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규정 고시 이후의 몇 문제
Ⅰ. 머리말
'88년 1월 '표준어 규정'이 고시된 후 국어 연구소에서는 '표준어 모음' 발간을 위한 표준어 심의를 계속해 왔다. '89년도에는 우선 사전 간에 상충되는 단어를 중심으로 심의하였는데 심의 기준의 대원칙은 '표준어 규정'에 따르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규정 중에서는 경우에 따라 규정의 취지를 두고 견해차를 보이기도 하였는데 그중에서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ㅣ'역행 동화, '-장이'와 '-쟁이', '수-'와 '숫-', 모음조화 등이었다.
본고에서는 이들에 대한 참고 자료에서의 처리 내용 및 고시 과정을 간략히 더듬어 보고, 이 규정을 해석하거나 적용할 때 일어날 수 있는 견해 차이나 문제점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본고에서 쓰인 자료들의 약칭(略稱) 및 자료에서 쓰인 약호(略號)는 다음과 같다.(1)
1. 'ㅣ'모음 역행 동화
'ㅣ'역행 동화의 처리 문제는 오랫동안 이의 동화형의 처리 여부나 적용 범위를 두고 논란을 거듭해 온 것 중의 하나다.
'표준어 규정' 제9항에서 "'ㅣ'역행 동화 현상에 의한 발음은 원칙적으로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아니하되, '내기', '냄비', '동댕이치다'는 그러한 동화가 적용된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하였다. 이 규정은 (심)(학)(연)에 이어 온 것으로 <표 1>과 같이 종전의 사전과는 달라졌거나 일치되지 않은 처리를 정리한 것이다.
| 예시어 | (모) | (큰) | (중) | (새) | (대) | (우) | (심) | (학) | (연) | (국교) | (중교) | (비고) |
| -내기 냄비 동댕이치다 아지랑이 |
나- ○ |
나- 남- -당- -랭- |
나- 남- -당- -랭- |
나- 남- ○ -랭- |
나- 남- ○ -랭- |
나- 남- -당- -랭- |
○ ○ ○ ○ |
○ ○ ○ ○ |
○ ○ ○ ○ |
-랭- | -랭- |
1)-내기: '근본, 또는 처음 나온 사람의 뜻'으로 (모)나 사전에서는 '-나기' (2)를 인정하면서도 '신출내기'에 대해서는 (큰)(중)(우)가 선택하는 모순을 드러내기도 하였으나 현실 발음을 존중하여 (심)에서부터'-내기'를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2)냄비: 사전은 '남비'를 인정하고 있는데 현실 언어에서는 '냄비국수''냄비우동' 등으로 '냄비'가 상당한 세력으로 쓰이어 (심)에서부터 줄곧 '냄비'를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3)동당이치다: '동댕이치다'와 '동당이치다'는 사전 간에 불일치를 보이어 (새)(대)는 '동댕이치다'가 우세하므로 (심)에서부터 '동댕이치다'를 택하기로 하였다. 한편 (국교)에도 '내동댕이쳐지다', '내동댕이치다'가 각각 나타나 '동댕이-'쪽을 무시하지 못함을 드러내고 있다.
4)아지랑이: (모)에서 '아즈랑이'가 아닌 '아지랑이'[嵐氣]를 인정한 데 대하여 사전이나 (국교) 및 (중교)에서도 '아지랭이'를 보여 그동안 혼란을 보였던 것인바, (심)(학)(연)에서 다시 '아지랑이'를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3)
(모)는 'ㅣ'모음 역행 동화에 대하여 다음의 예를 들었다.
(심)은 'ㅣ'역행 동화가 적용된 예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조개비, 서울내기, 시골내기, 신출내기, 풋내기, 냄비, 복냄비, 깝대기, 동댕이치다, 나부래기, 맨드래미, 바래기, 오래기, 노오래기, 지푸라기, 매생이, 가재미, -쟁이(가살-, 가짓말-, 간살-, 갓-)가쟁이, 난쟁이, 만쟁이, 담태기(-쓰다, -씌우다), 홈태기(이상 24개, '-쟁이' 제외) 게뚜데기, 껍데기, 천데기, 첩데기, 덤테기. (이상 5개)
그리고는 'ㅣ'역행 동화가 적용되지 않은 예로 '꼬창이(-물), 가스랑이, 아지랑이'를 비롯하여 193개 단어를 들었는데 예시가 생략된 것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아진다. 이렇게 'ㅣ'역행 동화가 적용되지 않은 것을 취하고자 한 것은 '개신형(改新形)이 품위가 덜하고 경박한 느낌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어, 이런 변화는 신중을 기해 받아들여야겠다는 태도를 아울러 가지고 심의에 임했으며, 30여 년의 국어 교육이 있었고 교육의 효과 또한 컸음을 감안할 때, 새 표준어를 전국적으로 시행함에 즈음하여 일어날 혼란이나 마찰을 극소화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4)으로 풀이된다.
(학)과 (연)은 (심)에서 다룬 것 중 '냄비', '복냄비', '동댕이치다', '서울내기', '시골내기', '신출내기'만을 적용하였는데(5) 이는 '현실음을 지나치게 반영한 나머지 모처럼 안정되어 가는 우리 언어생활, 특히 문자 생활에 혼란을 일으킬 만큼 크게 개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데 주안점을 두었던 결과'(6)로 보인다. 따라서 (학)이나 (연)은 (심)에 비하여 표준어를 개정하는 폭을 좁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규정을 놓고 'ㅣ'역행 동화는 위의 세 단어에만 적용하느냐, 아니면 좀더 개방적으로 적용하느냐 하는, 두 가지 해석이 생기게 되었다. 즉 전자의 해석에 따르면 '-내기', '냄비', '동댕이치다' 이외의 것은 일체 'ㅣ'역행 동화형은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 규정상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표준어 규정'에서 다루어진 관계 단어들을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참고로 '한글 맞춤법'에서 나타난 예시어들도 함께 들기로 한다.(7)('어'는 '표준어 규정'을, '맞'은 '한글 맞춤법'을 이른다.)
<표 2>에 의하면 '표준어 규정'에서의 예시어는 다음의 네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ㅣ'역행 동화가 적용되지 않은 어형을 지킨 것: 너부렁이, 비켜덩이, 외눈박이, 심술꾸러기, 욕심꾸러기.
| 예시어 | (모) | (큰) | (중) | (새) | (대) | (우) | (심) | (학) | (연) | |
| 어11항 | 깍쟁이 | -정- | -정- | -정- | -정- | -정- | -정- | ○ | ○ | ○ |
| 어17항 | 짚북데기 | ×-더- | -더- | -더- | -더- | -더- | ○ | |||
| 어19항 | 나부랭이 너부렁이 |
-랑- | -랑- ○ |
-랑- ○ |
-랑- ○ |
-랑- ○ |
-랑- ○ |
-랑- ○ |
-랑- ○ |
○ ○ |
| 어21항 | 죽데기 | -더끼 | -더끼 | -더- | -더끼- | -더끼- | -대- | -더- | ○ | |
| 어25항 | 부지깽이 비켜덩이 자배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어26항 | 외눈박이 심술꾸러기(8) 욕심꾸러기 |
○ |
×○ ○ ○ |
○ ○ |
○ ○ |
× - ○ ○ |
배기 ○ ○ |
○ ○ ○ |
○ ○ ○ |
○ ○ ○ |
| 맞19항 맞24항 맞27항 |
올가미 누더기 오라비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2)'ㅣ'역행 동화 어형을 취한 사전에 따른 것: 부지깽이, 자배기.
3)'ㅣ'역행 동화를 적용한 개정안에 따라 종래 사전과 달리 된 것: 깍쟁이.
4)사전이나 일부개정안과 달리 'ㅣ'역행 동화가 적용된 어형을 위한 것: 짚북데기, 나부랭이, 죽데기.
특히 여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나부랭이'와 '너부렁이'다. 이들은 한 쌍을 이루어 복수 표준어로 인정되면서 어느 한쪽은 'ㅣ'역행 동화가 적용되고, 또 어느 한쪽은 이 동화가 적용되지 않은 불균형을 보이기도 한다.(9)
위의 예시어들을 통하여 볼 때 제9항의 규정은 '-내기', '냄비', '동댕이치다'의 세 단어에만 국한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고 하여 이 적용 범위를 무한대로 개방한 것도 아니라고 본다.
이 규정에 대한 해석상의 견해 차이는 '가자미'냐 '가재미'냐, 또는 '가장이'냐 '가쟁이'냐 하는 데서부터 시작하여 오랜 시일을 두고 논란을 거듭해 왔다. 이의 해결을 위하여 그동안 제출된 안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각안(各案)들이 그 나름대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세 안 중 어느 한 안에 선뜻 좇을 만큼 합리적인 것이 되지 못하였다. 더구나 현실 발음이 아무리 'ㅏ'가 아닌 'ㅐ'로 난다 하더라도 'ㅏ'로 적고'ㅐ'로 읽는 법은 '표준 발음법'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었다. 실상 "현실 발음이 'ㅐ'라 하더라도 표기만은 'ㅏ'로 하자"는 안은, 발음은 설사 'ㅐ'를 좇을지언정 표기까지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기에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표기법의 보수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심의회에서 'ㅣ'역행 동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변개(變改)를 꺼리는 보수적인 위원과, 언제까지나 현실 언어 따로, 표준어 따로 각각 두고 점차 커 가는 간극을 지켜보기만 하겠느냐는 위원들과의 팽팽한 맞물림 속에서 수차에 걸친 논의에도 합의점을 얻지 못한 채 추후 재론을 거듭하곤 하였다.
'ㅣ'역행 동화 문제 해결에서 존중된 것은 다음과 같은 '유어 관련(類語 關聯)이나 어원 관련(語源 關聯)'이었다.
위의 말에 대한 자료들의 처리는 <표3>과 같다.
각 사전들이 '올챙이', '냉이', '지팡이', '나방이', '모지랑이', '오그랑이', '사그랑이', '꼬부랑이', '호랑이', '노랑이', '빨강이'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유어와의 관련에서 볼 때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꼬맹이'나 '가시랭이'는 유어와의 관련에서 '꼬망이'나 '가시랑이'가 될 수도 있겠으나 이미 언중들이 이들을 굳어진 것으로 보아 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언급할 것은 '꼬창이', '꼬챙이'인데 (새)를 제외한 각종 사전(국어사전뿐만 아니라 외국어 대역 사전에도) '꼬챙이'로 되어 있고 (국교)와 (중교)에도 '꼬챙이'로 되어 있음에 비추어 '꼬챙이'로 할 수도 있겠으나 'ㅣ'역행 동화 적용 여부에 하나의 기준으로 참고할 유어 관련을 고려하여 '꼬창이'를 취함도 어려운 일은 아닐 성싶다.(10) 이에 준하여 '두손으로
| 단어 | (모) | (큰) | (중) | (새) | (대) | (우) | 비고 |
| 올챙이 | о | о | о | о | о | о | (국교) 13회 |
| 꼬챙이 | о | о | о | -창- | о | о | (국교) 14회 (중교) 6회 |
| 꼬맹이 | о | о | о | о | о | ||
| 가시랭이 | 가스랑이 | о | о | о | о | о | |
| 냉이 | о | о | о | о | о | о | (국교) 1회 |
| 지팡이 | о | о | о | о | о | о | (국교) 14회 (중교) 7회 |
| 나방이 | о | ×о | ×о | (대·우)'나방'과'나비'의 비표준어임 | |||
| 모지랑이 | о | о | о | о | о | 끝이 닳아 떨어진 물건. | |
| 오그랑이 | о | о | о | о | о | 1. 안으로 조금 오그러져서 있는 물건 2. 마음씨가 꼬부라진 사람. |
|
| 사그랑이 | о | о | о | о | о | 다 삭은 물건. | |
| 꼬부랑이 | о | о | о | о | о | ||
| 호랑이 | ×о | о | о | о | о | о | (국교) 48회 (중교) 27회 (모)'범'의 비표준어임. |
| 노랑이 | о | о | о | о | о | ||
| 빨강이 | о | о | о | о | о | (대·우·중교)'공산주의자'라는 의미로 '빨갱이'가 있음. |
사용하는 큰 방망이'도 '쌍망이'가 좋겠고, 또 큰 세력으로 쓰이고 있는 '애기','애비'도 '아기', '아비'가 점잖게 들릴 것이다. 한편 '아무 기능이나 기구가 없이 매나니로 하거나 그러한 사람'의 뜻으로는 '건깡깽이'가, 악기 이름으로는 '깡깽이'가, '많은 물건이 차곡차곡 쌓이다'의 뜻으로는 '드렁쟁이다'가 '건깡깡이', '깡깡이', '드러장이다'보다 현실적으로 자연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요컨대 'ㅣ'역행 동화 적용 범위는 대부분의 사전에서 'ㅣ'역행 동화가 적용된 어형을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거나 '표준어 규정'에 의하여 맞추어야만 하는 경우로 한정함을 원칙으로 하되, 사전에서 'ㅣ'역행 동화가 적용 안 된 어형을 인정한 것이라도 현실적으로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ㅣ'역행 동화가 적용된 어형을 최소한으로 취해야 할 것이다.
2. '-장이'와 '쟁이'
'무슨 직업이나 습관이나 성질, 모양 같은 것으로써 그 사람을 가리키어 낮게 이르는 말'을 '-장이'라고 사전들은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장이'는 '-쟁이'와 함께 뒤섞여 쓰일 뿐만 아니라 이 말들이 사람 외의 일반 사물에도 두루 쓰이게 되면서 '-장이'와 '-쟁이'에 대한 심의 및 사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표준어 규정' 제9항 붙임 2에서는 "기술자에게는 '-장이', 그 외에는 '-쟁이'가 붙는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고 규정하고 '미장이', '유기장이', '멋쟁이', '소금쟁이', '담쟁이덩굴', '골목쟁이', '발목쟁이'를 예시하였다. 이 예시어들은 기술자(미장이, 유기장이), 기술자가 아닌 사람(멋쟁이), 동식물(소금쟁이, 담쟁이덩굴), 기다 일반 사물(골목쟁이, 발목쟁이)들을 고루 포괄하고 있다. 이들 예시어에 대한 자료의 처리 상황은 다음과 같다.
| 예시어 | (모) | (큰) | (중) | (새) | (대) | (우) | (심) | (학) | (연) | (국교) | (중교) | (비고) |
| 미장이 유기장이 멋쟁이 소금쟁이 담쟁이덩굴 골목쟁이 발목쟁이 |
○ -장- |
○ -장- ○ ×○ ×○ |
○ -장- ○ ×○ ×○ |
○ -장- ○ ×○ ×○ |
○ -장- ○ ○ ○ ×○ |
○ -장- ○ ○ ×○ ×○ |
○ ○ |
-장- ○ |
○ ○ |
-장- ○ |
○ |
1)미장이: (모) 및 현용 사전에도 '미쟁이'가 아닌 '미장이'[泥匠]를 인정해 왔던 것이다. (국교)에서는 '미장이'이 대신 '미장공[泥匠工]이 나타난다.
2)유기장이: (모)에는 '유기장이'가 나타나지 않는 대신 이와 동의어인 '놋갓장이'[鍮器工]가 나타난다. 사전에도 '유기장이', '유기쟁이'가 보이지 않고 '유기장(鍮器匠)'만 나타난다.
3)멋쟁이: (모)가 '멋쟁이'나 '멋구러기'가 아닌 '멋장이'를 '侏儒'의 뜻으로 인정한 이래 사전에서도 '멋장이'를 인정하고 있다.
4)소금쟁이: 사전이나 (국교)에도 동물 이름으로서 '소금쟁이'를 인정하고 있다.
5)담쟁이덩굴: (대)(우)나(중교)에서도 식물 이름으로서 '담쟁이덩굴'을 인정하고 있다. 한편 (대)에서는 '담장이'(~匠-)일 경우 '토담장이'를 취하고 있다.
6)골목쟁이: (심)과 (연)에서는 '골목쟁이'를 인정하고 있으나 (큰)(중)(새)(우)에서는 '골목'의 속어인 '골목자기'나 '골목'에 대한 비표준어로 보고, (대)에서는' 골목쟁이',' 골목자기' 양자를 다 인정하고 있다.
7)발목쟁이: 사전에서는 이를 '발모가지'에 대한 비표준어로 다루고 있다.
위의 예시어 말고도 '표준어 규정'은 제25항과 제26항에서 '상투쟁이', '발목쟁이', '심술쟁이', '약심쟁이', '파자쟁이', '해자쟁이'를 제시하였는데 이들 말에 대한 사전과 개정안에서의 처리는 다음과 같다.(11)
| 예시어 | (모) | (큰) | (중) | (새) | (대) | (우) | (심) | (학) | (연) | |
| 25항 | 상투쟁이 | ×-장- | ×-장- | ×-장- | -장- | -장- | ○ | -장- | ○ | |
| 26항 | 발목쟁이 심술쟁이 욕심쟁이 파자쟁이 해자쟁이 |
×-장- | ×○ ×-장- ×-장- -장- |
×○ ×-장- ×-장- -장- |
×○ ×-장- ×-장- ×-장- -장- |
×○ -장- -장- -장- -장- |
×○ ×-장- -장- -장- -장- |
○ ○ ○ ○ ○ |
○ ○ ○ -장- -장- |
○ ○ ○ ○ ○ |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장이', '-쟁이'에 관한 문제는 (모)에서 이미 거론되어 '난장이'[侏儒], '멋장이'[放逸者], '미장이'[泥匠], '놋갓장이'[鍮器工], '고리장이'[柳器匠], '옥사장이'[獄鎖匠], '욕장이'[辱者], '잔말장이'[恒例冗言者]를 '-장이'로 함을 예시한 바 있다.
(심)은 '-장이'를 '-쟁이'로 하고 '가살쟁이', '가짓말쟁이', '간살쟁이', '갓쟁이'를 예시한 후 '(이하 생략)'이라고 함으로써 '-장이'가 붙을 수 있는 모든 말을 '-쟁이'로 바꾸어 (모)와 입장을 달리하였다.
(학)에서는 '-장이', '-쟁이'가 함께 나타나는바 '상투-', '파자-', '해자-'는 '-장이'로, '발목-', '심술-', '욕심-'은 '-쟁이'로 하였는데 '-장이', '-쟁이'의 구분을 무엇으로 기준 삼았는지 알기 어렵다.
이어 (연)에 와서도 '-장이'쪽을 고수하려는 심의 위원과 '-쟁이'쪽을 주장하는 위원들간의 대립은 매우 첨예화하여 논란을 거듭하며 계속 유보 상태로 두었다가 개정안 작성 완료 직전에 가까스로 (심)과 같이 '-쟁이'쪽을 취하였다.
국어 심의회에서는, (학)이나 (연)이 구체화하여 밝히지 못한 '-장이'와 '-쟁이' 문제를 거론하여 '-장이'와 '-쟁이'를 구별해서 사용할 것을 명문화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제9항에 붙임 2 규정이다. 그러니까 이 규정은 대립되는 두 입장을 고려하여 모색한 하나의 절충안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장이'가 되는 것이 '기술자'라고 할 때 이 '기술자'는 어떤 사람이냐 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 당시 국어 심의회의 분위기로 보아서는 '기술자'는 '미장이', '유기장이'처럼 '수공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국한될 수 있다. 이 해석에 의한다면 '석공'(石工)이나, '옥바치' 그리고 '유기공'(柳器工)은 두말없이 '돌장이', '옥장이', '고리장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잿물을 내리는 일' 또는 '닦이질'이나 '곡식을 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 대해서 '잿물장이', '닦이장이', '말장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망설이게 된다. 왜냐하면 이들이 생업으로 삼고 있는 일이 과연 '수공업'에 속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장이'냐'-쟁이'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손'을 주로 사용하되 고도의 미적 감각을 요하는 '화가'의 경우는 '그림장이'인지 '그림쟁이'인지 그 구별이 어렵게 된다.
또 입장을 약간 달리하여 '수공업에 종사하는 사람'에 국한하지 않고 규정문대로 '기술자'로 해석할 때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공예의 재주'뿐만 아니라 '학문으로 배운 이론을 실지로 응용하는 재주이며 물건을 취급하거나 일을 처리하는 방법이나 수단, 솜씨'(12)도 뜻한다. 즉 '기술'은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또는 성취하는 방법'으로서 '인간적 욕구나 욕망에 적합하도록 주어진 대상을 변화시키는 모든 인간적 행위'라고 할 만큼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장에서 생산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영농 기술(榮農 技術)을 익혀 농사짓는 농부(13)도 기술자요, 사무실에서 컴퓨터 활용을 잘하는 사람도 기술자요, 설득력 있게 말을 잘하여 판매 실적이 높은 사람도 기술자며 올바로 소비하는 지혜를 갖춘 사람도 기술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14)
'-장이'와 '-쟁이'를 적용함에 있어 이러한 어려움을 겪게 되자,(15) 국어 연구소에서는 다음의 두 가지 안(案)을 마련하였었다. 제1안은 모두'-장이'로 통일하는 것이요, 제2안은 직업이나 전문성을 띤 일에 관계하는 사람이면 '-장이'로, 그렇지 않으면 '-쟁이'로 하는 것이다. 제1안은 '기술자'나 '수공업자'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데서 오는 혼란을 막고 또 종래의 사전들이 '-장이'형을 인정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취해진 것이요, 제2안은 '-장이'가 이미'-쟁이'로 바뀌어 상당한 세력으로 쓰이고 있음이 개정안 작성시에 참고한 여론 조사나 설문 조사에서 뚜렷이 나타나 있음을 외면하고 '-쟁이' 쪽만 끝내 고수할 수는 없되, 또 그렇다고 모든 '-장이'를 '-장이'로 할 경우 이 개신형(改新形) '-쟁이'가 주는 비어적(卑語的)인 느낌을 어디까지나 받아들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어 이의 절충안으로서 취해진 것이다.
이렇게 직업이나 전문성을 띤 일에 관계하는 사람에게 '-장이'로 부르는 제2안에 따르게 되면 '-장이'냐 '-쟁이'냐를 결정함에 문제되었던 '잿물-', '닦이-', '말-', '그림-'는 '수공업자'냐 '기술자'냐 여부에 관계없이 '-쟁이'가 되어, 채소 농사를 하는 사람도 '밭장이'요, 생업으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소리장이'요, 적으로 남의 손금을 보아 주는 사람도 '손금장이'로 서슴없이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직업이나 전문성을 띤 것에 관계하지 않으면 '쟁이'이니 차림새나 모습을 나타내는 '멋-', '상투-'도 '-쟁이'요, 습관이나 행태(行態)를 나타내는 '잔말-', '드집-', '늦잠-', '난봉-', '수선-', '야살-', '흉내-', '심술-', '익살-'도 '-쟁이'요, 성질을 나타내는 '꼼꼼-', '꼽꼽-'도 '-쟁이'며, 건강상 이상이 있는 이를 나타내는 '옴-', '찰담-', '콧벽-', '콜록-'도 '-쟁이'며, 어떤 처지나 신분을 나타내는 '만만-', '돌림-', '할미-'도 '-쟁이'가 될 것이다. 이 제2안은 고시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 확대 해석한 것으로 규정의 정신을 존중하면서 현실 언어 감각에도 벗어나지 않는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어 연구소에서는 제2안을 기준하여 '-장이'와'-쟁이'를 심의해 왔던 것이다.(16)
3. '수-'와 '숫-'
웅성(雄性)을 나타내는 '수 ㅎ'에서 기원하는 말에 대하여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의 논란이 있었고 또 개정안을 작성할 때마다 관계 인사들이 적잖은 고심을 해 왔다.
'표준어 규정' 제7항에서는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로 통일한다"고 한 원칙을 세워 '수꿩', '수나사', '수놈', '수사돈', '수소', '수은행나무'를 예시하고는 예외 조항으로 '수-' 접두사 다음에 거센소리를 인정하는 단어(강아지, 개, 것, 기와, 닭, 당나귀, 돌쩌귀, 돼지, 병아리)와 접두사가 '숫-'으로 되는 단어(양, 염소, 쥐)를 제시하였다. 이들 예시어에 대한 참고 자료의 처리는 <표6>과 같다.
일반적으로 사전에서는 '수-' 결합형을 인정하여, '수나사, 수놈, 수사돈, 수은행나무, 수소'를 취하고 있으며, '강아지, 개, 것, 기와, 닭, 당나귀, 돌쩌귀, 돼지, 병아리'와 결합할 때에는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가 되어 위 규정과
| 예시어 | (모) | (큰) | (중) | (새) | (대) | (우) | (심) | (학) | (연) | (국교) | (중교) | 비고 |
| 수평 수나사 수놈 수사돈 수소 수은행나무 |
-퀑- ○ ○ ○ ○ |
-퀑- ○ ○ ○ ○ |
-퀑- ○ ○ ○ ○ ○ |
-퀑- ○ ○ ○ ○ ○ |
-퀑- ○ ○ ○ ○ ○ |
○ ○ 숫- ○ ○ ○ |
숫- 숫- 숫- 숫- 숫- 숫- |
숫- 숫- 숫- 숫- 숫- 숫- |
||||
| 수캉아지 수캐 수컷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숫기- ○ 숫당- 숫돌- 숫돼- |
○ ○ ○ ○ ○ 숫당- ○ ○ |
○ 숫돌- |
○ | ||
| 숫양 숫염소 숫쥐 |
수- 수- |
○ ○ |
○ ○ |
일치하고 있다. 다만 이 규정에서의 예시어와 사전이 다르게 처리된 것은 '수퀑'이 '수꿩'으로 되었다는 것과, 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았으나 '수-'와 '양', '염소', '쥐'의 결합형이 이 규정에서는 '숫양', '숫염소', '숫쥐'로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전에서 '수-'를 대원칙으로 한다는 것이 (심)에 이어지다가 (학)과 (연)에서는 현실 발음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숫-'으로 정하였었다. '강아지', '개', '것', '기와', '닭', '돼지', '병아리'를 제외한 말들은 '숫-'으로 통일한다는 대원칙을 세운 (연)은 검토 위원회와 조절 위원회에서도 동의를 얻어 통과되었던 것인데 국어 심의회에서 '수-'로 되돌려져 확정·고시되기에 이르렀다.
이 규정은 다음의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는 웅성(雄性)을 나타내는 것이 과연 '수-'냐 아니면 '숫-'이냐 하는, '표준어 규정'에 대원칙으로 제시된 형태에 대한 문제이고, 둘째는 '표준어 규정'을 따른다고 할 때 예외 조항으로 둔 것들이 여기에 보인 단어들뿐이냐 아니면 예시어와 동일한 음운 환경에 있으면 다른 말들도 이 예외에 포함되느냐 하는 해석상의 문제이다.
우선 첫째 문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한다.
사전이나 교과서는 '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언중들은 '숫-'으로 발음하는 것이 지배적이다.(17) 물론 발음은 [숟]으로 하고 표기는 '수'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18)도 있다. 그러나 '수소'로 적어 놓고 [숟소]로 읽고 말하기를 일반 언중에게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한다.(19) 그러기에 (학)이나 (연)은 명사 '암수'('수'는 역사적으로 '수 ㅎ'임)가 있음에도 이 '수-'를 '숫-'으로 하여 웅성(雄性)을 나타내려 했던 것이다.(20) 그러나 결과적으로 '수-'를 인정함으로써 현실 언어와 표준어가 이원화하여, 현실 언어를 오히려 표기에로서 억지로 맞추어야(21) 하는 현상에까지 이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다음은 예외 조항의 적용 범위에 대한 해석상의 견해 차이 문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본항 다만 1. 다만 2. 규정에 대한 해석은 해설자의 관점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하여, '수-'와 결합하여 거센소리가 되는 단어 및 예외적으로 '숫-'을 인정하는 경우를 예시된 것에 국한하느냐 아니면 이들 예시어와 동일한 음운 환경일 때에는 개방적으로 다 적용되느냐 하는 해석상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 예외 규정에 대한 적용 범위를 두고 견해차(22)를 보이는 두 입장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견해 1: 예시어에 국한한다는 입장
[다만 1]과 [다만 2]에 제시된 이외의 단어에서는 '수'로 통일하였다. 이 접두사의 기본형을 '수-'로 잡은 것이다. 여기 제시된 이외의 어떤 단어, 가령 '거미, 개미, 할미새, 나비, 술' 등은 모두 '수거미, 수개미, 수할미새, 수나비, 수술'로 통일한 것이다. 여기에서 '수놈, 수소'의 현실음이 과연 아무 받침이 없이 이렇게 발음되는지, 아니면 '숫놈, 수소'인지 하는 것이 문제로 남는다. '숫쥐, 숫양'은 '수쥐, 수양'이 아니면서 '수놈, 수소'는 '숫놈, 숫소'가 되지 못하는 불균형이 드러나기도 한다.(이익섭; 1988:14).
견해 2: 예시어와 동일한 음운 환경일 때에는 개방적으로 다 적용된다는 입장
이상 소개한 두 설명은 각각 '표준어 규정'에 대한 해설로, 동일한 규정을 놓고 이익섭·이응백은 이렇듯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은정(1988;186~187)에서도 이응백과 같은 입장에서 이 규정을 해석하였다.(25)
한편 진태하(1989)는 이러한 혼란을 주는 예외 규정을 두지 말아야 할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도 하였다.(26)
이상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제7항이 안고 있는 문제 '수-'와 '숫-' 중 어느 것을 대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 또 예외 규정은 어느 선까지 두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좀더 깊이 연구하여 처리해야 할 것이다.
4. 모음조화
발음의 변화가 심하게 일어나더라도 모음조화 현상이 지켜진다는 의성의태어(擬聲擬態語)나 부사형 어미 '아'와 '어', 이른바 과거 시제 '-았-'과 '-었-'에도 이 현상이 무너지고(27) 특히 양성 모음이 음성 모음화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표준어 규정 제8항에서는 "양성 모음이 음성 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다음 단어는 음성 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 아래 '깡충깡충(×깡총깡총), -둥이(×-동이), 발가숭이(×발가송이), 봉죽(×봉족), 뻗정다리(×뻗장다리), 아서, 아서라(×앗아, ×앗아라), 오뚝이(×오똑이), 주추(×주초)'를 들고, 다만 조항으로 "어원 의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부조(扶助), 사돈(査頓),(28) 삼촌(三寸)'은 양성 모음 형태를 그대로 표준어로 삼는다"(29)고 하였다. 여기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이들 예시어 중에서 '깡충깡충'과 '오뚝이'로 각 자료들은 <표 7>과 같이 처리하고 있다.
| 예시어 | (모) | (큰) | (중) | (새) | (대) | (우) | (심) | (학) | (연) | (국교) | (중교) | 비고 |
| 깡충깡충 | ←-------- -총 -총 ---------→ | ○ | ○ | ○ | -총-총 | |||||||
| 오뚝이 | -똑- | -똑- | -또기- | -똑- | -똑- | ○ | -뚜기 | ○ | -똑- | |||
사전에서는 모음조화에 따라 발음되는 '깡총깡총'을 인정하고 '깡충깡충'은 인정하지 않거나 등재하지 않았다. (국교)에서도 '깡총깡총'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 말은 'ㅏ'라는 양성 모음과 'ㅜ'라는 음성 모음이 결합된 '깡충깡충'으로 정한 것이다.
그리고 '오뚝하다'의 경우(모)는 '兀然'의 뜻으로 '우뚝하다'와 이의 작은말로 '오똑하다'를, '突起貌'의 뜻으로 '우뚝우뚝'과 이의 작은말로 '오똑오똑'을 함께 인정한 바 있다. 이후 '아이들 장난감의 한 가지로 자그마한 인형으로 아무렇게 굴려도 오똑오똑 일어나게 만든 것'의 뜻으로 (새)는 '오또기'로, 나머지 사전은 '오똑이'로 정하는 한편 '오똑하게 솟은 모양'이라는 부사로는 사전 모두 '오똑이'를 취하여 사용상 혼란을 빚어 왔었다. 이것을 (심)에서는 명사든 부사든 '오뚝이'로 정하였다가 (학)에서는 명사인 경우 '오뚜기'로 바꾸었었는데, (연)에서 다시 (심)대로 '오뚝이'로 되돌리어 확정에 이른 것이다. (국교)에도 '오똑이', '오똑하다'가 나타난다.
이와 같이 (모)나 사전들에는 일반적으로 'ㅏ'·'ㅗ', 'ㅗ'·'ㅗ'결합형의 의성·의태어들을 제시하고 있다. 상징어로는 '깡똥거리다, 깡똥깡똥, 깡똥하다, 다보록다보록, 다복다복, 도도록하다, 뾰족하다, 싹독싹독, 오똑오똑, 옴쏙옴쏙, 잘쏙잘쏙, 호졸근호졸근' 등이 있고 상징어 외에도 '아리송하다, 오목하다' 등도 'ㅏ ㅗ', 'ㅗ ㅗ'형으로 나타나, 양성 모음끼리의 결합이 비교적 강세를 띠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교과서에서도 마찬가지로 (국교)(중교)에 '홀쪽하다', '다복솔','뾰족하다', '오똑이', '오목하다'는 있어도 '홀쭉하다', '다북솔', '뾰죽하다', '오뚝이', '오묵하다'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사전들은 '일이 많지 않아서 홀가분하다. 일이나 차림차림이 간편하다'의 뜻으로 '단출하다'를, '어린아이들이 의좋게 노는 모양'으로 '오순도순'을 택하게 있다. 그런가 하면 각 사전들이 선택하는 데에 일치를 보이지 못하는 것도 있는 바, '가동질·가둥질', '깡총하다·깡충하다(다리가 길다)', '다미씌우다·더미씌우다', '담쏙·담쑥', '오돌오돌·오둘오둘·우들우들', '자옥하다', '해발쪽하다·해발쭉하다', '홀쪽이·홀쭉이'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모음조화를 둘러싼 혼란상은, (국교)에서 '오순도순'으로 보인 것이 (중교)에서는 '오손도손'으로 나타나는 데까지 이르렀다. 제8항 예시어 '깡총깡총', '오똑이'를 '깡충깡충', '오뚝이'로 바꾼 것은 (심)에서부터 출발하여 (학)(연)에 이어진 것으로 '우리말의 변천을 반영'한(30) 결과였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에나 양성 모음이 음성 모음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알록달록'이나 '아롱다롱' 같은 말은 '알룩달룩'이나 '아룽다룽'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깡충깡충'이나 '오뚝이'처럼 어느 한쪽만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것은 모음조화가 지켜지고, 어떤 것은 모음조화가 지켜지지 않는 것인지를 일일이 외어야 하고, 사전 만드는 이들도 이 문제를 두고 기준을 설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 것이다.(31)
따라서 음성 모음 형태로 바뀌지 않는 말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하고, 아울러 음성 모음의 형태를 살린다는 '표준어 규정'의 취지도 고려하여 의성어와 의태어의 경우에는 양성 모음의 형태와 음성 모음의 형태를 모두 인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Ⅱ. 맺는말
이상 '88년 1월''표준어 규정'이 고시된 이후에 계속되어 온 표준어 심의 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나 자료 검토 과정에서 느꼈던 바에 대하여 몇 가지 필자 개인의 사견을 언급하였다. 여기에서 논급한'ㅣ' 역행 동화, '-장이'와'-쟁이', '수-'와 '숫-', 모음조화 등은 이른바 현안(懸案)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것들이다. 우리 표준어의 이상(理想)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많은 분들의 진지한 연구와 성의 있는 논의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Ⅲ. 참고 문헌
국어 연구소(1986), 국민학교 교육용 어휘(1·2·3학년용).
--------(1987), 표준어 개정안.
-------- (1987), 국민학교 교육용 어휘(4·5·6학년용).
-------- (1987), 표준어 규정안.
-------- (1987), 한글 맞춤법 및 표준어 개정안 주요 내용, 국어생활 제9호.
-------- (1988), 중학교 교과서 어휘(국어·국사).
-------- (1988), 표준어 규정 해설.
남광우(1978), 서울말의 발음 경향과 표준말의 문제점, 어문 연구 제20호, 일조각.
이응백(1988), '표준어 규정' 해설, 국어생활 제13호, 국어 연구소.
이익섭(1988), 국어 표준어의 형성과 변천, 국어생활 제13호, 국어 연구소.
진태하(1989), 국어 교육 월보 제27호, 한국 국어 교육학회 국어 교육 월보사.
최기호(1987), '표준어 규정' 개정안의 문제점, 한글 새소식 제179호, 한글 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