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行 맞춤법의 原理와 그 問題點

南 廣 祐 / 仁荷大 명예 교수, 국어학

1.

現行 한글 맞춤법은 1933년 制定 당시에는 '한글 마춤법 통일안'(朝鮮語 綴字法 統一案)이었다. 朝鮮語 學會에 의해 제정된 案이다.
    우리가 해방 후 통일된 한글 表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혀 이 맞춤법의 덕택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의미에서 이 일에 종사했던 분들에게 최대의 敬意를 표해서 마땅하다.
    그런데 '한글'이란 말의 쓰임에 대해서는 再考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다. '한글'이란 말은 한글 학회 지은「큰사전」에 "우리나라 글자의 이름"이라 풀이되어 있으므로 한글 24字母를 가리킨다는 뜻이다. 옳은 풀이라고 생각한다.
    옛날 訓民正音을 諺文이니 암클이니 하던 것이 開化期 무렵에 國文이라 하다가 20세기 초 周時經(혹은 李鐘一, 혹은 崔南善 說도 있음)이 처음 쓰기 시작한 말이라 한다.
    그런데 1933년 '한글 마춤법 통일안'을 괄호 안에 '朝鮮語 綴字法 統一案'이라고 하고 1949년 '朝鮮語 學會'를 '한글 학회'로 고친 것을 보면 朝鮮語 즉 韓國語(國語)를 '한글'이라 한 듯하다. '한글'을 "우리 글자‧우리글‧우리말"의 뜻으로 확대해서 쓰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서 국어 학자인 '최현배'를 '한글 학자'로 부르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나는 國語 正書法(71.4.28. 起草 끝냄)을 내놓은 바 있고 국어 국문학회 國語 正書法 案(71.6.20 總會 통과) 起草에 참여한 바 있으며 국어 조사 연구회의 표기법 再審 위원으로도 참여한 일이 있다.
    우리말의 표기법은 우리말을 바르게 적는 법을 規定한 것이므로 '國語 正書法'혹은 '韓國語 正書法'이라고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다.

Ⅱ.

현행 맞춤법의 元祖는 周時經인데 한글 전용을 궁극의 목표로 한글 전용에 대비하여 表音 文字인 한글을 表意化함으로써 表意 文字의 장점인 視覺性을 살리고자 하였고 띄어쓰기로 읽기 쉽게 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表意化의 發想은 漢字의 흉내, 띄어쓰기의 發想은 英語의 흉내라 할 만하다.
    그런데, 한글 학회의 '한글 맞춤법'의 조선어 학회가 마련해서 1933년에 나온 '한글 마춤법 통일안'(朝鮮語 綴字法 統一案)을 1937.3.1에 修正, 1940.6.15 原案 一部 改正, 1946.9.8에 다시 일부 改正, 1948년 한글날에 한글판으로, 1958.2.20 用語 修正板, 1980.8.28 새 板으로 고쳐 오늘에 으르고 있다.
    1933년에 나온 '한글 마춤법 통일안' 總論에는

一. 한글 마춤법(綴字法)은 표준말을 그 소리대로 적되, 語法에 맞도록 함으로써 原則을 삼는다.
二. 표준말은 大體로 現在 中流社會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
三. 文章의 各 單語는 띄어쓰되, 토는 그 웃말에 붙여 쓴다.

로 되어 있는데 1980.8.28 새 版 총론에는

1. 한글 맞춤법은 표준말의 각 형태소를 소리대로 적되, 그 원형을 밝힘을 원칙으로 한다.
2. 각 낱말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로 되어 있다.
    이 두 總論에서 "語法에 맞도록", "각 형태소를 살리고자"한 것은 같은 맥락의 원칙이다.
    그런데, '현행 맞춤법'이 視覺性을 살리기 위한 表意化를 지나치게 고집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국어 국문학회의 國語 正書法 案 總論에는

"국어 정서법은 우리말을 표음 문자의 本質과 表意性의 장점을 조화시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로 되어 있다. 필자는 後者에 同意한다.
    本質的으로 우리 글자는 表音 文字요, 初中聲 혹은 初中終聲이 결합하여 音節 文字로서 實用되고 있다.
    表音 文字의 本質과 音節 文字의 特性을 살리되, 다만 해방 후 40여 년의 현행 맞춤법에 의한 교육이 행해진 사실 등 여러 가지 與件을 감안할 때 대폭 修正은 현재로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국어 연구소의 小幅 改正 試案은 理解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國語 正書法은 계속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먼 將來를 내다본 次元에서 앞으로 다시 國語 正書法이 再論될 때를 대비해서 私見을 펴보려 한다.

1. 現行 맞춤법이 지나치게 表音化를 꾀한 나머지 視覺的으로 빨리 그 뜻을 알아보는 얼마간의 利點이 있기는 하나 맞춤법을 외고 옳게 書寫하는 데의 부담과 혼란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지나친 表意化는 得보다 失이 많다는 나의 判斷이다.
2. 국민학교 6년간의 義務 敎育을 마친 이들로 하여금 틀림없는 表記 生活을 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인바, 現行 맞춤법의 習得은 大學을 졸업하고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衆評이다.
    以上 1·2가 事實이냐 아니냐는 특히 국민학교 상급생의 받아쓰기(中··大生의 받아쓰기도 참고가 될 것임) 등 결과에 대한 학자의 科學的인 診斷이 필요하다고 본다. 診斷없는 處方은 效果的일 수 없다.
    70년 以來의 맞춤법 改正 작업에서 이런 診斷은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現行 맞춤법이 實用해 본 결과 어렵다는 것은 학생들의 답안에서도 쉽사리 알 수 있는 일이지마는, 이 방면에 비상한 열의를 가지고 연구해 온 어느 前 국민학교 교장의 통계를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막걸리를 가라앉히니까 약주술같더라"를 받아 쓰게 한 다음, '앉히' 2字를 택하여 낸 統計는 왼편에 보인 表와 같아서, '앉히'라고 正答한 者가 30% 弱, 誤答者 가 70% 强이었다는 것이다.(1)
검사 대상 검사 인원 正答者 誤答者
初 6 331 77 254
中 3 164 55 109
高 2 151 59 92
646 191 445

그 誤記 例는 '앉이, 않지, 않치, 안치' 其他였다.

3. 새로운 '國語 正書法 案'이 마련되면 신중을 期하기 위해, 一定 期間 施行을 보류하고, 계속 硏究 實驗을 거친 다음 그 反應을 검토한 뒤에 公布 施行함이 좋을 것이다. 拙速에서 오는 混亂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4. 현행 맞춤법의 元祖를 앞에서 周時經이라 하였거니와 周時經은 이미 國文 硏究에서(2)
'國語에는 ㅈㅊㅌㅍㅎㄲ 等 音이 終聲으로 發는 字가 多거 此를 末解고 文字에는 終聲으로 用치 안이고···'

라 하고 '此等終聲의 國語를 左에 菟聚'이라 하여 'ㅅㄷㅌㅈㅊㅍㅎㄲㄺㄼㄻᄚㄶㅄㄵㄾㄳ'의 받침 例를 들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ㅋㄽㅆ'받침은 들어 있지 않다.
    하기야 訓民正音의 終聲 規定 '終聲復用初聲'이라 있고 龍飛御天歌 등 初期 文獻에 'ㄱ ㄴ ㄷ ㄹ ㅁ ㅅ ㅇ ㄺㄻㄼ'받침 外에도
ㅈ--곶(龍歌) ㅊ--좇니(龍歌) ㅿ--(龍歌)
ㅌ--낱(月印) ㅍ--城높고(龍歌)  --낛(訓正解例) 삯(芽, 圓覺)
ᄕ--(釋譜) --두(蒙法)  --믈(龍歌)
--셔긔별(龍歌), 픐뎌(初杜解)  --하(龍歌)
 -- (訓正解例) --믈(初杜解), 디(釋譜)
 --님(龍歌) ᄜ--사서리(月釋) --값(法華)  --부리(救簡)

등 用例가 나온다.
    그러나 用例에 나타나는 'ㄺ ㄻ ㄼ'받침을 제외한 나머지 겹받침들은 오늘날 表意化를 위한 그런 것이 아니라 '사이ㅅ'的인 것이다.
    물론 終聲 規定인 '終聲復用初聲'이란 終聲에는 初聲을 다 쓰라는 規定은 아니요, 龍歌에 ㅈㅊㅿㅍ, 月印에는 上記 列 外에 ㅌ받침 例가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지마는 현행 맞춤법이 制定된 후, 1940년에 나타난 訓民正音解例本 終聲解에는 분명히 'ㄱㅇㄷㄴㅂㅁㅅㄹ 八字可足用'이라 있으니 이것이 訓民正音創製 參與者들의 集約된 의견으로 보아야 한다. 또 사실상 釋譜詳節 이후 문헌에서는 ㅈㅊㅿ→ㅅ, ㅌ→ㄷ, ㅍ→ㅂ으로 되고 訓蒙字會 凡例에는 初聲終聲通用八字라하여 ㄱㄴㄱㄹㅁㅂㅅㅇ이 들어 있다. 그 후 다시 ㄷ →ㅅ이 되어 7終聲(ㄺ ㄻ ㄼ 겹받침과 10받침)을 오랜 세월 써 왔던 것이다. 이것은 實用의 便利에서 온 것이요, 이 規制없는 오랜 세월의 言衆의 表記 意識이 맞춤법의 大衆化를 위해 크게 참고가 될 듯도 하다.
    현행 맞춤법은 表音 文字의 表意化 表音·表意 兩 文字의 長點을 取擇한 理想的 文字임을 自負하고들 있다.
    表音 文字라고 하면서 '낳····훑'들은 '낳다·앉다·얹다·핥다·훑다'에만 專用되는 表意 文字가 되어 버렸고, '부엌'의 '엌' 또한 '부엌'에만 專用되는 文字로 되어 버린 셈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表意化에서 얻는 語彙의 숫자는 과연 얼마나 되는가?
    맞춤법 통일안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ㅈ받침26 ㅊ받침 13 ㅋ받침 2 ㅌ받침 26 ㅍ받침 17 ㅎ받침 9
ㅎ받침(변칙 용언) 12 ㄲ받침 12 받침 4 받침 3 받침 8 받침 3
ᄚ받침 10 받침 3 받침 1 받침 2 받침 9 ㅆ받침 4
計 164  

이상은 現用 28개 (舊版 맞춤법 통일안) 받침 중 ㄱㄴ ㄷ ㄹ ㅁ ㅂ ㅅ ㅇ ㄺ ㄻ ㄼ 11개 받침을 제외한 17개 받침으로 이루어진 單一語를 들어 놓은 것이다. (1980년 새 版에서 '' 받침은 없어짐.)
    이상의 숫자가 우리말 전체에서 차지하는 比重은 얼마나 되는가? 더구나 同音異義語와의 분별이라는 것이 이 表意化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는데, 이들 받침을 씀으로 해서 同音異義語를 분별할 수 있는 것은 과연 얼마나 되는가?
    그런데, 固有語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漢字語, 同音異義語도 固有語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漢字語는 다만 여섯 개의 받침만이 쓰인다. ㄱ ㄴ ㄹ ㅁ ㅂ ㅇ이 그것이다. (角······등) 그리하여 同音異義語 '感謝·監司·監査·監事·減死·敢死·鑑査·瞰射'를 '감사'로 적고, '定義·情意·情義·情誼·正義·征衣'는 모두 '정의'로 적으며, 感想·感傷·鑑賞은 모두 '감상'으로 적는다. 그런데, 이들 '감사·정의·감상' 등을 한글로만 적을 경우 그 분별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므로, 이런 同音異義語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런 漢字 말이 존재하는 限은 漢字 使用이 불가피하다는 結論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일부 論者들은 이것들을 '감사‧정의‧감상'과 같이 적어도 전후 文脈으로 讀解가 어렵지 않다고 强辯한다. 그러면서 같은 '바치다'의 발음을 '바치다‧받치다‧받히다‧밭이다‧밭치다'로 분별해 적어야 한다고 하는 格이니 모순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현행 맞춤법의 表意化는 訓民正音의 '終聲復用初聲'의 규정과 「龍飛御天歌」나 「月印千江之曲」의 表記 例에 나타나는 ㅈ ㅊ ㅌ ㅍ ㅿ 등 받침에 緣由한다. 그리하여 「釋譜詳節」이후의 ㄱ ㆁ ㄷ ㄴ ㅂ ㅁ ㅅ ㄹ 八終聲法을 表記 意識의 後退로 보고, 崔世珍의 「訓蒙字會」 凡例에 나타난 '初聲終聲通用八字'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라는 規定을 한글의 正常的 發展의 沮害로 보았던 것이다. 이것은 「訓民正音解例」가 나타나지 않았던 당시로서는 있을 수 있는 結論이었으리라고 본다. 만약 당시 學者들이 解例 終聲解에 나타난 'ㄱ ㆁ ㄷ ㄴ ㅂ ㅁ ㅅ ㄹ 八字可足用'이라는 것을 알았던들 學理上 모든 받침을 쓸 수 있으나, 實用上 八終聲으로 足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고, 「釋譜詳節」 이후의 八終聲法이나 「訓蒙字會」凡例의 初聲終聲通用八字說이 實用 便宜에서 온 것임을 看破하여 맞춤법의 樣相은 오늘날과 달라졌을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바이다.(3)

5. 英語 등의 綴字法 例를 들어 우리의 맞춤법에서 音節 單位로 발음할 때 발음도 되지 않은 'ㄳ ㄽ ㅄ ㄵ ㄾ‧‧‧' 등 겹받침 擁護論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그 英語의 綴字法이 얼마나 어려운가. 現代 英語의 綴字法이 지극히 煩雜하고 自國語의 學習에 있어서도 큰 不便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 英語 綴字法의 煩雜은 中世 英語 時代에 佛語가 많이 輸入이 되고 이들 輸入語가 佛語流가 됐을 뿐 아니라 英語까지도 佛語流로 綴字가 되었는데, 발음은 時代를 따라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綴字法만은 舊態를 유지하고 있는데 起因한다는 것이다.
    現代 英語를 적는데 사용되는 文字는 周知하는바 26字의 로마字다. 이 26字만을 가지고 英語를 表記하자니 그 綴字法이 복잡해 질 것은 自明한 일이다. 따라서 音과 글자와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여 하나의 音이 여러 종류의 글자, 또는 글자의 結合(th 등)으로 나타내지거나 하나의 글자가 여러 종류의 音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것이 英語를 글자에 의해 學習할 때 큰 불편을 주는 것이다. 이 불편을 제거하고 綴字를 발음에 適應 시키려는 綴字 改定의 운동이 英美의 몇 協會에 의해 진행이 되고 瑞典의 R.E.Zachrisson에 의해 考案된 Anglic의 綴字法이 많은 支持를 얻은 일도 있었다 한다.(4)
    이웃 日本이 종래의 歷史的 假名遣(表記法)을 버리고 一例로 "廣クワウ江カウ甲カフ公コウ" 등을 모두 "コウ[ko-u]"로 적기로 한 것은 表音的 假名遣(表記法)으로 전환한 것이라 하겠다. 오랜 因襲을 버리고 表記法의 大衆化를 꾀한 것인데 表音 文字는 表音 文字의 本質로 돌아가자는 의도일 것이다.
6. 요컨대 世宗 大王의 한글 創製 精神은 愚民으로 하여금 쉽게 익혀 쓰도록 하는 데 있었다. 訓民正音 鄭麟趾 序文에 보더라도 '스승없이 깨칠 수 있는 글', '슬기로운 者는 하루 아침이 다하기 전에 깨치고, 어리석은 者도 10일 이내에 깨친다'라고 하여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맞춤법은 學者들이 語法이라는 굴레를 뒤집어 씌워 너무 어렵게 만들어 놓고, 쉽다고 우겨대는 느낌이 있다.
    다만, 1933년 우리의 선배들이 애써 制定한 現行 맞춤법의 表意化 精神도 살리되, 義務 敎育을 마친 사람이면 누구나 옳게 쓸 수 있도록 하는데 主眼을 두면 좋을 것이다.(5)

Ⅲ.(6)

1. 받침을 줄여보자
    前述한「訓民正音解例」 終聲解의 'ㄱ ㆁ ㄷ ㄴ ㅂ ㅁ ㅅ ㄹ 八字可足用'說은 實用性을 고려한 삼으로 현명한 조처였다. 우리는 訓民正音 制定 參與者들이 마련한 이 解例의 精神을 汲却해서는 안되리라 생각한다. 1933년 한글 맞춤법 制定 당시에는 미처 이 解例本을 몰랐기로 '終聲復用初聲'의 規定을 가지고 모든 初聲은 다 받침으로 쓸 수 있는 것으로 해석했던 것이리라. 그러나, 이제 解例本이 나타나 實用性을 고려하여 마련된 八終聲可足用說이 이미 制定 參與字들에게서 비롯된 사실을 알았고, 또한 지금까지의 實用에서 받침의 煩多가 大衆에게는 과중한 부담이요, 어려운 맞춤법이란 衆評이고 보면, 이 받침을 大幅 줄이는 방향으로 연구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體言과 토는 구별하여 적는다", "用言의 語幹과 語尾는 구별하여 적는다"라는 원칙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생각으론 前後者의 원칙은 반드시 一致해야 할 까닭은 없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要點만을 들어 말하면, 體言[名詞·代名詞·數詞]과 用言[動詞·形容詞]과는 같이 論할 수 없는 조건이 있다. 그것은 첫째 體言은 事物이나 그 밖의 表象을 나타내는 말이므로 槪念 자체로서 훌륭히 獨立할 수 있다. 그러나, 用言은 事物의 動作이나 性狀·存在 등 浮動性의 槪念을 나타내는 말이므로 機能 要素가 添加되어야 비로소 具體的 意味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 둘째로 體言에는 수많은 漢字語가 있어 古來로 '六龍이, 天福이시니, 中國에, 天命을, 竹園으로'처럼 토와의 分離 表記가 행해졌는데, 이것은 순우리말 表記에도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그러나, 用言의 경우에 있어서는 다만 漢字 말 名詞에서 轉成된 動詞나 形容詞의 경우, '寂寞하다, 回答하다'와 같이 '寂寞·回答'과 같은 漢字 말과 '하다'와의 구별 表記는 옛부터 있어 오던 것이며, 또한 '寂寞·回答'과 같은 名詞에 대한 意識이 분명할 뿐 아니라, '하다'가 붙는 動詞·形容詞가 지극히 많으므로 이것의 구별 表記는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깎고, 넣더니, 뚫게, 꿇리다, 얹히다, 걸어가다'를 그대로 고집해야 할 것인가? 누구나 알기 쉽게 '깎고, 너터니, 뚤케, 언치다, 거러가다'와 같이 表音 表記하고, 이것을 合理的으로 설명하는 방법은 없을 것인가? 摸索해 볼 일이다. 요컨대 表音 表記와 表音 表記를 어느 線에서 절충할 것인가를 再檢討하였으면 하는 것이다.
    오늘날 實用되는 한글 글자[音節 文字]는 2,500에 이른다고 한다. 이것은 받침을 28개로 늘려 表意化를 꾀한 데서 빚어진 결과다.
    訓民正音解例 終聲解에는 분명히 "然ㄱㆁㄷㄴㅂㅁㅅㄹ八字可足用也"라 하고, 如 '곶爲梨花, 의갗爲狐皮 而ㅅ字可以通用 故只用ㅅ字'라 하여 '곶·의갗'을 '곳·엿의갓'과 通用하므로 다만 'ㅅ'字만을 쓴다고 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訓民正音 創製 參與者[世宗을 비롯여]들의 생각이었고, 이 생각은 바로 「釋譜詳節」 이후 文獻에 그대로 具現되었으니, 결국 ㄱㆁㄷㄴㅂㅁㅅㄹ의 8字[나중에 ㄷ→ㅅ으로 바뀌어 7字]만이 쓰여 왔던 것임은 앞에서 지적한 대로다.
    물론 필자는 八終聲만을 고집한다는 것은 아니다. 訓民正音의 終聲復用初聲'의 規定이 終聲[받침]은 初聲[現用 14字]을 쓴다는 것이므로 꼭 필요하다면 八終聲말고도 더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8개의 받침을 꼭 써야 한다는 고집은 맞춤법의 大衆化·實用化·近代化(機械化·電算化)를 위해서 버려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所信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體言과 用言과는 반드시 같이 다루어야 할 까닭이 없으므로 우선 體言과 토를 구별해 적는 원칙은 살린다손 치더라도, 體言에는 ㅎ ㄵ ㄶ ㄾ ㄿ ㅆ 받침은 없으므로 맞춤법은 훨씬 쉬워지고, 글자[音節 文字] 數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語幹과 語尾를 구별해 적지 않더라도 다음에서 言及할 15받침 중 14받침(語幹에 ㅇ받침은 없음) 限度 안에서 子音 語尾 위에서만 종전대로 그 原形을 밝혀 적으면 뜻 分別에 그렇게 큰 不便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습다·미덥다·웁니다·이어·더워"로 적어 理解하는데 문제가 없는데 꼭 "웃으니·믿어서 ·울어..."로 적어야 할 까닭은 없다. "우스니·미더서 ·우러..."로 적으면 된다. 이것이 訓民正音 創製 以來 전통적인 表記法이었다.
    그런데 , 體言과 토를 구별해 적는 原則을 살린다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받침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1) ㅋ받침은 歷史的으로 전혀 쓰인 일이 없다 하였다. 오늘날 ㅋ받침이 쓰이는 말로 '부엌'과 '녘'이 있다. 慶尙道 등지에서 '아궁이'를 '부섴'이라 하므로 이것을 계산에 넣으면 3單語가 된다. '부엌'이 브>브업>브억>부억과 같은 過程을 거쳐 오늘에 이른 것인데, 오늘날 서울에선 '부엌이'보다 '부억이' 優勢한 것이 아닌가 한다. 굳이 '부엌'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다. '녘'이 본디 '녁'이었음은 古文獻이 보여 주는 바 토와의 사이에 ㅎ소리가 介入하여 激音化한 것이라 하겠는데, 이 경우'녁'을 原形으로 보고 介入된 ㅎ소리를 토에 붙여 적으면 '녁히'와 같이 된다.
    이렇게 한다면 '부엌·부섴' 발음을 고집한다 하더라도 '부억히·부석히'와 같이 되어 'ㅋ'받침은 없앨 수 있다. 근본적으로 따져 생각하면, 뜻이 있는 '億···臆'을 모두 '억'으로 적고 순우리말 '억누르다·억보·억새·억세다·억수·억지·억척'등 모두 '억'으로 적으면서 유독'부엌'의 '엌'만을 '엌'으로 적어 表音化를 꾀한다는 것은 하나의 單語를 위해 하나의 글자를 쓴다는 것인데, 깊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한다.
    (2) ㄲ받침 또한 歷史的으로 전혀 쓰인 일이 없는 받침이라 하였다. 動詞 表記에 쓰이고 있는 ㄲ받침의 예는 '낚·········꺾' 등이 있는데, 본디 이들이 15世紀 文獻에선

낫 낫[釣] 봇고 봇[炒] 갓고 갓[削] 섯디 섯그니[混]
것고 것거[折] 뭇는 뭇글[束] 닷디 닷가[磨]  

와 같이 나타나는 것이다. '닷가·섯그니·뭇글'에서 '닷··뭇'의 [t]소리가 다음 [k]소리에 同化되어 '닥··묵'이 된 것인데, '닥고·닥가, 석는·석그니, 묵게·묵지'와 같이 적으면 ㄲ받침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특히 '묶다'의 古形 '뭇다[束]'는 '뭇[束]'이란 名詞에서 派生(?)된 것이 아닌가도 하는데, '무 사[結束], 무서 자며셔[假寢]'와 같은 古文獻 例로 보면 '뭇글'의 ㄱ소리는 活用할 때 介入한 것으로 보이며, 이것은 다른 것도 同軌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하는 것이다.
    한편 名詞 表記에서 '박·팎[안팎]'이 있는데, 「訓蒙字會」나 「千字文」 등에 '外'를 '밧외', '表'를 '밧표'라 하여 있고 , 현대어로도 '밧사돈·안팟人心' 등으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밧기·밧·밧·밧'와 같이 添用[曲用]하던 것이 '밧'의 內破音 [t]소리가 다음 [k]소리에 同化되어 '박'으로 된 것인데, 獨音 語形 '밧'이 添用時 介入하는 ㄱ소리로 해서 '박'으로 된 것이라고 하면, '박기·박근·박글·박게', '안팍기·안팍근·안팍글·안팍게'와 같이 表記하면 될 것이다.
    실상 古文獻에서 '밧잣[外城]·밧집[槨]·밧과[밖과]·밧도[밖도]'와 같이 쓰이던 것을 아울러 생각하면 옛 獨立 語形은 '밧'이었고, 다만 添用時 ㄱ이 介入한 것인데, 그 介入音에 同化되어 ㅅ이 ㄱ으로 바뀐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3)ㄳ ㅄ ㄽ 받침 중 ㄳ받침은 '낛[稅]·낛밥[釣餌]·낛줄[釣緡]·넋[魂]' 등으로, ㅄ받침 또한 '값[價]'으로 쓰인 古文獻이 있다. 그러나, 이들도 원 獨立 語形이 '낙··갑'이던 것인데, 다만 添用時에 ㅅ소리가 介入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우리는 오늘날 現代語에서 그러한 連音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脈이 없다'를 '맥시 없다'로 '녹이 슬었다'를 '녹시 슬었다'로 '그런 卽은 '을 '그런즉슨'으로 발음할 뿐 아니라, '싹'을 표준말로 잡고 있으나, '싹시 노랗다'로 발음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怯이 나다'를 '겁시 나다'로 발음하고 있는 것을 보면 'ㄱ·ㅂ' 받침 다음에 ㅅ소리가 介入하는 현상이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몫」이 「釋譜詳節」에는 ' 그딧모 두고 남란 내 모 두어'와 같이 되어 있어 분명 獨立形이 '목'이었던 것이며, '시름없이'도 실상 '시름[愁心]이 없이'가 아니라 '시름스럽게 '의 뜻이니, '시름업다'의 '업다'는 形容詞化 接尾辭로, 이것이 副詞로 轉成될 때 ㅅ소리가 介入하여 마치 '無'의 뜻인 '없이'처럼 됐을 뿐인 것이다.
    ㄽ받침의 '돐' 또한 '돌'에서 派生(? )된 것으로 보며, 동사 '돌다[回·廻]'와도 有關한 것이 분명하다고 보는바, ㅅ또한 介入音으로 보아 좋을 것이다.
    이상 ㄳ··ㄽ 받침을 쓰지 않고도 體言과 토를 구별해 적는다는 원칙을 살릴 수 있는 것이라는 所見을 펴보았다.
    결론적으로 表音 文字의 本質과 表意性의 長點을 살리는 大前提下에 現行 맞춤법의 難澁性을 지양하고 사용 빈도가 적은 받침을 제거하되, 전통성은 존중되어야 하는 게 좋다는 판단 아래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ㅌㅍㄺ ㄻ ㄼ의 15받침을 쓰자는 主張이다.

① ㄱㄴㄷㄹㅁㅂㅅㅇ의 8받침은 '八字可足用'이나 '初聲終聲通用八字'로나 採擇에 異議가 있을 수 없다. 그 중 ㄷ받침이 ㅅ받침에 吸收되긴 하였으나 壬亂 後로도 상당 기간 實用되었던 것.
② ㅈㅊㅌㅍ받침은 ㅅㅂ으로 代用할 수도 있으나 現行 맞춤법의 長點을 살리는데 필요하고, 이것은 「龍飛御天歌」, 「月印千江之曲」에 實用 例도 있다. (例 생략)
③ ㄺㄻㄼ 겹받침 또한 現行 맞춤법의 長點을 살리는데 필요하고, 이들이 壬亂 後로도 계속 쓰여 온 것이므로 그 傳統性을 살리자는 것이다. (例 생략)

以上 15받침 外의 13받침은 ㅋㅎㄲㄳㄵㄶㄽㄿㅀㅄㅆ이다.

① 한글 맞춤법 통일안 制定 이전에는 ㅋㅎㄲㄵㄶㄾㅀㅆ의 9받침은 實用 例가 없다.
② 1955년 문교부의 文字 頻度 調査에 의하면 20萬 字 중 (0), ㅋ(0), ㄽ(0), ㄾ(1), (2), ㄳ(4)로 나타나 있다. 表音 文字 중 이러한 實用 例를 보이는 것은 世界에서 유례 없는 일이다.
③ ㅎ系列 받침 "ㅎ, ㄶ, ㅀ"을 없애자는 것.

우리들은 有聲音 사이(母音 사이나 ㄴ, ㄹ, ㅁ, ㅇ 받침과 母音 사이, 例 생략)에서 脫落한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종래의 ㅎ받침語,
좋다 낳다 닿다 빻다 찧다
꼲다 끊다 많다    
곯다 꿇다 끓다 닳다 뚫다

들이 母音 語尾 위에서 脫落되어 발음되는 이른바 변칙 활용을 認定 않을 수 없을 것이다. ㅅ변칙이나 ㅂ변칙은 변칙 活用대로 '이으니' '더워서'로 적으면서 ㅎ받침만을 고집하는 것은 衡平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言衆이 ㅎ소리를 意識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발음대로,

조코 나케 찌터니 만치 끈는 꿀토록 뚤리다......

로 쓰게 하고 語幹이니 語尾니 하는 것은 文法 소관이므로 별도로 가르치면 될 것이다.
    '용ㅎ고, 심심ㅎ게, 입각ㅎ게, 설립ㅎ게'와 같은 現行 表記가 言論界나 一般人에게 外面을 당하고 있음은 原則을 깨고서라도 쉽게 쓰자는 言衆의 意志를 보인 것이라 할 것이다. 이들을 '용코, 심심케, 입각케, 설립케'로 쓰고 있는 言衆의 意思를 尊重한다면 '꿀케, 뚤코'와 같은 表記를 굳이 拒否할 것은 없다.
    더구나 "꿇다(←다), 끊다(←긋다), 꼲다(←고노다), 뚫다(←듧다)" 등에서 우리는 子音 語尾의 激音化를 認識해야 할 것이고,

가다 가니 가면 간 갈
하야타 하야니 하야면 하얀 하얄
커다라타 커다라니 커다라면 커다란 커다랄

과 같은 活用에서 後二者를 역시 子音 語尾의 激音化로 처리하는 것이 說明이 쉬울 것도 같다.
    요컨대 學理的으로야 어떻든 現行 맞춤법 이전에는 實用된 일이 없고 '아뭏든, 싫증, 실컷' (中學生 받아쓰기에 41종의 異答이 나온 통계 있음) 등을 옮게 쓰지 못하는 사람을 量産하기에 이르렀으니 言衆에게의 지나친 부담을 덜어주고 表記의 實用化, 大衆化를 위해 없앴으면 한다.

④ ㅆ받침語는 略語 표기를 생각하면 90안팎이나 되는데, 表意化의 利點은 '있[有]'하나에 있다고 하겠으나 '있아오니, 하겠아오니, 무었이'와 같은 副産物을 낳고, '있습니다, 하겠읍니다'를 合理化하기 위해 '먹읍니다, 좋읍니다'와 같은 非現實的인 발음을 强要하고, '이렇읍니까 '와 같은 奇想天外의 表記法을 낳기에 이르렀다.
⑤ ㄺ ㄻ ㄼ 받침은 각각 뒷받침 'ㄱ(닭), ㅁ(삶게), ㅂ(밟지)'으로 발음이 되어 각각 앞받침 'ㄱ(몫··닦), ㄹ(돐··끊), ㄴ(앉·끊), ㅁ(), ㅂ(값·없), ㅅ(있)'으로 발음됨과 다르다.
⑥ 한글 학회 지은 「큰사전」에 의하면 ', 부섴, 붴, 첫밗'와 같은 標題語가 실려 있는데 이것은 현행 맞춤법 精神에 立脚한 表記라 하겠다. 이런 표기법에 따르면 '脈시, 싹[芽]시, 녹[錆]시, 그런 卽슨, 身色시, 怯시, 밥시(忠淸 方言 밥이), 읍시(全羅 方言 없이), 낭게(나무에), 말레(마루에), 팟기(팥이), 숫기(숯이)'와 같은 표기가 모두 겹받침 表記가 되어야 한다.

한편 '아니하고'의 준말 表記가 '않고'라면 '용하고, 심심하게, 入閣하게, 設立하게'의 준말 表記도 모두 'ㅇ, ㅁ, ㄱ, ㅂ'에 각각 ㅎ을 더하여 겹받침으로 해야 一貫性이 있고 合理的인 처리가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어떻게 하다'의 준말 표기를 '어떡하다'로 적고 있으나 이것이 '어떻게(어떠케)'의 발음이 준 것이므로 'ㅋ'받침을 해야 合理的이다. '붴'의 준말 '벅'도 'ㅋ'받침이라야 한다.
    또한 '볶다·닦다' 등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표기를 위해서는 '뽀·따'에 ㄲ받침을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事實上 28받침은 더 불어나야 되고 音節 文字 數도 앞으로 音韻 變化나 다양한 사투리 表記를 위해서는 늘어나게 될 것인즉 항상 流動的이게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世宗 大王의 愚民으로 하여금 쉽게 익혀 쓰도록 하겠다는 精神과 1933년 우리의 선배들이 애써 制定한 現行 맞춤법의 表意化 精神도 살리되, 義務 敎育을 마친 사람이면 누구나 옳게 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2. 지나치게 語源을 밝히는 것을 再考해 보자
    語源이 분명하다고 하여 本語幹과 本語尾를 구별하여 적기로 한 '넘어지다·늘어지다·떨어지다·돌아가다·일어나다' 등 表記法은 설혹 本語幹이 '넘[越]·늘[延]·떨[拂]·돌[歸]·일[起]'이라 하더라도 구태여 語源을 밝힐 필요가 있을 것인가가 문제인데, 더구나 '넘어지다[倒]'는 '넘다[越]'의 原意와는 거리가 먼 새로운 派生語이며, '늘어지다[기운이 빠져 축 늘어지다]' 또한 '늘다[延]'의 原意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떨어지다[落·離間]'는 더더구나 '떨다(拂]'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하여도 좋을 만한 것이다. '돌아가다'도 '죽다'의 敬語로서 '돌다[歸]'의 原意를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哲學的이며, '일어나다'의 '일다'는 오늘날은 거의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는 말이라 할 만하니, 이것을 구태여 大衆에게 그 語源을 밝혀 적으라 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라고 생각된다.
    '까마귀·귀머거리', '너무·불긋불긋'과 같은 名詞나 副詞를 表音 綴字로 한 것은 賢明하였는데, '얼음·걸음·걸음걸이'나 '같이 ·굳이'와 같은 名詞나 副詞를 그 語源을 밝혀서 表意化한 것은 再考해 봄직하다. '얼음'같은 비교적 그 語源을 알아내기 쉬운 것조차 大衆에겐 이해가 어려운 것인지 解放 40여 년에 여전히 서울 거리엔 '얼음집' 아닌 '어름집' 투성이다. 더구나 '걸음걸이'와 같은 轉成 名詞는 '걷다'라는 動詞가 ㄷ변칙 동사라는 사실과 語幹·語尾의 구별 혹은 轉成 語尾[接尾辭] 등의 文法的 知識을 요하므로 역시 어려운 맞춤법이라 할 수밖에 없다. '같이'나 '굳이'또한 '같다·굳다' 形容詞에서 轉成하였다는 것과 副詞를 만드는 接尾辭, 口蓋音化 등 文法的 知識을 필요로 하므로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고, 더구나 '같이 가다'의 경우 '같이[함께의 뜻]'가 '같다' 形容詞에서 派生되었다는 것도 이해가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한다.

3. 너무 原則에 얽매이지 말자.
    현행 맞춤법이 어려운 대로 우리 國語 表記에 通用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학교 교육에서는 語幹과 語尾는 구별하여 적는다는 원칙에 따라 '介入ㅎ도록[介入하→도록], 參加 ㅎ게[參加하→게], 要ㅎ지[要하→지], 强化ㅎ기로[强化하→기로]'와 같은 表記를 취하고 있으나(1980.8.28 새 版에도 "다정 ㅎ다·부지런 ㅎ다·정결 ㅎ다·흔 ㅎ다"의 用例를 보이고 있다.), 신문·잡지에서는 한결같이 '介入토록, 參加케, 要치, 强化키로'로 表記하여, 學校와 社會의 表記法은 두 갈래로 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래서 과연 좋은 것인가? 신문·잡지가 잘못이라면 바로잡을 용기가 필요할 것이고, 학교 교육만이 지나친 原則主義라면 但書規定이라도 만들어 是正하는 勇氣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국어 연구소 案은 이 點 是正되어 있어 다행이다.)
    현행 맞춤법에선 '祖父'를 '할아버지'로 적기로 규정되어 있다. 윗 품사의 독립한 소리 ㄴ이 딴 소리로 변한 것은 변한 대로 적되, 두 말을 구별하여 적는다'는 것이다. 즉 '할아버지'의 '할'은 '한[大의 뜻]'의 ㄴ소리가 母音 사이에서 ㄹ소리로 변하였는데, 변한 대로 적되 '아버지[父]'라는 말과 구별하여 적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중에게 과연 '할아버지'의 '할'이 '한'의 變形이라는 語源을 구별해서 적도록 강요할 필요가 있을 것인가? 大衆이 일일이 語源 意識을 불러 일으켜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인가? '하라버지'로 적으면 뜻의 분별이 어려울까? '아름[두 팔로 껴안은 둘레의 길이]'이란 말이 있다. 이것이 '안다[抱]'라는 動詞의 語幹 '안'에 '음'이란 轉成 語尾[接尾辭]와 어울릴 적에 두 母音 사이에서 ㄴ이 ㄹ로 변한 것임은 '할아버지'의 경우와 완전히 같다. 그런데, '할아버지'로 적기를 요구하면서 '아름'은 '알음' 아닌 '아름'이다.
    '푿소[여름에 생풀만 먹고 사는 소]'로 적고, '풋것·풋김치·풋나물'이라고 구별하여 적기로 되어 있다. 과연 이것을 제대로 분간해 적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푿소'라는 表記法에 대해 文筆 生活을 하는 어느 大學 교수 두 분에게 물었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당연히 '풋소'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푿소' 表記는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며, 비슷한 것으로 '숟갈[술+갈]'이 있다. 그런데, '젓갈'[저+갈, '저'도 실상은 한자말 '著'가 아니라 '절'이었다. 그것은 現 方言으로 '절'이 있고, 12세기 初 문헌인 鷄林類事에 '著曰折'로 되어 있음에서 實證된다]은 '젇갈' 아닌 '젓갈'이다. 결국 語源이야 어떻든 '숟갈' '젓갈' 表記가 다르고, 또 '빛깔'이 다르다. 大衆으로선 이들 분간 表記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이런 것들이 결국 너무 語源을 캐고 原則에 얽매여 빚어지는 결과로 보이는데, 再考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4. 띄어쓰기를 다시 생각하자.
    옛 小說이나 歌辭를 읽으면 띄어쓰기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아 그 解讀에 곤란을 느껴 오던 것인데, 현행 맞춤법에서 띄어쓰기 規定을 마련한 것은 현명한 措處였다.
    그런데, 다만 그 띄어쓰기가 너무 神經質的인 듯한 느낌이 든다. 본시 띄어쓰기의 근본 趣意는 읽기 쉽게 하고 뜻의 混同을 막는데 있는 것으로 안다.
    다음 몇 가지 實例를 들어 論해 보기로 하겠다.
    ① 不完全 名詞(依存 名詞·形式 名詞)를 붙여 쓰자.
    不完全 名詞는 完全하지 못한, 實質的인 뜻이 없는, 自立할 수 없는 것으로 독립해서는 主語 구실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들을 붙여 쓰면 어떻겠는가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오직 힘을 다할뿐이다.
네가 아는바를 말하여라.

와 같이 쓰면 어떨 것인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에서 '듯이'는 語尾라 하여 붙여 쓰고, '찌는 듯한 무더위'에서 '듯'은 名詞라 하여 띄어 쓰고 있는 것이다. 실상 '가듯이'의 '듯'이나 '찌는 듯한'의 '듯'이 同質的인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을 듯한데, 單語 중심의 띄어쓰기 規定으로 하나는 띄어 쓰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만큼 착실한 청년도 드물다.

에서 '만큼 '은 토(조사)로 다루어 이것을 붙여 쓰고, '클 만큼'의 '만큼'은 名詞라 하여 띄어 쓰고 있다. 이 '만큼' 또한 同質的인 것인데, 하나는 붙여 쓰고 다른 하나는 띄어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띄어쓰기 문제에 있어 다음과 같은 사실을 想起해 볼 필요는 없을 것인가 생각해 보는 것이다.

달아달아 밝은달아
李太白이 노던달아

와 같은 노래,

이몸 삼기실제
님을좇아 삼기시니
한生 綠分이며
하늘모를 일이런가

와 같은 歌辭나 혹은 時調뿐만 아니라 「春香傳」을 보더라도 三四나 四四調와 같은 傳統的인 律調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이 가장 우리나라 사람의 呼吸에 맞는 句節法이 아닌가 한다. 필자는 單語 중심의 띄어쓰기 規定에 이와 같은 傳統的인 三四·四四調의 句節 중심의 띄어쓰기가 加味되는 방향으로 補完이 되거나[但書規定 등을 만들어] 修正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不完全 名詞를 붙여 쓰자는 것도 이러한 趣意가 하나의 理由가 되는 것이요, 다음에서 말할 몇 項도 또한 같은 理由가 作用한 것으로 보아 좋다. 띄어쓰기가 學問은 아니다. 읽기 쉽고 뜻의 混同만 막을 수 있으면 足하다고 생각한다.
    ② 量 代名詞[不完全 名詞의 한 종류, 助數詞]를 붙여 쓰자.
    李熙昇은 「새 고등 문법」에서 '되··················권'을 量 代名詞라 하였고, 崔鉉培는 이것에 대해 "어떤 이는 씨가지[筆者 註:助數詞로 보는 이가 있다는 것]로 보는데, 나는 한낱의 씨, 곧 이름씨[안옹근이름씨]로 보는 말을 들면" <「우리말본」에서>이라 하여, '마리····마장[里]·마지기······끄람·····주[그루]··상[床]·자루·년'들을 들었으니, 이것들을 不完全 名詞라고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을 量 代名詞로 보건 不完全 名詞로 보건 하나의 單語로 보는 것은 같다. 그러나, 띄어쓰기에 있어선 이 두 분의 태도가 같지 않은 듯하다.
    崔鉉培는 「우리말본」에서 '마리··말' 등을 철저하게 띄어 썼는데, 李熙昇은 「새 고등 문법」에서 "무곡통(貿穀) 한 섬에 七푼 五리 하여도 五리가 없어서 못 팔아 먹겠다"와 같이 '섬'은 띄어 쓰고, '푼·리'는 붙여 써 있다. 이것은 '섬'은 독립한 事物의 이름으로도 쓸 수 있는 것이나, '푼·리'는 單位의 이름으로만 쓰이는 것이어서 두 가지를 달리 구별하여 적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들을 崔鉉培설에 좇아 不完全 名詞라 한다손 치더라도 필자로선 앞 ①項 주장에 따라 붙여 썼으면 하는 것이다.

구십 몇도의 더위
네개의 별
1분 동안에 낱말 100개
24시간 이상을 끌지 못한다.
均如傳에 11수가 있다.
청산별곡의 제 4 련이다.

여기에서 이것이 量 代名詞냐 不完全 名詞냐를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品詞는 어떻든 複合語로 보아 붙여 쓸 수도 있을 것이 아닌가 한다.
    ③ 辭典에 실리지 않은 複合語라도 붙여 쓰자.
    前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文章 中 띄어쓰기로 되어 있는 것을 다음과 같이 붙여 썼으면 하는 것이다.

맞아주다·돋아나다·들어보다·알아두다·無視해버리다·하고싶다·하나보다·부럽지않다, 자기소개·출신학교·국어공부·고운말, 마음속깊이·몇가지·한참동안·더할수없이

에서 '주다·나다·보다·두다·버리다·싶다·보다·않다'와 같은 것은 補助 動詞[助動詞]니 補助 形容詞[依存 形容詞]니 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본 낱말의 원뜻과는 距離가 떨어져 앞 用言의 補助的인 뜻을 더해 주거나 윗말에 依存해서만 쓰이는 것이므로 複合 動詞·複合 形容詞로 보고,

자기소개·출신학교·국어공부·고운말

은 複合 名詞로,

마음속깊이·몇가지·한참동안·더할수없이

는 複合 副詞로 보아 붙여 쓰면 어떨 것인가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