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음 "나는 고요히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 보고 있었다."의 '고요히/고요이' 중 어느 것이 맞습니까? (서울 동대문구 면목 7동 조진국) |
답 지금 질문은 부사의 끝 음절에서의 '이/히'에 대한 구별 표기 방법에 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어문 생활에서 이 '이/히'에 대한 구별은 그렇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것은 그 둘 사이의 발음 차가 그렇게 분명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이에 대한 규정이 있기 이전의 표기법 예컨대 근대 국어 표기에서도 이들은 혼동되고 있었던 것이 그 예증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것은 「한글 맞춤법 통일안」 부록 5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규정은 부사의 끝 음절이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히'로만 나는 것은 '히'로 적으며, '이'와 '히'로 혼동되거나 분명히 '이'와 '히' 두 가지가 있는 것은 그 말이 어원적으로 보아 '하다'가 붙을 수 있는 것은 '히'로 적고 그렇지 않은 것은 '이'로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예로 든 말을 몇 만 보이기로 하겠습니다.
| 1. '이'로만 나는 것 : 적이, 따뜻이, 뚜렷이, 지긋이 | 2. '히'로만 나는 것 : 작히, 극히, 급히, 족히 |
| 3. '이'와 '히'가 혼동될 때 ◦ '이'로 할 것 기어이, 헛되이, 가까이, 가벼이, 고이, 반가이, 새로이, 즐거이, 곳곳이 ◦'히'로 할 것 꾸준히, 가지런히, 고요히, 덤덤히, 마땅히, 부지런히, 튼튼히, 흔히 |
4. '이'와 '히'의 두 가지가 있을 때 똑똑히, 답답히, 섭섭히 |
여기서 보면 '고요이/고요히'는 '이'와 '히'가 혼동되는 것이긴 하나 '고요'에 '하다'가 붙을 수 있으므로 '히'를 택해 '고요히'로 쓰도록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규정만을 가지고 모든 '이/히'가 분명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더욱이 '이'로 나는 것인지 '히'로 나는 것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령 '깊숙하다'의 부사형은 '깊숙이/깊숙히' 중 어느 것이냐 할 때 쉽게 결정짓기 어렵습니다. 상기의 규정 3.에 따르는 '이'와 '히'가 혼동될 때 '깊숙하다'에 의해 '깊숙히'를 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많은 국어사전에는 '깊숙이'가 맞는 표기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규정 1을 적용시켜 '이'로만 소리나는 것으로 보아 '깊숙이'를 선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히' 2가지로 가능한데 '이'만 가능하다고 보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합니다.
그래서 '이/히'의 구별을 어근의 끝소리에 따라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어근이 명사나 부사의 경우, '-하다'가 붙지 않는 용언의 어근인 경우, '-하다'가 붙는 용언의 어근 중 'ᄉ'으로 끝나는 경우에는 '이'로 하고 그 이외에는 모두 '히'로 하자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비교적 규칙적으로 이들을 구별할 수는 있겠으나 'ᄀ'끝소리를 갖는 용언에서 파생한 부사가 현재는 '이'로 표기되고 있는 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이/히' 구별에 대한 문제는 현실 발음을 존중하고 일정한 규정을 만들어서 통일적으로 정해지는 절차(표준어 사정)를 밟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절차가 있기 전까지는 당분간 어렵더라도 현행 규정을 잘 이해하고 의심나는 낱말들은 사전 등을 찾아보아 각각 표준으로 규정된 형태를 써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국어 연구소의 개정안에서의 규정 간단히 소개해 두겠습니다. 역시 부록 제1항에서 "부사의 끝 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고 하여 규정이 단순화되었으며, '-하다'가 붙느냐 하는 문제에 개의치 않게 되었습니다. (金東彦)
| 물음 흔히들 "자문을 구해서 어려운 일을 해결하였다."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자문(諮問)을 구해서 '라는 말이 과연 제대로 쓰인 것인지 궁금합니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29-115 김정옥) |
답 여기에서 우선'諮'와 '問'의 訓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로써 보면 '諮問'의 의미가 '남의 意見을 묻다'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諮問'은 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意見을 묻는 것'으로 쓰여 왔습니다.
한편, '諮問機關'이라는 것은 '어떤 조직체에서 執行 機關이 집행할 일의 내용과 그 방법을 물어서 의견을 듣는 機關'으로, 여기서 대답한 내용이 執行 機關의 참고는 되어도 명령이나 강제성은 갖지 않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諮問 機關'의 意味에 전염이 되어서인지 '諮問'이라는 單語 自體를 '질문에 응하는 것'으로 오해하여 '諮問을 求한다'는 말을 흔히 하고 있습니다. 이는 誤用 表現의 대표적인 例로서, 諮問을 행하는 主體와 조언을 행하는 主體가 맞바뀌게 되는, 어이 없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자기의 손윗사람에게 '諮問을 求하고자......' 云云한다면, 語意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대단한 실례가 되는 일입니다. 卽 '諮問에 應한다'는 말은 쓸 수 있지만 '諮問을 求한다'는 말은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諮問을 구해서'를 '助言을 구해서, 도움말을 청해서'라고 고쳐 써야 話者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될 것입니다. (金希珍)
| 물음 '열사(烈士)'와 '의사(義士)'의 차이를 알고 싶습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387-11 심문기) |
답 烈士와 義士에 대하여 국어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습니다.
| 열사 | 의사 |
| 절의를 굳게 지켜서 이해에 동하지 아니하고 위엄으로 굴하게 할 수 없는 선비. (새 한글 사전) 물질상의 이해권력에 대하여도 굴하지 않고 절의를 굳게 지키는 사람. (국어 대사전) 나라를 위하여 절의를 굳게 지키며 충성을 다하여 싸운 사람. (새 우리말 큰사전) |
의협심이 있는 사람. (새 한글 사전) ① 의리와 지조를 굳게 지키는 사람. 義人. 義者 (국어 대사전) ② 의협심 있는 이로서, 국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 열사. (국어 대사전) 의로운 뜻이 있는 지사. 義와 지조를 굳게 지키는 사람. 義者. 義人. (새 우리말 큰사전) |
이상의 풀이를 종합하여 볼 때 '烈士'는 '나라를 위하여 利害를 돌아보지 않고 절의를 지킨 사람'이고, '義士'는 '의리와 지조를 굳게 지키며, 때로는 국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풀이를 통하여 '烈士'와 '義士'의 뜻을 확연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兩者의 차이에 대하여 국가 보훈처의 보훈 심사 위원실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烈士'와 '義士'의 개념에 대하여 동아일보(1987년 8월 27일자 횡설 수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前略) 이 '烈士'와 '義士'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기준은 10여 년 전 당시 원호처의 독립 운동사 편찬 위원회에서 독립 운동사 편찬을 앞두고 항일 선열들 의 공적을 조사할 때 대충 정해졌는데, 직접 행동은 안 했어도 죽음으로 정신적 인 저항의 위대성을 보인 분들을 '烈士'라고 하고, 주로 무력이나 행동을 통해 서 큰 공적을 세운 분들을 '義士'라 하기로 했다. (後略)
위의 두 설명은 서로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그 구별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하겠습니다. (金希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