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어 연구 센터
핀란드는 북유럽 나라들 가운데 하나이지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소위 "스칸디나비아" 개념에는 속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스칸디나비아" 개념에는 다른 북유럽 나라들이며 북게르만 언어들을 사용하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그리고 아이슬란드가 속한다. 핀란드의 이웃으로는 동쪽에 소련, 서쪽에 스웨덴 그리고 북쪽에는 노르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지리적으로 핀란드는 북위 60도 이북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이 약 33만 평방 킬로미터이고 인구는 500만이 좀 못 된다. 전체 북유럽 나라들의 인구는 2,000만이 아니 되는 것이다.
핀란드에는 핀 말과 스웨덴 말이 공용어로 되어 있다. 핀 말을 사용하는 민족은 95%이고 스웨덴 말을 사용하는 인구는 5%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 외에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북쪽 스웨덴 그리고 노르웨이 국경 가까이에는 라프(Lapp) 족(약 3,000명)이 살고 있고 이들은 언어적으로 자신들의 말인 라프 말을 유지하고 있다. 핀란드에는 이들 외에도 집시들(약 6,000명으로 추산), 타타르 사람들(약 1,000명), 유태인들(약 1,000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 세기경에 또는 그보다 좀 일찍 현재의 핀란드 땅에 이주해 온 사람들로 이 가운데에서 타타드 사람들이 가장 잘 자기네 언어와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다.
핀란드는 북쪽에 위치해 있는 까닭에 다른 유럽 나라들에 비해 그래도 민족 구성이 간단하고 그에 따라 언어 구성도 단순한 편이다. 핀란드는 역사적으로 1100년대부터 스웨덴 왕국의 지배 아래 700여 년 동안 있다가 1809년 스웨덴과 제정 러시아와의 전쟁 뒤 제정 러시아 지배 아래에서 약 100여 년 동안 지내 왔다. 1917년 제정 러시아에서 10월 혁명이 나자 독립을 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한국에서 보면 1860년 제정 러시아가 연해주를 병합하고 나서는 한국과 이웃한 나라 속에 핀란드가 들어 있었던 셈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핀란드에서 현재 러시아 말이 스웨덴 말과 같이 국어 내지 공용어가 되지 못한 것은 단순히 러시아 말을 하는 민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웨덴 말을 하는 사람들은 스웨덴 왕국 때부터 오랫동안 살아왔고 당시에 핀란드의 문어는 제대로 발달되지 못해 스웨덴 말만이 문어와 행정 언어 내지 문화어 구실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의 형편으로 보면 스웨덴 말이 북유럽의 공동체 나라들 사이에 하나의 공용어적 노릇을 하기에 서로의 연계 유지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핀란드에서 스웨덴 말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이제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핀 말을 하기에 스웨덴 말을 하는 사람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들은 남쪽 및 서쪽 해안과 도서 지방에 주로 살고 있다. 핀 말을 모국어로 하는 핀란드 국민들은 스웨덴 말을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배워야 하고 관청에서는 일반 직장의 취직을 위해서도 상당 수준이어야 한다. 그러나 외국어는 어디까지나 외국어이기에 많은 경우 요즈음에는 어느 정도 형식적으로만 스웨덴 말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형편이기에 "핀란드 말"이라는 용어는 엄격한 의미에서 틀린 것이다. 핀(Finn) 민족이 사용하는 말은 "핀 말(Finnish)"이라고 해야 옳은 것이다. 언어학적으로 핀 말은 핀-우그루 말겨레에 속하며 이는 다시 사모예드계 말들과 함께 "우랄" 말겨레를 형성하고 있다. 우랄 말겨레에는 헝가리 말(*자신들은 "마자르" Magyar라고 부름), 에스토니아 말 그리고 소련 서북 지방의 여러 소수 민족들 말이 속하며 그 수는 모두 약 20개가 된다. 사용 인구는 약 2,000만 정도가 된다. 학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들 언어는 우리말 뿌리 연구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이들 언어가 유형적으로 우리말과 같이 교착어들이고, 지리적으로 유라시아 대륙에서 사용되고 있어 우리 주변 말들과 접촉을 가져 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핀란드 언어학자들은 문헌 자료가 아주 영성한 형편에서 비교 역사 언어학적 방법으로 이러한 친족 관계를 증명해 자체는 언어사를 훌륭히 재구해 놓고 있기에 우리의 관심을 더 끌고 있기도 하다.
핀 말이 자신보다는 월등히 큰 두 언어 사이에서 훌륭히 자기를 보전해 오고 있고 지금도 행정 언어로서 뿐만 아니라 문학, 문화, 산업 언어로서도 구실을 훌륭히 수행해 오고 있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이 말을 국어로 사용하는 핀란드의 사랑스럽고도 정성 어린 보살핌이 바로 그것인 것이다. 핀란드에는 정책 차원에서 "국어들 연구 센터"(Kotimaisten Kielten Tutkimuskeskus)를 두고 자기네 국어를 갈고 닦고 있다. 이 연구 센터는 우리의 국어 연구소에 해당하며 이름이 복수인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연구 센터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1. 연혁
이 연구 센터는 현재 헬싱키 시내(거리 이름: Sornaisten rantatie 25, "쇠르내이스텐 란타티에")에 있는 한 큰 건물 4,5,6층에 세 들어 있어 모두 세 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 면적은 3,611㎡이다. 이 가운데 연구실로는 2,843㎡ 그리고 서고 및 기타 면적은 768㎡이다. 그러나 현재의 위치에 지금과 같은 규모로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핀란드 국어 연구 센터가 지금과 같이 문교부 산하의 기관으로 설립된 것은 1976년의 일이다. 그 전에는 핀 말 연구소 등 몇 개의 기관이 다른 형태의 행정 조직체로 존재해 왔다.
이미 1927년 국어사전 편찬 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기 시작했고 이는 그 뒤 핀란드 문학 협회 산하의 조직체로 존재해 왔다. 그러다가 1949년 핀란드 과학원 산하의 국어 위원회로 되어 문교부 산하 지금의 국어 연구 센터가 설립될 때까지 일해 왔다. 언어 연구 센터가 생기면서 같이 통합된 또 하나의 기관은 "핀란드 친족"(Suomen Suku) 이름이 친족 언어 연구 기관이었다. 이는 1930년대에 설립되어 주로 헬싱키 대학교 안에 도서관 및 연구실을 가지고 운영되어 왔다.
1988년 8월 1일 헬싱키 대학교 등 네 곳에 흩어져 있던 여러 부서들이 모두 지금의 장소에 모이게 되었다. 이와 함께 행정적으로도 다소의 통폐합이 이루어져 지금과 같은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이다. 현재 연구 센터의 소장은 뚜오모 뚜오미(Tuomo Tuomi) 교수이다.
2. 조직
연구소의 조직은 여러 위원회와 부서로 나뉘어진다. 위원회는 다음과 같다.
연구 센터는 작업 분야별로 보건대 다음의 7개 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직위별로 도표를 그려 보면 다음과 같다(*각 부의 이름은 첫 자만 땄음).
이 연구 센터의 정식 직원 수는 모두 97명이다. 이 외에도 1988년 예를 보면 50명의 임시 직원을 고용했었다. 연구 센터의 면적과 직원 수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듯이 각자 직원은 각자 독방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신 설비를 모두 각 방에 갖추고 있다.
언 | 이 | 방 | 친 | 스 | 행 | 개 | 모두 | ||
소장 | 1 | 1 | |||||||
부장 | 1 | 1 | 1 | 1 | 1 | 1 | 6 | ||
기획부장 | 1 | 1 | |||||||
특별 연구원 | 5 | 3 | 5 | 4 | 1 | 18 | |||
특별 연구원(주문 작업) | 1 | 1 | |||||||
기획 담당 | 1 | 1 | |||||||
연구원 | 12 | 6 | 16 | 6 | 6 | 2 | 48 | ||
연구원(주문 작업) | 6 | 1 | 7 | ||||||
준연구원 | 1 | 1 | 2 | ||||||
연구 보조원 | 1 | 2 | 3 | ||||||
도서관 사서 | 1 | 1 | |||||||
도서관 행정 | 1 | 1 | |||||||
서기 | 1 | 2 | 3 | ||||||
서류 담당 | 1 | 1 | |||||||
사무원 | 1 | 1 | |||||||
타자 수 | 1 | 1 | |||||||
컴퓨터 담당 | 1 | 1 | |||||||
모두 | 1 | 25 | 10 | 22 | 15 | 12 | 7 | 5 | 97 |
3. 예산
문교부 산하의 국가 기관이니 만큼 여러 항목에서 나오는 국가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1988년 지출 총액은 16,783,500핀마르카인데,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약 419만 말러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이들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단위 핀마르카).
1. 봉급 | 10,510,500 |
유료 서비스 분야 급료 | 649,800 |
기타 봉급 및 급료 | 91,500 |
2. 자료 수집비 | 189,500 |
3. 복사 | 38,700 |
4. 출판 | 49,300 |
5. 도서관 비용 | 118,700 |
6. 총무부 비용 | 343,200 |
7. 컴퓨터 | 252,500 |
8. 건물 사용비 | 2,596,900 |
9. 국제 학술 교류 유지비 | 57,200 |
10. 일반비 | 2,900 |
11. 기타 인건비 | 15,300 |
12. 잡비 | 32,900 |
기타 서비스 분야 지출 | 74,600 |
13. 가구 및 자재 구입 | 1,759,400 |
14. 다과비 | 600 |
모두 | 16,783,500 |
4. 하는 일
1988년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4.1. 출판 활동
1) 다음은 연구 센터의 정기 출판물 시리즈의 일환으로 나온 책들이다.
(여기서 지은이나 엮은이는 편의상 생략하기로 한다).
2) 다른 학술 기관과 공동 협력으로 출판한 연구서들은 다음이다(*역시 지은이나 엮은이는 편의상 생략한다).
3) 기술 용어 어휘집 관계 출판물
4) 일반 정기 간행물
5) 이 외에도 연구 센터 내부용으로 그리고 외부에 알림을 위해 7종의 프린트로 된 안내 자료들을 엮어 냈다. 이들은 모두 약 450쪽 정도가 된다.
4.2. 국제 활동
1) 북유럽 나라들과 협력
2) 국제 회의
이상의 각종 회의 참가 이외에도 연구 센터는 1988년에 모두 13건에 달하는 국제 협력을 통한 연구와 출판 활동을 했다. 물론 학자들 상호 방문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1988년에는 주로 에스토니아와 스웨덴 학자들이었다. 이름부에는 헝가리 학자가 와서 두 달 동안 연수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직원들의 1988년도 전체 해외 출장 일수는 240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와 있으며 이 가운데에는 비용이 다른 부서에서 나온 경우가 약 반에 해당되고 있다.
4.3. 사전 편찬 작업
사전 편찬 작업은 연구 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 가운데 하나이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나뉘어진다.
1) 문어 사전들
2) 방언사전들
3) 친족 언어들 사전
4) 어원학 사전
5) 기타 사전들
4. 4. 기타 출판물들
여기에는 각종 자료집과 서지학 관계 출판물이 속하고 있다.
4. 5. 순화 운동
이는 공공 기관, 언론뿐만 아니라 일반을 상대해서 질문 또는 주문에 따라 교정을 하기도 하고 답을 주어 올바른 형이 쓰이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을 핀란드에서는 독일 말이나 스웨덴 말 형을 따라 지난 세기말부터 1987년까지 공공연하게 "Söul"이라 표기해 왔다. 그러나 이는 핀 말의 모음 조화의 형에 어긋나 일반 사람들이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핀 말의 음운 체계에 맞추려면 *Söyl형이나 *Soul형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가 올림픽에 앞서 라디오 및 신문을 비롯한 언론 기관 그리고 일반들에게서 "서울"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고 어떻게 적어야 하는가에 대해 언어 센터 순화 담당자에게 문의가 쉴사이 없이 들어왔다.
이리하여 담당자는 이 분야 전문가(이 경우 이 글의 글쓴이)와 의견을 나눈 뒤 *Soul형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는 라디오 및 연구 센터 자체 정기 간행물인 잡지 키엘리켈로(Kielikello '언어의 종')를 통해 모두에게 알려졌다. 이 결과 1987년 후반부터는 모든 언론이 이 형을 쓰기 시작해 지금은 "서울"은 Soul로 쓰이게 되었다. 하나의 낱말을 바로 잡는 데 이러한 절차가 필요하고 "서울"의 경우는 아마 70~80년 만에 핀란드 출판물에서 제 형을 찾은 것이다. 지금은 국제적 접촉이 잦아져 한국말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는 별로 필요가 없었던 많은 외국어들의 전서법에 대해서도 전문학자들과 토론이 오가고 있다.
순화 작업에서 1988년도 수행한 일들을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다.
언어부 | 스웨덴 말부 | 이름부 | 모두 | |
편지에 대한 답(통) 의견서(통) 지침 편지(통) 강의(시간) 언어 교열(시간) 신문 기사 투고(번) 라디오 프로그램(번) 지도 이름 교열(지도 장수) 전화 응답(번) 어휘 작업반(번/시간) |
75 31 4 445 3,687 58 27 13,314 4/127 |
17 32 77 43 50 3,650 1/11 |
29 33 13 11 9 286 1,527 3/45 |
121 96 4 535 3,730 119 36 286 18,491 8/183 |
4. 6. 언어 자료 수집
1988년에 수집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현재 두 개의 장기 수집 사업이 진행 중에 있는데, 하나는 핀 말로 된 땅 이름 수집이고 또 하나는 핀 말 방언 형태학 자료 수집이다. 헬싱키 대학과 공동 작업의 일환으로 1988년 5월 16~27일 사이에는 베흐마스(Vehmas)에, 6월 1~10일 사이에는 푼카하르유(Punkaharju) 지역에 수집 여행을 했다.
1983~88년 사이 컴퓨터에 입력된 어휘재들을 언어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이들 가운데 문장체로 되어 있는 사전류의 원고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단위는 항목).
현대 핀 말 | 이름학 | 방언 | 발틱핀 말 | 기타 | 모두 | |
1983 1984 1985 1986 1987 1988 |
7,800 3,428 18,194 13,239 1,360 10,504 |
7,000 53,664 704 |
3,346 3,465 14,195 3,176 3,346 1,659 |
14,293 6,694 61,763 35,022 |
18,945 47,630 |
11,146 21,186 46,083 131,842 71,177 59,793 |
모두 | 66,325 | 61,368 | 29,187 | 117,772 | 66,575 | 341,227 |
다음 표는 1984~88년 사이 수집된 언어 자료들을 분야별로 나누어 본 것이다(단위는 카드 장).
1984 | 1985 | 1986 | 1987 | 1988 | |
현대 핀 말 은행 고대 핀 말 사전 땅 이름 사람 이름 문서 이름 라프 말 이름 핀 말 방언 어휘 모듬 형태학 카드(연구 센터) 형태학 카드(헬대) 친족 언어들 스웨덴 말 땅 이름 핀란드 스웨덴 사람들 말 사전 |
13,282 6,700 46,266 36 0 14,744 32,000 6,810 3,900 4,116 805 230 |
7,131 14,500 25,642 316 0 593 20,200 6,200 3,800 0 2,364 1,521 |
13,239 0 29,717 1,716 0 0 33,438 6,700 2,500 1,900 610 1,872 |
13,160 0 20,842 1,046 24,650 0 82,239 4,700 3,600 116 0 911 |
10,504 0 18,695 124 1,826 0 31,270 3,200 2,700 0 0 100 |
모두 | 128,889 | 82,267 | 91,692 | 151,264 | 69,319 |
4. 7. 복사
연구소 자체 자료의 여분 본을 위해 그리고 외부 연구용을 위해 복사 활동을 하고 있다. 1988년도의 활동은 다음과 같다.
1988년도에 연구 센터에서 복사(제록스)한 양은 285,700쪽이다. 1988년 가을에는 텔레확스를 구입하고 이를 통해 166쪽을 발송하고 230쪽을 받았다.
4. 8. 자료 보관소 관리
자료 모듬이 방대함은 앞에서도 언급을 했다. 한 예로 이 연구 센터가 소유하고 있는 현대 핀 말 자료 모듬을 일부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는 기본 언어 자료들의 일부이고 연구 센터가 소유하고 있는 자료들에는 도서관 카드 목록, 녹음 자료, 여러 학자들이 모으고 써 놓은 원고, 지도, 각종 프로젝트 자료, 문서 및 일지, 신문 기사 모듬, 사진 그리고 여러 학자들이 기증한 특별 자료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자료 보관소 관리는 계속 모아지는 자료들을 이용하기 편리하게 보관, 정리, 관리하는 작업을 말한다. 1988년에 이름부에서는 모두 18,695장의 땅 이름 카드, 124장의 사람 이름 카드를 정리하고 13,100장의 사람 이름 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마무리 지었다. 역시 1988년에 핀 말 방언 자료 가운데 46,000장의 카드를 올림말 내용별로 정리하고 375,000장의 카드를 알파벳순으로 정리했다.
4. 9. 외부 학자들을 위한 봉사
연구 센터가 가지고 있는 막대한 자료들은 전체 학자들에게 개방되고 있다. 외부 학자의 연구 센터 이용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도서관 | *핀방 | 이름학 | *핀녹 | 기타 | 모두 | |
1979 1980 1981 1982 1983 1984 1985 1986 1987 1988 |
2,420 3,145 3,583 4,128 4,575 3,647 3,740 4,138 3,762 3,132 |
1,082 742 907 859 775 955 1,197 821 758 682 |
685 642 819 627 663 608 707 723 742 933 |
378 426 283 322 273 357 245 261 328 271 |
160 283 169 284 193 211 374 162 180 197 |
4,725 5,328 5,761 6,220 6,479 5,778 6,263 6,105 5,770 5,215 |
모두 | 36,270 | 8,778 | 7,149 | 3,144 | 2,213 | 57,554 |
연구 센터에는 핀-우그르학 분야 전문 도서관과 핀 말 녹음 자료 모듬이 있는데 1988년에 외부 대출이 715권이었고 헬싱키 이외 지역 대출은 65권이었다. 녹음 자료는 829시간 분이 대출되었다.
4. 10. 도서 구입
1988년에 2,290권의 전문 서적을 그리고 500권의 참고 서적을 구입했다. 스웨덴 말부는 오케 그란룬드(Åke Granlund)교수의 장서를(약 25미터 분) 구입했다. 1988년도에 도서 구입 및 제본용으로 118,700(약 29,700달러)핀마르카를 사용했다. 1979~88년 사이 구입한 장서들은 다음과 같다(단위 권).
*핀 친족도 | *핀-우그르 도 | 언어부 | 이름부 | 모두 | |
1979 1980 1981 1982 1983 1984 1985 1986 1987 1988 |
721 1,021 702 999 933 812 728 716 552 494 |
1,139 2,530 2,285 1,337 1,325 1,433 1,473 1,507 1,508 1,417 |
430 245 453 502 338 223 196 389 443 195 |
175 316 170 246 220 194 257 168 197 184 |
2,465 4,112 3,610 3,084 2,816 2,662 2,654 2,780 2,700 2,290 |
모두 | 7,678 | 15,954 | 3,414 | 2,127 | 29,173 |
핀-우그르학 도서관은 본디 핀-우그르 학회에 속했던 도서관인데, 연구 센터가 생기게 되자 도서관은 국가에 기증하는 형식을 취해 현재 도서들이 연구 센터에 보관되어 있다. 여기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말 어원 연구 관계 도서들이다. 핀-우그르학 도서관 가운데에는 핀-우그르 말들 관계 도서들뿐만 아니라 한국말, 몽고계 말들, 터키계 말들 만주-퉁구스계 말들 그리고 시베리아의 여러 소수 민족 말 도서들이 있다. 또 람스테트(G.J. Ramstedt, 1873~1950) 님이 소장하고 사용하던 도서들이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 람스테트 님은 한국어 문법과 어원학 사전을 쓰면서 책에다가 노트를 해 놓곤 했다. 이들이 그대로 지금 보관되어 있어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람스테트 님이 써 놓은 한국어 어원학 카드들은 핀-우그르 학회 소유로 되어 있지만 보관은 핀 말 연구 센터의 같은 도서관 옆 자료 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다. 이기문 교수는 1989년 6월 이 자료들을 둘러보았다.
4. 11. 컴퓨터 작업
작업의 컴퓨터화를 계속하고 있어 1988년도에 컴퓨터 구입비는 1,466,000핀마르카(약 356,000달러)이었다.
4. 12. 직원 교육
직원 교육은 내부적으로 하는 교육이 있고 외부적으로 선생을 초빙하거나 위탁해 받는 교육이 있다. 1988년에는 직원당 평균 교육받은 일수는 2일에 해당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간 비용은 15,300핀마르카(약 3,730달러)이었다. 이 외에도 컴퓨터 사용 교육이 1988년도에 이루어졌다.
5. 맺는말
이 글의 글쓴이는 어느 한 석상에서 헝가리 핀-우그르어학 학자가 "핀란드는 언어 정책의 대국"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는 인구가 500만이 아니 되면서 그리고 사방에 계통이 다른 언어들 틈에서 핀란드 사람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이렇게 잘 가꾸고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핀란드는 문화적 전통이 다른 나라에 비해 긴 나라는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가 수 천 년 된다고 하지만 우리말의 200년 역사를 아직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대신 핀란드 사람들이 자기네 말이 걸어 온 수 천 년의 역사를 비교 역사 언어학적 방법으로 잘 연구해 놓고 있다. 사투리나 땅 이름 연구에서도 어느 다른 나라보다도 착실하게 모아 빈틈 없이 다듬어 놓았다.
이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모국어가 무엇인지 깊이 깨닫고 자기네 말을 사랑하고 있는 데에 바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슨 분야를 공부하든 모국어 시험이 있고 작문 시험이 꼭 따르게 마련인 것이 핀란드의 국어에 대한 태도이다. 이러한 바탕 때문에 핀란드는 자기네 문화적 동질성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문화적 동질성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민족의 언어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핀란드에서는 "국어 연구 센터"가 민족 동질성 유지의 중추적 노릇을 해오고 있다.
그렇다고 이 연구 센터라 해서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것은 아니다. 굳이 문제점이나 개선할 점들을 든다면 예산 부족이라 할 수 있다. 그간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장소 문제는 이제 해결이 되었다. 하지만 예산은 아직 부족해 도서관 정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직원 수도 부족한 편이고 공무원 감원 정책에 따라 직원 부족은 더욱 더 느껴질 것이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보건대 한국어 사용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7,000만에 가깝지만 세상에 내놓을 만한 국어 연구소를 아직도 우리가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창피한 노릇이라 하겠다.
(1989년 10월 15일 헬싱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