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동양 삼국의 사전 편찬에 관한 문제]

동사 먹다의 사전적 처리를 위한 몇 가지 논의

홍재성 / 서울 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

1. 머리말
    우리는 이 발표에서 용법이 복잡한 먹다의 경우를 실례로 한국어 동사 어휘의 사전적 기술이 제기하는 문제의 일단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가 이 논의에서 염두에 두고 있는 사전은 한국어 화자의 어휘 지식을 충실히 표상하는, 특히 한국어의 핵심적 어휘의 주요 언어적 속성을 깊이 있고 광범위하게 기록하는, 공시적 기술 위주의 대규모 언어 사전으로서 현대 한국어 사전이다.
    언어 사전 내에서 동사 항목의 작성은 많은 중요한 문제들의 성찰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동사의 다양한 쓰임새를 가능한 한 언어학적 근거를 가지고 구분하여 특징짓고, 또 유형화/체계화하여 사전에 적절히 표상하는 국면에만 한정하여 논의를 전개해 볼까 한다(1).
    우리 검토의 자료는 먹다 동사 하나의 쓰임새에 국한되어 있으나, 그 용법의 의미심장한 복잡성은, 먹다의 분석이 제기하는 문제의 총체가 동사 어휘의 사전적/언어학적 기술에 관련된 문제들의 축도와 같은 성격을 띠게 하며, 따라서 이에 대한 우리의 논의가 일반성을 크게 놓치게 되지는 않으리라 여겨진다.
    우리는 먹다 동사의 분석을 위한 이론적·방법론적 틀로써 M. Gross의 어휘 문법 lexique-grammaire을 수용하였고, 한편 일반 언어 사전 구성의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I. Mel'čuk의 결합·설명 사전 Dictionnaire Explicatif et Combinatoire의 편찬 원칙을 부분적으로 참고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배경 이론과 방법에 대한 소개는 생략하고 관련 참고 문헌만을 제시해 두고자 한다.

2. 먹다의 사전적 처리를 위한 문제
    우선 먹다 동사의 쓰임새를 사전에서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위하여 따져 보아야 할 문제들 중에서 중요한 몇몇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일반 동사 구문/기능 동사 구문의 구별
(2) 관용 구문의 한정과 분류
(3) 보조 동사 구문/합성 동사 구문의 구별, 합성 동사의 유형화
(4) 일반 자유 구문의 유형화: 자/타동사 구문의 구별 및 그 하위 유형의 설정
(5) (1)~(4)의 논의에 입각한 동형어 처리/다의어 처리의 선택
(6) 사전적 기술이 요구되는 각 개별 구문의 통사·어휘적 속성의 기술

우리는 이들 문제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검토는 다른 기회로 미루고(2), 대체로 잠정적인 분석에 입각한 먹다 동사 용법의 기술을 3에서 제시하는 것으로 만족하려 한다.
    이 글에서는 기능 동사 용법만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아 볼 것이다.

3. 먹다 동사 용법의 분류
    우리는 먹다 동사의 기능 동사 용법을 한정하여 검토하기 위해, 우선 먹다 동사의 가능한 용법의 총체를 아래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여기 소개되는 자료는 먹다의 가능한 쓰임새를 모두 망라한 것이 아니고 특히 관용 구문의 경우 전형적인 몇 가지 예의 인용에 그친 것임을 지적해 둔다.
    우리는 먹다의 용법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1) 일반 자유 구문의 먹다
(2) 기능 동사 먹다
(3) 먹다의 관용 구문
(4) 보조 동사 먹다

일반 자유 구문의 먹다의 용법(3)은 우선 목적 보어의 용인 가능성에 따라 타동사/자·타 양용 동사/자동사 구문의 세 유형으로 분류하고 더 세부적인 하위 유형을 구별하였다.
    - 타동사 용법의 먹다는, 목적 보어 이외의 제2보어의 수용 여부 및 후치사 형태(-에게서/-로부터, -에게)에 따른 하위 유형(가.1, 가.2, 가.3)으로 분할되고, 다시 주어 명사의 통사-의미 부류(유정 명사/무정 명사), 목적 보어 명사의 유형에 따라 그 용법이 더욱 세분된다.
    - 자·타 양용의 먹다는 크게 두 가지로 설정되는데, 그 하나(나.1)는 -(이+을) 다치다와 같은 의사 중립 동사 용법을 보이고(4), 또 하나(나.2)는 N-에 보어를 요구하는 자동사 구문에 이중 주격 구문/타동사 구문이 대응되는 특징을 지니는데, 두 번째 하위 유형은 먹이다 사역 구문의 대응 여부에 따라 다시 분할될 수 있다(나.2.1, 나.2.2).
    - 자동사 용법의 먹다는 보어를 요구하지 않는 유형(다.1)과 보어 N- 구문과 이중 주격 구문이 모두 가능한 특징을 지닌 유형(다.2)을 포함한다.
    먹다의 기능 동사 용법은 N1-를 위치의 서술 명사에 따라 네 가지를 한정할 수 있는데, 각각은 서로 다른 통사 구조를 보인다.
    먹다를 내포한 관용 구문은 여러 유형의 숙어문을 비롯하여, 숙어 부사(44)~(45) 및 합성 명사(46), 합성 동사(라1. 라2. 라3.)를 구분하여 기술할 수 있다.
    먹다는 또한 보조 동사로 사용될 수 있는데, 보조 동사의 분석에 있어서는 V2- V1 유형의 합성 동사와 본동사 + 보조 동사 연쇄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1] 일반 자유 구문의 먹다
가. 타동사
가.1. N0 N1-를 V
가.1.1. N0=유정 명사
가.1.1.1.
(1) 철수는 영희와 함께 (밥+죽+ ...... +음식+간식+후식+ ...... +과자+ ......)-를 먹었다.
(2) 기영이는 (우유+물+술+ ...... +국)-만 먹었다.
(3) 아기는 젖을 먹는다.
(4) 우리는 (아침+점심+ ...... +참+밤참)-을 함께 먹었다.
(5) ㄱ. 나는 오늘 두 끼니밖에 못 먹었다.
ㄴ. 너 끼니나 제대로 먹고 다니냐?
(6) 정환이도 (담배+아편+ ......)-을 먹어 보았다.
(7) 감기 기운이 있으면, 이 약을 먹어 보렴.
(8) 그는 급한 김에 (서류+그 종이)-를 먹어 버렸다.
(9) (염소는 종이를+누에는 뽕나무 잎을) 먹는다.
(10) 오늘은 닭이 (먹이+모이)-를 잘 먹지 않네.
가.1.1.2.
(11) 그가 (구문+개평+이익의 반+ ......)-을 먹었다.
가.1.1.3.
(12) 기영이가 내 책을 먹어 버렸어.
가.1.1.4.
(13) 나이를 먹은 사람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가.1.1.5.
(14) 너는 달리기에서 몇 등을 먹었니?
가.1.2. N0=무정 명사
가.1.2.1.
(15) 이 기계는 (기름+전기+돈+ ......)-을 (너무 많이 + *E) 먹어.
가.1.2.2.
(16) 종이가 습기를 먹어서 눅눅해졌어.
가.2. N0 N2-(에게서 + 로부터) N1- V
(17) 그는 업자에게서 (돈+뇌물+*선물)-을 먹었다.
가.3. N0 N2-에게 N1- V
가.3.1.
(18) 철수는 동생에게 먼저 한 대 먹었다.
가.3.2.
(19) 한국팀은 전반전에서 말레이시아 팀에게 두 골을 먼저 먹고 몹시 고전을 했다.
나. 자·타 양용 동사
나.1. 의사 중립 동사
(20) 그는 귀-(가+를) 먹어서 엉뚱한 대답만 해.
나.2. N0 N1 - V
나.2.1.
(21) ㄱ. 내 피부에는 화장이 잘 먹지 않나 봐.
ㄴ. 내 피부가 유난히 화장이 잘 먹지 않나 봐.
ㄷ. 내 피부는 화장을 잘 먹지 않나 봐.
(22) ㄱ. 옷에 좀이 먹었구나.
ㄴ. 옷이 좀이 먹었구나.
ㄷ. 아니, 옷이 좀을 먹었잖아?
나.2.2.
(23) ㄱ. 이 장판에는 기름이 잘 먹지 않는다.
ㄴ. 이 장판은 기름이 잘 먹지 않네.
ㄷ. 이 장판은 기름이 잘 먹지 않잖아?
ㄹ. 장판에 기름을 골고루 잘 먹였니?
다. 자동사
다.1. N0 V
(24) (대패+톱날+맷돌+ ......)-이 잘 먹지 않는다.
다.2. N0 N1 - V
(25) ㄱ. 이 일에는 (비용+돈+자금)-이 많이 먹는다.
ㄴ. 이 일은 (비용+돈+자금)-이 많이 먹는다.
 
[2] 먹다의 기능 동사 용법
가. 겁을 먹다: N0 N2-( +에게) N1- V
(26) 철수는 (영희의 말에 + 영희에게) 겁을 먹고 가만히 있었다.
나. 마음을 먹다: N0 P-(기로+려고) N1- V
(27) 철수는 영희에게 사과하-(기로+려고) 마음을 먹었다.
다. 욕을 먹다: N0 N2-에게서 P- N1- V
(28) 철수는 기영에게서 친구들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욕을 먹었다.
라. 편을 먹다: N0 N2-(서로+E) (+같은+......) N1- V
(29) 영희는 기영이와 서로 한편을 먹고 경기를 했다.
 
[3] 먹다의 관용 구문
가. 숙어 동사 구문
가.1. N0 C1 - V
(30) 준석아, 우리는 언제나 국수를 먹게 되니?
(31) 기영이는 강행군 끝에 더위를 먹고 쓰러져 있다.
(32) 정희는 이 년간 콩밥을 먹었어.
가.2. N0 N2-C1- V
(33) 그 녀석은(미국+서울+......)- 물을 좀 먹었다고 꽤나 거드름을 피네.
가.2. N0 N2-(에서+) C1- V
(34) 그는 나라-(에서 + ) 녹을 먹는 처지이니 최소한의 봉사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4. N0 N2-에게-+( + E) C1- V
(35) 철수는 기영에게 보기 좋게 골탕을 먹었다.
가.5. N0 N2-에서 C1- V
(36) 철수는 입사 시험에서 두 번이나 미역국을 먹었다.
가.6. N0 N2-에게 C1- V
(37) 기영이는 철우에게 완전히 물을 먹었지, 뭐.
가.7. N0 P- 데에 C1- V
(38) 철수는 기영이를 설득하는 데에 꽤나 애를 먹었다.
가.8. N0 C1-이다
(39) 그것은(식은 죽 먹기+누워서 떡 먹기)-다.
가.9. 기타 유형
(40) 엿-(이나+E) 먹어라.
(41) 냉수 (먹+마시)-고 속 차려.
(42) 잘 먹고 잘살아라.
(43) 이 배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르겠다.
나. 합부사
(44) 기환이는 거짓말을 (밥+떡) 먹듯이 한다.
(45) 나는 큰맘 먹고 그렇게 했는데.......
다. 합성 명사
(46) 꿀 먹은 벙어리(5)
라. 합성동사
라.1. N-V
(47) ㄱ. 애먹다
ㄴ. 마음먹다
ㄷ. 겁먹다
ㄹ. 좀먹다
ㅁ. 얼먹다
라.2.1. V1 = 먹다
(48) ㄱ. (약속+돈)-을 까먹다
ㄴ. (친구를) 팔아먹다
ㄷ. 빌어먹다
ㄹ. (시간을) 잡아먹다
ㅁ. (수업을) 빼먹다
ㅂ. (겁을) 집어먹다
라.2.2. V2 = 먹다
(49) 먹어들어가다
라.3. V2- V1
라.3.1. V1 = 먹다
(50) 놀고먹다
라.3.2.V2 = 먹다
(51) 먹고떨어지다
(52) 먹고살다
 
[4] 먹다의 보조 동사 용법
(53) 나는 약속을 깜빡 잊어 먹었다.
(54) 저런 녀석을 어디다 써 먹지?
(55) 너무 힘들어서 일을 해 먹을 수가 있어야지.
(56) 글을 하도 갈겨써서 읽어 먹을 수가 없네.

4. 기능 동사와 사전
    4.1. 먹다의 기능 동사 구문 분석
    우리는 3에서 예문 (26)~(29)의 먹다의 사용을 기능 동사 용법으로 특징짓고, 특히 일반 자유 구문의 먹다의 용법을 보이는 (1)~(25) 유형의 구문과 구별하였다.
    이와 같은 구별의 근거는 기본적으로 다음 두 가지 점에 있다.
    ― (26)~(29)에서 목적 보어 위치의 명사: , 마음, , 이 (1)~(25) 예문에서의 그것과 달리 ― 이들 명사는 대체로 , 우유, , 기름 등 구상 명사이다― 논리적으로 서술어로 분석될 수 있는 추상 명사이다. 예문 (27)의 마음의 경우를 보기로 하자. (27)의 마음은 다음 예문에서의 마음과는 다른 용법을 보인다.

(57) ㄱ. 철수는 마음이 너무 좋아서 탈이다.
ㄴ. 오늘 아침은 마음이 몹시 무겁다.
ㄷ. 그 일은 영희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27)의 마음은 다음 (58)에서의 생각과 동의어로 판단되며, 동시에 논리적으로 이항 술어로 분석될 수 있다.

(58) 철수는 영희에게 사과하-(기로 + 려고) 생각을 했다.

다시 말해, (27), (58)에서 마음/생각은 사람을 제1논항(X)으로, X가 실행하고자 의도하는 행위를 제2논항(Y)으로 지니는 서술어로 분석되는 것이다. 이 두 의미적 논항이, 마음/생각을 머리어tête로 하는 명사구 구조 속에 통합 실현되면, 다음과 같은 형태를 취한다.

(59) 영희에게 사과하려철수의 (마음 + 생각)
            Y                          X

이렇게 마음/생각은 동사나 형용사가 아닌 명사가 (이항) 서술어로 특징지어질 수 있는 서술 명사 nom prédicatif의 예인 것이다(6).
    한국어의 경우, 서술 명사와 동일한 논리 의미 구조를 지닌 동사/형용사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는데, 이들 어휘는 주로 서술 명사 + 하다의 결합으로 구성된 복합어 mot construit(7)의 형상을 띤다.

(60) ㄱ. 생각 - 생각하다
ㄴ. 욕 - 욕하다
ㄷ. 조사 - 조사하다
ㄹ. 약속 - 약속하다
ㅁ. 반항 - 반항하다

그러나 (60)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은 대응이 빠짐없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61) ㄱ. 마음 - *마음하다
ㄴ. 겁 - *겁하다
ㄷ. 결론 - *결론하다
ㄹ. 영향 - *영향하다
ㅁ. 반란 - *반란하다

마음에 대한 이러한 분석에 근거하여 예문(27)을 살펴보면, 이 문장은 서술 명사 마음이 제1보어인 목적어 위치에 나타나고, 그 제1논항이 주어 위치에 쓰인 단문 구조를 이루는데, 먹다의 제2보어로 분석될 수 있는 영희에게 사과하-(기로 + 려고) 연쇄는 마음의 제2논항의 통사적 실현으로 보인다. 여기서 먹다는 일반 자유 구문의 (1)~(25)에 사용된 먹다와 달리 특정한 어휘적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27)의 문장은 서술 명사 마음의 논리 의미적 구조가 통사적으로 단문 구조 내에 투영된 것으로 분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먹다는 (58)의 하다와 기능상으로나 의미상으로나 동일한 성격의 동사로 분석될 수 있다. 그것은 먹다가 서술 명사 구문에서 문장 구성의 필수적 요소로서, 조동사와 유사하게 시제, 상, 양태 등 문법 형태소의 실현이 가능하도록 버티어 주는 역할(support)만을 하는, 통사적 서술어 위치를 어휘적으로 채워 주기만 하는 기능의 동사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성격의 동사를 M. Gross의 어휘 문법의 용어를 차용하여 기능 동사verbe support로 지칭한다. 그것은 조동사와 유사한 언어적 기능을 수행하는데, V- 등의 형태를 취하는 본동사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통사적 논항으로 ―이 경우는 목적어―실현되는 명사 서술어를 보조하는 점에서 조동사와 다르다. 현대 한국어에서 서술 명사 구문의 하다는 대단히 폭넓게 쓰이는 전형적인 기능 동사의 예가 된다.(8) 그러나 하다 이외에 다음 예문의 주다, 기울이다, 내리다, 미치다, 일으키다 등도 기능 동사로 분석된다.

(62) ㄱ. 철수는 영희에게 도움을 주었다.
ㄴ. 그 단체는 시민들에게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을 알리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ㄷ. 준서는 부하들에게 다섯 시까지 집합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ㄹ. 그의 결정이 사태의 해결에 영향을 미쳤다.
ㅁ. 준서는 동부 지역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물론 (27)에서 먹다의 사용은 명백한 기능 동사의 용법을 보이는 것이다. 서술 명사/기능 동사의 구문은 대체로 일련의 특징적인, 그러나 매우 일반적이고 규칙적인 통사적 속성을 보이는데, 이 특이한 통사 행태는 서술 명사/기능 동사의 특성을 더욱 명확히 해 준다. 우리는 (27), (58)의 기능 동사 구문을 똑같이 마음/생각이 사용된 (63) 유형의 일반 동사 구문과 대조하여 이러한 국면을 드러내 보이기로 한다.

(63) 기영이는 영희에게 사과하려는 철수의 (마음 +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는 기능 동사 구문의 세 가지 속성만을 지적해 보겠다.

(ㄱ) 이중 구문의 가능성
    (27), (58)의 문장에는 통사적으로 먹다의 보어인 P-(기로 + 려고) 연쇄가 P-( + 려는) 형태로 (64)에서와 같이 마음/생각을 머리어로 하는 명사구 속에 통합될 수 있다.

(62) ㄱ. 철수는 영희에게 사과하-(ㄹ + ?려는) 마음을 먹고 전화를 걸었다.
ㄴ. 철수는 결국 영희에게 사과하-(ㄹ + ?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서술 명사를 목적어로 용인하는 하다 기능 동사 구문은, 서술 명사의 논항이 서술 명사구의 보어 성분으로 실현될 수도 있고, 하다의 보어로 분석되는 독립된 성분으로 실현될 수도 있는 이중의 가능성을 보이는데,(9) 우리는 (27)의 먹다 구문에서도 바로 이와 같은 속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63)의 경우는 다음과 같이 (27), (58)과 대조된다.

(63) *기영이는 영희에게 사과하-(기로 + 려고) 철수의 (마음 +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ㄴ) 명사구 보어 제약
    앞의 (59)는 마음/생각을 머리어로 하는 올바른 구성의 명사구이나, 이러한 유형의 구성은 기능 동사 먹다/하다 구문에 실현될 수 없다. 다시 말해, 이들 구문에서 목적어 위치에는 N2- 형태의 명사구 보어로 실현될 수 없다.

(65) 철수는 영희에게 사과하-(기로 + 려고 + ㄹ) (*기영이의 + E) 마음을 먹었다.

이러한 제약은 먹다 구문에서는 이항 술어인 마음의 제1논항이 주어 위치의 철수인 이상(제2논항은 -기로/-려고 보문), 제3항의 논항의 실현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먹다의 주어가 마음의 의미상 제1논항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는 보어 자기의가 첨가될 수도 없다.

(66) ㄱ. 철수는 영희를 용서할 (*자기의 + E) 마음을 먹었다.
ㄴ. 철수는 영희를 용서하려는 자기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ㄷ) 의문문 형성 제약

(63)의 마음/생각은 자연스럽게 의문사 무엇에 대응될 수 있다. (63)의 경우만 확인해 보자(13).

(67) ꀊ- 기영이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었니?
ꀖ- 영희에게 사과하려는 철수의(마음+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어.

그러나 (27), (58), Ⅻ)의 먹다/하다 구문에는, N-를 연쇄를 초점으로 하는 무엇 의문문의 대응이 불가능하다(10).
    우리는 서술 명사/기능 동사의 개념을 활용하여 이상과 같이 예문(27)을 먹다의 전형적인 기능 동사 용법을 보이는 경우로 분석하였다. 우리는 (26)이나 (29)의 문장 역시 동일한 논의를 적용하여 각각 서술 명사 (11)을 목적어로 선택한 기능 동사 먹다의 구문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28)의 욕을 먹다 역시 기능 동사 구문으로 특징짓기 위해서는, 앞서 한정된 대로의 기능 동사 개념이 부적절한 듯이 보인다.
    서술 명사 은 다음과 같은 삼 항 술어로 특징지어진다.

제1논항: X = 욕을 하는 사람
제2논항: Y = 가 하는 욕의 내용
제3논항: Z = X로부터 욕을 먹는 사람

따라서 의 논리 의미 구조가 투영되는 명사구는 다음과 같다.

친구들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기영이 철수에 대한
                       Y                              X                    Z

또한 그것이 투영되는 특징적인 단문은 (68)과 같은 구성을 갖고, 이때 기능 동사는 먹다가 아니라 하다가 선택된다.

(68) 기영이는 철수에게 친구들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욕을 했다.

(68)은 앞에서 지적한 세 가지 기능 동사 구문의 특징적 속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12).
    그런데 (28)은 어떠한가? 우선, (28)의 먹다 구문은 세 개의 통사적 논항을 포함하는데, 이 셋은 각각 서술 명사 의 세 의미적 논항에 대응된다. (68) 문장과의 차이는 제3논항이 주어로 실현된 점과, 동사 위치에 하다 대신 먹다가 사용된 점이다. 그러나 이때 먹다는, 하다와 현격히 다른 특정한 어휘적 의미를 ――일반 동사 구문(1)~(25) 중의 하나에서 관찰할 수 있는 바와 같은――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28)/(68)구문의 의미 차이는 대체로 동일한 동사의 수동 구문/능동 구문 사이의 의미 차이와 평행적이다.
    우리는 주어/보어 두 통사적 논항 사이의 전환과 의미 차원에서 이에 동반하는 태 voix의 변이로 특징지어질 수 있는 (28)/(68) 구문 사이의 이러한 대응 관계를 앞서 인용한 주다/미치다/내리다 등 기능 동사 구문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다.

(69) ㄱ. 철수는 영희에게 도움을 주었다.
ㄴ. 영희는 철수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70) ㄱ. 창수는 기영이에게 영향을 미쳤다.
ㄴ. 기영이는 창수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71) ㄱ. 정환이는 준서에게 명령을 내렸다.
ㄴ. 준서는 정환이에게서 명령을 받았다.

우리는 (28)/(68) 구문 사이의 대응 관계나 (69)~(71)의 ㄱ/ㄴ 구문 사이의 관계를 G. Gross(1989)의 술어에 따라 전환 관계 relation converse라 지칭한다. 이때 (28), (69)~(71)의 ㄱ을 표준 구조로 보면, (68), (69)~(71)의 ㄴ은 전환 구조를 이루는데, 이 전환 구조의 동사 역시 기능 동사의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것이다. (28)의 예를 들어 이 점을 확인해 보자13).

- 이중 구문의 가능성

(72) 철수는 기영이에게서 친구들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욕을 먹었다.

- 명사구 보어 제약

(73) 철수는 기영이에게서 친구들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영희의 + E) 욕을 먹었다.

- 무엇 의문문 형성 제약

(74) *┌- 철수는 친구들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무엇을 먹었니?
 └- 욕을 먹었어.

우리는 (28)의 욕을 먹다 구문을 기능 동사 용법으로 한정하기 위하여 확장된 기능 동사 개념을 수용하였다(이에 대해 욕을 하다 마음을 먹다 하다/먹다는 표준 기능 동사로 지칭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다음 (75)의 문장에서 하다와 교체되어 사용된 하다의 문체적 변이형 가하다, 감행하다, 자행하다 또는 하다의 상적 변이형 시작하다, 계속하다, 그만두다 또는 그 문체적 변이형 맺다, 트다, 유지하다, 끊다 등을 모두 기능 동사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75) 철수는 영이에 대해서 부당한 비판을 (가했다+감행했다+?자행했다+시작했다+계속했다+그만두었다)
(76) ㄱ. 철수는 영희와 관계를 (맺었다+유지했다+끊었다)
ㄴ. 기환이는 그 회사와 새로 거래를 텄다.

또한 서술 명사가 주어 위치에 실현될 때의 단문 구조에서 통사적 서술어 위치에 사용되는 되다, 있다/없다, 또는 이다/아니다 등도 기능 동사 범주에 통합될 가능성이 많다.

(77) 나는 영희에게 사과하-(ㄹ+려는) (마음+생각)이 있다.
(78) ㄱ. 나는 오늘 오후에 그에게 전화 걸 생각이다.
ㄴ. 영희는 기영이와 서로 한편이다.
(79) 철수는 영희와 학교 앞 다방에서 두 시에 약속이 (되었다+있었다)(14)

4.2. 기능 동사 용법의 사전적 처리
    4.2.1. 기능 동사 개념의 사전학적 의의와 활용
    다음에 살펴보아야 할 논의의 주제는 기능 동사의 사전적 처리의 문제이다. 이 점을 다루기에 앞서, 사전 항목 기술에 대해 기능 동사 개념의 활용이 지닐 수 있는 의의를 간략히 지적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 기능 동사 개념을 활용하면, 동사 용법을 일반 동사의 용법 이외에, 계통적으로나 유형적으로 매우 상이한 여러 언어에서 관찰되는 기능 동사의 용법을 상당히 일반적이고 흥미 있는 통사적·의미적 기준에 의거하여 한정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그 개념은 언어 사전 내에서 동사 용법의 체계적 기술에 뜻 깊은 언어학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더구나 어휘 문법/의미·텍스트 대응 이론/생성 문법 등(15) 여러 언어 이론의 테두리 내에서 기능 동사 구문에 대해 관심이 고조되고 그 구체적 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가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새로운 언어 사전은 이 논의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가 문제 삼고 있는 먹다의 경우 이외에도 상당수의 동사의 용법은 이러한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체계적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80)~(83)의 ㄱ/ㄴ문장은 각각 주다, 기울이다, 내리다, 짓다의 일반 동사 용법과 기능 동사 용법을 보여 준다.

(80) ㄱ. 철수는 영희에게 장미꽃을 주었다.
ㄴ. 기영이는 준서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91) ㄱ. 철수는 물은 옮겨 붓기 위해 항아리를 기울였다.
ㄴ. 철수는 동사 용법을 분석하는 데 끈질긴 노력을 기울였다.
(82) ㄱ. 정부는 할 수 없이 세금을 내리겠다고 공표를 했다.
ㄴ. 국무총리는 사임을 해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83) ㄱ. 오늘 저녁은 철수가 밥을 짓기로 했다.
ㄴ. 영희는 기환이를 지지하지 않기로 결론을 지었다.

- 기능 동사 개념은 명사의 한 부류로서의 서술 명사의 통사적 속성 기술에 결정적 기초를 제공하고, 부수적으로 명사 용법의 구분에도 좀 더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해 준다. 우리는 앞에서 마음이 서술 명사로 사용되면 제2논항이 보문의 형태로 선행할 수 있고, 또 먹다 기능 동사 구문 속에 사용되면, 마음이 지배하는 논항인 이 보문이 P-기로/P-려고 형태로 실현됨을 확인하였는데, 이와 같은 속성은 비서술 명사를 보어로 취하는 일반 동사 먹다 구문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마음의 기능 동사 구문에서 특이한 것으로 어휘부/사전에서의 서술 명사 마음의 기술에 반드시 표시되어야 할 대단히 중요한 점인 것이다.
    - 기능 동사 구문의 분석은 통상 사전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어휘 의미 관계의 하나인 동의 관계(synonymie) 설정에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게 되어, 이 관계의 사전적 기술이 좀 더 체계적이고 언어학적으로 의의 있는 기준에 따라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 준다.
    앞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서술 명사 결론의 기능 동사 구문에서는 내리다/짓다/맺다가 동의어 계열을 이루며, 또 서술 명사 노력의 기능 동사 구문에서는 기울이다가 전혀 예기치 못하게 하다와 동의어로 쓰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해 구문에서는 (84)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하다, 입다, 보다 사이에 동의 관계가 성립된다(16).

(84) 철수는 이번 일로 많은 피해를 (당했다+입었다+보았다)

4.2.2. 기능 동사 용법의 사전적 처리
    이제 지금까지 분석된 먹다를 위시한 기능 동사의 사전적 처리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대략 제시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 서술 명사/기능 동사 사이의 결합 관계는 그 기저의 매우 일반적인 의미·통사 관계에도 불구하고 그 어휘적 실현은 예측 불가능성, 제한적 특이성을 보인다. 많은 한국어 서술 명사가 기능 동사 구문에서 하다와 양립이 가능하지만, 불가능한 경우도 상당수에 이른다.

(85) ㄱ. *도움을 하다.
ㄴ. *영향을 하다.
ㄷ. *결론을 하다.
ㄹ. *반란을 하다.
ㅁ. *마음을 하다.
ㅂ. *겁을 하다.
ㅅ. *피해를 하다.

이와 같은 불가능성/제약은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하다 대신 선택되는 기능 동사의 어휘 역시 예측이 불가능하고, 개개 서술 명사에 따라 개별적으로 특이한 어휘 형태가 선택된다.

(85) ㄱ. 도움을 주다.
ㄴ. 영향을 (미치다+꺼리다)
ㄷ. 결론을 (내리다+짓다+맺다)
ㄹ. 반란을 일으키다.
ㅁ. 마음을 먹다.
ㅂ. 겁을 (먹다+집어먹다)
ㅅ. 피해를 (당하다+입다+보다)
또한 하다가 기능 동사로 쓰이는 경우도 개개의 서술 명사에 따라 그 변이형이 특이하다.
(87) ㄱ. 생각을 (하다+ ?먹다+품다)
ㄴ. 노력을 (하다+기울이다)
ㄷ. 명령을 (하다+내리다)
ㄹ. 비판을 (하다+가하다+감행하다+자행하다)
ㅁ. 욕을 (하다+퍼붓다)

서술 명사/기능 동사 사이의 언어적 관계의 어휘적 실현인 이와 같은 제한적 어휘 결합의 양상은 한국어 화자의 주요한 어휘 지식의 일부를 이루는 한에서, 사전에서 체계적으로 낱낱이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분석에 따르면 기능 동사 용법을 보이는 먹다의 네 가지 구문은 반드시 일반 자유 구문의 먹다와 분리하여 사전에 기술하여야 하는 것이다(17).
    - 공시적 시각에서 통사 행태를 중시하는 우리의 입장으로는, 기능 동사 용법의 사전적 기록을 위해서 우선 기능 동사 먹다를 동형어로 한정하여 독립된 표제어로 올린 다음 기존 사전에서 자동사/타동사 구별에 대한 정보를 약호화하여 제시하듯, 이 동사가 기능 동사임을 적절히 표시하되, 그 구체적 용법은 각각의 서술 명사 항목에서 기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18).
    이러한 선택은 몇 가지 사전학적/언어학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우선 하다를 비롯한 표준 기능 동사들의 의미의 공백성을 들 수 있다. 물론 하다의 문체적 변이형이나 상적 변이형 등 확장 기능 동사의 경우, 완전한 의미의 공백성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기능 동사 구문에서 서술어로서의 핵심적 어휘 의미는 서술 명사에 의해 표현되므로, 일반 동사와의 형태론적 동일성이나 막연한 의미 관계를 중시하기보다는 서술 명사와의 관계를 중시하여, 일반 동사 용법과는 완전히 분리시켜 서술 명사 항목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다, 주다, 또는 전환 구문의 기능 동사 받다, 당하다 등의 경우는 결합 가능한 서술 명사의 수사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각 동사 항목에서 서술 명사와의 폭넓고 다양한 결합 양상을 빠짐없이 기술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기능 동사를 서술 명사 항목에서 처리하면, 표제어 서술 명사의 가능한 여러 기능 동사 구문을 일관성 있게 보여 줄 수 있고, 따라서, 동시에 표준 기능 동사 이외에 확장 기능 동사 또는 그 가능한 변이형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해 줄 수 있어, 개별 동사 항목에 기능 동사 용법을 낱낱이 분리시켜 기재하는 것보다 훨씬 의의 있는 처리가 될 것이다. 그것은 서술 명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 구문의 체계적 기술이 가능하고 특히 기능 동사 구문 사이의 대응 관계도 사전에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서술 명사 항목에서 결합이 가능한 기능 동사를 제시하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 사전 독자의 정보 검색의 편의를 위하여, 동형어로 분할된 표제어의 항목에 가능한 서술 명사와의 결합을 단순히 열거만 하고 참조 체계를 활용하여 해당 서술 명사 항목을 찾아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서술 명사/기능 동사의 결합은, 그 하나하나에 적어도 하위 표제어의 지위를 부여하여, 일반 동사 구문의 경우와 동일하게 단문 구조의 차원에서 주요 어휘 통사적 속성의 기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예컨대 마음 먹다 구문에는 P-(기로+려고) 보문이 쓰이고, 겁을 먹다 구문에는 -/-에게 보어가 나타날 수 있는 점 등이 지적되어야 하는 것이다.

5. 맺는말
    우리는 이 발표에서 먹다 동사의 예를 들어, 기능 동사 구문을 한정하여 분석하고 그 결과를 일반 언어 사전 항목의 작성에 활용하고 또한 명시적으로 표상하여야 할 필요성과 그 실제적 처리 방안을 논하였다. 우리의 논의는 특히 대규모 공시적 기술 우위의 언어 사전에서 동사 어휘의 처리를 위한 방법론의 모색에 한 시각을 제시해 보고자 하는 목표 아래 진행되었는데, 결론 삼아 강조하고 싶은 점은, 개선된 새로운 한국어 사전의 구축을 위해서는 한국어 어휘의 축적된 언어학적 연구 성과를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 연구의 구체적 내용은 동사 구문의 통사적 유형화 작업과 이에 따라 분류 목록화된 어휘 자료를 바탕으로 각 동사 어휘의 통사 행태를 낱낱이 분석·검토하고, 특히 단문 구조 내에서 보어 명사/동사의 결합 관계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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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補 註>
    1) 관례적으로 사전이 제공하는 언어 정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의미 정보는 정의/뜻풀이 형식으로 표상된다. 우리는, 사전 정의의 문제를 특히 생산 발생적 측면에서 볼 때, 적절하고 바른 정의를 얻기 위해서는 이 발표를 통해 우리가 시도하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리라고 믿는다.
    2) 이 중에서 먹다 관용 구문의 한정과 분류 문제는 홍재성(1992. b)에서 다루어졌고, 한국어 숙어 동사 구문의 기술을 위한 일반화된 방법론은 홍재성(1992. c)에서 제안되었는데, 그 내용은 모두 글로 발표될 예정이다.
    동형어/다의어 처리의 선택에 대해서, 우리는 앞서 발표한 글에서 지지했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동사 어휘가 나타나는 단문 구조의 유형과 그 어휘 통사적 속성에 근거하여 가능한 한 동형어 처리를 선택하는 것이다. 3에서 소개되는 바와 같이, 우리는 일반 자유 구문의 먹다를 타동사/자·타라는 양용 동사/자동사의 세 유형으로 나누는데, 각각의 먹다에 대해 더 세부적인 용법을 구별하여 동형어 분할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Ⅰ)~Ⅱ)가 보여 주는 타동사 용법의 먹다는 별개의 동형어로 분할될 가능성이 있다.

Ⅰ) 철수는 점심에 순두부를 먹었다.
Ⅱ) 정환이는 그 업자에게서 뇌물을 먹었다.

우선 Ⅰ)~Ⅱ)의 먹다의 구문은 각각 Ⅲ)-Ⅳ)의 구조로 표시된다.

Ⅲ) N0 N1 -를 V
Ⅳ) N0 N1-(에게서 + 로부터) N1-를 V

이 두 먹다는 논항 수의 다름을 나타내는 제2보어의 유무, 그리고 N1 위치에 분포 가능한 명사의 유형에 따라 명백한 상이성을 보이는데, 먹이다 구문의 대응 양상에 따라서 그 차이는 더욱 확실해진다.
    Ⅰ)-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사역형 먹이다 구문이 모두 가능하다.

Ⅴ) 나는 철수-(에게 + 를) 점심에 순두부를 먹었다.
Ⅵ) 그 업자는 정환이-(에게 + 를) 뇌물을 먹었다.

이때, Ⅴ)는 Ⅰ)에 대해 표준적인 사역 동사 구문을 이룬다. 즉 비사역 구문에는 나타나지 않던 별도의 논항이 주어로 사용되어, 그것이 비사역 구문이 표상하는 사태를 야기시키는 사역주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Ⅳ)/Ⅵ)의 대응은 이와 같이 기술될 수 없다고 본다. Ⅵ)에 사역형 먹이다가 쓰이기는 했으나, 외재적 논항의 첨가는 없고 단순히 논항의 통사적 전환만이 관찰될 뿐이다. 우리는 이러한 경우를 의사 사역 구문으로 특징짓고자 하는데, 이 발표의 후반부에서 언급될 전환 구문 construction converse과도 유사성을 보인다. 물론 이러한 구문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이 요구되지만, 일단 Ⅵ)을 단순히 사역 구문으로 동일시할 수 없을 것이다. 유사한 경우를 하나 더 예를 들어 본다면 속다/속이다의 대응이 될 것이다.

Ⅶ) 철수는 (영희에게 + 영희의 말에) 속았다.
Ⅷ) (영희는 + *영희의 말은) 철수를 속였다.

따라서 Ⅴ)~Ⅵ)의 차이는 Ⅰ)~Ⅱ)의 먹다의 구분을 지지해 준다고 보겠다.

3) 여기서 소략하게 제시되는 일반 자유 구문의 먹다의 용법의 분석은 보완의 여지가 많다. 특히 목적 보어 위치에 나타나는 명사의 유형을 특징짓기 위해서는 더 섬세한 분석이 요구되는데, G. Gross(1992)가 시도하고 있는 어휘 결합 관계 및 통사적 기준에 의거한 명사 분류 체계의 구성 작업은 이 점을 다루는 데 대단히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4) 우리는 다음과 같이 타동사/자동사 이중적인 용법을 보이는 동사들을 중립 동사로 특징짓는다(중립 동사 구문의 분석에 대해서는 연재훈(1989), 홍재성(1989)을 참조할 것.).

Ⅸ) ㄱ. 철수는 혼자서 이삿짐을 다 내려갔다.
ㄴ. 이삿짐이 이제 다 내려갔다.

이에 대해 (20)의 먹다는 의사 중립 동사로 Ⅳ)의 내려가다류와 구별되는데, 다치다 이외에 몇 가지 더 예를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이들 동사가 중립 동사와 차이를 보이는 점에 대해서도 연재훈 (1989)을 참조할 것.).

Ⅹ) ㄱ. 옮겨 심은 나무가 벌써 뿌리-(가+를) 내렸나 보다.
ㄴ. 정환이는 월남전에서 눈-(이+을) 멀어 가지고 돌아왔대.
ㄷ. 영희는 무채를 썰다가 손-(이+을) 베었다.

5) 이 복합 표현을 합성 명사도 특징지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좀 더 따져 보아야 할 것이나, 이 자리에서는 잠정적으로 합성 명사로 제시해 본다.

6) 또 다른 예를 든다면, 서술 명사 약속은 다음과 같은 삼 항 술어로 분석될 것이다.
    제1논항: X = 약속하는 사람
    제2논항: Y = X의 약속 내용
    제3논항: Z = X로부터 약속을 받는 사람
    이러한 논리 의미 구조가 약속 명사구에 투영되면 다음과 같은 실현이 가능하다.

Ⅺ) ㄱ. 철수 기영이에 대한 지지의 약속
        X                     Z             Y
ㄴ. 북한에 대한 중국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약속
                Z             X                     Y

약속의 경우, 제2논항 Y는 이렇게 명사구나 보문으로 실현될 수 있다. 우리는 서술 명사 약속의 사전적 기술 문제를 홍재성(1992 a)에서 다루어 보았는데, 그 내용은 역시 곧 글로 다시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7) 여기서 복합어는 파생어나 합성어 mot composé를 포함하는 상위 개념을 나타낸다.

8) Ⅻ)가 보이듯이 서술 명사 약속이 목적어 자리를 차지하고 그 제1논항이 주어 위치에 실현되는 단문 구조에서 기능 동사 하다가 나타난다.

Ⅻ) 중국은 북한에-(E+대해서)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9) 약속의 기능 동사 구문 Ⅻ)에서도 동일한 속성을 관찰할 수 있다.

Ⅻ) 중국은 북한에-(E+대해서)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10) 이 외에도 기능 동사 구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부사의 하강 현상도 폭넓게 관찰된다.

ⅩⅢ) ㄱ. 철수는 영희에게 (많이 + 많은) 도움을 주었다.
ㄴ. 그의 결정이 사태의 해결에 (상당히 +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11) 편은 대칭 명사의 성격을 지닌 이항 술어로 분석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편을 먹다 구문은 다른 먹다 기능 동사 구문에서와 달리, 서로가 수의적으로 실현되고, N-와 보어를 용인하는 대칭 구문을 이룬다.

12) 부사의 하강 현상도 확인된다.

ⅩⅣ) 기영이는 철수에게 친구들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심하게 + 심한) 욕을 했다.

13) 한국어 전환 구문의 어휘‧문법적 기술에 대해서는 노윤채(1992)를 참고하기 바란다.

14) 본문 명사 소문이 주어로 사용된 다음과 같은 역시 기능 동사 구문으로 분석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우선 여기서 이중 구문의 가능성을 관찰할 수 있다.

ⅩⅣ) ㄱ. 정환이가 파혼했다-(고+는) 소문이 (돌았다+퍼졌다+떠돌았다)
ㄴ. 정환이가 파혼했다-(?고+는) 소문이 있었다.

15) 생성 문법 테두리 내에서의 논의는 다음을 참고할 수 있다.
    Cattel. R.(1984), Compossite predicates in English, Symtax and Semantics vol. 17. Academic Press.
    Jayaseelan, K. A.(1988), Complex Predicates and θ-Theory, Syntax and Se&mantics vol. 23, Academic Press.

16) 한편, 동의어/유의어로 판단되는 서술 명사들 사이의 관계가 기능 동사와의 양립성 여부에 따라 새롭게 분석‧기술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ㄱ) P-(기로+려고), P-(ㄹ+려는) 형태의 보문과 결합이 가능한 마음/생각/의도......등은 기능 동사와의 결합 관계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인다.
  마음 생각 의도 작정 의향
하다 - + + + -
먹다 + + - - -
품다 - + - - -
있다. + + + - +
가지다 + + + - +
(ㄴ) 겁/두려움/공포/무서움 등 역시 다양한 기능 동사 구문에서의 사용 가능성에 의거하여 다음과 같이 유사성/상이성을 분명히 할 수 있다.
  두려움 공포 무서움
먹다 + - - -
내다 + - - -
느끼다 - + + +
나다 + - - -
주다 + + - -
질리다 + - + -
사로잡히다 - - + -

17) M. Gross와 I. Mel'čuk은, 각기 상이한 이론적·방법론적 틀에 따라, 순수한 언어학적 기술로서의 어휘부 구성을 언어학 연구의 중심적 작업으로 내세우는데, 모두 기능 동사 구문의 어휘적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일반 언어 사전 편찬의 방법론적 논의에서는 G. Gross(1981)가 기능 동사 용법의 체계적 수록의 의의를 지적하였고, 우리도 홍재성(1987)에서 이 점을 언급하였다.

18) 이 방법은 기존 한국어 사전 중 최근에 간행된 한글 학회 편 우리말 큰 사전(1992)이나 금성판 국어 대사전(1991) 등이 부분적으로 채택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들 사전이 물론기능 동사 분석에 의거한 체계적인 동사 용법의 분류나 처리를 수용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조금 막연한 언어 관계 collocation의 개념에 의거하여 마음/겁 등 서술 명사 항목에서 마음이 내키다, 마음이 나다, 마음이 쓰이다, 마음에 새기다......; 겁을 내다, 겁을 먹다, 겁을 집어먹다, 겁을 주다, 겁이 나다 등의 표현을 그 뜻풀이와 함께 한데 모아 수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