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방언과 사전
I. 들어가기
이 논문의 주제는 어쩌면 지나치게 야심적일지도 모른다. 방언학과 사전학, 언어 계획 및 이들 각 분야에 대한 북한의 특수한 사정들이 모두 망라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차례의 보고서에서 이 모든 주제들을 제대로 다 다룰 수는 없는 일이므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1) 언어 계획의 몇 가지 일반 개념을 소개하고, 2) 북한이 추진하는 언어 계획의 배경을 개괄하고, 3) 북한 사전의 이념적이고 규범적이며 통제적인 기능을 강조하고, 4) 북한에서 정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말다듬기’ 사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방언학의 역할을 소개, 예시하고, 5) 사전과 언어 계획 그리고 통일 한국에서 국립 국어 연구원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II. 북한의 민족주의와 언어 계획
이념화된 사회적, 정치적 통합 공동체로서의 민족주의는 세속 집단의 한 상징으로 언어를 필요로 한다. 자연스러운 사회적 동화(同化)가 흔히 강제적 동원보다 늦는 근대화 과정에 있는 공동체들에 있어서 집단의 응집력과 충성심을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인 언어는 언어 계획을 필요로 한다.2.1 언어 계획에 있어서의 언어 유형론과 언어관
북한의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기에 앞서, 남북한 양쪽에서 취하고 있는 언어 정책을 알아볼 수 있는 한국어 언어 계획의 유형론과 언어관에 대해서 잠시 논의해 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2.2 북한의 언어 정책: 그 배경
북한 언어 계획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짜는 김일성이 ‘언어학자들과 한 담화’를 발간한 1964년 1월 3일과 1966년 5월 14일이다. 이 담화에서 김일성은 언어를 공산주의 투쟁 과정에서 쓰이는 연장 내지 무기로 보는 자신의 국어관을 피력했다. 하지만 한국어는 완전하지 않다.III. 언어 계획에서 차지하는 사전의 역할
사전이 규범적일 수 있는가 또는 사전이 규범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사전 편찬자들은 서로 다른 견해를 취한다. 영미의 전통 속에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규범적 사전을 상당히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사전 편찬학에 관한 개설적 논문에서 하트만 Hartman(1983:5)은 사전을 만드는 일이 “어떤 규범적이거나 지시적인 규정을 제시하기보다 용법을 기록하는 기술적 작업”이라고 쓰고 있다. 그는 거의 경멸적인 어조로 사전이 “규모가 적거나 문화적으로 발달이 덜 된 공동체에서 기울이는 언어 계획자들의 의도적인 노력과 유사하게 중요한 표준화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면서도 “성문화된 용법이 중요하지만 사전의 주요한 목표는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란다우 Landau(1984:32)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용법에 근거한 모든 사전들은 기술적이다. 물론 적절히 제작된 사전들은 모두 용법에 근거해야 한다. 규범이란 것은 취향과 구별하기가 곤란하다.” 웰즈 Wells (1973:7)는 “사전이 용법의 표준을 정한다는 허구”에 관하여 적고 있다.3.1 북한의 사전들
&nbs0p; 북한의 사전에 관하여 남한에서 이루어진 최근의 연구는, 김일성의 두 번째 ‘언어학자들과 한 담화’와 ‘조선말규범집’이 출간된 1966년을 북한의 사전 편찬 역사상에서 어떤 새로운 시기, 즉 ‘통제 사전’의 개막을 알리는 이정표라는 점에 모두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그 이후로 나온 사전들은 다음과 같다.- | 서울말, 방언, 고어를 올리지 않았다. |
- | 이전의 사전보다 한자어, 외래어가 더 적게 나타난다. |
- | 어원과 한자를 포함하지 않았다. |
- | 단어의 정치적 의미와 정치적 표현에 우선 순위가 주어졌다. |
- | 김일성 저작과 혁명 소설 등으로부터 예문을 많이 가져 왔다. |
- | 명언과 성구, 속담을 더 많이 포함하였다(차재은(1991)에 따르면 6,400개라고 하는데, 조선문화어사전(1973)에는 811개가 있었음) |
- | 모음의 길이를 표시하지 않았고 형태론적인 분석을 하지 않았다. |
- | 고유 명사를 수록하지 않았다. |
- | 이 사전의 높은 정치적 속성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전문 분야에서 제외되었다.(와다 Wada:1989) |
- | ‘다듬은 말’에 우선이 주어졌다. |
- | ‘외래어’라는 이전의 술어가 ‘들어온말’이라는 고유어 술어로 대치되었다. |
- | 등등. |
IV. 언어 계획에 봉사하는 방언학
북한 언어 개혁의 ‘언어 순화’ 운동에서 새로운 단어와 표현의 한 원천은 방언이었다. 이 절에서 우리는 북한 언어 계획 사업이 북한 언어학에서의 방언학의 지위를 어떻게 재정의하였는지, 그리고 한국어를 풍부하게 하는 데 있어 방언 자료의 사용 뒤에 들어 있는 이론과 실제를 검토하고자 한다.V. 현대조선말사전(2판:1981) 검토
필자는 연구의 많은 부분을 소비에트 한국어 방언의 연구에 투입하기 때문에 자연히 함경 방언과 다른 북한 방언이 문화어의 발달에 끼친 영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1981년판 현대조선말사전(‘문화어학습’과 다른 북한 출판물에서의 목록이 보충된)을 훑어보면 놀랄 만큼 많은 방언 어휘가 나타난다. 아래에 제시된 대부분의 낱말은 서울 표준말 화자에게는 아주 생소한 것이지만 필자로서는 소비에트 한국어(고려말)로부터 잘 아는 것들이다.부사
2 날래명사
자연 세계VII. 결론
많은 방언 단어, 표현, 속담이 문화어에 편입이 되었지만, 이 사전은 그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단어들이 사전에 들어 있다면 바로 그 사실 자체로 이미 표준어이고 더 이상 방언이 아니다. 북한의 표준어는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더 풍부해졌다고 볼 수 있겠으나 앞으로 북한에서 나오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과 같이 방대하고 훌륭한 사전이 나올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