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오용 사례

삼가다/삼가하다.
    '겸손한 태도로 조심하다(愼)'는 뜻으로 '삼가하다'라는 말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담배를 삼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안국동 ××회관 승강기에 부착된 말)
    이것은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감사의 인사를 미리 함으로써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화법이지만 '삼가해'라는 비표준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에서 잘못된 예이다. '사정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1936. 조선어 학회)에 '삼가다'를 표준어로 규정해 놓고 있으며 이것은 현재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은 "담배를 삼가(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은 "담배를 삼가(주)시기 바랍니다."로 고쳐야 할 것이다.

어린이 만화의 잘못된 말
    어린이들이 즐겨 보는 어린이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린 만화들에 사용된 말과 표기가 잘못된 다음의 경우를 보자.

"일기예보난"(소년××일보, 7. 17)
"공부하는 거 막지마요."(소년××일보, 7. 14)
"고녀석 앙팡지게 똑똑하네"(어린이 새××, 146페이지)
"가랭이가 찢어졌구나! "(어린이 새××, 88페이지)

"일기예보난"에서 '난'은 한자어 '欄'의 독음으로, 이것이 접미사처럼 쓰일 경우는 원음대로 '란'으로 적어야 할 예이다. '막지마요'는 어린이 주인공이 어른에게 하는 표현으로 정상적이라면 '막지 마십시오' 정도가 되어야 무난할 것이다. '앙팡지게'는 '몸은 조그마하여도 힘차고 담이 크다'는 뜻의 '암팡지게'의 잘못임이 분명하다. '가랭이'도 아직 표준어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표준어인 '가랑이'로 맞게 써야 할 것이다.
    한편, 여기서 언급할 것은 어린이 신문의 본문 기사와 광고문 사이에 일치되지 않는 표기가 있는 점이다. 예를 들면 'TV'의 표기가 같은 신문의 본문 기사에는 '텔레비전'(소년××일보, 7. 6), 광고문에는 '텔리비젼'(소년××일보, 7. 25)으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표기가 모두 현행 국민학교 교과서 표기 '텔레비젼'과 다른점(소년××일보의 경우, 교과서가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바뀔 때까지 교과서 표기에 준한다 함)도 문제지만, 교육을 감안하여 맞는 말로 통일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영어 'Series'에 대한 표기도 '시어리이즈'(소년××일보, 7. 25), '시리이즈'(소년××일보, 7. 12)로 2개가 쓰이는데, 그 표기가 타당하더라도 같은 신문에서는 어느 하나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코린트(Corinthos=Corinrh)의 잘못된 표기들
    7월 29일자의 각 일간지들은 孫基禎 씨가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기념 투구를 50년만에 돌려 받는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 청동제 투구가 만들어진 장소인 고대 그리스의 'Corinthos'(=Corinrh)를 현행 표기법에 따라 '코린트'(원래는 '코린토스'일 것이나 관용을 인정함)로 하지 않고 각기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

고린도(조선일보, 서울신문)
코린도스(동아일보)
코란도(중앙일보, 경향신문)
코린토(한국일보)

하나의 지명에 대해서 신문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표기될 수 있나 의아심이 날 정도이다. 신문의 표기는 일반 언중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생각해서도 통일된 원칙에 따라 표기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