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1세기의 한글】

세계의 여러 문자와 한글

송기중 /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


I. 서 설

새국어생활 제6권 제2호(’96년 여름)전자공학에서 본 컴퓨터와 한글 □ 특집/21세기의 한글 전자공학에서 본 컴퓨터와 한글 이 기 성 (계원조형예술대학 전자출판과 교수) 서 론    정보사회에 들어서면서부터 컴퓨터와 한글의 접목은 필수적인 요건이 됐다. 문서 작성을 비롯하여 수작업에 의존하던 많은 것들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이루어지게 됨으로써, 컴퓨터에서의 한글 구현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과제가 됐으나, 어떤 이유인지 컴퓨터상에서 옛 한글은 물론 현대 한글의 일부 음절까지도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문서를 작성할 때나 소설을 쓸 때 한글 글자가 모자람은 물론, 인터넷이나 하이텔이나 천리안 같은 통신망을 사용할 때도 한글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교육용 컴퓨터라고 학교에서 구입한 컴퓨터마저도 한글을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그 이유를 살펴보고, 그 대응책을 제시하기로 한다.
본 론    컴퓨터에서 한글이라는 데이터를 표시하려면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형태인 0과 1의 디지털 형태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디지털 신호 체계로 바뀐 것을 코드(Code)라고 하는데, 한글을 컴퓨터용 디지털 신호 체계로 바꾼 것을 한글 코드라고 한다. 한글은 1996년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현대 한글과 1443년에 제정되어 1446년에 반포된 훈민정음을 옛 한글로 구분할 수 있다. 옛 한글은 1446년부터 지금까지 550년간 계속하여 조금씩 변하여 왔다. ‘문화는 그 문화를 보관하는 그릇의 크기에 따라 발전이 빠르기도 하고, 한계에 부딪치기도 한다. 문화를 보관하는 그릇은 그림, 기호, 조각, 글자 등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커다란 그릇이 글자이다.’ 사진식자개론(증보판), 이기성, ((주)장왕사, 1991.)
  
   알파벳 문화권에서 개발된 컴퓨터이기에, 영어를 기준으로 컴퓨터에서 문자 표현을 하도록 컴퓨터의 문자 자료 표현 방식이 설계되었다. 그러나, 알파벳 문화권에서 사용하는 영어와 한글은 그 특성이 다르다. 한 개의 글자라는 개념 조차 다르다. 영어는 음절 단위로 글자가 구성되는 것이 아니고 단어 단위로 글자가 구성된다. 한 개의 단어를 먼저 완성하고, 그 단어를 음절별로 나누어야 음절이 생성된다. 따라서 초성, 중성, 받침으로 구성된 음절을 먼저 완성하는 한글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영어처럼 받침이 없는 글자와 한글처럼 받침이 있는 글자는 완성된 음절의 형태가 크게 다르다. 또한, 영어와 한글은 컴퓨터에서 입력 방식과 처리 방식과 출력 방식이 각기 다르다.
  
  1. 한글과 한글 코드
  
   영어와 한글은 서로 다른 점이 많다. 특히, 글자의 중심선(Baseline)이 다르고, 받침이 있는 글자는 받침을 모음 밑에다 모아 쓴다는 특성이 다르다. 한 글자(음절)를 이루는 자소의 크기가 다르다. 알파벳은 I자와 W자와 A자의 폭이 다르다. 컴퓨터에서도 한글 코드와 영어 코드는 서로 다르다. The width of a character is its set. Typeface designs vary in their relative widths., Typography for Desktop Publishers, Mark Hengesbauch, Business One Irwin, (Illinois, 1991). 컴퓨터용 영어인 영어 코드와 컴퓨터용 한글인 한글 코드는 컴퓨터에서 입력 방식과 처리 방식과 출력 방식이 각기 다르다. 영문자의 영문 코드는 한글의 한글 코드와 달리 키보드로 입력되는 코드와 컴퓨터 내부에서 처리하는 코드와 모니터로 출력하는 코드가 한 가지 형태이다. 그러나 한글 코드는 한글의 특성상 입력 코드, 처리 코드, 출력 코드가 각기 다르다. 길이 역시 영문 코드는 1바이트, 한글 코드는 2바이트
  또는 3바이트가 필요하다. 한글은 초성/중성/종성을 1바이트(8비트)씩 사용하여 표시하면 3바이트가 필요하고, 초성/중성/종성을 각기 5비트씩 사용하면 모두 15비트로서 2바이트로 표현이 가능하다. 초성/중성/종성으로 구분하지 않고, 자소 숫자대로 1바이트씩 표현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한글 한 음절당 길이가 일정하지 않아서, 한 음절을 표시하는데, 2바이트나 3바이트, 혹은 4바이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앉’자와 같이 ‘ㅇ’, ‘ㅏ’, ‘ㄴ’, ‘ㅈ’의 4자소를 쳐서 한 개의 음절이 되는 것은 4바이트가 필요하고, ‘이’자 같이 받침이 없는 글자는 ‘ㅇ’, ‘ㅣ’의 2바이트가 필요하다. 이렇게 한 음절당 길이가 일정하지 않은 한글 코드 방식을 엔바이트(N-byte) 방식이라고 부른다.
  
  [그림 1] 영문 코드와 한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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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 코드 → 입력 코드 --- 처리 코드 --- 출력 코드
   형식 완성형 완성형 완성형
   길이 1바이트 1바이트 1바이트
  
   한글 코드 → 입력 코드 --- 처리 코드 --- 출력 코드
   형식-1 조합형 조합형 조합형
   형식-2 조합형 조합형 완성형
   형식-3 조합형 완성형 완성형
   형식-4 조합형 완성형 절충형 ‘한글 출력 코드 절충형 바람직’, ‘멀티미디어와 출판 세미나 지상 중계’, 전자신문, 1992년 11월 27일자.
   길이-1 2바이트 2바이트 2바이트
   길이-2 3바이트 3바이트 3바이트 조합형
   길이-3 3바이트 3바이트 2바이트 완성형
   길이-4 N바이트 2바이트 2바이트 완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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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한국표준(KS) 한글 코드의 변천
   한국표준 한글 코드는 1987년에 KSC-5601-87 규격으로 2바이트 완성형 코드로 지정하였고, 1992년에는 KSC-5601-92 규격으로 2바이트 조합형 코드를 한국표준 코드로 추가하였고, 1995년에는 공업진흥청에서 국제문자부호체계에 맞춘 KSC-5700 규격을 공표하였다. KSC-5601-87은 ISO-2022-86 규격을 참고하였고, KSC-5700-95는 ISO-10646-92 규격을 참고하였다. KSC-5601-87 완성형 한글 코드와 KSC-5601-92 조합형 한글 코드 사이에 KSC-5657-91 완성형 규격이 ISO에 보고됐다. KSC-5657-91 완성형 규격은 2,350자의 완성자에다 1,930자의 완성자를 더하여 총 4,280자의 한글을 표시할 수 있으나, 현대 한글 음절 1만 1,172개 중 6,892개를 표시하지 못한다. 따라서 공업진흥청에서는 2,376개의 한글 음절을 또 추가하여 ISO에 보고하였으나, 이것을 합친 6,656개의 음절로도 1만 1,172개 중 4,516개나 되는 한글 음절을 표시하지 못하여, 국제적으로도, 국내에서도, 한글 표준 규격으로 지지받지 못하였다. 1992년에야 1만 1,172자를 다 표시하는 조합형 한글 코드 규격이 새로운 한글 코드 표준 규격으로 각계의 지지를 받고 KSC-5601-92 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컴퓨터에서 한글을 표현하는 방식에는 완성형 코드 방식과 조합형 코드 방식이 있다. 1987년에 제정된 한글 표준 코드(KSC-5601-87)는 2,350자의 한글 음절을 표현하는 완성형 한글 코드 방식이고 KSC-5601-87 완성형 한글 코드로는 ‘똠’, ‘쎅’, ‘뜽’, ‘랲’, ‘홥’자 등 현대 한글 음절 1만 1,172개 중 8,822개를 표시하지 못한다., 1982년에 한글 표준 코드로 추가된 규격(KSC-5601-92)은 현대 한글 음절 1만 1,172자를 다 표현할 수 있는 조합형 한글 코드 방식이다. 완성형 방식은 한글 음절마다 코드를 부여하는 방식이고, 조합형 방식은 한글의 자모(초성, 중성, 종성)에 코드를 부여하여 초성, 중성, 종성의 조합으로 한글 음절의 코드값을 지정하는 방식이다.
  
   1995년 12월 7일 공업진흥청은 기존의 정보교환용 한글 표준 코드인 KSC-5601 규격을 대신하여, 한글의 입출력을 컴퓨터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는 코드 체계로서 조합형 방식으로 사용 가능한 자모 240개와 완성된 한글 음절 1만 1,172개로 구성된 국제문자부호계(유니코드)를 한글 표준 코드(KSC-5700)로 제정 고시했다. 이 규격은 완성형 한글과 조합형 한글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고, 조합형 방식을 사용할 경우에 옛 한글의 구현이 쉽게 가능하다. ‘유니코드 채택······ 다국어 호환성 높였다’, ‘KSC 5700의 제정 의미와 전망’, 전자신문, 1995년 12월 8일자. ‘일명 유니코드로 통하고 있는 국제문자부호계(USC)가 드디어 KS 표준규격으로 제정됐다’.
  
   유니코드의 정식 명칭은 ISO.IEC 10646-I인데, 이 10646-I은 문자 하나에 부여되는 데이터의 값을 모두 2바이트(16비트)로 통일시켜서, 전 세계 문자 간에 호환성을 갖도록 하는 규격이다. 이럴 경우, 한글이나 한자는 원래 2바이트 규격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으나, 영문자는 1바이트 규격을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영문자권에서 메모리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여태까지는 영문자는 7비트, 비영문자는 8비트, 한글은 16비트를 사용하는 등, 제각기 다른 코드를 사용하여 왔으므로, 이 코드를 서로 호환성이 있도록 바꾸자는 것이다. 10646-I의 문자판(Plane)에는 최대 6만 5,536자를 수용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영어,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히브리어, 태국어, 아랍어, 말레이어 등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26개 언어의 문자와 특수기호 등 4만 7,268자에 대해 일일이 코드값을 부여하고 있다. 한글은 현대 한글 1만 1,172자를 가나다순으로 배열해 놓은 완성형 부분(HANGUL, AC열)과 초성/중성/받침(첫/가/끝) 조합형 한글 자모 240자 부분(HANGUL JAMO, 11열)과 KSC-5601의 조합형 한글 자모 94자 부분(HANGUL COM- PATIBILITY, 31열) 등 세 덩어리로 돼 있다. KSC-5700 제정에는 바로 이 복수 코드를 모두 표준으로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 입력 부분
  
   인간이 맨 눈으로 읽는 한글을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디지털 형태로 바꾸어 주는 작업이 컴퓨터쪽에서 본 입력 부분이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입력 형태는 한글의 자소를 글쇠판(키보드)에다 할당시키고, 각 글쇠를 침으로써 그 글쇠에 해당하는 입력 코드(Input Code)를 발생시켜서 모니터에 보여 주거나 디스크에 저장시키는 키보드 방식이다. 키보드 방식 이외에, 스캐너로 한글 문서를 읽어서 문자 인식장치로 한글을 구별해 내고 인식해서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도 있고, 영문으로 작성된 파일을 번역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한글로 바꾸어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도 있다.
  
   컴퓨터에서 한글 입력은 타자기와 같은 원리이나 기계적인 방식으로 종이에 직접 인쇄하는 대신에, 눌려진 글쇠의 한글 자소의 코드값을 메모리에 기억시켰다가 프린터로 출력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코드값은 어떻게 키보드를 구성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수동식 전산사식기의 키보드는 과거의 청타나 공판타자식으로 완성된 한글 음절을 한 개씩 골라서 타자하는 방식으로 완성형 키보드 방식을 사용한다. 이렇게 완성된 글자를 여러 개의 판으로 나누어 준비해 놓고 필요한 글자가 있는 판을 골라서 타자하는 방식을 타블렛 방식이라고도 한다. 반면에, 현재 사용되는 전동타자기나 컴퓨터의 글쇠판처럼 초성, 중성, 종성 또는 자음과 모음으로 구분하여 글쇠를 치는 방식을 조합형 키보드 방식이라 한다.
  
  [그림 2] 한글 글쇠판(키보드)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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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형 키보드 방식(타블렛 방식)
   조합형 키보드 방식 ꠏꠏꠏꠇꠏꠏꠏꠏꠏ 초성/중성/종성 방식(3벌식)
   ꠐ
   ꠌꠏꠏꠏꠏꠏ 자음/모음 방식 (2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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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자음/모음(2벌식) 한글 자판
   한글 자판 배열(2벌식)에 대하여 1994년 3월 말에 소년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을 소개한다. 소년 조선과 중학 조선에 1994년 1월부터 1996년 3월까지 매주 연재한 ‘뚱보 강사의 컴퓨터 교실’ 중에서 한글 자판에 관한 글 2편이다. “영구가 지금 치는 자판이 ‘왼손잡이용 자판’이라고 툴툴댑니다”. 2벌식 자판을 배우고 있는 영구가 따집니다. ‘ㅂ ㅈ ㄷ ㄱ ㅅ’자리에 ‘ㅃ ㅉ ㄸ ㄲ ㅆ’이 같이 있으니까 어찌 된 거냐는 겁니다. “그거야 윗글쇠(시프트키)를 누르고 비읍을 누르면 쌍비읍이 나오잖아”. 한글의 구성 원리는 초성과 중성, 종성(받침)이 어우러져 한 개의 음절을 만듭니다. 그런데 초성과 받침에는 자음이 쓰이고 중성에는 모음이 쓰입니다. 그러니까 자음이 모음보다 더 많이 사용됩니다. 받침이 없는 글자는 자음과 모음이 같은 비율로 사용되지만, 받침이 있는 글자는 자음 2번에 모음 한 번이 사용되지요. 그런데 많이 사용되는 자음을 왼쪽에다 배치시킨 것이 2벌식 자판이고, 이 2벌식 자판이 한국 표준 자판이니까 한국인은 전부 왼손잡이인 모양입니다. 2벌식 자판을 ‘바지들고서’ 자판이라고 합니다. 키보드의 왼쪽에 몰려 있는 자판이 ‘바지들고서’, ‘만나오리호’, ‘키타춘풍’입니다. 맨 위가 ‘ㅂ ㅈ ㄷ ㄱ ㅅ’이고, 다음 줄이 ‘ㅁ ㄴ ㅇ ㄹ ㅎ’이고, 아래 줄이 ‘ㅋ ㅌ ㅊ ㅍ ’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2벌식 자판을 많이 사용하다 보면 눈동자에 경련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왜냐고요? 의사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한글 한 글자를 칠 때마다 번쩍번쩍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거든요. ‘고소영’을 친다고 해 보죠. ‘고’까지는 좋습니다. 다음에 시옷을 치면 얘기는 달라지지요. ‘곳’이 됩니다. 다시 ‘ㅗ’를 치면 ‘고소’가 됐다가 이응을 치면 ‘고송’이 됩니다. 다시 ‘ㅕ’를 치면 ‘고소여’가 되고 이응을 치면 ‘고소영’으로 됩니다. ‘곳’이 ‘고소’로 될 때, ‘송’이 ‘소여’로 될 때, 바로 모니터 화면에서 ‘번쩍’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번쩍거림 현상을 도깨비불 현상이라고 합니다. 사실 ‘여’가 ‘영’으로 될 때도 ‘ㅕ’가 짧은 ‘ㅕ’로 바뀌고 그 밑에 이응 받침이 붙어서 ‘영’으로 되면서 화면이 순간적으로 번쩍하고 바뀝니다. 두 글자에 한 번씩만 도깨비불 현상이 일어난다고 해도 뚱보강사의 1,000자 칼럼인 ‘재미있는 PC' 일 회분을 칠 때만도 500번이나 도깨비불 현상이 일어나니, 한국의 표준 자판인 2벌식 글쇠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눈과 정신이 무척 걱정됩니다.
  
   “글쇠판의 모음을 외우는 방법은 없나요.” 라고 묻는 영구. 웬일인지 점잖게 묻는다. “효녀야 내게 오너라니 율무를 먹자.” 라고 뚱보 강사한테 누나도 배웠어. 오른쪽 첫줄이 “효녀야 내게”의 모음인 ‘ㅛ ㅕ ㅑ ㅐ ㅔ’이고, 다음 줄이 오너라니의 ‘ㅗㅓㅏㅣ’야. 맨 아래가 율무를 먹자의 ‘ㅠㅜㅡ ’, 이지. “맨 아래의 율무를 먹자에서 ‘ㅠㅜㅡ’는 알겠는데 쉼표와 마침표는 뭐야?” “맘에 안 들면 율무를 올챙이로 바꿔 봐”. 올챙이라니? 올챙이 콤마말야, 쉼표. 그럼 쉼표 뒤의 마침표는 뭐야? 그거야 그냥 점이지. 그런데 사실 헷갈리기 쉬운 것은 ‘ㅐ’와 ‘ㅔ’입니다. 시프트 키를 누르고 ‘ㅐ’를 누르면 ‘ㅒ’가 되고, 시프트 키를 누르고 ‘ㅔ’를 누르면 ‘ㅖ’가 됩니다. 시프트 키를 누르고 숫자 ‘1’을 누르면 ‘!’가 되고, 시프트 키를 누르고 8을 누르면 *이 된답니다. 그러나 이렇게 글쇠(키)를 외워서 치려고 하지 말고 타자 연습하는 프로그램을 구해서 게임을 하면서 자동으로 글쇠를 익히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입니다.
  
   2.2. 초성/중성/종성(3벌식) 한글 자판
   이번에는 한글 자판 배열(3벌식)에 대하여 1995년 5월 말에 소년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한글 자판의 역사와 3벌식 자판의 설명을 대신한다. “저는 한글 타자기를 3벌식과 5벌식의 2가지를 배웠는데, 1968년에 군대에 들어가서 보니까, 여기서는 4벌식 한글 타자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10손가락으로 치던 한글 타자를 두 손가락으로만 치게 되었답니다. 3벌식, 5벌식, 4벌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제는 2벌식이라는 게 또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한국의 표준 자판이라나요. 3벌식, 5벌식, 4벌식, 2벌식을 차례대로 배워야만 한 40대 후반이 넘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정부의 한글 자판 정책의 원칙 없음에 대하여 화를 내고 있습니다. ‘사람을 기계에 맞추는 것보다는 기계를 사람에 맞추는 것이 비용도 적게 들고, 사용하기가 쉽다’라고 주장한 인체 공학자 프랑크 길브레스의 말이 아니더라도, 한글 자판은 당연히 한국인의 구조에 맞추어서 표준 자판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1900년대 초에 이원익 님이 영문 타자기를 개조해서, 84글쇠(12글쇠, 7열)식 한글 타자기를 최초로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윗글자쇠(시프트 키)를 누르는 횟수가 너무 많고 속도가 느려서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1934년경에는 송기주 님이 42글쇠 2단 시프트식 한글 타자기를 제작하였습니다. 이원익 님은 자모 구성이 5벌식이었던 반면에 송기주 님은 자음 3벌, 모음 1벌의 4벌식이었습니다. 두 분의 한글 타자기는 둘 다 한글을 가로로 찍어서 세로로 읽게 한 방식이었지요. 왜냐면 당시는 모든 인쇄물이 세로쓰기로 조판되던 시절이었거든요. 한글 타자기 말고 한글 식자기의 발명가는 이대위 님입니다. 라이노타이프로 한글을 찍을 수(인쇄할 수) 있도록 된 한글 식자기입니다. 이걸로 하와이 교포신문과 로스앤젤레스의 신한민보가 발행됐습니다.
  
   지금처럼 가로쓰기로 된 최초의 한글 타자기는 1949년 공병우 님이 개발하셨지요. 타자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개발한 3벌식 한글 타자기로서, 본격적인 실용 타자기로 볼 수 있습니다. 쌍초점 방식이란 독특한 방식을 고안하여 미국 특허까지 획득한 자랑스런 타자기입니다. 이후, 타자 속도보다는 글자 모양에 신경을 쓴 김동훈 님의 5벌식 한글 타자기가 1958년에 개발되었습니다. 공병우 님은 글자 모양이 아름다운 4벌반식 한글 타자기도 개발하였습니다. 1960년대에 들어서 공병우식 3벌식 타자기가 60%, 김동훈식 5벌식 타자기가 30% 정도의 비율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2종류의 한글 타자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1968년 10월에 상공부에서 4벌식 표준 자판 시안을 발표하더니, 다음 해인 1969년 7월에는 과기처에서 초성 1벌, 중성 2벌, 종성 1벌로 구성된 4벌식 타자기를 한글 타자기의 국가 표준으로 정하고, 인쇄전신기(텔레타이프)용으로는 풀어쓰기 2벌식을 표준으로 확정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후 계속적인 자판 논쟁이 일어나고 있던 중에 1982년 과학기술처가 2벌식 한글 자판을 컴퓨터의 표준 자판으로 확정하고, 1985년에는 컴퓨터와 타자기의 자판 배열을 통일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한글 타자기마저 2벌식으로 표준을 정하였습니다.
  
   미국에서는 100년 이상 사용하던 퀘르트(QWERT) 자판이 있지만, 1982년에 드보락(Dvorak)이 개발한 자판을 표준에 추가하였습니다. 우리도 ‘바지들고서 자판’인 2벌식 자판과 ‘돌려내어라 자판’인 3벌식 자판을 둘 다 표준 한글 자판으로 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자음은 왼손으로 모음은 오른손으로 치는 2벌식은 초성과 종성(받침)에 자음이 사용되고 중성에 모음이 사용되는 한글의 특성상 사용 빈도가 많은 자음을 치는 왼손에 부담이 너무 많이 가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글쇠가 초성, 중성, 종성의 3벌로 되어 있지 않고 자음, 모음의 2벌만 있는 2벌식은 초성 자음과 종성 자음의 구별이 없으므로 모니터 화면에서 한글 한 글자를 구성할 때에 도깨비불 현상이 나타나는 단점이 있습니다.
  
   2벌식에서 아라비아 숫자가 배열된 맨 윗줄에 3벌식에서는 받침의 ‘ㅎㅆㅂ’과 모음 ‘ㅛㅠㅑㅖㅢㅜ’와 초성 ‘ㅋ’과 ‘-=\’ 글쇠가 있습니다. 2벌식에는 ‘바지들고서’가 있는 2번째줄에 3벌식 자판은 받침의 ‘ㅅㄹ’과 모음 ‘ㅕㅐㅓㄹㄷㅁㅊㅍ’과 ‘[ ]’이 있습니다. 3번째줄에는 받침 ‘ㅇㄴ’과 모음 ‘ㅣㅏㅡ’가 있고 초성 ‘ㄴㅇㄱㅈㅂㅌ’이 있습니다. 4번쨰줄에는 받침 ‘ㅁㄱ’과 모음 ‘ㅔㅗㅜㅅㅎ’이 있고, ‘/’이 그 옆에 이어져 있습니다. 2벌식의 바지들고서 자리에 3벌식은 옷돌려내어라가 있어서 3벌식 자판을 돌려내어라 자판이라고 부른답니다.
  
   첫째줄을 외우려고 억지로 문장을 만들어보니까 ‘낳았습 용규냐 예의수컷’이 됩니다. ‘ㅎㅆㅂ ㅛㅠㅑ ㅖㅢㅜㅋ’인 맨 윗줄에 나온 받침(종성), 모음(중성), 초성을 넣어서 글자(음절)를 만들어 본 것입니다. 둘째줄은 ‘옷돌려내어라 두목춘풍’ 입니다. 이건 그럴듯하네요. 셋째줄은 ‘용산이하는 노인과자봉투’, 넷째줄은 ‘암각에 소주시험’이 됩니다. ‘암각에 소주시험’이란 말은 없지만 엉터리라도 만들어본 것이랍니다. ‘ㅁㄱㅔ ㅗㅜㅅㅎ’로 ‘음각에 오후사후’라고 만드는 것보다는 ‘암각에 소주시험’이 조금 나아 보이지요?
  
   3벌식 자판을 보급시키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뚱보 강사가 외우는 법을 일러줍니다. 자음과 모음 2벌만 배우니까 초성, 중성 종성의 3벌이 있는 3벌식 자판보다 글쇠수가 적어서 맨 첨에 배우기 쉽다고 2벌식만 계속 사용하다가는 손가락에 무리가 가서 병이 나기 쉽습니다. ‘손가락 부담율, 타자 속도를 떨어뜨리는 요인들, 운지 거리 문제, 오타율/피로도/학습도’, 한글 코드와 자판에 관한 기초 연구, (주관연구기관:(주)한글과컴퓨터, 문화부, 1992)
   특히, 왼손이 더 빨리 아플겁니다. 한글 자판과 자전거는 반대랍니다. 두발 자전거는 처음에 배우기는 힘들지만 일단 타는 법을 배워 놓으면 세발 자전거보다 훨씬 더 먼 거리를 편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 배우기 쉬운 세발 자전거는 아무리 많이 타도 빨리 가는 것과 먼 거리를 가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전거의 바퀴수와 반대인 한글 자판은, 두 바퀴식이 아닌 3벌식 자판이 처음에 배우기 힘드나 일단 배우고 나면 2바퀴식 자전거처럼 오랫동안 빨리 한글 자판을 칠 수 있습니다. 지금 2벌식 한글 자판으로도 무지하게 빨리 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들은 나중에 늙어서 손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통증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3. 처리 부분
  
   컴퓨터에서 키보드로 한글을 입력할 때는 거의 대부분 조합형 방식으로 입력한다. 자음과 모음으로 입력되는 2벌식 자판에서는 자음이 초성과 종성(받침)에 두 번 사용되고, 모음은 중성에 사용된다. 초성/중성/종성(첫/가/끝)의 3벌식 자판에서는 초성용 자음과 종성용 자음이 따로 있다. 이렇게 키보드로부터 들어온 자소의 코드값을 조합하여 바로 처리 코드(Process Code)로 만드는 방식이 조합형 처리 코드이고, 입력된 자소의 코드값을 조합하여 한 개의 음절을 만든 뒤에 그 음절에 해당하는 완성된 코드의 값을 처리 코드로 사용하는 것은 완성형 처리 코드이다. 1987년도의 한글 KS 규격인 KSC 5601-87은 완성형 한글 코드이고, 1992년의 KSC 5601-92 한글 KS 규격은 조합형 코드이고, 1995년의 KSC 5700 규격은 1만 1,172자의 완성자와 240개의 자소를 사용하는 완성형과 조합형이 둘 다 사용 가능한 절충형 처리 코드이다.
  
   1990년 6월에 동아일보에서 ‘컴퓨터 한글 코드 지상 논쟁’을 벌인 일이 있다. ‘표출 완벽한 조합형으로 바꿔라’, ‘컴퓨터 한글 코드 지상 논쟁<1>’, 1990년 6월 12일자 동아 일보. ‘완성형 고집. 사용자만 불편’, 1990년 6월 26일자 동아 일보. 당시에, 2,350개의 한글 음절만 표현 가능한 완성형 처리 코드 방식을 채택한 컴퓨터를 교육용 컴퓨터나 조달청 구입 컴퓨터의 규격(KSC 5842)으로 지정함에 따라 이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논쟁이었다. ‘교육용 컴퓨터를 검사하는 곳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뜽’자와 ‘쎅’자를 쳐서 화면에 ‘뜽’자나 ‘쎅’자가 보이면 불합격이다. 글자가 화면에 나타나질 않아야 한국표준(KS) 규격에 합격하는 것이다. 혹시 잘못 쓴 것 아니냐고 묻겠지만 그게 아니다. 글자가 전부 다 나오는 컴퓨터는 KS 규격에 맞지 않는 불량품이라는 뜻이다······(이하 생략. 1990년 6월 12일자 논쟁 내용 중에서). 그러나 불행하게도 1996년 지금까지도 교육용 컴퓨터는 이 2,350자만 표시 가능한 완성형 방식의 처리 코드를 채택한 컴퓨터가 학교에 납품되고 있다.
  
  4. 출력 부분
  
   컴퓨터에 한글 자소가 입력되면, 컴퓨터 내부에서 한글 자소를 초성, 중성, 받침(종성)으로 조합하여 완성된 한 개의 음절로 만들고, 이 음절마다 코드를 부여하여 한글 처리 코드가 생성된다. 그러나 이 처리 코드는 컴퓨터만 알고 있지, 사람이 볼 수는 없다. 사람에게 보여 주려면, 모니터 같은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거나 프린터 같은 출력 장치가 있어야 화면이나 종이에다 글자를 그려낼 수 있다. 띄어쓰기에 의해서 단어가 구분되고, 실러블 나누기에 의해서 음절이 구분되는 알파벳 글자와 달리, 한글은 자소가 모여서 미리 음절을 이루므로, 한글은 초성/중성/받침이 정확한 원칙에 의해 한 개의 음절씩 완성할 수 있다. 이 완성된 음절(한글 한 자)의 모양을 그려 내는 방식으로 네모틀 속에다 한 자씩 그려 내는 방식과 받침이 네모틀을 벗어나서 길게 내려오는 탈네모틀 글자꼴을 그리는 방식이 있다. 현대에서 주로 사용하는 한글은 네모틀 속에 들어 있다. 받침이 있는 글자와 받침이 없는 글자가 같은 크기의 네모 속에 들어가므로, 이 네모틀 글자를 균형있게 그려 내는 것은 간단치 않다. 한글 출력 코드(Output Code)에는 모니터나 프린터에 글자를 그려 주는 폰트 코드와 정보 교환용 코드인 통신 코드의 두 종류가 있다.
  
  [그림 3] 한글 출력 코드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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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출력 코드 ꠏꠏꠏꠏꠏꠏꠏꠇꠏꠏꠏꠏꠏꠏ 폰트 코드(인쇄/출판용 코드)
   ꠌꠏꠏꠏꠏꠏꠏ 정보교환용 코드(통신 코드)
  
   폰트 코드 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ꠏꠇꠏꠏꠏꠏꠏ 완성형 출력 코드
   ꠉꠏꠏꠏꠏꠏ 조합형 출력 코드
   ꠌꠏꠏꠏꠏꠏ 절충형 출력 코드(완조형 출력 코드)
  
   정보교환용 코드 ꠏꠏꠏꠏꠏꠏꠇꠏꠏꠏꠏꠏ 완성형 코드 방식(2,350자, 1만 1,172자)
   ꠌꠏꠏꠏꠏꠏ 조합형 코드
  ----------------------------------------------------------------------
  
  [그림 4] 2,350자 완성형 코드를 지원하는 한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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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닉스 KS카드 삼성/금성/현대 행망카드(KS)
  독도사랑(RAM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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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 완성형 코드와 조합형 코드를 둘다 지원하는 절충형 한글 카드
---------------------------------------------------------------------- 삼보 KSSM카드 한글도깨비 카드 한글바람카드 블랙박스 ----------------------------------------------------------------------    운영 체제 상에서 한글을 구현하지 않고, 프로그램 안에서 한글 폰트를 그려서 사용하는 것으로 워드프로세서에는 한글과 컴퓨터 회사의 글 워드프로세서와 탁상출판 프로그램으로는 휴먼 컴퓨터의 문방사우 프로그램이 있다. Comparison of features for major Desktop Publishing packages, Desktop Publishing Software & New Directions, Computer Technology Research Corp., 1992.
  
  [그림 6] 화면 폰트를 제공하는 카드나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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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도깨비-4 한글마당-CEX
  옴니 매직카드 한메한글 2.0
  금강산-24 돌고래
  선비한글 BETA MEGA 한글
  썬더-2 누리글 VGA
  한글 VGA 원더 MIKC6-F2
  PRO-한글/한자 카드 한글바람
  블랙박스 KSSM 카드
  대우 PRO카드 진한글 III(AutoCAD용)
  둘리캐드 한글(AutoCAD용) 태백한글
  글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문방사우 탁상출판 프로그램
  ----------------------------------------------------------------------
  
   4.1. 한글 글자꼴
   한글 글자꼴에는 네모틀 안에 들어가는 바탕체(본문체), 돋움체(네모체), 제목체, 디자인체, 서예체, 외국어표기체, 쓰기체, 풀어쓰기체와 네모틀에서 밖으로 삐져 나오는 탈네모틀체가 있다.
  
  [그림 7] 한글 글자꼴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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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탕체(본문체, 명조체) 돋움체(네모체, 고딕체)
   제목체(헤드라인체) 디자인체(그래픽체)
   서예체 외국어표기체(외래어표기체)
   쓰기체(필기체) 탈네모틀체(빨래줄체)
   풀어쓰기체(푸러쓰기체) 기타
  ----------------------------------------------------------------------
  
   글자꼴은 글자꼴 제작시에 사용된 밑그림(원도)에 그려진 네모 번듯한 모양의 정체와 이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인 사체(좌사체, 우사체), 좌우를 좁혀서 길다랗게 보이는 장체, 아래위를 좁혀서 납작하게 보이는 평체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같은 바탕체에서도 자소의 굵기에 따라서 가는 바탕체, 보통 바탕체, 굵은 바탕체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문화체육부에서는 문화바탕체, 문화돋움체, 문화제목체, 문화쓰기체, 등 ‘표준 컴퓨터 한글체’를 개발해서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표준 컴퓨터 한글체 완성’, ‘한글 표준 폰트 개발작업 주도 이기성’, ‘문화부, 폰트-자소 프로그램 개발-발표’, 1993년 1월 14일자 조선 일보.
  
   4.2. 음성 출력
   컴퓨터에다 소리 카드를 끼우고 한글을 발음시킬 수 있다. 이렇게 한글을 음
  
  성으로 출력하는 코드 역시 완성형 방식과 조합형 방식으로 구분된다. “한글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한글 가나 프로그램을 개발한 창신 컴퓨터의 박홍원 씨가 한글 음성합성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996년 4월 15일자 문화 일보.
  
  [그림 8] 소리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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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소리 카드(삼호전자) 옥소리멀티 (한솔)
  슈퍼사운드 사운드마스터(성일정보통신)
  애드맆 메탈리카 사운드
  사운드 블래스터 가라사대(디지콤)
  그래픽사운드(이인)
  ----------------------------------------------------------------------
  
   4.3. 통신 코드
   정보교환용 한글 코드는 통신 코드라고도 한다. 국제 통신 선로는 프로토콜 때문에 조합형 한글 통신이 불가능하여 2,350자 완성형 한글 코드를 한국 표준 코드(KSC-5601-87)로 지정하였다는 완성형 코드 지지자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하여, 1989년 7월 11일에 호주 시드니로 건너가 랩톱 컴퓨터에서 조합형 한글 코드를 사용하여 국제 전화선으로 시드니에서 서울과 한글 컴퓨터 국제 통신을 최초로 성공했다. ‘컴퓨터 교신 한글 시대 신호탄’, ‘제4통신 길 열었다’, 1989년 7월 27일자 일간 스포츠.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서 가져간 랩톱 컴퓨터에다 전영욱 씨가 개발한 조합형 한글(CKP)을 설치하고, 묵현상 씨가 개발한 통신에뮬레이터(SREVOLT)를 설치하고 국제 전화선을 통하여 서울에 있는 (주)한국데이컴의 3B20컴퓨터를 매개로 하여 서울의 유경희 씨의 개인용 컴퓨터와 교신을 한 것이 성공한 것이다.
  
   랩톱 컴퓨터와 개인용 컴퓨터에서 사용한 한글은 도스용 2바이트 한글 코드였고, 3B20컴퓨터는 유닉스용 N바이트 한글 코드를 사용했다. 당시 국내의 상황은, 1만 1,172자의 모든 한글을 필요로 하는 저자, 출판사 중에서, 특히, 가정 교과서, 지리 교과서, 사회과부도 등 공동 저자가 많은 교과서의 전문 출판사나 필자가 많은 잡지 출판사, 컴퓨터 서적 전문 출판사 등에서 먼저, 업무에 조합형 한글 컴퓨터 통신을 이용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림 9] 한글 컴퓨터 통신을 최초로 사용한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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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장왕사 1982년부터 삼민사 1984년-1989년
  월간디자인 1986년부터 영진출판사 1987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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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운영 체제
  
   컴퓨터에서 완벽한 한글을 구현하려면 스크린 폰트나 프린터용 폰트를 워드프로세서나 그래픽 프로세서 같은 응용 프로그램에서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것보다는 운영 체제(O/S) 상에서 한글을 구현하여야 한다. 공통 폰트 포맷 ‘오픈타잎’개발―MS/어도브 공동 인터넷 표준화 추진, 신기성 기자, 1996년 5월 9일자 전자신문 참조. 한글이 가능한 운영체제 프로그램으로는 한글MS-DOS 프로그램, 한글 윈도즈 프로그램, 한글 유닉스 프로그램, 한글 시스템 7프로그램, K-DOS 프로그램 등이 있는데, 한글이 완벽히 표현되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삼보 컴퓨터에서만 유일하게 MS-DOS 버전 6.0 이후부터 조합형 한글과 완성형 한글을 둘 다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입력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밖에, 한메 소프트의 윈도즈용 한메 프로그램과 DOS용 태백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영문 DOS나 영문 윈도즈에서 조합형 한글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국에서 컴퓨터를 판매하거나 제작하는 업자들은 1만 1,172자의 현대 한글이 완벽하게 표현되지 않는 한글 도스 프로그램이나 한글 윈도즈 3.1이나 한글 윈도 95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는 것을 반성하고, 하루빨리 한글이 완벽하게 표현되는 컴퓨터와 운영체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의 관계자 역시, 한글 표준 코드를 KSC-5700으로 제정하였다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이 규격을 업자들이 따르도록 감독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장 경계하여야 할 상대는 바로 우리 한국 국민, 우리 한국 공무원 중에 섞여 있는 비애국자들일 것이다. 이들은 모든 한글 음절이 표현되는 KSC-5601-92 조합형 한글 코드나 KSC-5700 절충형 한글 코드를 사용하지 않고, 한글이 2,350자만 표현되는 5공 시절의 KSC-5601-87 완성형 규격을 아직도 고집하고 있다. 대기업의 전산 담당자들이나 관계 공무원이 솔선 수범하여 한글이 20%밖에 표현되지 못하는 행정전산망 데이터베이스를 완전한 한글 코드로 바꾸고,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같은 상용게시판 프로그램도 한글이 100% 표현되는 한글 코드로 시급히 변환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의 한글을 컴퓨터에서 다시 완전히 살려 내는 일이야말로 바로 애국하는 길인 것이다. 컴퓨터에서 한글을 구현하는 원칙은 첫째, 모든 한글이 표현돼야 하고 둘째, 한글의 특성을 살려야 하고 셋째, 통일에 대비하여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 사용되는 한글 글자까지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결 론
  
   컴퓨터를 이용하는 한글은, 한글의 특성을 살린 한글이 되어야 한다.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한글의 특성이 죽고, 한글이 다 표현이 안 되면 한글이 아니라, 반쪽 한글인 ‘반글’을 사용하는 셈이지,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한민족의 문화를 보존하는 그릇인 민족 글자인 한글을 컴퓨터에서 제대로 구현하여야 정보사회에서 한민족이 타민족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사용하는 현대 한글 1만 1,172자는 물론 옛 한글까지 전부 표현할 수 있어야 우리 민족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컴퓨터에 의해서 딸려가는 한글이 돼서는 안 되고, 컴퓨터를 도구로 사용하는 한글이 돼야만 한다.
  
   현재 개인용 컴퓨터로 사용되고 있는 486급 컴퓨터, 매킨토시 컴퓨터, 펜티엄급 컴퓨터는 물론 워크스테이션급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한글 코드는 모든 현대 한글이 표현이 되고, 옛 한글까지 조합해 내는 KSC-5700 규격에 따른 한글 코드를 사용하는 것이 첫번째로 실현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DOS, 윈도즈, UNIX를 한글화할 때, KSC-5700 규격에 맞추어야 한다. 두 번째로는 행정전산망용 한글 코드도 시급히 KSC-5700 규격에 따라야 한다. 행정전산망 코드가 제대로 돼야, 국가기간 전산망의 모든 데이터베이스에서 완벽한 한글을 사용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학교나 공공기관에 보급되는 컴퓨터의 규격을 지정할 때, 모든 한글을 표현할 수 있는 규격으로 정해야 한다. 네 번째로는 한국PC통신, 데이컴, 나우누리, 삼성데이타시스템 등 대규모 상용게시판 서비스 기관에서 국내용 프로그램은 물론, 인터넷용까지 한글이 완벽한 코드를 사용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사용자들이 완벽한 한글을 통신망상에서도 구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참 고 문 헌 세종대왕기념사업회(1993), 한글자본제정, 문화체육부. 이기성(1994), 제목체 한글 폰트개발연구, 문화체육부. 이기성(1991), 사진식자개론, (주)장왕사. 이기성(1992), 전자출판(3판 2쇄), 영진출판사. (주)한글과 컴퓨터(1992), 한글코드와 자판에 관한 기초연구, 문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