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화어의 한자어와 외래어
1. 서론
분단 40여 년 동안에 진행된 언어 이질화의 양상은 한자어와 외래어 부문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흔히 북한에서는 말다듬기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여 한자어와 외래어의 대부분이 고유어로 다듬어지고 있으리라는 추측을 하기 쉽다. 그러나 말다듬기 사업을 벌이는 다른 한편에서 언어를 체제 옹호의 도구로 삼아 얼마나 많은 새로운 한자어들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쓰고 있는가를 직시하여야 한다.(1) 이러한 한자어들은 저쪽 체제를 전혀 모르는 남쪽 사람들은 한자의 뜻만을 가지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외래어의 경우는 우리가 영어의 발음에 준해 외래어를 표기하듯 그들은 러시아 어의 발음에 따라 대부분의 외래어를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북쪽에 그들이 쓰는 한자어와 외래어의 어휘 목록과 사용 빈도를 집대성한 자료가 있는지는 필자가 알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다면 남한의 국어 연구소에서 펴낸 '한자·외래어 사용 실태 조사 Ⅰ'(1685.12), '한자·외래어 사용 실태 조사 Ⅱ'(1987.5),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인명)'(1986.5), '외래어 표기 용례집(일반 용어)'(1988.8)의 4자료집은 이 방면의 연구에 있어 결정적인 근거를 마련해 준 셈이다.
본 연구는 한자어에 대해서는 저쪽의 실상만을 논하는 데 그쳤지만 외래어 표기에 대해서는 우리 측의 자료를 북쪽의 외래어 표기법에 견주어 보임으로써 이질화의 양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시도하였다. 그리고 북한 문화어 쪽의 자료는 사전이나 단행본 등 모두 1차 자료를 참고함으로써 전거의 정확도를 높였다.
제2장에서는 한자어에 대한 것으로서 두음과 이중 모음의 문제, 남한어와의 통사·의미적 차이, 북쪽만의 특이 한자어와 변화 과정을 보이게 될 것이며 제3장에서는 외래어에 대한 것으로서 북한에서의 외래어에 대한 대응 방식, 정착 양상과 변화 과정, 국명과 수도명의 남북한 표기 대비 등의 순서로 전개해 나아갈 것이다.
2. 북한 문화어의 한자어
북한 문화어의 한자어에 대하여는 논자에 따라 여러 각도에서 생각할 수 있겠으나 필자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어원의 단어가 남과 북에서 각각 어떻게 형태, 통사, 의미가 달라져 있는가를 살펴보고 다음으로는 북한의 한자어가 어떤 양상의 변화 과정을 거치면서 움직이고 있는가 하는 동적 양상을 논의해 봄으로써 북한 문화어의 한자어에 대한 일면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에는 1차 자료로서 '현대조선말사전'(제2판. 1981.12)과 기타 단행본이 이용되었음을 밝힌다.
2.1. 두음 'ᄂ', 'ᄅ'과 'ᅨ'의 문제
북한 한자어의 형태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어두의 'ᄂ', 'ᄅ'과 'ᅨ'의 표기에 있다. 남한어에 있어서는 '여걸, 낙관, 피폐'가 될 것이 북쪽에서는 각각 '녀걸, 락관, 피페'가 되는데 북한의 맞춤법을 참고하면 다음과 같다.(2)
례: | 옳음 | 그름 |
나팔 | 라팔(喇叭) | |
나사 | 라사(螺絲) | |
남색 | 람색(藍色) | |
노 | 로(櫓) |
례: | 계산 | 계획 | 세계 | 혜택 |
례외 | 례절 | 경례 | 은혜 | |
예술 |
례: | 옳음 | 그름 | 게시판(揭示板) |
계시판 | 게재(揭載) | 계재 |
위의 제26항의 적용으로 'ᄋ→ᄂ', 'ᄂ→ᄅ', 'ᄋ→ᄅ'로 되는 예를 보이면 아래와 같다.
<ᄋ→ᄂ> | |
여공→녀공 | 여주인→녀주인 |
여성→녀성 | 연대표→년대표 |
<ᄂ→ᄅ> | |
나침→라침 | 노인→로인 |
나체→라체 | 논설→론설 |
<ᄋ→ᄅ> | |
양식→량식 | 이발→리발 |
약칭→략칭 | 이타→리타 |
또 제27항의 적용으로 'ᅨ→ᅦ'가 되는 것은 두음이 'ᄑ'인 것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3)
례: | 폐가→페가 | 폐막→페막 |
폐교→페교 | 폐물→페물 |
그러나 'ᄋ→ᄂ', 'ᄂ→ᄅ', 'ᄋ→ᄅ'은 움직일 수 없는 철칙이 아니고 북한 문화어의 실제 구어에서는 남한어의 맞춤법 그대로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4)
<ᄂ→ᄋ> | <ᄅ→ᄂ> |
녀성→[여성] | 로력→[노력] |
녕변→[영변] | 래력→[내력] |
로련→[노련] | |
<ᄅ→ᄋ> | |
륙백→[육백] | 료리→[요리] |
례절→[예절] | 련락→[연락] |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맞춤법 규정과 구어에서의 허용 기준 사이에서 생기는 모순된 양면을 합리적으로 처리하기 어렵다. 알타이 어족에서는 원래 'ᄅ'두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 'ᄂ'첫소리는 우리말로서는 좀처럼 발음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발음 자체가 어색하다. '이발'을 '리발', '여자'를 '녀자'라고 발음하는 것은 순수한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자어에서 온 말을 한자어 그대로 쓰고 읽자는 것일 터인데 이는 우리 입에 익어진 대로 '이발', '여자'로 읽고, 읽히는 대로 쓰는 것에 어긋남은 물론이다. 현실음을 무시하고 원음을 찾아 쓰고 거북하게 읽혀지도록 하는 것은 아마도 평안도 말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자만심에서 나온 것인 듯하다. 그렇다면 '천지(天地)'는 '텬디', '정주(定州)'는 '덩주'라고 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 '조선말화술'과 위 제26항의 '나팔, 나사' 등의 예에서 어두에서 'ᄂ, ᄅ'의 인정은 무리한 것임이 자명해진다.
2.2. 통사·의미적 차이
여기에서는 북한 문화어의 한자어가 남한의 그것과 통사적 용법이 다른 것의 예와 의미가 다른 것의 예를 보이고자 한다.
남한 | 북한 | |
동지 | 서로 뜻이 같은 사람 | 노동계급의 혁명위업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대오에선 같은 뜻을 가지고 싸우는 혁명가 |
변절자 | 절개가 변한 사람 | 혁명적 지조를 저버리고 조국·인민을 배반하여 반혁명이나 반동으로 넘어간 자 |
승리 | 겨루어 이김 | 혁명투쟁·건설사업에서 이기는 것 |
자질 | 타고난 성품과 바탕 | 가지고 있는 정치적·실무적 능력 수준 |
선동 | 여러 사람을 부추기어 일을 일으키게 함 | 혁명적 사업을 잘 수행하도록 대중에게 호소하여 그들의 혁명적 기세를 돋구어 주며 당정책 관철에로 직접 불러 일으키는 정치사상 사업의 한 형태 |
세포 | 생물체를 조성하는 기본적 단위 | 당원들을 교양하고 당원들의 사상을 단련하며 그들의 일상생활을 지도하는 기본 조직 |
☆어버이 | 아버지와 어머니 | '인민대중에게 가장 고귀한 정치적 생명을 안겨 주시고 친 부모도 미치지 못할 뜨거운 사랑과 두터운 배려를 베풀어 주시는 분'을 친근하게 높이어 이르는 말 |
독재 | 주권자가 마음대로 정무를 처단함 | 프로레타리아 독재는 소수 착취계급에 대한 독재인 동시에 광범한 인민대중에 대한 민주주의이며 부르죠아 독재는 광범한 피착취 근로대중에 대한 독재인 동시에 극소수 착취계급에 대한 민주주의이다. |
☆일군 | 삯을 받고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 | 혁명·건설을 위하여 일정한 부문에서 사업하는 사람 |
풍자 | 무엇에 빗대어 재치 있게 경계하거나 비판함 | 미제국주의와 계급적 원쑤들의 반동적 본질과 죄행을 폭로·규탄하는 데 이용하는 비웃음을 통한 비판 |
2.3. 특이 용어와 변화 과정
간고(艱苦) | 강의(剛毅) | 경석(硬席) | 교시 | 미구(未久)하다 |
사기판(沙器板) | 승벽(勝癖) | 석수(石水) | 선행관(先行觀) | 세소상품(細小商品) |
어간(於間) | 업간체조(業間體操) | 원주필(圓柱筆) | 증시(證示) | 집체작(集體作) |
90호물자 | 사로청(社勞聽) | 간부부 | 계급교양 | 3대혁명소조 | 우당(友黨) |
핵심계층 | 동요계층 | 적대계층 | 혁명동력 | 특수암살대 | 덕성학습 |
교화소 | 호위총국 | 여맹 | 직맹(職盟) | 영도예술 |
연합기업소 | 속도전 | 협동농장 | 전격전 | 농민시장 |
섬멸전 | 통신원 | 의무노동일 | 만가동(滿稼動) | 노력공수(工數) |
청산리정신 | 외화벌이 돌격대 | 수매상점 | 농촌기계화초병 | 여성착암수중대 |
중앙공급대상 | 5호담당제 | 식량배급소 | 가정혁명화 | 양권 | 가구운반조 |
49호보양소 | 비밀통신 | 거주지제한 | 혈액수출 | 세대주회의 | 모범창조 |
외곽식주택 | 동의학 | 중앙복도식주택 | 실효전투 | 정양소(靜養所) | 만경대학원 |
군중무용 | 비밀작가 | 혁명가요 | 가무단 |
혁명연극 | 대작창작지도 그루빠 | 창작과제 | 작품기근 |
평양교예극장 | 문학예술의 당성 |
초모(招募)사업 | 사관장 | 정치상학(上學) | 갱도투입훈련 | 군인초대소 |
근위부대 | 소대선동원 | 노동적위대 | 정치지도원 | 교도대 |
작전요일 | 영예군인 | 만능병사훈련 | 주체여단 | 동지(同志)심판회 |
통일전선 | 결정적시기 | 공작선 | 조사부 |
혁명적대사변 | 40호실 | 연락부 | 지도핵심공작원 |
세멘트전술 | 만경봉호 | 갓끈전술 | 세균전연구소 |
9.25교시 | 3호청사 | 계관(桂冠)연락소 | 서방(西方)여인게릴라 |
남한 | 북한 | 남한 | 북한 |
상이군인 | 화장실 | 산책길 | 양해 |
관상대 | 상호 | 수행 | 농가 |
전시물 | 양로원 | 보증하다 | 대풍년 |
예술공연 | 확성기 | 진열대 | 반찬 |
명곡 | 등한시 | 경시 | 헌병 |
영예군인 | 위생실 | 유보도 | 료해 |
기상수문국 | 호상 | 성수 | 농호 |
직관물 | 양생원 | 담보하다 | 만풍년 |
교예공연 | 고성기 | 매대(賣臺) | 식찬 |
절가(絶歌) | 차요시(次要視) | 홀시 | 경무원 |
극장표 | 월동준비 | 군사계급 | 자포자기 |
귀순자 | 수업시간 | 솔선수범 | 항문 |
대중가요 | 서명·사인 | 원수 | 결과 |
국내외 | 저서 | 민간인 | 하수관 |
공무원 | 입구·어귀 | 검문소 | 벽보 |
영화표지 | 과동준비 | 군사칭호 | 자기포기 |
의거자 | 상학시간 | 이신작칙 | 홍문 |
군중가요 | 수표(手標) | 원쑤 | 후과 |
해내외 | 로작 | 사민(私民) | 오수관 |
정무원 | 초입(初入) | 검열소 | 벽신문 |
위의 예들은 북한에서만 쓰이는 특이한 한자어이며 이들의 비중만큼 국어 순화는 뒷걸음질치는 것이 된다.(5)
그러나 이들 이외에 지명이나 인명에도 김일성을 우상화함으로써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한자어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햇빛동'(함흥시 회상구역 치마 1동), '금빛동'(함흥시 용성구역 구룡 1동), '은빛동'(함흥시 구룡 2동) 등의 지명과 '솔, 별, 보람, 한길, 억척, 달메' 등의 인명에서 보는 바와 같은 고유어 방식이 있기도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정치색 짙은 한자어로 된 고유 명사가 많이 있다.
'은덕군'(경흥군), '영광동'(개성시 태평동), '온정리'(서흥군 당현리), '광명리'(고산군 석왕사리), '경사리'(평성시 한왕리), '개선동'(평양시 모란봉 구역 평화동) 등은 김일성에 대한 찬양과 관계가 있다.(6)
또 '김정숙군'(신파군), '김책시'(성진시), '김제원리'(재령군), '리수덕리'(평강군), '준혁리'(개천군) 등은 그들이 말하는 혁명 선렬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7)
이러한 지명 외에 인명의 예로서 '은혜, 은덕, 영광, 충성, 충실, 혁신전진, 선봉' 등의 어린이 이름들을 들 수 있는데(박상훈 등. 1986:285) 이는 고유어로의 순화에 배치되더라도 혁명 사상을 드높인다는 목적에 더 충실하도록 지어진 이름이다.(8)
한자 | 고유어 | 한자 | 고유어 |
태양력 | 반 | 포격 | 반비례 |
양력 | 절반 | 포사격 | 역비례 |
모형비행기 | 반금속 | 명란젓 | 반생 |
모형기 | 준금속 | 명태알젓 | 반생애 |
약용식물 | 마철 | 모조 | 살모사 |
삼극진공관 | 다층주택 | 폭발음 | 삼복지경 |
과외시간 | 관악기 | 광물질비료 | 철학가 |
하강선 | 야간전투 | 야전포 | 부유하다 |
약식물 | 말굽쇠 | 본따기 | 독사 |
진공관 | 다층살림집 | 폭음 | 삼복지간 |
과외 | 관악 | 무기질비료 | 철학자 |
내리막길 | 야간전 | 야포 | 부요하다 |
반세상 | 산판 | 포화증기 | 양주업 |
양옥 | 삼림학 | 다층림 | 풍력계 |
풍채(風采) | 명수사 | 야학교 | 야합수 |
약수 | 마세(馬稅) | 부처 | 반세 |
수판 | 포화수증기 | 주조업 | 양옥집 |
림학 | 다층숲 | 풍속계 | 풍신 |
단위명사 | 야학당 | 자귀나무 | 약물 |
마삯 | 부부 |
한자 | 고유어 | 한자 | 고유어 |
연골 | 연상 | 연안해 | 마분 |
연고 | 연맥 | 포화 | 어망 |
농괴 | 농독증 | 어망사 | 목관 |
점토 | 양토 | 만숙종 | 철선 |
망월 | 다식증 | 삭뼈 | 벼루집 |
기슭바다 | 말똥 | 까닭 | 귀밑 |
헝겊신 | 고기그물 | 고름덩이 | 고름독증 |
그물실 | 나무관 | 진흙 | 메흙 |
늦종 | 쇠줄 | 보름달 | 게걸증 |
살충 | 살충제 | 삼엽송 | 권연 |
농 | 농경기 | 농경지 | 마사 |
풍속 | 면화 | 농병 | 양자 |
만상 | 점토질 | 양피 | 모필 |
철쇄 | 연통 | 벌레잡이 | 벌레잡이약 |
세잎소나무 | 가치담배 | 고름 | 농사철 |
부침땅 | 말우리 | 바람속도 | 목화 |
고름병 | 양아들 | 늦서리 | 진흙질 |
양가죽 | 붓 | 쇠사슬 | 굴뚝 |
철퇴 | 면모사 | 퇴비 | 야경 |
쇠망치 | 솜털실 | 두엄 | 밤경치 |
연승 | 채소전 | 목선 | 야생화초 |
주낙 | 남새밭 | 나무배 | 들꽃 |
비규범어 | 규범어 | 비규범어 | 규범어 |
권련 | 척(尺) | 천동 | 하선 |
야생사료 | 마합조개 | 양철쭉 | 연시감 |
연초 | 다염기산 | 마편초 | 권연 |
자 | 천둥 | 밑줄 | 야생먹이 |
말조개 | 큰꽃철쭉 | 물렁감 | 담배 |
여러값산 | 말초리풀 | 권련갑 | 천궁(川芎) |
철릭(天翼) | 야생초 | 야생화 | 양성식물 |
양아욱 | 연초 | 다과회 | 다우지대 |
만족(蠻族) | 권연갑 | 궁궁이 | 천릭 |
야생풀 | 들꽃 | 양달식물 | 꽃아욱 |
담배 | 다과모임 | 비많은지대 | 야만족 |
원말 | 다듬은 말 | 원말 | 다듬은 말 |
유당 | 양계장 | 우회로 | 멸균 |
폐활량 | 사질 | 색명 | 괘도 |
상하방향 | 하강구배 | 반점 | 탈의실 |
개방형 | 후두음 | 젖당 | 닭공장 |
두름길 | 균깡그리죽이기 | 폐숨량 | 모래질 |
색못보기 | 걸그림 | 오르내리방향 | 내리물매 |
얼룩점 | 옷벗는칸 | 열린형 | 목구멍소리 |
방광 | 탄력 | 식당 | 련시 |
포충망 | 결과지 | 게란 | 폐수 |
상방향 | 원시 | 세탁실 | 라선 |
군집 | 성대 | 오줌깨 | 튐힘 |
밥공장 | 이음시 | 후리채 | 열매가지 |
닭알 | 버릴물 | 올리방향 | 멀리보기 |
빨래칸 | 타래선 | 모임떼 | 목청 |
이장(移葬) | 방수 | 홍토 | 도열병 |
북회귀선 | 무덤옮기기 | 물막이 | 벌건진흙 |
벼열병 | 북쪽되돌이선 | 슬개골 | 방풍 |
피뢰침 | 양건법 | 창자 | 무릎뼈 |
바람막이 | 벼락촉 | 볕말림법 | 밸 |
3. 북한 문화어의 외래어
3.1. 외래어에 대한 대응 방식
북한에서는 '포르테, 필림, 텔레비죤, 아그레망, 프로톤, 로케트, 프로그람' 등의 어휘들은 세계 공통적 어휘로서 정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으며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는 당위성을 민족적인 것과 외래적인 것의 상호 관계의 합법칙성에 맞는 언어 발전 과정으로 파악하는 데서 찾고 있다.
김일성은 "...사실 남조선에서 쓰고 있는 말에서 한자말과 일본말, 영어를 빼버리면 우리말은 '을'과 '를'과 같은 토만 남는 형편입니다."라고 하여 심히 염려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박상훈 등. 1986:8), "...물론 외래어를 다 없앨 수는 없읍니다. 외래어를 어느 정도 쓰는 것은 피할 수 없으며 얼마간은 받아들여야 합니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9) 북쪽에서도 외래어를 무조건 배격하거나 적대시할 수는 없어서 합법칙성이란 용어까지를 동원하여 외래어의 수용을 합리화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 문화어의 외래어 표기에 있어서의 특색은 유난히도 된소리 표기가 많다는 것으로서 이는 '조선어 외래어 표기법'(1956.1) 중에서 러시아 어의 표기를 명시한 제14항과 제19항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10)
제14항: 무성 파열음을 표시하는 자모 《ᅲ, T, K》뒤에 모음자가 와서, 그것들이 합쳐서 한음절을 이루는 경우에는 각기 《ᄈ, ᄄ, ᄁ》로 대조하되, 뒤의 모음과 한음절을 형성하여 각기 그의 첫소리가 되도록 표기한다.
제19항: 무성 파열음이나 무성 마찰음 혹은 유성 마찰음을 표시하는 자모《u, ø, c, x, ʒ》 뒤에 모음자가 와서, 그것들이 합쳐서 한음절을 이루는 경우에는 각기 《ᄍ, ᄑ, ᄊ, ᄒ, ᄌ》로 대조하되, 뒤의 모음과 합쳐서 한음절을 형성하여, 각기 그의 첫소리가 되도록 표기한다.(11)
이에 대하여 남한의 '외래어 표기법'(1986.1.7. 문교부 고시) 제2장 표기 일람표 중의 '표 Ⅰ'의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서는 모음 앞의 'p, t, k, f'는 각각 'ᄑ, ᄐ, ᄏ, ᄑ'으로 적도록 되어 있어 남과 북이 외래어 표기에 있어 'ᄑ, ᄐ, ᄏ'이 'ᄊ, ᄄ, ᄁ'으로 대응되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데 국제 음성 기호라는 것은 결국 영어의 발음 기호를 거의 포함하고 있어 남과 북은 각기 영어와 러시아식 외래어 표기를 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북한의 외래어에 대한 또 하나의 대응 방식은 일본식 한자어로 된 외래어에 대한 것인데 특히 벼 품종이나 과일 품종 등의 품종 이름을 많이 고쳐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한자어를 논하는 데에서 논할 수도 있었으나 일본식 외래어에 묶어 논의하는 것이 좋을 듯하여 여기에서 언급하기로 한다. 몇 가지의 예를 들어 보이겠다.
그러나 아직도 원래 일본어이거나 일본어로 걸러진 외래어가 일본식 그대로 표기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외래어 표기법 제14항과 제19항에서 본 바와 같이 러시아 어나 러시아식의 외래어는 적극 수용하면서도 일본이나 일본식 외래어는 배격하려는 노력의 일면을 엿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이들 일본어의 특징을 가진 많은 외래어가 그들의 언어생활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의 증거가 바로 1987년 2월에 가족과 함께 북한에서 월남한 김만철 씨의 기자 회견이었다. 씨는 이 기자 회견에서 "기름을 '만땅꼬' 채웠다.", "낡은 옷을 잘라서 '우라까이'를 해서 어린애 옷을 지어 입힌다."라는 표현을 씨의 북쪽에서의 지위나 지식 정도를 감안한다면 공식 석상에서 이러한 일본어나 일본어식 표현은 좀 지나친 판단인지는 모르지만 북한의 어문 정책에 대한 일반인의 호응이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일제 시대 그대로인 채 변화가 없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북쪽의 사전에는 전차는 '땅크', '물통'은 '물탕크'이며 '우라까이'라는 단어는 올림말로 실려 있지 않다.(12)
이상에서는 북한어의 외래어 표기 문제와 일본식 외래어에 대한 저들의 대응 방식을 조감하였다. 아래에서는 외래어가 어떻게 정착되어 변화 과정을 겪고 있으며 다듬어져 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살펴보고 끝으로 국명과 수도명의 외래어 표기를 대비시켜 보임으로써 남과 북의 외래어 표기의 일면을 더욱 실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
3.2. 외래어의 정착 양상과 변화 과정
원어 | 남한 표기 | 북한 표기 |
cup candle nut napalm tomato data radio(러) montage(프) roller romance robot luman lux ribbon rail race razer manufatura(러) mycine manteau(프) minus(러) missile balance baton bourgeois(프) block sack shutter shower champagne skirt skate studio jazz chuck jack dilemma distoma jelly cover conveyer tank terror television pulp placard cabinet(러) kayak(러) dance tractor(러) pomade(프) |
컵 캔들 너트 네이팜 토마토 데이터 라디오 몽타주 로울러 로맨스 로봇 루멘《물리》 룩스《물리》 리본 레일 레이스 레이저 매뉴팩처 마이신 망또 마이너스 미사일 밸런스 배턴 부르주아 블록 색(고무제품) 셔터 샤워 샴페인 스커트 스케이트 스튜디오 재즈 척(옷) 잭《기계》 딜레마 디스토마 젤리 커버 컨베이너《기계》 탱크(물~) 테러 텔레비전 펄프 플래카드 캐비닛(서류함) 카약《해양》 댄스 트랙터 포마드 |
고뿌 간데라 나트 나팜 도마도 데타 라지오 몬따쥬 로라 로만스 로보트 류멘 륙스 리봉 레루 레스 레이자 마누팍뚜라 마이싱 만또 미누스 미싸일 바란스 바통 부르죠아 블로크 사크 샤타 샤와 샴팡 스카트 스케트 스타지오 쟈즈 쟈크 쟈끼 지렌마 지스토마 쩨리 카바 콘베아 탕크 테로 텔레비죤 팔프 프랑카드 까비네뜨 까야크 딴스 뜨락또르 뽀마도 |
원어 | 동의어 | |
morning coat veluto mycine concrete cable tenor fasio percent phenol hemoglobin poplar sine jodtincture |
모닝코트 베르베트 마이싱 콩크리트 케블 테노르《음악》 파쇼 퍼센트 페놀 헤모글로빈 뽀뿌라 싸인《수학》 요드팅크《의약》 |
연미복 비로도 스트렙토미찡 세멘콩크리트 까벨 테너 파시스트, 파시즘 프로 석탄산 혈색소 뽀뿌라나무 씨누스 옥도정기 |
* 사전에는 동의어 표시가 없지만 필자가 동의어를 더 열거할 수 있다.
가스테라(castella) : 카스테라
빠이프(pipe) : 파이프
테마(thema) : 쩨마
원어 | 북한 외래어 | 고유어 |
driver dress drops drill demo décadence radiodrama racket rope libretto ring réalísm mass speaker curve case pasta fry pan heading apron |
도라이바 도레스 드롭프스 드릴 데모 데까당 라지오드라마 라케트 로프 리브레토 링그 레알리즘 마쓰《미술》 스피카 카브 케스 파스타《의약》 포케트 후라이판 헤딩 에프론 |
나사틀개 나리옷 알사탕 쇠송곳 시위 퇴폐주의 방송극 채 바줄 극본, 대본 권투경기장 사실주의 덩어리 고성기 굽이길 집, 갑, 함 된고약 호주머니 지짐판 머리받기 앞치마 |
원어 | 비규범 외래어 | 규범어 |
gasoline gothic 體 trans diesel engine lupin lux lucksack relay linière massgame mosaic microphone diphtheria chance tulip chain canaria carnation calpis copy compresser coup d'état clover typewriter truck tempo procent pistol hyacinth cosmopolicism banana permanent sausage sweater opera winch |
가소링 고지크체 도란스 디젤엔진 루핀 룩스 륙사크 리레 린넬 마스껨 모자이크 미크로폰 지프테리아 챤스 츄립 체인 카나리아 카네이숀 칼피스 코피 콤프레샤 쿠데타 크로바 타이프라이터 트럭 템포 프로쩬트 피스톨 히야신스 꼬스모뽈리찌즘 빠나나 빠마 쏘세지 쎄타 오페라 윈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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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어 | 북한 외래어 | 다듬은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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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국명과 수도명
&nsp; 국명과 수도명의 표기가 남과 북이 다르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일상 외래어의 표기의 차이보다 더 우리를 당황하게 한다. 특수 자료 취급 인가자가 북한의 신문, 잡지나 서적을 참고할 때에 적잖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그 원인이 국명, 수도명 등의 고유 명사 표기의 차이에 있음을 필자도 경험한 바 있다. 그리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아래의 표를 보인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대양주의 순서로 국명과 수도명을 나열하고 좌우로 각각 남한 표기와 북한 표기를 대조하여 알아보기 쉽도록 하였다. 자료는 남한의 '외래어 표기 용례집, 지명·인명편'(1986.5)과 북한의 '조선말소사전'(동경, 학우서방, 1986.5)를 이용하였다.(13)
남한 표기 | 북한 표기 | ||
국명 | 수도명 | 국명 | 수도명 |
아프가니스탄 ☆아랍에미리트 예멘 ☆남예멘 이스라엘 이라크 이란 인도 ☆인도네시아 ☆카타르 ☆캄푸치아 쿠웨이트 ☆키프로스 ☆시리아 싱가포르 스리랑카 ☆타이 ☆중국 ☆터키 ☆일본 ☆네팔 바레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버마 필리핀 ☆부탄 ☆브루나이 ☆베트남 ☆몰디브 ☆오만 ☆몽고 ☆말레이시아 요르단 라오스 ☆레바논 |
카불 아부다비 사나 아덴 예루살렘 바그다드 테헤란 뉴델리 자카르타 도하 프놈펜 쿠웨이트 니코시아 다마스쿠스 싱가포르 콜롬보 방콕 북경/베이징 앙카라 도꼬/동경 카트만두 마나마 이슬라마바드 다카 랑군 마닐라 팀부 반다르세리베가완 하노이 말레 무스카트 울란바토르 콸라룸푸르 암만 비엔티안 베이루트 |
아프가니스탄 아랍추장국 예멘 민주예멘 이스라엘 이라크 이란 인도 인도네시아 까따르 캄보쟈 쿠웨이트 끼쁘로스 수리아 싱가포르 스리랑카 타이 중국 토이기 일본 네팔 바레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슈 버마 필리핀 부탄 브루네이 윁남 말디브 오만 몽골 말레이시아 요르단 라오스 레바논 |
카불 아부다비 사나 아덴 예루살렘 바그다드 테헤란 뉴델리 쟈까르따 도하 프놈뻰 쿠웨이트 니코시아 다마스끄 싱가포르 콜롬보 방코크 베이징 앙까라 도꾜 까뜨만두 마나마 이슬라마바드 다카 랑군 마닐라 팀푸 반다르세리베가완 하노이 말레 마스까트 울란바따르 꾸알라룸뿌르 암만 비엔티안 바이루트 |
남한 표기 | 북한 표기 | ||
국명 | 수도명 | 국명 | 수도명 |
☆알제리 앙골라 우간다 ☆이집트 에티오피아 ☆브르키나파소 가나 ☆보츠와나 |
알제 루안다 캄팔라 카이로 아디스아바바 와가두구 아크라 카보로네 |
알제리 앙골라 우간다 애급 에티오피아 상부볼따/ 브르끼나파쇼 가나 지부티 베르데갑 가봉 까메룬 감비아 기네 기네비싸우 케니아 꼬모르 꽁고 자이르 산토메프린시페 잠비아 시에라레온 짐바브웨 수단 세이쉘 적도기네 세네갈 소말리아 탄자니아 챠드 중앙아프리카 뜌니지 또고 나이제리아 나미비아 니제르 스위질랜드 부룬디 베닌 보쯔와나 |
알좌자이르 루안다 캄팔라 까히라 아디스아바바 와가두구 아크라 |
남한 표기 | 북한 표기 | ||
국명 | 수도명 | 국명 | 수도명 |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알바니아 ☆안도라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그리스 ☆산마리노 ☆스웨덴 스위스 ☆소련 ☆체코슬로바키아 ☆덴마크 ☆동독 ☆서독 노르웨이 ☆바티칸 ☆헝가리 핀란드 ☆에스파냐/스페인 ☆프랑스 ☆불가리아 ☆벨기에 ☆폴란드 ☆포르투갈 ☆몰타 ☆모나코 유고슬라비아 ☆리히텐슈타인 ☆루마니아 ☆룩셈부르크 |
레이캬비크 더불린 티라나 안도라 로마 런던 암스테르담 빈 아테네 산마리노 스톡홀름 베른 모스크바 프라하 코펜하겐 동베를린 본 오슬로 바티칸 부다페스트 헬싱키 마드리드 파리 소피아 브뤼셀 바르샤바 리스본 발레타 모나코 베오그라드 파두츠 부쿠레슈티 룩셈부르크 |
이슬란드 아일랜드 알바니아 안도라 이딸리아 영국 화란 오지리 희랍 싼마리노 스웨리예 스위스 쏘련 체스꼬슬로벤스꼬 단마르크 독일 서부독일 노르웨이 바띠까노 웽그리아 핀란드 에스빠냐 프랑스 벌가리아 벨지끄 뽈스까 뽀르뚜갈 말따 모나꼬 유고슬라비아 리히텐슈타인 로므니아 룩셈부르그 |
레이캬비크 더불린 티라나 안도라 라 벨라 로마 런던 암스테르담 윈 대아테네 싼마리노 스톡홀름 베른 모스크바 쁘라하 쾨삔하븐 베를린 본 오슬로 바띠까노 부다뻬슈뜨 헬싱키 마드리드 빠리 쏘피아 브류쎌 와르샤와 리스봉 왈레따 모나꼬 베오그라드 바두쯔 부꾸레슈띠 룩셈부르그 |
남한 표기 | 북한 표기 | ||
국명 | 수도명 | 국명 | 수도명 |
☆아르헨티나 ☆미국/미합중국 ☆우루과이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가이아나 ☆캐나다 ☆쿠바 ☆그레나다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자마이카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트리니다드 토바고 ☆니카라과 ☆아이티 ☆파나마 ☆파라과이 ☆베베이도스 ☆바하마 브라질 ☆베네수엘라 ☆페루 ☆볼리비아 ☆온두라스 ☆멕시코 ☆엔티가바부다 ☆도미니카연방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수리남 |
부에노스아이레스 워싱턴 몬테비데오 키토 산살바도르 조지타운 오타와 아바나 세인트조지스 과테말라 산호세 보고타 킹스턴 산티아고 산토도밍고 포트오브 스페인 마나과 포르토프랭스 파나마 아순시온 브리지타운 나소 브라질리아 카라카스 리마 라파스 테구시갈파 멕시코 세인트존스 로조 킹스타운 파라마리보 |
아르헨띠나 미국 우르과이 에꽈도르 쌀바도르 가이아나 카나다 꾸바 그레네이터 과떼말라 꼬스따리까 꼴롬비아 져메이커 칠레 도미니까 트리니대드 토바고 니까라과 아이띠 빠나마 빠라과이 바베이도즈 바하마 브라질 베네수엘라 뻬루 볼리비아 온두라스 메히꼬 안티구아바부다 도미니카 쎈트빈쎈트 그레너딘즈 수리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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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표기 | 북한 표기 | ||
국명 | 수도명 | 국명 | 수도명 |
☆오스트레일리아 ☆키리바시 ☆솔로몬 투발루 통가 나우루 ☆서사모아 ☆뉴질랜드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피지 |
캔버라 터렁허 호니아라 푸나푸티 누쿠알로파 나우루 아피아 웰링턴 빌라 포트모르즈비 수바 |
오스트랄리아 키리바티 솔로몬제도 투발루 통가 나우루 서부사모아 뉴질랜드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아 피지 |
캔베라 타라와 호니아라 푸나푸티 누쿠알로파 나우루 아피아 웰링톤 포트빌라 포트모레스비 수바 |
4. 결어
이상에서 필자는 북한 문화어의 한자어와 외래어에 대하여 대체적인 조감을 한 셈이다. 북한에서는 말다듬기 사업을 벌여 한자어에 대하여 고유어로의 순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지만 김일성에 대한 찬양이나 체제 옹호, 사상 무장 등을 위하여 만들어지는 새로운 한자어가 오히려 말다듬기의 성과를 훨씬 능가하는 해독을 끼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외래어에 대하여는 남쪽이 영어 발음에 준하여 표기 기준을 정한 데 대하여 북한은 러시아 어의 발음에 기초하여 표기법을 정하였기 때문에 일반 용어나, 지명, 국명, 수도명에 이르기까지 많은 차이점이 있다. 한자어나 외래어를 우리의 고유어로 고치는 노력을 남한이나 북한이나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으나 다듬어진 고유어 중에는 남북의 어휘 형태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을 터인데 이것이 장차의 언어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 민족어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정치적, 사상적 불순 요소를 어떻게 청산하고 정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 참고 문헌
金敏洙(1985), 北韓의 國語 硏究, 高麗 大學校 出版部.
국어 연구소(1985), 漢字·外來語 使用 實態 調査 Ⅰ.
___________(1986),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인명).
___________(1987), 漢字·外來語 使用 實態 調査 Ⅱ.
___________(1988), 외래어 표기 용례집(일반 용어).
하등룡, (1980), 防空 77.
김영길 외(1986), 조선말소사전, 동경, 학우서방.
박상훈, 리근영, 고신숙(1975), 우리나라에서의 어휘정리,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리상벽(1986), 조선말화술,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언어학연구소(1971), 조선말규범집해설,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정순기 외(1981), 현대조선말사전, 평양, 과학, 백과사전출판사.
최완호, 문영호(1980), 조선어어휘론연구, 평양, 과학, 백과사전출판사.
문화어학습 1호(1979), 평양, 과학, 백과사전출판사.
문화어학습 3호(1984), 평양, 과학, 백과사전출판사.
あらかわ そおでえ(1977), 外來語辭典, 東京, 角川書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