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편찬 한국어 대역사전의 현황과 문제점
1. '외국인 편찬 한국어 대역사전'에 관한 것이 내게 주어진 테마이다. '외국인 편찬'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편찬한'이란 뜻으로 쓰이나, 여기에서는 이것을 '외국인을 위하여 편찬한'이라고 확대 해석하기로 한다.
그런데 언어 사전이란 대체로 사전 사용자와 사전 편찬자의 구별에 의해서, 내국인을 위하여 편찬한 사전(A)과 외국인을 위하여 편찬한 서적(B), 그리고 내국인이 편찬한 사전(a), 외국인이 편찬한 사전(b)으로 나누인다. 또한 언어 사전은 자국어를 알기 위한 것(α)과 외국어를 알기 위한 것(β)의 구별도 있다.
대체로 α는 주석 사전(국어사전), β는 대역사전이 되는 셈이다. 또 대개는 α-A-a란 도식이 성립되지만, 더러는 α-A-b도 있을 수 있고 α-B-a/b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β가 되면 좀 복잡하다. β-A와 β-B가 분명히 차이 있다. '외국어-한국어 사전(X한 사전)'도 '한국어-외국어 사전(한X 사전)'도 각각 A와 B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X한 사전 A와 한X 사전 A는 원래 X어를 배우는 한국인을 위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어를 배우는 X어를 배우는 것이 되기도 하고, 거꾸로 X한 사전 B와 한X 사전 B는 원래 한국어를 배우는 X어 사용자를 위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인을 위한 것이 되기도 한다. 즉 일반적으로 대역사전 A는 외국어 중심이고 대역사전 B는 내국어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자에 비해서 후자가 자국어에 관한 지시가 풍부한 데 대하여 전자에서는 자국어에 관한 지시가 거의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β-A-a, β-B-b란 도식이 성립된다. 또한 β의 경우 a도 b도 편찬 과정에서 X어 사용자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일부분은 A와 B를 겸한 것이 있다 (β-A/B). 이 경우는 한국어도 X어도 다 지시가 셈이다.
지금 한국에서 나오는 영한/한영, 독한/한독, 불한/한일, 노한사전 등은 다 A(그리고 a)이기 때문에 한국어 부분의 지시가 소홀하다.
한국에서 출판되는 일한 사전의 일본의 주석 사전(국어사전)(α)을, 한일 사전은 한국의 주석 사전(국어사전)(α)을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중 일본인들도 흔히 사용하는 安田吉實·孫洛範 共編 'エ ツセ ンス韓日辭典'(民衆書林, 서울)은 한국어 올림말에 문교부식 로마자로 발음을 표시했을 뿐이고(1) 나머지는 한국의 국어사전의 형식과 똑같다. 일한 대역사전(β)은 성립상 주석 사전(α)과 별 차이 없을 때도 있게 된다. 일한 사전(A-a)이 되면 한국어 부분에 발음이 붙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본인들에게는 별로 편리하지 못하다.(2)
2. 이리하여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대역사전(α)의 경우, 내국인이 편찬했느냐 외국인이 편찬했느냐(a냐 b)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편찬이 내국인을 위한 것보다 외국인을 위한 것이(A보다 B) 더 중요하고 그것도 X한 사전보다 한X 사전이 더 중요한 것이다.(3) 아마도 한일/일한 사전과 한중/중한 사전의 편찬자로서는 현 단계에서는 한국어를 아는 일본인과 중국인보다 일본어와 중국어를 아는 한국인이 대역 부분을 맡을 자격이 훨씬 많이 있을 것이다.(4) 러시아 어와 영어의 경우도 비슷할지도 모른다.
여기에서는 다음 것만 들기로 하겠다.
3. 위에 든 사전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해방 후 이런 사전 편찬은 주로 일본, 중국, 구소련, 미국에서만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네 나라에서 내국인(한국인)이 편찬에 참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구소련, 미국에서는 외국인도 편찬에 노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宋'이 해방 후 처음으로 편찬된 사전이지만 극히 어휘 수가 빈약했다. '天理'는 실질적으로 내국인에 의해서 편찬된 것인데 대역 부분이 너무 간단하다. '大阪'은 본격적인 대사전으로 약 20년에 걸친 세월이 걸렸다. 補卷에는 북한의 어휘가 수록되었다.
'코스모스'는 철저하게 학습용으로 편찬된 것으로 어휘 수가 빈약하다. 위에서 '宋'과 '天理'는 이미 역사적인 사명을 마치고 지금 그리 사용되지 않는 것 같다.(8) 중국과 구소련에서는 위에 든 것 이외에도 몇 가지 있었다. 또한 제정 러시아 때도 사전 편찬의 시도가 있었다.
자모의 순서는 '韓佛'과 'Gale'은 특수한 것이고, 'Gale신', '總督府', '劉', '天理', '大阪', '코스모스', 'Martin', 'Kholodovich'는 한국의 현행 자모순과 대체로 일치되고 ('Gale신'은 약간 차이 난다.), '宋', '北京', '조로대', '조로'는 북한의 자모순과 같다.
'韓佛', 'Gale', 'Gale신'은 고유어에도, '總督府'는 한자어에만 아래아(·)가 있다. '宋', '北京', '로조', 'Kholodovich', '조로대', '조로'는 철자법이 북한식이고 ('Kholodovich'는 한국식의 철자를 약간 포함한다.), 나머지는 한국식이다.
발음 표시는 'Gale', 'Gale신', '總督府'에는 일체 없다. '韓佛'의 올림말에는 로마자로 전자가 붙어 있다.
'天理', '北京', 'Martin'의 올림말에는 한글로 발음 표시가 붙고, '宋', '大阪', '코스모스'의 올림말은 각각 독특한 로마자로 발음이 표시된다('大阪'의 경우 중요어는 전면적으로, 나머지는 부분적으로. 그리고 '大阪'의 중요어와 '코스모스'의 경우 일본의 가타카나로도 표시된다.). 'Martin'은 Yale 방식으로 형태 음소 표기도 붙었다. '로조'는 한국어 대역 부분에 러시아 문자로 발음을 표시했다. 'Kholodovich'는 한국어의 올림말에 전면적으로 러시아 문자로 발음을 표시했고, '조로대', '조로'는 한국어의 올림말에 부분적으로 필요한 데만 러시아 문자로 발음 표시를 했다. '코스모스'의 경우 모든 예문에 농음화의 기호로서 ˘
표를, 리에종(ㄴ/ㄹ의 삽입)의 기호로서 ˘ 표를 전면적으로 붙임으로써 문장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장모음의 표시는 '總督府', '天理', '大阪', 'Martin'의 올림말에, '韓佛', '宋', '코스모스', 'Martin'
(그리고 '大阪'의 중요어)의 발음 표시 부분에 붙어 있다. 'Gale', 'Gale신'에서는 l.과 s.로 올림말의 첫 음절의 장단의 차이가 표시된다. '總督府'의 경우는 장모음은 제2음절 이하에도 나타날 수 있다. '北京', 'Kholodovich', '조로대', '조로'에는 일체 장모음의 표시가 없다.
올림말의 형태소의 경계를 -표로 표시한 것은 '宋', '天理', '大阪', '北京', 'Martin'이다. '北京'에서는 용언의 어미 앞에 : 표를 붙인다(가:다). 특히 'Martin'은 모든 예어, 예문에 형태소의 경계와 표와 조사 앞에 · 표를 붙였다.
한자어의 경우 올림말 다음에 한자가 붙어 있지 않는 것은 '宋', '코스모스', '北京', '조로'뿐이다. '大阪'에서는 외래어의 경우 올림말 다음에 원어가 제시된다. '韓佛', 'Gale', 'Gale신'의 경우 고유어 다음에 그것에 대응하는 한자가 제시된다('Gale', 'Gale신'의 경우는 한자의 음도 제시된다.).
품사 표시는 '總督府', '宋', '天理', '大阪', '코스모스', '北京', 'Martin'에만 있다.
용언의 활용에 관한 표시가 일체 없는 것은 'Kholodovich', '조로대', '조로'이다.(9)
반대어, 동의어 등의 표시가 있는 것은 '宋', '天理', '大阪', 'Martin'이다.
4. 다음으로 대역사전의 문제점에 관해서 언급하겠다. 그 문제점이란 주석 사전(국어사전)과 공통된 것도 있고, 대역사전에만 독특한 점도 있다.
대역사전을 발음 표시의 방식은 결국은 주석 사전의 그것에 의거한다. '天理', '大阪', '코스모스', 'Martin'은 한국의 어느 주석 사전의 그것에 의거해서, '宋'은 그 당시의 북한의 정음법에 의거해서, '로조', 'Kholodovich'는 북한의 정음법이 생기기 전의 남북 공통의 발음법에 의거해서, '北京', '조로대', '조로'는 북한의 현행 정음법에 의거해서 표시되었던 것이다.
부분적으로 발음 표시의 경우
한국의 주석 사전은 대체로 b)의 방식이고,(10) 북한의 '조선말 사전' 1~6(과학원 출판사, 평양, 1960~1962) 그리고 '현대조선말사전'(과학, 백과사전출판사, 평양, 1981)은 c) 방식이다.(11)
대역사전의 성격 (B)을 생각할 때는 발음 표시는 되도록 친절한 것이 좋고 더군다나 음소 표기 혹은 형태 음소 표기('Martin')보다 음성 표기가 좋다(평음의 무성음/유성음의 차이의 표시). '코스모스'는 철저하게 이런 관점에 서서 발음 표시를 했다.
물론 이런 발음 표시가 결과적으로는 단어의 어형을 redundant하게 표시하게 되기도 한다.
첫 음절의 모음의 장단의 표시도 전면적으로 주석 사전에 의거한다. 장단의 표시가 한국의 사전마다 차이가 있는데 이 점은 한국에서 단어마다 기준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코스모스'의 경우 일단은 장단의 근거를 이희승 편저 '국어 대사전(수정 증보판)'(민중 서림, 서울, 1983)에 두어 보았는데, 예를 들어 '한국'이란 단어의 첫 음절이 초판의 경우 길고 수정 증보판에서는 짧다고 했지만,(12) 현실은 장단을 구별하는 세대에 있어서는 초판 쪽이고 서울의 젊은 세대의 경우는 장단의 구별이 없다고 해야 될 것이다.
5. 원래 언어의 최소의 단위로서의 단어(13)를 등록하는 언어 사전의 올림말의 범위에서는 고유 명사, 술어 그리고 문법적 요소(접사, 어미)는 제외해야 될 것이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주석 사전의 대부분은 순수한 언어 사전이라기보다는 백과사전적인 면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성격은 대역사전에도 계승되어 있다.(14)
다만 학습용을 겸한 대역사전으로서는 이런 잡다한 백과사전적인 성격은 오히려 편리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교착어로서의 한국어의 문법적인 요소(특히 어미, 접미사 혹은 선어말 어미, 의존 명사, 보조적인 용언)는 원래는 문법서에 기재해야 할 것이지만, 그런 체계성이 있는 문법서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현시점에서는 오히려 사전에 집어넣는 것이 편리하다. 'Martin'에는 한자 형태소까지 올림말이 되어 있는데 이것은 일본과 한국의 어느 주석 사전의 방식을 모방했을 것이다.(15)
남북한 사전의 올림말의 차이는 a)'명사+하다'식 용언과 b)분리 용언에 나타난다. '공격하다, 공격되다, 공격당하다, 공격받다, 공격시키다'와 같은 동사는 남한 사전에서는 대체로 '공격하다'형만 실리지만, 북한 사전에서는 '조선말 사전'의 경우 대체로 '~하다'형도 '~되다'형도 올림말로, 그리고 '조선문화어사전'(사회과학출판사, 평양, 1973)과 '현대조선말사전'의 경우 명사의 파생어로서 '~하다'형도 '~되다'형도 실린다.(16) '大阪'과 '北京'은 북한 사전 계통이다. 그런데 '코스모스'는 '~하다, ~되다'뿐이 아니라 되도록 '~당하다, ~받다'형도 실으려고 노력했다. '코스모스'는 모든 '~하다'형 동사의 '하다'를 '시키다'로 바꿈으로써 사역형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시키다'형의 기재를 생략했지만 '~시키다'형을 가지지 않는 동사도 있는 듯하므로 ('존경하다' ― 그러나 × '존경시키다') 역시 '~시키다'형도 사전에 일일이 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코스모스'의 특징은 '동사/형용사의 -아/-어+지다'(더워지다, 알려지다)와 '형용사의 -아/-어+하다'(더워하다)란 형태도 되도록 실으려고 했던 데 있다.
'화나다, 화내다'식의 동사는 각각 '화가 나다, 화를 내다'식으로 분리시킬 수 있어서 필자는 '분리 동사'라고 부르고 있다. '재미있다'도 '재미가 있다'같이 분리시킬 수 있으므로 이런 종류는 '분리 용언'이라고 필자는 부른다. 남한의 사전에서는 대체로 '화나다, 화내다'란 올림말이 실리지만, 북한의 사전에서는 대체로 '화'란 올림말의 파생어로 '화(가) 나다, 화(를) 내다'가 실린다. 이런 용언이 분리시킬 수 있다는 것을 지시함으로써 북한식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고 남한 사전 중 신기철, 신용철 편저 '새 우리말 큰 사전(增補版)'(삼성 출판사, 서울, 1980)은 북한식 표기법을 채용하고 있다. '總督府', '劉', '宋'(파생어로), '天理', '北京', 'Martin',(17) 'Kholodovich'는 남한 사전과 같고, '大阪'(올림말로), '코스모스', '조로대'(18)는 북한 사전과 같다.
그런데 실은 a)'~하다, ~시키다, ~당하다, ~받다', b)'~되다', c)'동사/형용사의 -아/-어+지다', '형용사의 -아/-어+하다'란 용언은 다 분리 용언들이며, a)의 경우는 '-를/-을'이, b)의 경우는 '-가/-이'가 삽입될 수 있고 c)의 경우는 소위 특수 조사('-는/-은, -도' 등)가 들어갈 수 있다.(물론 a), b)의 경우도 특수 조사는 들어갈 수 있다.). '코스모스'는 분리 용언의 경우 분리되는 부분을 = 표로 표시했다. '쳐다=보다'형의 동사와 '이상=하다, 고생=스럽다'형의 형용사도 분리 용언이다.(19)
'~하다' 형용사의 부사형 '~히'는 대체로 북한 사전에 올림말로 실리는데 '大阪', '코스모스', '北京'도 그것에 따랐다. 또한 '코스모스'는 철저하지 못했지만 '게' 부사형도 되도록 실으려고 노력했다.
한국어의 어미(조사) 중 다음 것들은 '코스모스'와 '北京'에서 제일 많이 올림말 혹은 파생형으로 실렸다.
필자가 '분석적인 형태'(analytical forms)라고 부르는, 특히 한국어에 풍부한 형태들은 다음 것들이다.
이런 분석적인 형태들은 주로 특수한 명사와 보조적인 용언을 포함하는데 '코스모스'는 그런 명사와 보조 용언의 항목에서 흔히 쓰이는 분석적인 형태들을 제시했다. 'Martin'도 이런 노력을 많이 한 사전으로 특기할 만한데 이 경우 예를 들어 '-는 김, -는 바람, -는 것 같다, -ㄴ 것 같다, -ㄹ 것 같다' 등도 올림말로 했다는 특징이 있다.(20)
6. 한국어의 변화형, 그중에서도 특히 용언의 활용형의 표시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a) 모든 용언에 '-아/-어'형과 '-은'형을 붙이는 방식('韓佛'―먹다, MEK-TA, MEK-E, MEK-EUN; 'Gale', 'Gale신'― 먹다 s. 喫(먹을―*긱) 어; 은; '總督府'―먹다(먹어, 먹은); b) 변격 용언에만 '-아/-어'형과 '-은'형(ㄹ 변격의 경우 '-니'형과 '-ㄴ'형)을 붙이는 방식(文世榮 著 '修正 增補 朝鮮語 辭典', 京城, 昭和 15(1940)―듣다[들어·들은], 알다[아니·안]; c) 변격 용언에만 '-으니'형과 '-아/-어'형(ㄹ변격, ㅎ변격의 경우 '-니'형과 '-오'형)을 붙이는 방식(북한의 사전, '宋'―듣다(들으니, 들어), 알다(아니, 아오), 가맣다(가마니, 가마오)); d) 변격 용언만 ㅂ변, ㄷ변, ㄹ변 ...... 같은 기호로 (남한의 사전, '天理'), -W-, -T/L-, -L- ...... 와 같은 기호로 ('Martin'), ㅂ→우, ㄷ→ㄹ, ㄹ→0 ...... 같은 기호로 ('北京', '大阪'. 단 '北京'은 ~ 표를 쓰고 '大阪'은 → 표를 씀.) 표시하는 방식. '코스모스'는 모든 용언의 '-아/-어'형(ㄹ어간의 경우 '-는/-ㄴ'형도, 변격 용언의 경우 '-은'형도, [ㅂ], [ㄷ], [ㄱ]으로 끝나는 자음 어간의 경우 '-는/-네'형도)을 실었다.
'韓佛'에서 용언의 최저한 필요한 활용형의 대표로서 '-다, -아/-어, -은'형을 들었다는 것은, 현대어의 세 개의 어기(河野六郞 박사에 의함.) 즉 제Ⅰ어기(-ø-), 제Ⅱ어기(-으-), 제Ⅲ어기(-아-/-어-)(단 모음 어간과 ㄹ 어간(소위 ㄹ 변격)의 경우 제Ⅰ어기와 제Ⅱ어기는 마찬가지임.) (21)를 포함한 형태를 대표형으로 했다는 뜻에서 놀랄 만하다. 거기에다가 각 어기에 있어서의 모음의 장단의 차이조차 식별하려고 했음을 알게 될 때 한층 더 놀람을 금치 못한다.(22)
'北京', '大阪', '코스모스', 'Martin'은 외국인을 위한 대역사전으로서 특히 변격 용언의 특수한 어간을 올림말로 함으로써 사전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北京'에서는 다음 것들이 있다.
위 것은 '大阪'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재된다.
그리고 위 것은 '코스모스'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재된다.
'코스모스'에는 다음 같은 것도 들어간다.
'Martin'은 철저하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이 올림말이 된다.
체언의 변화형에 관해서는 '韓佛'은 모든 자음 어간에 주격형(-이)을 지시했는데(낫, NAT, NAT-SI(낫), 낫, NAT, NAT-THCHI(낯), 낫, NAT, NAT-SI(낱), 낫, NAT, NAT-SI et NA-TJI(낮); 갑, KAP-SI(값)), 이 방식은 'Gale', 'Gale신', '總督府'에는 계승되지 않았다. '코스모스'는 모음 어간, 자음 어간 중 ㅁ, ㄴ, ㅇ으로 끝나는 것 이외의 모든 명사에 '-이'형을, ㄹ로 끝나는 것에는 '-로'형도 또 [ㅂ], [ㄷ], [ㄱ]으로 끝나는 것에는 '-만'형도, 또 [ㄷ]으로 끝나는 것에는 '-은'형도 지시했다(이것은 주로 발음을 표시하기 위해서이다.).
한국어에는 상당히 많은 동음이의형(동음이의어를 포함함.)이 있다.
외국인들을 위한 대역사전은, 물론 친절한 것은 필요한 요소이지만, 끝없이 많은 어형들과 그것들의 끝없고 다양한 연속('-에게서부터라던데요, -ㅆ더랬다고들요' 등). 동음이의형을 어느 정도 처리해야 되느냐가 문제로서 남는다.
7. 기타 여러 문제들이 있다. 한국어는 어휘와 문법 그리고 발음에 있어서 written language와 spoken language의 문체적인 차이가 심한 언어이다('것-거, 무엇-무어/뭐/머, 먹이다-[megida], 낮은([naʤƜn] -[nasƜn]); -에게 -한테, -와/-과 -하고; 이것은 - 이건' 등). 흔히 사전에서 '준말'이라고 하는 것은 서울의 spoken language에 속하는 것이 많다. '코스모스'는 그런 문체적인 차이를 《書》와 《話》로 구별하려고 노력했다.(23) 또한 '코스모스'는 남북한의 언어 차이에 대해서도 되도록 기재하려고 노력했다.
각 어휘의 품사와 더불어 어휘=문법적 범주를 지시하는 일은 주석 사전뿐이 아니라 대역사전의 임무이기도 하다. 자동사/타동사, 가산 명사/불가산 명사의 구별은 구라파의 사전에서도 흔히 행해진다. '코스모스'는 a) 가산 명사는 그 명사수를 지시하고 (책 ...[名]((한⌒권))), b) 인간 명사 중에서 호칭으로 쓸 수 있는 명사를 지시하고(아버지, 학생),(24) c) 모든 동사를 '-고 있다'형과 '-아/-어 있다'형과의 관련에 있어서 1) '-고 있다'만 있는 것(가르치다, 먹다), 2) '-아/-어 있다'만 있는 것(고립하다), 3) 양쪽이 없는 것(결혼하다), 4) 양쪽이 있는 것(가다, 잡히다)으로 일단 구분해 보았고, d) 모든 동사에 붙는 부정 부사(안, 못)를 지시했다(가다, 안⌒~, 못⌒~; 열리다, 안⌒~; 알아듣다, 못⌒~). 그리고 예를 들어서 동사 '데리다'의 변화형으로서 '데리고 있다, 데리고⌒가다, 데리고⌒오다, 데려가다, 데려오다, 데려다⌒주다'만 있다는 것을 예문의 형식과 파생형으로서 지시하고 (단 홍재성 교수의 말씀에 따르면 '데리러 가다'도 있음.). 어떤 단어에는 문법적인 주기를 붙였다. 재미(가) 나다 ((종지형의 경우 '재미나다'는 형용사로서, '재미가 나다'는 자동사로서 쓰임. 관형사형의 경우 '재미나다'는 형용사로서도 자동사로서도 쓰임.)). 알맞다 [自](('Ⅰ-고 있다, Ⅲ⌒있다'없음.))((흔히 형용사적으로도 쓰임.)). 용감=하다 [形] '용감하라'가 있음.
앞으로 한국어 문법 연구의 진전에 따라 사전에는 좀 더 많은 어휘=문법적 범주가 기재되어야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명사의 경우 구상 명사/추상 명사, 집합 명사, 동작 명사, 유정물 명사/무정물 명사, 인간 명사, 장소 명사, 단체 명사 등, 동사의 경우 자동사/타동사(25) 이외에 의지 동사/무의지 동사(명령형, 권유형의 유무에 따라), 생산 동사/비생산 동사, 이동 동작 동사/('-에/'로'형의 보어를 가짐.), 도구 동사('-로다'형의 보어를 가짐.), 첨가 동사('-에다', '-에게다'형의 보어를 가짐.), 언어 활동 동사, 재귀 동사, 과정 동사/결과 동사(한국어의 '찾다'는 양쪽의 뜻이 있지만 일본어의 경우 'sagasu'/'mitukeru'는 양자의 차이임.). 상태 동사/동작 동사, 상태성 동작 동사/동작성 동작 동사, 변화 동사, 심리 동사, 추상 동작 동사(26) 등, 형용사의 경우 공간 형용사, 온도 형용사, 감정 형용사 등, 부사의 경우 정도 부사, 양태 부사, 시간 부사 등이 있을 것이다.
8. 끝으로 말하자면 사전의 최대의 생명인 의미, 즉 대역사전의 대역 부분에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이것이야말로 사전 편찬의 영원한 과제인 것이다. 주석 사전을 그대로 번역해 버리는 대역사전도 있지만('大阪'은 그런 경향이 강하다.), 대역사전인 이상 두 언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항상 고려해야 될 것이다.
특히 좀 더 정확한 '한일 사전'을 만들려고 한다면, 특히 한자어의 경우 일본어의 한자어에 정말 대응할지 미묘한 뉘앙스까지 조사해야 될 것이고, 한일 양국어의 일치되지 않은 의미 영역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서도 '단어 결합'(27)에 관한 연구를 심화시킬 필요성을 느낀다.
이 경우 단어 결합의 유형 차이에 따른 대역 부분의 차이는 대역뿐이 아니라 한국어의 어휘의 의미 그 자체의 내적 차이이기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의미와 대역의 문제를 다 단어 결합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28) 어느 정도까지는 되리라고 생각된다.
이런 조사의 결과 한일 양국어의 어느 어휘는 어휘적인 뜻은 거의 같으나 어휘=문법적 범주가 다를 수가 있다. 예를 들어서 한국어의 동사 '만들다'는 생산 동사이기도 하고 전환 동사이기도 하지만(가방을 만들다; 가방을 자기 것으로 만들다), 일본어의 'tukuru' 생산 동사일 뿐이다.
대역사전의 문제는 결국은 주석 사전의 문제이고 항상 좋은 주석 사전이 생겨야만 좋은 대역사전이 생길 수 있다는 관계가 된다.(29) 그리고 문법 연구의 심화가 있어야만 어휘의 성격도 밝혀지는 셈이다. 앞으로 좀 더 정확한 대역사전의 편찬을 위해서는 '단어 결합'을 포함한 통사론적인 연구를 한층 더 깊이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9. 참고 문헌
菅野裕臣(1975), 平壤出版の朝鮮語辭典, 朝鮮學報, 77輯, 昭和 50.
____(1992), 朝鮮語の辭典, 竹林滋·千野榮一·東信行 編 世界の辭典, 硏究社, 東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