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내포문

 

권재일 / 건국대 교수, 국어학

문장에 대한 연구는 문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다루는 문장 구성론과 구성된 문자 안에서 각각의 요소들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를 다루는 문법 범주론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글은 문장 구성론 가운데서 내포문 구성에 대하여 살펴보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내포문의 개념을 복합문 구성과 관련하여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포문의 유형과 특징을 살피면서, 아울러 내포문 구성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문법적 제약을 분석해 보기로 하겠다.

1. 내포문의 개념
    문장 성분 중에서 가장 중심적인 기능을 맡고 있는 것이 서술어이며 서술어를 구성하는 것이 '동사'(동작 동사, 상태 동사, 환언 동사)이다. 즉 국어의 활용어를 모두 동사로 파악한다.
    동사가 가지는 본래 기능은 '서술 기능'인데 서술 기능은 그 서술 기능 수행의 자립성에 따라서, 동사 스스로가 서술 기능을 가지는 '자립―서술 기능'과 그렇지 못하고 명사구나 문장(절)의 도움을 받아서 서술 기능을 수행하는 '의존―서술 기능'으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동사도 서술 기능의 자립성에 따라, 자립 동사와 의존 동사(보조 용언, 매인 풀이씨)로 나누어진다.

(1) 가. 나는 학교에 간다.
나. 꽃이 아름답다.
다.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가게 했다.
라. 나는 학생이다.

문장 (1가)와 (1나)의 동사「가-」,「아름답-」은 자립 동사이고, 문장 (1다)와 (1라)의 동사「하-」,「이-」는 의존 동사이다. (1라)의「이-」는 명사구「학생」의 도움을 받아 서술 기능을 완전히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의존 동사를 자립 동사와 같은 범주로 두는 이유는 이들이 서술어를 형성하여 활용의 기능을 가지며 또한 어미 결합의 제약이 같다는 점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국어의 모든 활용어를 하나의 범주 '동사'로 통합하여 일관된 설명을 할 수 있게 된다.
    위와 같은 관점에서 복합문, 나아가서 내포문의 개념을 규정하고자 한다. 자립―서술 기능이든, 의존―서술 기능이든 서술 기능을 한 번 수행하는 문장 구성을「단순문」이라 정의한다. 따라서 실현되는 문장에서 동사가 한 번 나타나는 문장이 단순문이다. 어떤 문장 구성이 자립―서술 기능이든 의존―서술 기능이든, 서술 기능을 두 번 이상 수행하는 문장 구성을 「복합문」이라 정의한다. 즉, 단순문 구성을 두 번 이상 가지는, 둘 이상의 단순문 구성으로 환원될 수 있는 문장 구성이 복합문이다. 앞의 문장 (1가), (1나), (1라)는 서술 기능이 한 번 수행되어 있으므로 단순문이며, 문장 (1다)는 「가-」와「하-」가 각각 서술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이는 복합문 구성이다.
    단순문을 편이상 S라 표시하기로 하면, 복합문 구성은 하나의 S가 하나 이상의 S를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할'하고 있다. 이때 관할하는 S0가 상위문이고, 관할되는 S1이 하위문이다. 즉 상위문이 하위문을 관할한다.
    상위문이 하위문을 관할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상위문이 하위문을 다른 교점을 거치지 아니하고 직접적으로 관할하는 것이 직접 관할, 상위문이 하위문을 명사구나 동사구를 통하여 관할하는 것이 간접 관할이다. 그림(2가)는 직접 관할을, (2나)는 간접 관할을 나타낸다.

(2)

이와 같은, 상위문이 하위문을 관할하는 방식에 따라서 복합문의 유형을 체계화해 볼 수 있는데, 상위문이 하위문을 직접 관할하는 복합문 구성을「접속문 구성」이라 하고, 상위문이 하위문을 간접 관할하는 복합문 구성을「내포문 구성」이라 한다. 따라서 복합문 구성은 상위문이 하위문을 관할하는 방식에 따라, 위와 같이 접속문 구성과 내포문 구성으로 체계화된다. 이를 바탕으로 내포문의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 (3)과 같다.

(3) 내포문의 개념
자립―서술 기능이든 의존―서술 기능이든, 서술 기능을 두 번 이상 실현하는 문장 구성 즉, 복합문 구성에서, 상위문이 하위문을 명사구나 동사구를 통하여 관할하는, 즉 간접 관할하는 구성이 내포문 구성이다.

한편 단순문들이 복합문 구성을 이룰 때는 어미가 관여하는데 내포문 구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다음에 다시 살피기로 한다.

2. 내포문의 유형과 내포문 어미
    내포문 구성은 상위문('안은 문장')이 하위문('안긴 문장')을 관할하는 방식에 따라서 다시 하위 분류되는데, 명사구를 통해 관할하는 구성이 '명사구 내포문'이고(그림 (2나)의 왼쪽 것), 동사구를 통해 관할하는 구성이 '동사구 내포문'(그림 (2나)의 오른쪽 것)이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국어의 내포문을 유형별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아울러 내포문 구성에 관여하는 '내포문 어미'도 살펴보기로 하겠다.

1) 동사구 내포문 구성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4)는 의존 동사 구문이고 (5)는 인용 구문이다.

(4) 가.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가 했다.
나. 나는 학교에 가 싶다.
다. 나는 학교에 가 있다.
(5) 가.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간다 말했다.
나.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간다"라고 말했다.

이들 두 유형의 구문들은 서술 기능의 보완이라는 동일한 통사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을 상위문이 동사구를 통해 하위문을 관할하는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동사구 내포문 구성이 된다. (4가)와 (5가)는 다음과 같이 분석된다.

(6) S0〔NP vp〔S1 V〕〕
S1...(4가) : 철수가 학교에 가-
       (5가) : 철수가 학교에 간다.
V...(4가) : 하-
     (5가) : 말하-

(4가)의「철수가 학교에 가-」는 동사 「하-」를, (5가)의「철수가 학교에 간다」는 동사 「말하-」를 각각 통사 구조상 보완하고 있다. 이와 같이 통사적 기능의 동일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국어의 의존 동사 구문, 인용 구문을 묶어 이를 동사구 내포문 구성으로 보는 것이다. 이 두 구문을 대비해 보면 다음과 같다.
    형식면에서 보면, 인용 구문은 서법 어미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완전한 문장이고(완형―내포), 의존 동사 구문은 서법 어미가 없는, 문장의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 않은 문장(절)이다(불구―내포).
    기능면에서 보면, 인용 구문은 인용되는 문장을 상위문 동사에 내포시켜 서술 기능을 보완하고, 의존 동사 구문은 의존 동사인 상위문 동사에 내포시켜 이의 서술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

(7) 나는 학교에 갈까 한다.

문장 (7)은 상위문 동사가 의존 동사(즉, 「하-」)이다. 또한 하위문은 서법 어미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는 완전한 문장이다. 이와 같은 문장 (7)도 역시 동사구 내포문 구성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인용 구문의 성격(즉, 하위문이 완전한 문장)과 의존 동사 구문의 성격(즉, 상위문 동사가 의존 동사)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장 (7)과 같은 구성이 존재하고 있음은 위에서 살핀 인용 구문과 의존 동사 구문을 같은 범주로 묶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즉 문장 (7)은 인용 구문의 성격으로 서법 어미를 온전히 유지되어 있고, 의존 동사 구문의 성격으로는 의존 동사를 하위문이 보완하고 있다.
    이제 위의 논의를 바탕으로 동사구 내포문의 유형을 하위 체계화하면 다음과 같다.

(8) 동사구 내포문의 하위 체계
가. 완형―동사구 내포문 .....문장(5)
    ◦ 형식 : 서법 어미를 온전히 갖춘 문장
    ◦ 기능 : 인용 구문 내포로 상위문 동사의 서술 기능 보완
나. 불구―동사구 내포문 .....문장(4)
    ◦ 형식 : 서법 어미를 갖추지 못한 문장
    ◦ 기능 : 의존 동사인 상위문 동사의 서술 기능 보완
다. 특수한 동사구 내포문 ....문장(7)
    ◦ 형식 : 서법 어미를 온전히 갖춘 문장
    ◦ 기능 : 의존 동사인 상위문 동사의 서술 기능 보완
    ◦ 특수성 : '내포문 어미'없이 내포

한편 문장 (9)와 같은 구성도 불구―동사구 내포문 구성의 일종이다.

(9) 가. 비가 오 한다.
나. 그들은 오거니거니 한다.

「-으락~-으락」과 같이 어미가 중첩으로 나타나서 상위문 동사「하-」에 내포되는 구성이다. 이러한 구성은 '중첩 내포문 구성'이다.
    앞에서 내포문 구성이 이루어질 때에는 반드시 내포문 어미가 관여한다고 했다(문장 (7) 제외). 문장 (4)에서의 「-게, -고, -아」, 문장 (5)에서의「-고, -라고」, 문장 (9)에서의「-으락~-으락, -거니~-거니」등이 모두 내포문 어미이다. 이러한 내포문 어미까지 고려하여 동사구 내포문 구성의 문장 구조를 분석하면 다음 (10)과 같다 (앞의 (6) 참조).

(10) 동사구 내포문 구성
S0〔NP vp〔S1〔S1―COMP〕V〕〕 (COMP...내포문 어미)

동사구 내포문 구성에 관여하는 내포문 어미는 다음과 같다.

(11) 동사구 내포문 어미
가. 불구―동사구 내포문 어미
    -어, -고, -지, -게(끔), -도록, -듯(이), -이, -어야, -으려(고), -고자, -다시피, -으면, -거니, -음직
    <중첩> -으락~으락, -거니~-거니, -고~-고, -으면서~-으면서, -으나~-으나, -다가~다가, -든지~-든지, -거나~-거나
나. 완형―동사구 내포문 어미
    -고, -라고

2) 명사구 내포문
    동사구 내포문 구성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다음과 같은 두 구문들이 통사 기능의 동일성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들을 상위문이 하위문을 명사구를 통해 관할하는 방식으로 파악하여 명사구 내포문 구성으로 본다.

(12) 가.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갔을 알았다.
나.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간(=가 -) 사실을 알았다.

(12 가)의「철수가 학교에 갔음」과 (12 나)의「철수가 학교에 간 사실」은 상위문의 목적어로서 명사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즉 명사구 기능이라는 동일한 통사 기능을 가져서 다음 (13)와 같은 구조로 분석된다.

(13) s0〔X NP1〔S1 (NP2)〕Y〕
S1...(12가) : 철수가 학교에 갔음
       (12나) : 철수가 학교에 간
NP2...(12가) : <없음>
         (12나) : 사실

형식면에서는 (12가)는 S1 단독으로 명사구를 구성하고 있고, (12나)는 S1이 명사와 함께 명사구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12가)를 '명사화 내포문 구성'이라 하고, (12나)를 '관형화 내포문 구성'이라 하겠다. 물론 관형절 자체인 (12나)의 「철수가 학교에 간」은 명사구가 아니다. 반드시 관형절과 명사(문장 (12나)의「사실」)가 함께 명사구 내포문을 형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관형화 내포문 구성의 명사를 '내포문 명사'라고 한다. 기능면에서는 모두 명사구의 기능을 수행한다.
    명사구 내포문으로 함께 묶어진 이들 명사구 내포문의 유형을 하위 체계화하면 다음과 같다.

(14) 명사구 내포문의 하위 체계
가. 명사화 내포문
    ◦ 형식 : S1 단독으로 명사구 구성
    ◦ 기능 : 명사구 기능
나. 관형화 내포문
    ◦ 형식 : S1(관형절)과 '내포문 명사'가 함께 명사구 구성
    ◦ 기능 : 명사구 기능

그런데 관형화 내포문은 S1 안의 어떤 명사와 내포문 명사와의 동일 지시성의 측면에서 '관계화'(동일 지시성 있음)와 '보문화'(동일 지시성 없음)로 다시 하위 체계화된다. 문장 (12나)는 보문화 구성이고, 다음에 제시될 (18)은 관계화 구성이다.
    한편 온전한 하나의 문장은 명사구로의 기능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장이 '명사구 내포문 구성'의 역할을 하는 수가 있는데 이 구성을 '특수한 명사구 내포문 구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내포문 어미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수한 동사구 내포문 구성'과 대비된다.

(15) 철수가 학교 가느냐가 문제이다.

문장 (15)의「철수가 학교에 가느냐」는 온전한 문장으로 상위문의 명사구로 내포되어 있다.
    명사구 내포문 구성에서도 반드시 내포문 어미가 관여한다(문장 (15) 제외). 문장 (12)의 「-음」, 「-은」이 내포문 어미이다. 이러한 내포문 어미까지 고려하여 명사구 내포문 구성의 문장구조를 분석하면 다음 (16)과 같다 (앞의 (13) 참조).

(16) 명사구 내포문 구성
가. 명사화 : s0〔X NP1〔S1〔S1―COMP〕〕Y〕
나. 관형화 : s0〔X NP1〔S1〔S1―COMP〕NP2〕Y〕

명사화 내포문 어미에는 「-음」과「-기」가 있다.

(17) 가.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갔을 알았다.
나.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가를 원한다.

명사화 어미 「-음」과「-기」는 그 통사 제약이 서로 다르며, 고유한 의미 특성도 다르며, 그 역사성도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관형화 내포문 어미에는「-은」, 「-는」, 「-을」이 있다.「-는」을「-느-」와「-은」으로 분석하거나, 혹은 「-던」을 더 세우기도 한다.

(18) 가. 이곳이 철수가 간(=가 -) 학교이다.
나. 이곳이 철수가 가 학교이다.
다. 이곳이 철수가 갈(=가 -) 학교이다.

3) 학교 문법에서의 내포문 처리
    학교 문법 (1985)에서는 안긴 문장을 (가)명사절로 안김, (나)서술절로 안김, (다)관형절로 안김, (라)부사절로 안김, (마)인용절로 안김 등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다음 문장 (19)는 서술절 안김의 예이고, (20)은 부사절 안김의 예이다. 서술절 안김은, 이 글의 논의에 따르면 복합문 구성으로 보기 어려우며(앞의 (3)내포문의 개념 참조), 부사절 안김은 종속―접속문 구성과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19) 가. 이 책이 글씨가 너무 잘다.
나. 그 사람은 아들이 의사다.
다. 선생님께서는 감기가 드셨어요.
(20) 가. 남의 도움 없이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나. 산 그림자가 소리도 없이 다가온다.

이러한 두 유형을 제외하면, 이 글의 논의와 비슷하다. 다만 다음 (21)을 학교 문법에서는 '긴 관형절'로만 분석하고 있는데 이는 (21)'와 같은 구성으로 보아 완형―동사구 내포문이 다시 관형화된 것으로 분석해야 타당할 것이다. 국어에는「-고 하-」구성의 생략이 매우 흔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21) 그 분이 노벨상을 타게 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22)′그분이 노벨상을 타게 되었다 소문이 있다.
(「-고」: 완형―동사구 내포문 어미
 「-는」: 관형화 내포문 어미)

3. 내포문에서의 문법적 제약
    내포문 구성에는 여러 가지의 문법적인 제약이 있다. 시제법과 관련해서는 내포문 어미와 시제 어미와의 결합 제약이 있고, 상위문과 하위문 사이에 시제법 실현에 있어서의 제약도 있다. 특히 관형화에 있어서는 내포문 명사에 따라 관형화 어미의 제약이 있기도 한다.
    서법과 관련해서도 제약이 있는데, 내포문 어미와 서법 어미의 제약, 상위문과 하위문 사이의 서법 실현에서의 제약 등이 있다.
    내포문 구성과 주어, 서술어 등과의 관계에서의 제약도 다양하다. 동일 주어에 대한 제약, 상위문 동사, 하위문 동사에 대한 제약 등이 그러하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문법적 제약 현상을 모두 다 다룰 수는 없는 형편이기에 몇 가지 현상만 들어, 내포문 구성에서의 문법적 제약을 검토해 보기로 한다.
    내포문 구성에서의 시제법은 다음 원리에 의해 해석된다.

(22) 내포문 구성에서의 시제법 원리
내포문 구성에서, 하위문의 시제법은 상위문의 시제법에 지배를 받는다.

다음 (23)의 상위문 시제는 과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23가)의 하위문 시제는 현재이기 때문에, 즉 과거 시점에서 현재이기 때문에 과거로 해석된다. (23나)의 하위문 시제는 과거이기 때문에, 즉 과거의 시점에서 과거이기 때문에 과거 어느 시점에서 다시 과거로 해석된다.

(23) 가.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가기를 바랐다.
나.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갔기를 바랐다.

위의 (23)은 명사화의 경우이지만, 관형화뿐만 아니라 동사구 내포문 구성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다음으로는 서법과 관련된 제약 현상을 한 가지 살펴보기로 한다. 완형 동사구 내포문 구성(간접―인용 구문인 경우)에서는 하위문(즉, 내포문)의 서법 어미가 제약된다. 서술문이 내포될 경우에는 내포문의 서법 어미는 청자―높임법의 등급이 중화된「-는다/-다」로만 내포된다.

(24) 가. 내가 그 일을 한다.
    ⇒내가 그 일을 한다―고 말했다.
나. 내가 그 일을 하네.
    ⇒*내가 그 일을 하네―고 말했다.
    ⇒내가 그 일을 한다―고 말했다.
다. 제가 그 일을 합니다.
    ⇒*제가 그 일을 합니다. ―고 말했다.
    ⇒제가 그 일을 한다―고 말했다.

문장 (24)에서와 같이「-는다, -네, -ᄇ니다」 등의 서법 어미는 모두「-는다」로 청자―높임법이 중화되어 실현된다. 서술문의 경우뿐만 아니라, 의문문이 내포될 때에는「-느냐/으냐」로, 명령문이 내포될 때에는「-으라」로, 청유문이 내포될 때에는「-자」로, 약속문이 내포될 때에는「-으마」(혹은「-다」)로 중화되어 실현된다. 한편 이러한 특징은 국어의 서법 체계가 서술법, 의문법, 명령법, 청유법으로 세워짐을 보이는 증거가 된다. 학교 문법에서는 여기에 감탄법을 더 넣고 있다. 그러나 감탄문이 내포될 때에는「-는다/-다」로만 중화되어 서술법의 특징을 가진다.

(25) 날씨가 춥구나.
⇒*날씨가 춥구나―고 했다.
⇒날씨가 춥다―고 했다.

따라서 감탄법은 서술법의 하위 체계일 뿐 동등한 위치에 있지 못한다. 오히려 약속법은 서술법의 하위 체계이지만(다음 (26)처럼「-다」로 중화됨), 그러나「-으마」로도 내포될 수 있기 때문에 독립된 서법일 수 있는 것이다.

(26) 내가 그 일을 하마.
⇒내가 그 일을 하마―고 했다.
⇒내가 그 일을 한다―고 했다.

다음에는 내포문 구성에서의 상위문 동사 제약에 관한 한 현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명사화 내포문에 있어서 명사화 어미「-음」,「-기」에 의해서 상위문의 동사가 제약된다. 이러한 상위문 동사의 통합 제약은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타난다 ; (가)「-음」―명사화에만 통합, (나)「-기」―명사화에만 통합, (다)「-음」/「-기」―명사화 모두에 통합, (라)「-음」/「-기」―명사화 모두에 비통합. 다음 문장(27)은 (가)의 경우, (28)은 (나)의 경우에 해당되는 제약 현상이다.

(27) 가.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갔음을 알았다.
나. *나는 철수가 학교에 갔기를 알았다.
(28) 가. 철수는 학교에 가기 마련이다.
나. *철수는 학교에 감이 마련이다.

4. 마무리
    이 글의 맨 처음에서도 밝혔듯이, 문장에 대한 연구에서 주요 연구 대상은 문장 구성론과 문법 범주론이다. 그 가운데 문장 구성론에는 단순문이 생성되는 과정, 단순문이 복합문으로 확대되는 과정 등이 포함된다. 접속과 내포가 복합문 구성의 두 유형이라고 했을 때, 내포문의 올바른 이해는 국어의 문장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 글은 복합문 구성으로부터 내포문의 개념을 정립하면서, 그러한 내포문의 하위 체계와 내포문 구성에서 나타나는 문법적 제약에 대해 살펴보았다. 내포문의 개념이나, 그 하위 체계를 세우는 데에「상위문이 하위문을 어떤 방식으로 관할하느냐」라는 일관된 기준을 정한 이 글의 기술 태도는, 국어 문법의 기술은 언제나 일정한 기준을 토대로 체계를 세워서 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간 국어 문법 연구에서 꼭 참고가 될 내포문에 관한 참고 문헌을 아래에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한다.

■ 참고 문헌
◦ 내포문 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서
   고영근(1983), 국어 문법의 연구―그 어제와 오늘―, 탑 출판사.
   이정민(1975), "국어 보문화에 대하여", 어학연구 11―2, 서울 대학교 어학 연구소.
   이홍배(1975), "국어 관계절화에 대하여", 어학 연구 11―2, 서울 대학교 어학 연구소.
◦ 내포문 전반에 대해서
   권재일(1985), 국어의 복합문 구성 연구, 집문당.
   남기심·고영근(1985), 표준 국어 문법론(제13장), 탑 출판사.
   문교부(1985), 고등학교 문법(제Ⅲ―3장), 문교부.
   이익섭·임홍빈(1983), 국어 문법론(제11장), 학연사.
   허 웅(1983), 국어학―우리말의 오늘·어제(제Ⅴ―5장), 샘 문화사. ◦ 동사구 내포문에 대해서
   남기심(1973), 국어 완형 보문법 연구, 계명 대학 출판부.
   이상복(1983), "한국어 인용문 연구", 국어의 통사·의미론, 탑 출판사.
◦ 명사구 내포문에 대해서
   박병수(1974), "한국어 보문 명사 구문의 분석", 문법 연구 1, 문법 연구회.
   이필영(1981), "국어 관계 관형절에 대한 연구", 국어 연구 43, 국어 연구회.
   임홍빈(1974), "명사화의 의미 특성에 관하여", 국어학 2, 국어학회.
   홍종선(1986), "국어 체언화 구문의 연구", 고려 대학교 대학원 박사 학위 논문.

◐ 어휘 상식 ◑
[소리가 비슷하나 말뜻이 다른 말]
◦ 드러내다/들어내다
    '드러내다'는 '드러나다'(露出)의 타동사이고 '들어내다'는 '들다'(擧)와 '내다'가 합해진 합성 동사이다. "판사는 피고인의 잘못을 드러냈다."는 전자의, "논 가운데 있는 큰 돌을 들어냈다."는 후자의 예이다.
◦ 벌리다/벌이다
    '벌리다'는 두 사이를 넓게 하는 것이고 '벌이다'는 어떤 것을 늘어놓는다는 뜻이다. "두 팔을 쫙 벌려 아침 운동을 한다."는 전자의, '생선 가게 주인이 싱싱한 생선을 벌여 놓았다."는 후자의 예 이다.
◦ 장수/장사
    '장수'는 장사하는 사람, 즉 상인을 말하고 '장사'는 물건을 파는 일, 즉 상행위를 말한다. "영수 어머니는 포목 장사를 한다."는 후자의, "박물 장수가 왔다."는 전자의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