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 전화’ 질의응답

물음   지하철에서 “자랑스런 우리의 모습 자동차 생산 세계 6위”,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 교통 사고 사망률 세계 5위”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똑같이 ‘럽’이 활용한 것인데 ‘자랑스런’에서는 ‘런’으로 쓰고 ‘부끄러운’에서는 ‘-러운’으로 쓰고 있는데 어느 것이 옳은 것입니까?
(김소미, 서울시 금천구 시흥 4동)

  ‘자랑스럽다’나 ‘부끄럽다’나 모두 ㅂ불규칙 용언입니다. 따라서 관형형 어미 앞에서는 ‘ㅂ’이 ‘ㅜ’로 바뀌어 ‘자랑스러운, 부끄러운’으로 활용합니다. 그런데 이 ‘자랑스러운’이나 ‘부끄러운’이 줄면 ‘자랑스런’, 부끄런’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우리 맞춤법에서 ㅂ불규칙 용언에서의 ‘ㅂ’이 바뀐 ‘ㅜ’가 그 앞의 모음과 어울리어 주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맞춤법에서 준말을 규정하고 있는 곳은 32항에서 40항까지인데 이런 준말을 인정하고 있는 곳은 없습니다. 일부 합성어에서 이런 준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 있기는 합니다. 바로 ‘군고구마, 군밤’이 그런 예입니다. 여기에서 ‘군’은 ‘굽다’의 활용형 ‘구운’이 줄어 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준말이 인정되는 것은 하나의 단어로 굳어진 경우에 한합니다. 하나의 단어로 굳어지지 않은 경우, 이를테면 감자를 구었을 때 그것을 ‘군감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때는 ‘구운 감자’라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 대화에서 ㅂ불규칙 용언의 관형형이 ‘자랑스런, 부끄런’처럼 줄어드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깁다, 눕다, 줍다, 가깝다, 무겁다, 쉽다,-’의 활용형 ‘기운, 누운, 주운, 가까운, 무거운, 쉬운,-’을 ‘긴, 눈, 준, 가깐, 무건, 쉰-’으로 줄여 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ㅂ불규칙 용언의 관형 활용형의 준말을 인정하기도 어렵습니다. ‘ㅂ’이 ‘ㅜ’로 바뀐 그대로 쓰는 것이 현실에도 맞고 맞춤법에도 맞는 것입니다. (이현우)


물음   “자동차가 짐을 싣고 떠났다.”라고 해야 하는지 “자동차가 짐을 실고 떠났다.”라고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최상운,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

  흔히들 “자동차가 짐을 실고 떠났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기본형은 ‘싣다’입니다. 이 동사가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올 때에는 ‘실-’로 활용을 하여 ‘실어, 실으니’로 됩니다. 그러나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올 때에는 ‘싣고, 싣지’로 어간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음 어미 앞에서도 ‘실-’로 쓰는 경향이 있는 것은 모음 어미 앞에서 쓰이는 ‘실-’의 영향을 받아 어간 자체를 ‘실-’인 것으로 생각하는 데서 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것으로 자음 어미 앞에서는 ‘싣-’으로 써야 합니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붇다’가 있습니다. ‘강물이 불고 해서’와 같이 자음 어미 앞에서도 ‘불-’로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불어서, 불으니’로 써야 하지만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붇고, 붇지’로 써야 합니다. (이현우)


물음   ‘롤러 스케이트’가 맞습니까? ‘로울러 스케이트’가 맞습니까?
(김성희, 서울시 성동구 중곡동)

  영어에서 온 외래어는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 따라 표기하도록 되어 있고 영어의 이중 모음이나 삼중 모음은 각 단모음의 음가를 살려서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ai], [eu], [ɔi]는 ‘아이’, ‘아우’, ‘에이’, ‘오이’로 적습니다. 예를 들어 icecream[aiskri:m]은 ‘아이스크림’으로, powder[paudə]는 ‘파우더’로, cable[keibl]은 ‘케이블’로, boiler〔bɔilə〕는 ‘보일러’로 적습니다.
  그런데 이중 모음 [ou]와 삼중 모음 [auə]만은 각 단모음의 음가를 살려서 적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만일[ou]를 각 단모음의 음가를 살려서 적는다면 goal, note, coat, boat에서 온 외래어는 ‘고울’, ‘노우트’, ‘코우트’, ‘보우트’, 가 되는데 언중들 사이에서 ‘고울’, ‘노우트’, ‘코우트’, ‘보우트’로 말하기보다는 ‘골’, ‘노트’, ‘코트’, ‘보트’라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중들이 goal, note, coat, boat에서 온 외래어를 ‘골’, ‘노트’, ‘코트’, ‘보트’라고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영어의 [ou]의 [u]는 일종의 과도음으로서 음성학적으로 볼 때 [o]에서 아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면서 나는 소리입니다. 따라서 [ou]는 [o]의 장음과 비슷한 음가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고을’, ‘노우트’, ‘코우트’, ‘보우트’보다도 ‘골’, ‘노트’, ‘코트’, ‘보트’가 오히려 더 영어의 goal, note, coat, boat의 발음과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ou]는 ‘오우’가 아니라 ‘오’로 적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show[∫ou], know-how[nouhau], bowling[bouli], snow tire[snou taiə] 등 철자에 ow[ou]가 있는 외래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ou]를 ‘오우’로 한다면 ‘쇼우’, ‘노우하우’, ‘보울링’, ‘스노우타이어’가 되겠지만 오히려 ‘쇼’, ‘노하우’, ‘볼링’, ‘스노 타이어’가 영어 발음에 더 가깝습니다.
  삼중 모음인 [auə]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단모음의 음가를 살려서 적으면 ‘아우어’가 되지만 영어 [auə]는 ‘아우어’보다는 ‘아워’가 더 가깝습니다. 실례로 tower, power, towel에서 온 외래어는 각 단모음의 음가를 살려서 ‘타우어’, ‘파우어’, ‘타우얼’라고 하기보다는 ‘타워’, ‘파워’, ‘타월’이라고 하는 것이 영어 발음과도 가깝습니다.
  참고로 [ei]의 경우도 [e]와 [i]의 간격이 그렇게 넓지 않고 [ei]의 음가가 [e]의 장음과 흡사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원어에 ei[ei]가 든 외래어를 단모음인 ‘이’로 옮기고 있습니다. 즉 남한에서는 ‘케이블’, ‘스케이트’, ‘테이프’라고 하는 말을 북한에서는 ‘케블’, ‘스케트’, ‘테프’라고 합니다. 남한에서 ‘케블’, ‘스케트’, ‘테프’라 하지 않고 ‘케이블’, ‘스케이트’, ‘테이프’라 하는 것은 [ei]는 [ou]의 경우보다는 [e]와 [i]의 사이가 넓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김세중)


물음   흔히 이것 저것을 조합하여 글을 쓸 때 ‘짜집기’라는 말을 쓰는데 옳은 표현입니까?
(박정원,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짜집기’를 사전에서 찾으면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짜집기’가 비표준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말큰사전”에는 ‘짜깁기’의 잘못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사전에 나와 있듯이 ‘짜집기’가 아니라 ‘짜깁기’라고 해야 옳습니다.
  ‘짜깁기’는 결합된 단어의 뜻 그대로 구멍이 뚫린 부분을 실로 짜서 깁는 것을 말합니다. 이 표현이 글을 쓰는 데로 확대되어 사용되는데 무슨 이유인지 ‘짜집기’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단어가 오히려 옳은 단어보다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도 발음상의 편리함 때문인 듯합니다. ‘짜집기’의 옳은 표현은 ‘짜깁기’이니 사용에 주의를 하셔야 합니다. (양명희)


물음   영어나 불어 등 외국어 표기에는 ‘-’와 같은 부호가 단어 중간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국어의 경우에도 구약 성경의 인명이나 ‘보일-샤를의 법칙’ 같은 단어에 ‘-’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옳은 것입니까?
(오경택, 서울시 도봉구 수유동)

  한글 맞춤법은 문장 부호의 이름과 그 사용법을 부록으로 정해 놓았습니다. 여기에 이음표의 하나로 붙임표 ‘-’에 대한 규정이 있는데, 첫째, 합성어를 나타낼 적에 또는 접사나 어미임을 나타낼 적에 쓰며, 둘째, 외래어와 고유어 또는 한자어가 결합되는 경우에 쓴다고 정해 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보일-샤를의 법칙’은 ‘보일’과 ‘사를의 법칙’이 결합됐다고 해야 하나 그 의미를 볼 때 보일의 법칙과 샤를의 법칙을 합한 것으로 붙임표를 쓰는 것이 적당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가운뎃점을 쓰는 것이 맞는데 가운뎃점은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쓰는 것으로 규정에는 다음과 같은 예가 있습니다.

경북 방언의 조사·연구
충북·충남 두 도를 합하여 충청도라고 한다.
동사·형용사로서 합하여 용언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작용·반작용의 법칙’도 가운뎃점을 사용해야 합니다.
  흔히 문장 부호는 대부분 영어에서 온 것으로 국어에는 문장 부호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국어에도 권점과 같은 일종의 문장 부호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종류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것만큼 다양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맞춤법 규정의 부록에 있는 문장 부호에 대한 규정은 소략한 부분이 많습니다. 초기의 구약 성경에는 인명이나 지명에 붙임표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아마도 성과 이름을 구분하기 위해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원어의 붙임표를 그대로 국어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보일-샤를의 법칙’의 붙임표도 원어의 붙임표를 그대로 국어에 사용한 것으로, 국어의 붙임표에는 이러한 용법이 없으므로 가운뎃점을 사용하는 것이 옳습니다. (양명희)


물음   가게에서 토마토 케찹을 고르다 보니 ‘토마토 케첩, 토마토 케찹’ 등 표기가 달랐습니다. 어느 것이 옳은 표기입니까?
(김혜준,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토마토 케첩’이 옳은 표기입니다. 원어는 ‘ketchup∕catsup이고 발음은 〔ketʃəp〕으로 흔히 ‘케찹’이라고 많이 사용하나 외래어 표기법 제2장 표기 일람표의 표1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 따르면 모음 ‘ə’는 ‘아’가 아니라 ‘어’로 표기하게 되어 있으므로, ‘케첩’이 맞습니다. 참고로, 외래어 표기법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제5항에는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고 하여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래어는 가능하면 사전을 참고하여 옳은 표기를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