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소식

Ⅰ. 맞춤법 개정에 대한 설문 조사 실시
    본 연구소에서는 1985년 2월부터 문교부의 위촉으로 맞춤법 개정안 작성 작업을 해 왔는바, 현재 제1차 개정 시안이 마무리 단계에 왔다. 이런 점에서 맞춤법의 시안을 확정하기 전에 어문 생활의 규범과 밀접히 관계되어 있는 국어 교사(중학교(특·직할시 소재) 497개교, 고등학교(전국) 1,656개교), 국어 학자 190명 언론계 인사 69명 등 모두 2,416명의 의견을 모아 이를 참고 반영하도록 7월~8월 사이에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회수율은 57%)
    다음에 설문의 내용만을 간략히 보이겠다.

1. 자모의 이름
자모의 이름 가운데 다음 세 글자가 문제되어 왔습니다. 다음 중 어느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A. 재래식으로 ㄱ(기역), ㄷ(디귿), ㅅ(시옷)
B. ㅣ와 ㅡ모음으로 통일된 ㄱ(기윽), ㄷ(디읃), ㅅ(시읏)
2. '계'와 '게'는 발음상 구별이 되지 않는바, 종래에 써 오던 '계'와 '게'의 표기는 다음 중 어느 것이 좋겠습니까?

A. '계'는 '게'로 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계'로 적는다.
계수(桂樹), 계집, 시계(時計)

다만, 다음 말은 익어진 대로 적는다.
휴게실(休憩室) 게시판(揭示板) 게송(偈頌)

B. A와 같되, '다만' 항을 없애고, '휴게실'들도 '휴계실'로 적는다.

3. 다음 말들은 어떻게 적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A. 부엌, 동녘, 들녘
B. 부억, 동녁, 들녁
4. 명령형 '-시오'는 어떻게 적는 것이 좋겠습니까?
A. 빨리 가시오. 마음대로 하시오.
B. 빨리 가시요. 마음대로 하시요.
5. ㅂ불규칙 용언의 어간에 연결되는 어미 '-아'의 표기는 다음 중 어느 것이 좋겠습니까?

A. 가깝다 가까와 가까우니 가까왔다
괴롭다 괴로와 괴로우니 괴로왔다

B. 가깝다 가까워 가까우니 가까웠다.
괴롭다 괴로워 괴로우니 괴로웠다

다만, '돕-' '곱-' 같은 단음절 어간에 어미 '-아'가 결합되어 '-와'로 소리나는 것은 '-와'로 적는다.
돕다 도와 도와서 도왔다
곱다 고와 고와서 고왔다

6. 접미사처럼 쓰이는 '률(率), 란(欄), 릉(陵)'의 표기는 다음 중 어느 것이 좋겠습니까?
(ㄱ) 률/율(率) ( ㄴ) 란/난(欄) (ㄷ) 릉/능(陵)
A. 명중-률   합격-률
B. 명중-율   합격-율
A. 비고-란   학습-란
B. 비고-난   학습-난
A. 동구-릉   서삼-릉
B. 동구-능   서삼-능
7. '하다'가 붙는 어근에 '-이'가 붙어서 사람을 지칭하는 명사가 된 것과, 시늉말의 어근에 '-이'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어떻게 적는 것이 좋겠습니까?

ㄱ. A. 더펄이 살살이
B. 더퍼리 살사리

ㄴ. A. 오뚝이
B. 오뚜기
* 아이들 장난감

ㄷ. A. 건건이
B. 건거니
* 반찬

8. 다음 말들은 어떻게 적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ㄱ. A. 갉작거리다
B. 각작거리다

ㄴ. A. 넓적하다
B. 넙적하다

ㄷ. A. 넓적다리
B. 넙적다리

9. 어간에 '-이'나 '-음'이 붙어서 명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히어 적되, 본디의 뜻과 멀어진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않기로 되어 있습니다. A, B 중 어느 쪽이 좋겠습니까?
A. 쇠붙이 일가붙이
B. 쇠부치 일가부치
10. 현행 맞춤법에서는, 어원이 분명한 것은 본디의 어간과 어미를 구별하여 적는다고 하여, '넘어지다. 떨어지다'처럼 적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넘어지다 떨어지다
B. 너머지다 떠러지다

Ⅱ. 한글 학회의 "맞춤법 개정에 관한 성명서"에 답신을 냄
    최근(1986. 9. 5) 한글 학회가 "국어 연구소의 '맞춤법 개정안' 설문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어, 본 연구소에서는 이에 대해 "국어 연구소의 '맞춤법 개정안' 설문에 대한 한글 학회 성명서를 답합니다"를 1986년 9월 25일 한글 학회에 보냈다.
    한글 학회의 성명서는 크게 두 가지의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그 하나의 본 연구소의 설문에 대해 A안만이 옳고 B안은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현행 맞춤법을 고치면 일시적 혼란과 어려움이 있으니, 현행 맞춤법을 그대로 지키자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에 대해 본 연구소는 회신에서 그와 같은 주장의 잘못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전자에 대해, 설문의 두 가지 안에 대해 어느 것을 택하든 그것은 자유라는 전제 아래, 설문 회답자 1,383명 중 한글 학회와 같이 A안만을 지지한 사람은 거의 없었음을 밝히고 이 같은 문제가 성명서를 낼 대상이 되는지 반문했다.
    후자에 대해서는 잘못된 점이 있음을 알고도 과도적 어려움 때문에 언제까지나 이의 수정을 거부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더욱이, 맞춤법 개정안 작성 작업을 정부에서 시작했을 때 한글 학회가 적극 협조해 온 사실과 1980년엔 한글 학회 단독으로 개정안을 발표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던 과거를 생각하여 하루 빨리 잘못된 마음을 고쳐 이 작업에 협력해 주기를 촉구했다.
    그리고, 한글 학회의 성명서를 반박하는 본 연구소의 성명은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