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본’의 씨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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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우리말본’은 처음 간행된 지 반 세기가 넘은 지금까지도1) 문법론의 주제를 다룰 때에 한번은 자세히 검토해 볼 만한 국어 문법의 고전이다. 특히 ‘우리말본’의 씨갈 [品詞論]2) 은 단순히 품사 분류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통사론은 물론 형태론 전반에 관한 현상을 분류하여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문법론 각 분야의 연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법론의 주제별 연구사 서술이 ‘우리말본’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그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증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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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사, 대명사, 수사는 ‘임자씨’로 분류된 예들이다.3
3.0.동사, 형용사, 지정사는 ‘풀이씨’로 분류된 예들이다.원시 | 완료시 | 진행시 | 진행 완료시 | |
현재 | -다 | -았다/었다 | -고 있다(-는/ㄴ다) | -고 있었다 |
과거 | -았다/었다 | -았었다/었었다 | -고 있었다 | -고 있었었다 |
미래 | -겠다 | -았겠다/었겠다 | -고 있겠다 | -고 있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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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관형사, 부사, 감동사는 ‘꾸밈씨’로 분류된 예들이다. 그러나 감동사를 ‘꾸밈씨’로 분류한 것은 ‘임자씨’가 세 품사, ‘풀이씨’가 세 품사인 것에 맞추어 ‘꾸밈씨’도 세 품사를 설정하여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李翊燮,1967;42) 받아들이기는 어렵다.5
5.0.조사는 ‘걸림씨’로 분류된 것이다. 조사는 체언, 용언, 수식어에 붙어서 그들의 문법적 관계를 보이거나 뜻을 더하는 품사로 정의하였다. 이 조사를 독립된 품사로 인정한 것은 ‘우리말본’을 대표할 만한 중요한 특징이다.6
6.0.조어법은 파생어, 복합어, 품사의 전성으로 나눈 결과가 되었지만 형태론의 기본인 형태소나 단어, 파생과 굴절 등의 개념을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다. 품사의 전성은 별도로 나누지 않고 파생어나 복합어에서 다루어도 좋을 내용이다.7
7.0. 언어 단위의 분류는 형식과 의미에 기준을 두어야 한다. 형식과 의미가 동일한 문법 단위는 하나의 문법 범주로 분류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 문법 단위의 분류에서 형식과 의미보다 통합 관계나 통사적 기능이 더 중요한 기준은 아니다. 이 글은 ‘우리말본’의 품사론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분류 가운데 형식이나 의미를 기준으로 한 것은 그 이후에 기준이 더욱 분명해지고 정리되기는 하였지만 현행 학교 문법에서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일 정도로 규범 문법에 미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그 분류 가운데 통합 관계나 통사적 기능을 일차적인 기준으로 한 것은 문제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글은 그러한 문제점을 들추어내기 위하여 ‘우리말본’과 현행 학교 문법을 함께 살펴보았다.(1) | 어제, 오늘, 내일, 지금 등: 명사 ⇔ 부사 ⇔ 관형사 |
(2) | 여기, 거기, 저기 등: 대명사 ⇔ 부사 |
(3) | 이, 그, 저 등: 대명사 ⇔ 관형사 |
(4) | 다섯, 여섯, 일곱, 열, 백 등: 수사 ⇔ 관형사 |
(5) | 왜, 정말, 글쎄, 어디 등: 부사 ⇔ 감탄사 |
(6) | 신, 빗, 배, 품, 누비 등: 명사 ⇔ 동사 |
(7) | 크다, 늙다, 붉다 등: 동사 ⇔ 형용사 |
(1) | ‘-이나,-이나마,-이야,-이라도,-인들’: 보조사 ⇔ ‘이다’의 활용형 |
(2) | ‘-이고,-이며’: 접속 조사 ⇔ ‘이다’의 활용형 |
(3) | ‘-이/가’: 주격 조사 ⇔ 보격 조사 |
(4) | ‘-와/과’: 여동격 조사 ⇔ 접속 조사 |
(5) | ‘-으로’: 처소격 조사 ⇔ 자격격 조사 ⇔ 기구격 조사 |
(6) | ‘-아/어,-지’: 종결 어미 ⇔ 종속적 연결 어미 ⇔ 보조적 연결 어미 |
(7) | ‘-고’: 인용 조사 ⇔ 대등적 연결어미 ⇔ 종속적 연결 어미 ⇔ 보조적 연결 어미 |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