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언어 병리학의 이론과 실제]

조음 장애의 진단 및 치료

한정주 / 성모 병원 언어 치료실 언어 치료 전문인

1. 서론
    여러 가지의 언어 장애 중에서 조음 장애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린 시기의 조음 장애는 신체 및 인지 능력의 발달과 성숙, 그리고 언어 발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체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기능적인 조음 장애의 경우에는 언어 발달 과정과 생활 환경에서 병인(病因)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정상 아동의 언어 발달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합리적인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다른 유형의 언어 장애가 있는 아동이 조음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그 장애에 접근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말소리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 정상 말소리 발달에 대한 이해, 조음을 분석하여 치료에 이용하는 정보 등 다양한 측면의 지식이 동시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한정적으로 조음 장애의 기본 성질과 평가·분석 절차, 그리고 끝으로 치료 절차를 소개하기로 한다.

Ⅱ. 조음 장애의 성질
    아동에 있어 조음과 관련된 문제점들은 여러 가지로 용어로 표현되어 왔다. 여기서는 '장애'라는 용어 아래 이 모든 문제를 포함해서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구체화하려고 한다. 따라서 어떤 아동을 치료가 필요한 아동이라고 분류했을 경우 아동의 음운적 능력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이 요구된다.
    첫째, 아동이 사용하는 소리들이 체계의 일부분인가?
    둘째, 아동의 체계가 어떤 의미에서 정상아와 다른가?
    아동의 말이 몹시 불명료한 경우, 청자는 아동이 소리들을 체계적인 방식 내에서 조합하여 사용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거의 알 수 없는 말이라 해도 그 언어의 음운 조직은 체계적이며 언어 행동은 규칙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일탈됨(deviance)의 의미를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로 구분하면, 넓은 의미에서의 일탈은 치료가 필요한 아동에 대한 일반적 명명-정상 형태로 언어를 습득하지 못하는 아동 전체에 대한 일반적 명명-이다. 반면 좁은 의미란 아동의 언어 체계가 더 어린 정상아의 체계와 같거나-이런 경우 체계 발달이 지연된 것이라 할 수 있다.-어린 정상아에게서는 나타나지 않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습득된 패턴에 의해 음운 체계를 획득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아동이 정상과 다른 특성의 음운 체계를 갖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일탈된 음운 체계에 대한 정보가 장애를 발견하고 치료를 계획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되며, 단기 지연된 경우에는 정상아로부터의 정보가 치료에 유용하게 된다. 음운 조직에 장애를 가진 아동의 언어학적 분석 연구들은 아동의 말에 어떠한 체계가 있으며 따라서 그 아동이 낱말을 산출하려고 소리를 사용할 때 이러한 체계적인 방식에 의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어 음운 변동의 예를 보면, 연령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끝소리 탈락, 첫소리 탈락, 음절의 반복, 음절의 탈락, 전설음화, 구개음화, 성문음화, 파열음화, 측음의 단순화, 탈비음화, 양순음 동화, 후설음 동화, 탈기식음화, 비음 동화 같은 현상을 볼 수 있으며 뒤로 가기, 과도음화, 무성음화, 장모음화, 모음 첨가, 치는 소리되기, 치음화도 나타난다. 이로 볼 때 아동의 말이 어떤 체계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체계가 더 어린 정상아의 것과 얼마나 같은지에 관해선 알 수 없다. 그러나 장애 아동의 언어 체계가 정상아의 그것과 다를 것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몇 가지 설명이 있다.

첫째, 장애 아동은 지체된 습득을 보인다. 그들의 언어 체계는 더 어린 정상아의 것과 아주 비슷하다.
    둘째, 장애 아동은 정상아와 같은 음운 변동을 보이나 그것을 다른 방법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이 정상아보다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과정이 같다고 할지라도 결과적인 체계에 있어서는 정상아와 다르다.
    셋째, 어떤 면에서는 장애 아동이 정상아와 비슷한 과정을 보이지만 어떤 것은 장애 아동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다

여러 명의 장애 아동의 말을 분석한 후 가장 공통적인 음운 변동의 발생을 보면 음절의 탈락, 정지음화, 탈구개음화, 전설음화, 운음, 마지막 자음의 탈락, 유성음화, 음절의 동화, 구개 동화 등이 있다. 이러한 음운 변동으로 보면 장애 아동이 정상아와 같은 과정을 보이는 듯하나, 정상 기준에서 볼 때 비일상적인 과정을 사용하고 있다. 비일상적인 과정이란 일반적이 아닌 과정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장애 아동은 정상아가 보일 수도 있는 과정이지만 결코 오랫동안 지속되는 과정이 아닌 것을 주된 과정으로 사용한다.
    장애 아동이 일탈된 체계를 갖는다는 것이 확실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체계를 정의하는 데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장애 아동이 끌어내는 음운 변동 과정은 정상아가 말을 단순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같은 시기에 정상적인 말이나 일반적인 형태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독자적인 과정이나 흔치 않은 과정이 나타나 정상 순서에서 사라지지 않고 체계에 계속 머무르게 된다. 즉 지연과 일탈의 과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체계가 되는 것이다.
    말이 비정상으로 될 만한 기질적 이유가 없는 조음 장애는 두 가지 능력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아동의 조직적인 능력으로 언어에서 체계를 확립시키는 것과 관련되며 음소적 능력을 일컫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산출 능력으로 사실상 소리를 산출해 내는 것과 관련되는 음성적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최근 아동의 조음 오류에 관한 연구들은 이 두 가지 능력이 구분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아동의 말이 음소적 오류를 더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면 선택된 조음 움직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능력이라기보다는 부적절하거나 일탈된 음운 체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기능적 조음 장애를 보이는 아동은 음성적 오류보다는 음소적 오류를 보인다고 결론짓게 된다.

Ⅲ. 조음 장애의 평가
    조음 검사는 개인의 음성학적 능력을 설명하고, 피검사자의 말소리 체계가 치료를 받을 정도로 충분히 비정상적인가를 결정하고, 치료 프로그램의 방향·형태·빈도수를 결정하고, 치료 또는 성숙에 의한 음성학적 능력의 변화를 관찰하고, 조음 상태를 검사 예측하고, 예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조음 검사 도구를 사용하는 기본 목적은 개인이 조음 치료 및 훈련 등이 필요한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데 이런 결정을 위해 임상가가 거치는 두 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말의 표본을 수집한다. 대표적인 말 표본은 하나의 검사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집단 또는 여러 검사 도구들을 통해 얻어진다. 사용되는 검사나 측정 도구들은 임상가에 따라 다양하나 전형적인 평가 도구로는 공식적인 조음 목록, 대화할 때 표집된 말, 자극 가능성 검사, 오류 산출의 일관성을 위한 검사 등이 있다.
    둘째, 임상가는 조음 능력을 묘사하고 분석하기 위해 말 표본을 연구한다. 분석을 통해 오류 산출의 본질과 오류의 일관성을 결정하고, 오류 패턴 및 음운 변동을 판별한다.
    그러나 임상가가 궁극적으로 해야 하는 중요한 결정은 치료가 필요한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1. 평가 절차
    가. 선별 검사
    조음 행동의 이해력 검사와 분석은 종종 상당한 시간의 소비를 요하므로 개인의 조음 상태에 대한 간략한 형태의 검사나 선별 검사를 먼저 실시한다. 선별 검사는 더 자세한 조음 평가를 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고, 부가적 검사가 필요한 대상을 구별하는 데 사용된다. 이것을 통해 대상의 조음 상태에 대한 예후적 판단도 할 수 있다. 조음 선별 검사에서 사용되는 도구는 보통 5분 또는 그 이내에 시행되는 것으로 대표적인 말소리 표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임상가가 만든 비공식적인 것일 수도 있으나 보통 다음과 같이 간단한 것을 통해 실시되기도 한다. 이름과 주소 말하기 및 수 헤아리기, 요일이나 달[月]이름 말하기, 빈번히 잘못 조음되는 특정한 소리를 끌어내려고 만든 문장의 반복, 그리고 제 나라 말소리의 대표적인 표본이 되는 친숙한 문단 읽기 따위이다.

나. 조음 표본을 얻기 위한 절차
    조음 평가의 두 가지 주요한 목적은 개인이 조음 장애를 가졌는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치료를 결정하기 위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정보를 얻기 위한 표본 수집 검사는 선별 검사보다 더 자세하고 시행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검사자와 피검자 간에 상호 작용시 일어나는 상호적 역동이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친근감, 인내심, 효율성 등은 검사로부터 최대한의 수행을 얻어 내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또한 조음 행동의 표본을 얻을 때 임상가는 하나의 검사 도구보다는 치료를 결정하기 위한 대표적 근거자료를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도구들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1) 연결된 말(복수 문장의 표현): 평가 도구 중 표준화된 절차의 하나는 연결된 형태의 말 속에서 산출 형태를 평가하는 것이다. 조음 치료의 궁극적 목표가 자발적인 회화에서 소리를 바로 산출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말소리도 연결된 담화의 형태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연결된 말의 표본은 검사자에게 피검사자의 전반적 명료도에 대한 인상과 말소리 산출의 일관성에 대한 정보를 준다. 또한 이 평가에서 얻은 자료는 치료 필요 여부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평가에서 사용되는 방법으로는 환자를 자발적인 회화에 참여시키는 것(취미, 방문했던 장소, 기타 관심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게 한다.)이 가장 좋지만, 이것이 어려운 경우 그림을 보고 반응하기·검사될 목표 음이 들어 있는 문단 읽기·임상가가 들려준 이야기를 반복하기 등의 방법이 있다. 소리를 표집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따라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점이 있을 수 있으나 임상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이 방법이 조음 수행시 가장 유효한 내용을 표집할 수 있는 것이지만 몇 가지 실제적인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첫째, 심한 조음 장애를 가진 아동의 경우 말이 거의 불분명하므로 대화 내용을 표집할 때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둘째, 따라서 아동으로부터 낱말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숙련된 임상가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셋째, 그 나라 음소의 대표적인 음소와 그들의 다양한 이음적(異音的) 변이를 포함하는 자발적인 말을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연결된 말의 표집은 여전히 조음 평가 도구의 중요한 일부로 존재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전반적인 명료도의 평가, 자연스런 말소리 사용의 결정, 잘못된 조음의 일관성을 판단하는 근거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2) 말소리의 목록: 조음 검사를 위해 흔히 쓰이는 형태는 세 가지 위치에서 말소리를 얻는 것인데 대개 그림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한 낱말을 말하게 한다. 이 도구는 전형적으로 자음, 모음, 이중 모음을 얻어 내며 자음은 보통 낱말의 처음, 중간 그리고 마지막 위치에서 평가된다. 예를 들면 /ㅅ/의 경우 사과, 인사, 옷의 낱말이 사용될 수 있다. 말소리 목록에 포함되는 특정한 소리들은 검사마다 다양하지만 아동이 빈번한 오류를 갖게 되는 말소리들을 포함한다. 말소리 목록은 치료의 필요 여부를 결정하고 교정의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3) 자극 가능성 검사: 말소리 자료를 얻는 세 번째 방법은 잘못된 조음을 맞는 형태로 반복하는 아동의 능력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것은 아동이 조음 평가에서 정확하게 산출했던 말소리를 검사자가 먼저 조음한 후 그것을 맞게 모방하는 아동의 능력을 알아보는 것이다. 즉 이 검사는 아동에게 정확한 말소리 형태를 포함한 말소리와 음절 그리고 낱말의 청각 및 시각적 보기를 모방하도록 구성된 것이다. 5~7세 아동의 경우 음절 또는 낱말을 모방하는 능력은 이후에 자신의 틀린 조음을 자발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가능성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이 검사는 예후를 추측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자극 가능성 검사는 치료 없이 조음을 교정할 수 있는 아동을 판별하는 데 일반적 지침이 된다. 자극 가능성 검사는 개별음, 음절, 낱말로 구성된다. 자극 가능성 측정할 때 가장 낮은 점수를 얻은 아동은 높은 아동보다 우선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모방으로 산출될 수 있는 말소리는 모방될 수 없는 말소리보다 치료를 통해 더 빨리 교정된다.
(4) 문맥(상황) 검사: 조음 장애자 중에서도 특히 아동의 경우 잘못된 조음에 변화가 많고 일관성이 없다. 잘못된 말소리가 바르게 산출되는 음성적 문맥을 판별하는 것은 임상가에게 일관성을 측정하게 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출발점을 제공한다. 이 검사는 말소리 목록을 통해 일치되는 잘못들을 가지고 있는 아동들을 비교적 쉽게 판별할 수 있게 한다. 치료가 필요한지의 여부보다는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쓰이는 방법으로서, 다양한 문맥에서 산출되는 말소리를 관찰하기 위해 말의 자발적인 자료를 모으거나 심층 검사를 이용한다. 심층 검사란 여러 음성적 문맥에서 말소리를 검사하는 것이다. 이 검사는 동시 조음에 관한 연구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인접한 말소리들은 말의 산출이라기보다 겹쳐지는 일련의 음절 연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자음은 낱말의 처음, 중간 그리고 끝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기보다는 음절의 방출과 폐쇄의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 검사는 목표음의 앞 또는 뒤에서 자음 또는 모음을 체계적으로 번갈아 조음하게 함으로써 아동이 적어도 한 음성적 문맥에서 목표음을 바르게 산출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음성적 문맥을 평가하는 두 번째 방법은 말소리 산출 과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모방적인 과제는 말소리 단독 상태, 음절 낱말 어구 상태에서 모두 30개 항목의 개별음 산출을 평가한다. 요약하면 문맥 검사는 잘못된 조음의 일관성을 측정하고 특별한 오류음이 정확하게 산출되는 음성적 문맥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 기록 절차
    임상가에 의해 사용되는 점수 체계 또는 기록 체계는 검사의 목적, 개인적 선호, 임상가의 기록 능력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점수 방식이냐에 따라 임상가가 얻은 집계 내용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분석의 종류를 결정할 수 있고, 이에 기초하여 치료 전략도 세워지게 된다. 섬세하지 못한 점수 체계라 할지라도 산출된 소리가 특별한 언어학적 문맥에서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음소 경계 내에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것은 검사자의 지각에 기초하여 정확하거나 부정확한 것으로 간단히 표시될 수 있다. 말소리 목록과 함께 소리 산출을 기록하는 방법은 대치(substitution), 왜곡(distortion), 생략(omission)(이 '대치, 왜곡, 생략'의 첫 글자를 따서 흔히 'SDO'라 부른다.)으로 오류를 분류하는 것이 전통적이다. 대치는 목표 부분에 부정확한 소리를 배치하는 것이고, 왜곡은 대치와 비슷하지만 배치된 음이 수용되지 않는 그릇된 음인 경우이다. 생략에는 세 가지의 설명이 있다. 첫째는 표준 조음에 포함되었어야 하는 부분이 빠진 것이고, 둘째는 음성화되지 않은 것이거나 성문음, 짧은 숨 내쉬기 등인 것으로 설명되고, 셋째는 생략된 부분이 쉼과 같은 부분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세 가지 범주로 소리 오류를 분류하는 SDO 기록 체계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이론적이고도 실제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이런 분류가 다소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대치와 왜곡 간의 다른 점이 흔히 음성 기록 기술이나 검사자의 언어학적 경험에 기초하므로 검사자에 따라 다르게 평가 기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말소리 오류 산출을 기록하기 위해 음소적 표기(broad phonetic transcription)를 가장 흔히 사용하지만 어떤 특정한 장애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소리를 표기해 내려면 음소적 표기만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 따라서 거기에 세세함을 덧붙이는 구별적 기록 부호(diacritic)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예: [k]→[Kh]).

3. 분석 절차
    가. 전반적 명료도
    장애 아동이 만들어 내는 연결된 말의 명료도 수준은 임상가가 판단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서가 된다. 명료도는 듣는 사람 개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평가된다.
    말은 전혀 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부터 완전히 명료한 상태까지 연속체로서의 흐름이기 때문에 평가를 위해서는 중간점이 제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말이 거의 불명료하다 → 명료도가 나빠 이해하기 곤란하다 → 주의해 들으면 명료하다 → 오류가 나타나기는 하나 명료하다 → 소리 오류가 때때로 계속되는 말에서 감지된다 등과 같이 판단해 낸다. 명료도에 관련되는 첫 번째 요인은 부정확하게 산출되는 소리의 수이다. 이것은 말할 때의 자음 오류의 수와 관련된다. 두 번째 요인은 잘못 조음되는 소리의 일관성이다. 즉 오류가 일관성 있게 산출될수록 듣는 사람이 말을 더 손상된 것으로 감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인에 덧붙여 명료도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은 말에서 산출되는 목표음의 빈도, 목표음과 오류 산출 간의 유사성·속도·억양·강세 등과 같은 특징이며 개인의 말이 명료하지 못할수록 치료의 필요성이 커진다.

나. 개별 음소의 분석
    임상가가 조음 평가시 얻어 낸 조음 양식(pattern)을 오류 분석 과정을 통해 분석한다. 이 분석은 치료의 필요와 사용될 치료 방법에 대한 결정에 기초가 된다. 치료의 필요를 결정할 때의 고려 사항은 자극 가능성, 일관성 등이다.

(1) 산출의 용이함: 산출되는 오류음은 산출시의 용이함, 즉 얼마나 쉽게, 빈번히 산출되느냐에 따라 분석된다. 말하는 사람이 어떤 소리를 산출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주관적 관점에 의해 등급을 주게 된다. 겨우 산출해 내는 소리와 산출이 쉬워 빈번히 생겨나는 소리를 판단하는 경우 산출이 쉬운 소리가 어려운 소리보다 훈련이 적게 필요하다. 이러한 소리 산출의 용이함에 대한 판단도 듣는 사람의 지각에 의존한다.
(2) 발생 빈도: 말에서 생겨나는 오류음의 빈도가 클수록 명료도에 대한 영향이 커진다. 따라서 빈번히 일어나는 오류를 치료에 먼저 적용시키게 된다.
(3) 습득 연령: 조음 장애가 있는 아동의 조음 수행을 분석할 때 그 오류가 아동의 연령에 적합한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규범 자료와 비교한다. 8세에 이르면 말의 부분 요소를 정확히 산출하게 되므로 8세 및 그 이하 아동에게 적용된다. 아동이 그 연령의 다른 아동이 일반적으로 산출하는 소리를 잘못 만들거나 전체 조음 점수가 연령 규준보다 낮을 때 발달 지체를 갖는 것으로 판별되며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그러나 어느 정도 지체되어야 치료가 필요한가 하는 것은 임상가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다.

다. 패턴 분석
    아동의 조음 오류는 보통 무작위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며, 하나의 과정이나 패턴이 몇 가지 소리 산출 오류를 지배한다. 따라서 오류 패턴의 존재를 결정 짓기 위해 조음 평가 자료를 분석하게 된다. 패턴 분석의 목적은 아동의 음운 체계 내에 존재하는 소리 오류의 기초가 되는 조직을 발견하려는 것이다. 이것의 장점은 치료자에게 소리 요인들 간의 관계, 그리고 조음과 언어 조직 수준 간의 관계에 대한 통찰을 준다는 것이다. 즉 음운론적 패턴 분석은 조음과 언어 구조의 다양한 상태를 아는 열쇠가 된다.

(1) 조음 위치, 조음 방식, 음성화: 패턴 분석의 가장 기본적인 타입은 조음 위치, 방식 및 음성화에 대한 분석으로 구성된다. 이 분석에서 잘못된 조음은 그것들이 음성화되고 산출되는 방식, 산출의 위치에 유사성이 있는지를 결정하여 판단된다. 즉 무성음을 유성음으로 대치하는 유성음화, 성문음에 마찰음을 대신하거나 치조음에 구개음을 내는 것 같은 패턴을 판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확한 조음 방식과 음성화를 보이지만 조음 위치에 오류가 있어서 몇 개 음을 잘못 내는 경우 /ㅌ/을 /ㅋ/으로, /ㄷ/을 /ㄱ/으로, /ㅂ/을 /ㄱ/으로 내는 등 앞부분에 조음점이 있는 음을 모두 뒷부분의 음으로 대치하고 있다. 이 경우 산출의 바른 위치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가르친다.
(2) 음운 변동: 음운 변동이란 아동이 어른의 말소리를 산출하려 할 때 어떤 체계를 가지고 말을 단순화하는 양상을 말한다. 음운 변동 분석이란 아동의 말소리 대치의 일반적인 단순화 경향을 체계적으로 기술하여 설명한 것이다. 이 분석의 목적은 각 낱말의 처음, 중간, 끝에서의 아동의 말소리 대치를 몇 가지 음운 변동 양식으로 기술하고 각 변동이 일어나는 정도를 살펴보는 데 있다.
어떤 아동이 어른의 /s/를 [t]로 대치한다면 다른 마찰음도 조음점이 같은 파열음으로 대치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변화는 한 덩어리로 묶어서 정지음화(停止音化)라고 부른다. 이렇게 각각을 별개의 대치 현상으로 보는 대신 말소리 변동이라고 봄으로써 상호 연관되는 말소리들을 묶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말소리 발달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다. 다음은 한국어 음운 변동의 예이다.
(가) 음절 구조 변동
ㄱ. 끝소리 탈락: 낱말 또는 음절의 끝에 오는 자음의 탈락을 말한다. 즉
    (C)VC형이 (C)V로 끝나게 된다.
    (예) /ㅂ, ㄷ, ㄱ/→φ, 밥→[pa], 감자→[kaca]
ㄴ. 첫소리 탈락: 낱말 또는 음절의 첫 자리에 오는 자음의 탈락을 말한다. 즉 CV(C) 형이 V(C) 형으로 나타나게 된다.
    (예) /ㄷ, ㄸ, ㅌ/→φ, 달→[암], 딸기→[따이]
ㄷ. 음절의 반복: 자음과 모음의 구조가 되풀이되는 것을 말한다. 즉 C1V1C2V2 등이 C1V1C1V1이 된다. 주로 뒤에 오는 모음과 일치된다.
    (예) 바지→[바바], 딸기→[따따]
ㄹ. 음절의 탈락: 둘 또는 그 이상의 다음절어에서 끝 또는 중간 음절의 탈락으로 낱말 형태가 축소된 것이다.
    (예) 썰매→[떤], 개구리→[개이]
(나) 대치 변동
ㅁ. 전설음화: 입천장이나 구개 쪽에 있던 혀를 앞쪽으로 움직여 조음점이 앞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예) /ㅈ, ㄱ/계열→/ㅂ, ㄷ/계열
    자동차→[다아], 콩→[퐁], 조금→[또끔]
ㅂ. 구개음화: 주위의 소리들이 입천장소리로 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 /ㅅ, ㄷ/계열→/ㅈ/계열
    손→[촌], 굴뚝 →[굴쭈]
ㅅ. 성문음화: /ㅅ/을 비롯한 다른 소리들이 /ㅎ/또는 성문 파열음 /? /으로 나는 것을 말한다.
    (예) /ㅅ, ㅆ/→ㅎ, 사탕→[하탕], 쌍→[함]
ㅇ. 파열음화: 마찰음 또는 그 외의 다른 소리들이 파열음으로 대치되는 것을 말한다.
    (예) /ㅅ, ㅆ/→/ㅂ, ㅃ/
    수건→[두우], 사람→[타암]
ㅈ. 측음의 단순화: 측음/l/이 후설 반모음/W/의 자리로 발음되는 것을 말한다.
    (예)/ㄹ/→/W/
    라디오→[야디오], 개구리→[개구위]
ㅊ. 탈비음화: 비음이 그와 짝이 되는 구음으로 소리 나는 것을 말한다.
    (예)/ㅁ/→/ㅂ/
    무지개→[부이애]
(다) 동화 변동: 한 낱말 안에서 한 소리가 다른 소리의 영향을 받아 비슷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동화 변동으로 결정하기 위하여는 반증이 필요하다.
    (예) 가방→[바방]과 고리→[고이],'가방'의 /가/는 뒤의 /방/의 영향으로 [바]로 되었으나 '고리'의 /고/는 [보]로 되지 않았다.
ㅋ. 양순음 동화: 양순음의 영향으로 그렇지 않은 자음이 양순음으로 닮아 가는 것을 말한다.
    (예) 양말→[얌말] (역행 동화의 예)
    바퀴→[바피] (순행 동화의 예)
ㅌ. 후설음 동화: 연구개음 또는 경구개음의 영향으로 조음점이 뒤로 이동하는 것이다.
    (예) /ㄷ, ㄸ, ㅌ/ →/ㄱ/
    태극기 →[캐끼]
    /ㅁ, ㄴ/→/ㅇ/, 간장→[강장]
(라) 기타 변동: 앞서 설명된 주요 말소리 변동은 아니지만 이따금 아동 언어에서 되풀이해서 나타나는 소리의 이동을 말한다.
ㅍ. 탈기식음화: 기식음, 즉 [+aspirated]의 요소가 탈락되어 [-aspirat-ed]로 되는 것을 말한다.
    (예) /ㅍ, ㅌ, ㅋ/→/ㅂ, ㄷ, ㄱ/
    파도→[바도], 토끼 →[도끼]
ㅎ. 비음 동화: 파열음, /ㅂ, ㄷ, ㄱ/이 그와 일치되는 조음점에서 나는 비음으로 이동하는 소리의 변화를 말한다.
    (예) /p,t,k/→/m,n,ŋ/
    바지→[마지], 사다리→[하나이]
(3) 음운 규칙: 음운 변동이 특정한 문맥에서 규칙성을 가지고 생겨날 때 이 규칙성은 음운론적 규칙을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아동의 말소리 오류는 음운 규칙에 의해 지배되고 이런 규칙의 판별로 치료의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4) 변별 자질: 음운론적 규칙은 때로 변별 자질의 기초 위에서 설명된다.
음운 규칙을 설명하는 이 자질의 사용은 오류음에 공통적으로 내재한 유사성을 판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변별 자질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발적 대화 또는 문맥 검사를 통해 조음의 대표성을 표집한 후, 정확한 자질 사용을 위해 개별 말소리의 정확하거나 부정확한 반응을 분석하고, 모든 음의 각 자질의 정확하거나 부정확한 사용의 비율을 계산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라. 치료 결정
    조음 표집을 분석하여 그것을 기초로 임상가는 치료의 필요와 치료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때 유용한 평가 자료에는 전반적 명료도, 연령 규준 비교, 자극 가능성 검사, 일관성, 오류 패턴의 성질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점은 오류 패턴 그 자체이다. 이 외에도 오류음이 일어나는 빈도, 언어학적 문화적 배경, 환자 및 그 부모의 장애에 대한 태도 등이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

Ⅳ. 조음 장애의 치료
    1. 치료의 3단계
    기능적 조음 장애를 위한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아동의 언어학적 문화에 적절하게 자발적으로 소리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치료 과정은 설정(establishment), 전이(transfer), 유지(maintenance)에 걸치는 3단계가 계속 연결되는 연속체로서 이루어진다.
    설정 단계는 치료의 첫 단계로서 아동으로부터 목표 행동을 끌어내어 자발적 수준에까지 이런 행동을 안정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말소리를 산출해 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고 지각 훈련(perceptual training)도 이에 포함된다. 한 음을 교정한 뒤 이것을 유지 단계까지 옮기고 다른 음을 교정하거나, 몇 개의 오류음을 동시에 다루기도 하는데 여러 개의 음이 동시에 치료될 때 음들은 음운 변동, 변별 자질 또는 명료도에 대한 전체적 영향과 같은 공통적인 속성에 따라 선택된다. 일단 환자가 오류음을 정확한 형태로 산출할 수 있게 되면 치료의 두 번째 전이 단계로 옮길 준비가 된 것이다.
    전이는 한 음소 문맥에서 다른 것으로 음 산출을 정확히 옮기는 것, 음 산출을 더 복잡한 언어학적 단위로 옮기는 것, 한 음에서 다른 음의 자질로 옮기는 것, 하나의 말하는 환경에서 다른 환경으로 산출을 옮기는 것을 촉진하는 것이다. 전이는 어떤 특정한 치료 행동과 방법에 의해 촉진되며, 특별히 훈련되지 않은 문맥과 상황에 영향을 준다.
    세 번째 유지 단계는 설정과 전이 단계 동안 습득된 행동들을 안정시키고 보존하려는 노력의 단계다. 치료에서 전이와 유지 단계는 겹쳐지는 경우가 많다. 유지 단계에서는 치료 빈도와 지속 기간이 감소되고 정확한 말의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 환자의 책임이 증가된다.

2. 치료의 계획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목표가 계획되고 형성되어야 한다. 행동 목표는 설명 가능하고, 관찰 가능하며, 측정 가능한 구체적인 행동을 포함하는 것이어야 하고, 명백하고 정확하며 조작적인 목표이어야 한다.

가. 행동 목표(behavioral objectives)
    행동 목표의 세 가지 기능은 (1) 치료를 위한 정확한 목표 형성에 방향을 제공하고, (2) 목표에 부합되고 있는지를 결정하는 방법을 제공하며, (3) 치료시 학습을 촉진하는 것이다.
    치료 목표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1) 학습자가 하기로 되어 있는 것: 치료 목표가 셀 수 있고 측정할 수 있는 행동으로 구체화될 때 치료 효과가 더욱 나타난다. 예를 들면, 아동에게 /ㅅ/을 말하게 한다; 아동에게 /ㄹ/이 산출될 때 손을 들게 한다; 환자에게 그의 혀를 치조 뒤에 놓게 한다.
(2) 학습자가 하게 될 상황: 행동이 일어나고 행동이 만들어지는 상황을 진술하여 상황을 구체화한다. 예를 들면, 임상가의 모델에 따라 /ㅅ/을 말하게 한다; 임상가가 어떤 문단을 읽을 때 /ㄹ/이 산출될 때마다 손을 올리게 한다; 임상가가 지시할 때 치조 뒤에 혀를 놓게 한다.
(3) 학습자가 얼마나 잘 수행할 것인지를 지적해 내는 준거: 목표의 성공적인 완성을 위한 준거를 세우는 것으로 환자에게 요구되는 수행 수준을 나타낸다. 정확한 반응의 구체적인 수나 백분율, 시간 한계, 행위의 최소한의 수를 포함한다.

나. 목표 행동을 선택하기
    치료에는 전통적으로 설정 단계부터 유지 단계까지 한 음을 가르친 뒤 다른 음을 시작하는 방법과 일정한 시간 동안 몇 개 음을 동시에 가르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어떤 특정한 소리를 개별 음이나 음절에서 배우게 하거나 다음절의 위치에서 배우게 한다. 즉 어떤 음은 음절이 말 산출을 위한 움직임의 기본 단위이기 때문에 음절에서 가르쳐야 하는 반면, 어떤 음은 산출의 최소 단위가 되므로 개별음의 형태에서 먼저 가르쳐야만 한다.

다. 치료의 시간적 결과
    일단 치료 목표가 정해지면 임상가는 행동 목표가 겨냥하는 단계를 밟는 계획을 세운다. 치료를 위한 시간적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선행 사건: 선행 사건은 반응하는 동안 또는 그 바로 전에 있었던 자극 사건들을 말한다. 동사 모델, 그림, 반응을 끌어내려고 만든 지시 등으로 구성되며 선행 사건은 자극에 따르는 바람직한 행동의 여부나 목표 행동을 얻을 가능성 따라 달리 선택될 수 있다.
(2) 반응: 반응이란 산출되기를 원하는 바람직한 행동으로의 접근과 산출에 이르는 것들을 말하며, 선행 사건과 반응 간에는 기능적 관계가 있다.
(3) 후속 사건: 후속 사건은 특별한 반응에 따라 생겨나는 사건이며 반응이 학습되거나 되지 않거나 간에 얼마나 빨리 학습될 수 있는지는 후속 사건의 성질과 빈도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치료에서 흔히 사용되는 후속 사건은 정적 강화다. 이것은 아동에게 강화가 되는 즉 바람직한 행동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증진시키는 무엇이어야 하며, 바람직한 행동이 일어난 직후 제시되어야 한다.

3. 설정
    치료의 첫 번째 단계로서 치료를 위해 선택된 오류음의 바른 산출을 끌어내는 것이 설정의 목표이다. 임상가는 산출이 가능한 목표 행동을 세운다. 일반적으로 이 단계에서 훈련되는 산출의 단위는 개별음이거나 음절이다. 개인이 가진 반응 목록에서 목표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두 가지 기본적인 방법은 지각 훈련과 산출 훈련이다.

가. 지각 훈련
    설정 단계 동안 말소리 변별 훈련이 첫 번째 단계가 된다. 즉 소리 간의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아동은 소리를 정확히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조음 치료에 대한 변별 자질 및 음운 변동 접근의 기본 입장은 개인이 목표 발화와 산출된 오류음을 구별하는 중요한 차이를 변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훈련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지각 훈련의 형태는 말소리 변별 훈련이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외적인 말소리 자극의 변별을 말한다. 변별 훈련 절차는 환자가 외적 변별(다른 사람이 산출한 음을 변별함.)로부터 지연된 자기 변별(녹음된 자신의 말소리를 변별함.), 동시적 산출 및 소리의 감독(청취) 등이다.
    말소리 변별은 산출에 중요한 선결 요건이며, 이 훈련이 산출시에 영향을 미친다. 다음은 훈련을 위한 원리이다.

(1) 아동이 배워야 할 중요한 지각 대조는 오류음과 표준음 간의 구별이다. 아동은 먼저 임상가가 모방한 자신의 오류음과 표준 산출 간의 구별을 배운다.
(2) 아동은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동이 잘못 조음했을 때 임상가는 조금 기다려 준 다음 아동의 산출을 모방하고 아동에게 지시를 주기 전에 목표음을 몇 번 정확히 반복한다. 훈련이 진행되어 가면 임상가가 부적절하게 반응한 뒤 아동 자신이 고치도록 시간을 준다.
(3) 변별 훈련에서 처음에는 음향적 차이점이 큰 음소부터 구별하게 하고 점차 음소적 거리를 좁힌다. 표준음과의 대조는 나중에 되는 것이 좋으므로 그 전에 다른 음과 대조하여 들려준다.
(4) 아동이 일단 하나의 음 단위를 각각 분별할 수 있게 되면 계속되는 말에서의 소리 변별도 훈련한다.

아동이 말소리 변별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라도 개념화에 문제가 있거나 진행되는 말에서 표준 음운 규칙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즉 소리의 변별이 되어도 그것을 산출할 때 실패하는 경우 이런 음운 변동의 억제를 위해 개념화 훈련을 하게 된다. 이 훈련의 의도는 지각 과제가 포함된 항목 간의 유사성 패턴을 인식하도록 해 주려는 것이다.

나. 산출 훈련
    설정 단계 동안 산출 훈련의 목표는 환자로부터 목표 행동을 끌어내어 이것을 자발적 수준에 안정시키는 것이다. 요구할 때에 소리를 산출하지 못하는 것은 산출 훈련이 필요한 증거이다. 여기에는 보통 네 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 모방, 문맥의 사용, 말소리 변경과 접근, 음소 위치 자극법이 그것이다.

(1) 모방: 산출을 위한 기초적인 방법으로 모방을 통해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다. 개인이 목표음을 모방할 수 있을 때 설정 단계 동안의 목표는 새로운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절한 목표 산출을 증가시키고 안정시키는 것이다. 치료는 개인이 모방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언어학적 수준에서 시작해야 한다. (개별음, 음절, 낱말, 문장 중 어느 것이건 간에). 치료할 때 임상가는 청각, 시각, 촉각 단서를 이용하여 아동이 목표 산출을 모방하도록 요구하는데, 이 치료를 통합 자극(integral stimulation)이라고 부른다. 이 절차는 조음 오류가 있는 환자를 위한 임상적이고 기초적 교습 전략이다.
(2) 문맥의 이용: 모방을 통해 목표음 산출을 끌어낼 수 없는 경우, 목표음이 정확히 산출되는 문맥을 찾는다. 정확한 소리 산출은 문맥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문맥 검사를 통해 끌어낼 수 있다. 즉 목표 행동의 산출이 일어나는 음성 환경과 순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3) 조음 위치 자극법: 모방이나 문맥 이용 모두에서도 목표 행동을 끌어내지 못하는 경우 이 방법이 시도된다. 임상가는 환자에게 특정한 말소리를 산출하기 위해 조음 기관(혀, 턱, 입술, 구개 등)의 위치를 자극을 통해 가르친다. 어떻게 소리를 만드는가에 대한 설명이 시각, 촉각, 단서와 함께 제공된다. 이 방법은 특히 7세 이상 아동에게 적절하다.
(4) 말소리의 변경과 접근: 장애 아동이 조음할 수 있는 말소리 가운데서 치료하려는 말소리다. 가장 가까운 말소리를 점진적으로 변화시켜서 목표하는 말소리를 발음하게 하는 방법이다. 여기에서 가장 가까운 말소리라 함은 음성학적으로 그 속성의 공통점이 많이 중복되는 말소리를 의미한다.

'ㅅ'(치경 마찰음)의 경우, 장애 아동이 구개음화된 'ㅅ'[s]을 발음한다면 이 치경-경구개음에서 시작하여 혀의 위치를 점차 잇몸 쪽으로 이동시키면서 'ㅅ' 말소리를 훈련한다. 이러한 훈련을 반복함으로써 치경 마찰음의 'ㅅ'을 성취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방법은 말소리 산출을 끌어내려는 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목표 행동이 추출되면 치료는 전이의 단계로 나아간다.

4. 전이(轉移)
    일단 소리, 즉 목표 행동의 산출이 확립되면 다음 과제는 다른 언어학적 문맥과 비임상적 상황으로의 전이를 촉진하는 것이 된다. 이 과정은 설정 단계와는 달리 가르쳐지기보다는 촉진되는 과정이다. 즉 전이는 넓은 의미에서 한 행동의 학습이 다른 비슷한 행동으로 옮겨 가는 데 원리를 두고 있다. 이 단계는 아동의 일반화 능력에 달려 있다.

가. 위치 및 문맥의 전이
    낱말 첫소리에서 배운 음이 중간 또는 끝소리 위치로 전이된다. 대부분 낱말 첫소리에서의 오류가 끝소리에서의 오류보다 음운 변동이 더 적기 때문이다. 또한, 습득된 음이 다른 문맥의 비슷한 소리 상황에 있는 같은 음에서도 산출된다. 훈련 기간에 여러 위치에서 목표음을 연습하면 일반화가 더 많이 일어난다. 위치 전이는 문맥 전이의 한 형태로 일어나는데 문맥 전이는 특정한 음성 문맥의 일반화와 더 관련된다.

나. 언어학적 단위로의 전이
    이것은 언어학적 복잡성이 다른 한 수준에서 다른 수준으로 정확한 음 산출이 옮겨지는 것이다. 전이 순서는 처음에 개별음에서 시작하여 음절, 낱말 그리고 문장순으로 되는데 이런 순서가 언어학적 복잡성의 논리적 단계를 밟기 때문이다. 음이 개별음에서 음절 낱말의 순서로 이어지는 이유는 이전 학습으로부터의 방해를 감소하기 위해서이다. 때로는 정확한 음 산출의 일반화를 촉진하기 위해 무의미 음절, 무의미 낱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단 무의미 단계에서 산출이 완성되면 의미 있는 낱말로 전이를 촉진한다.

다. 소리와 자질 변이
    전이는 /k/에서 /g/로, /s/에서 /z/로 이어지는 것처럼 가장 큰 음성적 유사성을 가진 소리 사이에서 잘 일어난다. 즉, /s/를 배운 경우 /z/에 대한 훈련 없이도 /z/를 조음할 수 있지만 훈련하지 않은 /r/로는 전이가 일어나지 않았다. 즉, 한 소리에서 다른 소리로 소리 자질이 전이되는 것이다.

라. 상황 전이
    이것은 임상적 상황으로부터 다른 상황, 다른 장소, 학교, 직장, 가정 같은 곳으로의 행동 일반화를 말한다. 치료는 비임상적 상황, 자연적인 대화에서의 정확한 조음 산출이 목표이다. 자신의 조음 산출에 대해 청취 감독하는 능력이 이 과정에서 중요하다.

5. 유지
    유지하는 단계에서 환자는 자신의 조음 산출을 듣고 감독(monitor)한다. 새로이 습득된 조음 패턴의 유지 및 지속이 이 단계의 과제인데 치료하는 동안 학습된 반응을 재생하고 계속 사용해야 한다. 보유를 학습 기간의 보유(intersession retention)와 습관적인 보유(habitual retention)로 구분하여 볼 때, 학습 기간의 보유는 최근에 배운 반응을 정확히 산출하는 능력으로 임상가는 이 기간 아동이 빈번히 새로 배운 것을 잊어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습관적인 보유는 치료가 일단 끝난 뒤에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배운 반응을 사용하는 것이다. 유지 기간은 조음 오류에 대한 증진 정도에서 퇴보가 특히 많이 일어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 퇴보는 소급 억제(retroactive inhibition)로 설명되는데 새로운 행동이 학습될 때 이전에 배운 행동이 그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 유지 단계는 말을 재검토, 재평가,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주는 것으로 치료를 마치는 시기 등의 문제에 대한 결정도 이 기간에 하게 된다.

Ⅴ. 결론
    이 글에서는 조음 장애의 성질 및 평가 방법, 치료 방법에 대한 원리를 제시함으로써 아동의 조음 장애 전반에 걸친 정보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제적 방법에 대한 언급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위의 원리를 이용한 구체적 방법이 다음 기회에 더 상세히 기술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 아동을 대상으로 한 평가 및 치료에 적절한 방법들이 더욱 연구되고 제시되기를 바라며, 조음 장애 아동의 언어 발달 및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

Ⅵ. 참고 문헌
이준자(1987), 조음 장애 아동의 발음 교정을 위한 청지각 훈련 프로그램의 개발 연구: 'ㅅ'과 'ㅆ'의 발음 교정을 중심으로, 이화 여자 대학교 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한국 언어 병리학회(편)(1987), 아동의 조음 장애 치료, 서울: 한국 언어 병리학회.
Bernthal, J. E. and N. W. Bankson (1981), Articulation Disorders, Englewood Cliffs, N. J.: Prentice-Hall.
Ingram, D. (1981), Procedures for the Phonological Analysis of Childrens'Language, Baltimore: University Park Press.
___(1976), Phonological Disability in Children, New york: American Elsev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