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국어의 의성어·의태어]

국어사전에서의 의성 의태어 처리

조남호 /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사

1. 서론

  국어사전은 국어에 관한 정보를 표제어를 중심으로 수록하여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紙面을 최대한 절약하면서 독자가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수록하기 위하여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록해야 하며,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록하기 위해서는 국어에 대한 연구 결과로 밝혀진 국어의 특성을 어떻게 체계화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국어사전은 모든 정보가 하나의 표제어를 중심으로 제시되면서 하나의 완결된 구조를 형성하고 다시 그 구조들이 모여 전체 구조를 형성시키는 체제를 가진다. 사전의 이러한 특성에 따라 사전에 대한 연구도 한 표제어의 세부 항목에 대해 그 항목에 정보를 어떻게 수록할 것인가를 다루는 태도와 표제어의 유형을 분류하여 각각의 유형에서 특수하게 제기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태도로 나누어질 수 있다. 물론 이 둘의 연구는 대립적이지 않고 상호 보완적이다. 최근에 사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사전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사전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이 전자의 관점에서 접근해 왔다. 의성 의태어 문제를 다루는 본고는 후자의 관점에서 접근하게 된다.
  의성 의태어가 풍부함은 국어의 중요한 특징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의성 의태어만 수록한 사전으로 ‘조선말 의성 의태어 사전’, ‘조선말 의성 의태어 분류 사전’, ‘朝鮮語象徵語辭典’ 등이 출간되기도 했다. 이 사전은 모두 나라 밖에서 출간된 것으로, 그만큼 국내에서는 의성 의태어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 순수 학문으로서 국어학 연구가 深化되어야 그것을 응용하는 분야인 사전에 대한 연구도 심화될 수 있는 것이므로 의성 의태어의 많은 특성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한 현재의 상태에서 우리의 논의는 일정 부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형을 지칭하는 용어와 용어의 사용 범위조차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실정이기 때문에 첫 출발부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본고는 의성 의태어를 국어사전에서 처리하는 문제를 다루고, 논의의 범위를 일반 국어사전으로 국한하고자 하므로 여기서는 이 문제를 검토하지 않는다. 의성 의태어라는 용어로 소리를 모사하거나, 모양을 모사한 단어를 두루 칭하고자 한다. 의성 의태어가 국어에 존재한다는 데 異議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용어에 대한 정의가 일반 국어사전에서의 처리 방향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국어에서 의성 의태어가 풍부하게 된 중요한 이유로 연관되는 어휘를 생산하는 방법이 체계적으로 잘 발달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래서 실로 불규칙이 많은 인간의 언어 현상에 있어서 어찌 이렇게 일부러 꾸민 것같이 지극히 규칙적으로 발달한 어휘 유형이 있을까 하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鄭寅承,1938:12). 의성 의태어의 이러한 특징은 사전을 체계적으로 편찬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적지 않은 문제를 제기한다. 본고에서는 다른 유형에 속하는 표제어에서도 제기되는 일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고 의성 의태어의 특성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주로 다루도록 한다.
  본고에서는 논의를 위해 6종의 사전을 그때그때 참조하거나 상호 비교하였다. 앞으로의 논의를 위해 각 사전은 편의상 가 사전, 나 사전 등으로 부르도록 한다.

가 사전: 금성판 국어 대사전
나 사전: 이희승 편 국어 대사전(수정 증보판)
다 사전: 신기철‧신용철 편 새 우리말 큰 사전
라 사전: 한글 학회 편 우리말 큰 사전
마 사전: 언어 문학 연구소 사전 연구실(1962), 조선말 사전
바 사전: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1992), 조선말대사전

2. 표제어 선정

  국어사전에 모름지기 모든 국어 어휘가 표제어, 또는 최소한 부표제어로 올라야 함에는 별로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다만 새로 생긴 말이나,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유행어, 개인이 독특하게 쓰는 어휘는 新語辭典처럼 특수한 사전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사전에서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일반 사전은 성격상 사회적으로 공인을 받은 정보만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말이 생기거나, 기존의 어휘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 일은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거듭된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적 차원에서 시작되겠지만, 사회적으로 공인을 받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사회적 공인을 거쳐야 비로소 국어사전은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공인을 거쳐야만 국어사전에 오를 수 있음은 의성 의태어의 경우도 예외라고 하기 어렵다.
  의성 의태어는 외부 세계를 언어적으로 모사한 어휘로 새로운 모사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존재하며, 이러한 요구를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국어에서는 잘 발달해 있기 때문에 의성 의태어의 경우 새로운 단어를 접하기는 어렵지 않다.

(1) ㄱ. 한 손 편에는 개천이 흐르고 판자 가게에 매달린 등불이 그 넓고 얕은 수면에 이렁이렁 무늬를 던졌다(92).
ㄴ. 직원실 앞 복도에서 그녀는 목도리를 벗어 들었다. 그리고는 또 한동안 꼬무작꼬무작 망설였다(100).
ㄷ. 은순이는 눈물 콧물을 닦아내어 굴쩍굴쩍 젖은 손수건을 힘대로 움켜쥐었다(105).
ㄹ. 서슬에 은순이도 맹꽁하게 앉아만 있을 수도 없어 맹기적맹기적 일어났으나(170).
ㅁ. 경애는 약간 겸연쩍은 듯이 웃어 보이더니 수걱수걱 걸어 들어와 모친 곁에 앉았다(171).
ㅂ. 그 쪽은 벌컹 방문을 잡아 열었다(328)
ㅅ. 빠슬빠슬 질퍽질퍽하는 소리와 축축한 습기는 선뜻하게 차가운 어둠안에 그득하여(337).
ㅇ. 진눈깨비는 지금은 비를 닮은 쪽으로 많이 기울어 끝없는 넋두리같이 구질게 지룩지룩 내려지고 있었다(343).1)

  의성 의태어가 외부 세계를 언어적으로 모사한 어휘라고 해서 사회적 공인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흔히 지적되는 예인 수탉 울음소리의 경우처럼 외부 세계의 소리를 모사하는 경우에 있어서조차 언어 간에 차이가 있는데, 이는 언어 기호와 의미 사이의 관계가 필연적이지 않고 자의적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사회적 약속에 의해서 자의적인 기호가 특정 의미를 대표하게 되는 것인데, 사회적 약속이란 곧 사회적으로 공인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회적 공인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문헌을 조사해서 가부를 결정할 수도 있지만, 사전 편찬자의 직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런데 의성 의태어에서 제기되는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의성 의태어를 체계적으로 선정하는 문제로, 이는 의성 의태어가 생산력이 높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다. 의성 의태어는 연관되는 어휘를 생산하는 방법이 극도로 발달해서 하나의 단어가 있으면 그 계열에 속하는 일군의 단어의 존재를 쉽게 인정할 수 있다. 생산 방법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자음 모음의 교체이다. 국어에서 의성 의태어에는 자음 및 모음의 교체에 의하여 만들어진 일군의 단어가 있음은 일찍부터 알려져 鄭寅承(1938)에서 이미 그 교체 양상이 자세히 기술된 바 있다. 자음 모음의 교체는 현대 국어에서도 의성 의태어에서 여전히 활발하다.
  둘째는 반복이다.2)

(2) 굼틀 - 굼틀굼틀, 굽실 - 굽실굽실, 기웃 - 기웃기웃,
툭 - 툭툭, 탁 - 탁탁, 쿵 - 쿵쿵……

  때로는 部分反復이 되기도 한다.

(3) 둥실 - 두둥실, 때굴 - 땍때굴, 아삭 - 아사삭,
쪼롱 - 쪼로롱, 쿵작 - 쿵작작…… 3)

  반복은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도 가능하다.

(4) ㄱ. 굼틀굼틀굼틀, 굽실굽실굽실, 기웃기웃기웃, 날름날름날름,
툭툭툭, 탁탁탁, 쿵쿵쿵쿵……
ㄴ. 아사사삭, 따르르릉, 쪼로로롱, 아차차차차,
쿵작작작 (蔡琬, 1985:66)

  셋째는 ‘-하다’, ‘-거리다’, ‘-대다’, ‘-이다’가 붙어서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모든 의성 의태어에 붙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일정한 제약이 존재한다. ‘-하다’의 경우는 반복형과의 결합도 자유로우며, ‘-거리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4)

(5)    덜그럭덜그럭거리다, 북적북적거리다, 산들산들거리다, 씨근씨근거리다, 작금작금거리다, 쿨눅쿨눅거리다, 허전허전거리다, 흐느적흐느적거리다(조남호, 1988:59)

  그러면 이처럼 생산력이 높은 의성 의태어가 사전에서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를 ‘잘가닥’ 계열의 단어들을 예로 들어 살펴보도록 하자. 각 사전에 실린 단어를 조사해 보면 크게 ‘잘가닥, 절거덕, 절가닥’, ‘잘각, 절걱, 절각’의 소계열이 존재한다.5)  각 소계열은 1음절의 ㅈ이 ‘ㅈ-ㅉ-ㅊ’으로 교체되고, 2음절의 ㄱ이 ‘ㄱ-ㄲ-ㅋ’으로 교체되기 때문에 각각 9개의 교체형이 존재하며,6)  각각의 교체형에 대해 ‘×× ×하다, ××하다, ×거리다, ×대다, ×이다’형의 관련 어휘가 존재한다.7)  이 중에서 ‘절가닥’, ‘절각’ 계열은 바 사전에만 나온다. 그러나 ‘철가닥, 쩔각, 쩔깍’은 빠졌다. 그리고 라 사전에만 ‘잘각, 절걱’ 계열에 ‘×이다’형이 있다. ‘잘가닥, 잘각, 절거덕, 절걱’ 계열만 보면 가 사전과 나 사전에는 ‘짤가닥, 짤각, 짤카닥, 짤칵, 쩔거덕, 쩔걱, 쩔커덕, 쩔컥, 찰가닥, 찰각, 철거덕, 철걱, 찰까닥, 철꺼덕’이 없다. 다 사전에는 ‘짤카닥, 짤칵, 쩔커덕, 쩔컥, 찰까닥, 찰깍, 철꺼덕, 철꺽’이 없다. 라, 마, 바 사전에는 모두 올라 있다. 해당 단어가 없는 경우 관련 어휘도 모두 없다.8)
  관련 어휘까지 포함하면 ‘잘가닥’ 계열의 단어는 모두 324개이다. 그러면 이들 단어가 모두 실제 언어에서 확인되었기 때문에 수록된 것일까? 분명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중에서 확인되는 예는 소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앞서 지적한 유형에 의하여 생산이 가능한 단어들이 일률적으로 반영된 것을 볼 수 있다. 라 사전에만 ‘잘각이다’형이 수록되고 바 사전에만 ‘절가닥’ 계열이 수록된 것 역시 사전 편찬자들이 한두 단어가 존재하는 것을 근거로 하여 같은 계열에 대해 일률적인 처리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9)
  여기서 우리는 사전 편찬자들이 확인되는 모든 단어를 수록한다는 원칙 이외에 표제어 수록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또 하나의 원칙으로 삼아 표제어를 선정하려고 노력했음을 볼 수 있다. 어휘의 세계는 음운 ‧문법의 세계와 달라서 규칙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 규칙으로 만들어지는 어휘가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다. 단어 형성론에서 ‘가능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단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 어휘가 가지는 이러한 특성을 지적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의성 의태어의 경우는 의미나 형태 면에서 별다른 제약 없이 규칙적으로 단어를 생산해 낼 수 있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확인된 것만을 수록하는 것으로 사전 편찬자의 임무가 끝난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존재하는 모든 어휘를 시간과 인력에 일정한 제약이 존재하는 사전 편찬 과정에서 모두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표제어 수록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에 보다 비중이 주어져야 할 것이고, 분명히 어떤 단어가 존재하지 못할 필연성이 없다면 체계상의 빈칸을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서 든 ‘절가닥’ 계열을 예로 든다면, 먼저 사전 편찬자는 ‘절가닥’ 계열의 어떤 단어가 국어 어휘로 존재하는가를 결정해야 한다. 혹은 실제 언어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국어 어휘로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국어 어휘로 존재한다는 결정을 내린다면 같은 계열의 모든 단어들을 심의해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모두 수록하도록 해야 한다. 필자의 개인적 판단으로는 ‘절가닥’이 국어의 단어인 정도로 ‘철가닥, 쩔각, 쩔깍’도 국어의 단어이다. 더구나 체계를 고려해 볼 때 ‘철각, 쩔가닥, 쩔까닥’이 존재하는데 그에 대응되는 짝이 없다는 것은 기묘하다. 그러므로 바 사전은 ‘철가닥, 쩔각, 쩔깍’까지 모두 올렸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지적할 점은 국어사전에서 하나같이 자모음의 교체, 반복형 등은 반영했으되 再反復形과 ‘××거리다’형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점이다.10)   사전 편찬 전통에서 이 유형의 말들은 단어로 인정하지 않았던 듯하다. 그런데 이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자가 규칙적이기는 하되 예측이 불가능한 반면 후자는 규칙적이면서 예측도 가능하다.

(6) ㄱ. 잘가닥: (큰) 절거덕 (센) 잘까닥‧짤까닥 (거) 잘카닥‧찰카닥
ㄴ.잘그랑: (큰) 절그렁 (센) 짤그랑 (거) 찰그랑
ㄷ.잘금: (큰) 졸금‧질금  (센) 짤금
ㄹ. 잘바닥: (큰) 절버덕 (거) 찰바닥
ㅁ. 잘잘: (큰) 절절 (센) 짤짤

  (6)은 가 사전에서 뽑은 예로 비슷한 환경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자모음의 교체 양상이 단어마다 다르다. 그리고 ‘잘근잘근 - 잘끈잘끈’, ‘잘잘 - 찰찰’에서는 의미가 전혀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는 대응되는 단독형이 없이 반복형이 존재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반복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비해 일단 반복이 가능한 의성 의태어는 재반복이 자유로우며, ‘×거리다’가 가능하면 ‘××거리다’도 모두 가능하다. 예측이 가능하다면 일러두기에서 지적해 두고 표제어로 수록하지 않는 것도 사전의 지면 절약이라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이렇게 처리한다면 동일한 유형의 표제어는 모두 수록하지 않는 것이 사전을 체계적으로 편찬하는 것임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11)


3. 뜻풀이

  독자가 사전을 찾는 경우는 어떤 단어의 뜻을 알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뜻풀이는 사전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뜻풀이는 해당 표제어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해 줄 수 있도록 기술되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정확히 기술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표제어를 의미 범주에 따라 분류하여 각 유형별로 일정한 방식으로 뜻풀이가 되도록 원칙을 정해 두고, 의미상 관련 있는 단어들을 상호 비교하면서 의미 차가 잘 드러나도록 뜻풀이를 진행한다면 뜻풀이하는 작업이 훨씬 쉬워지고, 뜻풀이도 체계적으로 될 것이다.
  의성 의태어의 뜻풀이에 대해서는 이미 李克魯(1938)에서 논의된 바 있다.

(7)  우리가 이런 類似語를 註解할 때에는 마땅히 關聯된 말을 全部 한 곳에 모아 놓고 그 서로 사이에 뜻의 差異點을 發見하여야 된다. 만일 그리 아니하고 흩어 놓고 註解를 한다면 뜻이 모두 서로 같을 수도 있고 또는 서로 바뀔 수도 있다(p. 26).

  (7)의 인용문은 李克魯(1938)의 결론 부분에 나오는 말로 이미 이때 체계적인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 태도는 들고 있는 예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8) ㄱ. 방긋방긋: 소리 없이 입을 주장으로 움직이어 잇달아 웃는 꼴이니, 무겁고 여무지고 自然的인 和氣를 나타내는 웃음. (‘벙긋벙긋’의 작은말. ‘빵긋빵긋’의 본말)
벙긋벙긋 : 소리 없이 입을 주장으로 움직이어 잇달아 웃는 꼴이니, 무겁고 여무지고 自然的인 和氣를 나타내는 웃음. (‘방긋방긋’의 큰말. ‘뻥긋뻥긋’의 본말)
뱅긋뱅긋 : 소리 없이 입을 주장으로 움직이어 잇달아 웃는 꼴이니, 무겁고 여무지고 意識的인 妙味를 나타내는 웃음. (‘빙긋빙긋’의 작은말. ‘뺑긋뺑긋’의 본말)
빙긋빙긋 : 소리 없이 입을 주장으로 움직이어 잇달아 웃는 꼴이니, 무겁고 여무지고 意識的인 妙味를 나타내는 웃음. (‘뱅긋뱅긋’의 큰말. ‘삥긋삥긋’의 본말)
ㄴ. 상긋상긋 : 소리 없이 입을 주장으로 움직이어 잇달아 웃는 꼴이니, 연하고 여무지고 自然的인 和氣를 나타내는 웃음. (‘성긋성긋’의 작은말. ‘쌍긋쌍긋’의 본말)
성긋성긋 : 소리 없이 입을 주장으로 움직이어 잇달아 웃는 꼴이니, 연하고 여무지고 自然的인 和氣를 나타내는 웃음. (‘상긋상긋’의 큰말. ‘썽긋썽긋’의 본말)
생긋생긋 : 소리 없이 입을 주장으로 움직이어 잇달아 웃는 꼴이니, 연하고 여무지고 意識的인 妙味를 나타내는 웃음. (‘싱긋싱긋’의 작은말. ‘쌩긋쌩긋’의 본말)
싱긋싱긋 : 소리 없이 입을 주장으로 움직이어 잇달아 웃는 꼴이니, 연하고 여무지고 意識的인 妙味를 나타내는 웃음. (‘생긋생긋’의 큰말. ‘씽긋씽긋’의 본말)

  (8)의 예는 ‘笑聲에 對한 副詞’로 든 예 중의 일부인데, ‘自然的: 意識的, 연하다: 무겁다’라는 용어를 마치 의미 자질처럼 이용하여 각 단어 간의 의미 차를 드러내고 있다. 같은 태도를 최근에 나온 국어사전에서도 볼 수 있다.

(9) 까닥: 고개를 앞뒤로 가볍게 움직이는 꼴
까댁: 고개를 앞뒤로 좀 가볍게 움직이는 꼴
까딱: 작은 고개를 앞뒤로 세게 움직이는 꼴
까땍: 작은 고개를 앞뒤로 좀 세게 움직이는 꼴
끄덕: 고개를 앞뒤로 거볍게 움직이는 꼴
끄덱: 고개를 앞뒤로 좀 거볍게 움직이는 꼴
끄떡: 고개를 앞뒤로 세게 움직이는 꼴
끄떽: 고개를 앞뒤로 좀 세게 움직이는 꼴

    (9)의 예는 라 사전에 제시된 뜻풀이이다. ‘가볍다, 거볍다, 세다, 좀, 작다’ 등이 의미 자질처럼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계열의 단어들 사이의 의미 차를 잘 보여 줄 수 있는 표현을 선택하여 체계적으로 뜻풀이를 하게 된다면 좋은 뜻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래 (10)의 인용문에서 지적되고 있듯이 복잡 다기한 면모를 보이는 의미를 기술하면서 이런 태도를 기계적으로 반영하려고 하면 오히려 정확한 의미를 포착 못할 수도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10)  본딴말[의성 의태어]에 다른 어휘 부류와 구별되는 유형화의 특성이 있다고 하여 개별적, 단어의 뜻을 일정한 격식에 맞추어 기계적으로 해석하려 해서는 안 된다. 뜻풀이의 격식화는 산 뜻을 반영할 수 없게 한다. 물론 유형별 특성에 따라 뜻풀이 방식을 정하고 일정한 격식을 내세울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을 절대화해서는 안 된다. ……뜻풀이의 기본 임무는 언어 현실에서 쓰이고 있는 뜻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토대하여 풀이를 주는 것이다. 때문에 본딴말에서 언어 자료를 기초로 하여 뜻을 분석하고 풀이하는 원칙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정순기 외, 1984:235).

  또한 때로는 같은 계열에 속하는 단어들 사이에 현저한 의미 차가 있는 경우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라 사전은 ‘까닥’에 ‘움직이거나 변동되어서는 안 될 것이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잘못 변동되는 꼴’이라는 의미를 제시하였는데, 이와 유사한 의미는 ‘까딱, 까댁, 까땍’에만 나타나 있다.
  (8)의 예에서 하나 더 주목되는 점은 ‘작은말’과 ‘큰말’의 뜻풀이가 전혀 동일하다는 점이다.

(11) ㄱ. 이 斑紋에 對한 큰 말의 註解는 위에 보인바 작은 말의 그것과 꼭 같이 하고 다만 끝에 괄호 안에 작은 말을 들어서 그것의 큰 말이라고 쓴다(p. 14).
ㄴ. 된소리로 된 말들은 여기에 벌리어 놓지 아니하나, 例外가 없이 다 말이 된다. 그런데 된소리로 된 말은 뜻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다만 語感과 語勢가 셀 뿐이다( p. 22).

  (11ㄱ)은 ‘斑紋의 여러 가지에 對한 形容詞’에 속하는 예를 드는 자리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자음의 교체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11ㄴ)의 인용문으로 미루어 보건대 모음의 교체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본 듯하다. 그렇지만 (12)를 보면 모든 경우에 큰말과 작은말을 동일하게 뜻풀이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12) ㄱ. 얼금얼금하다: 굵고 옅게 얽은 자국이 성기다(“알금알금하다”의 큰말)
알금알금하다: 잘고 얕게 얽은 자국이 성기다(“얼금얼금하다”의 작은말)
ㄴ. 히쭉: 걸어가며 힐끗 보면서 웃는 꼴(“해쭉”의 큰말)
해쭉: 걸어가며 할끗 보면서 웃는 꼴(“히쭉”의 작은말)
ㄷ. 우글우글: 많은 물이 좁은 면적으로 야단스럽게 자꾸 끓는 소리(“오글오글”의 큰말)
오글오글: 적은 물이 좁은 면적으로 야단스럽게 자꾸 끓는 소리(“우글우글”의 작은말)

  모든 경우든 아니든 이러한 태도가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면 훨씬 경제적으로 사전 편찬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앞의 (8), (9)처럼 번거롭게 일일이 풀이할 필요 없이 하나의 표제어에서만 풀이하고 다른 표제어에서는 풀이된 표제어로 가보라는 표시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앞의 ‘까닥’처럼 의미 차가 있는 경우는 그 의미를 따로 풀이해야 할 것이지만. 가 사전이 바로 이런 태도를 취하여서, 자음의 교체에 대해서는 ‘~의 센말, ~의 거센말’ 형식으로 풀이하고 있다.12)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자모음이 교체된 단어들이 語意가 차이가 나느냐, 아니면 語感이 차이나는 것에 불과하느냐이다. 어의가 다르면 당연히 뜻풀이는 달라질 것이다. 어감의 차이에 불과하다면 다시 어감의 차이를 반영할 것이냐, 반영한다면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많은 예를 검토하지 못한 상태에서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되도록이면 뜻풀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13)
  다른 표제어를 지시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앞서 (6)에서 보았듯이 ‘큰말, 센말’등이 둘 이상이 있을 때 그 둘 사이는 어감까지 동일한 단어가 되고 만다. 물론 더 세분하여 ‘약한 센말, 아주 센말’ 등으로 표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큰말, 센말’이 音聲에서 오는 청각적 인상에 바탕을 둔 구분이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각적 인상에 의하여 어감의 차이가 생기는 데 불과하다 하더라도 한 계열 내에서 구현되는 구체적인 어감의 차이는 계열마다 각각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사전에서 밝혀주지 않는다면 결국 사전을 찾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되므로 그만큼 독자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설령 어감의 차이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같은 계열의 단어들을 면밀히 비교하여 어감의 차이를 유형 분류하고 이를 뜻풀이에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제 의성 의태어 관련 어휘의 풀이를 체계적으로 하는 문제를 살펴보자.

 
끄떡  ① ‘끄덕’의 센말. ② 조금 움직이는 모양  고개를 앞으로 가벼이 꺾어 움직이는 모양  끄떡이는 모양. ‘끄덕’의 센말  고개를 앞뒤로 세게 움직이는 꼴  끄떡이는 모양.  고개를 얼핏 세게 숙였다가 드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끄떡끄떡  ‘끄덕끄덕’의 센말  풀이 없음  연해 끄떡거리는 모양. ‘끄덕끄덕’의 센말  끄떡거리는 꼴  고개를 앞뒤로 세게 자꾸 움직이는 모양  고개를 자꾸 세게 숙였다가 드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끄떡하다  풀이 없음  풀이 없음  풀이 없음  고개 따위를 아주 세게 한 번 움직이다  (보라) 끄떡  풀이 없음
끄떡끄떡하다  풀이 없음  풀이 없음  풀이 없음  =끄떡거리다  (보라) 끄떡끄떡  풀이 없음
끄떡거리다  ‘끄덕거리다’의 센말. 끄떡대다  머리를 자꾸 앞뒤로 꺾어 흔들다  머리를 자꾸 앞뒤로 세게 움직이다  고개를 앞뒤로 세게 자꾸 움직이다  자꾸 끄떡끄떡하다  자꾸 끄떡끄떡하다
끄떡대다  = 끄떡거리다  ☞끄떡거리다    =끄떡거리다    잇달아 자꾸 끄떡끄떡하다
끄떡이다  ‘끄덕이다’의 센말  머리를 앞뒤로 세게 꺾어 움직이다  머리를 앞뒤로 세게 움직이다  고개를 앞뒤로 매우 거볍게 움직이다  고개를 앞뒤로 세게 움직이다  고개를 세게 숙였다 들었다 하다

  위의 도표에서 사전마다 뜻풀이 방식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13)  일부 사전에서는 《하다》형이나 《거리다》형을 기본형으로 보고 부사형의 뜻풀이는 《……거리는 모양(소리)》, 《……하는 모양(소리)》 등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것은 본딴말의 기본형을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다》형과 《거리다》형은어디까지나 파생된 단어이므로 기본형으로 볼 수 없다(정순기 외, 1984:247).

  필자는 (13)의 인용문에 나타나는 태도가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파생된 단어가 현저하게 사용 빈도가 높다든가,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여 파생 관계의 선후가 거꾸로 인식된다든가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이 되는 표제어를 풀이해야 한다. 관련 어휘 중에서 단독형이 기본이 되므로 단독형을 풀이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의미상의 이유로 단독형이 없이 반복형만 존재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반복형을 기본이 되는 표제어로 삼아야 한다. 다른 관련 어휘들은 기본이 되는 표제어의 뜻풀이에 근거하여 풀이를 해야 된다.
  이들 관련 어휘는 기본이 되는 표제어의 의미로부터 쉽게 그 의미를 예측해 낼 수 있다. 이들의 경우처럼 분포가 넓고 생산력이 높을수록 의미가 특수화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보통 기본이 되는 표제어의 문법적 특성을 바꾸거나 일정한 의미 자질을 추가하는 데 그치게 된다. 반복이나 ‘-하다, -거리다, -대다, -이다’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동안 학계에서 여러 차례 논의가 이루어진 바 있으므로 그 결과를 참고한다면 이들 관련 어휘의 뜻풀이는 충분히 유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 사전에서 ‘자꾸, 잇달아 자꾸’라는 표현을 이용하여 ‘×거리다, ×대다’를 풀이한 것은 이러한 유형화가 의미를 정확히 포착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논외로 한다면 좋은 태도로 생각된다. ‘-하다’의 경우처럼 전혀 뜻풀이를 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뜻풀이를 하지 않는 문제는 의성 의태어에 국한되지 않고 사전 전체의 뜻풀이 방향과 관련되어 최종 방침이 결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4. 용례 제시

  사전의 뜻풀이를 보완하기 위해 용례를 제시하게 된다. 특히 의성 의태어는 쓰이는 환경에 제약이 심하기 때문에, 바꾸어 말하면 부사로서 수식할 수 있는 동사가 상당히 제약되기 때문에 용례를 제시함으로써 해당 표제어의 사용 범위를 알려 주는 것이 필요하다.
  국어사전의 처리를 앞서의 ‘잘가닥’을 가지고 다시금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표제어 수와 예문의 수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표제어 수 132 132 139 234 216 306 1159
예 문 수 12 5 2 34 18 72 143

  총 예문 수는 97종의 표제어에 대해 143개이며, 각 관련 어휘별로는 ‘×’형이 40종에 76개, ‘××’형이 40종에 47개, ‘×거리다’형이 7종에 10개, ‘×하다’형이 6종에 6개, ‘×대다’형이 4종에 4개가 나온다. ‘×대다’형은 모두 바 사전에만 나오며, ‘××하다’, ‘×이다’에 대해서는 예문이 하나도 실리지 않았다. 예문의 편재가 심한 것을 볼 수 있으며, 예문이 제시된 표제어 수가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지적했던 것처럼 의성 의태어의 경우는 어떤 환경에서 쓰이는가를 제시하는 것이 단어의 쓰임을 잘 보여 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점은 관련 어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문헌을 조사한다 하더라도 모든 표제어에 대해 예문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14)  여기서 동일한 유형의 예문을 반복하여 사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생긴다. 이 방안은 비단 문헌 證據의 부족을 메운다는 것으로 의의가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계열의 표제어는 사용 환경이 거의 동일하면서도 표현 효과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이고, 관련 어휘는 사용 환경이 유사하되 덧붙는 의미에 의해 약간의 차이를 보이므로 예문을 반복 사용하여 이들 사이의 차이를 보여 줄 수 있다면 뜻풀이의 보완이라는 예문 제시 목적이 그만큼 달성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예문의 유형을 조사해 보면 다른 표제어에 대해서 동일한 유형의 예문이 사용되는 것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잘가닥’의 경우를 보면 ‘자물쇠 여닫는 소리’를 나타내는 환경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4) ㄱ. 잘가닥: 자물쇠를~걸다(나), 자물쇠를 여는 소리가~난다(라), 자물쇠 열리는 소리가 잘가닥 나더니(바)
ㄴ. 잘가닥잘가닥: ~쇠를 거는 소리(라)
ㄷ. 잘카닥: ~ 자물쇠를 잠근다(라)
ㄹ. 절꺽: 자물쇠를 ~ 채우다(바)
ㅂ. 절컥: ~자물쇠를 여는 소리가(마)
ㅅ. 짤가닥: 자물쇠를 ~ 채우다(바)
ㅇ. 짤각:  자물쇠를 ~ 건다(라)
ㅈ. 짤깍: 자물쇠를 ~ 잠근다(라), 책상 서랍에 작은 자물쇠를 ~ 채우다(바)
ㅊ. 찰가닥: 자물쇠를 ~ 열었다(라), 자물쇠가 ~ 잠기다(바)
ㅋ. 찰각: 자물쇠가 ~ 잠기다(바)
ㅌ. 철커덕하다: 철커덕하고 자물쇠가 열리다(가)15)

  이외에도 ‘문 여닫는 소리, 기계 움직이는 소리’ 등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어사전들의 이러한 예문 제시 태도는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바로 의성 의태어가 갖는 특성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태도를 보다 체계화하여 예문 제시를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편 표제어 사이의 쓰임의 차이를 보여 줄 필요가 있으므로 동일한 유형의 문장을 반복해 쓰되 가능하다면 각 관련 어휘 간의 차이를 보여 주는 표현을 첨가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절컥’에 대해 ‘철문을~ 닫았다’로 제시하고 ‘절컥절컥’에 ‘철문을 ~ 닫았다 열었다 한다’와 같이 주는 방식이다. 같은 계열의 특정 표제어만 특별히 쓰이는 환경이 있다면 그에 적합한 예문을 아울러 제시해야 될 것이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잘가닥’ 계열에서 ‘사진찍는 소리’가 그에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사진 찍는 소리’(셔터 누르는 소리)를 마 사전은 ‘짤칵’에서 예문으로 들고 있고, 바 사전은 ‘잘카닥잘카닥, 잘까닥, 찰칵, 짤카닥, 짤칵, 짤칵짤칵’에서 들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나 사전으로 ‘짤칵, 찰칵’에서 ‘사진기의 셔터 따위를 누를 때 나는 소리’를 뜻풀이에서 따로 제시하였다. 그만큼 ‘사진 찍는 소리’가 이들 표제어에서 두드러지게 쓰인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증거이다. 계열 전체의 뜻풀이가 체계적으로 되야 함을 감안한다면 별도로 독립시켜 뜻풀이해야 할 정도로 의미가 두드러지게 다르지는 않다고 판단되는 ‘사진 찍는 소리’를 구태여 뜻풀이에서 독립시키지 않고 사진을 찍는 소리를 모사하는 데도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여 뜻풀이하는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사진 찍는 소리’는 같은 계열 내에서도 특정 단어로만 모사되므로 그 점을 보여 줄 예문은 따로 제시하는 것이 생생한 언어 현실을 반영해 주는 방법이 된다.
  마지막으로 하나 지적할 점은 의성 의태어는 사용 문맥이 중요하기 때문에 예문에서 반드시 그 문맥이 드러날 수 있도록 예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 사전에 나오는 것처럼 ‘ ~하고 맞물리다,~하고 떨어지다, ~ 떨어지다’와 같이 예문을 제시하는 것은 전혀 어떤 소리를 모사하는 것인지를 보여 주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야 할 예문 제시 방법이다.


5. 참고 어휘 제시

  마지막으로 참고 어휘의 제시에 대해 검토한다. 가나다순을 기준으로 표제어를 배열하는 사전에서는 상호 깊은 관련이 있는 표제어가 한 곳에 모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상호 관련이 있는 표제어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서 참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사전에서는 참고 어휘를 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먼저 국어사전에서 참고 어휘를 어떻게 제시하는지를 ‘찰카닥’을 가지고 살펴보자.

(15) 가 사전: (큰) 철커덕        (센) 짤까닥
나 사전: (큰) 철커덕        (여린) 잘가닥        (센) 잘까닥‧짤까닥
다 사전: (큰) 철커덕 ‘잘가닥, 잘까닥, 짤가닥, 짤까닥, 찰가닥, 잘카닥’의 거센말
라 사전: (큰) 철커덕        (여린) 잘가닥        (센) 짤까닥
마 사전: (참고) 철커덕, 짤카닥, 찰까닥
바 사전: (참고) 철커덕, 잘카닥16)

  사전마다 제시하는 내용이 크게 차이난다. ‘잘가닥’계열의 다른 단어를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우리는 참고 어휘가 표제어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주기 위한 것임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것은 곧 체계적으로 제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한 계열의 어느 단어를 찾아도 같은 계열의 단어를 추적해 나갈 수 있도록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북한에서 나온 마, 바 사전의 경우는 ‘거센말’등을 사용하지 않고 다만 ‘(참고)’라고 하여 참고 어휘를 제시하고 있다. 뜻풀이를 어떻게 하는가가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체계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같은 계열의 단어들을 이처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은 표제어 간의 관련성을 드러내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분류 기호를 정하는 문제는 따로 검토해야 되겠지만 ‘(거), (센)’ 등 분류 기호를 이용하여 제시하는 것이 각 표제어 사이의 관련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17)  이 경우 분류 기호의 사용 범위에 다소 문제가 있다. ‘짤까닥’은 ‘잘가닥’의 센말이지 ‘찰카닥’의 센말이 아니므로 ‘찰카닥’에 대해서 ‘짤까닥’을 ‘(센)’으로 제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앞서 (6)에서 나타난 것처럼 계열에서 ‘(센)’이 빠지는 경우가 있음을 고려하면 ‘(센)’을 제시해 주는 것이 원래 ‘(센)’이 계열에 없는 표제어와의 대비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좋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여린) - (센) - (거)’의 대립은 각 표제어를 중심으로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계열을 중심으로 하여 보여 주는 것이다.
  앞의 (15)의 예가 사전마다 큰 혼란을 보이는 것은 ‘(여린)’에 대해 하나 이상의 ‘(센), (거)’가 있다는 데 있다. 여기서 필자는 사전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참고되는 말’을 표시하는 방법에 주목한다. ‘(센)’과 ‘(여린)’을 하나의 단어만 있는 것으로 보고 나머지는 ‘참고되는 말’을 나타내는 기호를 별도로 두어 표시하는 방안을 생각하는 것이다.

(16) 잘가닥: (큰) 절거덕        (센) 짤까닥        (거) 찰카닥
짤까닥: (큰) 쩔꺼덕        (여린) 잘가닥        (거) 찰카닥

            * 잘까닥, 짤가닥, 짤카닥18)

찰카닥: (큰) 철커덕 (잘가닥) (센) 짤까닥

            * 잘카닥, 찰가닥, 찰까닥

잘까닥: (큰) 절꺼덕 * 짤까닥

……

  (16)의 내용은 여러 가지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잘가닥 - 짤까닥 - 찰카닥’ 외에 ‘잘가닥 - 잘까닥 - 잘카닥’, ‘잘가닥 - 짤가닥 - 찰가닥’을 하나의 계열로 인정하는 것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으며, ‘짤카닥, 찰까닥’을 어디에 무엇을 기준으로 배치할 것인가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그 변형이 어떻게 되든 분류 기호 외에 또 하나의 참고 어휘 제시 기호를 추가하여 사용하면 참고 어휘의 제시가 훨씬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 ‘ *’는 자음의 교체뿐 아니라 모음의 교체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17) 까닥: (큰) 끄덕        (센) 까딱 * 까댁
까댁: (큰) 끄덱        (센) 까땍 * 까닥
……

  참고 어휘가 多義語일 경우에는 어디에서 참고 어휘를 제시하는가가 문제될 수 있다. 이 점에서 제일 특징적인 사전이 라 사전이다. 라 사전에서는 다의어일 경우 각 뜻풀이 항목마다 참고 어휘를 반복 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불필요한 지면 낭비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번거롭게 할 필요 없이 참고 어휘는 뜻풀이 마지막에 두되 뜻풀이의 일부 항목에만 관련되는 참고 어휘인 경우는 그 앞에 뜻풀이의 항목 번호를 추가해 주면 될 것이다. 이미 이러한 방법은 나 사전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뜻풀이의 마지막 항목에만 관련되는 참고 어휘와의 혼동도 피할 수 있게 된다.


6. 결론

  지금까지 국어사전에서 의성 의태어를 처리하는 문제를 크게 표제어 선정, 뜻풀이, 용례 제시, 참고 어휘 제시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표제어 선정에서는 의성 의태어가 연관되는 어휘를 생산하는 방법이 극도로 발달했다는 점을 고려하여 같은 계열의 단어들을 체계적으로 수록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뜻풀이 역시 같은 계열의 단어들 사이의 의미 차 - 또는 어감 차 - 가 잘 드러나도록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문제를 다루고, 관련 어휘를 뜻풀이하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용례에 대해서는 의성 의태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동일한 유형의 예문을 반복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요함을 지적하였으며, 참고 어휘 제시에서는 같은 계열의 단어를 상호 유기적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의성 의태어는 사전 편찬에 있어서 같은 계열의 어휘를 상호 비교하면서 체계적으로 정보를 수록할 수 있음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는 했지만, 자연 언어에서 흔히 목격되는 불규칙함이 의성 의태어에서도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 체계화에 집착하면 살아 있는 국어의 모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본고에서 국어사전의 의성 의태어 처리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다루지는 못했다. 필자의 머릿속을 맴돌기는 하지만 아직 그 현상을 제대로 다룰 위치에 있지 못해 미해결로 남겨둔 문제도 있다. 의성어에 속하는 표제어에 ‘-하다’가 붙은 형태를 단어로 볼 수 있는가, 혹시 부사+동사의 구성을 가진 구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떠나지를 않았다. 의성 의태어는 문법적으로도 고유한 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다루지 못했다. 동음 이의어와 다의어의 구분은 비단 의성 의태어에 국한된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의성 의태어가 같은 계열에 속하는 일군의 어휘를 가지고 있다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러한 특성을 동음 이의어와 다의어를 구분하는 데 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어 보인다. 이 점 역시 다루지 못했다. 자모음의 교체나 반복은 다른 어휘 부류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다른 부류와 의성 의태어에서 이들 현상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 그러면 그것을 어떻게 사전에 반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필자가 궁금해 하기는 했지만 역시 다루지 못했다. 필자의 역량이 일차적으로 문제이기는 하지만, 학계의 연구가 미흡하여 그 현상의 특수한 성격이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아서 사전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논의하지 못한 점도 있다. 좋은 사전의 편찬은 학계의 연구가 축적되지 않고서는 기대하기 어려움을 새삼 확인하였다. 



참고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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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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