 빌면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