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방언의 경어법

유구상 / 한남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1. 머리말
    말이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하거나 갈라져서 애초의 말이 바뀌게 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방언이다.
    다른 방언권에 비해 중부 방언권은 지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중부 방언권에는 경기 방언, 강원 방언, 황해 방언, 충청 방언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방언들이 모두 꼭 같지 않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논의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 방언은 거의 대부분이 표준어로 되었고, 강원 방언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하여 동쪽의 위쪽은 함경 방언과 교류되고 남쪽은 경상 방언과 교류되고, 태백산맥 서쪽은 경기 방언과 교류되어 있으며, 황해 방언은 서북 방언인 평안도 방언과 경기 방언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충청 방언은 경기 방언과 전라·경상 방언과 교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는 지역을 좀 좁혀 경기·충청·강원 방언에서의 경어법을 중심으로 하되, 그 이외 중부 방언의 경어법은 부수적인 면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요즈음은 대중 전달 매체의 발달로 인해 젊은이들은 거의 표준어 경어법에 가깝게 사용하고 있으므로, 아무래도 방언의 특성을 살리려면 50대 이상이 쓰고 있는 경어법을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음을 밝혀 둔다.

2. 명사와 경어
    명사에 있어서의 경어는 가족 호칭에 관한 것과 그 이외의 것으로 나누어 논하고자 한다.

2.1. 가족 호칭
    가족 호칭은 표준어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서는 음운 현상의 차이로 인하여 달리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음운 현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다른 말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말의 방언권은 중부 지방 중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와 충남과 이에 인접한 경기 남부 또는 충북 서남부와 강원 동부로 나뉘어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말에 따라 나타나는 지역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대략적인 경향만 논한다.
    중부 방언의 가족 호칭은 다음과 같다. (도표는 p.44까지 계속됨.)

표준어 중부 방언
낮춤[卑] 예사[平] 높임[敬] 비고
아버지[父] 애비

아범
아버지
아부지
아버님
아부님
대부분
경기 서남, 충북 일부
경기 일부
어머니[母] 에미
엄마

어멈
어머니

어무니
엄니
어머님 대부분
대부분
경기·충남 일부
충남 전역, 충북 일부
경기 일부
할아버지[祖父] 할애비

할아범
할아버지
할아부지
할아버님
할아부님

(조부님)
전 지역
강원 정선
전 지역
할머니[祖母] 할미
할멈
할망구
할머니 할머님

(조모님)
전 지역


큰아버지[伯父] 큰애비

큰아범
큰아버지 큰아버님
(백부님)
대부분
전 지역
경기 일부
큰어머니[伯母] 큰에미

큰어멈
큰어머니
큰어멍이


큰엄니
큰어머님

(백모님)
전 지역
강원 동부
경기 일부

충남 일부
작은아버지[叔父] 작은애비
작은아범
작은아버지 작은아버님

(숙부님)
전 지역
경기 일부
전 지역
장인(丈人)   장인
쟁인

(빙장)
자인
장인어른

장인양반
(빙장어른)
전 지역
충북 남서부, 충남 남부
전 지역

충북 제천
장모(丈母)   장모
(빙모)
장모님
(빙모님)
전 지역
고모부(姑母夫)   아저씨
(고모부)
아저씨 대부분
고모(姑母)   아주머니
아줌니
(고모)
아주머님

(고모님)
경기, 강원, 충북 일부
충남 전역, 충북 일부
전 지역
외삼촌(外三寸) 아저씨
(외삼촌)
아저씨 전 지역
외숙모(外叔母)   아주머니
아줌니
외숙모
아주머님

외숙모님
경기, 강원, 충북 일부
충남 전역, 경기, 충북 일부
전 지역
이모부(姨母夫) 아저씨
이모부


이모부님
전 지역
이모(姨母)   아주머니
아줌니
 
이모
아주머님
 

이모님
경기, 강원, 충북 일부
충남 전역, 경기, 충북 일부
전 지역
형(兄)  

엉아, 형아
형님
성님
형님
경기, 강원, 충북 대부분
충남 전역, 경기, 충북 일부
충남북
형수(兄嫂)   아주머니
아줌니
아줌씨
형수
아주머님

형수님
경기, 강원, 충북 일부
충남 동부, 경기, 충북 일부
충남 서부
전 지역
아우(弟)   아우
아시
아수
동생
동상
아우님 전 지역
경기, 강원
충남 전역, 충북 일부
경기, 강원, 충북 우세
충남 전역, 경기, 충북 일부
계수(季嫂)(1)   계수
기수
계수씨
기수씨
경기, 강원, 충북 우세
충남, 경기, 충북 일부
누이[姉]   누나
누이
누ː
누님 대부분

강원 동부, 충남 금산
누이[妹]   누이
누ː
동생
동상
  대부분
강원 동부, 충남 금산
경기, 강원, 충북 우세
충남 전역, 경기, 충북 일부
오빠[男兄]   오빠
오라버니
오라부니
오라버님 대부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일부
강원 춘성, 횡성
며느리[子婦]   며느리
메누리
메눌애
미누리
  경기 북부, 황해
충남, 경기, 충북 전부

충남 연기
새색시[新婦]   새색씨
각씨
새각씨
새샥씨
새댁
새닥
  경기 대부분
충남 보령, 부여
충북 옥천
충남 대부분, 충북 일부
경기, 강원 전역, 충북 일부
충남 대부분
올케   올케
올키

형님
성님
대부분
영동
경기, 강원, 충북 우세
충남 전역, 경기, 충북 일부
사위   사위
싸우
사우이
  대부분 지역
강원, 충북 일부
충남, 충북 일부

이 표 낮춤에서 예 들고 있는 것은 화자가 청자보다도 높고 주체보다도 높을 경우에 쓰는 것이다.
    중부 방언권 중에서 가족 호칭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대부분 시간의 변화에 따른 음운 변천, 즉 생략, 축약, 첨가에 의한 것들이다. 전혀 다른 형태의 말이 쓰이는 예는 한자 말과 고유어 두 종류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표에는 호칭 속에 남에게 말할 때 대상자를 가리켜 말하는 지칭(指稱)까지도 포함시켰음을 일러둔다.

2.2. 호칭 이외의 명사
    호칭 이외의 명사로서 높임을 나타내거나 낮춤을 나타내는 말이 있는데, 이런 예들은 일상생활과 관련이 있는 말이거나 사람의 몸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예를 몇 개만 들면 다음과 같다. (도표는 옆면에 계속됨.)

낮춤[卑] 예사[平] 높임[敬]
 







말씀
이빨
몸뚱이, 몸뚱아리
몸띵이
낯(낯짝)
코빼기
볼때기(볼따구니)
뼉다귀
나이


생일
숟갈
자신(직접)
손발
수염




얼굴


춘추, 연세, 연치
진지, 메

생신
수저
손수
수족

말씀
치아
옥체

이와 같은 예들도 어느 정도 있기는 하지만 표준어와 별 차이를 나타내지 않으므로 더 이상의 논의는 피하기로 한다.

3. 대명사와 경어
    대명사에서의 경어 사용은 중부 지역에 따라 표준어와 차이를 보이는 것이 있는데, 그 예들은 모두 인칭 대명사일 경우다. (도표는 뒷면에 계속됨.)

인칭 낮춤 예사 예사 높임 아주높임
1인칭
지ː
즈이
즈ː(복수)
소인
불초



우리(복수)
우리덜, 우덜(복수)
   
2인칭 네놈(네년)
니ː놈(니ː년)
느ː놈들

니ː
느ː(복수)
느이덜(느ː덜)
당신


자네
어르신(네)
으르신네, 으르신내
을씬내
3인칭 이놈(이년)
이늠
이게(요게)(2)
이것(요것)
그놈(그년)
그늠
그게 (고게)
그것(고것)
저놈(저년)
지ː놈(지ː년)
즈ː늠
저게(조게)
저것(조것)
어느 놈(어느 년)
어느 게
어느 것
아무 놈(아무 년)
아무 거
아무 것
이애(얘)
야ː


그애(걔)
가ː


저애(쟤)
자ː



누구

누ː
아무(개)

이이
이분


그이
그분


저이
저분



어느 분


아무 분


이 양반
그 양반
저 양반

어르신(네), 으르신네
을씬내, 으르신내


어르신(네), 으르신네
을씬내, 으르신내


어르신(네), 으르신네
을씬내, 으르신내


 

 

당신
어르신(네), 어르신내


    중부 지방에서 쓰고 있는 인칭 대명사는 이 표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러나 중부 지방 중에서도 지역에 따라서는 그 쓰임의 차이를 나타낸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인근 경기 지역에서는 표준어에서 쓰는 인칭 대명사와 같다. 그러나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쓰임에 차이를 보여 준다.
    충남 전역과 경기도 남부, 충북 일부에서 1인칭 낮춤의 경우 '즈이(지)'가 쓰이는데, 연결되는 조사가 '가'일 때는 그대로 쓰이나, 다른 조사일 때는 '저는, 저도, 저에게' 등으로 쓰임을 본다. 그러나 강원도 동부에서는 어느 조사가 연결되든 단수인 경우 '지ː'가 쓰이고 복수인 경우 '즈ː'가 쓰인다. 그러나 영동에서는 '한테' 조사 앞에서는 '나'대신 '내'로 쓰임을 본다. 예사 높임인 '우리덜'의 경우는 충청·강원에서 많이 쓰이고 충청에서는 '우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2인칭 예사의 경우는 1인칭 '지ː'와 같이 충남 전역과 경기 남부, 충북 일부에서 '느이(니ː)'가 쓰이고, 낮춤에서 '놈, 년'이 붙어 쓰이고, 강원 동부에서는 단수일 때 '니ː'가, 복수일 때 '느ː'가 쓰여, 낮춤에서는 단수일 때 '니ː놈, 니ː년'이, 복수일 때 '느ː놈들'이 쓰이어 차이가 난다. 2인칭 아주높임의 경우는 중부 지방 대부분에서 '으르신내'가 거의 공통적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영동에서는 '을씬내'로 쓰이고 있음을 본다.
    3인칭 경우는 강원 동부만이 '야ː, 가ː, 자ː'(3)가 예사로 쓰이고, 낮춤으로는 '이늠, 그늠, 지늠'이 쓰일 뿐 중부 다른 지역에서는 표준어와 같이 쓰인다. 3인칭 아주높임의 '어르신내(네)'는 충남·북, 경기, 강원 대부분 지역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데, 이것은 '네(내)'라는 접미사의 첨가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미지칭의 '누ː'도 강원 동부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이때 중부 방언에서 쓰이는 '지ː, 즈ː, 니ː, 느ː, 누ː' 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음운 변화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즈ː, 느ː, 누ː' 들의 예가 영동 지역에서 주로 쓰이는 이유는 경상·함경 방언과의 교류에서 영향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자기'는 원래는 공통칭 대명사이지만 충청남도 전역과 경기, 남부, 충북 일부에서는 아내가 남편을 가리킬 때, 또는 남편이 아내를 가리킬 때 서로 사용하고 있다. '당신'이란 말은 부부 사이뿐 아니라, 다른 경우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4. 조사와 경어
    조사에서 경어법을 논할 수 있는 예로는 주격 '가/이','께서'와 여격 '에게, 한테, 더러,' '께'라고 볼 수 있다.
예사 높임
주격 가/이
께서
여격 에게
한테
한태
인데
보구
더러

주격의 경우는 중부 대부분 지방이 표준어와 동일하게 쓰인다. 그러나 영동 지방만은 예사의 '가'가 '거'로 쓰인다.

(1) ㄱ. 자ː거 지는 하낙두 모르는기.......
(자기가 저는 하나도 모르는 게.......)
ㄴ. 니거 날 줄라구 맹그나?
(네가 나를 주려고 만드나? )

여격의 경우 높임의 '께'는 지식인인 경우는 중부 전 지역에서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이 잘 사용하지 않는다. 비교적, 경기 충청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타 지역 사람들보다는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에게'는 서울 인근 중부 지방에서는 많이 쓰이나, 충남, 충북 지역에서는 '한테'가 주로 쓰이고, 영동에서는 '한테, 한태, 인데'가 쓰이고 있다.

(2) ㄱ. 누구에게 가나 보자. (서울, 경기 일부 우세)
ㄴ. 누구한테 가나 보자. (충청, 강원, 경기 일부 우세)
ㄷ. 누ː한태(인데, 한테) 가나 보자. (영동)(4)

그 이외의 여격 조사로서 '더러'와 '보구'가 있다.

(3) ㄱ. 그애(걔)에게 물어보오. (서울 인근 우세)
ㄴ. 걔한테 물어보오. (충청, 경기 남부 우세)
ㄷ. 가ː더러 물어보ː. (영동)

영동 지역 방언에서 이런 예와 같이 쓰이는 경우 타 지역에서는 '더러'를 쓰지 않고 '에게'나 '한테'를 사용하여 그 쓰이는 때가 서로 다르다.
    경기, 충청 지역에서는 '더러'가 간접적인 명령을 뜻할 때 쓰인다.

(4) ㄱ. 순이더러 일하라구 해(햐).
ㄴ. 순이보구 일하라구 해(햐).(5)

영동 지방 말을 제외하고는 이 예와 같이 '더러'와 '보고(보구)'가 같은 뜻으로 쓰이나, 영동에서는 '보구'로 달리 쓰이고 있음을 본다.

(5) 니ː보구 그래잖나? (너보고 그랬잖아? )

이 경우 다른 중부 지역에서는 '보구' 대신에 '한테'나 '에게'를 사용하고 있어 그 쓰임이 서로 다르다.

5. 동사와 경어
    대부분의 동사가 경어로 쓰이려면, 선어말 어미 '-(으)시-'가 삽입되는 것이 통례이나, 이 선어말 어미가 삽입되지 않고 직접 경어로 쓰이는 예가 있다. 그 수는 극히 적은 편이다.

낮춤 예사 높임
내지르다

말씀드리다
처먹다



뒈지다
낳다
데리다
말하다
먹다
묻다
보다
자다
주다
죽다
탄생하다
모시다
말씀하다
잡숫다
여쭈다
뵙다
주무시다
드리다
돌아가다

이 예 중 높임을 나타내는 동사에 다시 '-(으)시-'가 삽입되어 아주높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탄생하시 다, 말씀하시다, 잡수시다, 돌아가시다'와 같이 쓰이는데, 이 동사들은 대체로 주체 존대 동사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모시다, 여쭈다(여쭙다), 뵙다, 드리다'들은 '-(으)시-'가 이미 삽입되어 있거나 더 삽입되지 않는 것으로 객체 존대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이런 예들은 표준어에서도 쓰이고, 중부 방언에서도 쓰이어 차이를 보여 주지 않는다.

6. 용언의 경어법
    용언의 경어법은 지금까지 흔히 분류해 왔듯이 주체 경어법과 상대 경어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6.1. 주체 경어법
    주체 경어법은 서술어의 주체를 높이거나 낮추는 것인데, 이런 현상은 화자가 주체와 자신과를 대비시켜 말할 때 나타난다.
    화자의 입장에서 주체를 존대해야 된다고 생각될 때는 '-(으)시-' 선어말 어미를 삽입시켜 주체를 존대한다.

(6) ㄱ. 할아버지 워디 가시나(-니, -냐, -지)? (충청)
ㄴ. 하르버이 어대 가시드나?(6) (강원)

이와 같이 뒤에 연결되는 어미는 지방에 따라 다르지만 주체 존대를 나타낼 때 '-(으)시-'가 삽입되는 점은 중부 방언이 모두 같으며 표준어와도 동일하다.
    화자의 입장에서 볼 때 주체를 존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될 때는 '-(으)시-'를 삽입하지 않고 예사말을 사용한다.

(7) ㄱ. 아버지 뭐 하나(-니, -냐, -지)? (경기, 충청)
ㄴ. 아버지 머 하드나? (강원)(7)

이 경우도 뒤 연결되는 어미가 지역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것 이외에는 존대하지 않는 것이 중부 방언과 표준어가 모두 같다.
    그러나 뒤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으)시-'와 연결되어 음운 현상을 일으켜서 형태가 지역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예가 있다.

(8) ㄱ. 좀 앉으세요(-시어요). (표준어, 서울 부근)
ㄴ. 좀 앉으세유(-슈). (충남 전역, 경기 남부, 충북 일부)
ㄷ. 좀 앉으서요. (강원, 충청, 경기 일부)(8)

한편 화자가 주체보다 지체가 높을 때 주체가 청자이면 '-(으)시-'가 쓰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중부 지방 전체가 같다.

(9) ㄱ. 아이구, 우리 장군이 오시는가?

이와 비슷한 예로 지체가 높은 형수가 지체가 낮은 시동생에게, 또는 지체가 높은 형부가 지체가 낮은 처제에게 '-(으)시-'를 쓰기도 하는데, 이런 예도 중부 지방 전역이 같다.

(10) ㄱ. 도련님(데린님, 되린님) 오시네요(-유).
ㄴ. 처제 집으로 오세요(-슈).

한 가지 덧붙이고자 하는 것은 객체 경어법이다. 객체 경어법은 '께 ~드리다(말씀드리다, 여쭈다, 이르다[云])'의 문형을 갖는 것으로, 화자가 주체와 객체 간의 존비를 따져 객체를 높이는 법이다.

(11) ㄱ. 아버지께 드렸다. (중부 대부분)
ㄴ. 아버지한테(에게) 드렸다. (중부 일부 계층)
ㄷ. 아버지한테 디렛다. (강원 지역 우세)

6.2. 상대 경어법
    상대 경어법이란 화자가 자기와 청자와의 관계를 살펴 높이거나 낮추는 화법이다.
    이런 법에 대하여, 표준어에서 '하나이다체, 합니다체, 하오체, 하게체, 해체, 해라체'의 6등급으로 분류한다.(9) 그러나 표준어에서도 서신, 기도, 공문 등을 제외하고, 실제 담화에서는 '하나이다체'는 거의 쓰지 않는 경어체다. 그러므로 방언에서도 '하나이다체'의 차이를 논할 수 없고, 지역 주민들이 '해체'와 '해라체'를 구분하지 못하고 '해체'도 '해라체' 또는 '반말'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해체'도 논외로 하고 그 외 네 가지 체를 주로 논의하고자 한다.
    상대 경어법은 종결 어미에서 나타나며, 종결 어미는 서법을 가지며, 아울러 시제도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런 점을 함께 논의하고자 한다.

6.2.1. 합니다체
    '합니다체'는 대화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하나이다체'보다는 존대를 덜 하는 체이지만, 실제 담화에서는 제일 존대하는 체라고 볼 수 있다.

평서법: -ㅂ니다/습니다
의문법: -ㅂ니까/습니까
명령법: -십시오
청유법: -시지요(-시쥬)

'합니다체'는 중부 전 지역에서 위와 같이 쓰이고 있으므로 표준어에서와 같아서 특징이 없다.

6.2.2. 하오체
    상대 경어법 중 '하오체'가 가장 두루 많이 쓰이는 말투이다.

평서법: -(아)요/(어)요, -래요, -(어)유, -래유, -우/소
의문법: -(아)요/(어)요, -래요, -(어)유, -래유, -우/소
명령법: -(아)요/(어)요, -(어)유, -우
청유법: -(아)요/(어)요, -(어)유

'-(아)요/어요'는 서법에 관계없이 두루 쓰이는 형태로서 경기, 강원, 충북 북부에서 두루 쓰인다. '-(어)유'는 서법에 관계없이 충남 전역, 경기 남부, 충북 일부에서 쓰이고 있다. '-래요'는 평서법과 의문법에서만 쓰이는데 경기, 강원, 충북 북부에서 쓰이며, '-래유'는 충남 전역, 경기 남부, 충북 일부에서 쓰인다. 평서법, 의문법에서 쓰이는 '-우/소'는 주로 강원 지역에서 쓰이며, 명령법 '-우'도 강원 지역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형태가 같으면서 서법을 구분하는 것은 억양(문말 연접)을 다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역에 따라 이 점이 달리 표출된다.

평서법: 갔어요↘ (경기, 강원, 충북 북부)
갔슈↘ (충남 전역, 경기 남부, 충북 일부)
키가 커유↘ (충남 전역, 경기 남부, 충북 일부)
키가 크우↗ (강원 동부)
반갑소↗ (강원 동부)
반가워유↘ (충남 전역, 경기 남부, 충북 일부)

이 예에서 보듯이 평서법 중에서도 표준어에서와 같이 억양이 하강조로 나타나는 '-요/유'형이 있는가 하면, 강원 지역에서는 형용사의 평서법에 쓰이는 '-우'와 '-소'가 있는데 이 경우 그 지역만 독특하게 상승조를 나타내고 있는 점이 색다르다. 이익섭(1973)은 강원 동부에서는 형용사의 평서법으로 '크우↘, 많소↘, 배고프우↘, 많소↘' 등과 같이 정상적인 억양으로는 쓰이지 않는다고 논의한다.
    중부 방언에서 '하오체'의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는 평서법에서의 어미와 같다. 평서법이냐 의문법이냐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은 억양이라 할 수 있는데 표준어와 여타 중부 방언에서 의문법의 억양은 상승조(↗)인 데 비해 강원 지역에서는 평탄조(→)로 나타나는 것이 특색이다.

의문법: 왔어요? ↗, 많아요↗ (경기, 충북 북부)
왔슈?↗, 많어유↗ (충남, 경기 남부, 충북 일부)
왔소? →, 많소→ (강원)

'하오체'의 명령법은 '-(아)요/(어)요'가 경기, 충북 북부에서 주로 쓰이고, 충남, 경기 남부, 충북 일부에서는 '-(어)유'가 쓰이며, 강원에서는 '-우'가 주로 쓰이는데, 억양은 모두가 단절조를 나타내고 있다.
    청유법의 어미로는 '-(아)요/(어)요'가 경기, 강원, '-(어)유'가 충남, 경기 남부, 충북 일부에서 주로 쓰이고 있는데, 억양은 단절조이다. 그러나 명령법에서의 단절보다는 약간 느슨하다 하겠다.

6.2.3. 하게체
    '하게체'는 동료 간이나, 화자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항렬이 낮은 사람에게, 또는 스승이 성년이 된 제자에게 대우를 하기 위하여 쓰는 대화법으로 '하오체'보다는 좀 낮고 '해체'보다는 대우하는 것이다.

 
평서법: -네, -과, -ㄹ쎄
의문법: -ㄴ가/는가  
명령법: -게, -개
청유법: -세, -새

ㄱ은 강원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쓰이고, ㄴ은 주로 강원 지역에서 쓰이는 예들이다. ㄱ의 예들은 표준어와 같기 때문에 언급을 회피하고, ㄴ의 예만을 몇 개 들어 본다.

(12) ㄱ. 돈으 애껴 써야 하겠과. (평서법)
ㄴ. 참 반갑과. (평서법)
ㄷ. 집에 가개. (명령법)
ㄹ. 집에 가새. (청유법)

6.2.4. 해라체

'해라체'는 용언의 경어법 중 가장 낮은 표현으로 언중이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청소년들끼리 즐겨 쓰고, 어른이 청소년들에게 주로 쓴다. 그리고 주민들이 '해체'와 '해라체'를 구분하지 않고 '해체'도 '해라체'로 인식하므로 '해체'와 '해라체'를 합쳐 '해라체'에서 논하기로 한다.

<해체>
평서법: -아/어, -지, -ㄹ(을)래, -ㄹ(을)랴
의문법: -아/어, -지, -재, -(을)까, -(으)까, -(으)래
명령법: -아/어
청유법: -아/어, -지

'-아/어' 형태는 '해체'의 어느 서법에나, 중부 어느 지역에서나 공통으로 쓰인다. 서법을 구분하는 것은 말할 때 상황에 따라 억양에 따라 구분이 됨을 알 수 있다.
    평서법 어미로서 다짐을 나타내는 '-ㄹ(을)래. -ㄹ(을)랴'가 있는데, 후자는 충남과 충북 일부에서만 사용되고 그 밖은 전자를 쓰고 있다.

(13) ㄱ. 나 밥 먹을래.
ㄴ. 나 밥 먹을랴.

'-지'는 명령법에만 쓰이지 않고, 다른 서법에서는 모두 쓰이는데 이것도 억양에 따라 서법이 달라진다. 강원 동부만은 '-재'가 쓰이고 다른 중부 지방에서는 '-지'가 쓰인다.

(14) ㄱ. 너 길동이지?
ㄴ. 너 길동이재?

의문법 어미로 '-(을)까,' '-(으)까'가 있는데, 청자의 판단 여부를 물어볼 때 쓰인다. 이와 비슷하게 쓰이는 어미로 '-(을)래,' '-(으)래'가 있다.

(15) ㄱ. 갈까 말까? 갈래? (경기 일부)
ㄴ. 가까 말까? 갈래? (충남, 경기 일부, 충북 일부)
ㄷ. 가까 마까? 가래? (강원)

명령법과 청유법의 어미는 표준어에서와 중부 지역이 모두 같다.

<해라체>
평서법: -ㄴ(는)다
의문법: -니, -냐, -나
명령법: -(아)라/(어)라
청유법: -자

'해라체'의 어미들은 의문법에서 '-냐'와 '-나'만이 특정 지역에서 쓰이고 다른 어미들은 중부 전 지역에서 거의 쓰이고 있다.

(16) ㄱ. 밥 먹냐? (충남, 충북 일부)
ㄴ. 밥 먹나? (강원)

ㄱ은 충남, 충북 일부에서 주로 쓰이고, ㄴ은 강원 지역에서 주로 쓰인다. 강원 동부에서는 모음으로 끝나는 어간 다음에는 '-나'와 동시에 '-ㄴ'만이 쓰이기도 하는데, "마ː러 왔나(완)?" "다 했나(핸)?" 같은 것&이다.

7. 맺음말
    이상 중부 방언의 경어법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중부 방언은 지역이 넓고, 산맥과 강의 흐름에 따라 언어의 변천·분화도 복잡하게 나타나나, 편의상 공통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보이는 지역별로, 경기 방언, 충청 방언, 강원 동부 방언으로 구분하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중부 방언의 경어법을 한 가지로 체계를 세울 수가 없었다.
    앞으로 중부 방언 경어법 연구는 더욱 작은 소지역마다 연구하여 그것을 종합하여 좀 더 정밀한 체계를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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