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廷玟 / 서울대 교수, 언어학
1.3.主述의 어울림
주어의 내용이 불확실하여 主述 간의 의미 내용이 잘 어울리지 않는 예가 있다. 다음 예에서 문장 주어의 내포문의 주어를 보자.
위에서 내포문 속의 주어 '열차 운행'이 '열차 운항량'을 뜻하는지 '열차 운행의 효율성'을 뜻하는지 불확실하다.
다음과 같이 주어의 생략인지 목적어의 생략인지 확실치 않는 重義性을 지니는 제목 예도 있으나, 전후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큰 흠이라 할 수 없다.
여기서 행위자인 주어가 생략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나와 있는 '부모'를 주어로 하고 설득의 대상인 목적어의 생략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국어의 구조상의 특징이다. 후자의 해석이 가능한 것은 국어가 바로 목적어 생략이 자유로운 언어이기 때문이다. 영어 같으면 부정사(infinitive)나 동명사 구문에서도 주어 탈락만이 일어나 그 앞의 선행사의 先制(control)를 받고 목적어 탈락은 불가능하다.
예(13)의 경우 제목에서 '부모가 설득'으로 알고 기사 내용을 읽어가다가 '아버지 박재식씨를 설득해 끝내 釜關 페리 호를 타기에 이르렀다'에 이르러 비로소 해석을 바로잡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부모'를 주어로 보는 경우에는 자식을 생략된 목적어로 삼게 되고, '부모'를 목적어로 보는 경우에는 자식이나 학교가 생략된 후보로 해석되어 主述 관계를 성립시키게 된다.
2. 수식 문제
가장 흔한 구문상의 오류에는 수식상의 잘못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한자어 명사 앞에 부사를 붙여 수식하는 잘못이 제일 많다. 차례로 살펴보기로 하자.
2.1.잘못된 부사적 수식어
다음 예는 '내포문'이라는 한자어 명사를 '가장 '이라는 부사로 수식시킨 예다. '내포문'의 '內包'를 '가장'이 수식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그리 쓴 것이 잘못이다.
의도한 것은 '가장 깊이 내포된 문장에 있는 것부터'일 것이다. 다음 예도 마찬가지다.
예 (2)의 '부상으로 입원자'는 마땅히 '부상으로 입원한 자'로 고쳐야 할 것이다. 이것은 '내포문', '입원자'의 '내포', '입원'이 부사 수식을 받을 수 있는 동사인 것처럼 잘못 생각하는 데서 오는 오류다. 다음도 비슷한 예다.
이 예문(3)에서 '영화를 상품으로 만드는 데'라는 부사적 수식어가 '성공'에 걸리도록 의도한 것이겠으나 그것은 불가능하여 非文이 된다. '만드는 데' 다음을 '성공할 확률'로 고쳐 놓아야 한다.
다음 예들도 부당히 부사어 수식어를 둔 문장들이다.
위 예에서 '제약업계처럼'이 아니라 '제약업과 같은'이라는 형용사적 수식어로 바꾸든가 아니면 '제약업계에서처럼'으로 온전한 부사적 수식어로 바꾸어 뒤의 동사를 수식케 할 수 있겠으나 후자는 의미상 잘 맞지 않는다. 다음도 비슷하다.
의도한 것은 '겨우 8페이지 밖에 안되는 개요를 읽고'일 터인데, 앞에 부사로 '겨우'만을 둠으로써 '겨우'는 '읽고'에 연결되는 느낌을 준다. 그래도 이 경우는 의미가 통하는 편이다. 다음 예를 다시 복합어 수식의 문제다.
이 예에서 '점점 약해지는 청소년'을 수식된 명사구로 삼고 그것과 '문제'가 결합된 복합 명사구를 의도한 것이나, '청소년 문제'가 밀접한 단위가 되어 있고 또 '문제'가 머리 명사이므로, 의도된 수식 관계로 잘 읽히지 않는다. '점점 약해지는 청소년의 문제'(또는 '청소년에 관한 문제')로 바꿔봄직하다. '소외된 노인 문제' 등도 비슷한 예다.
다음과 같이 글자를 한 자라도 줄이려는 신문 기사의 제목에서도 부자연스러운 수식이 나온다.
의도된 것은 물론 '해방 후의 「政治史」 등 3권 발간'이나, '의'를 뺌으로 해서 부사적 수식어로 먼저 읽혀 '해방 후에...'가 된다. 주의해야 할 문제다. 다음 책 제목도 약간 어색하다.
그것은 도구격 '...(으)로' 끝나는 부사적 수식어로 '세계 일주'라는 명사를 수식케 했기 때문이다. '영어로 세계 일주하기', '영어로 하는 세계 일주'라든가 또는 '영어로 세계 일주를' (후자는 어느 언어학과 학생의 제의)이라고 고치면 최소한 문법상으로는 나아진다. 다음 예도 부사적 수식어가 잘못되었다.
이 부사적 수식어 '결승 토너에서'는 '의식해'를 수식케 되고 '결승 토너'는 장래의 일이므로 맞지 않는다, '결승 토너에서 싸울 주전들'이라 해야 한다.
2.2. 명사 앞 수식어
다음 예는 명사 앞에 올 수 있는 수식어들이지만 잘못 쓰인 것들이다.
여기 (10a)에서 수사와 분류사로 된 '2개'가 명사를 수식할 수 있으나 '대학생'을 분석해서 얻는 '대학'만을 수식할 수는 없다. '2개 대학 학생'으로 갈라 써야 수식 가능하다. 다른 예로 '좋은 대학생'이 '좋은 대학의 학생'과 같을 수 없다. (10b)는 '필연적으로 전쟁이 재발하다는 인식'의 뜻으로 화면에 잘못 써 놓았던 예이다. 공문서들이 그것처럼 경직하고 틀린 예가 많다.
다음의 명사 앞 수식어는 잘못 쓰여 의미 내용이 맞지 않는다.
위 기사 제목대로는 '노조 방해 유인물'은 '노조를' 방해하는(방해하기 위한) 유인물'로 해석된다. 그런데 기사를 보면 '서울 고법 민사 3부는 1일 노조 설립을 회사측이 방해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돌려 작업에 지장을 줬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安仁淑 씨 등...'이라 되어 있다. 제목의 표현은 기사 내용과 어긋난다. 기사 내용을 반영토록 고쳐 써야 할 것이다. 줄이기 위해서는 '노조 방해'부분을 홑따옴표로 묶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다.
2.3.중복된 수식
다음 예는 불필요하게 중복적으로 수식어를 쓴 경우다.
여기서 폭행은 원래 원치 않는 것을 강제로 하는 것이므로 '강제로'가 들어가 오히려 군더더기가 되었다.
다음은 뒤에 오는 추측의 술어가 있는데 추측의 부사가 나와 어색하다.
위에서 '아마'가 빠지든지 아니면 '아마 유럽인의 영어가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해야 어색치가 않다.
다음은 한자어의 사용에서 불필요하게 '化'를 덧붙인 예이다.
(14a)는 '수단시'만 써야 한다. (14b)는 구문대로 '제도'를 공개하는 것이면 '공개'라고만 써야 하고, 의도를 살리려면 '공무원 재산 등록을 공개하는 제도로 바꾸기는'(또는 '공무원 재산 등록을 공개화 하기는')이라 써야 하여, '빠르다'는 '이르다'로 고쳐야 할 것이다.
다음도 중복의 예이다.
2.4.수식어 조사의 오용
부사적 수식어로 만드는 방향격 조사를 빠뜨린다든지 잘못 써서 문제를 일으키는 예가 있다. 다음을 보자.
여기서 (16)은 '30°가량까지'라든가 '약 30°까지'라고 고쳐야 의도하는 기온의 도달점을 말하는 것이 된다. 그대로는 올라가는 폭이 30°가량 된다는 뜻이다. (17)은 내려가는 온도의 폭을 묻는 문제이다. 그러나 원래 의도한 문제는 '얼마로' 내려가느냐고 도달점을 묻는 것이었기 때문에 수치가 달라진다. 그래서 말썽이 나자 두 가지 답을 모두 인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5.혼란된 수식
다음 예는 수식구 속의 격이 잘못 쓰여 틀린 문장이다.
이 예에서는 '시달린' 것은 '저희들'인 것으로 읽힌다. '저희들로 인한 시달림'이라든가 '저희들에게 시달리셔서'라고 고쳐야 할 것이다.
이 예의 '접지해서'는 부사적이기 때문에 '줄여야'만 수식할 수 있어 뜻이 통하지 않는다. '접지해서 일어나는 누전 위험'이라고 '일어나는'을 삽입해
그것이 명사 '누전 위험'을 수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음은 틀렸다기보다는 난삽한 수식이라 할 수 있는 예이다.
'이유를' 다음 '...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까지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어 앞에서 '이유를'을 '시청자가 잘 모르던'의 '모르다'의 목적어로 보는 혼란마저 일어나게 한다. '설명하다'를 '이유를'의 바로 다음으로 붙여 놓고 그 내용을 뒤에 덧붙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사건의 순서 배열이 혼란스러운 예이다.
이 예에서는 '현 교도통신...기자가 보도한 대로'가 길게 어색하게 박혀 혼란스럽게 되어 있다.
다음은 역시 순서 때문에 혼란스러운 수식이다.
'다행히'는 문장 전체를 수식하도록 의도되었음에도 위치가 맞지 않아 마치 '사고와 고장이 나서 다행히 부상자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되기 알맞게 되었다. 그 부사가 앞으로 가고 '사고와 고장으로 인한 부상자는 없었다'로 고쳐야 할 것이다.
2.6.번역투의 수식
다음은 번역투의 수식어로서 우리말답지 않아 부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