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오용 사례

이번 호에서는 東亞日報 1986.9.1~1986.9.30 사이의 광고란에서 잘못된 예들을 찾아보았다. 廣告文案은 廣告主의 의견대로 활자화되는 것이어서 인지 어떤 곳에서는 올바로 표기되었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잘못 표기되기도 하였다. 여기서는 잘못된 예만을 골라 그 바른 형을 제시하기로 한다. 출처는 날짜와 면수만을 밝히고 이들을 표기, 어휘(문법) 그리고 구문으로 나누어 소개한다.(띄어쓰기는 고쳐서 인용함)

1. 표 기

① 약물의 생체 이용율을 극대화시켰으며 ...(20.3)

현행 정서법은 제2음절 이하의 '률(率), 렬(裂)' 등을 '모음'과 'ㄴ'다음에서는 '율, 열'로, 그 외에는 '률, 렬'로 적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것은 '이용률'로 적어야 할 것이다. 이같은 것으로 '합격율'(24.8), '불량율'(2.12), '취득율'(13.3) 등을 더 들 수 있는데, 모두 '률'로 적어야 할 것이다.

② ㄱ. 본인 직접 래사요.(2.2)
ㄴ. 선능 공원의 산책 코스는 (13.3)

② ㄱ)의 예는 두음 법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래사'는 '내사'로 써야 하며, ②ㄴ)은 두음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으므로 '선능'을 '선릉'으로 적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 '태능'(13.3)도 '태릉'으로 적어야 할 것이다.

③ ㄱ. 직접 오셔서 본원 시설을 보고 결정하시요.(1.10)
ㄴ. 다음과 같이 상호를 변경하게 되었아오니 배전의 성원과 협조를 바랍니다. (1.2)

이들은 실제로 발음되는 것과 표기 규정이 다르므로 종종 잘못 사용되는 예이다. 前者는 명령형 어미 '오'를 밝혀 적어 '하시오'가 되어야 하겠고, 後者는 '사오'의 형태를 밝혀 적어 '되었사오니'가 되어야 할 것이다.

④ ㄱ. 사랑은 아름다워라.(25.3)
ㄴ. 민족과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 해 온......(9.11)

④의 ㄱ)은 'ㅂ'불규칙 용언에 '-아/어'가 연결될 경우 모음 조화에 따라 '아름다와라'로 되어야 할 예이다. ④ㄴ)은 모음 사이에서 'ㄴ'이 'ㄹ'로만 나는 것은 'ㄹ'로 적는 규정에 의해 '희로애락'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 '이에 보답코자(1.9)'는 원칙상 '보답ㅎ고자'가 되어야 할 예이지만
    관습상 많은 사람들이 '보답코자'로 쓰고 있다. 이러한 예로 '성실하고 능력 있는 일꾼을... (2.11)'에서 '일꾼'을 들 수 있다. 이는 현행 교과서(국민학교) 표기에서 '일군'으로 되어 있으므로 그리 적어야 하겠으나, 대부분 '일꾼'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표기들은 모두 '보답코자, 일꾼' 등을 맞는 표기로 하려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나, 새 정서법이 확정되기까지는 현행 표기가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⑤ 싸우나(1.10), 써어비스(2.8), 써비스(6.3), 뻐스(6.3), 쎄미나(11.6), 씨리즈(17.4), 카나다(11.6), 도시 까스(20.5).

⑤의 例들은 외래어 표기에 잘못이 있는 것들이다. 1986.1.7 새 표기법이 확정된 이후 인명과 지명에 대한 표기 용례는 일부 심의되었으나, 일반 용어에 대한 심의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올바른 표기를 제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서는 분명히 원칙에 위반되는 실례들만 몇 들었다. '싸우나, 써비스, 뻐스, 쎄미나, 씨리즈, 도시 까스'는 된소리를 적지 않도록 한 규정에 위반되므로, 각기 '사우나, 서비스, 버스, 세미나, 시리즈, 도시 가스'로 적어야 할 것이다. 또한 '써어비스'는 위의 규정과 함께 장음을 표시하지 않도록 한 규정에도 어긋나므로 '서비스'로 적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 '카나다'는 '캐나다'가 맞는 표기로 되어 있으니 그대로 따라야 할 것이다.

2. 어휘(문법)

⑥ 비현실적인 보험금 지급 기준을 개선하므로서 자동차 보험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9.2)

⑥은 한 문에서 '수단'이나 '방법'을 뜻하는 조사 '-으로 '가 쓰여야 할 것이나 '이유', '원인'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므로'가 사용되어 잘못된 예이다. 또한 ⑥은 '-므로'를 '-으로'로 바꾼다 해도 '-서'를 '-써'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으로서'는 '자격'이나 '신분'을, '-으로써'는 '수단'과 '방법'을 뜻하는 다른 말이기 때문이다. '-므로' 다음에는 '서'나 '써'가 결합되어 쓰이지 않는다. 이 같은 '서/써'의 잘못된 사용은 도처에서 발견된다. '판매 회사로써 회사와 함께 일할... (8.3)'도 그러한 例로 '-로서'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개선하므로서'는 '개선함으로써'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⑦ ㄱ. 졸리움이나 위장의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20.14)
ㄴ. 바닥까래까지 천연가죽을 사용하여... (4.2)
ㄷ. 가을 패션을 연출하세요.(1.6)
ㄹ. 여름의 끝머리에 속속 드러나는... (16.5)
ㅁ. 유능한 기술인을 양성하여 사회에 진출시키고져...(22.8)

'졸리움'은 '졸립다'의 명사형이라고 하겠는데, 이는 방언형이고 표준형은 '졸리다'에서 온 '졸림'이 있다. '바닥까래'의 '까래'도 아직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은 말이며 이에 해당하는 말로 '깔개'가 있다. '-세요' 역시 표준어에 들지 못하는 예이다. 많은 사람이 실제로 쓰고는 있지만 아직 표준어는 '-셔요'이다. '-셔요'에 대한 평칭도 보통 '-에요, -예요'를 많이 쓰나('정말 최고예요'(15.12)), 표준어는 '-여요'이다. '끝머리'란 말도 아직 사전에 올라 있지 않으며 '끝되는 부분의 맨끝'이란 뜻으로 쓰이는 '끄트머리'가 있다. '의도'를 나타내는 연결 어미는 '-고자'가 표준이며 '-고저(고져)'는 古語形이므로 잘못된 예라 하겠다.

⑧ ㄱ. 첫째, 둘째, 셋째,(8.10)
ㄴ. 개성 있는 인재를 찾읍니다.(1.4)
ㄷ. 조그만 일에도 깜짝깜짝 놀래고 잘 진정이 되지 않는다.(27.15)

'셋째'는 '세 개째'를 뜻하는 것이고, '세째'는 '순서'를 나타내는 말이므로 이 경우에는 '세째'로 고쳐야 할 것이다. '읍니다/습니다'는 약간의 의미 차를 갖고 있어 둘 다 상황에 따라 사용될 수 있는 것이지만, 현행 교과서(국민학교)에서는 어간 말음이 'ㅆ ,ᄡ'으로 끝나는 말 다음에서만 '읍니다'로 쓰고 그만 나머지는 '습니다'로 통일해서 쓰고 있으므로 그에 맞게 '찾습니다'로 고쳐야 할 것이다. '놀래다'는 타동사로 '사람을 놀래 주었다'처럼 쓰이는 말이므로, 이 경우에는 '놀라다'라는 말이 쓰여야 할 것이다.

3. 구 문

⑨ ㄱ. 이런 증상은 위 운동 기능과 위 배출 기능이 약해져 음식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밀어내리지 못함으로 오랜 시간 헛배가 부르고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는 증세로 나타납니다.(19.10)
ㄴ. 풍치란 이를 지탱하여 주는 잇몸 조직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으로서 그 원인은 구강에 세균, 치석, 불량 보철물의 물리적 자극, 치열이 좋지 않아서 오는 과중한 부담, 충치 등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19.6)

우선⑨ㄱ)은 主·述 呼應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구문의 例이다. '음식이'를 '음식을'로 바꾸거나, '밀어내리지'를 '밀리어 내리지'(혹은, 내려가지)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⑨ㄴ)은 같은 뜻을 갖는 말을 반복해서 잘못된 예이다. '그 원인'을 살리려면 '...충치 등이다'로 끝내야 하며, '발생할 수 있으며'를 살리려면 '원인'을 없애야 할 것이다. 이 외에 광고문의 특성으로 어색해진 구문도 있다. "다양한 커리큘럼에 의한... 기초 교육으로 당신의 숨은 재능을 개발시켜 개성 있고 유능한 전문인으로 성장"(20.7)이 그 例인데, '성장됨' 혹은 '성장시킴'으로 되거나, '! '정도를 넣어야 할 것이지만, 이는 오용이라고 규정짓기보다는 광고문의 한 특성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