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由來와 意味
―근래의 사용 양상을 중심으로―
朴 甲 洙 / (서울大 교수, 國語學)
1
우리는 우리 文字를 여러 가지 이름으로 일러 왔다. 訓民正音, 正音, 諺文, 反切, 國文, 한글은 그중 대표적인 것이다. 이들 명칭 가운데 오늘날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한글이다. 그런데 이 한글은 文字 이외에 國語, 國文 및 고유어 등의 意味로까지 擴大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한글이란 명칭은 언제 누구에 의해 지어졌으며, 그 의미는 본래 무엇이었던가? 그리고 이 말의 바람직한 용법은 무엇이라 하겠는가? 다음에 이들 문제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2
한글이란 명칭이 언제 누구에 의해 비롯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증언이나 추정에 의하면 이의 작명자로 周時經과 崔南善의 두 사람이 들려진다. 이러한 소견이 밝혀진 자료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이제 이들 所論의 대표적인 것을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이 말이 생기기는 지금으로부터 십오 년 전에 돌아가신 주시경(周時經) 선생이 '한글배곧'이란 것을 세우니 이것이 '조선어 강습소'란 말입니다. 그 뒤로 조선 글을 '한글'이라 하게 되어 지금까지 일컬어 온 것입니다. (李允宰, 1929) |
| 崔南善 氏 經營 光文會 內에서 周時經 氏가 朝鮮語를 硏究하여 當時에 周 氏는 漢字 全廢論者로서, 朝鮮文을 專崇하고자 하는 感情으로 '諺文'의 名稱을 버리고자 하야 그 代用語를 考察하는 途中에 崔 氏로부터 '한글'이라고 命名하야 周 氏도 이에 贊同하야 爾後로 使用된 말이다. (朴勝彬, 1936) |
이러한 所說을 바탕으로 할 때, 한글이란 명칭의 작자는 周時經 說이 유력하다. 周時經은 '한나라글, 한나라말, 한말, 배달말글' 등의 술어를 창안했는가 하면, '한글모, 한글배곧' 등의 學會名을 창안한 사람이다. 따라서, '한글'이란 명칭도 그에 의해 창간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朴勝彬의 증언처럼, 실용 이전에 崔南善이 제의했을 可能性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못된다.
한글이란 名稱의 작자가 누구인지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이 말이 쓰인 最古 記錄은 1913년 3월 2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것은 高永恨(1982)에 의해 새로이 밝혀진 것이다. 이 한글이란 명칭이 최초로 쓰인 것은 배달말글 몯음이라 개칭했던 朝鮮語文會를 이때 다시 '한글모'라 개칭한 것이다. 이규영의 한글모죽보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보인다. (高永恨, 1982)
| 四二四六年 二月 二十三日 (日曜) 下年 一時 臨時 總會를 私立 普成學校 內에 開하고 臨時 會長 周時經 先生이 昇席하다.…… 本會의 名稱을 '한글모'라 改稱하고…… |
'한글'이란 말은 이와 같이 1913년의 文獻에 드러나는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그 뒤 「아이들보이」誌(1913.9)의 '한글 풀이'난에 씌었고, 그 다음에는 조선어 강습원을 개명한 '한글배곧'(1914.4)에 나타난다. 이후 '한글배곧'의 수업 증서에 쓰였고, 周時經의 후계자들에 의해 보급되었다. 그러나, 이 말이 보편화된 것은 1927년 「한글」誌가 간행되고, 훈민정음 반포일을 '한글날'로 개칭하게 된 뒤의 일로 보인다. (최현배, 1941)
그러면, 이러한 한글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三韓/大韓帝國'의 '韓'에 '글[文]'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뜻의 증언은 李允宰, 金允經의 증언에 나타난다. 먼저 李允宰의 증언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역사를 상고하면 조선 고대 민족이 환족(桓族)이며, 나라 이름이 환국(桓國)이었습니다. '환'의 말뜻은 곧 '한울'입니다. 조선 사람의 시조 단군(檀君)이 한울로써 명칭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환'은 '한'과 같은 소리로 '한울'의 줄인 말이 되었고, 그만 '한'이란 조선을 대표하는 명칭이 된 것입니다. 고대 삼한(三韓)이란 명칭도 이에서 난 것이요, 근세에 한국(韓國)이란 명칭도 또한 이에서 난 것입니다. 또 '한'이란 말의 뜻으로 보아도 '크다(大)' '하나(一)'라 '한울(天)'이란 말로 된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로 우리글을 한글이라 하게 된 것입니다. 한글은 '한'이란 겨레의 글, '한'이란 나라의 글 곳 조선의 글이란 말입니다. (李允宰, 1929) |
金允經의 증언도 이와 대동소이한 것이다.
| '한글'이란 말은 古代에 '韓'이나 '三韓'의 '韓'이 朝鮮의 古號도 되는 同時에 '大'나 '充滿'의 意味를 가진 '한'과 文字의 意味를 가진 '글'을 모아 이룬 말인데, '朝鮮文'이란 뜻이 되는 것입니다. (金允經, 1938) |
이렇듯 '한글'은 본래 우리나라, 우리 겨레의 글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한글'의 '한'을 '一, 大, 正'으로만 본 것도 있다. 이러한 해석은 崔鉉培의 풀이에서 볼 수 있다.
| 한글의 '한'은 '一'이요, '大'이요, 또 '正'이다. 그리하여 첫째로 한글은 바른 글(正音)이니, 모든 것이 법에 맞도록 整理되어야 할 것이요; 다음에 한글은 큰 글이니, 사내나 계집이나, 늙은이나, 젊은이나, 어른이나, 어린이나, 貴한 사람이나, 賤한 사람이나, 다 한가지로 이 글을 알아야 하며, 써야 할 것이요; 끝으로, 한글은 하나된 글이니, 온 누리에서 첫째가는 글이요, 또 조선에서는 누구에게든지 한가지로 쓰히어야 할 글이다. 이러하여 整理와 普及과 統一의 세 가지는 實로 한글의 根本義가 되는 것이다. (崔鉉培, 1941) |
崔鉉培 등의 이러한 의미는 본래의 뜻이 아니요, 결과적으로 지니게 된 것이거나, 후세 학자들이 인위적으로 덧붙인 것이라 하겠다.
3
한글은 본래 우리나라의 글, 또는 우리 겨레의 글이란 말이다. 여기서 글이란 文字를 의미한다. 이러한 뜻은 대부분의 국어사전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글'이 실제로 쓰이는 것을 보면 이와는 다른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李應鎬(1975)는 用例에 따라 한글의 의미로 다음과 같은 4가지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 밖에 우리는 '고유어', '한글학회 관계' 및 '국어 국문' 등 종합적인 뜻으로도 아울러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음에 이들의 용례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우리 文字의 이름이다.
| 지금 이 세상에서 쓰고 있는 글자는 50종이 넘는다고 한다. 한글도 이러한 글자 중의 한 가지이다.…… 한글은 우리말을 적는 글자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대부분 자기 나라의 글자를 가지고 있다. 서양에는 알파벳이 있고, 중국에는 한자, 일본에는 가나가 있다. (국민학교 국어 6-2) |
'한글'이 이렇게 文字를 뜻하는 것은 본래의 뜻이며, 이러한 용법은 매우 보편적인 것이다.
둘째, 국어를 뜻한다.
| "한글 순화의 길잡이로" 1641 낱말 우리 것으로 (S신문 71.11.19)
"발음 기호 붙은 한글 사전 나온다"精文硏, 7萬語 수록 내년 출간 (J일보 8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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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글'로 국어, 곧 우리말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근원적으로 '한글학회/한글 맞춤법 통일안/한글 학자'와 같은 用法에서 연유하는 것이라 하겠다. '한글'로 국어를 이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어를 한때 '한말'이라 한 적이 있었고, '배달말글 몯음'이 '한글모'로 바뀐 점으로 보아 '한글'이 '국어 국문'을 의미하는 말로 볼 수 있으나, 이것은 역시 '한말글'의 '말'을 생략한 '한글'이라 하겠다. 따라서, '한글'의 진의는 '한국 文字'에 있다 하겠다.
'한글'을 '국어'의 의미로 전용해 쓴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 심지어는 한글보다 외국어가 더 품위 있고, 세련된 듯한 착각에 빠져 한글을 외국어로 표기한 상표가 버젓이 나도는 세상이 됐다. (J일보. 8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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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NHK 한국어 강좌 '안녕하십니까'의 副題를 '한글 강좌'라 한 것도 이러한 혼란의 단적인 예이다.
셋째, 한글로 쓰인 글을 이른다.
| "한글 문화권 못 이룰 것인가 (H일보. 84.10.11) |
우리는 흔히 '漢文'으로 중국의 문장과 문자를 이른다. 이렇듯 '한글'로 文字와 文章을 아울러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한글'의 '글'이 본래 '글자' 아닌 '문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
넷째, 국어 정서법을 이른다.
"얘는 한글도 모르네"와 같이 쓰이는 것이 그것이다. 정서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잘못 쓸 때 쓰는 말이다. 이것은 '한글 맞춤법'을 줄여 쓴 것이라 하겠으나, 바른 준말은 '맞춤법'이다.
다섯째, 우리의 고유어를 이른다.
| "고운 한글 이름 모집" 서울대 국어 활동 학생회는 '고운 이름 자랑하기'에 참가할 순수한 우리말 이름을 5월 10까지 모집한다. (C일보. 84.4.15) "文化財 용어 한글로 바뀐다." "잃어버린 固有語 찾는 데 重點"(H일보, 78.1.9) |
'한글=고유어'의 등식은 '한글'을 우리말로 생각하고, 우리말이란 外來語나 漢字語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추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동일시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 부기할 것은 소위 한글 이름이라는 것이 고유어에 의한 명명이냐도 문제이다. '정새난슬'은 고유어 아닌 文字 그대로의 한글 이름이라 할 수 있을 뿐이다.
여섯째, 한글학회 관계를 뜻한다.
| 한글 학자 申琦澈 씨 한글 사전 편찬에 30여 년을 바쳐온 한글 학자 申琦澈 씨(62)가 맞는 한글날의 감회는 남다르다. (S신문 84.10.7) |
이것은 흔히 '한글'이란 말이 관형어로 쓰이는 경우이다. '한글-학자/한글-파'와 같은 것이 그 예이다. 최현배, 허웅 등을 흔히 '한글 학자'또는 '한글파'라 하는 것이 그 구체적인 예이다. 이것은 換喩에 의한 의미 변화라 하겠으나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일곱째, 국어 국자 등 종합적인 의미로 쓰인다.
| 이 글자의 이름인 '한글'의 뜻에다가, 한국어의 말뜻과 한글로 된 글월의 뜻, 그리고 "한글 맞춤법"까지 포함시켜서, 이 '운동사'에서는 '한글'이라고 넓은 뜻으로 매겨서 쓰기로 한다. (李應鎬, 1975.) |
개화기 이래의 소위 '한글(의) 운동'이라고 할 때의 '한글'도 글자만이 아닌 종합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4
우리는 '한글'이란 말의 起源과 그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는 개화기에 周時經에 의해 비롯되는 것으로 보이는 말로 본래 한민족의 文字를 뜻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오늘날 의미가 擴大되어 다의성을 지니게 되었다.
多義性이란 言語의 특성의 하나로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多義性으로 말미암아 '한글'이란 말은 의미의 혼란을 빚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얼굴을 찾아'(K신문 84.10.5)라는 記事에는 '한글'이란 말이 적어도 세 가지 뜻으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국어, 國字, 고유어의 뜻으로 쓰인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 '한글'이란 말은 이제 일반 언중의 혼란스러운 의미를 정리해 그 개념을 분명히 규정해야 하겠다. 그것은 '한글'이란 말을 본래의 뜻 '한민족의 文字'로 한정하는 것이다(말은 '國語' 또는 '韓國語'로 정착되어 있다.). 그것은 알파벳이나 로마字, 가나가 文字 이외의 말이나 기타의 것을 지칭하지 않는 것과 같다. 比喩的인 뜻은 별개의 문제이다.
<參 考 文 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