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언어 교육

 

朴 榮 順 / 高麗大 敎授, 國語學

Ⅰ. 서 론
    여기서 말하는 '언어 교육'이란 국어 자체의 구조나 역사, 그리고 언어의 사용 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서 國語科 敎育의 下位 領域인 '문법 교육'을 말하는 것이다. 문법 교육에 관한 이론은 결국 '문법에서는 무엇을 가르칠까'와 '문법을 어떻게 가르칠까' 하는 두 가지 문제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주로 '문법에서 무엇을 가르칠까' 하는 문제에 국한해서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즉, 문법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교육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 내용은 문법 교사가 임의대로 결정할 수가 없고 교육 과정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교육 내용에 관한 한 제일 먼저 현 교육 과정에 나타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새로 개정된 제5차 교육 과정에서 '언어 교육' 분야를 검토해 보는 것에 본고의 제 1차적 목표를 두기로 한다. 그리고 나서 이상적인 언어 교육 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하겠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초··고의 신·구 교육 과정을 대비해 본 뒤 개정된 교육 과정의 장점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함으로써 앞으로의 교육 과정을 개선하고 이에 따른 교과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길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Ⅱ.·구 교육 과정에 나타난 언어 교육
    우선 제4차와 이번에 개정된 제5차 교육 과정에 나타난 각급 학교의 언어 교육의 틀을 살펴보기로 하자.

  제 4 차 제 5 차
국민학교 1~6학년까지 학년별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언어, 문학에 관한 목표와 내용 제시함.
2개 학년씩 묶어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언어,
문학에 대한 목표와 내용을 제시함.
중 학 교 3개 학년을 각각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언어, 문학의
목표와 내용을 제시함.
학년 구별 없이 총괄적으로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언어, 문학의 목표와 내용을 제시함.
고등학교 국어 Ⅰ(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언어, 문학)과
국어 Ⅱ(현대 문학, 작문, 고전 문학, 문법)로 나눔.
국어, 문법, 작문, 문학으로 나눔

위와 같이 제4차 교육 과정의 '언어' 영역에서는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1학년에서 6학년까지 학년별 목표가 명시되어 있다. 교육 내용을 보면 1학년의 한글 문자의 이해에서 6학년의 접속문과 관계절에 관한 이해와 활용까지 조목조목 나열되어 있는데 학년 간의 중복이 많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제5차에서는 2개 학년씩 묶어서 학년 간의 중복을 피하고 독립적인 교육 내용을 제시하였다. 또한 제4차에서는 네 가지 언어 기능과 언어·문학을 동일한 비중으로 하였으나 제5차에서는 언어 기능 영역을 언어나 문학보다 상대적으로 강화하여 비중을 높였다.
    이점은 국어과 교육, 특히 국민학교의 국어과 교육이 언어 기능 교육이어야 한다는 본래의 국어 교육 목표에서 볼 때 아주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학년의 문자 지도를 좀더 철저히 하도록 교육 내용이 짜여진 것도 아주 잘된 것으로 본다.
    그 다음 중학교의 경우 지난번에는 학년별 목표와 내용을 제시한 반면 이번에는 학년별 구별을 없애고 총괄적인 목표 설정과 내용을 명시하였다. 따라서 학년 간 중복되거나 인위적으로 구분한 것이 없어져서 자연스럽다. 그리고 제4차에서는 순수 언어학적 규칙만을 인정하던 것을 이번에는 문화, 관습, 대상, 상황 등에 따라 언어의 사용이 달라지는 언어의 다양성과 언어의 사용 규칙을 인정한 점도 좋다. 또한 제4차에서는 문장 유형의 다양성에 관해서는 전연 언급하지 않았으나 제5차에서는 사동, 피동, 시간 표현, 높임, 낮춤 등에 관계되는 문법 요소를 찾아 그 의미와 기능을 분석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제5차에서는 단어 형성 방법이나 단어들의 의미 관계를 분석하는 것도 교육 내용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 다음 고등학교의 경우 제4차에서는 국어 과목을 국어Ⅰ과 Ⅱ로 나누고 국어 Ⅰ의「언어」영역에서 문법의 기초를 다루고 국어Ⅱ에서「문법」을 별도의 국정 교과서로 다루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어를 「국어」,「문학」,「문법」,「작문」 등의 4과목으로 나눈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새 교육 과정에서의 「국어」과목은 위의 네 가지 언어 기능 영역과 언어·문학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언어 기능면에 중점을 둔 반면 문학, 문법, 작문을 독립된 교과목으로 채택하였기 때문에 이 세 영역도 강화된 셈이므로 결과적으로 국어 교육이 전반적으로 강화되고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제4차에서의 고등학교 언어 교육의 총괄 목표가 '언어와 국어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가지게 한다'이며 이에 따라 음운, 형태, 통사론 분야에서 '....체계를 안다', '....분석한다' 등의 교육 내용이 진술되어 있다. 그러나 제5차에서는 '언어와 국어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을 익히고 국어를 바르게 사용하게 한다'로 설정하였다. 이것은 종전과는 달리 '사용' 쪽에 일정한 비중을 두게 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교육 내용에도 언어와 사고, 사회, 문화와의 관계, 표준어와 방언과의 관계 등을 포함시킨 것은 역시 발전된 모습으로 보여진다. 또한 「문법」과목에서는 '언어의 본질과 국어의 특질', '국어의 이해와 분석', '국어 표기' 등의 항목으로 나누어 다시 '....이해한다', '....분석한다' 등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교육 내용들을 살펴보면 국어의 공시적인 측면과 통시적인 측면의 순수 언어학적 내용과 심리 언어학, 사회 언어학, 인류 언어학과 같은 응용 언어학의 기초 내용까지 수렴하여 상당히 발전적인 교육 과정이 된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개정된 교육 과정에서의 언어 교육은 훨씬 현실에 접근한 발전적인 것으로 일단 평가가 되지만 아직도 이상적인 커리큘럼이 되기에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면 이들 교육 과정에 나타난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하자.

Ⅲ. 현행(개정된) 교육 과정의 문제점
    우선 초··고의「언어」영역의 교육 과정에 나타난 문제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문법의 규범성이 많이 결여되어 있다.
② 언어 사용면에 대한 내용이 너무 미약하다.
③ 의미론이 배제되어 있다.
④ 분석력을 길러 주는 내용은 많이 있으나 종합력을 길러 주는 내용은 없다.

첫째로 문법의 규범성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고등학교까지의 文法은 어디까지나 규범 문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학문 문법 또는 기술 문법은 대학 교육에서부터 해야 하고 고등학교까지는 규범 문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지금의 우리 국어 교육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표준 문법, 표준어, 표준 발음의 부재라는 지적을 하는 바이다. 기본적으로 이 '표준'이라는 하나의 기준을 명확하게 설정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사회적 규범'으로서의 표준 국어를 통달할 수가 있다. 그리고 학문으로서의 문법 공부는 그 이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교양인으로서의 국어 실력을 가지고 원만한 언어생활과 사회적으로 맡겨진 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국민학교 교육에서 '....함을 안다' 式으로 진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제5차의 1~2학년의 목표에서 1) "한글의 자모를 익히고 글자의 짜임과 발음을 알게 한다"는 "한글의 자모와 짜임을 익혀서 바르게 읽고 쓸 수 있게 한다"로 고쳐져야 하며 실제의 교육에서도 '이해'시키는 것으로 끝낼 게 아니라 '바르게 사용'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본다.
    중·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번의 신교육 과정에서는 언어의 본질과 국어의 특질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상황에 맞는 말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의사소통 능력(communicative competence)을 길러 주는 데 훨씬 더 가깝게 접근했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위에서와 같이 '살펴보고...' '찾아보고', '...파악한다' 式의 진술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언어는 이해되어질 뿐만 아니라 동등하게 또는 그 이상의 비중으로 '표현'되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맞게 올바로 사용하는 능력과 자세를 가지는 규범적인 교육 내용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운 변동의 주요 규칙을 알고 그 원인을 밝히는' 것으로 끝나선 안되고 '....바르게 발음한다'는 내용으로 끝나야 한다.
    누구보다도 표준말을 표준 발음으로 말해야 하는 국어 교사, 아나운서, 정치 지도자들이 요즈음엔 오히려 더 비표준 발음으로 말하는 경우까지 있어 국어 교육의 규범성의 결여에 그 1차적인 책임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국어 교육계의 반성과 새로운 결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학교의 교육 과정을 보면 어휘 교육에 관한 사항이 빠져 있다. 제4차에 이어 제5차에서도 역시 빠져 있다. 이것은 국가 차원의 어휘 조사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 그 주요 원인이라고 보겠는데 해방 이후 지금까지 40여 년 동안 다섯 번의 교육 과정의 개편이 있었는데도 아직까지 국가 차원의 어휘 조사가 안 되어 있다는 현실 자체가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어휘 조사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어린이들이 연령에 따라 실제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현장 어휘 조사도 필요하지만 바람직한 국어 교육을 위해서는 '국어 교육적'인 차원에서의 '어휘 교육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어린이들이 알고 있거나 쓰고 있는 어휘보다도 '알아야 하는' '교육용 어휘'가 설정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외국의 언어 교육에서는 이러한 교육용 어휘가 단계에 따라 300개, 1000개 식으로 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적어도 다음 번의 교육 과정 개정 때까지는 우리나라도 국어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를 통해 이러한 교육용 어휘 목록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최소한 국민학교용 어휘 목록만이라도 우선 만들어져서 이 목록에 입각하여 교과서가 편찬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어휘 목록 작성과 활용의 과정에서 표준말, 바른말·고운말도 모두 부각되고 국어 사용 지도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언어 교육에서 지적하고 싶은 사항은 「의미론」에 관한 내용이 全無하다는 사실이다. 음운, 형태, 통사, 경어법에 관한 기초 내용은 제시되어 있으나 의미론에 관한 교육 내용은 전연 없다는 것이다. 적어도 이번 제5차에서는 의미론에 관한 교육 목표와 내용이 포함되었어야 했다. 학문으로서의 의미론에서 논란이 많다고 하여 언어의 형식과 내용 중 내용에 해당하는 의미론을 제외한다는 것은 "언어의 본질을 이해시킨다"는 교육 목표를 달성할 수도 없으려니와 내용은 없고 형식에만 치중하게 되는 언어 교육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학생들의 사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결국 일상생활에까지 알게 모르게 작용하여 어떤 일에 대한 원칙이 없고, 내용은 무시하고 형식에만 치우치게 하는 사회 풍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각급 학교의 문법 교육에서 음운, 형태, 통사론 등 언어의 형식적인 면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사용법 외에 의미들의 동의성, 반의성, 다의성, 上·下義語性, 모순성, 관용성 등등에 관한 기본적인 원리를 가르치고 논리성에 관해서도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논리적인 사고력도 기를 수 있고 의미론적인 非文 생산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작문을 분석해 보면 엄청난 수의 非文이 발견된다.(1) 물론 학생들이 만드는 非文은 통사론적인 것과 의미론적인 것이 있다.
    어쨌든 의미론이 빠진 문법은 '반쪽 문법'밖에 안 되는 것이고 반쪽 문법이란 결국 '불완전한 문법'이며 불완전한 문법은 엄격한 의미에서 非문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종합력'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는 지금까지 언어 교육을 통해서 '분석력'만을 너무 강조하고 교육하지 않았나 한다. 이것은 아마도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분석력 못지 않게 중요한 언어 능력은 종합력이고, 종합력이야말로 독학으로 얻기 어려운 언어 능력 중의 하나라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분석력과 더불어 종합력을 길러 주는 일은 교육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고 하겠다.
    음운론과 형태론, 형태론과 통사론, 통사론과 의미론, 의미론과 응용 언어학이 따로따로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인데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연관시킬 수 있는 안목을 키워 주어야 하며 고등학교 고학년에서는 언어 현상과 인접 인문 사회 과학적인 현상들과의 상호 연관성에 관한 초보적인 내용들을 이해하도록 도와줄 수 있어야 하겠다.
    조그만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음운 규칙을 논하는 데 있어서도 모든 음운 규칙은 결국은 CV CV의 기본 음절 구조에 어긋나는 단어의 경우 음의 탈락, 첨가, 대치의 세 가지 중 하나의 규칙으로 언어의 혼란을 가져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장 발음하기 쉬운 방향으로 발음하려는 언중들의 공통된 언어 질서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탈락, 첨가, 대치 규칙이라는 것도 음운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형태, 통사, 의미론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언어 전반의 공통된 규칙이며, 더 나아가서는 인간의 모든 현상도 이 세 가지 원리로 설명할 수도 있다는 것을 먼저 종합적으로 이해시키고 나서 구체적인 언어 자료에서 /값과/→〔갑과〕등을 자음 탈락 규칙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반대의 순서도 분석적인 것을 먼저 설명하고 나서 종합적인 것을 나중에 논의해도 좋을 것이다.
    어쨌든 이와 같이 종합력을 길러 주는 문법 교육을 통해서 인간의 모든 현상들에 대한 '원리'를 찾고 이해하며 그 원리에 순응하는 자세를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또 이렇게 되어야만 학생들이 문법에 대한 흥미도 가지게 되고 문법을 과소 평가하지 않는 풍토도 생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할 때 장차 기술 문법을 공부할 수 있는 바탕도 마련되리라 믿는다.
    그러면 지금까지 논의한 것을 정리하면서 이상적인 언어 교육 방안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Ⅳ. 이상적인 언어 교육 방안
    바람직한 언어 교육이 되기 위해서 우선 몇 가지 선행 조건이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 선행 조건들은 결국 문교부와 국어 교육학계가 다함께 이루어야 할 과제들이다. 그럼 우선 이러한 과제들부터 생각해 보자.
    첫째로,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 있는 국가적 차원의 어휘 조사이다. 어휘 조사팀을 구성하되 어린이들의 실제의 언어 자료―어린이들이 말하는 것을 녹음하고 어린이들이 쓴 글을 분석하여 얻은 ―를 수집하는 팀, 어린이들을 위한 서적이나 어린이들을 상대로 얘기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말을 분석하는 팀 등으로 나누어 일정 기간 동안 모든 자료 수집을 끝내고 다시 그 자료들을 분석·정리하여 종합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교육용 어휘 목록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철저한 어휘 조사를 바탕으로 교과서를 편찬하여야 할 것이다.
    그 다음, 할 일은 문법의 각 분야별 공동 연구이다. 즉 규범 문법으로서의 음운론을 기술하기 위해서 음운론 학자와 국어 교육계의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가 이루어져야겠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초··고의 언어 교육에 포함시켜야 할 내용을 정해야 한다. 형태론, 통사론, 의미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하여 학년별, 분야별 평가 지침도 공동 연구를 통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평가만은 교사들의 재량에 완전히 맡길 수도 있겠으나 그를 도와주는 차원에서도 평가 방법이나 내용이 공동으로 연구되는 것은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러한 두 가지 큰 선행 조건이 이루어진다면 그 결과에 따라서 국어 교육 내용이 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렇게 될 때 비로소 국어 문법 교육의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는 한 학생들이 지금과 같이 영문법의 개념으로 국어 문법을 이해한다던가 영어 문법은 알아도 한국어 문법은 모르는 넌센스가 계속될 것이다. 그러면 국어 문법에 포함시켜야 할 내용을 큰 항목으로 정리해 보기로 하자.


[ 교육용 국어 문법의 구성 ]

Ⅴ. 결 론
    지금까지 우리는 '87~'88년에 개정되는 제5차 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국어과 교육 중에서 언어 교육을 반성하고 바람직한 교육 내용을 모색해 보았다.
    교육 과정에 나타난 문제점들을 요약해 보면 학교 문법의 비규범성, 의미론의 배제, 언어 사용면의 결여, 종합력 신장 교육의 결여 등이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우선 국가적 차원의 어휘 조사와 음운, 통사, 의미, 논리 언어학의 각 분야별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공동 연구가 선행된 뒤에 학교별, 분야별 규범 문법의 목표와 내용을 결정하여 교육 과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상당한 시간을 요하므로 다음의 교육 과정 개편을 위해서 문교부는 앞에서 제안한 어휘 조사와 공동 연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기 바란다. *

이 지구상 各 地方에 棲息하는 인류는 그 環境과 傳統에 따라 각각 특이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또한 각각 특유한 문화를 창조하여 왔고, 또 창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어느 民族이나 社會가 創造한 文化는 그 民族이나 社會가 소유한 언어에 가장 잘 반영되어 있다. 그 까닭은 이 언어 자체가 그 民族의 傳統이나 환경에 의하여 創造된 歷史的 所産인 때문이다. 그리하여, 社會나 民族이 다른 경우에는 그 言語 역시 독특한 특질을 가지게 된다. 세계의 현존한 언어의 종류가 千을 넘게 된 것도 자연한 결과라 하겠다.
李熙昇, 「벙어리 냉가슴」(1956)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