杜時諺解에 깃든 되살릴 말들 (4)
李應百 / 서울대 敎授, 國語學
■ 分類杜工部時 卷之二
[34]붑괴다:붑괴다(끓어 뒤섞이다)
헤여디락 모락 믌뉘누리
붑괴오(擺閨盤渦沸)(重杜解 2:7 大曆三年春에 白帝城에 放船야 出瞿塘峽노라. 久居菱府다가 將適江陵서 漂泊有時니 凡四十韻이라.)
헤어졌다 모어었다 하는 물뉘누리(소용돌이)는 끓어 뒤섞인다는 뜻이다.
- 涇水 두 옰 이에
붑괴놋다(涇水中蕩潏)(杜解 1:3)
하콰 이예 사미
붑괴야 우르니라(乾坤沸嗷嗷)(杜解 8:56)
豺狼이
붑괴여 서르 너흐놋다(豺狼沸相噬)(杜解 22:32)
소셔
붑괴 니(乃沸鼎)(重杜解 12:10)
'붑괴다'는 사람이나 動物, 자연물이 뒤끓는다는 것을 表現하는 말로 散文이나 韻文에 두루 써도 좋겠다.
[35]시드럽다:시드럽다(고달프다, 피곤하다)
- 山林에
시드러운 모 브툐니(山林託疲薾)(重杜解 2:11 詩題는 [34]와 같음.)
큰 族屬도 生命이 외외며
시드럽도다(大族命單贏)(杜解 25:36)
셴 머리 늘거
시드러우매 춤츠고 놀애 브르노니(白首老罷舞復歌)(重杜解11:41)
(註) 罷
讀爲疲니라.
시드러울 피(疲)(訓蒙字會 中 33)
'시드럽다'는 副詞 '시들시들'의 語根에서 派生된 形容詞다. 그리고 '시들다'도 語根을 같이 하는 動詞다. 이러한 造語 관계는 다음에서도 볼 수 있다.
- 간질간질―간지럽다―간질이다
까칠까칠―까치럽다―까칠다
둥글둥글―둥그럽다―둥글다
미끌미끌―미끄럽다
반들반들―반드럽다
징글징글―징그럽다
헝글헝글―헝그럽다
[36]아디다:아람지다(사사롭다)
- 내 몸
아뎌호 오히려 하 전노라 (自私猶畏天)(重杜解 2:13 回棹)
내 몸을 사사로이 함을 오히려 하늘을 두려워 하노라의 뜻이다.
- 곳과 버드른
아뎌호미 업도다(花柳更無私)(初杜解 9:35)
'아뎌흠'은 名詞 '아'의 派生 動詞'아디다'에 根源을 둔 '私有함'이란 뜻의 말이다.
'아'은 '아람치(私有)'다.
- 아로(以私)(內訓 2:20)
그윗 門엔
아 容納 몯거니와(公門不容私)(金剛經三家解 4:33)
아 (私)(類合 下 4)
'아디다'는 '私私롭다'라는 뜻이다.
- 愚ㅣ
아뎌 疑心노니(愚竊疑焉) (楞嚴經諺解 1:16)
各各
아뎌 受니가(各各私受) (楞嚴經諺解 8:66)
위의 '아뎌흠'은 '아디다'의 副詞形 '아뎌'에 接尾辭 '다'의
名詞形 '흠'을 붙인 말이다. 따라서 그 뜻은 '사사롭게 함'이 된다. 그러나 이 語形을 現代語에 受容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그 전 단계인 '아디다'를 '아람지다'로 바꾸어 살리자는 것이다.
따라서 '사사로운 일'은 '아람진 일' 등으로 表現하면 특히 文藝 作品에서 살려 쓸 만하겠다.
[37]:매(들, 野)
- 이우제 기 해셔 우루미 어제 니 (鄰鷄野哭如作日)(重杜解 2:17 曉發公安數月憩息此縣)
''는 '들(野)'의 同意語다. '들'의 古形은 '드르'로 ㅎ初聲 助詞를 취한다.
- 드르헤 龍이 싸호아(龍鬪野中)(龍飛御天歌 69章)
묏눈과 어르메
드르히 서늘니(山雪河氷野蕭飋)(杜解 4:4)
먼
드르홀 咫尺만가 랑노라(曠野懷咫尺)(杜解 7:23)
드르 춤 츠 옷 알 훤도다(野曠舞衣前)(初杜解 15:29)
들 야(野)·들 교(郊)(類合 上 6)
''의 複合語로는 '개나리'(物譜 花卉)의 用例가 보인다. 들개나리란 뜻이다. ''의 現綴 '매'는 同綴語를 피할 필요를 느끼는 詩 같은 데서 試用해 봄직한 말이다.
[38]아야라:아야라(겨우)
- 江國 千里 남도소니 山城
아야라 온層이로다(江國踰千里 山城僅百層)(重杜解 2:17 泊岳陽城下)
이제 나히
아야라 열 여닐구비니(只今年纔十六七)(初杜解 8:30)
雲霧ㅣ섯거
아야라 해 리더니(霧交纔酒地)(杜解 12:32)
'아야라'는 '아야로시, 아야오시'로도 쓰였다.
- 니븐 누비오시
아야로시 무루페 디날만 도다(補綻纔膝)(重杜解 1:5)
아야오시 돌만 더니 (僅容旋馬)(內訓 3:60)
'아야라'는 '애야라, 애여러'로도 쓰이고, '아야로시'는 '애야시, 애야로시'로도 쓰였다.
- 더으니
애야라 비치 잇고(烟添纔有色)(杜解 12:23)
戎衣 번 니버
애여러 내니(一戎纔汗馬)(初杜解 20:42)
므른
애야시 너덧자 깁고(秋水纔深四五尺)(初杜解 7:22)
애야로시 子로 더브러 가지로 歸호리라(聊與子同歸兮)(詩經諺解 7:11)
'애야로시'는 現綴 '애오라지'와 脈絡을 같이하는 말이다. '聊'의 現訓이 바로 '애오라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야라―애야라―애여러' 및 '아야로시―애야로시'에서 '겨우'란 뜻으로는 '아야라'를 취해 詩 같은 데서 쓸 것이요, '애오라지'의 同意語로는 '애야로시'를 쓰는 것이 語感上 좋을 것 같다.
- 힘들여 걸었어도
아야라 10리밖에 못 왔어라.
연이어 공을 열 개는 넣야 할 것이지만 첫 시도로 여섯 개를 넣었으니 애야로시(未洽하긴 하지만)이것으로 滿足할 수밖에.
※세간에서 간혹 '애오라지'의 뜻을 '오로지'로 잡는 예가 있으나 그것은 잘못임.
[39]믌즘게:물즘게(물길, 뱃길)
- 자 녀름짓 브텃고 郵籤은
믌즘게 알외놋다(宿槳依農事 郵籤報水程)(重杜解 2:20 宿靑草湖)
杜甫가 洞庭湖에 이어져 있는 靑草湖에서 一泊할 때 도둑이 들까 두려워 農家 옆에 배를 대고 郵驛의 時報로 뱃길로 헤아리게 했다는 것이다. '믌즘게'는 水程, 水路니 '물길, 뱃길'이라 하겠다. 본래 '즘게'는 '끝, 限界, 길참(路程)'의 뜻으로 쓰였다.
-
즘게를 라도(能走一息)(救荒擦要 6)
믿나라해 도라와 제 지블
즘게 남기 두고 〔目連經:廻歸本國離家四十餘里〕(月印釋譜 23:73)
궁듕에 출령야 왕춍 고
즘게를 군 드디 말라 고 (令軍中環晝邑三十里無入)(三綱行實圖 王蠋)
몇
즘게 길히 잇뇨(有幾程地)(老乞大諺解 上 9)
'물즘게'는 가령 '南녘 多都海의
물즘게는 굽이마다 仙境이라.'식으로 써 봄직한 말이다.
[40]:잘패(菖蒲)
- 햇 남 므리 어윈 侵逼얏고
눈 노 기놋다(野樹侵江潤春蒲長雪消)(重杜解 2:21 野望)
모래예 다복다복 닌 효근
나놋다(沙茸出小蒲)(杜解 2:8)
믌
조차 잇고(渚蒲隨地有)(杜解 10:4)
어미 오(蒲牙白)(杜解 8:31)
菖蒲가 漢字語인 데 비하여 '잘패'는 固有語라는 데 意義가 있다.
'六月 流頭날 부녀자들이 흐르는 溪谷물에
잘패로 머리를 감고......'식으로 씀직하다.
[41]어르눅다:어르눅다(얼룩얼룩하다, 얼룩지다, 무늬지다)
- 거프른 모매
어르누근 이슬 갓가 룔디로다(皮須截錦苔)(重杜解 2:24 雙楓蒲)
'단풍나무의 껍질은 이끼가 무늬져 미끄러워 타기 어려우므로 깎아 버릴 것이로다. '라는 뜻이다.
- 어르누근 구미테 마니 안자셔 숤잔 드노라(斑髮兀稱觴)(杜解 2:41)
더욱 귀믿터리
어르누그리로다(更益髮毛斑)(杜解 23:48)
이슬 마 菊花 豊鎬애
어르누것고(露菊斑豊鎬)(杜解 20:8)
어르누글 문(紋) (訓蒙字會 下 20)
'어르눅다'는 副詞로 轉成되어 쓰이기도 했다.
- 어르누기 센 머리예 갓 녯이를 랑노라(斑白徒懷曩)(杜解 24:39)
'어르눅이'는 '얼룩지게'의 뜻이다.
[42]에여니다:에어다니다(돌아서 다니다, 피해 다니다)
- 내 人生 일버어 기리 어려운
에여니고 먼 가매 다시 옷기 믈로 저지노라(偸生長避地 適遠便霑禁)(重杜解 2:26 南征)
陶潛 世俗
에여니 한아비니(陶潛避俗翁)(重杜解 3:38)
'에여가다'는 '피해 가다'란 뜻이 된다.
- 새 轅門을
에여가놋다(飛烏避轅門)(杜解 5:53)
사
에여가 諫諍던 긄 草 브레 오(避人焚諫草)(初杜解 6:15)
'에여가다'를 現綴로 고치면 '에어가다'가 되겠다.
'에다'의 語幹'에'에 冠形形 語尾 'ㄴ'을 붙여 이루어진 '엔'과 結合된 複合語例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엔길'―'돌아서 가는 길'
- 엔길 오(汚)(類合 下 62)
'엔담'―'둘러 쌓은 담'
- 萬里長城
엔담 안에 阿房宮 지어(古時調)
'엔담'은 現代語로도 쓰이고 있는 말이다.
[43]횩다:횩다(작다)
- 효 官吏히 안직 서르 업시우다(小吏最相經)(重杜解 2:26·27 久客)
효 臣下ㅣ 님금 괴이와(赤小臣媚至尊)(杜解 3:70)
효 벼슬며(爲小吏)(飜譯小學 9:83)
효근 니피 고(浮小葉)(初杜解 7:5)
효근 풍류와 굴근 풍류(細樂大樂)(初刊朴通事諺解 上17)
어르누근 돌
효가 돈 도다(錦石小如錢)(初杜解 20:2)
횩게 싸라(細切)(分門瘟疫易解方)
빋치 븕고 누르고
횩니라(色赤黃而小)(諺解痘瘡集要)
'횩다'는 '뎍다'와 結合하여 複合語를 이루어 '아주 작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 묏 果實이
횩뎌근 거시 하니 (山果多瑣細)(杜解 1:3)
횩뎌근 거슬 야 中堂에 올오라 (采擷細鎖什中堂)(杜解 18:1)
'흑다'는 '다'와 결합하여 '잘게 바수다'란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 횩 쇄(ꝯ)(類合 下61)
'횩다'는 '혁다'로도 나타난다.
- 혀근 선 보시고(引見小儒)(龍飛御天歌 82章)
글 혼
혀근 사 마(新學小生)(三綱行實圖 朱雲折檻)
메
혀근 벌에 (夢有小飛虫)(內訓 2:40)
'혁다'는 副詞로 轉成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 혀기 머거(小飯)(內訓 1:8)
이 '혁다'系의 語例들은 그것이 나타나는 文獻으로 보아 '횩다'보다 앞선 것으로 보인다.
'횩다'는 그 自體로서 '작다'보다 좀 옛스러운 語感을 나타낼 때, 또는 그 語幹이 앞에 놓이는 複合語로서 쓸 만한 말이다.
- 횩은 무리들이 일을 그르쳤더라.
횩작은 벌레, 채를
횩썰다, 마늘을
횩다지다, 흙을
횩바수다.
[44]유무:유무(편지, 消息)
- 늘근 겨지븨
유무 두어 張은 당당이 가디 몯논 들 세히 얏도다(老妻書數紙 應悉未歸情)(重杜解 2:28 客夜)
우리집의
유뮈 잇냐(我家裏有書信麽)(老乞大諺解 下 3)
유무를 베풀 바 구펴 보내도다(筆札柱所申)(初杜解 8:53)
구즌
유뮈(惡消息)(內訓 3:27)
사랫니도
유뮈 업고(存者無消息)(杜解 4:15)
이 '유무'란 말은 隨筆이나 紀行, 詩, 書信 등 文氣 어린 글에 씀직한 雅趣 있는 말이다.
- 집 떠나 異地의 風物에 취하여 때 읆는 줄도 모른 채 유무 닦은 지 하마 얼마던고......
[45]이대:이대(잘, 좋게, 편안히)
- 유무 브텨 三川 무로 아디 몯리로다. 지비
이대 잇가 몯가(寄書問三川 不知家在否)(重杜解 2:32 述懹)
이대 救샨 功이 (善救功)(楞嚴經諺解 5:38)
이대 付囑시다 오시니라(云善付囑也)(金剛經諺解 上 9)
녯 버든
이대 쵸 알어(故人知善誘)(杜解 2:48)
집 이셔 다
이대 잇던가(家裏都好麽)(老乞大諺解 下3)
우리히 본 바로 염왕
이대 오면(吾等所見善秦閻王)(王郞返魂傳 4)
이 例文들에 나온 '이대'는 原文 '善·好'에 대한 번역으로 쓰인 것이다. 따라서 '잘, 좋이'의 뜻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이대'는 動詞 '읻다'와 同根의 副詞임을 다음 語例로 알 수 있다.
- 낫낫치 고
이며(一一明妙)(金剛經三家解 2:62)
보라온 옷과
이 음식을 모 슈용티 마롤디어다(軟衣美食 切莫受用)(野電自謷諺解 48)
여기 나온 '읻다'는 '妙·美'에 대한 번역이니 위의 '善·好'와 뜻하는 바가 같기 때문이다.
'이대'는 특히 詩語로서 씀직한 말이다.
- 訂正:「국어생활」4호 p. 128[33]물누뉘리→물뉘누리. 久居蘷府하다가→久居蘷府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