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상 준 / KBS 한국회 연구회 간사, 아나운서
발음이 비슷하나 말뜻이 다른 것
◦같잖다/같쟎다
'같잖다'는 그럴싸하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뜻을 나타내나 '같쟎다'는 '같지 않다'의 준말로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네 말은 같잖아 상대하기도 싫다.'는 전자의, '이 나무와 저 나무는 같쟎다'는 후자의 예문이다.
◦느린/늘인
'느린'는 형용사 '느리다'의 활용형이고 '늘인'은 타동사 '늘이다'의 활용형이다. '완행 기차는 느린 거북이 같다'는 전자의, '잡아 늘인 것만큼 줄여라'는 후자의 예문이다.
◦띄니/띠니
'띄니'는 자동사 '뜨이다' 타동사 '띄우다'의 준말이 활용한 것이며 '띠니'는 타동사 '띠다'(帶, 呈)가 활용한 것이다. '그 소리를 듣고 귀가 번쩍 띄니'는 전자의, '중대한 사명을 띠고 출국했다'는 후자의 예이다.
◦ 부수다/부시다
'부수다'는 타동사로 '잘게 여러 조각이 나게 두드리어 깨뜨리다'
란 뜻을, '부시다'는 타동사로 '그릇 같은 것을 깨끗이 씻다'란 뜻을
갖는다. '공산당을 쳐부수다'는 전자의, '깨끗한 물로 그릇을 부시어
라'는 후자의 예가 된다.
◦ 숫하게/숱하게
'숫하게'는 형용사로 '순박하고 건실하다'는 뜻이고 '숱하다'는 '물
건의 부피나 분량이 많다'는 뜻이다. '영수는 숫하게 생겼다'는 전자
의, '백사장에 숱하게 모인 사람들!'은 후자의 예이다.
◦ 덤불/덩굴
'덤불'은 어수선하게 엉클어진 수풀로 '덤불 밑으로 흐르는 맑은 샘
물'에서처럼 쓰인다. '덩굴'은 뻗어 나가며 다른 물건에 감기기도 하
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로, '그 집은 담쟁이 덩굴로
덮였다'에서처럼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