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방언의 특징과 그 연구

都 守 熙 / 충남대 교수, 국어학

Ⅰ. 머리말
    충청남북도 방언(이하 충청 방언)은 小倉進平(1918,1922)과 河野六郞(1945)으로부터 독립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거의 반세기 동안이나 경기 혹은 중선 방언권에 예속되어 있었다. 따라서 충청 방언은 1960년대를 분계로 그 독자성이 무시된 시기(前期)와 인정된 시기(後期)로 兩分된다.
    실로 동일 대상을 놓고 보는 視角의 차이가 충청 방언이 가지는 방언성의 가치를 다르게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그 전기에 있어서의 시각은 주로 국어사적 문제 즉 훈민정음의 창제 이후 早晩間에 사라진 글자들의 음가를 추정하려는 데 있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특수 어휘나 음운 현상만이 고려되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분석 기술되어야 할 특유의 보편적인 방언 현상들이 오히려 度外視되었다. 이러한 편벽된 고찰의 결과로 인하여 거의 반세기나 되는 긴 연구사 속에서 충청 방언만이 경기 방언의 예속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내내 표류되어 왔던 것이다.
    1960년대에 와서야 이 방언을 관찰하는 視角이 달라지게 되었다. 그 동안 엄격히(?) 지배하여 온 先鞭의 권위에서 벗어나 都守熙(1963,1965)는 '충청 방언권'의 설정 문제를 제기하였고, 이 문제가 金亨奎(1972)에서 재강조됨으로써 충청 방언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轉機를 맞이하게 된 것이라 하겠다. 그렇다고 충청 방언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견해가 이 후기의 주장에서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金亨奎(1972)는 충청 방언을 중부 방언군과 경상 방언군의 중간적 성격으로 보려 하였지만 都守熙(1965)는 완전한 독자성을 전제로 다시 하위 방언권을 설정하고 각 하위 방언권마다 相異한 方言色이 共存하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충청 방언을 논의하는 데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대전제는 이 방언이 가지는 통시성과 지리적 환경의 특수성이다. 충청 방언이 馬韓·百濟 시대에는 전라도와 동일 방언권이었다는 史實을 유의하여야 하며 忠北의 대부분은 경기·강원·경상·전라도의 인접으로 접촉 방언의 성격을 형성하여 왔을 것이라는 점을 지역적 특성으로 삼아야 올바른 견해가 펴질 수 있을 것이다.

Ⅱ. 충청 방언과 그 하위 방언권
    필자가 충청 방언(특히 충남 방언)의 독자성을 인정하게 된 것은 이 방언의 뿌리가 전북 방언과 거의 같으면서 그 줄기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충청 방언이 경기 방언권에 속할 수 없는 이유를 都守熙(1965)에서 조목 조목이 밝히었다. 이 주장은 朴光鎬(1983)에서 다시 확인되었다.
    이와는 다른 견해로 충청 방언을 포괄하는 중부 방언권 설정의 제의가 李秉根(1967)에서 비롯되어 全光鉉(1979)에서 재청되었고, 金忠會(1984)에 이르러 경기도·충청도·강원도·황해도의 대부분 및 전라북도의 일부를 포함하는 중부 방언권의 설정이 재강조된 셈이다. 그러나 이 제의는 小倉·河野의 주장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만 그 용어가 경기 방언권(중선 방언권)→중부 방언권으로 약간 바뀌었을 뿐이다.
    金亨奎(1972)는 중부 방언군(중부방언·평안도 방언), 경상 방언군(경상도 방언·전라도 방언·제주도 방언), 충청 방언군(충청 방언·강원도 영동 지방 포함)과 같이 三大 방언군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충청 방언을 南··北의 관계에서만 보려 하지 말고, 東·西의 차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경상도(東)와 전라도(西), 강원도(東 특히 嶺東)와 경기도(西)의 차이가 있듯이 충청도 방언도 北道(東)와 南道(西)의 차이가 있을 것임을 강조하였다.
    충청 방언의 하위 방언권에 대하여 都守熙(1977)에서는 충청 지역을 車嶺山脈을 분계선으로 한 西北部와 東南部로 地勢에 따라서 大分하고 다시 下位 區分으로

A域 : 舒川, 保寧, 扶餘, 靑陽, 公州, 論山, 大德, 大田, 錦山, 沃川, 永同.
B域 : 瑞山, 唐津, 洪城, 禮山, 牙山.
C域 : 天原, 天安, 淸原 등.

과 같이 三域의 方言圈을 가정하였다.
    필자에 의하여 구분된 하위 방언권은 대체적으로 충남을 중심으로 한 것들이다. 金忠會(1984)는 청주·단양 지역어에 대한 논의를 토대로 충북 방언의 방언 구획을

(Ⅰ) 丹陽 方言圈;丹陽·堤川
(Ⅱ) 淸州 方言圈;忠州·陰城·鎭川·淸州·槐山
(Ⅲ) 永同 方言圈;報恩·沃川·永同

과 같이 3개의 하위 방언권으로 구분하였다.
    이상과 같이 충청 방언의 하위 방언권은 충남의 3개와 충북의 3개로 합하면 6개 방언권이 성립하지만 실상 충남의 C域은 충북의 Ⅱ域과 동일권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있는 고로 결국 5개 하위 방언권이 성립될 것으로 가정할 수도 있겠다.

Ⅲ. 충청 방언의 연구사
    앞에서 일차 언급한 바와 같이 1950년대 이전까지의 충청 방언에 관한 연구는 거의가 小倉과 河野의 업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역사·비교 언어학 이론을 배경으로 행하여진 이들의 연구는 체계의 파악을 위한 음운 변화의 고찰이 아닌 개별 어휘사를 추구하면서 방언 어휘의 수집에 역점을 두었을 뿐이다. 이후로 이론의 배경은 다른 지역 방언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 방언도 구조주의 이론을 거쳐 변형·생성 이론의 적용순으로 이행되어 왔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비교적 본격적인 연구권에 끌어당겨진 충청 방언의 연구 동향은 역시 南道와 北道로 양분된다. 그 이유는 행정 단위가 서로 다른 데에도 있겠지만, 우선 방언사적인 면에서 南과 北이 다르고, 그 접촉 방언의 환경이 역시 서로 다름에서일 것이다. 충북은 내륙 지역으로 경기·충남·강원·경상·전라 방언과 적극적인 언어 접촉을 지속하여 왔지만 충남의 언어 접촉은 전라·경기·충북에 한한다. 여기서 충남·충북을 대단위권으로 묶는다면 충남은 접촉 부위가 전북·경기 양도에 불과하나, 충북은 앞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2배에 해당하는 4개 도의 접촉 지역을 가져 왔다. 특히 충북의 永同은 1개 군이 경북·전북·충남의 3개 도와 접경하고 있어서 그 방언성의 파악도 매우 복잡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까지 진행되어 온 그 연구의 내용도 자연적으로 南과 北으로 나누어 검토할 수 있게 한다.
    충남 방언에 대한 小單位(郡單位) 지역의 연구는 都守熙(1963,1965)에서 비롯된다. 都守熙(1963)의 '論山 方言 硏究'는 방언 연구사에서 이른바 核方言圈의 설정이라는 데 깊은 의미가 있다. 柳龜相(1970,1971)에서 竝川 지역어에 대한 형태론적, 음운론적 고찰이 이루어졌고, 보다 본격적인 연구는 金亨奎(1972), 都守熙(1977)를 들 수 있는데 前者는 충청 방언을 종합적으로 논의하였는데 반하여 後者는 충남 방언에 국한하여 모음 변이 현상만을 중점적으로 기술하였다. 그리고 충남 唐津 지역의 언어에 대하여 동사류 종지법에서의 접미사 배합을 기술한 成洛秀(1973)를 소개할 수 있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는 金正憲(1983)에 의하여 核方言圈을 다시 細分하는 정밀 작업이 洪城 지역어에서 시도되었다. 이 논문은 洪城 方言의 下位圈을 3分하였다. 이와 비슷한 作業이 牙山 지역어를 중심으로 崔英熙(1982)에서 이루어졌다. 이 논문은 牙山 지역어를 5개의 소방언권으로 細分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錦山 지역어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이 韓永穆(1983)에서 논의되었고, 都守熙(1981)의 忠南 方言의 움라우트 현상에 대한 기술 분석과 郭郭忠求(1982)의 牙山 지역어의 二重 母音 變化와 二重 母音化에 대한 정밀한 고찰은 방언학에 새로운 면을 보인 성과이었다.
    忠北 方言에 대한 연구는 李秉根(1969)의 黃澗 지역어 음운 고찰에서부터 비롯되지만, 보다 본격적인 연구는 金忠會(1979, 1980, 1981, 1982, 1984)에서 행하여졌다. 朴明淳(1975, 1978, 1984)의 淸原·鎭川·陰城 지역어에 대한 3편의 음운 연구가 깊게 행하여졌으며, 趙恒瑾(1980, 1984, 1985)의 淸原·堤川 지역어의 언어 구조에 관한 연구, 鄭仁祥(1984)의 堤川 지역의 음운 고찰, 成洛秀(1972)의 영동군 황간 지방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崔範勳(1983)의 永春 지역어에 대한 고찰도 주목을 끈다. 그리고 통사론적 고찰의 업적으로는 朴明淳(1980)의 鎭川 방언의 대우법에 대한 연구와 박일범(1972)의 영동 방언의 종결 접미사에 관한 연구를 들 수 있다. 석사 학위 논문으로는 崔甲順(1977)의 永同 지역어의 음운론적 고찰, 金眞植(1980)의 堤川 지역어의 음운 연구, 曺成貴(1983)의 沃川 방언 연구 등이 있다. 그리고 郭忠求(1985)의 충청 지역어를 중심으로 한 '-'(貫)의 통시적 변화와 방언 분화의 연구는 국어사적인 문제를 풀려고 애쓴 노작이었다고 호평할 만하다.

Ⅳ. 方言 特徵
    1. 통시적 특징
    어느 지역의 언어든 간에 방언사적인 역사성은 있다. 이른바 접촉 방언이란 것도 일시적인 접촉만으로 방언성이 성립되지는 않는다. 오랜 세월을 통한 접촉에서 방언성이 물들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공시적 접촉의 오랜 지속은 결국 통시성을 형성하게 된다.
    실로 충청 방언의 통시성은 매우 다채롭다. 金忠會(1984)의 주장에 따르면 충북 방언의 3개 하위 방언권은 강원도·경상북도와의 접촉으로 丹陽·堤川圈이 형성되었고, 경상북도·전라북도와의 접촉으로 永同·沃川圈이 형성되었고(沃川의 일부가 포함될 수 있음은 筆者의 見解), 경기도·충청남도와의 접촉으로 忠州·淸州圈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는 오랜 세월을 두고 다져온 3개 문화권·경제권의 성립에서 언어 교류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입증하는 바라 하겠다.
    충남 방언은 충북 방언에 비하여 그 방언사적 성격이 아주 다르다. 충남과 접촉된 충북의 일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충남 지역의 언어사는 그 원류를 馬韓語에 두고 있다. 백제의 近肖古王(346~) 시대까지만 하여도 충청·전라도 지역이 馬韓의 영토이었다. 이후로는 백제가 馬韓을 통합하였고 文周王(475)이 南遷하여 수도를 공주로 옮기고, 또 다시 聖王(538)이 扶餘로 옮긴 뒤의 언어적 상황은 이곳 두 首都가 放射源이 되었던 것이다. 이 공주·부여 시대부터는 충남만이 전북과 同一語圈을 형성하였을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적 맥박이 아직도 충남 방언과 전북 방언에서 뛰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충남과 전북의 대부분 지역의 방언의 친근성은 접촉에서 빚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에는 同一 방언권이었는데 후대로 내려오면서 오히려 문화권·경제권·교통권이 달라짐에 따라서 어느 정도 異質化되어 왔고 점점 다르게 分化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충청 방언이 겪어온 통시성은 전라 방언과 그 맥락이 거의 같다. 그러나 충북 방언은 충남 방언과는 다르게 강원도·경상도에 인접하여 방언 교류의 접촉사를 이루어 왔을 뿐이다.

2. 음운적 특징
    앞에서 소개한 여러 연구의 정밀한 기술 분석에 의하여 충청 방언의 음운 현상은 핵방언권을 중심으로 그 체계와 특징이 밝혀져 왔다. 그리하여 여기서도 핵방언권을 중심으로 일일이 음운 특징을 소개함이 바람직하겠지만 지면 관계로 이 글에선 충청 방언에 해당하는 현상이면 그것이 범방언적 현상이건 어느 특정 지역(핵방언 혹은 하위 방언)에만 해당하든 개의치 않고 기술하기로 하겠다.
    충청 방언의 자음 체계와 운소 체계는 경기 방언을 비롯한 대부분의 방언의 체계와 大同小異하다. 그러나 음운 변동 현상은 충북 방언과 충남 방언 사이에 다소의 차이가 있다. 충북 방언이라 할지라도 경북·전북과의 접경 지역의 언어는 역시 충남 방언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충남 방언은 대체적으로 경음화, 격음화, 구개음화 현상 등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자생적 변화로서의 어두 자음의 경음화가 적극적이다. 예를 들면 '가마귀→까마구, 개구리→깨구락지, 가시→까시, 번데기→뻔디기, 적다→쯕다, 작다→짝다' 등과 같이 전라도 방언과 거의 같은 양상을 보인다. 다음으로 우리는 어말이나, 자음 앞에서의 어말 자음의 중화 현상을 들 수 있다. /ㄷㅌㅈㅊㅅ/→[t]의 규칙이 바로 그것인데, 구체적인 예로는 /낟 낱 낮 낯 낫/→[nat]을 들 수 있다. /낟도, 낱도, 낮도, 낯도, 낫도/→[natt'o]와 같이 자음 앞에서도 중화된다. /옻, 젖, 밭/에 격조사가 후속하면 '오슬, 저슬, 바슬, 오시, 저시, 바시, 오스로, 저스로, 바스로'와 같이 [s]로 중화한다. /ㅂ ㅍ/→[p]와 /ㄱ ㅋ/→[k]의 중화도 앞의 경우와 그 조건이 같다. 가령 /짚/→[cip], /부엌 /→[puək]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들에 격 어미가 후속하면 역시 /짚/→'지브로, 지베, 지비'와 같이 되며 /부엌/도 '부어기, 부어그로, 부어게'로 된다. 뿐만 아니라 어말 자음군의 탈락 규칙도 '/값/→갑, /넋/→넉, /흙/→흑, /칡/→칙, /닭/→닥'과 같이 실현되는데 이것들이 격 어미와 어울리면 '/값/→가비 가블 가브로 가베, /넋/→너기 너글 너그로 너게, /흙/→흐기 흐글 흐게 흐그로, /닭/→다기 다글 다그로'와 같이 실현되어 그 기저형이 이미 /갑/ /넉/ /흑/ /칙/ /닥/으로 재조구화된 것이 아닌가 의심케 한다. 이른바 ㅅ변격이 충청 방언에서는 '/줏다/→주스니 주스면 주서서, /잇다/→이스니 이서서 이서라'와 같이 정격으로 쓰인다. 중세 국어의 문헌에서 발견되는 유성음 사이의 ㅿ음 개재형 어휘들이 대부분 ㅅ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무수, 여수, 아수'가 그것들이며 '새붕개, 말밤'과 같은 ㅸ음 개재형 어휘의 일부가 'ㅂ'음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 방언에서는 유성음 사이에서 떨어져 나간 'ㄱ'이 '씨가시, 실겅, 벌거지, 설거지, 불거워, 싱궈'와 같이 유지되어 있다. 이상의 음운 현상은 충남 지역의 대부분 그리고 충북의 온천, 영동 등지에서 발견되는 일반성이라 하겠다.
    충청 방언의 단모음 체계는 丹陽의 7모음 체계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9~10모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충청 방언의 이중 모음 체계는 약간 독특한 듯이 보인다. 일반적으로 상승 이중 모음 'ㅑ ㅕ ㅛ ㅠ'만이 쓰이는데 충청 방언에는 yə→yɨ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영동, 염, 염려, 영생, 열치, 여부'가 '이응동, 이음, 이음려, 이응생, 이을치, 이으부'로 발음되어 ㅣ+-(yɨ)가 사용된다. y系상승 이중 모음화 현상으로 '샘(泉)→샴, 뱀(蛇)→뱜, 생강→샹, 색씨→샥씨' 등을 들 수 있는데, 오로지 ε→ya만이 실현될 뿐 ü→yu, e→yə, Ö→yo는 일어나지 않는다. w계 이중 모음으로는 wa, wə가 일반적인 존재인데 '어디→워디, 어떻게→워치게, 어째서→워째서, 얼마→월매, 어수룩→워수룩, 어제→워제'와 같이 '어' 모음 앞에 w가 첨가되어 이중 모음화를 일으킨다.
    [c -grave]를 두음으로 가지는 음절에서 '뜨껴→띠껴, 증명→징명, 측량→칙량, 스님→시님, 다드미→,다디미, 다르미→다리미, 머슴→머심, 구슬→구실'과 같이 전설 모음화가 일어난다. 여기 ɨ→i에 대한 同化主가 'ㅅ,ㅆ, ㅈ, ㅊ, ㄷ, ㄸ' 등의 [c -grave]이며 그 변이의 방향이 순행 동화라는 점을 특기할 수 있다.
    하강 이중 모음의 단모음화로 '의복→이북, 의붓자식→이붓자식, 너희→느이'와 같이 ɨy→i가 실현되며, '의리→으리, 의심→으심, 의원→으원'과 같이 ɨy→i가 실현된다. '말귀→말끼, 잎사귀→잎새기(uy→i), 윗저고리→웃저고리, 사위→사우, 귀신→구신(uy→u), 외삼촌→오삼촌, 내외간→내오간(oy→o)' 등의 이색적인 단모음화가 일어난다. 상승 이중 모음의 단모음화는 '벼룩→베룩, 멸치→멜치, 평생→펭생, 혀바닥→세바닥, 향교→생교, 분명히→분멩이, 여편네→에펜네, 왕겨→왕게, 표(票)→페, 묘지→메지' 등과 같이 yə→e, yo→e가 실현되는데 *yu→e *ya→e는 나타나지 않는다.
    충남 방언은 움라우트 현상을 적극적으로 이행한다. 충남 방언의 움라우트 현상은 雲峰 지역어(李秉根 1971)의 움라우트 현상과 대체적으로 같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움라우트의 同化主는 i/y인데 충남 방언은 [v -back]을 同化主로 하는 경우가 있다. '막매기→맥매기, 담배→댐배, 점맨다→쩜맨다, 도배→되배' 등이 그 한 예이다. '치마→치매, 맹글다→맹길다, 태가→태깨, 기가막혀→기개매켜' 등과 같은 순행 동화에 의하여 생성되는 움라우트 현상도 있다. 특히 '기개매켜'의 경우는 앞부분은 순행 동화로, 뒷부분은 역행 동화로 이루어지는 자못 기이한 현상이라 하겠다. 이렇듯 움라우트 현상의 정도가 적극적인데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oy(瓜), hoy(會, 膾), soy(鐵), coy(紙),oykacip(外家), kuy(耳)' 등의 하강 이중 모음이 잔존하고 있음이 주목을 끈다.
    충청 방언은 폐구조 음성이 강하다. 예를 들면 '더러워→드러워, 덩치→등치, 설→슬, 서툴다→스틀다, 전기→증기, 정말→증말, 거짓말→그짐말, 거지→그지, 헌병→흔병, 허실→흐실, 어른→으른, 얻다→읃다' 등이 그 일부인데 여기서 əɨ의 폐구성을 확인한다. 또한 '베다→비다, 멘다→민다, 네가→니가, 네치→니치, 세수→시수, 세배→시배, 제사→지사, 제비→지비' 등과 같은 e→i의 폐구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못해 →뭇해, 몰라→물러, 곰보→곰부, 고모부→고무부, 의복→이북, 돔보→돔부, 먹골→먹굴, 소코리→소쿠리, 차곡차곡→채국채국, 비료→비루' 등과 같이 o→u의 폐구성도 발견된다. '암먼요→암먼유, 해요→해유, 왜요→왜유' 등처럼 yo→yu의 실현도 발견된다. 또한 '밖앗→배깟, 까딱하면→깨딱하면, 차곡차곡→채국채국, 만든다→맹긴다, 장가→장개, 부자(父子)→부재, 가마→가매, 가름마→가름매, 얼마→월매' 등처럼 a→ε의 폐구성을 발견한다.
    그러나 앞의 경우와는 반대의 相反 현상이 비록 미약하나마 이행되기도 한다. 가령 충남의 중부 이남 지역에서 '학생→학상, 고생→고상, 선생→선상, 새댁→새닥' 등이 실현되며, '샘→샴, 뱀→뱜, 색씨→샥시' 등이 실현되는 ε→a의 개구성의 발음이 그 좋은 예들이다. 또한 '곡식→곡석, 음식→음석, 아직→아적' 등이 나타나 i→ə의 개구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벌써→발쌔, 그러면→그라믄, 그럴까→그라까, 자전거→자장구, 어쩔수→워짤수' 등과 같이 ə→a의 개구 발음 현상도 발견한다. 심지어는 '깨끗이→깨까시, 따뜻이→따따시, 반드시→반다시' 등의 ɨ→a의 2단 개구 발음까지 실현이 된다.
    가령 임의의 두 소방언권으로 영동과 옥천을 충북 방언에서 선택하여 보자. 영동의 북서부에 위치한 용산면을 중심으로 하는 서부와 그 반대편인 매곡면을 중심으로 하는 동부 사이에는 等語線이 그어질 만큼 방언차가 심하다. 몇 가지 특징을 들면 서부는 音長語이며 동부는 聲調語이다. 서부는 10모음 체계인데 동부는 8모음 체계이다. 서부는 모음 사이에 /ŋ/이 유지되나 동부는 탈락되는 등의 차이를 보인다. 옥천 방언도 그 서부와 동부가 판이하게 다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옥천의 서부는 본래부터 충청도에 속하였던 바이지만 그 동부인 靑山縣은 조선조 태종 13년에 경상도에서 이관되었고 거기에다 환경마저 東·西를 가르는 錦江이 중앙을 貫流하기 때문에 東·西의 언어 분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어두의 환경에서 하강 이중 모음 ɨy가 서부에서는 ɨy→i로, 동부에서는 ɨy→ɨ로 변한다. 예를 들면 '의술→이술:으술, 의논→이논:으논, 의심→이심:으심' 따위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어말 환경에서도 '이의→이이:이으, 예의→예이:예으, 불의→부리:부르' 등과 같이 실현되며, 어두 자음 뒤에서도 '희귀→히기:흐기, 희망→히망:흐망, 희박→히박:흐박, 띄우다→띠우다:뜨우다' 등과 같이 실현된다. 더욱 특이한 현상은 충청 방언의 한 특징인 w계 이중 모음화 현상의 차이가 다음과 같이 현격하다. 동부;서부의 비교에서 '워디:어디, 워째서:어째서, 워떻게:어떻게, 워쩐댜:어쩐대' 등처럼 wə :ə의 대립을 보인다.

3. 형태·어휘·어법의 특징
    이른바 표준어와의 비교에서 그 의미는 같되 어형이 다른 어휘를 품사별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명사:도끼→도치·두치, 새끼→산내끼, 먼지→몸지·몬대기·탑새기, 오디→오돌개, 못(池)→둠벙, 반찬→겅거니 등.
동사:주거든→주걸랑, 팔다(賣)→산다, 산다→판다(買), 시집보내다→여의다·예우다, 눈다→싼다, 열다(뚜껑, 자물쇠)→딴다, 씻어→찢어 등.
형용사:다르다→달브다, 많다→쯕다·짝다, 밉다→밉쌀맞다·미깔맞다, 조용하다→숙금하다 등.
부사:여태까지→내둥, 오히려→뎁쎄, 빨리→불나키·싸게, 거의→거진·거지반 등.

이상에서 '사다'와 '팔다'는 그 의미가 바뀌어 쓰이고 있으며, '눈다'와 '싸다'를 혼용하거나 때로는 '눈다'와 '싸다'를 구별하지 않고 두 동작을 '싸다'로 표현한다. 그리고 '잠긴' 문이나 자물쇠를 열라 하지 않고 '따라' 하며, 병마개도 '따라' 하지 '열라' 하지 않는다. 곪은 데를 따는 동작과 동일한 의미로 쓰인다. '쯕다·짝다'가 '많다·크다'의 의미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부사 '훨씬'도 '훔씬, 휙낀, 훨씬'이 '훔씬 물을 주어라, 빗물이 훔씬 배었다, 훔씬 많다, 휙낀 많다'와 같이 혼용되고 있다.
    충청 방언이 형유하는 축소 접미사는 매우 다양하다. 지면 관계로 그 구체적인 예의 열거는 생략하고 이에 해당하는 형태소만 소개하면 '~앵이, ~엥이, ~떼기, ~때기, ~애기, ~에기, ~배기, ~째기, ~래기, ~아지, ~아치, ~아리, ~어리, ~우리, ~개' 등을 들 수 있다.
    어법에서 나타나는 충남 방언의 두드러진 특징은 길게 늘어뜨리는 '말꼬리' 현상이다. 서술형 종결 어미의 경우에 '불을 쪼ㅑ(쪼여), 다리가 비비꼬ㅑ(꼬여), '뿌렝이를 캬(캐어), 짐승을 뚜드려 퍄(패어)'에서와 같이 'ㅗ+ㅕ, ㅐ+ㅓ'가 'ㅗㅑ, ㅑ'로 축약되면서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는 발음을 한다. 보다 더 특징적인 현상은 '그라기유, 암먼유, 그람유, 왜유, 해, 하쥬' 등과 같이 ㅛ→ㅠ로 변하면서 말끝을 몹시 늘인다. 이 현상은 일반적으로 충청 방언의 대표적 특징으로 인정되어 다른 방언권의 사람들이 흔히 그 흉내를 내기도 한다.
    긍정 강조형 종결 어미로 '간당께, 온당께'와 같이 '~당께'를 쓰며, 의문형 종결 어미로는 '살았깐, 살았깐디'와 같이 '~깐, ~깐디'가 함께 쓰인다. 연결 어미로는 '밥은 잘 멍는디 말른당께, 사고 쟢은디 돈이 없당께'에서와 같이 '~디'형이 쓰이며, '인자 다 먹었잉께 가지, 떡먹딕기 쉭게 되남'에서와 같이 '~ㆁ께, ~딕기'가 쓰인다.
    지면이 한정되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의 기술과 하위 방언권 간의 이질성의 설명을 생략하여야 함이 못내 아쉽다.

Ⅴ. 맺는말
    이제까지 필자는 충청 방언에 관한 그 동안의 연구를 개관하고, 하위 방언권의 문제와 방언 특징을 개괄적으로 기술하였다. 필자의 과문한 탓으로 여기에 소개치 못한 여타의 연구 업적에 대하여 깊은 양해를 구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에 와서 충청 방언의 연구도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충청 방언권에 존재하는 모든 핵방언권이 보다 정밀하게 논의되고, 그 결론을 종합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핵방언권과 핵방언권의 상관 관계가 파악될 것이며 이러한 상관성을 토대로 충청 방언의 中·下位 방언권이 보다 정확하게 설정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른 하나의 제언이 있다. 이제까지의 연구가 지나치게 음운론에 치우쳐 있었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형태·어휘·통사론적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마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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