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미술 분야의 일본어와 대응 양상
1. 서론
1992년에 건설 용어와 미술 용어 순화 사업이 있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한 죄(?)로 건설과 미술 분야에 들어온 일본어에 대하여 원고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어와 건설·미술 분야에 대하여 지극히 무지한 필자로서는 적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부탁을 받아들이기는 하였지만 그 방면에 대한 자료와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하여 궁리한 끝에 다만 1992년 당시의 국어 순화 심의1) 결과를 바탕으로 소략하게 기술하기로 하였다.2. 일본어 용어의 유입 양상
국어가 외래어를 받아들이는 일반적인 양상과 마찬가지로 건설·미술 용어도 음역(音譯)과 차용(借用)의 방법을 취한다. 음역과 차용 모두 원래의 일본어가 그들 언어에서 고유어인지 한자어인지 구별 없이 자유롭게 이루어진다.가와스나(山砂) (강모래) | 스에구치(末口) (목재의 끝마구리) |
하시라(柱) (기둥) | 마루타(丸太) (통나무) |
와쿠(枠) (그림틀) | 구치(口) (거푸집의 아가리) |
겐바(現場) (현장) | 도샤(土砂) (토사) |
세키훈(石粉) (돌가루) | 렌가(煉瓦) (벽돌) |
혼시(本紙) (표구할 작품) | 싱(芯) (조각의 주물 속을 채우는 흙 따위) |
반네루(panel) | 도롯푸 함마(drop hammer) |
세멘(cement) | 뺑끼(paint) |
빠루(bar) | 노기스((독)Nonius) (정밀 측정기) |
당초(唐草) (덩굴무늬) | 환태(丸太) (통나무) |
평가(平家) (단층집) | 근석(根石) (밑돌) |
근고버력(根固) (보호버력) | 연와(煉瓦) (벽돌) |
담가(擔架) (들것) | 구배(勾配) (물배) |
인부(人夫) (일꾼) | 염료(染料) (염색 공예에 쓰는 물감) |
(가) | 통나무 | 아직 製材하지 않은 큰 原木. |
둥글이[丸太] | 木皮를 벗긴 채의 木材. | |
(나) | 통나무 | 아직 제재하지 않은 둥근 원목. 껍질만 벗겨낸 목재. |
둥굴이(圓形木) | ① 껍데기를 벗긴 통나무. | |
② 둥글게 제재 또는 치목한 나무. | ||
(다) | 통나무 | 아직 제재하지 않은 둥근 원목. |
(탈피만 한 것도 통나무임.) | ||
둥글이 | - | |
(라) | 통나무 | 켜거나 짜개지 않은 통째의 나무. |
둥글이(둥굴이) | - | |
(마) | 통나무 | 켜거나 짜개지 아니한 생긴 그대로의 둥근 나무. |
둥글이 | 껍질만 벗긴 통나무. |
3. 건설·미술 분야의 일본어들
3.1. 건설 용어
건설 용어는 건축 분야와 토목 분야에서 쓰는 용어를 가리킨다. 건설 용어 가운데 우리 언어생활에 들어온 일본어의 실태는 적지 않은 자료집에 제시되어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미술·고고학 용어집 건축 편’은 고유의 건축 용어에 더하여 광복 이후 일본식 용어를 바꾼 우리말 용어를 일본식 용어와 함께 제시하였다. 강신항(1969)6) 는 이 자료집을 바탕으로 1960년대 말까지의 건축 분야에서의 어휘 사용 실태를 보이고 있다. ‘올바른 건설 현장 용어집’(건설 협회, 1983), ‘쉬운 말 사전’(한글 학회, 1984), ‘건설 표준 용어 사전’(건설 연구사, 1989), ‘최신 건설 용어 대사전’(건설 연구사, 1991), ‘현대 국어 어휘 사용의 양상’(강신항, 1991), ‘국어 순화 자료집’(국립 국어 연구원, 1992)은 우리말 건설 용어와 함께 8,90년대의 일본어 현장 용어의 실제를 보이고 있는 자료들이다. 이들 자료들은 건설 분야에 들어온 일본어의 현재의 실태와 특징은 잘 보여주고 있다.가리시메(假締め) | 철골 부재를 조립할 때 임시로 죄는 것 |
다테와쿠(竪框) | 창문틀의 양 옆 또는 중간에 세워 대는 부재 |
겐노다다키(玄能敲き) | 돌의 거친 면을 메로 쳐서 다듬는 일 |
겐치이시(間知石) | 석축을 쌓을 때 쓰는 앞면이 판판한 네모난 석재 |
고구치(小口) | 벽돌에서 좁은 쪽의 면 |
메지(目地) | 줄눈 |
고구치쓰미(小口積み) | 벽돌의 마구리가 바깥으로 보이게 쌓는 것 |
가타와쿠(型枠) | 거푸집 |
고테(鏝) | 흙손 |
야스리(鑢) | 줄 |
구루마(車) | 수레 |
가리고야(假小屋) | 공사 중 사용하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 건물 |
한바(飯場) | 현장의 노무자 숙식소 |
네리쓰미(練積み) | 벽돌이나 돌을 콘크리트 따위를 채워 가며 쌓는 것 |
가라쓰미(空積み) | 콘크리트 따위를 쓰지 않고 돌을 쌓는 것 |
데네리(手練り) | 콘크리트 따위로서 사람이 직접 삽으로 비비는 것 |
가라네리(空練り) | 콘크리트 따위를 물을 넣기 전에 삽으로 비비는 것 |
미즈네리(水練り) | 콘크리트 따위를 물을 넣어 비비는 것 |
네이시(桹石) | 석축의 가장 밑에 까는 돌 |
노키다카(軒高) | 지표면에서 처마 도리 위까지의 높이 |
게아게(蹴上げ) | 계단의 한 디딤단의 높이 |
고바이(勾配) | 물매 또는 기울기 |
도구루마(戶車) | 미닫이 따위의 밑에 다는 바퀴 |
스베리도메(滑り止め) | 미끄러지지 않도록 홈을 낸 놋쇠 철제나 좁은 고무띠를 계단코에 대는 것 |
도기다시(硏出し) | 석재나 인조석을 숫돌 따위로 갈아 마무리하는 것 |
무라토리(斑取り) | 벽이나 바닥 따위의 얼룩을 빼는 일 |
사이(才) | 목재의 체적 단위(1치×1치×112자) |
마도다이(窓台) | 창의 밑틀 |
사쿠리(副) | 미닫이 창문틀 따위에 홈을 파는 것 |
스미다시(墨出し) | 치수대로 먹줄을 치거나 먹긋기를 하는 것 |
스미키리(隅切り) | 구조물의 모서리 없애는 것 |
아시바(足場) |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하기 위하여 만든 발판 |
오사마리(納まり) | 각 부재가 잘 맞아들어 가는 것 |
우치노리(內法) | 두 기둥의 안쪽과 안쪽의 거리 |
자바라(蛇腹) | 벽이나 천장 따위의 가장자리에 가로로 길게 돌려 댄 띠 |
간조(勘定) | 품삯 셈 |
시로토(素人) | 초보자 |
시마이(仕舞い) | 마무리 |
지나라시(地均し) | 지면을 평평하게 하는 것 |
하시라와리(柱割り) | 기둥의 위치를 정해 보는 것 |
누노보리(布堀り) | 도랑 모양으로 길게 기초를 파는 것 |
구이우치(杭打) | 기초 말뚝을 박는 것 |
나와바리(繩張り) | 현장에 말뚝을 박고 줄을 쳐 건물의 위치 등을 보는 것 |
누리카에(塗り替え) | 칠을 다시 하는 것 |
노리비키(糊引き) | 시멘트와 물을 섞은 시멘트풀을 솔이나 헝겊으로 바르는 미장 마무리 |
후키쓰게(吹き付げ) | 미장이나 도장 재료를 압축 공기로 뿜어 바르는 것 |
데나오시(手直し) | 시방서와 다른 곳을 재손질하는 것 |
3.2. 미술 용어
미술 분야는 구체적으로 한국화, 서양화, 조각, 도자기 공예, 목공예, 금속 공예, 염색 공예의 7개 분야로 나뉜다. 미술 분야도 일본어의 영향을 많이 받아 각 분야에는 많게 적게 일본어 용어가 남아 있다. 이를테면 금속 공예의 ‘세공(細工)’이나 염색 공예의 ‘날염(捺染), 염료(染料)’ 따위는 일본어에서 들어와 거의 굳어져 버린 한자어들이다.가쿠부치(額緣) | 틀 또는 액자 |
노리바케(糊刷毛) | 풀귀얄 |
돈스(緞子) | 비단 |
바이타(場板) | 작업대 |
우와스리(上擦り) | 구슬 따위로 밀어 종이를 부드럽게 하는 일 |
시아게(仕上) | 마무리 |
다테(縱) | 비단을 길이로 붙이는 작업 |
지쿠봉(軸棒) | 족자의 밑에 끼우는 대 |
시타바리(下張り) | 초벌 배접 |
우키치(浮地) |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종이와 종이를 뜨게 하는 작업 |
사키(先) | 족자 아래위의 대 끝에 끼우는 두겁 |
와쿠(枠) | 캔버스를 씌우는 틀 |
와쿠바리(枠張り) | 캔버스 틀에 천을 씌우는 작업 |
스기와쿠(杉枠) | 삼나무로 만든 틀 |
아사천(麻) | 삼베로 만든 천으로 캔버스 재료의 하나 |
가타(型) | 거푸집 |
구치(口) | 쇳물을 부어 넣는 거푸집의 구멍 |
기레파시(切れ端) | 쓰다 남은 조각 |
보카시(暈し) | 작품에 칠한 색을 주변의 색과 부드럽게 어울리게 하는 기법, 곧 바림 |
샤쿠(杓) | 쇳물을 담는 작은 도가니 |
이바리(鑄張り) | 거푸집 사이로 쇳물이 흘러나와 생긴 쪽 |
미가키(磨き) | 작품 겉면을 닦아 윤을 내는 것 |
곳파(木端) | 조각 작품의 재료에서 떼어낸 양 |
마루칼(丸-) | 그릇의 안쪽을 긁는 데 쓰는 칼 |
스카시칼(透かし-) | 흙판이나 기물을 가르고 새기는 데 쓰는 칼 |
오시코미(押し込み) | 점토를 석고틀에 눌러 작품을 제작하는 방법 |
오코미(鑄込み) | 흙물을 석고틀에 부어서 작품을 대량 제작하는 방법 |
데가키(手畵き) | 손그림 |
사라시(晒) | 색을 바래는 것 |
가가토(踵) | 그릇의 받침 |
가키다시(搔き出し) | 작품의 속을 파내는 작업 |
다이(臺) | 받침대 |
나라시(均し) | 재료 따위를 편편하게 펴는 것 |
나미(並) | 2㎜ 두께의 보통 유리 |
단스(簞笥) | 옷장 |
가쿠목(角木) | 각목 |
고바이(勾配) | 기울기 |
데모토(手許) | 조수 |
다치바(立場) | 건물이나 천장의 높이 |
데코(梃子) | 지렛대 |
마가리(曲がり) | 끝부분을 꼬부리는 작업 |
모쿠리(木里) | 나뭇결 |
사쿠리(副) | 가구 제작에서 홈을 파는 작업 |
오사마리(治まり) | 마무리 |
이타메(板目) | 목재의 무늬결 |
구사비(楔) | 쐐기 |
가타(肩) | 반지의 고리와 보조 보석의 자리를 연결해 주는 부분 |
우데(腕) | 반지의 고리 부분 |
가카기리(肩切) | 금속선을 끊거나 금속 표면을 긁는 데 쓰는 정 |
기즈미(疪見) | 보석을 감정할 때 쓰는 확대기 |
신추(眞鍮) | 놋쇠 |
사보리(絞り) | 선반으로 둥근 기물을 가공하는 작업 |
아오쿠(靑) | 광약 |
다마반지(玉-) | 보석을 물린 반지 |
이레반지(入れ-) | 윗부분이 둥글고 두툼한 반지 |
헤리(減り) | 가공에 의해 생기는 재료의 손실량 |
4. 일본어 용어의 특징
앞서 2장에서 언급했듯이 일본어 건설·미술 용어를 ‘겐바(現場)’나 ‘빠루(bar)’처럼 우리 한자음으로 읽을 수 있는 일본어나 서구어까지 그대로 일본음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마치 또 하나의 국어를 받아들인다고 할 정도로 거의 전면적으로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데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일본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다 보니 해당하는 우리말이 있는데도 유입된 일본어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전문 분야의 용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은 곧 전문 분야의 새로운 개념을 나타낼 알맞은 우리말이 없어 외래어가 유입된다는 일반적인 성향과는 다른 점이다. 이와 같은 어휘들은 일상적인 생활 어휘로서는 오래 전에 거의 소멸하였는데도 아직 전문 용어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전문 용어가 받은 일본어의 간섭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스나(砂) (모래) | 자리(砂利) (자갈) |
가베(壁) (벽) | 구기(釘) (못) |
노키(軒) (처마) | 하시라(柱) (기둥) |
돈스(緞子) (표구에 쓰는 비단) | 야나기(柳) (목공예에서 버드나무를 이름) |
方椽 → 다루키 | 長山 → 네다(根太) |
잇슨가쿠(一寸角) (한치 각재) | 니슨가쿠(二寸角) (두치 각재) |
산부이타(三分板) (삼푼널) | 욘부이타(四分板) (사푼널) |
사부로쿠(三六) (3尺×6尺 합판) | 사하치(四八) (4尺×8尺 합판) |
일어 + 일어 → | 구미타테아시바(組立足場), 메쓰부시자리(めつぶし砂利)10) | , 시아게야스리.
일어 + 서구어 → | 스리가라스(摺glas)11) | , 이치부 베니아(一分 veneer)
일어 + 한자어 → | 가쿠목(角木), 문하시라(門柱)12) | , 산슨각(三寸角), 하코방(箱房), 지쿠봉(軸棒)
일어 + 고유어 → | 겐치돌(間知-), 다마정(玉-)13) | , 마루칼(丸-), 아사천(麻-), 마키자(券-)
야질(失-) | (조각에서) 쐐기를 박아 재료를 쪼개는 일 |
나데질(撫-) | (표구에서) 배접하는 종이를 문질러 주는 작업 |
정와쿠(正枠) | (서양화에서) 정식 액자 |
5. 국어사전의 처리
고유 명사를 제외한다면 현행 국어사전16) 에는 일본어 또는 일본식 발음의 외래어가 거의 올라 있지 않다. 이는 건설 용어뿐만 아니라 다른 전문 분야, 일반 용어에 이르기까지 마찬가지이다. 이는 실제 국어 생활에서 쓰이고 있는 대부분의 일본어를 표준적인 어휘로 보지 않고 비표준적인 어휘로 보는 한편, 앞으로 우리말에서 곧 사라질 어휘로서 굳이 국어로 정착한 외래어로 보지 않는 사전 편찬자의 입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널리 쓰이는 건설 용어라 할지라도 국어사전에는 반영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비록 비표준적이라고 할지라도 국어의 일부로 인정한다면 표제어로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규범 사전의 성격을 지니는 사전도 국어의 일부인 방언을 적극적으로 올리고 표준형을 제시하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어는 이와 같은 점에서도 예외이다. 일본어 건설 용어 가운데 이와 같이 표제어로 오른 경우는 매우 드물다. 미술 용어의 경우 ‘금성판 국어 대사전’과 ‘우리말 큰사전’이 일본어를 표제어로 올린 경우는 없다. 아래의 예들은 현행 국어사전에 건설 용어라 할 만한 일본어(또는 일본식 발음의 외래어) 표제어들이다. 극히 소수에 불과함을 보이고 있다.구루마 kuruma | →짐수레 |
노가다 <dokata | 토목 공사에서 막벌이하는 일꾼 |
노가다-판 <dokata- | 막벌이하는 일꾼들이 일하는 공사장 |
노가다-패 <dokata- | 노가다의 패 |
노깡 <dokan | →토관02 |
도끼다시 tokidasi | →갈닦이 |
도땅 <totan | →함석 |
도땅판 <totan- | →함석 |
메지 meji | →사춤01 |
세끼이따 sekiita | →거푸집널 |
시가라 sigara | →모래막이 |
시가라미 sigarami | →모래막이 |
하꼬방 hako- | →판잣집 |
(이상 “우리말 큰사전”) |
|
구루마 | →짐수레 |
구루마꾼 | →짐수레꾼 |
노가다 | 토목 공사에서 일하는 막벌이꾼 |
메지 | 벽돌이나 석재를 쌓아 이을 때에 서로 닿아 이어지는 부분 |
세키이타 | 콘크리트를 부어 넣고, 단단해질 때까지 양 옆에 세워서 흘러나오지 않게 하는 널빤지 |
함바 | →밥집 |
(이상 “금성판 국어 대사전”) |
표제어 | 금성판 | 우리말 큰사전 | |
(가) | 구배(句配) | × (→물매·기울기) | × (→기울기 비탈 물매) |
(나) | 근고버력(根痼) | ○ | × (→보호버력) |
담가(擔架) | ○ (=들 것) | × (→들것) | |
당초(唐草) | ○ | × (→덩굴무늬) | |
연와(煉瓦) | ○ (=벽돌) | × (→벽돌) | |
평가(平家) | ○ (=평집) | × (→단층집) | |
당초회(唐草會) | ○ (=만달) | × (→만달) | |
(다) | 근석(根石) | - | × (→밑돌) |
맹벽(盲壁) | - | × (→온벽) | |
아연즙(亞鉛葺) | - | × (→함석지붕) | |
유회(油繪) | - | × (→유화) | |
유회구(油繪具) | - | × (→유화구) | |
말구(末口) | ○ (=끝동부리) | - | |
(참고)○:규범어, ×:비규범어, -:표제어 없음 |
6. 일본어 건설 용어에 대한 국어의 대응 양상
6.1. 건설 용어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광복 이후 일본어 건설 용어를 국어화하는 작업은 일찍부터 진행되어 지속되었다. 일례로 1948년 정부에서 간행한 ‘우리말 도로 찾기’도 ‘우와누리(上塗)’(덧칠(하다)), ‘시다누리(下塗)’(밑칠), ‘겐깡(玄關)’(문간), ‘가이당(階段)’(층대, 층층대), ‘도다이(土台)’(지대), ‘데이보(堤防)’(방축 뚝), ‘세끼고오(石工)’(석수 석수장), ‘오꾸유끼(奧行)’(안기장) 등의 토목 건축 용어를 순화하여 싣고 있다. 또 ‘미술·고고학 용어집 건축 편’은 고유어 및 한자어를 비롯하여 원래 우리말 용어가 있으면 그를 찾아 쓰고, 그렇지 않으면, 즉 전혀 새로운 개념의 일본어가 들어왔을 경우 우리말 용어를 새로 지어 싣고 있다. 해당 용어가 비록 일본에서 왔다고 하더라도 일반 어휘에서 우리 음으로 널리 쓰이는 한자어라면 그대로 우리 한자음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일본어 건설 용어를 국어화하는 대응 양상을 8,90년대의 수용 양상을 위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점을 들 수 있다.(가) | 무라나오시(斑直し) | -(A), 고름질(B, C, D, E, F) |
미즈네리(水練り) | -(A, C), 물비빔(B, D, E, F) | |
미즈시메(水締め) | -(A), 물다짐(B, C, D, E, F) | |
도도메(土止め) | -(A), 흙막이(B, C, D, E, F) | |
메도메(目止め) | -(A), 눈먹임(B, C, D, E, F) | |
마도다이(窓台) | -(A), 창대(B, C, D, E, F) | |
(참고) - : 해당 용어 없음 | ||
(나) | 나와바리(繩張り) | 줄띄기(A), 줄쳐보기(B, C, D, E), 줄쳐보기·줄치기(F) |
다마이시(玉石) | 알돌(A), 호박돌(B, C, D, E, F) | |
미즈모리(水盛り) | 물올림(A), 수평보기(B, D, E, F), 수평보기·물올림(C) | |
란쓰미(亂積み) | 허트려쌓기(A), 막쌓기(B, C, E). 막쌓기·허튼쌓기(F), -(D) | |
야리가타(遣方) | 표준틀(A), 기준틀(B), 규준틀(C, D, E, F) |
A:미술·고고학 용어집 건축 편(1955) | |
B:쉬운 말 사전(1984) | |
C:한국 건축 사전(1985) | |
D:건설 표준 용어 사전(1989) | |
E:최신 건설 용어 대사전(1991) | |
G:국어 순화 자료집(1992) |
기리이시(切石) | 가른돌(A), 다듬은돌(B, E), 가름돌·가듬돌(C), 다듬돌(C), 마름돌 절석(F) |
도도리(土取り) | -(A, C), 흙뜨기·채토(B), 객토(D), 토취(E), 취토(F) |
도도리바(土取場) | -(A), 채토장(B, C), 토취장(D, E), 취토장(F) |
데네리(手練り) | -(A, C), 인력비비기·삽비비기(B, E), 삽비비기(D), 손비비기(F) |
네리나오시(練直し) | -(A, C), 거듭비비기(B, E), 다시비빔(D), 고쳐비비기(F) |
한바(飯場) | -(A, C), 노무자 숙식소(B, E), 가처소(D), 현장 식당(F) |
가라쓰미(空積) | 메쌓기<토목> 건성쌓기<건축>(B, C, E, F) |
가사네쓰기테(重ね繼手) | 겹이음<토목> 겹침이음<건축>(E, F) |
네리쓰미(練積) | 찰쌓기<토목> 사춤쌓기<건축>(B, C, E, F) |
신즈미(芯墨) | 심먹(A, B, C, D, E, F) |
와리이시(割石) | 깬돌(A, B, D, E, F), -(C) |
마키자쿠(捲尺) | 줄자(B, F), 줄자·권척(C), 권척(E), -(A,D) |
세키훈(石粉) | 돌가루(B, D), 돌가루·석분(E, F), 석분(C), -(A) |
구게키(空隙) | 공극(D), 공극·빈틈(E, F), 빈틈(B), -(A, C) |
긴초기(緊場器) | 긴장기(E, F), 죄개(B), -(A, C, D) |
세키산(積算) | 적산(B, C, D, E, F), -(A) |
후치이시(緣石) | 연석(E, F), 연석·갓돌·변두리돌(C), 갓돌(B), -(A, D) |
스테이시(捨石) | 사석(D, E, F), 사석·베풂돌(B), -(A, C) |
훗고(覆工) | 라이닝(lining)(D, E, F), 뿜어붙이기(B), -(A, C) |
아테반(當て盤) | 버커(bucker)(D, E), 리벳홀더(rivet holder)(F), 받침판(B), -(A, C) |
노미기리(鑿切り) | 정다듬(C, D, E, F), 정다듬기(B), -(A) |
겐노다다키(玄能敲き) | 메다듬(C, D, E, F), 메다듬이 (B), -(A) |
도노코즈리(砥の粉摺) | 토분먹임(C, D, E, F), 토분먹이기(B), -(A) |
나라시(均し) | 고르기(C, E), 고르기·고르놓기(B), -(A, D, F) |
쓰리아시바(弔足場) | 달비계(C, D, E, F), 달비계·매단비계(B), -(A) |
기리이시(切石) | 다듬돌(D), 다듬돌·가름돌(C), 다듬은돌(B,E), 가른돌(A), 절석·마름돌(F) |
다테메지(竪目地) | 세로줄눈(C, E, F), 세로사춤(B), -(A, D) |
렌가와리(煉瓦割り) | 벽돌나누기(C, D, E, F), 벽돌나누기 벼름(B), -(A) |
메지고테(目地こて) | 줄눈흙손(C, E, F), 줄눈흙손·사춤인두(B), -(A, D) |
메지보(目地棒) | 줄눈대(E, F), 줄눈대·사춤대(B), -(A, D) |
하시라와리(柱割り) | 기둥나누기(C, E, F), 기둥나누기·기둥벼르기(B), -(A, D) |
오사마리(納り) | 아무림(C, D, E, F), 맞물림(B), -(A) |
기레쓰(龜裂) | 갈램·균열(C, F), 균열(B, D, E), -(A) |
데스리(手摺) | 돌란대(A), 돌란대·난간(C), 난간(B, D, F), 난간·손잡이(E) |
구리이시(栗石) | 조약돌(C, E), 조약돌·밤자갈(B), 막돌·호박돌(F), -(A, D) |
기리이시(切石) | 가른돌(A), 다듬은돌(B, E), 가름돌·다듬돌(C), 다듬돌(D), 마름돌·절석(F) |
6.2. 미술 용어
미술 용어는 분야가 다양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건설 분야에 비하여 일본어 용어를 국어화하는 데 있어 체계적이지 못한 느낌이 있다. 한국 미술 진흥 협회가 1여 년 동안 수집하여 1992년 문화부(당시)에 심의 의뢰한 미술 용어 순화안을 보더라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음이 이를 반증한다. 한 예를 들면 ‘우키바리(浮張)’에 대해 ‘뜰종이붙임, 보호배접, 중간배접, 뜬배접, 뜰배접’ 등으로 매우 다양한 의견이 나타나고 있다. 기타 다른 용어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우리말 미술 용어가 안정되어 있다면 이와 같은 양상은 나타나기 어렵다. 따라서 건설 용어처럼 미술 용어의 우리말 대응 과정의 흐름을 살펴보기는 어렵다. 다만 1992년 국어 심의회(1992년 5월 7일 국어 심의회 국어 순화 분과 회의)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어 미술 용어의 순화의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다.가라쿠사집게(唐草) | 덩굴집게 |
가이칸(碍管) | 사기대롱 |
스사(寸莎) | 반죽새 |
이바리(鑄張り) | 비짐이 |
기즈미(疪見) | 흠찾개·루페 |
도리루(drill) | 돌개(송곳)·드릴 |
빠데(putty) | 메움밥 |
엔마(えんま) | 뽑집게 |
사시코미(差翔込) | 꽂쇠·꽂이쇠 |
미즈바케(水刷毛) | 물귀얄 |
사키(先) | 귀두겁 |
덴(天) | (병풍)저고리 |
지(地) | (병풍)치마 |
7. 결론
건축 토목 분야를 비롯한 전문 분야에 일본어가 깊이 침투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고 그 현황도 여러 차례 조사 보고되었다. 이와 같은 앞서의 조사 연구를 바탕으로 본고는 지금까지 건설 미술 분야에 들어온 일본어의 모습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본고가 굳이 의미를 두고자 하는 것은 이들 분야에 간섭한 일본어의 실태를 단순히 소개하는 데보다는 이를 통하여 이들 분야에서 여전히 일본어가 널리 쓰이는 현실이 조금이나마 개선되기를 바라는 데 있다. 이에는 학술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실천적인 문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참고 사전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