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보다:보미다(녹슬다)
風水ㅅ氣運에 날히
보엿도다(風水白刃澁) (重杜解 1:22 龍門鎭)
'녹'은 '錄'으로 '녹슬다'는 금속이 酸化해서 빛이 변한다는 뜻이다.
雲霧ㅅ 비예 銀印이
보니(霧雨銀章澁) (杜解 20:10) 쇠 보 (鉎), 쇠 보 슈(銹)(訓蒙字會 下 15)
'보'는 '보믜'로도 쓰였다.
壁上에 걸린 칼이 보믜가 나단말가(古時調 金振泰) 셔셔 늙고 드 칼 보믜거다(古時調 柳赫然)
'믭다>밉다'에서 '보>보믜>보미'의 과정을 밟아 現代 語形을 보미(名詞), 보미다(動詞)로 잡을 수 있다. 현대어 '녹슬다'가 '漢字語+固有語'形임에 비해 '보미다'는 순수한 固有語라는 데 매력이 있다.
'보미―보미다'는 '띠―띠다, 신―신다'와 같은 構造의 造語法이다
古語에서 '보―보믜'가 現代語 '보늬'의 뜻으로 쓰인 同形 異義語라 하겠다.
[12] 리다:차리다(정신 차리다, 찾다)
하히 고 어야 비치 업스니 뫼히 먼 길흘 리디 몯리로다 (天寒昏無日 山遠道路迷) (重杜解 1:23 石龕)
하늘이 차고 어둠침침하여 햇빛이 없으니, 山이 먼 곳에 있어 길을 분간(分揀)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곧 길을 찾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범과 일히히 무덤 여러 주거믈 먹거늘 내 사예 나 림 몯야 간대로 다니(月印釋譜 10:25)
범과 이리들이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꺼내어 먹으니 내가 그러한 사이에 나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함부로 뛰어다니더니의 뜻이다. 여기에 나온 '림'은 '리다'의 名詞形으로 '정신 차림'의 뜻이다.
임의 라 여 리믈 더욱 졍히 야 (旣長辨析益精) (二倫行實圖 48)
이미 자라서는 事物을 가리어 分別함을 더욱 정밀하게 하여의 뜻이다.
[13] 구위:구이 (官, 官家, 官廳)
구위 爲야 됴 삸대 采取야 다 梁과 齊예 바티놋다(爲官采美節 五歲供梁齊) (重杜解 1:23 石龕)
官家를 위하여 훌륭한 활의 살대를 採取하여 5년 동안을 梁과 齊에 바치도다.
구위와 아 창름이 다 풍실더라(公私倉廩俱豊實) (杜解 3:61)
官家와 사삿집의 곳집이 다 곡식이 豊盛하게 그득 차 있더라.
'구위'가 官家인 동시의 '公私'의 '公'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구윗
구위예 도로 보내요로브터(自從官馬送還官) (初杜解 25:40)
관가의 말을 官家에 도로 보냄으로부터의 뜻이다.
'구위'는 '구의, 구이'로도 쓰였다.
구의예 오미 쉰나리 몯호(到官未五十日) (杜解 25:36)
구의 주검을 검시고(官司檢了屍) (老乞大諺解上 25)
官家가 시체를 맡아 檢屍하고의 뜻이다.
구의 공(公) (訓蒙字會 中 1, 類合 上 17, 石峰千字文 23)
집안히 쇡쇡야
구이 더라(家中凜如公府) (三倫行實圖 31)
집안이 찬 기운이 나 官廳과 같더라.
'公'이 '구의'에서 '구이'로 변한 것을 六堂의 新字典(1:13)에도 '官名 三公 구이'라 한 것으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종래 書堂에서는 '公'을 아예 '귀 공'이라 했으니 이로 미루어
구위>구의>구이>귀
의 관계를 알 수 있다. 그러나 '귀'는 '耳'와 혼동이 될 우려가 있기에 '구이'로 語形을 잡아 '官·官家·官廳'을, '구이' '官物'을 '구잇것'이라 함도 試圖해 봄직한 일이다.
[14] 잡쥐다:잡쥐다(잡아 쥐다, 잡아 부리다, 牽制하다)
심히 니로 고 삸대 盡야
잡쥐여 몌 充數 거시 업세라 다(重杜解 1:23 石龕)
심하게 이르기를 곧은 화살대가 다 소비되어 잡아 쥐어 쓰는 데 수효를 댈 수가 없구나 한다.
히미 세여 可히
잡쥐 몯니(力强不可制) (杜解 17:7)
힘이 세어 가히 牽制하지를 못하니의 뜻이다.
[15] 시름외다:시름되다(걱정되다, 근심되다)
부 수픐 소리 섯것고
시름왼 히 양 改變놋다(颼颼林響交 慘慘石狀變) (重杜解 1:23 積草嶺)
바람이 우수수 부는 소리와 수풀이 울리는 소리가 섞어 나고, 근심된 듯 돌의 모양이 변했도다.
심름왼 므리 잇니(愁邊有江水) (杜解 12:40)
'시름외다'는 '시름도외다'로도 나타난다.
긴 졋소리 뉘 能히
시름도왼 들 亂오니오(長笛誰能亂愁思) (重杜解 11:7)
길게 울리는 젓소리는 누가 能히 근심된 뜻을 어지럽히는가.
'시름외다'는 '심름+외다'로 다음과 같이 변했다 하겠다.
시름외다→시름도외다→시름되다
[16] 술윗:수레나룻(수레채)
뎌른
술윗 도다(如短轅) (重杜解 1:27 木皮嶺)
'轅'은 ① 訓學字會(中 26)에서 '원'이라 했고, '輈'는 '머리 듀'라 했다. ② 說文에는 '轅, 輈也, ㅆ車袁聲'이라 하여 轅과 輈의 뜻을 같게 보았고, 池錫永의 ③ 字典釋要에서도 訓을 다 같이 '멍에채'이라고 했다. 그런데 六堂의 ④ 新字典에서는 轅은 '멍에', 輈는 '車轅 수레채'라 하여 혼동을 일으키게 했다.
이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된다.
轅 ① ②=輈 ③ 멍에채 ④ 멍에
輈 ① 머리 ②=轅 ③ 멍에채 ④ 수레채
②, ③은 공통되므로 제쳐놓고, ①과 ④를 견주어 볼 때 ''의 뜻이 '멍에'냐 '수레채'냐 하는 것이 명확하게 판별이 안 된다. 왜냐하면 訓蒙字會에서 '머리 '이라 한 '軛'의 訓이 字典釋要나 新字典에서는 다 같이 '멍에'로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中國 文獻에서의 견해는 어떠한가. '句讀'란 책에 '轅直而輈曲, 轅兩而輈一, 轅施之大車以駕牛, 輈施之小車以駕馬'라
했다. 轅은 곧고 輈는 구부러졌는데, 轅은 둘이고, 輈는 하나며, 轅은 큰 수레에 施設하여 소에게 메고, 輈는 작은 수레에 시설하여 말에게 멘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轅은 달구지(牛車)에서처럼 수레의 양쪽에서 멍에에 이르는 긴 채(수레채)이고, 輈는 馬車에서처럼 말의 목덜미에 메는 굽은 멍에를 이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轅의 끝을 가로 이은 곧은 나무는 소가 메는 멍에로 이것이 바로 액(軛)이다.
'수레채'는 현대 국어사전에서는 '끌채'의 사투리로 잡았는데, '끌채'는 '멍에 목에 가로 대도록 만든 긴 채'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수레채'란 말이 新字典 같은 데서 이미 쓰였고, 그 말 앞에 붙은 '수레'란 말로 쉽사리 수레에 붙어 있는 긴 채라는 것을 연상할 수 있어 그대로 살려 쓸 만하다.
'수레채'에 해당하는 '수레나룻'은 詩語로 씀직한 말이라겠다.
[17] 간대로:간대로(망령되이, 함부로)
됴 새
간대로 디 아니고 햇 사 半만 깃야 사놋다 (好烏不妄飛野人半巢居) (重杜解 1:31 五盤)
좋은 새는(화살에 맞을 염려가 없으므로 듬직하게 자리잡고 있어) 함부로 날지 아니하고, 들에서 사는 사람은(섶이나 나무를 그러모아 생활 터전을 마련하였으므로) 반쯤 이룩된 집에서 살도다.
울며 외요
간대로 보아(妄見是非) (金剛經諺解上 16)
옳고 그른 것을 (어떠한 主見 없이) 망령되이 보아란 뜻이다.
노름노리
간대로 고(遊戱無度) (呂氏鄕約諺解 9)
여기서의 '간 대로'는 '節度 없이'의 뜻이 된다.
내 엇디 敢히
간대로 니리오(我怎麽敢胡說) (老乞大諺解上 16)
여기서의 '간 대로'는 '되는 대로'의 뜻으로 쓰인 것이다.
이렇게 '함부로, 망령되이 節度 없이'의 뜻으로 쓰인 '간 대로'란 말은 日常 口韻 言語에서보다는 글로 적을 때나 詩語로서 살려 씀직한 말이다.
[18] 저프다:저프다(두렵다)
瞿塘 디나뇨 브로 드르며 大庾 건너뇨 해 보앗건마 모미 도록 어려운 디나뇨매
저푸 예로브터 혜요리라(飽聞經瞿塘 足見度大庾 終身歷艱險恐懼從此數) (重杜解 1:32 龍門閣)
瞿塘峽(구당협)을 지나다닌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실컷 들었으며, 大庾嶺(대유령)을 건너다니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많이 보았건마는 목숨이 다하도록 어려운 곳을 지나다니는 것이 두렵다는 것을 이 龍門閣에서부터 헤아리리라.
'저품'은 '저프다'의 名詞形으로 '저폼'으로도 쓰였다. 현대어형으로 바꾸면 '저픔'이 된다.
時節에 딜가
저프니(恐後時) (杜解 4:26)
時節에 뒤떨어질까 두려우니의 뜻이다.
이 됴 활이면 므슴 혀기를
저프리오(是好弓時怕甚麽扯) (老乞大諺解下 28)
이 좋은 활이면 무슨 당기기를 두려워하리요.
창굼그로 여어볼가
저페라(又怕窓孔裏偸眼兒看) (朴通事諺解中 18)
창구멍으로 엿볼까 두려워라.
이들 '저프다―저픔―저페라'는 語根 '젛(恐)'에 접미사 '브'가 붙어서 된 말들이다.
저프다'의 語根 '젛'에서 '젛다→저타, 젛도다→저토다, 젛디→저티, 젛어→저허, 젛어다→저허다, 젛옴→저홈, 젛움→저훔, 젛이다→저히다'와 '젛와→젓와' 같은 表記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 ① 저타:저어하다(두려워하다)
눈과 서린가
저코(懼雪霜) (杜解 6:48)
- ② 저토다:저어하도다(두려워하도다)
泥滯야 寸心을 잇블가
저토다(恐泥勞寸心) (杜解 15:3)
막혀서 寸心을 수고롭게 할까 두려워하도다.
- ③ 저티:저어하지(두려워하지)
놀라디 아니며 두리디 아니며
저티 아니면(不驚不怖不畏) (金剛經諺解上 77)
- ④ 저허:저어 (두려워하여)
우 소릴 모딘 버미 드를가
저허 (啼畏猛虎聞) (杜解 1:12)
- ⑤ 저허다:저어하다(두려워하다)
오히려 일흘가
저허띠니라(猶恐失之) (論語諺解 2:38)
- ⑥ 저홈·저훔:저어함(두려워함)
모 놀람과
저홈 업거지다(無諸驚懼) (禪宗永嘉集諺解下 140)
決定히
저훔 업스시미라 (決定無畏) (圓覺經諺解上 二之二 96)
- ⑦ 저히다(威脅하다)
브러
저히샤 살아자시니 (故脇以生執) (龍飛御天歌 115章)
- ⑧ 젓다:젓삽다(두려워하옵다)
젓와 오라록 몯 나오라(怵惕久未出) (杜解 1:1)
惶恐하와 오래도록 못 나오도다.
'젓나와'의 '젓'은 '젛'의 'ㅎ'이 'ㅅ'으로 바뀐 것이요, '저히다'는 'ㅎ'이 살아난 것이며, '저어하다'는 'ㅎ'이 弱化한 것이다.
'저프다, 젓사와, 저히다' 등은 時語로 살릴만한 말들이요, 특히 '젓사와'는 先人들의 경우처럼 편지 글에 愛用할 말이다.
[19] 숫두워리다:수떠리다(떠들썩하다)
숫두워리 일홈난 모 히로소니(喧然名都會) (重杜解 1:38 成都府)
떠들썩하는 이름난 都會地니의 뜻이다.
小人 甚히
숫두워리다(小人苦喧闐) (杜解 1:18)
'숫두워리다'는 '숫두어리다―숫워리다―숫어리다'로 나타나고, 한편 '수다―수워리다―수어리다' '수우다―수우워리다' '수다―수워리다' '수으다―수으어리다'로도 나타난다.
숫두어리다:숫두어리다(鬨然) (語錄解 16)
숫워리다: 峽 가온셔
숫워려 붑치놋다(峽中喧聲鼓)(杜解 12:41)
숫어리다:토와 沐浴야 짐즏 서르 숫어리다(爭浴故相喧) (重杜解 10:6)
수다:近間에 드르니 詔書ㅣ려 都邑에셔
수니(近聞下詔暄都邑) (初杜解 17:29)
수워리다:수워려 늘그리 慰勞다(喧鬧慰衰老) (初杜解 22:3)
수어리다:엇뎨 져비 새
수어리미 업스리오(寧無燕雀喧) (初杜解 21:10)
수우다:개예 울엣 소리 어제 바
수우니 (江浦雷聲喧昨夜) (重杜解 3:47)
수우워리다:富貴예 갓 머리 돌아보라고
수우워려 토 해 채쳐 가 게을오라(富貴空回首 喧爭懶著鞭) (重杜解 20:8)
수다:짓 버리
수놋다 (蜜蜂喧) (初杜解 21:6)
수워리다:萬方이 슬허
수워리니(萬方哀嗷嗷) (初杜解 22:48)
수으다:고지 더우니 짓 버리
수으놋다(花暖蜜蜂喧) (重杜解 21:6)
수으어리다:黃牛ㅅ峽엣 므리
수으어리다(黃牛峽水喧) (重杜解 11:49) |
위의 '숫---수'는 현대어의 '수선스럽다, 수선떨다'의 '수선'과 脈을 같이 하는 語根이고, '숫두'의 '두'는 현대어의 '떠들다'의 '떠'에 맥이 이어졌다고 하겠다.
따라서 '숫두워리다----숫두어리다'는 '수선스럽게 떠들썩하다'는 뜻으로 現代語形을 '수떠리다'로 잡아 본 것이다. 이것도 文章, 특히 詩에 씀직한 말이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