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 전화' 질의응답
| 물음 '예부터'와 '옛부터' 중에 어느 것을 써야 합니까?
(배정, 도서 출판 답게) |
답 '예'와 '옛'의 품사를 살펴보면 우선 '예'는 명사이고 '옛'은 관형사입니다(국어 대사전, 민중 서림, 1990 참조). 다음과 같은 구절들에서 우리는 명사 '예'의 용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형사 '옛'이 쓰일 수 있는 자리는 아래의 예 2a)과 같이 명사를 수식하는 경우나 예 2b)와 같이 후속하는 명사와 복합어를 이루는 경우에 한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예'를 써야 할 자리에 '옛'을, 별 저항 없이 쓰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위의 사전에 의하면 '옛'은 관형사이므로, '옛부터, 옛스런'은 '관형사+조사 혹은 접미사'의 구성이 되어 일단 국어의 문법을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명사 '예'가 쓰일 자리에 관형사 '옛'이 쓰이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관형사 '옛'의 영역이 명사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과정임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 물음 '거품-량/거품-양', 'ADZT-량/ADZT-양', '알칼리-량/알칼리-양'의 표기 중에 어느 것이 옳습니까?
(김미경, 서울특별시 성북구 보문동) |
답 문의하신 단어의 표기는 '거품-양, ADZT-양, 알칼리-양'이라고 해야 합니다. 이들과 관련되는 항목은 '한글 맞춤법' 제11항(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과 '한글 맞춤법' 제11항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입니다. 이 규정들은 위의 단어에서 양(量)의 환경을 단어의 첫머리로 보느냐, 아니면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로 보느냐에 따라 표기를 달리해야 함을 말해 주는 것입니다.
이들 항목에 관한, 좀 더 세부적인 설명은 '한글 맞춤법 해설'(국어 연구소, 1988)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고유어 뒤에 한자어가 결합한 경우는 한자어 형태소가 하나의 단어로 인식되므로 두음 법칙을 적용하여 적는다고 하면서 '구름-양[雲量], 허파숨-양[肺活量]'을 예로 들고 있습니다(21면 참조). 이러한 해석은 한자어 앞의 단어가 외래어인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물음 제가 살고 있는 예천읍에 '安東金氏花樹會', '金海金氏宗親會' 등 성씨마다, '宗親會', '花樹會'를 달리 쓴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경우에 '宗親會'라 쓰고 또 어느 경우에 '花樹 會'라 쓰는지 알고 싶습니다. 또 '宗親'이 임금의 일가붙이만 일컫기 때문에 '宗親會'는 과거 임금을 지냈던 성씨만 쓸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에 대한 해석을 듣고 싶습니다.
(金義東, 경북 예천군 예천읍) |
답 국어사전에 '花樹會'는 대체로 '성이 같은 일가끼리의 모임이나 잔치'로 풀이되어 있고 1920년에 편찬된 '朝鮮語 辭典'을 비롯하여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출간된 사전에도 표제 항목으로 실려 있습니다. 그러나 '宗親會'는 민중 서림의 '국어 대사전'에 '일가붙이끼리 모여서 하는 모꼬지'라고 실린 것이 처음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宗親'은 1880년에 간행된 '韓佛 字典'을 비롯하여 문세영의 '朝鮮語 辭典'(1938) 등 비교적 이른 시기의 사전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는데 한결같이 '임금의 친족, 임금의 존속'으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널리 쓰이고 있는 사전과 자전들에서는 '宗親'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을 볼 수 있습니다. 한글 학회의 '새 한글 사전'은 일제 시대 또는 그 이전에 간행된 사전의 풀이와 같으나 민중 서림의 '국어 대사전'에는 "1. 임금의 親族, 宗室, 2. 同母의 형제, 3. 親屬, 親族"으로 '漢韓 大辭典'에는 "1. 同母의 형제, 2. 同族의 사람, 3. (韓)제왕의 일가"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위에 제시한 사전의 풀이 특히 민중 서림의 '漢韓 大字典'을 참조하면 '宗親'이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왕실의 친족'을 뜻하는 말로 쓰였으나 오늘날 의미가 확대되어 '同母의 형제, 親族'의 뜻을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간행된 사전들에 '宗親會'가 나타나지 않고 '花樹會'만 등재되어 있는 것을 보아도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花樹會'가 親族의 모임을 일컫는 말로 쓰였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宗親'이 '임금의 親族'뿐만 아니라 '同母의 형제' 또는 '同族'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확대되어 쓰이기 시작하면서 '宗親會'가 '花樹會'와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同族의 모임'을 '花樹會'라고 했고 또 '宗親'이 임금의 친족만을 가리켰기 때문에 '宗親會'를 '花樹會'와 같은 뜻으로 써서는 안 된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言語는 항상 변화하고 있고, 모든 語彙가 언제나 語源과 漢字의 字句的 意味에 合一하는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므로 오늘날에는 '宗親會'나 '花樹會'를 같은 뜻으로 생각하고 써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宗家', '宗孫' 등이 꼭 조상이 임금이었던 사람의 집안에서만 쓰는 것이 아니라 많은 다른 성씨의 사람들이 쓰고 있는 것을 보아도 '宗親會'라는 말을 굳이 과거에 임금을 지냈던 성씨의 親族 모임만을 가리킨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 물음 아버지가 5형제 중의 셋째입니다. 아버지의 형제 중 막내만 결혼을 하지 않고 모두 다 결 혼을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형제분들을 어떻게 구분해서 부르고 가리켜야 할지 몰라 문의합니다.
(허철, 대전직할시 중구 중촌동) |
답 일반적으로 아버지의 형은 모두 '큰아버지', 아버지의 동생은 결혼을 했으면 '작은아버지'로 부르고 결혼을 하지 않은 아버지의 동생은 '삼촌' 또는 '아저씨'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5형제이고 아버지가 그중 가운데라면 '(첫째) 큰아버지-(둘째) 큰아버지-아버지-(첫째) 작은아버지-(둘째, 막내) 작은 아버지'라고 구분해서 부르면 됩니다.
'삼촌'이 촌수를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에 결혼하지 않은 아버지의 남동생을 '삼촌'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삼촌'은 촌수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저씨'가 가족 이외의 남을 부르는 말로 더 널리 쓰이게 됨에 따라 촌수를 가리키는 말이었던 '삼촌'이 세력을 얻은 것입니다. 19세기 초 茶山 丁若鏞이 '雅言覺非'에 '三寸以稱基叔父亦陋習當改者'라고 지적한 것을 보면 이미 19세기 초에 '三寸'이 아버지의 동생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오늘날 이 말은 "'三寸叔'의 준말로서 아버지의 형제를 가리키는 말"로 사전에까지 등재되어 있습니다.
한편 '큰아버지'를 '伯父(님)', 그 외의 아버지 형을 '仲父(님),' 아버지의 동생을 '叔父(님),' 아버지의 막내 동생을 '季父(님)'처럼 한자어로 부르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말들은 지칭어로는 쓸 수 있지만 호칭어로는 적절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 물음 'compact disk,' 'cake'는 한글로 어떻게 표기해야 합니까?
(남현우, 서울특별시 용산구 갈월동) |
답 'compact disk'는 한글로 표기하면 '콤팩트디스크'입니다. 'compact disk'는 원어인 영어에서의 발음이[kɔmpækt disk]인데 'Ɔ'는 '오'에 대응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국 영어에서의 발음은 [kampækt disk]이기 때문에 미국 영어를 기준으로 하면
'ɔ'는 '아'에 대응되므로 '캄팩트디스크'가 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영어에서 들어온 외래어는 영국 영어의 발음을 기준으로 한글 표기를 합니다. 예를 들어, 'concrete, concert, contest, contact lens' 등은 미국 영어를 기준으로 하여 한글로 옮긴다면 '칸' 계통이 되겠지만 영국 영어를 기준으로 하여 콘크리트, 콘서트, 콘테스트, 콘택트렌즈'라 합니다. 예외적으로 재즈 악단을 뜻하는 'combo'는 미국에서 생긴 말이므로 미국식 영어를 따라 '캄보'라고 합니다.
'cake'은 한글로 '케이크'입니다. 외래어 표기법 제3장 제1절 영어의 표기세칙은 단모음 다음의 어말 무성 파열음만 받침으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book'[buk]은 '부크'아닌 '북'으로 적습니다. 그러나 장모음이나 이중 모음 다음의 어말 무성 파열음은 받침으로 적지 않고 '으'를 붙여 적습니다. 예를 들어 'park'[paːk], 'lake'[leik]는 '파크', '레이크'로 적습니다. 'cake'[keik]도 이중 모음 다음에 어말에 무성 파열음이 나타나므로 한글로는 '케이크'가 됩니다. 비슷한 예로 make, steak, brake 등이 있는데 모두 '으'를 붙여 적으므로 '메이크,' '스테이크,' '브레이크'입니다.
| 물음 '을지로'가 'Ǔlchiro'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왜 'Ǔljiro'라고 표기하지 않습니까?
(김명숙, 한국 관광 공사 편찬과) |
답 '을지로'를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로마자 표기를 하면 'Ǔlchiro'가 됩니다. 'Ǔljiro'라고 적지 않는 것은 '을지로'를 발음할 때 '지'의 'ㅈ'이 된소리인 'ㅉ'으로 나는데 된소리는 무성음이기 때문입니다. 발음에 좀 더 충실하게 로마자 표기를 한다면 된소리인 'ㅉ'은 'tch'에 대응되므로 'Ǔltchiro'라고 해야겠습니다마는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제3장 제1항 '붙임'의 "형태소가 결합할 때에 나타나는 된소리는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Ǔltchiro'라고 적지 않습니다. 다만 된소리는 무성음이므로 'ᄌ' 이 무성음으로 실현될 때에 대응하는 로마자인 'ch'를 써서 'Ǔlchiro'로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