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종합국어대사전 편찬】

-사전 편찬 방향 및 현황-

종합국어대사전의 집필 지침Ⅰ

양명희 /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사


1,집필 지침이 나오기까지

  종합국어대사전(가칭)1) 편찬 사업은 1992년에 시작되었다. 1992년은 준비 작업 단계로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북한어, 고어, 방언, 전문어, 어원, 뜻풀이, 용례 등의 분야로 나누어 전 연구원 14명과 사전 편수원 5명이 담당 분야의 기초 작업을 하였다. 1993년 사전 편찬실을 개편하여 편찬실장 외에 사전 편찬 전담 연구원 3명을 편찬실에 배치하였다. 집필 지침은 1992년 준비 작업은 단계에서 기존의 국어사전과 oxford, Larousse 등 외국 사전의 뜻풀이를 검토하여 그 문제점을 추출하고 이상적인 사전의 뜻풀이 방안을 모색한 것에 근거하여 1993년 7월에 뜻풀이 지침 시안을 300단어집의 부록으로 발간하였다. 이것은 연구원들 각자가 실제로 사전의 표제어를 100개 내외씩 뜻풀이하면서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수정한 것이다. 이 300단어집과 집필 지침(복사본)을 외부의 학자들에게 검토를 의뢰하여 적극적으로 그 의견을 수렴하여 또다시 회의를 거쳐 가며 1994년 3월에 『종합국어대사전』 집필 지침을 완성하였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300단어집을 검토하면서 과연 50만 단어를 모두 이 정도의 수준으로 집필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였다. 퇴근 시간을 넘기면서 수십 번의 회의를 거쳐 만든 지침의 수준은 기존 사전보다는 우수했다. 그러나 시간과 인력을 염두에 두면서 이상적인 사전의 모습은 점차 그 빛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빛을 유지하는 것은 좋은 사전을 만들고자 연구원들과 편수원들이 자신의 열정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1994년 3월의 집필 지침은 외부에 집필 의뢰를 하면서 점차 보완되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1994년 8월의 ‘『종합국어대사전』(가칭) 집필 지침 -일반어 집필자용-’이다. 이 지침은 제목에서 나타나듯 외부 집필자들이 일반어를 집필하는 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을 종합 정리한 것이다. 쉽게 지침을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집필자들은 하나같이 집필 지침이 어렵고 복잡하다고 하소연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뜻풀이 지침은 세 번의 변화를 겪었으나 기본적인 지침의 원칙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2). 본고는 집필 지침 중에 뜻풀이, 문법 정보, 참고 정보에 대하여 기술하겠다.


2. 뜻풀이

  『종합국어대사전』의 뜻풀이 지침의 주요 내용을 크게 기본 원칙과 어휘 부류별 뜻풀이로 나누어 기술하겠다.


          2.1. 기본 원칙

              2.1.1. 일반 원칙

  우리는 여러 사전 편찬학의 논문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기존 사전에서 많이 범했던 아래 예와 같은 순환적 뜻풀이를 피하고 표제어의 일부나 관련 어휘(비슷한말 등)를 사용하여 뜻풀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후자의 경우 예외를 인정하였는데 역시 분명한 규정을 두어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하였다3).
도대체 「부」 도무지.
도무지 「부」 도대체.

              2.1.2. 뜻풀이 형식

  뜻풀이는 정의의 형식을 따라 ‘종차+유개념’의 형식을 따르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명사는 명사(형), 동사·형용사는 각각 동사와 형용사로 풀이한다. 그러나 이 원칙도 예외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는데 부사, 관형사, 대명사, 감탄사 등과 호칭어·지칭어, 관용구·속담 등은 특히 정의의 형식으로 풀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래 예처럼 ‘~임을 나타낸다, ~라는 뜻을 나타낸다’와 같이 상위언어적(metalinguistic) 풀이를 허용하였다.
「명」 ④ ((‘-고 -고 간에, -나 -나 간에, -든지 -든지 간에’ 꼴로 쓰여)) 앞에 나열된 말 가운데 어느 쪽인지를 가리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낸다.
같다 「형」 ⑦ ((‘같아서(는)’의 꼴로, 마음 생각 따위의 명사나 일부 시간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쓰여) ‘…으로는, …에는’의 뜻으로 실제는 그렇지 않음을 나타낸다. ∥마음 “같아서는” 물에 뛰어들고 싶은데…….
  뜻풀이는 하나의 문장으로 함을 원칙으로 하였다. 그러나 이 원칙으로 인하여 간명해야 할 뜻풀이가 번잡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역시 예외를 인정하였다. 특히 전문어와 고유 명사의 풀이에서는 ‘정의 +설명’이라는 형식을 기본 형식으로 하여 뜻풀이를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하도록 하였다. 역시 일반어에서도 아래 예처럼 표제어의 특성이나 구조, 용도, 예시 등을 설명하기 위하여 이러한 형식을 사용했음은 물론이다.
「명」 (의존) (구어체) ‘것’의 준말. ‘이다’와의 결합형은 ‘거’로, 주격 조사 ‘이’와의 결합형은 ‘게’로 나타난다.
-거나 「어미」 ① ((의문사와 함께 쓰여)) 어떤 행동이나 상태 따위를 가리지 아니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흔히 ‘간에’가 뒤따른다.
  이러한 뜻풀이 형식 외에 다른 표제어를 참고하게 하는 단순 항목4) 의 뜻풀이 형식이 있다. 이 형식은 두 표제어의 뜻이 같다는 전제를 필요로 하는데 뜻의 차이가 풀이될 수 있다면 이 형식을 사용하지 않으며 관련 어휘가 그 뜻풀이에 모두 대응되지 않을 경우에는 단순 항목의 뜻풀이 형식을 사용하지 않고 각각 뜻풀이한다. 아래의 ‘거두다/걷다’가 그 예이다.
거두다 「동」 ① 널려 있거나 흩어져 있는 것을 한데 모아들이다. ② 여러 사람에게 돈이나 물건 따위를 받아들이거나 모아들이다. ③ 보람이나 승리, 성과 따위를 얻다. 「준」 걷다(①, ②).
걷다 「동」 ① 말아 올리거나 접다. ∥소매를 “걷다” ② 널려 있는 것을 치우다. ③ 여러 사람에게 돈이나 물건 따위를 받다. 「본」 거두다(②, ③).
  우리는 단순 항목의 뜻풀이 형식을 사용하여 기존 사전의 부표제어 뜻풀이 방식을 변화시켰다. 기존 사전은 주표제어 밑에 단순히 ‘-하다’ 등의 부표제어만을 올려 그 결합 가능성만을 보였으나 우리는 부표제어의 용례를 충분히 보이고 과연 부표제어가 주표제어의 모든 뜻으로 다 쓰일 수 있는지를 검증하기로 하였다.
거래-하다 「동」 ①【…을】=> 거래①. ∥상품을 “거래하다”. ②【…을】=> 거래②. ∥서신을 “거래하다”. ③ => 거래③. ∥큰댁 영감이 오시더라도 “거래하고” 들어 오시게 해라.<<洪命憙:임꺽정>> 거래-되다 「동」 ① => 거래①. ∥시골에는 농산물이 “거래된다”.
  즉 위의 예처럼 이제까지 기존 사전에는 없던 부표제어의 뜻풀이를 대응되는 주표제어로 가서 볼 수 있게 하고 또한 해당되는 용례를 함께 제시하였다. 만약 부표제어의 뜻 가운데 주표제어를 참고할 수 없는, 즉 주표제어와 다른 뜻이 발견된다면 그 표제어는 부표제어가 아니라 주표제어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뜻풀이 방식은 이제까지 사전 편찬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그냥 지나쳐 버린 부표제어에 대한 새로운 검증과 용례도 없이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부표제어의 쓰임을 실제 예를 통해 보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서로 관련되는 표제어, 예를 들어 동일 접사에 의한 파생어나 동일 구성을 이루는 합성어, 비슷한말이나 반대말 따위는 같은 뜻풀이 형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 원칙은 같은 뜻풀이 형식으로 풀이해야 하는 표제어별로 집필 의뢰가 되지 않았으므로 결국 교열 과정에서 형식을 통일할 수밖에 없다.


              2.1.3. 뜻풀이 용어

  뜻풀이 용어는 먼저 사전에 올라 있는 표제어만을 사용하도록 제한하였다. 풀이한 용어가 사전에 실리지 않은 것이라면 정확한 뜻풀이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뜻풀이 용어는 표제어의 정확한 뜻을 보일 수 있는 용어이어야 하며 쉬운 말을 사용해야 한다. 기준이 다소 추상적이지만 고졸 수준의 사전 이용자가 자신이 찾은 표제어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두 번 이상 사전을 찾게 하지 않아야 한다.
  뜻풀이 형식을 통일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뜻풀이 용어의 통일이다. 형식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용어의 통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우리는 각 사전을 비교해 가면서 자주 쓰이는 몇 개의 뜻풀이 용어를 통일하였는데 한자어보다는 고유어를 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여럿 중의 하나를 뜻하는 경우 ‘중’보다는 ‘가운데’를, 복수의 의미로는 ‘등’ 대신에 ‘따위’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들 용어들이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중’과 ‘따위’를 허락하였다. 집필 원고를 교열하는 중에 주로 한자어 뒤에 ‘중과 ’등‘이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가능하면 고유어를 사용하여 풀이하나 그렇다고 해서 한자어나 외래어보다 사용 빈도가 높지 않은 고유어 용어를 한자어 대신 사용하지는 않는다. 한편 한자어는 뜻의 이해에 도움이 되거나 한자를 변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 ) 안에 한자를 병기한다.
  뜻풀이 용어에서 문법 용어 처리도 단순한 문제는 아니었다. 일단은 사전의 뜻풀이를 위해 문법 용어가 필요하다면 학교 문법의 용어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학교 문법의 용어는 ‘홀소리, 닿소리’처럼 고유어로 순화한 용어가 많아 맞춤법 규정에 있는 ‘모음, 자음’ 등은 사전의 기본 표제어5) 가 되지 못한다. 결국 고등학교 문법 교과서의 문법 용어 목록을 만들어 일반화된 용어들과 비교하면서 선별하는 작업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 원칙은 학교 문법적인 것을 사용하나 명백히 일반화된 용어가 아니면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역시 이때도 이형태의 문법 형태들을 모두 나열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어 문법 형태의 대표형을 정하게 되었다. 대표형은 학계에서 인정되는 것으로 하였는데 의견이 대립되었던 것은 매개 모음이 들어가는 문법 형태들이었다. 결국 조사의 경우 받침 있는 체언 뒤에 오는 조사를 대표형으로 잡은 것과 궤를 같이 하여 매개 모음이 있는 것을 대표형으로 하였다.
같다 「형」 ⑦ ((‘같아서(는)’의 꼴로, 마음 생각 따위의 명사 또는 일부 시간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쓰여))‘…으로는, …에는 ’의 뜻으로 실제는 그렇지 않음을 나타낸다. 마음 “같아서는” 물에 뛰어들고 싶은데…….
  집필 지침은 꼼꼼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엉성하게 만들었을 경우 집필자들이 서로 다르게 집필을 해 오므로 교열의 부담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전 뜻풀이에 사용되는 부호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우리는 ‘-, …’와 ‘[ ], ( )’를 구분하였다. ‘-’은 생략된 용언 어간을 ‘…’은 생략된 체언을 표시하며, 관용구나 속담에서 비슷한 어구나 조사가 대체되어 사용되는 것은 ‘[ ]’을, 생략 가능한 조사는 ‘( )’를 사용하여 표시하기로 하였다. 또한 ‘[ ]’은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어절 단위로 사용한다.
가슴이 [가슴에] 찔리다 ∥“가슴에 찔리는” 한 마디에 모든 것을 다 털어놓았다.
‘가슴이 [에]’로 하지 않는다.
  그 밖에 몇 개의 부호가 더 사용되는데 관련되는 뜻풀이를 설명할 때 덧붙여 설명하기로 하겠다6).


              2.1.4. 뜻풀이 배열

  기존 사전을 검토하다 보면 최근의 사전일수록 뜻풀이가 세분화되어 배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단어의 정확한 쓰임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나 너무 세분화하여 뜻의 차이를 느낄 수 없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표제어의 품사가 다른 경우는 분할 배열하여 동음어로 처리하거나 로마 숫자(Ⅰ, Ⅱ, …)로 나누어 풀이하고, 품사는 동일하나 문법적 기능이나 문형 정보가 다를 때에는 아라비아 숫자(1, 2,…)를 써서 구별한다.
가가호호 Ⅰ 「명」 한 집 한 집. ∥“가가호호에” 쥐약을 놓다.
Ⅱ 「부」 집집마다. ∥“가가호호”방문을 하다.
-거니 「어미」 1 ① 이미 정해진 어떤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것이 다른 사실의 전제나 조건이 됨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흔히 뒤에는 의문 형식이 온다. 2 경험한 사
실에 바탕하여 인정 또는 추정의 뜻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듯이 나타내는 종결 어미.
  품사는 다르나 뜻풀이에 별 차이가 없는 아래의 ‘개괄적’ 같은 명사/관형사 표제어는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한. 또는 그러한 것.’의 형식으로 풀이하기로 하였다. 이 형식은 초기에는 기존 사전 방식처럼 ‘-한 (것)’의 형식을 사용하였으나 검토 의견을 받아들여 위의 형식을 쓰기로 하였다.
정-적 「명」「관」 정지하여 움직임이 없거나 조용한. 또는 그러한 것.
  다의어의 뜻풀이 배열 순서는 우선 기본 의미를 제시하고 그것에서 번진 뜻의 순으로 배열한다. 기본 의미와의 관련성 정도가 명확하지 않을 때에는 널리 사용되는 것을 우선 제시한다. 뜻풀이 배열 원칙은 이처럼 명확하나 실제 집필에서는 기본 의미를 제시한다는 것, 널리 사용되는 것을 제시한다는 것 모두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이제까지 기존 사전에서 현대에 쓰이지 않는 사어화된 뜻을 기본 의미라고 하여 뜻풀이 번호 일 번을 주는 태도를 우리 사전은 취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남한어와 북한어 중에 남한어를 먼저 풀이하고, 그 안에서 전문어보다 일반어를 먼저 풀이하고 일반어 뜻 안에서는 현대적인 의미를 먼저, 활용에 제한이 없는 의미를 먼저 제시하기로 하였다. 전문어는 전문어 영역이 여럿인 경우 그 용어를 먼저 사용한 영역을 먼저 제시하고 관련성의 정도에 따라 배열하나 이것이 분명하지 않다면 영역의 가나다순으로 배열한다. 다의어의 뜻풀이 배열 순서는 다음과 같다.
┌남한어 ┌일반어 ┌현대적인 의미 ┌활용에 제한이 없는 의미 →①
└활용에 제한이 있는 의미 →②
└안 쓰이는 의미 →③
└전문어 →④
└북한어 →⑤

 

          2.2. 어휘 부류별 뜻풀이7)

  가급적 비슷한 어휘 부류들은 같은 형식과 용어를 사용하여 뜻풀이를 해야만 통일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어휘 부류별로 뜻풀이 지침을 마련하였는데 때로는 품사별로 때로는 주표제어/부표제어/, 일반어/전문어로 나누어 그 기준이 일정하지 않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기본 원칙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많은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다. 세부적인 것이라 그 내용이 많으므로 특징적인 것 몇 가지에 대해서만 설명하겠다.


              2.2.1. 호칭, 지칭어

  호칭어는 ‘…을 부르는 말’로, 호칭어, 지칭어, 호칭·지칭을 넘나드는 단어는 ‘…을 이르는 말’로 풀이한다8).


              2.2.2. 부표제어

  2.1.2.에서 설명했듯이 부표제어의 뜻풀이 방식은 기존 사전과는 좀 차이가 있다. 이는 이제까지 뜻풀이와 용례가 없이 소홀히 다루어지던 부표제어를 주표제어와 마찬가지로 뜻풀이와 용례를 싣겠다는 것이며 동시에 부표제어를 주표제어와 같은 지위에서 그 뜻풀이를 다시 한번 검토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표제어의 사전에서 주표제어의 하위항으로 실리게 되므로 직접 뜻풀이를 하는 방식은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표제어의 의미가 주표제어의 의미와 동일한 경우 ‘=>’ 기호를 이용하여 주표제어로 돌리는 방식으로 풀이를 대신하고 주표제어로 돌릴 수 없는 부표제어의 의미는 별도로 아래의 ‘감쪽같이’ ③과 같이 뜻풀이하기로 하였다.
감쪽-같다 「형」 ① 어떤 행위가 남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다. ∥“감쪽같은” 그의 꾀에 모두들 넘어가고 말았다. ② 꾸민 일이나 고친 물건이 전혀 알아차릴 수 없도록 티가 나지 않다. ∥이렇게 땜질해 놓으니 “감쪽같구나”.
감쪽같-이 「부」 ① => 감쪽같다①.∥그들은 가짜를 “감쪽같이” 그에게 팔아 버렸다. ② => 감쪽같다.②. ∥부러진 담뱃대를 “감쪽같이” 고쳐 놓았다. ③ 아무 흔적이 남음이 없이. ∥조금 전까지 여기 있었던 사람이 “감쪽같이” 없어졌다.
  이러한 방식에 의하면 부사형 접미사가 결합한 ‘-이/히’ 형은 ‘=>-하다’ 형식으로 풀이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존 사전은 이제까지 ‘-하다’의 어근이나 명사를 주표제어로 하여 뜻풀이나 용례 없이 ‘-하다’를 부표제어로 실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기존 사전은 ‘골몰하다’의 풀이는 ‘골몰’에서 하고 ‘골몰’의 예로 ‘연구에 골몰하다’를 실었던 것이나 우리는 ‘골몰’은 “‘골몰하다’의 어근”으로 풀이하고 ‘골몰하다’를 주표제어로 하여 실제 뜻풀이를 하였다. 실제 쓰이지 않는, 다시 말해서 격조사가 결합할 수 없고 N-N구성으로 쓰일 수 없는 표제어는 어근으로 보아 “‘-하다’의 어근” 형식으로 풀이하고 실제로 쓰이는 ‘-하다’에서 풀이와 용례를 싣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어근의 경우 그 어근의 파생어가 여럿일 경우 한자어, 고유어 어근은 ‘-하다’ 형을, 의성의태어 어근의 ‘-거리다’ 형을 대표로 삼는다.


              2.2.3. 파생어와 복합어

  같은 접사가 붙은 단어는 가능하면 같은 형식과 용어를 사용하여 풀이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들 파생어 중에 ‘-거리다’ 파생어와 ‘-대다’ 파생어는 아래 예처럼 각각 뜻풀이하고 이들을 비슷한 말로 처리한다. 다만 서로 달리 뜻풀이할 수 없는 경우에는 동일한 뜻풀이도 허용한다9).
감실-거리다 「동」 어떤 물체가 먼 곳에서 어렴풋이 자꾸 움직이다. 「비」 감실대다.
감실-대다 「동」 어떤 물체가 먼 곳에서 힘 있게 자꾸 움직인다. 「비」 감실거리다.
  복합어는 ‘내려-가다, 내려-오다’처럼 같은 구성을 이루는 경우 그 풀이도 같은 형식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복합어의 풀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고리타분-하다’를 ‘고리고 타분하다’처럼 구성 성분을 단순히 나열하는 식으로 풀이하지 않는 것이다. 가급적 구성 성분을 찾아보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도록 뜻풀이한다.


              2.2.4. 문법 형태

  문법 형태는 2.1.3.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학교 문법적인 것과 학계의 사용이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꽤 있기 때문에 집필자 몇 명이 책임을 지고 문법 형태의 풀이를 전담할 계획이다. 기본 원칙은 가급적 전문적인 문법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쉽게 풀이한다는 것인데 풀이에 사용될 수 있는 유개념을 제한한 것도 이런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조사는 격조사와 보조사로 나누어 격조사는 주격 조사, 관형격 조사, 목적격 조사, 공동격 조사, 부사격 조사, 접속 조사만을 유개념으로 하여 풀이하고 어미는 선어말 어미, 종결 어미, 연결 어미, 명사형 어미, 관형사형 어미로 제한하였다. 그러므로 문법 형태의 풀이에 도구격 조사니 또는 종속적 연결 어미니 하는 용어는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문법 형태의 교체 조건이나 결합 조건에 사용되는 용어도 통일을 하였다. 받침에 따라 교체하는 ‘이/가’를 풀이할 때는 ‘모음 어간 뒤/자음 어간 뒤’를 쓰지 않고 ‘받침 있는 /받침 없는’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후자가 전자보다 사전 이용자들에게 쉬운 용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또한 서술격 조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이다’를 써서 풀이하는 태도 역시 이용자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다.
  접사는 접두사의 경우 ‘((…앞에 붙어)) …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풀이하고 접미사는 ‘((…뒤에 붙어)) …의 뜻을 더하고 …을 만드는 접미사’ 형식으로 풀이한다. 접미사가 품사를 바꾸지 않는다면 ‘…을 만드는’은 생략되어야 한다.


              2.2.5. 준말 및 약어

  우리는 준말을 일부 음운이나 일부 음절이 떨어져 줄어진 것만을 준말로 보았다. 또한 두 단어 이상으로 구성된 표제어에서 일부 음절을 뽑아 만든 단어는 약어로 보아 풀이 형식을 달리 하였다10). 그리고 준말도 약어도 아닌 ‘골기(骨器), 감탄부(感歎符)’같이 일부 음절이 떨어져 나간 단어들은 동의어로 처리하였다. 기존 사전은 준말의 개념을 넓게 사용하여 우리가 동의어나 약어로 본 단어들을 준말로 처리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가급적 줄어진 형태를 대략 세 부류로 나누어 준말, 약어, 동의어로 처리하였다.   본말과 준말의 뜻이 같은 경우 사용 빈도가 높고 일반적인 단어에서 정식으로 뜻풀이를 하고 다른 한 단어는 단순하게 ‘…의 준말’ 또는 ‘…의 본말’로 풀이한다11). 흔히 본말이 더 일반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외우다/외다’처럼 준말이 더 일반적인 경우도 있다.+/ 약어는 사용 빈도와 무관하게 원말에서 뜻풀이를 하고 약어는 ‘…를 줄여 이르는 말’ 형식으로 풀이한다. 영문 표기된 약어는 ‘=’ 부호를 사용하여 번역어를 참고하게 한다. 동의어는 사용 빈도가 높은 보다 일반적인 단어에서 뜻풀이하고 다른 단어에서 ‘=’를 사용하여 풀이된 동의어를 참고하게 한다.
거01 「명」(의존) (구어체)‘것’의 준말.
국련 ‘국가 연합’을 줄여 이르는 말.
아이비아르디 = 국제 개발 은행.
거리01 「명」 ① = 길거리. ∥명동 “거리”
가지01 「명」 ③ = 지겟가지. ④ ꡔ언어ꡕ = 씨가지. 접사(接辭).

              2.2.6. 의성의태어

  ‘잘가닥, 잘까닥, 잘카닥’처럼 한 계열을 이루는 의성의태어를 어감의 차이를 반영하여 각기 다르게 풀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12). 우리는 한 계열로 묶일 수 있는 의성의태어 중 가장 대표되는 표제어(여린말)에 뜻풀이를 하고, 다른 표제어는 그 뜻풀이를 반복한 뒤 대표 표제어와의 어감 차이를 몇 개의 용어를 사용하여 풀이하기로 하고 지침에 그 용어까지 제시하였다13). 그리고 풀이를 보충하는 방편으로 가능한 한 용례를 많이 제시하여 어감을 알 수 있도록 하였다.
잘가락 「부」 단단한 물건이 서로 맞부딪칠 때 나는 소리. ∥용례
잘까닥 「부」 단단한 물건이 서로 맞부딪칠 때 나는 소리. ‘잘가닥’보다 강한 느낌을 준다. ∥용례
잘카닥 「부」 단단한 물건이 서로 맞부딪칠 때 나는 소리. ‘잘가닥’보다 거센 느낌을 준다. ∥용례

              2.2.7. 방언, 오표기14)

  방언 표제어는 풀이 앞에 「방」을 표시하고 대응 표준어가 있을 경우 ‘…의 방언’ 형식으로 풀이한다. 그리고 그 뒤에 해당 방언 지역을 도 단위(경기, 충남 등등)로 하고 전국적으로 쓰이거나 지역을 명시하기 어려우면 지역을 생략한다.
강파르다 「형」「방」 ‘가파르다’의 방언.
비표준어나 잘못된 표기의 표제어는 ‘…의 잘못’으로 풀이한다. 기존 사전은 이 경우 화살표를 사용하여 해당 표준어를 참고하게 하였으나 일러두기를 읽지 않은 독자들이 오표기를 표준어로 잘못 착각하는 경우가 빈번하여 우리는 적극적으로 그 표제어가 잘못된 것임을 명시해 주기로 하였다.
간사지 「명」 ‘간석지’의 잘못.

              2.2.8. 북한어15)

  북한어는 ‘로동’처럼 남한의 ‘노동’과 뜻은 같으나 표기가 다르면 「북」을 표시하고 ‘=’ 부호를 사용하여 남한 표제어로 보낸다. 그러나 형태는 같으나 뜻이 다르다면 단독 표제어로 분리하지 않고 다의어로 처리하여 남한의 뜻풀이 뒤에 풀이를 한다.
  남한에 없는 표제어는 단독으로 풀이를 해야 하는데 이때 너무 이념적이거나 사상적인 풀이는 하지 않기로 하였다.
가늘어짐-도 「명」「북」 『농업』 뿌리목으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나무 줄기가 점차 가늘어지는 정도.

              2.2.9. 취음 표기

  ‘불란서(佛蘭西), 고초(苦草/苦椒), 동경(東京)’ 같은 취음 표기의 표제어는 ‘프랑스, 고추, 도쿄’의 동의어로 처리하지 않고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취음 표기인지를 풀어서 뜻풀이하기로 하였다. 뜻의 차이를 분명히 보여 준다는 취지에서 이렇게 풀이하기로 한 것이다.
불란서 ‘프랑스’의 음역어.
고초 ‘고추’를 한자를 빌려서 쓴 말.
동경 ‘도쿄’를 우리 한자음으로 읽은 이름.

              2.2.10. 순화한 말

  순화한 말을 사전에 반영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순화한 말은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예들이 많아 이를 기본 표제어로 하여 풀이하는 데는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감봉(減俸)’은 ‘봉급을 줄임’으로 순화되었으나 ‘봉급을 줄임’이 구로서 표제어의 지위를 갖기 어렵다는 문제 말고도 ‘감봉’이라는 단어가 더 일반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순화한 말보다는 순화 대상어 ‘감봉’을 사전에서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순화 대상어가 쓰지 않도록 확정된 경우나 ‘감봉’처럼 순화한 말(봉급 줄임)이 표제어가 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순화 대상어에서 정식 뜻풀이를 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풀이 뒤에 ‘…로 순화’라는 정보를 덧붙이고 이때 순화한 말은 ‘…을 순화한 말’로 풀이한다. 순화한 말에서 뜻풀이하는 경우는 순화 대상어는 ‘…로 순화’ 형식으로 풀이한다.
노견 「명」 ‘갓길’로 순화.
갓길 「명」 뜻풀이. ‘노견(路肩)’을 순화한 말.

              2.2.11. 특수어

  특정 계층, 집단에서 사용하는 말(은어, 궁중어, 유아어)은 ‘,’을 이용하여 아래와 같이 사용 영역을 나타내고 대응되는 표준어를 ‘…을 이르는 말’의 형식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형식으로 뜻풀이하기 어려운 경우는 독자적인 뜻풀이를 한다.
강아지 「명」 죄수들의 은어로, ‘담배’를 이르는 말.
수긴 「명」 궁중에서, ‘수건’을 이르던 말.
쉬-하다 「동」 어린 아이의 말로, 오줌을 누는 것을 이르는 말.
  유행어, 속어, 비어는 그 문체적 의미를 ‘()’를 이용하여 나타낸다.
가시01 「명」 ⑦ (비유적으로) 미운 사람. ∥“가시” 같은 존재
감다 「동」 ③ (낮잡는 뜻으로) 옷 따위를 호사스럽게 입다. ∥비싼 옷만 몸에 “감고” 다닌다고 멋이 있는 것은 아니다.

3. 문법 정보

  우리 사전의 문법 정보를 품사 정보, 활용 정보, 문형 정보, 기타 문법 정보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이 중에 문형 정보는 획기적으로 우리 사전에 도입된 것이나 아직은 그 연구의 미비함으로 처음의 초안보다는 아주 미비한 내용으로 우리 사전에 반영하게 됐다.


          3.1. 품사 정보

  품사를 어느 범위까지 제시하느냐 하는 문제도 쉽게 결정되지 않았다. 어미와 접사를 품사를 품사 정보란에서 제시할 것이냐 하는 것도 문제가 되었고 하위 품사를 어디까지 제시하느냐 하는 것도 논란이 되었다. 일단 뜻풀이를 끝까지 보지 않고도 그 표제어가 어미와 접사임을 알게 하기 위해 어미와 접사를 품사 정보란에서 제시하기로 하였으며 더 하위적인 분류, 예를 들면 ‘선어말 어미, 연결 어미, 종결 어미, 접두사, 접미사’ 등은 풀이에서 드러나게 하였다16). 이 외에도 어근, 어간, 격조사, 인칭 대명사, 자동사, 타동사 등은 품사 정보에서 제외되었다. 이들 역시 뜻풀이나 기타 문법 정보란에 반영되고 자동사, 타동사에 해당하는 정보는 문형 정보란에 반영한다. 또한 단어가 아닌 구는 품사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품사 정보란에 제시되는 정보는 다음과 같다.
「명」(=명사), 「명」(의존)(=의존 명사), 「대」(=대명사), 「수」(=수사), 「동」(=동사), 「형」(=형용사), 「동」(보조)(=보조 동사), 「형」(보조)(=보조 형용사), 「관」(=관형사), 「부」(=부사), 「감」(=감탄사), 「조」(=조사), 「어미」, 「접사」

          3.2. 활용 정보

  활용형은 ‘-어, -으니’ 형을 대표적으로 제시한다. ‘-어’는 모음 어미의 대표 예이고, ‘-으니’는 매개 모음을 취하는 어미의 대표 예이다. 자음 어미의 대표 예는 ‘-다’ 형으로 제시되는 표제어로 대신한 것이 된다. 이때 ‘가득-차다’처럼 IC 분석 기호가 있는 경우는 기호 뒷부분의 활용형, 여기서는 ‘-차, -차니’만을 제시하기로 하였다. 여기에 따르면 부표제어의 다수를 차지하는 ‘-하다’의 활용형 제시도 간편하게 된다.
  규칙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특이하게 활용하는 용언이나 발음 표시가 필요한 활용형을 가지는 용언 및 체언은 그 활용형을 ‘-어, -으니’ 뒤에 제시한다. 활용형이 줄어진 형은 그 형태를 활용형 옆에 ( ) 속에 넣어 제시한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사전이 「ㅂ불」이니 「여불」으로 표시한 불규칙 용언의 활용형을 직접 보여 준다는 장점 외에 규칙 용언의 예까지 제시하여 기존 사전이 지나쳤던 줄어 진 형이나 발음 변화를 겪는 형까지도 보여 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활용이 온전하지 못한 불완전 동사는 그 제한된 활용형을 활용 정보란에 표시하지 않고 예처럼 뜻풀이 앞에 ‘(( ))’ 부호를 사용하여 표시한다. 방언과 북한어는 활용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다17).
데리다 「동」 ((주로 ‘데리고’, ‘데려’ 꼴로 쓰여))

          3.3. 문형 정보

  용언의 문형 정보를 우리 사전에 도입하는 문제에 대한 논란은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많았다. 필요성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고 실제적인 적용에 따른 집필자 간의 견해 차이, 부담의 가중 등은 해결하기 어려운 큰 문제였다. 그러나 일 년 이상 문형 정보의 도입을 연구해 온 터이기 때문에 애초의 방안보다는 훨씬 후퇴했지만 어느 정도는 문형 정보를 사전에 반영하기로 결론 지었다.
  원칙적으로 정보는 용언의 제1논항을 제시하며 뜻풀이에 도움이 되면 제2논항과 다른 필수적 성분도 제시할 수 있다. 여기서의 논항은 해당 표제어가 문장에서 쓰일 때 의미론적으로 요구되는 성분을 의미한다. 따라서 논항에는 명사구뿐만 아니라 문장도 포함될 수 있다. 문형 정보의 기술 방식과 이에 사용되는 약호는 다음과 같다.
  (1) 명사구에 격조사가 결합된 논항은 ‘…격조사’ 형식으로 제시하고, 문장적 성분인 논항은 ‘-어미+격조사’ 형식으로 제시함을 원칙으로 한다. 인용절을 이끄는 조사 ‘고’는 격조사로 본다.
먹다 「동」【…을】 ∥벌써 아이가 밥을 “먹는다”.
고집-하다 「동」【-다고】 ∥할아버지는 시골에 사시겠다고 “고집하신다”.
  (2) 주어에 해당하는 논항은 문형 정보에 제시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
  (3) 이중 주어문의 ‘코끼리가 코가 길다’류는 대주어인 ‘코끼리’가 ‘길다’의 논항이 아니고, ‘코끼리의 코가 길다’류의 문장으로 규칙적으로 대응되며, 또한 이러한 부류의 이중 주어문이 가능한 용언 부류는 거의 제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어 논항을 하나만 취하는 일반적인 자동사와 같이 처리한다. ‘철수가 돈이 많다’류와‘나는 호랑이가 무섭다’류는 각각 대주어인 ‘철수가’, ‘나는’이 ‘많다’와 ‘무섭다’의 논항이고, ‘철수에게 돈이 많다’류와 ‘?나에게는 호랑이가 무섭다’류로 규칙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이】’의 문형 정보를 갖는 것으로 처리한다. 여기서 ‘…이’는 해당 용언의 제1차적 논항인 소주어를 가르킨다.
길다 「형」 ∥코끼리가 코가 “길다”. 주어 이외의 논항을 취하지 않는 형용사나 완전 자동사의 경우 어떠한 문형 정보도 표시하지 않는다.
많다 「형」 【…이】∥철수가 돈이 “많다”.
무섭다 「형」 【…이】∥나는 호랑이가 “무섭다”.
  (4) 조사가 여러 변이형을 가지는 경우 변이형들이 음운론적으로 조건된 이형태라면 대표형(받침 있는 체언 뒤에 오는 형태)만을 문형 정보에 표시한다. 변이형들이 음운론적으로 조건된 이형태가 아니라면 모두 표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다만 앞 말의 분포가 동일한 것은 역시 그 대표형만을 표시한다. 가령 처격 조사 ‘에’와 ‘에게’는 앞 말의 분포가 동일하지 않으므로 모두 문형 정보에 표시되나, ‘에게’나 ‘한테’는 문체상의 차이는 있더라도 앞 말의 분포가 동일하므로 대표형인 ‘에게’만을 표시한다. 이러한 기준에서 문형 정보에 제시되는 조사의 목록은 ‘이, 을, 에, 에게, 에서, 에게서, 으로, 과, 처럼, 보다, 만, 에 대해, 라고(직접 인용), 고(간접 인용)’로 한정한다.
  (5) 같은 뜻풀이에 두 개 이상의 문형 정보가 존재할 때에는 ‘【문형 정보】,【문형 정보】’의 방식으로 제시하고, 한 논항에 두 개 이상의 격 형태가 바뀌어 쓰일 수 있을 때에도 각각의 형태를 ‘【 】,【 】’ 형식으로 표시한다. 다만, 두 형태의 의미가 완전히 동일할 경우에는 ‘【…격조사/…격조사】’ 형식으로 제시한다.
맞다 「동」【…에】,【…을】∥범인이 총탄에 “맞았다”. ꁚ총탄을 “맞고” 신음하는 주인공
  (6) 동일한 뜻풀이에 자동사 유형과 타동사 유형이 별도로 구분되지 않는 자 타동사의 경우는 ‘【(…을)】’ 형식으로 표시한다. 그러나, 될 수 있으면 뜻풀이를 다르게 한다.
감실-거리다 「동」【(…을)】어떤 물체가 먼 곳에서 어렴풋이 자꾸 움직인다. ☞‘(…을)’은 자·타동사란 표시이지, ‘…을’이 생략 가능하다는 표시가 아니다.
  (7) 문형 정보는 뜻풀이의 일부이므로 문형 정보는 각 뜻풀이 번호 뒤에 제시한다. (예ㄱ. 참조). 다만, 모든 뜻풀이에 공통된 문형 정보는 모든 뜻풀이 앞에 제시되고(예ㄴ 참조), 뜻풀이가 몇 개의 문형 정보로 뚜렷이 나뉘어지는 경우에는 모든 뜻풀이를 각 문형 정보에 따라 나누고 그 앞에 공통된 문형 정보를 제시한다(예ㄷ. 참조).
ㄱ. 표제어 ①【문형 정보】 뜻풀이 ∥용례 ②【문형 정보】뜻풀이 ∥용례 ③【문형 정보】 뜻풀이 ∥용례
ㄴ. 표제어 【문형 정보】 ① 뜻풀이 ∥용례 ② 뜻풀이 ∥용례 ③ 뜻풀이 ∥용례
ㄷ. 표제어 1【문형 정보】 ① 뜻풀이 ∥용례 ② 뜻풀이 ∥용례 ③ 뜻풀이 ∥용례
2【문형 정보】 ① 뜻풀이 ∥용례 ② 뜻풀이 ∥용례 ③ 뜻풀이 ∥용례
  이 밖에 옛말, 방언, 북한어는 문형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다.


          3.4. 기타 문법 정보

  기타 문법 정보는 활용 정보나 문형 정보에 포함시킬 수 없는 활용상의 제약, 결합상의 제약 및 의미 선택 제한 등을 말한다. 이 정보는 뜻풀이 앞에 (( ))부호를 사용하여 제시하는 것으로 모든 문법적인 지식을 포함할 수 있다.

      (1) 결합상의 제약이나 통사 환경을 제시하는 경우

가03 「조」 ② ((‘아니다’의 앞에 쓰여))
같-이 「부」 ② ((공동격 조사 ‘과’ 뒤에 쓰여)) 서로 다름이 없이.∥내가 하는 것과 “같이” 하면 된다.
여간「如干」 「부」 ((뒤에 오는 ‘아니다’, ‘않다’ 따위의 부정어와 호응하여))
거리 「명」 ④ ((주로 ‘멀다’, ‘있다’ 따위의 주어로 쓰여)) 서로 다른 정도.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별로 매력적이지 못한 분야
객- 「접사」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쓸데없는 ’, ‘객쩍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느- 「어미」 ((다른 어미 앞에 쓰여))
가03 「조」 ((받침 없는 체언이나 체언류에 붙어)) ① 앞 말이 주어임을 나타내는 격조사.

      (2) 의미 선택 제한과 관련된 경우

가다 「동」 ④ ((‘손해’와 관련된 명사와 함께 쓰여)) 그러한 상태가 생기거나 일어나다. ∥손해 “갈” 장사를 누가 하겠나?
걸다02 「형」 ⑤ ((‘손’을 주어로 하여)) 손으로 하는 일이 잘 되어 가다.
걷다 「동」 ① ((‘길’따위를 목적어로 하여)) 다리를 번갈아 옮겨 디디며 움직이다. ∥길을 “걷다”
먹다01 「동」【…을】① ((사람이나 동물이 주어가 되어)) ∥아이가 벌써 밥을 “먹더라”. ② ((무생물이 주어가 되어)) ∥이 기계는 기름을 많이 “먹는다”. /종이가 습기를 “먹었다”.

      (3) 활용상의 제약을 제시하는 경우

같다 「형」 ⑤ ((‘같으면’의 꼴로 명사나 대명사의 단독형 뒤에 쓰여)) ‘…라도, …라면’의 뜻을 나타낸다.
있다 「동」 ⑩ ((구어체에서, ‘있지’, ‘있잖아’로 쓰여)) 어떤 대상이나 사실을 강조 확인하는 뜻을 나타낸다. ∥그 사람 “있지” 오늘 온대. / “있잖아요” 저는 못 가겠어요.

      (4) 굳어진 구성이나 제한된 환경을 제시하는 경우

간08 「명」(의존) ① ‘칸’의 비표준어. ② ((일부 합성어에 쓰여)) 집 간살을 세는 단위. ∥“윗간”/“초가삼간(草家三間)”/“대하천간(大廈千間)”
「명」(의존) ④ ((‘-은/는/었던/을 것이다’ 구성으로 쓰여)) 앞서 말한 사실에 대한 확신이나 추측, 의지를 나타낸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 )) 안의 ‘…앞에 쓰여, …을 주어로 하여’ 등의 용어도 일관성 있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4. 참고 정보

 &bnsp;참고 정보는 뜻풀이 외에 그 단어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부수적인 정보로서 우리 사전에는 주의, 관련 어휘, 참고 어휘가 포함되어 있다. 이 중 주의는 표제어에 관한 정보 중 여타 항에 포함되기 어려운 정보를 기술하기 위한 것으로 주로 북한어의 표기 차이나 용어 차이를 주의시킨다.
가두-녀성 「명」「북」 뜻풀이. \\*‘가두녀성’의 ‘녀성’은 ‘여성’의 북한식 표기이다.
  관련 어휘와 참고 어휘는 표제어로 수록된 것만을 밝히는 것이 원칙이며 관련 어휘와 참고 어휘가 뜻풀이 일부와 관련될 때는 뜻풀이 번호를 관련 어휘나 참고 어휘 뒤에 붙이고(괄호 속에 제시함) 뜻풀이 전체와 관련되는 경우는 별도의 표시를 하지 않는다.
거두다 「동」 ① 널려 있거나 흩어져 있는 것을 한데 모아들이다. ② 여러 사람에게 돈이나 물건 따위를 받아들이거나 모아들이다. ③ 보람이나 승리, 성과 따위를 얻다. 「준」 걷다(①, ②).

            4.1. 관련 어휘

  우리 사전의 관련 어휘에는 본말, 준말, 비슷한말, 반대말, 높임말, 낮춤말이 속한다. 즉 센말, 거센말, 큰말, 작은말은 관련 어휘에 포함되지 않는다18). 동의어는 각 뜻풀이 뒤, 용례 앞에 기호 없이 바로 제시하는데 동의어가 여럿일 경우는 가장 표준적이고 일반적인 표제어에서 뜻풀이하고, 다른 동의어 표제어는 뜻풀이한 표제어를 참조하게 한다.
느낌표 「명」 뜻풀이. 감탄부. 감탄 부호. ∥용례
감탄-부 「명」 = 느낌표.
감탄부호 = 느낌표.
일반어의 동의어는 최소한도만 인정하고 비슷한말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비슷한말로 처리하여 독자적으로 뜻풀이한다19). 그리고 비슷한말, 반대말은 각각을 직접 뜻풀이하고 서로 관련 어휘를 밝힌다.
가군 「명」 뜻풀이. 「비」 가부(家父). 가친(家親).
가부 「명」 뜻풀이. 「비」 가군(家君). 가친(家親).
가친 「명」 뜻풀이. 「비」 가군(家君). 가부(家父).
  본말, 준말은 주로 본말에서 직접 뜻풀이되기 때문에 대부분 본말에서만 준말을 관련 어휘로 밝힌다20).
높임말, 낮춤말은 평어에서 뜻풀이되므로 평어에서 관련 어휘를 밝힌다.
「명」 ① 뜻풀이. ② 뜻풀이. ③ 뜻풀이. 「높」 진지(①).
진지 「명」 ‘밥’의 높임말.

          4.2. 참고 어휘

  참고 어휘는 관련 어휘처럼 표제어와의 관계를 명시적으로 나타낼 수 없으나 표제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되는 어휘를 말한다. 참고 어휘는 같은 유형의 것을 함께 묶어 배열함을 원칙으로 하되 그 안에서는 가나다순을 따르도록 하였는데 실제 교열을 하다 보니 집필자 간에 참고 어휘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상당했다. 우리는 결국 구체적으로 참고 어휘에 포함될 수 있는 유형과 포함될 수 없는 유형을 정하게 되었는데 아래 유형은 참고 어휘에 포함되는 일반적인 유형이다.


      (1) 같은 유개념에 속할 수 있는 개념들(동류의 개념들)

고체 「참」 기체. 액체.
교착-어 「참」 굴절어. 고립어. 포합어.

      (2) 표제어의 상위 범주가 되는 어휘

동-지의금부사 「참」 동지사.
아파트 「참」 공동 주택.

      (3) 표제어의 하위 범주가 되는 어휘

겁-쟁이 「참」 겁꾸러기.
사회의학 「참」 산업 의학.

      (4) 표제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참조가 되는 말

망백 「참」 백수(白壽). ☞ ‘망백’은 91세, ‘백수’는 99세

      (5) 느낌이 다른 의성의태어

잘가닥 「참」 잘까닥. 잘카닥. 짤가닥. 짤까닥. 짤카닥. 찰가닥. 찰까닥. 찰카닥; 절거덕.
절거덕 「참」 절꺼덕. 절커덕. 쩔거덕. 쩔꺼덕. 쩔커덕. 철거덕. 철꺼덕. 철커덕; 잘가락
그랬다-저랬다 「참」 이랬다저랬다.
우들-우들 「참」 부들부들.

      (6) 구별해야 하는 말

건넌-방 「참」 건넛방.
  아래처럼 부표제어와 첩어 방언형은 참고 어휘로 처리하지 않는다.
갈쌍-이다 「참」 갈쌍거리다(×)
갈쌍 「참」 갈쌍갈쌍(×)
「참」 귀삼접(×)
  의성의태어의 참고 어휘 처리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우리는 센말이나 큰말 등을 각각 풀이하고 같은 계열의 단어들을 관련 어휘로 처리하지 않고 참고 어휘에서 처리하도록 하였다. 우선 관련되는 의성의태어를 작은말 계열, 큰말 계열로 나누고 각 계열별로 가장 여린말에서, 각 계열에 속한 어휘 전체와 다른 계열의 대표 어휘를 ‘;’ 기호 뒤에 제시하기로 하였다. 이 대표 어휘의 참고 어휘를 찾아봄으로써 전체 계열의 단어들을 모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같은 계열의 단어들을 보여 주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반작-거리다 「동」 뜻풀이. 「참」 반짝거리다. 빤작거리다. 빤짝거리다; 번적거디다. ☞ ‘번쩍거리다’는 제시하지 않음에 주의.

5. 맺음말

  종합국어대사전은 표제어나 뜻풀이의 균형 있는 체계를 항상 염두에 두었으며 간편하면서도 합리적인 편찬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국가 기관의 사업으로서 표준 사전의 성격에도 역점을 두었다. 그러나 벌써부터 우리 사전에 대한 아쉬움은 많다.
  종합국어대사전 집필 지침은 여러 연구원들의 열의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나 경험의 부족과 시간의 부족 등으로 부족한 점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사전 편찬학의 이론적 토대 위에 기존 사전이 결하고 있는 몇 부분을 보충하고 변화를 꾀하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기대를 해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