濟州島 方言의 硏究와 特徵에 대하여

玄平孝 / 濟州大 명예 교수·韓放通大 연구 교수(國語學)

Ⅰ. 序言
    濟州島 方言(이하 '이 方言'이라 칭함)에 대한 본격적인 調査 硏究는 1911년부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日人 小蒼進平이 1911년에 來韓하고서는 바로 그 해 方言 調査에 착수했었는데, 그 첫 조사 行脚地가 다름 아닌 濟州島이었다. 이 제주도를 첫 조사 대상지로 잡았던 것은 「濟州島」라는 絶海孤島가 言語 地理學상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짐작된다. 그 후 1930년에 再次 來島해서 一次 때와 마찬가지로 4개 지점에서 조사했고, 河野六郞 역시 동일한 4개 지점에서 조사했다. 그 결과는 「朝鮮語 方言の硏究(上卷)」(小蒼進平 1844)와 「朝鮮 方言學 試攷-鋏語告-」(河野六郞 1942)에 각각 수록했다.
    故方種鉉이 1937년에 이 地域의 方言을 採集하기 위해 來島하고서는 加波島에서 臨地 調査를 했다. 故 石宙明은 1943년부터 45년 5월까지 西歸浦에서 語彙를 수집하고서는 그를 정리하여 出刊한 것이 「濟州島 方言集」(1947)이다. 비록 解放 후에 出刊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제 때에 우리 손으로 이룩된 唯一한 方言 資料集이다. 朴用厚는 그 內容 거의가 資料集인「제주 방언 연구」(1960)를 印行했고, 筆者도 1956년 봄부터 약 2년 반 동안 제주도 내 7개 내지 12개 지점에서 조사를 하고서 「濟州島 方言 硏究 第一輯 資料篇」(1962)을 出刊했다. 金亨奎의 「韓國 方言 硏究」(1974)와 崔鶴根의 「韓國 方言辭典」(1978)에도 이 方言의 資料로서 相當한 量의 語彙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외로 이 方言의 소중한 資料를 傳해 주는 것으로 「濟州島 民謠 硏究(上)」(金榮敦 1965)과 「南國의 巫歌」(秦聖麒 1960), 「南國의 民譚」(秦聖麒 1976), 「濟州島 巫俗 資料 事典」(玄容駿 1980), 「韓國 口碑 文學 大系 9-1·9-2·9-3」(玄容駿 ·金榮敦 1980·1981·1983), 「濟州 說話 集成(Ⅰ)」(金榮敦 ·玄容駿 ·玄吉産 1985)들이 있다.
    1911년에서 1985년까지 75년 사이에 이 方言을 직접 조사하여 出刊한 資料集과 그 외 資料로 이용할 수 있는 文獻들은 이상에 列擧한 바와 같다. 이들 資料를 토대로 하여 그간에 硏究 發表된 論考 數는 150편이나 된다. 다음, Ⅱ.에서 이들 論考를 분야별로 나누어 고찰하되 그 내용 경향에 대해 극히 개괄적으로 硏究史的인 槪觀을 하고, Ⅲ.에서는 위의 資料들에서 추려 낸 이 方言의 特徵的 現像들을 列擧하면서 考察한다. 그리고 Ⅳ.에서 小方言卷 區劃에 대해 言及을 하고, Ⅴ.에서 餘言으로 本橋를 끝맺으려 한다.

Ⅱ. 硏究 槪觀
    이 方言의 音韻에 대한 연구로서 1940년대까지는 '.'母音, 二重 母音, 前舌 母音化, 소위 中間 子音 'ㄱ··ㅅ', 口蓋音化, 頭音 法則 등에 대해서 주로 論했는데, 그들을 孤立的 個體史的으로 추구했던 것이다. 5·60년대에 이르러 이 方言 '.'音의 국어 음운사상 위치가 구명되었고 (李崇寧 1954c), 그 '.'音의 音價도 구체적으로 규정되었다. (玄平孝 1963). 또 이 方言의 'ㅐ[ε]'音도 語義 區分의 機能的 單位가 되어서 音素로 存在함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 方言의 言語 表現에서 音素 分析 작업을 통하여 單母音 音素가 설정되고 그 目錄이 확인되었다. 그들 音素는 音韻 資料에 의해 상관적 대립을 하면서 母音 體系를 이루고 있음도 論해졌다. (金完鎭 1963, 玄平孝, 1964, 1970), 그리고 근자에 이 方言의 Umlaut 現像, 口蓋音化 現像들에 대한 새로운 考察이 있었다. (金光雄 1982, 1985).
    이 方言의 形態 및 統辭 분야의 연구도 1940년대까지는 어떤 특이한 語尾, 古語 形態의 語尾들을 택해서 고찰함이 주였다. 用言의 語尾에서 終結 語尾와 運結 語尾를 고찰하기는 했으나 그것도 이 方言 특유의 語尾들을 고찰하는 데에 그쳤다고 하겠다. 5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 이 方言의 形態들이 總體的 體系的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했다. 그 첫 대표적인 논저가 「濟州島 方言의 形態論的 硏究」(李崇寧 1957)이다. 이 논저에서는 造語法, 格 語尾, 活用 語尾 등이 方言의 文法 形態들을 광범위하게 다루었고, 또 活用 語尾들은 그 文法節疇에 따라 時制·敬語法·叙法 등으로 분석·분류하면서 논했던 것이다. 이 논저는 그 당시 濟州島 方言 연구상에서만이 아니라 국어 방언학상에서도 획기적인 것이었다. 또 「제주 방언 연구」(朴用厚 1960)에서도 用言의 語尾와 기타 形態들을 분석·분류해 내었다.
    197·80년대에 이르면서 이 方言의 文法 形態 특히 語尾 形態素들의 目錄을 정리하고 그 形態素들을 형태론적·통사론적 의미 기능에 따라 분석·분류하며 體系化하는 작업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濟州島 方言의 定動詞 語尾 硏究」(玄平孝 1974), 「제주도 방언의 풀이씨의 이음법 연구」(成洛秀 1983), 「제주 방언의 명사류 접미사에 관한 연구」(康貞嬉 1984)들이다. 그리고 「濟州島 方言의 疑問法에 대한 考察」(洪宗林 1975), 「濟州 方言의 動詞 終結 語尾 변화에 나타난 時相 體系에 대하여 」(李男德 1982), 또 이 方言의 用言 語尾에서 動名詞 語尾를 추출 분석해 낸 작업도 있었다(韓榮均 1984).
    한편 또 引用文에서 引用 補文字의 형태를 확인하면서 그 형태론적·통사론적 구조와 의미를 밝히고 規則化하는 작업들도 있었다(金智弘 1983, 고영진 1984).
    語彙 분야의 연구로서 해방 전에 있어선 이 方言에서 특이한 말, 古語의 殘存性을 지닌 말, 滿蒙語에서 傳來된 말들이 고찰의 주 대상이었다. 그런데 근자에도 특이한 말, 古語의 殘存性을 지닌 말들을 택해서 그 말의 生成 發達해 온 과정 내지 語義를 밝히는 작업은 여전히 行해지고 있다(金洪植 1975). 또 基礎 語彙 項目에 대한 문헌어와 방언과의 對比를 통해서 이 方言의 分裂 年代와 古語 殘存性을 밝혀 보려는 시도도 있었다(姜根保 1972). 그리고 또 몇몇 語彙를 놓고 그 語形의 사적 발달 단계를 추구하면서 語彙史的 고찰 또는 語源的인 탐구를 시도한 논고들도 있었다. (玄平孝 1968, 李基文 1980), 그런데 근자에 이 方言에서의 語彙에 대한 意味 分析을 시도한 작업으로서 몇몇 副詞를 놓고 그들 간의 意味를 對比, 分析하고 나아가 그들의 意味 統合 類形을 고찰한 작업도 있었다(姜榮峰 1982).
    이 地域의 地名에 대한 논고도 9편이 발표되었다. 일반 지명에 대한 것이 5편이고, 「耽羅」또는 「濟州島」 名稱에 대한 것이 4편이다. 「耽羅」의 名稱에 대한 것만을 보기로 한다.
    「耽羅·耽牟羅·乇羅·儋羅·涉羅」들에 대하여 解讀하기를 「涉, 儋」들은 다 '섬'과 비슷한 소리이므로 '섬'의 寫音이고 「耽羅」의 「羅」는 '나라'가 아니라 「耽牟羅」(담무라)에서의 「牟」가 생략된 것이라 하고 「牟羅」는 '무라>무리>모리>뫼'와 같이 전변되어 '山'을 의미하는 말이므로 「耽牟羅」는 '섬의산'(島山)을 의미한다고 하였다(朴用厚 1960).
    또 「耽羅·耽牟羅·乇羅·涉羅」들을 해독하고서는 「耽羅」는 「耽牟羅」의 변천된 것이고, 「耽牟羅」는 「담, 무라」로 즉 '담(墻)을 두른 무라(村)'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金態能 1964)}
    그리고 또 「耽羅·耽牟羅·乇羅·耽浮羅·涉羅」들에서「耽··涉」들은 韻書의 註에 의하여 「담, 닥, 섭(섬)」으로 읽고, 「耽牟羅」의 「牟」는 「모」인데, 「담」(耽)의 義字 末音 添記로 보았다. 그리하여 「耽羅」와 「耽牟羅」는 同一한 語音「담라」를 표기한 것이라 하고 「담, 닥」은 '놓은'이란 뜻을 나타내고, 「라」는 古代에 地名·國名에 흔히 쓰인 '나··'로서 '處所·地'를 의미한다고 했다(玄平孝 1972).

Ⅲ. 方言 特徵
    이 方言은 옛적부터 特異한 存在로 인식되어 온 듯하다. 金爭이 쓴「濟州風土錄」(1520)에 '......語音細高如針刺且多不可曉......'라는 記錄이 있는데, 여기 '且多不可曉'라는 表記는 이 方言이 얼마나 理解하기 어려운 特異한 存在였던가를 짐작하게 한다. 오늘날에 와서도 이 方言은 역시 특이한 點이 너무도 많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말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여기서 音韻·文法·語彙 분야별로 그 특이한 것들을 들어 보기로 한다.
    音韻上에 있어서 특이한 點은 첫째 '.'母音의 存在이다. 中部(서울) 方言을 비롯한 여타 方言에서는 16세기 내지 18세기 중엽에 이르면서 消失되어 버렸다고 하는 '.'母音이 이 方言에서만 유독 아직까지도 使用되고 있다는 것은 큰 特徵이 아닐 수 없다. 여기'.'音 實例를 약간 들어 보면,

늘다(細), 다(曰), 리(橋), 누다(分), 름(風), 다(掘)

이들은 第一音節에서 '.'音이 實現되는 例들이다. 오늘날 이 方言의 言衆들의 言語生活에서 '.'音이 가장 많이 發活해지는 경우가 이 第一音節에서이다. 또,

다(暖), 이(단단히), (菜), 다(五), (六), 다(깨끗하다), 보름(望月)

이들은 第二音節에서 '.'音이 實現되는 例이다. 合成語, 疊語의 경우는 第二音節에서도 '.'音이 實現되는 일이 꾀 있지만 순국어의 경우는 數的으로 한정되어 있다. 말하자면 第二音節에서의 '.'音은 거의 消滅되어 가는 상태에 있다. 또,

각(各自), 교(敎師), 중셍(中學生), 농(農事), 로이(私私一), 남(男子)

이들은 한자어에서의 '.'音이 實現되는 例이다. 이 한자어의 경우는 第二音節에서도 '.'音이 빈번히 實現되어진다. 또,

(邊), (顔), (鷄), (乳), (腕), (女息), (眞), (小豆), (土)

이들은 單音節語에서의 '.'의 實現이다. 이 單音節'.'音語도 數的으로 극히 한정되어 있다.
    위에 '.'母音語들을 대강 그'.'의 音節에서의 위치에 따라 區分하면서 列擧하였다. 이들 '.'音語는 거의가 中部 方言을 비롯한 여타 方言에서도 15세기 내지 17·8세기에 사용되었던 말들이다. 그런데 이 方言에는 元來 '.'音語가 아닌 말들이 독자적 발달을 한 것인지, '.'音語로 實現되는 수십여 單語가 있으나 여기서 거론하지 않는다.
    이상에 극히 약간만을 列擧한 데 불과하지만 그'.'音語들을 놓고 볼 때 에 이 方言에서 '.'音이 얼마나 강한 세력으로 사용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方言의 '.'音은 그 發音되는 상태에서 보거나 訓民正音解例의 規定과 對比시켜 보거나 後舌 低母音임이 確然하다. 그리하여 이 方言의 母音 組織은 前舌 中舌 後舌에 각각 3母音이 /і,е,ε,ɯ,ǝ,a,u,о,α/ 9개 母音이어서 3序例 3系例 四角 體系로 가장 均衡 잡힌 構造 體系를 하고 있다. 그러나 근자 年少層의 發話에서는 後舌에서 '.'發音을 잘 못할 뿐만 아니라 前舌의 'ㅐ[ε]도 'ㅔ[е]'와 分別 意識하지 못하는 상태이어서 7母音 體系로 변이시켜 나가고 있는 중에 있다 할 것이다.
    또 이 方言에서는 二重 母音 'ᆢ'가 實現된다. 이 'ᆢ'가 오늘날에 와서는 語義 區分의 기능적 단위가 되지 못하고 주로 'ㅕ[jƏ]'母音과 더불어 사용해지고 있는데, 몇 實例를 보면,

· 여덥(八), ·옆(側), ·여섯(六), 름·여름(夏), 남은 ·여남은 (十餘)

들과 같다. 이들 말이ᆢ'音으로 分明히 實現된다. 이 '‥'도 여타 方言에서는 이미 消失된 母音인데, 이 方言에서만 아직도 實現된다는 것은 이 또한 特徵的인 存在라 아니할 수 없다.
    小倉進平의 報告에 의하면 1930년경까지도 이 方言에서는 'ㅐ··ㅔ'세 母音이 각기 독립된 音素로 發話上에서 實現되었다고 하나 오늘날 'ㆎ'의 흔적을 識別할 수도 없고 'ㅣ··ㅔ'밖에 다른 前舌 母音을 들어 볼 수도 없다. 中世語에서 'ㆎ'였던 語音이 中部 方言 등에서는 'ㅐ[ε]'로 되었지만 이 方言에서는 모두 'ㅔ[е]'音으로 發話되어진다.
    오늘날 이 方言에서 'ㅚ··ㅢ'들은 모두 二重 母音으로 實現된다. 'ㅚ'는 單母音으로 발음되는 일이 없고 二重 母音 'ㅞ[we]'로 發音된다.

눼(腦), 뒈(升), 웨(瓜), 쒜(鐵), 줴(罪), 훼(會), 웬손(左手), 췌대(最大)

들과 같이 實現되어져서 대개 어느 子音과 연결되더라도 'ㅞ[we]'로 實現되어지는데, 다만 脣音과 연결되는 경우는 'ㅔ[е]'로 實現되는 경우도 있다. 'ㅟ' 또한 장년층에 있어선 單母音으로 發音해지는 일이 없고, 二重 母音 [wi]로 發音될 뿐이다.

귀(耳), 쥐(鼠), 위(上), 뒤(後), 쉬(파리알)

이들 말이 아직은 모두 [wi]로 實現된다. 그리고 'ㅢ'는 [i]로 發音해 지는 경우가 많지만 二重 母音[шj]로 發音되는 경우도 꽤 많다.

늬(齒), 늬(風), 늿(四), 의:(母女), 의:새끼(母子), 듸:다(일어나는 일이 드문다.)

들의 말에 있어서 分明[шj]로 實現된다.
    또 이 方言에서도 Umlaut 現象, 前舌 母音化 現象, 口蓋音化 現象들이 심하게 일어나는 편이나 이들은 거의 全國的인 현상의 것이므로 여기서 列擧하지 않기로 한다.
    다음, 子音에서 특이한 것은 이 方言 語彙에,

불히·뿔이(根), 골히·골이(環), 멀위·멀이(山葡萄), 히다·이다(擇) 실히다·실이다(시리다)

들과 같이 實現되는 語形들이 있는데, 이 '뿔이·멀이·골이'에서의 'ㄹ'이나 '이다·실이다'에서의 'ㄹ'은 [ll]로는 發音이 안되고 [r]로는 더더구나 發音 안되어서 [l]로만 發音되는데, 이것은 'ㄹ' 다음에 연결되어 있는 'ㅇ'에 어떤 子音的 要素가 있어서 'ㄹ'로 하여금 [l]로 發音되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말하자면 'ㅇ'이 하나의 자음으로서 제2음절(다음 음절)에 위치하기 때문에 그 앞 음절 말음인 'ㄹ'은 [l]로밖에 發音이 안되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이들 말 '불히·뿔이, 골히·골이, 히다·이다'에서 'ㄹㅇ'의 'ㅇ'을 有聲 喉音[ʱ]로 보아 두고자 한다. 이런 'ㄹㅇ'의 語彙들은 '이·리'(粉), '이·리'(宗) 등 이 方言에 여러 語彙들이 있다.
    다음으로, 文法 분야에 있어서 먼저 用言 語尾들을 보기로 한다.

난 저레 감저. (난 저리 간다.)
철순 박긔서 놀암저. (철수는 밖에서 놀고 있다.)
가의 공부염저. (그 애 공부하고 있다.)

이들 例에서 語末 語尾/-저/는 平叙法 語尾이다. 古文獻에는 '齊'字 등으로 表記되어 있고, 中世語에서 자 주 쓰였던 語尾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語幹과 語末 語尾 사이에 位置한 /-암-~-엄-/은 動作相을 나타내는 形態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餘他 方言에서나 文獻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 方言 特有의 語尾이다.
    그런데 語末 語尾 /-저/가 오늘날에 와서는 의미 기능을 달리하여 쓰이는 경우가 있다.

이레 도라, 내 저. (이리 주어라 내가 하겠다.)
이 '내저'의 /-저/는 活者의 意圖를 나타낸다고 할 것이다. 이 意圖를 나타내는 특이한 것으로 /-ㅋ-/이 있다.
난 가키여. (나는 가겠다.)
이거 사쿠가?(이것 사겠습니까?)

이들 發話에서 '-키여 '-쿠가'의 /-ㅋ-/은 活者의 意圖를 나타내거나 聽者의 意圖를 묻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ㅋ-/이 추측을 나타낼 경우도 있다.

오비 오쿠다. (오늘 비 오겠습니다.)

이 '-쿠다'의 /-ㅋ-/은 話者의 추측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 다음과 같은 發話도 흔히 들을 수 있다.

는 첵 다 익언다? (너는 책을 다 읽었느냐?)
느 지금 뭐 염다?(너 지금 뭐 하고 있냐?)
느 뭐 먹을디?(너 뭐 먹겠니?)

여기 /-다~-디/는 疑問法 語尾이다. 이런 疑問法 語尾는 15·6세기 文獻에도 나타난다. 또 年上者가 年下者에게 말할 때에는 다음과 같이 /-라/ 形態로 흔히 發話한다.

는 교에 가라. (너는 학교에 가거라.)
늘랑 이디서 공부라. (너는 여기서 공부해라.)

이 /-라/는 下待 命令法 語尾이다. 표준어에서는 /-아라~-어라/, /-여라/, /-거라/, /-너라/로 表現하는 命令法 語尾를 이 方言에서는 /-라/로만 나타낸다. 그런데 이 方言에서도 /-아라~-어라/, /-여라/ 형태가 發話 안되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아라~-어라/, /-여라/는 命令法의 것이 아니고, 回想法의 형태로만 發話되어진다.

가의 오라라. (그 애 오더라.)
그건 철수가 여라. (그것은 철수가 하더라.)

이들 發話에서 /-아라/, /-여라/는 話者가 과거 겪었던 일을 回想하여 말한 것이다.
    이 方言의 敬語法에 있어서 소위 主體 尊待法은 확립되어있지 않다. 국어 경어법 사상 일찍부터 사용되어 온 主體 尊待를 표시하는 /-시-/의 用法이 이 方言 言衆들의 언어생활에서 확립되어 있지 못하다는 것은 하나의 큰 特徵이 아닐 수 없다. 한편 客體 尊待를 표시하는 방식은 다른 지역 方言에서와 거의 同一하다. 그런데 對者(相對) 尊待法은 매우 發達된 편이라고 하겠다. /-ㅂ-/形態로 相對者를 존대함은 여타 方言에서와 마찬가지이지만 語末 語尾 바로 앞에 위치한 /-우-/로써 相對者를 존대하는 것은 이 方言 特有의 것이다.

이거 우리 교우다. (이것이 우리 학교입니다.)
저거 우리 집이우다. (저것이 우리 집입니다.)
저거 누게네 쉐우꽈? (저것이 누구의 소입니까?)

이들 發話는 話者가 相對者를 존대하는 言語 表現이다. 세 發話에서 相對者에게 尊待 表示를 하는 形態素는 語末 語尾 /-다-/, /꽈/ 바로 앞에 위치한 /-우-/이다. 또 다음과 같은 發話도 表現해지는 경우가 있다.

철수 공부염서마씀?(철수 공부하고 있단 말입니까?)

이 發話도 相對者를 존대하는 言語 表現인데, 존대 표시의 형태소는 /-마 씀/이다.
    위에서 보아 온 바와 같이 相對者에게 尊待를 표시하는 형태소는 /-우-/, /-ㅂ-/, /-마씀/ 세 가지이다.
    이 方言에서 말듣는 이로 하여금 方言的인 특징을 느끼게 하는 現像의 하나는 /-시-/의 빈번한 發話이다.

집의 사름 시냐 엇으냐? (집에 사람이 있냐 없냐?)

이 發話의 /-시-/는 用言 形容詞 語幹이다. /-시-/가 이와 같이 用言 語幹으로 사용해지는 경우도 많지만 文法性의 것으로 사용해지는 경우도 많다.

집의 감시냐?(집에 가고 있냐?)
밥 먹어시냐?(밥을 먹었느냐?)

이 /-암시-/와/-어시-/에서의 /-시-/는 文法性의 것으로 앞의 /-암-/, /-어-/에 연결되어 動作相을 나타내는 형태가 된다.
    이 方言에서 連結 語尾는 경우에 따라 'ㆁ'이 접미되면서 그 語形이 短縮되는 現像이 甚하다.

강 보앙 사 졍 오라. (가아 보아서 사 가지고 오너라.)
차 탕 데령 가라. (차 타고서 데리고 가거라.)

이들 發話에서 '강, 보앙, 졍, 데령' 語形은 모두 'ㆁ'이 접미되어 있고, 'ㆁ'이 接尾됨으로써 語形이 短縮된 것들이다. 'ㆁ'의 접미는 연결 어미에만이 아니고 終結 語尾에 접미되는 수도 있다. 이와 같이 語尾 끝에 'ㆁ'이 접미되어지는 現象도 이 方言 특징의 하나라 하겠다.
    다음, 이 方言의 格 語尾의 특이한 形態 몇몇을 들어 보기로 한다.

늘랑 이리 시라. (너는 여기 있거라.)
그 집의랑 가지 말라. (그 집에는 가지 말어라.)

이 '늘랑, 집의랑'의 /-랑/은 단순한 主題格이 아니라 特定 條件法的 强意化하는 의미를 지닌 格이어서 표준어의 /-은~-는/과는 상당히 意味上 차이가 있다. 또.

느네 집의 글라. (너의 집에 가자.)
철수네 아방은 돌아 왓저.(철수의 아버지는 돌아왔다.)

이 '느네, 철수네'의 /-네/는 人稱 代名詞와 固有 人名에 접미되어 있다. 所有의 뜻을 나타내는 格語尾이다. 또,

집의 강 보라. (집에 가서 보아라.)
박긔 나가지 말라. (밖에 나가지 말어라.)
아방은 밧듸 갓저. (아버지는 밭에 갔다.)

이 '집의'의 /-의/와 '박긔, 밧듸'들의 /-긔, -듸/들은 處所의 뜻을 나타내는 格語尾이다. 또.

가의 교레 가라. (그 애 학교에 가더라.)
그 사름 산더레 올라라. (그 사람 산에 오르더라.)
이건 서월로 보내라. (이것은 서울로 보내어라.)

이들 '교레, 산더레, 서월로'의 /-레, -더레, -로/는 一定한 處所를 向하여 行動할 경우에 쓰이는 格語尾이다. 또,

나영 느영 디 가게. (나하고 너하고 함께 가자.)
붓이영 먹이영 져 오라. (붓하고 먹하고 가져 와라.)

이 '나영, 붓이영'의 '-영'은 '-여'에 'ㆁ'이 접미되어 형성된 것인데 與同의 뜻을 나타내는 格語尾이다. 또,

나신디 지 말라. (나에게 말하지 말라.)
가의신디도 돈이사 싯쥐. (그 애에게도 돈이야 있지.)

이 '나신디, 가의신디'의 /-신디/는 有生性의 體言類에 연결되는 與格 形態이다. 변이 형태로서 '-신더레' 등이 있다. 그리고 또,

늘라 기영 아냐?(너더러 그렇게 말하더냐?)

이 '늘라'의 /-라/도 與格 形態인데, 有生性의 體言類에 연결되고 '다, 다' 따위 用言과 呼應하여 쓰이는 格 語尾이다.
    다음으로 語彙 분야에 있어서 餘他 方言에 비하여 가장 두드러지다 할 特徵은 古語의 殘存性이다. 이 方言에는 15·6세기 내지 17·8세기의 古語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殘存해 있다. 그들 古語形의 語彙들은 이 方言 言衆들이 일상 언어생활에서 빈번히 發話한다. 여기 일일이 例擧할 수는 없고 'ㄱ'에 '.'母音이 연결되어서 形成된 古語 形態의 말들만을 좀 적어 보면,

다(替·磨), 슴·음(材料), 스락(芒), 트다(如), 초다(備), 기(晨), 장(最), 를·르(粉) 을·슬(秋), 득하다(滿), 새(剪), 믈다(旱), (分界線), 느리(細), 다(沐), 다(閉), 추다(藏), 다(溜)

들과 같이 많은 古語 形態의 말들이 일상 사용된다. 'ㄱ'과 '.'의 결합으로 된 말의 일부만 해도 이 정도이다. 數的으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古語 形態의 말들이 오늘날 이 方言에서 使用해지고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한 語詞가 雙形으로 나타남은 물론 말에 따라서는 세네 語形으로 나타나서 그들 語形이 함께 共時的으로 사용해진다는 것도 이 方言의 特異한 點이라 하겠다. 몇몇 語彙를 들어 보면,

··나모·나무(木)
·믈·나물(菜)
·딱·짝·멘딱·모도(都合)
르·를·이·리·렝이(宗)
나의·나이·소나이(男)
오기·우기·쌍동이(雙童)
·끼·끼·찝끼(繩)

들과 같이 한 語詞가 여러 語形으로 實現되는데, 이들 語形은 그 生成 發達 年代를 달리하는 것들이 大部分이다. 한 例로 '나무' 語詞를 들어서 살펴보기로 한다. '나무' 語詞는 오늘날 이 方言에서 '낭··나모·나무' 네 語形이 모두 共時態로 사용해지고 있다. 鷄林類事에, 「松曰鮓子南」이란 表記가 있다. 이 '鮓子南'의 '南'은 분명 '남'으로 읽었을 것이다. 또, 같은 文獻에, 「木曰南記」란 表記가 있다. 이 '南記'는 대개 主格까지 겸하여 表記해 놓은 것으로 보고, '남기'로 읽고 있다. 혹 이명 '낭' 語形은 이 '남기'의 'ㄱ'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곧 逆同化 현상으로 하여 '남'의 'ㅁ'이 'ㅇ'化한 것이 아닌가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方言의 '낭' 語形도 이와 같이 하여 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斷定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나모' 語形은 15세기 내지 17·8세기 문헌에 줄곧 나타나고, '나무'는 현대어이다.
    이상 문헌어를 더듬으면서 方言 語形을 대비시켜 볼 때 '남' 語形은 高麗 時代 즉 11·2세기 語形, '낭' 形은 그 후의, '나모' 形은 15세기 내지 17·8세기 語形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남··나모·나무'들은 11·2세기에서 19세기까지 약 8·9백 년간의 語形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오늘날 이 方言에는 약 8·9백 년간의 語形들이 함께 共時態로 사용해지고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또 이 方言에서 'ㆁ'이 名詞 末音으로 접미되어지는 현상이 심하다.

어멍(母), 아방(父), 할망(祖), 할으방(祖父), 바당(海), 아지망(아주머니), 아지방(아주버니), 마농(蔥), 바농(針), 고장(花)들과 같이 接尾되어서 語形을 형성한다.
'ㆁ'接尾는 이런 名詞의 경우에만이 아니고 形容詞語 副詞語 형성에도 접미되는 일이 꽤 있다.
거멍다(黑), 벌겅다(赤), 미랑다(물기가 많은 상태), 드랑다(물체가 밑으로 드리워진 상태), 망다(정신이 흐리어 잊어버림을 잘 하는 상태)

또 副詞語 형성에 있어서도,

상상(눈을 떴다 감았다 함), 드랑드랑(물체가 아래로 늘어뜨린 모양), 어장바장(서로 비슷한 모양), 글말글(걸음 걸을 때 허리를 흔드는 모양), 랑랑(물체가 매달려 있는 모양)

들과 같이 접미되어진다. 이런 'ㆁ' 接尾 현상도 이 方言이 갖는 特徵的인 것이라 하겠다.
    이 地域의 農畜 生活에 관계된 말들과 漁業 生活에 관계된 말들을 들고서 이 장을 끝맺으려 한다.
    말(馬)의 名稱을 들어 보기로 한다.

웅매, 매, 가레, 먹가레, 추가레, 유매, 부힌유매, 검은 유매, 적대, 초적대, 고치적대, 구렁, 구렁적대, 부루, 월레, 고레, 류매, 지스렝이, 벡메, 호달메, 사퉁이, 태성박이, 간전이, 골히눈이, 곱소리, 활등이, 삼등이, 족바지, 복쉬다리, 족바리

말의 名稱 語彙가 이것으로 모두 列擧하여진 것도 아니지만 여기서만 보더라도 얼마나 그 語彙가 發達 分化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다음에, 潮水 干滿에 관한 名稱 語彙를 들어 보기로 한다.(分布 地域 표시는 西歸浦市는 西, 南元邑은 南, 表善面은 表, 城山邑은 城, 舊左邑은 舊, 潮天邑은 潮, 濟州市는 濟, 涯月邑은 涯, 翰林邑은 翰, 翰京面은 京, 大靜邑은 大, 安德面은 安, 中文面은 中으로 表記한다.)

朝水明 : 陰八日·二十三日: 한줴기·줴기:[濟州島 全域]
九日·二十四日: 물:[西······濟]
아끈줴기:[濟······中]
十日·二十五日: 두물:[西······濟]
물:[濟······中 ]
十一日·二十六日: 서물:[西······濟]
두물:[濟······中]
十二日·二十七日: 늬물:[西······濟]
서물:[濟······中]
十三日·二十八日: 다물:[西······濟]
너물:[濟······中]
十四日·二十九日: 물:[西······濟]
다물:[濟······中]
十五日·三十日: 일곱물:[西······濟]
물:[濟······中]
十六日·初一日: 물:[濟·西·····朝]
일곱물:[濟······中]
十七日·初二日: 아홉물:[西······濟]
물:[濟······中 ]
十八日·初三日: 열물:[西······濟]
아홉물:[濟······中]
十九日·初四日: 열물:[西······濟]
열물:[濟······中]
二十日·初五日: 열두물:[西······濟]
열물:[濟······中]
二十一日·初六日: 막물:[西······濟]
열두물:[濟······中]
二十二日·初七日: 아끈줴기:[西······濟]
막물:[濟······中]

潮水 刊滿의 差에 관한 명칭이 語彙가 실로 놀랄 만큼 정연하게 發達되어 있다. 그 名稱은 島內 全 地域을 둘로 갈라놓고 있다. 즉 濟州市에서 西로 涯月邑·翰林邑·翰京面·大靜邑·安德面·中文面까지와 또 濟州市에서 東으로 朝天邑·舊左邑·城山邑·表善面 南元邑, 西歸浦市까지이다.

Ⅳ. 小方言圖 區劃
    濟州道 內에서도 地域에 따라 方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의식하고, 하위 단위의 方言卷이 區劃되어야 한다고 인식한 지는 오래다. 그래서 이 方言을 3개 하위 方言卷으로, 또는 南北郡 2개 方言圈으로, 혹은 또 加波島 方言을 하위 小方言으로 區劃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한 바는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획정은 아직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3개 하위 方言卷으로 나눌 수 있을 것으로 豫見하는 까닭은 조선조 때 本島의 行政 區域을 濟州牧·大靜縣·旌義縣 3地域으로 나누었었기 때문이요, 이 行政 區域에 따라 '목안말·대정말·정의말'이란 속칭이 생기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島 內에서의 小方言卷 劃定은 그리 단순하지는 않을 듯하다. 거의 모든 言語 形態가 島 內 全 地域에서 同一한 形態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허나 物名·器具名 등에 있어선 아직도 地域에 따라 差異가 있는 듯하나 區劃線이 찾아지지 않는다. 音韻·文法 面에 있어서도 全 地域이 거의 同一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調査의 未洽한 탓인지 모른다.
    그런데 바로 앞 장에서 例示하였던 潮水 刊滿에 관한 名稱은 濟州島의 全 地域을 둘로 갈라놓은 바가 있었는데, 이 方言의 몇몇 特異한 用言도 이 2개 方言卷 區劃을 뒷받침해 주는 바도 있으나 이것으로 小方言卷 區劃을 確定지을 수는 없다. 精密한 재조사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Ⅴ. 餘 言
    이상 Ⅰ.에서 Ⅳ.에 이르면서 이 方言의 硏究 小史와 方言 特徵에 대하여서 극히 간략하게 개괄적으로 言及하여 왔다. 이 方言의 특징으로서는 音韻·文法·語彙 분야별로 列擧하면서 고찰을 했다.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特異한 點들이 아직도 꽤 있을 것으로 여긴다.
    오늘날 이 地域의 方言은 改新波의 言語에 破碎 당하고 埋沒 당하여 가고 있는 상태이다. 이 方言에 대한 정확하고도 정밀한 재조사·정리 사업을 펴 나갈 일이 시급한 課題이다. 그래서 그 재조사의 결과를 資料로 삼으면서 이 지역 方言學의 체계를 확립하고 나아가 國語學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어휘 상식
비(雨)에 관한 말

가랑비: 가늘게 내리는 비.
궂은비: 끄느름하게 길게 오는 비.
는 개: 안개보다 조금 굵게 오는 비.
소나기: 갑자기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
웃 비: 아직 우기는 있으나 좍좍 내리다가 그친 비.
안개비: 안개같이 가늘게 오는 비.
이슬비: 는개보다 굵고 가랑비보다 가는 비.
보슬비: 바람 없이 조용하게 오는 가랑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