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언어 장애
1. 서론
사람이 사람됨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뚜렷한 특징이 언어의 사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5~6세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어의 규칙에 맞는 말을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한다. 머릿속에서 말을 할 내용이 결정되면 이 내용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낱말들을 선택하고 이 낱말들을 말소리의 연결로 형식화하고 문장화한다. 그 다음 이 문장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 머리에서 조음 기관(입술, 혀 등) 및 발성 기관(허파, 성대 등)으로 명령을 내려 보내면 일사불란하게 이들이 움직여서 말이 되어 나온다. 이 말이 공기를 진동시켜 물리적 파형의 형태로 듣는 사람의 귀에 도달한다. 이 파형이 바깥귀[外耳]를 지나 고막을 진동시키고, 이 진동이 가운데귀[中耳]의 세 개의 작은 뼈(인체 내에서 가장 작은 뼈)로 이루어진 소골 연쇄(小骨連鏁, ossicular chain)를 지나 속귀[內耳]에 도달하여 속귀 속에 가득 찬 물을 진동시킨다. 이 진동이 속귀 안의 청신경을 자극하고 이 자극이 전기 및 화학적 에너지로 변하여 머릿속의 언어 중추 신경에 도달하면 이를 분석하여 듣는 사람이 말의 뜻을 알게 된다.
이러한 말의 전달 과정이 언뜻 보기에는 단순한 것 같지만, 말소리, 낱말, 문장 등의 문법적 복잡성은 물론이고, 이들 언어 표현을 말소리의 연속체로 전환하는 데에 100여 개 이상의 인체 내의 근육과 뼈들이 협응(協應,coordination)하고 동시화(同時化, synchronization)해야 한다. 그리고 100억 내지 150억 개의 뇌 세포가 관여하는 과정임을 인식하면 말의 형식화와 산출, 전달 및 이해는 상상을 초월하는 복잡한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사람의 지능과 논리로는 도저히 그 전모를 밝힐 수 있을지가 의문시된다. 그래서 수많은 언어학자가 말과 언어를 연구하고 있으며, 언어 발달, 지능 발달, 신체 및 신경계 발달에 대한 연구가 더불어 연구되고 있다.
이렇듯 복잡한 말-언어의 체계와 전달 과정에서 장애가 생길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조음 기관, 발성 기관 및 중추 신경계(뇌를 포함함.)의 섬세한 조직에 손상이 올 수도 있고, 인지 능력의 결함으로 인하여 적절한 언어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여러 유형의 말-언어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언어 병리학(言語 病理學; speech-language pathology, communication disorders, communicative disorders 또는 speech-language disorders)에서는 말-언어 장애를 증상별로 다음과 같이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더하여 구체적인 기질적(器質的, organic) 장애가 주요 원인이 되는 말-언어 장애로서는 다음의 유형을 볼 수 있다.
한편, 말-언어 장애를 어린이의 언어 발달의 측면에서 살필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구분하여 말-언어 장애를 다룬다.
어린이의 말-언어 장애를 다룰 때에는 일차적으로 '지체'와'장애'로 구분하여 생각하는 것이 통례이다. '지체'라고 하면 정상 어린이의 말-언어 발달의 순서와 같은 단계를 밟아 가지만 발달 단계가 뒤지는 경우를 말하며 '장애'라고 할 때에는 뒤지는 것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발달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말-언어 형식이 나타나는 경우, 발달의 어느 특정 단계에서 발달의 진전이 멈추어 있는 경우 등의 현상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 한편, 이러한 지체 또는 장애가 기질적인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말할 때는 이를 기능적 지체 또는 기능적 장애라고 한다. 따라서 정신 지체 등 특수 장애로 인한 지체나 장애가 아닌 어린이들의 말-언어 발달 지체 또는 장애는 많은 경우에 기능적인 지체 또는 장애에 속한다.
말-언어 장애의 분류에서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일이 특수 장애가 원인이 되는 유형들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특수 장애자들의 말-언어 장애들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요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이들 특수 장애로 인한 말-언어 장애들은 모두가 기질적 장애라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말-언어 장애를 분류하여 보면 말-언어 장애는 말과 언어의 외형적인 현상뿐만 아니라 인간의 개체, 인간이 구성하는 사회, 인간의 생리-인지-사회적 발달, 그리고 인간 성장의 모든 요소들이 포함되는 인간 세계의 전체가 관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김없는 다학문적(多學問的)인 학문 또는 분야가 언어 병리학이다. 따라서 언어학, 특수 교육학, 교육학, 발달 심리학, 유아 발달학, 생리학, 병리학, 신경 외과학, 산부인과학, 소아과학, 정신 과학, 정신 병리학 등이 모두 망라되어 참여해야 하는 분야이다.
Ⅱ. 말-언어 장애 유형과 가정 지도
위에서 나열한 열세 가지의 말-언어 장애 각각의 특성을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들에 대한 참고 문헌으로는 Van Riper and Emerick(1984), Skinner and Shelton(1978), Bloodstein(1979), Fey(1986)와 Bernstein and Tiegerman(1991)의 외국 문헌의 입문서와 국내의 문헌으로는 한국 언어 병리학회가 펴낸 언어 장애 아동의 가정 지도(1987a, 1988a, 1989a, 1990a), 아동의 조음 장애 치료(1987b), 말 더듬 치료(1988b), 말 더듬 아동의 가정 지도(1991), 실어증 환자의 말-언어 치료(1989b), 언어 치료 전문인을 위한 청각학(1990b), 언어 병리학 심포지움(1992) 등이 있다.
1. 조음 장애
가. 조음 장애의 유형
사람의 의사소통의 일차적인 도구가 말소리이다. 한 나라 말에는 특정 수의 말소리가 있으며, 이들 말소리들이 연결되어 낱말을 이루게 되고, 낱말들이 모여서 구 또는 문장을 형성한다. 이렇게 구성의 단계의 견지에서 보면 말-언어 표현의 기본적인 단위가 말소리라고 할 수 있다. 말소리를 좀 더 세분해서 살펴보면 여기에는 자음('ㅂ, ㄸ, ㅋ, ㅅ, ㅎ, ㄹ, ㅁ' 등)과 모음('이, 애, 아, 우, 야, 유, 의' 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말이 자음과 모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 말소리들이 낱말과 문장을 이루고, 이 문장을 어떤 억양으로 발음하느냐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지기도 한다. 억양을 형성하는 요소들로서는 말소리의 높낮이, 세기의 차이, 말소리의 길이 등이 있다.
말소리의 산출을 위해서는 산출하려고 하는 낱말과 문장을 머릿속에서 구상해야 하고 구상된 낱말과 문장은 이들을 이루고 있는 말소리의 산출을 담당하고 있는 해당 발음 기관(여기에는 호흡 기관, 발성 기관, 그리고 조음 기관이 포함됨.)으로 명령이 내려가고 이 명령에 따라 발음 기관이 제대로 움직여 주어야 한다.
말소리를 산출하는 힘의 원동력은 허파에서 나오는 날숨(들숨으로 이루어지는 말소리들도 있으나 그 수가 극히 적음.)이다. 날숨이 허파에서 출발하여 기관과 기관지를 통하여 올라오면 후두(喉頭) 안에 있는 성대(聲帶)를 지나고, 인두강(咽頭腔)을 지나 더 올라오면 비강(鼻腔)으로 들어간다. 말소리들을 상호 구분하는 조음은 구강과 비강에서 이루어진다. 날숨이 구강으로만 나오면서 말소리를 만들면 이들이 구강음이 되고 비강으로만 나오면 이들이 비음(콧소리)이 된다. 우리나라 말에는 'ㅁ, ㄴ, ㅇ'의 세 자음이 비음이다.
날숨이 구강으로만 통과할 때 입 안의 모양과 입술의 모양을 변화시킴에 따라 세 개의 비음을 제외한 기타의 자음과 모음이 서로 구분되어 나온다. 혀의 모양과 위치에 따라 입 안의 모양이 달라지고 입술을 평평하게(平脣) 하느냐 또는 둥글게(圓脣) 하느냐의 정도와 입을 얼마나 크게 벌리느냐에 따라 입 안의 모양이 달라진다. 그래서 날숨이 구강이나 비강을 통과할 때의 입의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 자음과 모음이 산출된다. 이렇게 구강과 비강을 조절해서 여러 말소리를 만드는 조작을 조음(調音)이라고 하며 조음에 관여하는 혀(혀의 앞부분, 중간 부분, 뒷부분, 혀뿌리 등), 입술, 입천장(웃니, 잇몸, 굳은 입천장, 여린 입천장, 구개수 등), 인두강, 그리고 비강을 통칭하여 조음 기관이라고 하며, 조음 기관의 잘못으로 인한 발음의 장애를 조음 장애라고 한다.
조음 장애를 살필 때는 우선 말소리의 발달을 알아야 한다. 자음을 예로 든다면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의 조음 장애는 주로 마찰음의 'ㅅ, ㅆ'과 유음인 'ㄹ'에서 많이 나타난다. 그 이유는 자음 가운데서 제일 어려운 말소리가 마찰음이며, 그 다음이 유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말소리의 난이도는 말소리 발달에서 그대로 나타난다(엄정희, 1987a, 1987b; 배소영, 1987b). 즉, 말소리 발달의 대략적인 순서를 보면 파열음과 비음이 제일 먼저 습득되고, 그 다음에 파찰음('ㅈ, ㅉ, ㅊ'), 그 뒤에 유음, 그리고 끝으로 마찰음을 배우게 된다. 3~4세 어린이 중에서도 마찰음을 잘 발음하는 아동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5세가 되어야 마찰음이 완성된다. 따라서 3세 또는 4세의 어린이가 '사람'을 '자람' 또는 '다람'으로 발음하는 경우에는 이를 조음 장애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국민학교 2학년인 8세 아동이 이러한 잘못된 발음을 한다면 조음 장애가 아닌가 하고 일단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음과 모음이 개별적인 말소리로서 문제가 될 경우가 있는가 하면, 낱말 안에서 각 말소리가 사용되는 위치에 따라 조음 장애의 변화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즉, '바'라는 음절에서는 'ㅂ'을 정상적으로 발음할 수 있지만 '압'이라는 음절에서는 'ㅂ'을 발음할 수 없는 경우이다. 또는 '고구마'를 발음할 때 '고우마'라고 하는 어린이는 'ㄱ'을 첫 음절에서는 발음할 수 있지만 둘째 음절에서는 발음하지 못하는 예이다. 이렇게 한 음절에서 초성과 종성의 위치 또는 음절의 위치에 따라 같은 말소리라도 발음이 되는 위치가 있고 안 되는 위치가 있다. 모든 위치에서 발음이 이루어져야 그 말소리를 완전히 습득했다고 할 수 있다.
위의 설명에 근거하여 조음 장애의 유형을 약술하면, (1) 자음의 조음 장애, (2) 모음의 조음 장애, 그리고 (3) 자음과 모음의 위치에 따른 조음 장애를 생각할 수 있다.
조음 장애의 특수한 경우가 구개열 환자라고 할 수 있다. 구개열이라고 하면 대부분 선천적인 원인으로 입천장의 일부가 다물어지지 않아서 구강과 비강이 통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비음을 내느냐 또는 구강음을 내느냐 하는 것은 여린 입천장의 근육이 비강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길을 열어 주느냐 또는 닫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입천장이 뚫려 있으면 어느 말소리를 발음하더라도 날숨이 구강과 비강으로 동시에 나오게 되고 이로 인하여 모든 말소리는 비음화(鼻音化, 콧소리)가 된다. 이를 과도 비음성(過度 鼻音性)의 조음 장애라고 한다.
나. 조음 장애자의 가정 지도
조음 장애의 치료는 기능적인 장애와 기질적인 장애를 구분하여 치료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치료해야 한다. 조음 장애의 원인이 근본적으로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기능적인 장애의 경우에는 말소리의 분별과 알아맞히기의 두 가지 훈련을 단계적으로 실시하면 대부분 쉽게 치료된다(이준자, 1987b). 'ㅅ'을 'ㅈ'으로 대치하는 어린이의 경우, 예를 들어 '사, 자,' '사, 사,' '자, 자,' '자, 사,' 등의 짝을 들려주며 이들 짝의 말소리를 '같다' 또는 '다르다'로 구분하는 훈련을 분별 훈련이라고 하고, '사' 또는 '자'를 어머니가 발음하고 어린이가 그 말소리를 '사, 자, 다,' 중에서 어느 것이라는 것을 맞추게 하는 훈련을 알아맞히기 훈련이라고 한다. 다른 중복 장애(정신 지체 등)가 없는 순수한 기능적 조음 장애만 가진 어린이는 이러한 청각적 분별 및 알아맞히기 훈련을 일주일에 두 번씩 3~4주 동안 하면 많은 어린이들이 정상적인 발음을 하게 된다. 청각 훈련만으로 정상적인 발음을 배우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경우에도 청각 훈련 후에 2~4주 간의 산출 훈련을 하면 말소리를 배우게 된다.
뇌성마비 등으로 조음 기관의 일부가 마비되어 특정 말소리를 발음하지 못하는 조음 장애 아동들의 경우도 말소리 상호 간의 식별에 문제가 있으면 위에 설명한 분별 및 알아맞히기 훈련을 먼저 해야 한다. 그 후에는 세밀하게 작성된 치료 프로그램에 따라 산출 훈련을 '장기간' 실시해야 한다. 마비된 조음 기관의 근육 운동을 위한 물리 치료를 겸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마비된 조음 기관의 재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다른 조음 기관으로 마비된 조음 기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지의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Edwards, 1984). 특정 말소리의 조음 위치를 알지 못하여 조음 장애가 생긴 어린이의 경우에는 촉각을 동원하여 조음 위치를 지각하게 할 수도 있다. 이를 조음 위치 자극법(Phonetic placement)(Van Riper and Emerick, 1984)이라고 한다. 반면, 마비로 인하여 조음 위치에 대한 지각이 결여된 경우에는 최대한으로 청 지각에 의존하여 조음을 훈련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2. 발성 장애
가. 발성 장애의 유형
후두 안에 있는 성대의 이상으로 생기는 말소리의 높낮이와 말소리의 질(즉, 거친 소리, 쉰 소리 등)의 장애, 그리고 호흡량의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데서 생기는 말소리의 강세의 장애 등을 발성 장애라고 한다. 정상적인 발성을 하던 사람에게 갑자기 발성 장애가 나타날 경우에는 후두에 질병이 생겼는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발성 장애는 기질적인 장애가 아닌, 기능적인 장애인 경우가 많다. 심리적인 불안, 가정이나 사회에서 적응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장애이다.
말소리의 높낮이는 단위 시간의 성대 진동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성인 남자의 경우는 1초에 성대가 120번 정도 진동하고 20대의 여자는 250번 정도 진동한다. 따라서 남자보다 여자의 목소리가 높다. 말을 하는 동안 성대의 진동수가 어느 정도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급격하게 넓은 폭으로 진동수가 변화하면 낮은 목소리가 별안간 높은 음정으로 바뀌어서 듣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이렇게, 말소리의 높낮이의 급격한 변화를 높낮이 단절(Pitch break)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여자 대학생 한 명이 찾아온 일이 있었다. 대화가 시작될 때에는 정상적인 말소리였다. 그런데 5분 정도 지날 무렵 말이 좀 빨라진다 싶더니 별안간 목소리가 거칠어지면서 갑자기 말소리의 음정이 하늘로 치솟는 것이었다. 동시에 말을 더듬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이 여학생의 사례가 높낮이 단절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말소리의 강세는 허파에서 나오는 날숨의 단위 시간당 양과 조음 기관 근육의 긴장도에 따라 좌우된다. 정도 이하로 너무 가냘픈 목소리, 그리고 목소리가 너무 커서 주위에서 듣는 사람들의 귀가 따가울 정도의 목소리 등은 모두 기능적인 발성 장애의 범주에 속한다.
기질적인 발성 장애의 한 유형으로는 성대의 한쪽이 마비된 경우를 들 수 있다. 말소리의 유성음을 내려면 두 쪽의 섬세한 근육으로 이루어진 성대가 잘 협응이 되어 성문(聲門)이 닫혔을 때 빈틈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성대의 한쪽이 마비가 되면 성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서 공기가 새어나오게 된다. 이런 사람들의 말소리의 특징은 모음들의 상호 구분이 분명하지 않게 되고 자음의 경우에는 유성음과 무성음의 구분이 되지 않아서 말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심리적인 불안과 대인 공포증이 심하면, 성대의 기질적인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도 발성이 전혀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있다. 즉, 말소리를 하나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장애를 무성증(無聲症)이라고 한다.
발성 장애의 극단적인 경우는 후두암(喉頭癌) 등으로 인하여 일부 또는 전체적인 후두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람들은 후두를 제거했기 때문에 성대가 없다. 따라서 성대의 기능인 발성이 불가능해진다.
나. 발성 장애자의 가정 지도
발성 장애의 치료에는 가정 지도의 여지가 거의 없다. 전문 언어 치료와 이비인후과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발성 장애의 원인이 기질적이면 더욱 그러하다. 성대에 소결절(小結節)이나 용종(茸腫)이 생겨서 발성에 장애가 생긴 사람은 우선 이비인후과에서 소결절 또는 용종을 제거한 후에 발성 치료와 훈련을 받아야 한다. 후두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은 더할 나위 없이 정기적인 이비인후과의 치료를 받으면서, 겸하여 발성 훈련을 해야 한다. 특히, 식도 발성(食道 發聲)이나 인공 후두의 사용에 대한 훈련은 전문 언어 치료에 의존해야 한다.
기능적인 발성 장애의 경우에는 가정환경에서 대인 관계의 적응 능력을 증진시키는 일과 대인 공포증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대인 면역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경우에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장애자를 돕는 일이 오히려 심리적인 부담이 되지 않도록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의 일부 속에서 도와야 한다. 장애자가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친구를 만들어 주되 여러 명의 친구를 한꺼번에 만들어 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한 명씩 시간을 두고 친하도록 해서 장시간에 걸쳐 여러 명의 친구를 얻도록 해야 한다. 접촉 대상도 친구에서 시작하여 이웃 어른, 아버지나 어머니의 친구 등으로 범위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가는 것이 좋다(Boone, 1977 ; Aronson, 1980). 특히, 무성증의 경우에는 심리 치료를 병행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한쪽 성대의 마비로 인한 발성 장애는 치료와 훈련을 통하여 마비되지 않은 쪽의 성대의 운동을 확대하여 마비된 쪽의 성대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말소리가 정도 이상으로 약한 사람의 경우는 정기적으로 호흡 압력계(manometer)를 사용하여 호흡량 증가 훈련을 실시하여 말소리를 크게 할 수 있고, 반면 말소리가 너무 큰 사람은 말소리 강도 측정기(vocal intensity reg-ister)를 사용해서, 그리고 말소리의 높낮이의 조절이 잘 안 되는 사람은 말소리 높낮이 측정기(pitchmeter)를 사용해서 치료를 해야 한다.
3. 실어증
가. 실어증의 유형
뇌의 중추 신경 중에서 말-언어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말-언어 장애를 실어증이라고 한다. 근년에 이르러, 교통사고 등으로 뇌를 다쳐서 신경외과적 수술을 받은 사람들 중 상당수가 실어증의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사람의 뇌 중추 신경(뇌신경과 척추 신경을 중추 신경이라고 함.)은 성인의 경우 그 무게가 몸 전체 무게의 약 2%에 해당하는 약 1,400gram밖에 되지 않지만 신체 활동에 필요한 전체 혈액의 20%와 전체 산소량의 25%가 뇌의 기능을 위하여 사용된다. 그리고 뇌신경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한창 나이인 20세를 전후해서 뇌의 기능이 가장 왕성할 때의 뇌세포의 수는 100억 내지 150억 개에 이른다. 그러나 그 후부터는 하루에 10만 개씩 자연 소멸된다. 사람의 뇌는 좌반구와 우반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반구가 담당하는 기능이 분화되어 있다. 또한 하나의 반구 안에서도 각 부위가 담당하는 기능이 서로 다르다. 일반적인 정설에 의하면 좌반구는 말-언어의 기능과 시간(timing)의 인지와 시간이 관여된 운동을 주로 관장하며 우반구는 공간적인 개념(거리, 크기, 모양 등)과 음악적인 소리의 인지와 산출을 관장한다. 그리고 좌우반구를 막론하고 전두엽(前頭葉)은 인격과 지능의 중추 신경의 역할을 하고, 후두엽(後頭葉)은 주로 시각적인 인지를 맡고 있다.
일부의 왼손잡이에게는 우반구가 말-언어의 주요 반구이기도 하나, 대부분의 사람은 좌반구가 말-언어를 담당하는 주요 반구이다. 좌반구에서도 특히 하위 전두엽의 뒤쪽 부위(posterior part of the inferior frontal lobe, Brodmann's Area 44)에 위치한 브로카 부위(Broca's Area)와 상위 측두엽(側頭葉)의 뒤쪽 부위(posterior part of the superior temporal lobe, Brodmann's Areas 39 및 40을 포함한 부위)에 위치한 베르니케 부위(Wernicke's Area)가 말-언어의 구성, 산출, 그리고 이해의 기능을 담당하는 주요 뇌중추 신경 부위들이다. 이렇게 뇌의 부위를 기능적으로 분할해서 실어증의 증상을 기술하려는 학파를 보스턴 학파(Boston School of Aphasia, 일명 이들을 localizationists라 칭하기도 함.)라고 한다(Penfield and Roberts, 1959 ; Geschwind, 1969 ; Goodglass and Kaplan, 1972 ; Brookshire, 1978). 보스턴 학파와는 달리 뇌의 특정 부위에 말-언어의 기능을 부여하지 않고 뇌의 전체가 말-언어 수행에 관여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하는 학파가 있다. 이를 미네소타 학파(Minnesota School of Aphasia, 이들을 anti- 또는 non-localizationists라 칭하기도 함.)라고 한다(Jenkins, Jimenez-Pabon, Shaw, and Sefer, 1975). 근래에 이르러서는 보스턴 학파 혹은 미네소타 학파의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학자들은 드물고 양자의 입장을 가미한 절충적인 견해를 갖는 학자들이 늘어 가고 있다(Luria and Hutton, 1977). 그러나 실어증의 현상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스톤 학파가 주장하는 뇌 기능의 부위별 특정화의 견해를 따르는 것이 좋다.
1861년에 불란서의 뇌 생리학자인 피엘 펄 브로카(Pierre Paul Broca, 1824-1880)는 한 실어증 환자를 사후에 부검한 결과 후일에 자기 이름을 따서 브로카 부위라고 불리게 된 좌반구의 하위 전두엽 뒷부분의 뇌 피질이 손상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환자는 생전에 말의 산출이 어려웠는데 이것이 조음 기관 또는 발성 기관의 마비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Broca, 1861). 1865년에 또 다시 브로카에게 실어증 환자가 있었는데 이 환자도 1861년의 경우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냈으며, 역시 사후 부검에서 브로카 부위의 손상이 확인되었다. 그 후부터 브로카 부위의 손상으로 인한 언어 장애를 브로카 실어증(Broca's aphasia)이라고 통칭하게 되었다.
한편, 1874년에 독일의 뇌 생리학자인 칼 베르니케(Karl Wernicke, 1948-1905)에게 실어증 환자가 있었는데 이 환자는 브로카가 경험한 환자들과는 증상이 달랐으며 사후 부검 결과에서 브로카 부위가 아닌 좌반구의 상위 측두엽 뒷부분의 뇌 피질이 손상되어 있었음이 발견되었으며 이 부위의 손상으로 인한 언어 장애를 베르니케 실어증(Wernicke's aphasia)이라고 부르게 되었다(Wernicke, 1874).
19세기의 브로카와 베르니케의 실어증에 관한 공헌이 기반이 되어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실어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보스톤 학파의 실어증 분류의 두 가지 주요 실어증이 위에 설명한 브로카 실어증과 베르니케 실어증이다. 이 두 유형의 실어증이 나타내는 언어적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브로카 실어증: 브로카 실어증을 일명 비유창성 실어증(非流暢性 失語症, nonfluent aphasia), 근육 운동 실어증(motor aphasia), 표현 언어 실어증(expressive aphasia), 또는 전위(즉, 앞부분에 위치한) 실어 증(anterior aphasia)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명칭은 각각 브로카 실어증의 언어 특징 또는 뇌의 손상 부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 실어증의 말-언어의 특징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베르니케 실어증: 베르니케 실어증을 일명 유창성 실어증(fluent aphasia), 감각 신경 실어증(sensory aphasia, 수용 언어 실어증(receptive aphasia), 또는 후위(즉, 뒷부분에 위치한) 실어증(posterior aphasia)이라고도 한다. 베르니케 실어증의 말-언어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보스톤 학파에서 구분하는 실어증의 세 번째의 종류는 전도성 실어증(傳導性 失語症, conduction aphasia)이다. 뇌의 각 부위를 서로 연결하는 섬유질이 있다. 이 섬유질은 뇌세포의 일부(axon)로서 이를 통하여 정보가 다른 뇌 세포로 전달된다. 좌반구 또는 우반구의 한 반구 안에서 뇌의 각 부위를 연결시키는 섬유질을 연합 섬유질(association fibers)이라고 한다. 이 연합 섬유질 가운데서 언어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 궁상 섬유속(弓狀 纖維束, arcuate fasciculus)이다. 이는 뇌의 제1차 청각 부위(primary auditory area, Brodmann's Area 41)와 베르니케 부위를 연결하고 외측구(外側溝)의 후미를 돌아서 하위 두정엽(頭頂葉)을 거쳐서 하위 전두엽 후반부에 위치한 브로카 부위를 연결하고 있다. 즉 궁형 섬유속은 좌반구 안에 있는 말 -언어의 주요 뇌 피질 부위들을 연결하고 있다. 따라서 궁상 섬유속이 끊기거나 손상을 입으면 베르니케 부위와 브로카 부위의 정보 교환이 불가능하게 되거나 불완전하게 된다.
베르니케 부위에서 문장이 구상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문장을 산출하기 위해 발성 및 조음 기관의 운동을 프로그래밍하는 브로카 부위로 정보를 전달할 수는 있으나 그 말에 대한 반응을 말로 전달하려고 하면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편, 글을 읽으면 글의 시각 정보가 뇌의 제1차 시각 부위(primary visual area, 후두엽의 맨 뒤에 위치하고 있는 Brodmann's Area 17번의 부위)에 도달되고 이 정보가 베르니케 부위에 다다르면 글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눈으로 글을 보고 이것을 소리를 내어 읽으려고 하면 입으로 읽을 수가 없다. 따라서 전도성 실어증의 독특한 말-언어의 특징은 남의 말을 따라서 반복하는 능력의 결여이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의 실어증의 종류는 연결 피질(連結 皮質) 운동성 실어증(transcortical motor aphasia)과 연결 피질 감각성 실어증(transcortical sensory aphasia)이다.
브로카 부위의 앞부분의 뇌 피질에 손상이 있을 경우에 연결 피질 운동성 실어증이 발생하는데, 말-언어의 증상은 브로카 실어증과 유사하다. 다만,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말의 반복에는 지장이 없는 것이 다르다. 연결 피질 감각성 실어증은 베르니케 부위의 뒷부분에 뇌 손상이 있을 때 발생한다. 이 실어증은 베르니케 실어증과 유사한 말-언어의 특징을 나타내며, 다른 점은 역시 남의 말을 반복하는 기능은 손상되지 않은 점이다.
보스톤 학파에서는 실어증의 종류에 난독증(難讀症, alexia 또는 dyslexia)과 난서증(難書症, agraphia 또는 dysgraphia)을 포함하고 있다. 시각적인 장애(물체의 크기, 모양 등을 식별하지 못하는 장애, 시력이 약한 경우, 대상물의 일부분을 볼 수 없는 장애 등)가 없으면서도 글을 읽을 때에 글씨를 잘못 읽는다든지 글씨를 혼동하는 병적인 증상을 난독증이라고 한다. 난서증이라고 함은 손의 근육 운동은 정상적인 사람과 마찬가지인데도 불구하고 또한 글을 잘 읽으면서도 연필로 글씨를 쓸 때는 제대로 글씨의 모양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장애를 의미한다. 난독증과 난서증 모두가 뇌 피질의 중추 신경 계통의 손상이 그 원인이 되고 있다.
보스톤 학파에서 논의되고 있는 또 하나의 실어증은 명칭 실어증(名稱 失語症, anomia, dysnomia 또는 anomic aphasia)이다. 나이가 들면 건망증이 생기게 마련이다. 집에서 할머니가 "얘야, 그것 좀 가져올래?"라고 하면 손녀가 "할머니, 그것이 뭐에요?"라고 묻는다. 그러면 할머니가 "그거 말야? 그때 그 사람이 가져온 것 말야."라고 한다. 손녀가 끝내 알아듣지 못하고 "아! 그저께 이모가 가져온 해태 비스킷요?"라고 반문하면 그때서야 할머니는 "그래, 그거야."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노인성 건망증 (senile amnesia)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너무 심해져서 명사형(즉, 명칭)을 사용하려고 할 때마다 거의 명칭이 생각나지 않으면 이를 명칭 실어증이라고 한다. 명칭 실어증은 노인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뇌 피질의 두정엽과 후두엽의 경계 부위가 손상되었을 때에 '낱말 찾기의 어려움'이라는 명칭 실어증이 생긴다.
나. 실어증 환자의 가정 지도
실어증의 치료도 전문 언어 치료사에게 일차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그리고 실어증의 증상에 따라 치료 프로그램의 구성과 목적이 다르지만, 가족들의 인내와 이해가 치료 과정의 효과를 좌우하는 비중이 크다. 때로는 한 가정의 가장(경제적인 수입의 책임자)이 실어증 환자가 되면, 가족들의 대내외적 기능이 크게 조정되어야 한다. 어머니 또는 기타 가족이 직업 전선에 나서야 할 뿐만아니라 환자의 심리적인 갈등을 덜어 주고 새로운 생활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협력하여야 한다.
실어증의 유형과 정도에 따라 치료 또는 협력 내용이 달라져야 하지만, 말을 전혀 못하게 된 경우, 그 환자가 나이가 든 사람이면 6개월 정도 말-언어 치료를 실시해 본 후에 말-언어의 습득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도 있다(박숙자, 1988).
실어증 환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기억력, 특히 단기(短期) 기억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사람은 상당히 긴 문장도 들어서 쉽게 이해하는 데 비하여 이러한 실어증 환자는 3음절 정도의 낱말 세 개로 이루어진 문장을 들려주면 마지막 낱말만 기억하고 처음 두 낱말은 잊어버린다. 이러한 환자에게는 가족들이 대화를 할 때 보통보다도 훨씬 천천히 말을 해 주어야 하고 낱말 사이에 시간적인 여유를 주어서 환자가 머릿속에서 한 낱말을 '처리'한 후에 그 다음 낱말을 이어 가는 것이 말-언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브로카 실어증 환자 중에서 조음 기관 운동의 부자유로 인하여 조음 장애를 수반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들은 실어증 치료와 병행하여 조음 장애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족들이 실어증 환자를 도울 때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일은 1회의 치료 또는 지도 시간을 짧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환자가 나이 든 분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많은 경우 실어증 환자는 말-언어 이 외에 신체적인 장애(지체 부자유 등)가 있다. 손놀림, 걷기 등의 운동을 하려면 정상적인 사람의 몇 배의 노력과 에너지의 소모를 해야 한다. 따라서 이런 환자를 30분 이상 앉혀 놓고 말-언어 지도를 하면 기진맥진해 버리고 말며, 이러한 치료와 지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실어증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나이 든 환자는 1회의 치료 또는 지도 시간을 15분 내지 20분 정도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Brookshire, 1978).
나이 어린 어린이(10세 미만)가 교통사고 등으로 뇌를 다쳐서 실어증이 생긴 경우에는 치료의 전망, 즉 예후(豫後)가 좋다. 아직 뇌의 조직과 기능 분화가 고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어 중추 신경에 손상을 입었다고 하더라도 뇌의 다른 부분이 언어 기능을 떠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이 실어증의 경우는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말-언어 치료 전문인의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면, 나이가 든(60세 이상) 실어증 환자를 돕는 경우에는 보호자 또는 가족들이 '현명한' 판단을 어렵게 내려야 할 경우가 있다. 누구나 가족 중의 한 사람이 실어증 환자가 되면 환자가 다시 정상적인, 즉 실어증이 생기기 전과 같은 말-언어 능력을 되찾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인지상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이 환자가 치료를 통해 정상이 될 수 있는가, 될 수 없다면 어느 정도의 말-언어 능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또는 현 상태에서 회복이 전연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들이다. 가능하다면, 전문인에 의한 예비 치료를 약 6개월 정도 받아 보고 그 결과를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기준에 따라 검토한 후에 어려운 판단을 내려야 한다. 때로는 말-언어 치료를 더 계속해도 도움이 안 되겠다는 판단이 나올 수도 있다. 이때에는 단호히 차선책을 따라야 한다. 말-언어의 정상 회복만을 고집할 경우 오히려 환자가 다음 의사소통 방법을 배워서 열 가지, 스무 가지 정도의 제한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길마저도 막아 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어증 환자가 글을 읽거나 쓰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을 경우에는 글을 통한 의사소통을 최대화해서 여기에서 말의 능력을 이끌어 내는 노력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4. 말 더듬
가. 말 더듬의 유형
말-언어 장애 중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유형이 말 더듬이다. 많은 학자들이 개인의 심리적인 원인과 환경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말 더듬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반면 일부 학자들은 기질적인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질적인 원인을 주장하는 학자들 중에서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의 청각 정보 처리의 불협응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이론이 모든 유형의 말 더듬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심리적 그리고 환경적인 요인이 말 더듬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실증과 연구가 많다. 특히, 어린이가 자라 온 발달 환경과 여기에 기인한 이상 심리의 형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Van Riper, 1973, 1982;Bloodstein, 1981). 이러한 주장은 말 더듬의 시작 시기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5세 이전이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즉 정신 지체 등 특수 장애로 인하여 말 더듬이 생기는 경우라든지 또는 어른이 뇌 수술을 받은 후에 갑자기 말 더듬이 생기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3~5세에 말 더듬이 나타난다.
1957년(Morley, 1957)과 1964년(Andrew and Harris, 1964)에 영국에서 실시한 종단 연구에 의하면 1,000 명의 말 더듬 아동을 출생부터 이들이 15세가 될 때까지 추종 연구를 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말 더듬의 대부분이 5세 이전에 시작된다면 어린이들의 말-언어 발달과 말 더듬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들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말-언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1세 전후해서 첫 낱말(first word)를 쓰기 시작하고, 1년 6개월경부터 2세 사이에 두 낱말을 이어서 문법적인 개념이 언어 표현으로 실현되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2세 후반부터는 세 낱말로 이루어진 문장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말-언어 능력이 급속도로 발달하게 된다. 그래서 말-언어 발달 과정에서 2세부터 4세까지를 '말-언어 습득의 신비의 시기'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Bloom, 1970 ; Menyuk, 1969, 1977). 세 낱말의 문장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 수 2~3년 동안은 발달 과정을 추적할 수 없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또는 아침과 저녁이 다르게 말-언어 능력이 확대된다.
그러나 이 시기의 언어 발달이 어린이의 입장에서 보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는 어른들의 말-언어 표현을 피동적으로 듣기만 하고 들리는 표현을 기계적으로 반복·모방만 하며 배우는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 나름으로는 들리는 말-언어 표현에서 규칙성을 찾아내야 하고 한 가지 규칙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이 가설을 스스로의 창조적인 말-언어 표현으로 실현해 보고 어른들 또는 주위의 다른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자기의 가설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실험하고, 틀렸으면 수정하여 새로운 가설을 세워서 다시 실험하는 과정을 통하여 말-언어를 습득하고 있는 것이다. 서너 살 된 어린이들의 지능과 인지 능력의 수준을 생각하면 '무한히 복잡한' 말-언어의 구조를 배운다는 과제는 사력을 다해야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날 때 사람된 고유의 특권으로 말-언어를 배울 수 있는 '타고난 비상한 능력'(innate&idea)(Chomsky, 1965, 1972, 1986)을 가지고 왔을 가능성이 많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린 나이에 말-언어라는 엄청난 대상을 정복하는 일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힘에 겨운 역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3, 4세 어린이가 말-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시행착오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틀리고, 고치고, 다시 틀리고, 고치고.......
그래서 유치원에 가서 어린이들이 모여서 노는 것을 보면, 한없이 혼자 지껄이다가 옆에 있는 또래에게 되지도 않는 말로 남이 무엇이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고 주고받는 '대화'를 한다. 이 광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린이들은 같은 표현을 여러 번 반복하며, 고치며, 때로는 '한없이' 말을 더듬는다. 이렇게 말을 해야 옳은지 저렇게 말을 해야 옳은지 살펴 가며 말을 하자니 더듬을 수밖에 없고 또한 자기의 말을 이리저리 구조와 낱말을 바꾸어 더듬어야만 상대방의 반응을 더욱 확실히 살필 수 있게 된다. 이들 어린이들의 말 더듬 현상은 말-언어 발달의 험한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정상적인 말 더듬인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 장면을 한 어린이의 어머니가 관찰하고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이 어머니는 자기의 아들 또는 딸이 다른 어린이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남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고 믿고 있으며, 자식을 키우는 일에는 자신이 어느 다른 젊은 엄마들보다 아는 것도 많고 자기는 자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만은 부족함 없이 다해 주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런데 이게 무슨 연유인가? 자기의 아들이 말을 더듬고 있지 않은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자기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개는 그 결과가 뻔하다. 아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어머니는 아들의 말을 스스로 검토하기 시작하고, 조금이라도 더듬는 기색이 있으면 "다시 해 봐," "천천히 해 봐."라고 교정을 하다가는 뜻대로 되지 않으면, "얘가 왜 이러지?" 하고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드디어는 영문을 모르는 아들을 야단치기에 이른다. 그날부터 어머니는 항상 아들의 말 더듬이 마음에 걸리고 이를 없애는 방법을 백방으로 찾게 된다. 아들이 집에 돌아오면 앉혀 놓고 어머니가 하는 말을 수없이 따라 하게도 하고, 야단을 치고 드디어는 체형까지 서슴지 않게 된다.
자기의 말에서 아무 잘못을 찾지 못하고 있던 아들은 어머니의 '도움'으로 무엇인가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잘못을 의식적으로 찾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어머니가 지적하는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되고 이날부터 자기의 말이 크게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완전주의적 집념이 드디어 아들이 인식하고 있지 않는 정상적인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말 더듬을 병적인 말 더듬으로 바꾸어 놓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말 더듬이 "어린이의 입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귀에서 시작된다."는 주장을 한다(Van Riper, 1973).
이제 말 더듬의 증상을 살펴보기로 하자. 말 더듬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우리 주위에 으레 말을 더듬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말 더듬을 일명 '유창성의 장애'라고 하듯이 말이 막히는 현상을 말 더듬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일상 대화에서 말을 종종 더듬는 일은 흔히 있다. 이를 정상적인 비유창성이라고 한다. 다만, 더듬는 빈도가 정도를 넘고, 듣는 사람이 심리적인 부담을 갖게 되면 이를 말 더듬이라고 한다.
말 더듬의 외형적 현상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나타난다.
나. 말더듬이의 가정 지도
자녀가 말을 더듬는다 싶으면 부모나 가족들은 무엇을 해 주려고 덤비지 말고 Van Riper가 한 말을 되새기며 자기 반성부터 해야 한다. 어린이들의 말 더듬은 "어린이의 입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말 더듬의 초기 단계에서는 어른의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어린이의 말 더듬 증상을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전과 다름없는 '자연스러운' 말과 행동의 가정생활을 계속해야 한다. 이는 어린이에게 무관심하라는 것과는 다르다. 어린이의 말 더듬에 대해서만 무관심하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이가 말을 더듬을 때마다 어머니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숨을 죽이는가 하면, 신문을 보고 있던 아빠는 "네가 말 더듬는 것을 나는 못 들었어."하는 듯이 신문 뒤로 얼굴을 감추는 따위의 행동들은 오히려 어린이에게 마음의 부담을 주고 말 더듬을 심화시키게 된다. 어머니가 숨을 죽이는 소리는 "천둥번개 소리보다 더 큰 소리로 어린이의 가슴을 때린다."고 한다.
말 더듬의 경우는 다른 말-언어 장애와는 달리 부모나 가족들이 말 더듬을 직접 고쳐 주려고 하면 대부분 역효과를 가져온다. "다시 해 봐,""천천히 해 봐.""크게 해 봐."등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 같은 어른의 지도가 어린이에게는 심리적인 부담만 증가시킬 뿐이지 말 더듬 자체에는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린이가 어느 특정 말소리나 낱말의 발음을 못해서, 할 줄 몰라서, 또는 호흡 기관, 발성 기관, 조음 기관 등에 신체적인 이상이 있어서 말을 더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모나 가족들이 말을 더듬는 어린이를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어린이가 말을 더듬더라도 자연스러운 가정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첫 번째 돕는 일이다. 그리고 둘째는 말 더듬 현상 자체를 직접 고쳐 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일은 전문 언어 치료인에게 맡겨야 한다. 물론, 어린이가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선의의 '처벌 양식'을 미리 어린이와 약속을 하고 시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한 번 더듬을 때마다 토끼뜀을 다섯 번씩 시킨다든지 머리를 숙여서 가랑이 사이로 뒤를 두 번씩 보게 하는 등.
그 외에 부모나 가족들이 말을 더듬는 어린이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일들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5. 정신 지체로 인한 말-언어 장애
특수 장애로 인한 말-언어 장애에 대하여는 정신 지체로 인한 말-언어 장애와 자폐증으로 인한 말-언어 장애를 대표적으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정신 지체아의 말-언어 장애의 문제는 정신 지체 자체의 특성과 말-언어의 언어학적 측면을 연결해서 이들의 말-언어 장애를 다루어야 하고 교정 또는 치료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정신 지체 자체의 특성에서는 정신 지체 정도의 분류와 각 분류의 인지 능력, 사회 적응(적응 행동) 능력, 그리고 감각 기관의 손실 정도를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들 능력의 발달 또는 성숙의 과정과 현재 능력의 발달이 진행되고 있느냐, 고원 상태(plateau state)에 있느냐, 또는 정지 상태에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아울러, 정신 지체자의 이러한 특성과 이들의 말-언어 능력에 맞먹는 말-언어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고 특히 발달의 관점(진행, 고원, 정지의 상태를 고려한)에서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말-언어의 현재 능력의 판단과 교정 또는 치료의 목표 설정과 치료 과정 구성에서는 정상 아동의 말-언어 발달의 과정에 따라 말소리, 낱말, 문장, 담화의 능력 발달, 그리고 말-언어와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는 대인 관계 및 언어 환경적 요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말-언어의 화용론적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Levinson, 1983 ; Bates, 1976 ; Ochs and Schieffelin, 1979). 특히 정도가 심한 정신 지체자를 위한 치료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는 말을 통한 의사소통 능력을 목적으로 할 것인가 또는 말 이외의 비언어적(박숙자, 1988 ; Romski, Sevcik, and Joyner, 1984) 의사소통 능력을 목적으로 할 것인가를 확실한 근거 위에서 판단해야 한다. 이와 아울러 또 한 가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교정 또는 치료의 목표를 어느 정도의 정상 말-언어 능력의 수준으로 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정상 말-언어 능력으로의 접근이 턱없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부모나 보호자를 설득하여 신변 처리를 위한 기능적 말(functional speech) 또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능력을 키우는 데 노력을 집중하는 일이 더욱 보람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우선, 말-언어의 선행 요건이 되는 인지 능력 가운데 사물 항구성(object permanence)과 수단-목적의 관계(means-end relation)에 대한 개념을 정신 지체자들에게 훈련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밟아야 할 경우가 많다.
Finch-Williams(1984)는 정상아의 인지 발달의 단계와 의사소통 발달의 단계를 합리적으로 대비하였다. 또한 정상아와 정신 지체아를 의사소통의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비교하고 있다. 정신 지체자를 판단하고 정도를 분류하여 이를 정상인의 의사소통 능력과 비교하는 일이 정신 지체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판단하고 이들을 위한 교정 또는 치료 프로그램 작성에 앞서는 첫 단계가 된다. Finch-Williams의 대비 기준은 Piaget(Piaget, 1930 ; Piaget and Inhelder, 1969 ; Uzgiris and Hunt, 1975 ; Flavell, 1985)에 따른 것이다. 사물 항구성과 수단-목적의 관계의 인지 능력이 발달되지 않은 아동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은 Khan(1984)이 제시한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된다. Khan은 이 논문에서 사물 항구성 훈련을 14단계로, 그리고 수단-목적 관계 훈련을 12단계로 구성하여 제시하고 있다.
의사소통 능력은 정상인의 경우 말-언어가 주가 되고 여기에 대인 관계에서의 적응 능력과 환경적 요인을 적절하게 말-언어 수행에 통합하는 지식과 기술(skills)로 이루어진다.
말-언어의 발달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의사소통 능력의 발달이 말-언어 자체의 능력 발달에 선행한다. 여기에는 초기의 현상으로는 눈 마주치기를 위시하여 시선의 움직임, 제스처 등의 행동적인 요소들과 사회적인 대인 관계의 인식(어른과 어린 사람, 남자와 여자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등), 사회 현상(버스를 탈 때의 과정, 식당에서의 행동 양식, 학교에서의 행동 양식 등)에 대한 지식과 상호 작용에 필요한 기술 등이 포함된다.
의사소통 능력을 말-언어와 관계를 지어 볼 때에는, 요구, 거절 등을 나타내는 억양, 대상을 참조하는 손의 가리킴, 하나의 낱말에 특징적인 억양을 부가하여 서술문, 의문문, 청유문, 명령문, 부정문 등의 언어 기능을 나타내는 능력(Ingram, 1981), 대화를 할 때 자신이 말하는 사람[話者]이 되거나 듣는 사람[聽者]이 되는 시기 또는 기회에 대한 지식과 기술, 대화의 주제를 이어 가는 지식과 기술, 대화의 주제를 새로 시작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Sacks, Schegloff, and Jefferson, 1974), 그리고 상대방의 말-언어 표현이 나타내는 의사소통 의도를 판단할 수 있고 이 의도에 대하여 말 또는 행동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Grice, 1967 ; Austin, 1962 ; Searle, 1969 ; Ingram, 1981)들의 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방법에 대하여는 이 분야의 연구들을 개관한 Romski,Sevcik, and Joyner(1984)의 논문이 도움이 된다.
Piaget에 따르면 인지 능력의 선행 요건이 구비되어 있지 않으면 말-언어 습득이 불가능하다. 말-언어의 습득을 가능하게 하는 인지 능력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물 항구성과 수단-목표 관계에 대한 능력이다. 인지적인 준비성의 견지에서 정신 지체 장애자의 말-언어 문제를 다룬다면 말할 나위 없이 이들 두 가지 인지 능력의 훈련이 말-언어의 훈련에 선행해야 한다.
6. 자폐증으로 인한 말-언어 장애
자폐증이 병리 현상으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Kanner(1943)에 의해서였다. Kanner는 그 후 1951년(Kanner, 1951)과 1954년(Kanner, 1954)에 다시 자폐증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렇게 Kanner에 의해 알려진 자폐증은 그 후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연구되어 오고 있으나 지금까지도 Kanner가 자폐증의 여러 특성에 대해 연구한 내용은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Kanner는 자폐증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첫째, 자폐 아동은 자기와 타인, 그리고 자기와 주위 환경을 정상적으로 관련시키지 못한다.
둘째, 자폐 아동은 언어를 의사소통의 방법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셋째, 자폐 아동은 환경의 동일성 유지를 위하여 비정상적인 집념을 보이며, 이로 인하여 자발적인 활동에 적지 않은 제한을 받는다.
이러한 자폐증의 특성을 종합하여 이를 사회성의 결여라는 하나의 범주로 자폐증을 규정하는 학자들도 있다(Howlin and Rutter, 1987 ; Fay and Schuler, 1980).
위에 열거한 자폐증의 본질에 비추어 볼 때 아래에 열거하는 자폐 아동의 말-언어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자폐 아동들은 '천재적인 발음의 기억력'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러나, 말의 억양은 대체적으로 평탄하고 감정 표현이 나타나지 않는다.
자폐 아동의 말-언어 치료는 다른 특수 장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말-언어 치료 이전에 특수 장애 자체의 치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지능의 문제, 지각의 문제, 근육 운동의 문제, 과다 행동의 문제 등이 먼저 다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특수 장애가 어느 정도 치료 또는 교정이 된 뒤에야 비로소 말-언어 장애의 치료가 가능하다(Howlin and Rutter,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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