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말....................................................................................................................................5
□특집/국어 속의 外來語
國語 속의 借用語-古代國語에서 近代國語까지..................................................................南 豊 鉉... 6
근대화 이후의 외래어 유입 양상....................................................................................강 신 항... 23
외래어 사용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수용 태도 ..................................................................박 갑 천... 37
다른 나라에서의 外來語 受用 양상.................................................................................兪 萬 根... 44
외래어 동어이표기(同語異表記):자료(영어).....................................................................김 중 서... 58

□解說/外來語 ........................................................................................................................... 55

□잘못 쓰이는 우리말과 글
잘못 發音되고 있는 우리말(2).......................................................................................南 廣 祐... 65
국어답지 않은 국어......................................................................................................서 재 극... 74
□고 성봉 김성배 박사님의 생애와 업적........................................................................진 태 하... 82
□國語 文法의 理解/
國語의 文法的 特徵에 대하여 .......................................................................................任 洪 彬... 86
□문헌 속의 우리의 옛말/
「杜詩諺解」에 깃든 되살릴 말(1).................................................................................李 應 百... 99
□海外短信/日本語 表記法 改定 試案 마련....................................................................................109

□국어 오용 실태........................................................................................................................110
□국어 순화 자료 소개 ...............................................................................................................112
□질의 응답 ..............................................................................................................................114

·外信內言...43/·醇化 시급한 프로그램 이름...64/
·정부의 어문 정책...119/·학계 소식...121/·새로 나온 책...122/
·연구소 소식...124
머 리 말

창간호를 내놓은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본 연구소가 설립된 지 얼마 안돼서 「국어생활」 창간호를 급하게 세상에 내놓고 보니, 그에 대한 기초 작업과 후속 계획이 아직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 동안 이에 대한 보완 작업으로 수개월을 보내게 된 것이다.
「국어생활」은 우리 온 국민의 말과 글을 올바르게 이끌어 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책이 관공서나 또는 한정된 일부에 머물지 말고 국민 모두에게 보급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의 온 힘을 기울여 적어도 일 년에 네 번 나오는 계간지로 만들고 싶다. 이런 우리의 소망이 허용되고 또 이루어질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이번 호에는 "국어 속의 외래어" 문제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그것은 현재 "외래어 표기법"의 개정 작업이 급히 진행되어가고 있어 불원간 그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 지식을 국민에게 주기 위해서이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다음 호에선 이 안의 소개와 해설을 붙이고자 한다.
□ 특집/국어 속의 外來語

國語 속의 借用語
///古代國語에서 近代國語까지

南 豊 鉉
(檀國大 교수, 國語學)

한 언어가 다른 언어로부터 받아들인 單語를 借用語(borrowings) 또는 外來語(word of foreign origin)라 하고 본래부터 가지고 있었거나 스스로 造語한 단어를 固有語(native word) 또는 土着語(indigenous word)라 한다.
'借用'이란 말은 언어학적인 術語이지 문자 그대로 '빌려 쓴다'는 뜻은 아니다. 借用語라고 해서 그 단어를 원말에 되돌려 주어야 할 채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원말 역시 차용해 갔다고 해서 어떤 손실을 입었거나 쓰고 있던 말에 변화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다만 다른 언어의 말을 자기의 언어에 갖다 쓰는 것이 차용과 유사한 점이 있어서 술어로 정하여 쓸 뿐이다.
借用語는 어떤 개인이 뽐내는 마음이 있어 자기 나라말에 외국어를 섞어 쓰는 것이 계기가 되어 들어오는 경우와 외국의 文物이 수입되면서 필요 불가결하여 따라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들어왔든 차용어는 收容된 말에 동화되게 마련이다. 借用語가 外來語와 구별되는 것은 이 동화에 있다. 즉 차용어는 동화되어 自國語가 된 것이고 외국어는 남의 나라말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상용하는 '배추'와 '상치'는 순수한 우리의 고유어가 아니라 사실은 중국어의 '白菜'와 '常菜'를 차용한 말이다. 이 단어들은 오랫동안 국어 속에서 사용되어 오면서 그 語源이 아주 잊혀져 이제는 고유어와 다름이 없을 만치 국어에 동화된 것이다. 차용어의 同化現象을 언어학적으로는 세 분야로 나누어서 설명하는 것이 편리하다.
첫째는 音韻論的인 동화이니, 영어의 'bus'가 국어에서 '버스', '뻐스'로 발음되는 것이나, 'lamp'가 '남포'로 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어에서는 영어에서와 같이 有聲閉鏁音 [b]나 流音 [l]이 語頭에서 발음될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이 국어식으로 발음되는 것이다. 외국어는 音韻 體系나 音韻 法則이 自國語와 다르기 때문에 외국어에 여간 능한 사람이 아니면 정확한 외국어 발음이 어렵다. 하물며 외국어에 익숙지 않은 일반 대중에게 보급되면 자국어의 音韻 習慣에 따라 발음하게 되므로 자연 음운론적으로 동화되게 마련이다.
둘째는 文法的인 동화이다. 미국 펜실바니아州에 사는 獨逸系 사람들은 영어의 'funny'를 'fonnig'로 'tricky'를 'tricksig'로 변화시켜 말한다고 한다. 이것은 형용사를 만드는 영어의 '-y'를 그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독일어의 '-ig'로 대치시킨 결과이다. 中世國語에서는 중국의 복식 이름인 '北甲'이란 말을 차용하였었다. 이 단어의 中國音은 당시에는 '비갸'가 가장 가까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 '비갸'란 말은 매우 낯설은 것이었기 때문에 第2陰節의 '갸'를 국어의 '둡게', '번게', '지게'하는 '게'에 결부시켜 '비게'라는 말로 동화시켜 사용하였었다. 현대 국어에서도 영어의 형용사를 차용할 때 '스마트하다', '젠틀하다'와 같이 接尾辭 '―하다'를 붙여 차용한다. 원말에 없는 우리말의 접미사를 첨가함으로써 문법적으로 국어에 동화시키는 것이다.
셋째는 語彙論的 또는 意味論的인 동화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텔레비전'이란 말은 'tele: 遠'와 'vision: 視'이 합해진 複合語인데, 우리는 그 語源을 생각지 않고 단지 '受像機'란 뜻으로만 사용한다. 원말의 복합어가 우리말에 와서는 單一語로 된 것이다. 또 '카네이션'이란 말은 본래 상표의 명칭이었는데 한때 커피에 치는 우유의 通稱으로 쓰인 일이 있었다. 원말의 뜻이 우리말에 차용되어 바뀐 것이다. 우리말의 '미욱하다'는 '迷惑(다)'에서 차용된 것이지만, 두 말 사이의 意味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이들은 우리말에 차용되어 語彙論的인 동화를 한 예들이다.
외국어가 차용될 때는 차용의 모델은 하나이면서 여러 形態로 나타나는 수가 있다. 현재 'truck'에 대한 차용어는 '추럭'으로 익어져 가는 감이 있지만, 여러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추럭', '트럭', '도락구'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radio'를 모델로 한 차용어도 '나디오', '라디오', '나지오', '라지오', '레이디오'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예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차용어가 동화되어 가는 한 과정이다.
외국어에서 많은 借用語를 받아들이게 되면, 그 영향을 받아 수용하는 言語가 構造的인 변화를 입게 된다. 국어에는 語頭에 流音이 올 수 없는 頭音法則이 있다. 그리하여 漢字語의 '路上(로상)'은 '노상'으로 차용되고 '梨花(리화)'는 '니화(>이화)'로 차용되게 되었다. 그러나 서구에서 많은 차용어가 들어오게 되자 '라디오' '램프' '로보트' 등과 같이 두음법칙에 어긋나는 단어들이 흔히 사용되게 되었고, 근래에 와서는 語頭에 流音을 가진 西歐語를 받아들일 때는 그 流音을 살려서 수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西歐語가 우리 국어에 音韻論的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다.
국어는 중국어로부터 접미사 '-的'을 받아들여 '人間的', '社會的', '政治的' 등과 같이 매우 生産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용법이 확대되어'우리的인 것'과 같이 固有語들에까지 사용되고 있다. 우리말의 假定法은 '...하면(하거든)'과 같이 假定句의 後尾에 語尾를 사용하여 표현한다. 이에 반하여 중국어(漢語)의 假定法은 假定句의 첫머리에 '若(萬若, 萬一)'과 같은 接續詞를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중국어(漢文)의 이 표현법이 국어에 영향을 미치어 '萬若(萬一)...하면(하거든)'과 같이 接續副詞와 語尾 사이에 呼應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예들은 한 언어가 다른 언어에 文法的으로 영향을 미치는 예이다.
차용어를 다량으로 수용하게 되면 그 가운데는 고유어와 類意 關係를 이루는 것이 있다. 이것이 類意語 衝突을 일으켜 고유어가 소멸되고 차용어로 代替되는 수가 있다. 국어의 고유어 '뫼'와 ''이 한자어 '山'과 '江'으로 대체된 것은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外來語가 직접 차용되지 않더라도 고유어의 語意에 영향을 미치는 수가 있다. 漢文의 '聲'은 '名聲, 聲價'의 뜻으로도 쓰이는데 이 영향으로 국어의 '소리'가 名聲의 뜻으로 사용된 예가 「杜詩諺解」에 나타나고 있다. '마리'는 '머리'와 語惑의 차이만을 나타내던 것인데 漢文의 '首'의 영향으로 '한 마리, 두 마리'와 같은 數量의 단위어로 쓰이게 되었다. 이것도 같은 성질의 것이다.
차용의 모델은 외국어의 音相만이 아니라 그 意味가 되는 수가 있다. 佛語에서는 摩天樓를 'gratte-ciel'이라 하는데, 이것은 영어의 'skyscraper'를 音譯하여 借用한 것이다. '摩天樓'도 같은 의역이다. 영어에서는 차용어를 'loan word'라고도 한다. 이것은 독일어의 'Lehnwort'를 意譯한 것이다. 이러한 차용어를 飜譯 借用(loan-translation)이라 하는데 여러 언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영어의 'lce-cream'을 중국어에서는 '氷淇淋'이라 하는데 '氷'은 飜譯 借用이다. 또, 'rail way'를 일본어에서는 '鐵道', 중국에서는 '錢路'로 飜譯 借用한 것이 모두 국어에 들어와 쓰이고 있다. 運動 用語로서는 'cornerkick'을 종래 音借하여 '코너킥'으로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구석차기'로 고쳐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도 借用語의 일종인 飜譯 借用語인 것이다. 한때 한자어 대신 固有語를 써야 한다고 하여 '算數'를 '셈본', '三角形'을 '세모꼴', '恐妻家'를 '아내무섬장이' 등으로 고친 일이 있으나 이것도 결국은 飜譯 借用語에 불가한 것이다. 飜譯 借用은 自國語의 造語法에 어긋나는 단어를 만들기도 한다. 苗木을 '모나무'라 고쳐 사용한 것이 그 예이니, 우리말로는 '나무모'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외국어가 자국어에 語彙論的으로 영향을 미치는 예들인데 차용어는 대체로 자국어에 없는 새로운 단어를 수용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가 많든 적든 간에 자국어의 語彙 體系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하겠다.
두 언어가 만나서 단어를 차용하기도 하고 또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을 言語 接觸(language contact)이라 한다. 이 言語 接觸 現象은 '피진(pidgin)'이나 '크레올(creol)'과 같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복잡한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借用語도 곧 이 言語 接觸의 한 産物인 것이다. 또, 借用語는 文化史的으로는 文化의 擴散(diffusion)現象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文化人類學에서도 중시하는 분야가 된다.

국어 속에는 많은 借用語가 있다. 「우리말 큰사전」에 수록된 통계를 보면 固有語가 74,612, 漢字語가 85,527, 外來語가 3,986으로 나와 있다. 漢字語와 外來語는 모두 차용어에 속하는 것인데, 이들의 수가 固有語를 웃돌고 있다. 이 통계는 잠정적인 것이어서 실제도 그 비율은 차용어 쪽이 더 클 것임에 틀림없다. 이제 이들 차용어가 歷史的으로 어떻게 수용돼 왔는가를 살피기로 한다.
19세기 이전 국어의 借用語는 중국어(漢語) 차용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밖의 언어로부터 차용한 것은 미미한 정도의 양만이 확인되고 있다. 먼저 이들에 대하여 살피고 중국어 차용어는 뒤에서 고찰하기로 한다.
古代 國語에서 중국어 이외의 차용어는 佛敎를 통하여 수용된 梵語의 차용어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들도 대개는 중국을 통하여 들어왔기 때문에 거의가 漢字化된 것이다.
彌勒(<maitreya) 彌陀刹(<amitādha ksetra)
乾達婆(<ghandharva) 南無佛(<namo buddhāya)
須彌(<sumeru) 菩提(<bodhi)
등이 鄕歌에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梵語를 중국에서 音譯한 것이다. 新羅華嚴寫經造成記는 755년에 쓰여진 것인데
菩薩(<菩提薩唾 Bodhisattva) 舍利(<śarira)
沙彌(śrāmanera) (梵)唄(<唄匿<bhāsa)
등 音譯한 것이 나타나고 梵語를 중국에서 飜譯 借用한 단어로
法界(dharmadhātu) 衆生(sattva) 齋(upoṣadha)
灌頂(adhiṣecana) 歸依 (sarana) 供養(pūjana)
등이 나타난다. 이 밖에도 중국어를 통한 佛敎 系統의 많은 단어가 지속적으로 수용되어 그 가운데에는 오랫동안 사용되는 동안 大衆化된 것이 많다.
중(僧, <衆) 숗(俗), 즁생(>짐승, 衆生) 바리(>鉢)
슈고(受苦) 행적(行績?) 성(性)가시다.
등은 15세기 문헌에서 한글로 기록된 것으로 이런 大衆化된 양상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에 비하여 梵語에서 직접 차용한 것으로 확인되는 것은 아직 없다. '부처'는 中世國語에선 '부텨'이고 鄕歌에서는 '佛體'로 記錄되기도 하였다. 이것은 범어의 'buddha'에서 온 것으로 중국어에선 '佛陀', '浮圖(屠)', '浮陀', '勃駄', '母駄', '沒駄' 등으로 音譯하거나 '佛'이라 略해서 使用했다. '부텨'는 이들 어느 것과도 직접 脈絡이 닿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혹 梵語를 직접 모델로 한 차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으나 단정하기 힘들다.
15세기 국어 자료에는
葡萄 琥珀 獅子 玻瓈
등이 보인다. 앞의 셋은 서역어가, 마지막 것은 東로마帝國語가 중국을 거쳐 들어온 것이다.
高麗時代엔 蒙古語로부터 비교적 많은 차용어를 받아들였다. 이는 13, 14세기에 元과의 접촉이 밀접했던 결과에서 온 것이다. 官職名, 말, 매, 軍事 등에 관한 것이어서 문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제한된 범위의 語彙들이다.
必闍赤·必者赤(bičiyeči, 書記) 達魯花赤(taruϒačin, 鎭守官)
站赤(jamčin, 站戶)
는 高麗史에 나타나는 것으로 元의 官職名이 高麗에서도 그대로 쓰인 것이다. 15,6세기 문헌에 나타난 것을 몇몇 들면 다음과 같다.
아질게(兒馬. ajirγa) 졀다(赤馬 ze'erde)
가라(黑馬 qara) 구렁(栗色馬 Küreng)
고개(鞦, qudurga) 오랑(肚帶 olang)
등은 말(馬)에 관계된 차용어,
보라매(秋鷹 boro) 숑골(海靑, šingqor, šongqor)
갈지게(黃鷹 qaγciƳai) 궉진(白角鷹 Kőgsin)
등은 매에 관한 차용어,
고도리(박 γodori) 오, 오노(筈 onu, oni)
텰릭(武官服, terlig) 바톨, 拔突(勇士, ba'atur)
바오달(營 baγudal)
등은 軍事에 관한 차용어이다. 이밖에
타락(酡酪 taraƳ) 슈라(水朿 šülen)
등 음식에 관한 것이 더 있다.
한편 女眞語는 咸鏡道의 地名에 남아 있다. '豆滿江'은 女眞語 tümen(萬)에서 온 것이다. '鍾城'은 古名으로 '董巾'이었었다. 이는 '鍾', '鼓'를 뜻하던 女眞語 'tungken'에서 온 것이고 '鍾城'은 그 意譯이다. '오랑캐, 兀良哈'는 豆滿江 일대에 살던 女眞族의 명칭으로 고유명사이었던 것이 후대에는 野蠻人의 通稱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近代國語에는 淸과의 接觸으로 滿洲語가 들어오게 되었다.
널쿠(斗蓬 nereku) 소부리(鞍座兒, soforo)
쿠리매(掛子, kurume) 마흐래(運, maγalai)
등이 그것으로 推定되고 있다.
이 밖에 歷史的인 사실로 보아 倭, 契丹, 金과의 接觸을 상정할 수 있으나 借用語의 有無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鄕歌에 倭의 명칭이 '倭理'로 표기되었는데 이는 '여리'로 추정되는 것으로서 15세기에는 '예'로 나타나고 있다.



19세기까지 국어가 隣近 諸言語와의 接觸이 미미했던 데 비하여 중국어와는 그 유례를 보기 힘들 만큼 長期間을 두고 持續的으로 密度 있는 접촉을 해왔다. 이 접촉은 國語史의 先史時代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그 하나는 口語와 口語를 통한 直接的인 接觸이요 다른 하나는 文語를 통한 間接的인 接觸이다. 間接的인 接觸은 또 크게 두 가지 樣相을 상정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하나는 中國古典인 經書, 史書, 文學書 등 思想과 敎養을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行政이나 實生活을 위한 文書 方面의 것이다.
漢字·漢文이 이 땅에 언제 들어왔는지 확실히 알 수 없으나 漢四郡 設置(B.C.108) 이전에 이미 들어와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것이 三國時代 초기에는 知識層에 普遍化되었을 것이니 廣開土大王碑文 (414)을 보면 당시 우리 先人들의 수준 높은 漢文 驅使 能力을 직접 확인할 수가 있다. 이 한문의 수용으로 우리 선인들의 文字 生活이 시작된 것이지만 外國語 文章인 한문을 수용하는 데는 여러 단계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처음에는 중국어와 우리말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兩言語 幷用人(bilinguals)에 의하여 수용되었다가 차츰 보급되어 가면서 그 學習 方法이 확립되어 갔을 것이다. 한문의 학습 방법은 오늘날에도 흔히 外國語 文章을 학습할 때 이용되는 방법과 같이 漢文을 먼저 原文 그대로 音讀한 다음 우리말로 풀어 새기는 과정을 밟았을 것으로 믿어진다. 音讀은 먼저 중국의 原音에 가깝게 읽었을 것이나 교육기관이 설치되어 그 학습이 보급되면서는 음운론적으로 한국어에 동화된 音으로 읽혀 韓國漢字音의 발단이 열렸을 것이다. 高句麗 小獸林王 2年(372)에는 太學을 세워 貴族 子弟들을 교육하였다 하니 이때에는 이미 當時 國語에 동화된 漢字音이 성립되었을 것이다. 이 한자음은 시대에 따라서 변천되었으니 오늘날에 이어지는 傳統的인 漢字音은 先代의 한자음의 영향도 받았지만 주로 中國 中古音인 唐代의 한자음을 모델로 이루어진 것으로 推定되고 있다.
한편 漢文의 새김도 개인에 따라 다양한 表現이 나왔을 것이나 經書를 비롯한 古典은 그 새김이 차츰 체계화되어 師弟 間에 전수되는 과정을 밟았을 것으로 믿어진다. 이 체계화된 새김을 필자는 釋讀 口訣이라 한 바 있는데, 이의 영향으로 우리의 선인들이 한자를 우리말의 語順으로 배열하여 그들의 생각을 기록하는 表記法을 발달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이 釋讀 口訣은 처음에는 口傳되었으나 新羅 統一을 전후해서 漢文의 原文에 吐를 써넣어 그 독법을 文字로 표시하는 단계에까지 발달한 것으로 推定된다. 薛聰이 한자로 經書를 읽었는데 이것이 후대의 學者들에게 전수되었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사실을 말한 것으로 믿어진다. 이 방법은 물론 薛聰 이전부터 발달해 있어서 薛聰은 이를 이용하여 經書의 내용을 바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釋讀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口訣은 儒佛을 막론하고 많은 漢籍에 記錄되었을 것이나, 불행히 모두 煙滅되고 현재 남아있는 그 實物은 고려 시대에 이루어진 것으로 믿어지는 舊譯仁王經口訣이 最古의 것이다. 이 釋讀 口訣에서 우리말의 常用語에 해당되는 것은 고유어로 읽지만 漢文의 熟語나 우리말로 옮기기 어려운 構成素들은 그대로 音譯하였을 것이다. 이러한 한문의 학습 방법과 한문의 가속적인 보급은 이 땅의 지식인들의 敎養과 思考의 영역을 넓혔으며 나아가서는 많은 抽象的 槪念語를 차용하게 하였다. 壬申誓記石銘은 三國時代에 신라의 知識人들이 한자를 우리말 순서로 배열하여 하늘에 맹서한 내용을 기록한 初期 史讀文이다. 여기에 이미 詩經, 常書, 書傳, 禮記 등의 經書를 學習하였다는 내용과 함께 '忠道', '執持', '過失' 등과 같은 抽象的 槪念語가 차용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新羅華嚴經造成記(755)는 初期 吏讀文에 吐를 記入한 統一新羅 時代의 吏讀文이다. 여기에는 앞서 열거한 佛敎 用語와 함께 '沐浴, 大小便, 香, 香爐'와 같은 生活用語와 '行道爲()―', '頂禮爲()―', '供養爲()―'와 같은 動詞, '淳淨爲()―'와 같은 形容詞가 차용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한문의 用語에 接尾辭 '―'를 붙이는 것은 이들을 국어에 文法的으로 동화시켜 차용하는 規則인데 이것이 이 시대에 이미 형성되어 있음이 주목된다. 또 한문의 '然後', '以後'와 같은 接續詞가 차용되고 있고 현대 국어의 '萬苦...하면'에 해당하는 '苦...爲者()' 같은 표현도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한문이 이미 이 시대에 국어에 文法的으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들은 극히 적은 예에 불가하지만, 당시 漢文의 學習과 普及이 국어에 제공한 借用語의 一端을 보여주는 것이다. 統一新羅시대에 唐과의 접촉은 많은 文物의 수입과 함께 한문의 보급을 가속화시켰다. 이것은 高麗時代로 들어오면서도 지속되었는데 특히 光宗 時代(958)에 科擧 制度가 시행되면서 漢文의 音讀과 釋讀이 融合되어 오늘에까지 전하여지고 있는 音譯 口訣이 發達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口訣은 漢文을 音譯하면서 그 句讀을 끊을 곳에 國語의 吐(助詞나 語尾)를 偛入하여 읽는 것이니,
天地之間萬物之中厓(애) 唯人是(이) 最貴爲尼 (니) 所貴乎人者隱(는) 以其有五倫是羅(이라)
와 같은 것이다. 音讀과 동시에 내용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讀法이어서 한문의 학습과 이해를 위해서는 극히 효과적인 독법인 것이다. 이 口訣로 인하여 한문의 暗通이 용이해져 한문의 보급이 가속화한 것으로 믿어진다. 한편 이 口訣은 난해한 外國語의 文章인 漢文이 국어에 文法的으로 동화된 것이니, 漢文의 構成素를 필요하면 언제나 차용할 수 있는 機械的인 裝置가 마련된 것이기도 하다.
15세기 문헌을 보면 한문의 명사는 그대로 국어의 명사로 차용되고 動詞는 接尾辭 '--'를 붙이고 (兼-, 勸-, 修補-, 巡狩-), 形容詞는 '--', '-(랍)-', '-(답)-'을 接尾시키고(强-, 貴-, 苦-, 法-) 副詞는 '-히(이), -혀, -로' 등을 接尾시키는(親히, 重히, 幸혀, 實로) 비교적 간단한 規則에 의하여 차용되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規則은 漢文의 보편화와 그 한국화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니 漢文과 國語와의 거리가 그만큼 밀접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杜詩諺解」 卷六의 첫머리 官殿類詩를 보면,
紫陌, 禁城, 王墀, 御爐, 鳳池, 絲綸, 黃金榜, 朝天-, 細細-
와 같이 實生活과는 거리가 있는 漢文 熟語가 그대로 國語 文章인 諺解文에 쓰이고 있다. 이것은 한문의 단어가 얼마나 쉽게 국어에 차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예라 하겠다.
漢字·漢文의 文書 方面에서의 이용은 中國語 借用語의 또 다른 양상을 보여 준다. 이 文書는 지식인은 물론 下級 官吏나 一般 大衆들도 사용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中國語의 文法에 맞는 문장이 쓰였으나 곧 韓國語的인 文章인 吏讀文이 발달하여 함께 쓰였다. 吏讀文은 行政이나 社會 制度 또는 庶民들의 實生活과 관계되는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이 방면의 차용어는 쉽게 大衆의 언어 속으로 침투하게 된다.
三國時代와 統一新羅時代 全般을 통해 보면 우선 歲次를 표시하는 干支의 名稱이 차용되어 널리 쓰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甲申, 丙戊, 壬辰, 癸卯, 乙巳, 辛亥, 丙辰
등이 그것이지만, 六十甲子가 모두 쓰였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數量訶로서
寸, 尺, 丈,步, 里 (길이) 石, 碩(양)
兩, 斤, 鋌(廷) (무게) 反(횟수)
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 역시 제한된 자료에서 수집한 것이므로 이 밖의 용어도 필요에 따라 차용하였을 것은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다. 또, 匠人들의 명칭으로
匠, 匠尺, 文尺, 斧尺, 伯士, 功夫, 法功夫
등이 나타난다. 이들은 적은 양이지만, 이 계통 차용어의 특징적인 양상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匠'은 후대에도 그대로 사용되었고 오늘날에는 接尾辭 '-장이'로서 널리 쓰이는 것이다. '尺'역시 후대에 널리 사용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高麗時代에는 '水尺'이 보이는 바, 이는 鷄林類事에 '水作(수자, 倡)'로 轉寫되었다. '尺'이 大衆化되어 이 시대에는 賤人들의 名稱에도 사용되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伯士'는 '搏士'에서 온 것으로 믿어진다. 이 계통의 차용어는 쉽게 대중화가 되어 의미도 바뀌므로 語源的인 漢字를 찾아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무방했던 것이다. 佛家의 造成事業에서는 '施主'를 '檀越'이라 하는데 흔히 '旦越'이라 記錄한 것도 같은 성질의 것이다.
'功夫'는 비록 源字語라 하더라도 우리의 社會 制度에서 造語된 명칭으로 생각된다. 高句麗에서 造語된 '烟(國烟, 看烟)'이 新羅에서도 쓰인 것을 볼 수 있거니와 南山新城碑의 '面促人', 華嚴寫經造成記의 '楮皮脫(닥나무 껍질을 벗기는 사람)', '脫皮練(벗긴 껍질을 다듬는 사람)' 등과 같이 필요하면 수시로 造語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이 系統의 用語이다.
景德王때 地名을 중국식으로 고친 것도 漢字·漢文의 보급과 唐의 文物을 수입한 영향도 있지만 實用文에서의 漢字, 漢文 사용의 慣例가 그 직접적인 기초가 된 것으로 믿어진다.
漢文의 釋讀을 바탕으로 訓으로 기록한 借字 表記語가 음독되어 漢字語化한 예도 있다. '赫居世'가 固有語 '블어'를 표기했던 것이 오늘날 音讀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거니와 新羅의 官名을 표기한 '大舍'의 '大'도 본래는 訓으로 읽은 것이다. 이는 '韓舍'의 '韓(한)'으로도 기록되어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데 현재 우리는 音讀하여 漢字語化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景德王 代의 地名 變更에서 고유어 '吉同'을 '永同'으로 고쳐 音讀한 것을 보면 이미 新羅時代부터 있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吏讀文에서의 韓國 漢字語의 造語는 高麗時代로 들어오면 더욱 강력하게 나타난다. 若木淨兜寺造塔記 (1030년)에는
石運 石練 乞供納米 物業 導行
繼願成畢爲()- 計會爲()- 分折爲()-
仍請爲()- 陪到爲()- 出納爲()-
등이 쓰였는데 이 가운데는 慣用的으로 사용한 것도 있겠지만 대개는 이 글을 作成하면서 造語한 것이다. 松廣寺奴婢文書(1281년)에는 '傳持使用爲遣(고)'란 말이 나온다. '傳持'는 '傳受하여 報持한다'는 말이 줄어진 吏讀文의 熟語인데 釋譜詳節에는 한글 '뎐디'로 표기하고 있다. 한글 표기는 곧 俗語로 취급한 것이다. 이러한 漢字語는 직접 中國語에서 借用한 것은 아니지만 넓은 의미의 차용어로 다른 言語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15세기에는
공번(公反) 공(公事) 만일(萬一) 분별(分別) 계(生計) 원(員)
등이 한글로 표기되었는데 이들은 이 實用文을 통하여 차용되어 대중화한 것으로 믿어진다.
이후 吏讀文은 19세기 말까지 사용되었지만 高麗 後半부터는 漢文式 表現 경향이 강해져 朝鮮朝로 들어오면 한문에 吐를 단 듯한 문장으로 바뀌어 간다. 그러나 이 吏讀文을 위시한 實用文은 知識人들의 文語인 漢文과 言衆들의 生活言語인 口語의 중간에 위치하면서 韓國 漢字語의 造語와 漢字語의 大衆化에 지속적으로 역할을 한 것이다.
借用語를 文化的 擴散이란 측면에서 볼 때 中國 醫學의 한 분야인 本草學을 통한 借用語도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本草學은 이미 三國時代에 이 땅에 들어 왔지만, 高麗 文宗 3년(1049년)에 醫科科擧應試資格을 庶民, 雜類에까지 開放한 것이 이 계통 차용어의 수용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믿어진다. 이 借用語는 13세기 중엽 大藏都監에서 刊行한 「鄕藥救急方」에 借字表記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 귀중하다. 먼저 우리의 注目을 끄는 것은 音假字(表音字)로 表記된 借用語이다.
者里官/쟈리공(章柳根) 注也邑/주(皂莢) 串木子/모관(無患子) 鳩目花/구목화(瞿麥) 洗心/셰심/(細辛)
이들은 괄호 속의 중국어 藥材名을 모델로 하여 차용한 단어를 音假字로 표기한 것 중에서 뽑아 본 것이다. 이 音假字는 15세기 문헌에서 중국어 차용어를 한글로 표기한 것과 같은 성질의 것으로 이 借用語가 민간에서 널리 쓰여 固有語와 같은 단어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다. 이 계통의 차용어는 비록 한문을 통하여 間接的으로 차용됐다 하더라도 庶民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쉽게 그 語源을 잊고 국어에 동화된다.
山梅子(都孝人) 眞椒(川椒) 唐揪子(胡挑) 塔菜(戒火)
는 漢字語이지만, 중국어에서 직접 차용한 것이 아니고 우리 문화를 배경으로 造語한 韓國 漢字語이다. 이 계통의 용어가 知識人들의 口語와 文語와의 상호 간섭에서 造語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예이다.
이 鄕樂名 가운데는 고려시대 이전의 국어에서는 좀처럼 확인하기 힘든 飜譯 借用語를 보여 주는 것들이 있다.
牛膝草/쇼무릎플(牛膝), 狼矣牙/일히의 엄(狼牙草), 漆矣母/옷의 어(漆姑) 所邑朽斤草/솝서근풀(腐膓, 黃芩) 金非陵音/쇠비름(馬齒莧) 蛇音置良只菜實/얌두러기(蛇床子) 天叱月乙/하(天瓜括葽)
등은 괄호 속의 中國語를 전부 또는 부분적으로 번역 차용한 것이다. 이 가운데는 古代國語 時代에 차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있어서 오랜 연원을 가진 것임을 말하여 주기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한문의 釋讀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本草學의 借用語도 朝鮮朝 後期로 오면 다시 漢字語로 되돌아가게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것은 극히 적은 수에 지나지 않는다.
國語가 中國語와 直接的인 接觸을 한 것은 地理的인 與件으로 보아 國語의 先史時代에 이미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直接 借用語는 곧 語源이 잊혀지는 것이어서 후대의 言語 資料를 가지고 추정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 이런 가운데도 일찍부터 비교적 믿을 만한 것으로 추정된 것은 '붇(<筆)'과 '먹(<墨)'이다. 이들은 문자 생활이 시작된 후에 차용된 것이겠지만 우리의 傳統的인 漢字音과는 다른 音相을 보여 주는 것이어서 이 한자음이 형성된 古代國語 時代 이전에 차용된 것으로 믿어지는 것이다. 이 밖에도
석(짚세기, <屣) 살(<矢) 되(升, <斗) 뵈(<布) 솔(<刷) (<帶) 채(鞭, <策) 무늬(<紋)
등의 名詞와
스다(<書) 녀믜다(<袵) 배다(<敗)
등의 動詞가 이른 시기에 차용된 것으로 擧論된 바 있다. 이 가운데 동사는 한문의 동사에 '―(爲)―'를 접미시켜 借用하는 규칙이 형성되기 이전에 차용된 것으로 볼 수 있으니 古代國語 이전의 차용어로 추측되는 것이다.
고려시대에 '水尺'이 '水作'(슈자)'로 나타나서 '尺'을 '자(잫)'로도 읽었음은 앞에서도 말하였거니와 15세기 문헌에는
잫(<尺) 뎧(<笛) 봏(<褥) 욯(<襆) 숗(<俗)
등이 나타나 주목을 끌어 왔다. 이들은 中國語에서 入聲音이 脫落하여 가는 단계인 'ᄀ>ᄒ>ᄋ'에서 'ᄒ'의 단계를 보여 주는 것이니 傳統的인 漢字音과는 다른 차원에서 차용된 것이다. 이는 모두 日常生活에서 쓰이는 것이니, 古代國語 時代의 直接 借用語일 가능성이 높다.
15세기 문헌에는 近世 中國語에서 借用된 단어들이 나타나고 있다.
노(<羅) 보(<寶貝) 비단(匹段) 갸(<自家) 디(<紫的) 진딧(<眞的) 차(<茶)
차반(<茶飯) 쳔(<錢) 쳔량(<錢糧) 퉁(<銅) 훠(<靴)
이들은 모두 생활 용어로서 주로 元代의 중국어 直接 借用語로 생각되는 것이다.
16세기 이후 18세기 문헌에 걸쳐 나타나는 중국어 직접 차용어는 비교적 많다.
服飾類: 탕건(唐巾) 흉븨(胸背) 쾌(褂子) 비갸, 비게(比甲)
던링(團領) 후시(護膝) 상투(上頭) 토슈(套袖)
布帛類: 즈우샤, 주사(縐紗) 션단(閃段) 허(毼子)
야투로, 야토룩(鴨頭錄) 야쳥(鴉靑) 모시(木絲)
器皿類: 좌, 좌(座兒) 솨(刷子) 노고(鑼鍋) 산판(算盤)
食物類: 빙져, 빙쟈(餠緖) 변시(匾食) 슈판(水飯) 사탕(砂糖)
商賈類: 푸(鋪子) 갸디(假的)
官公類: 투서(圖書) 톄(帖子) 당지(當直) 간계(甘結) 죡솨(○鏁)
禾穀蔬菜類: 슈슈(薥薥) (白菜)
其他: 햐쳐(下處), 황호(荒貨)
이들은 元代 이후 18세기에 걸쳐 借用된 것으로 당시인들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들이며 또한 오늘에까지 사용되는 것도 여럿 있다. 이 계통의 차용어는 원칙적으로 한글로 표기되는 것이지만, 후대로 오면 다시 漢字語化하는 경향을 보인다. 雅言覺非에는 '大牌(대패)' '徒里(도리)' '大共(대공)' '菩里(보리)' 로 표기되는 단어가 본래는 '推鉋' 托樑, 斗拱, 玻瓈'에서 借用된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漢字化는 주로 文書 作成에서 사용된 것으로 믿어진다.
17세기 이후는 西洋 文物의 수입에 따른 차용어도 들어왔다. 그러나 이들도 대개는 中國(淸)을 거쳐 들어왔기 때문에 漢字語化하게 되었다. 일례로
聖經 天主 主日 福音 聖誕 聖母 耶蘇(예수)
등은 오늘날도 天主敎(基督敎)에서 쓰이고 있는 말인데 이미 중국에서 간행된 「聖經直解」(1636년 初刊)에 나오는 말이다. 이 책은 이미 18세기말에는 우리말로 번역되어 그 필사본이 신자들 사이에 전파된 것이다.

이제까지 借用語가 수용되는 과정과 自國語에 미치는 영향 등 일반적인 성질을 설명하고 고대국어에서 근대국어까지 국어 속에 차용된 말들을 대략 살펴보았다. 국어 속에는 中國語를 비롯하여 西域語, 東로마帝國語, 梵語, 蒙古語, 女眞語, 滿洲語, 近代西歐語가 古代부터 近代까지 借用되었다. 이 가운데 中國語 直接 借用語와 蒙古語, 女眞語, 滿洲語 차용어들은 口語를 통한 차용어이고 그 밖의 차용어는 漢文을 통한 間接 借用語이다. 直接 借用語들은 대체로 日常用語들로서 생활의 변천과 함께 소멸되었거나 후대까지 남아 전하는 것이 있어도 국어에 이미 동화되어 固有語와 다름없이 쓰이고 있다.
漢字·漢文은 장구한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되면서 音譯論的으로나 文法的으로 국어에 동화된 특수한 文語가 되어 시대가 흐를수록 널리 보급되어 사용되어 왔다. 이 땅의 知識人들은 儒·佛의 經典, 史書, 文學書 등의 中國 古典을 필수적으로 학습하였고, 이를 그들의 文語로 사용하였으니 이를 바탕으로 많은 한문의 단어가 차용되어 보급되어 왔다. 또한 漢字·漢文은 吏讀文을 대표하는 實用文으로 발달되었으니 이를 통하여 中國의 社會 制度이나 行政에 관계된 단어들이 借用되어 널리 보급되고 우리의 制度나 日常生活에 필요한 용어들이 漢字語로 造語되어 보급되었다. 이와 같이 漢字·漢文을 통하여 수용된 많은 차용어들은 차용 후 곧 사라지기도 하고 시대의 흐름과 함께 소멸되기도 하였다. 현재 固有語의 수를 능가하는 많은 漢字語가 國語의 語彙 體系 속에 수용되어 이를 바탕으로 현대 국어 속에서도 漢字는 막강한 造語力을 갖게 되었고 우리의 文化的인 言語生活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參 考 文 獻>

姜信沆(1980), 雞林類事「高麗方言」硏究, 成均館大學校出版部
金完鎭(1970), "이른 時期에 있어서의 韓中 言語接觸의 一班에 대하여", 語學硏究 6-1, 서울大 語學硏究所
(1980) 鄕歌解讀法硏究, 서울대학교 出版部
金亨奎(1955), 國語史, 白映社
南廣祐(1966), 東國正韻式 漢字音硏究, 韓國硏究院
南豊鉉(1968), "中國語借用에 있어 直接借用과 間接借用의 問題", 李崇寧博士頌 壽紀念論叢
(1968), "15世紀 諺解文獻에 나타난 正音表記의 中國系 借用語辭 考察", 국어국문학 39,40 합병호
(1971), "15세기 文獻에 나타난 中國語의 文法的 影響과 呼應關係形成에 대한 考察", 論文集 5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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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 "漢字借用表記法의 發達", 國文學論說集 7,8 합집, 檀國大國文科
(1980), "漢字·漢文의 受容과 借字表記法의 發達", 韓國精神文化硏究院報告論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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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豊鉉·沈在箕(1976), "舊譯仁王經의 口訣硏究(其一)", 東洋學 6輯, 檀國大 東洋學硏究所
沈在箕(1971), "漢字語의 傳來와 그 起源的 系譜", 金亨奎博士頌壽記念論叢
(1982), 國語語彙論, 集文堂
劉昌惇(1971), 語彙史硏究, 宣明文化社
李基文(1959), "十六世紀國語의 硏究", 文理論集 第4輯, 高麗大文理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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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 國語史槪說(改訂版), 塔出版社
李崇寧(1967), "韓國語發達史下, 語彙史" 韓國文化史大系Ⅴ, 高大民族文化硏所
李熙昇(1941), "外來語 이야기", 朝鮮語學論攷 第一輯, 乙酉文化社
王 力(1958), 漢語史稿, 科學出版社.
周法高(1970), "中國的借字", 中國語文硏究, 中文出版社.
C.Hockett(1958). A Course in Modern Linguistics, Macmillan
U.Weinreich (1953). Languages in Contact, Mouton.
□ 특집/국어 속의 外來語

근대화 이후의 외래어 유입 양상

강 신 항
(成均館大 교수, 국어학)

1. 외래어의 수용 과정

(1) 외래어의 배경

외래어는 외국 문화, 외국 문물과의 교섭에서 생긴다. 외국 문화, 외국 문물과 접촉하게 되면, 이에 관련되는 외국어도 전래한다. 문화적인 교섭과 함께 언어 사이의 교섭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언어 체계가 다른 언어로부터 언어 단위(명사 등)를 차용하여 사용하게 되는 환경이나 조건은, 다음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정복 등에 의하여 그전부터 사용되어 온 고유 언어 위에 이질적인 언어가 완전히 덮어 씌워지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문화 수준의 차이로 인하여 고도의 문화를 가진 언어가 문화 수준이 낮은 언어로 흘러 들어가는 경우를 말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문화적인 수준 차이는 별로 없지만, 이웃하고 있는 언어끼리의 교섭에서 자연스럽게 주고받게 되는 차용을 말한다.
19세기 말부터 우리 국어 안에 급격히 늘어난 서구어계 외래어도, 대개 위의 세 가지 경우에 의하여 수용된 것이었다. 다만 20세기에 들어와 국어 안에 수없이 자리잡게 된 일어계 외래어는, 첫 번째 경우에 속하는 것으로서 통치자의 언어이었던 일어의 사용만을 강요당한 데서 나온 부산물이었으므로, 진정한 외래어라고 하기보다 일어라는 외국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에 비하여 19세기 말엽의 개화기와 1945년의 광복 이후에 받아들인 서구어 계통의 차용어가 현대 국어에 있어서는 진정한 외래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19세기 중엽까지의 한문화(漢文化) 영향 아래에서의 국어 생활은, 중국으로부터 새로운 문물제도의 도입과 함께 한어계(漢語系)의 단어를 차용해 온 것이었는데 한문화의 접촉 기간이 너무나도 길었던 탓으로 한문화 및 한어의 영향은 엄청나게 큰 것이었다.

(2) 외래어 수용 방식

체계가 다른 언어로부터 언어 단위(주로 명사)를 차용하는 방법에는 대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되도록 외국어의 어형과 원음을 그대로 차용하는 방식이다. 표음 문자를 사용하는 언어에 있어서는 대개 이런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19세기 중기 이후에 우리 국어가 받아들인 서구 및 일어계통의 외래어는 거의 다 이런 방식으로 차용하여 쓰고 있는 것이 많다.
보기: 서구어계―라이타, 핸들, 빠다
일본어계―데모도, 도비라, 시다
외국어를 음성 중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예는 <보기 1>과 같이 한어(漢語) 및 일어와 같은 다른 언어의 경우에 있어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어는 로마자로 표기함)

<보기1>
원 어
國 語
漢 語
日 語
gas[gæs]
lemon [lemon]
sofa [soufǝ]
club [klʌb]
까 스
레 몬
소 파
클 럽
瓦 斯
檸 檬
沙 發
俱樂部
gasu
remon
sofa
kurabu



<보기 2>
英 語
國 語
漢 語
日 語
railway
elevator
steamship
鐵路, 鐵道
昇降機
汽船
鐵路
電梯
輪船, 汽船
鐵道
昇降機
汽船, 蒸氣船


日 語
國 語
suri(掏摸)
sibori(紋刂)
소매치기
물 수 건

또 하나의 외국어 차용 방식은, <보기 2>와 같이 외국어를 자기네 언어로 번역하여 쓰는 방식이다. 이를 역어(譯語) 또는 번역어라 하기도 하고, 이런 방식을 의역(意譯)이라고도 한다.
동양 3개국 언어 가운데, 외국어를 가장 많이 번역하여 받아들이고 있는 언어는 한어(漢語)이다. 한어의 경우에도 외국어를 음으로 받아들여 'bus, massage, bowling' 등을 '巴士, 馬殺鷄, 寶琳'과 비슷한 음으로 발음하고 있는 예도 있다.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이런 경우에도 한자가 가지고 있는 표의성(表意性)을 살려서, 음과 뜻을 함께 나타내는 방식을 취하는 일이 많았다.

英 語
漢 語
vitamine
index
維他命
引 得

이런 방식이 한걸음 더 나아가, 한자의 표의성을 더욱 살려서 원어의 의미를 직역하거나, 한자의 풍부한 조어(造語) 능력을 활용하여 새 단어를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나아갔던 것이다.

英 語
漢 語
football
horse power
ice box
centre
足 球
馬 力
冰 箱
中 心

근자 우리나라에서도 운동 관계 용어들을 음성 중심으로 차용한 외래어로 쓸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되도록 국어로 번역한 용어로 쓸 것인가 하는 문제를 가지고 논란이 있었는데, 이러한 문제도 결국은 언어 정책을 어떠한 방향으로 수립하느냐 하는 데에 따라서 좌우될 것이다.
외래어 수용 과정에서 또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떠한 언어 단위를 차용하느냐 하는 문제다. 그런데 국어의 차용어는 대부분 명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원어가 명사일 경우에는 그대로 차용하고, 원어가 명사가 아닌 경우에도 대개 국어의 명사로 변형시켜서 차용한다. 만일에 이들을 용언으로 사용하고자 할 때에는, 접미사 '―하다'를 붙여서 사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우리 조상들이 한어(漢語, 중국어)를 차용하여 사용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오늘날 우리 겨레는 국어 어휘의 태반이 넘도록 한자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한자어는 명사로 쓰일 수 있는 동시에, '―하다'만 붙이면 용언으로도 쓰일 수 있어서 실지 언어 생활에서는 더 많은 한자어가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서구어 계통의 외래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漢語계: 煽動·努力·中湯+하다.
서구어계: 데이트·스케치·브리핑+하다; 스타트·노트·테스트+하다.
일본어계: 간죠(勘定)·쇼우부(勝負)+하다; 요꼬비끼·후까시+하다.

이들은, 대부분 동작성 명사인 것이 특징이며, 동작성 명사가 아닌 '시리즈', '야드' 등에 '―하다'가 붙지는 않는다.
한 단어로 된 명사 이외에도 '노굳(no good)', '오오라잍(all right)'과 같은 성어(成語), 숙어(熟語)도 있으나 그 수는 그리 많지 않다.

2 근대화 이후의 외래어

국어 안의 외래어를 개관해 보면, 19세기 중엽까지는 한어·한문 영향 아래에서 우리 문화를 발전시켜 왔었다. 그러므로 외래어를 중심으로 해서 시대를 구분한다면, ① 한어·한문 영향 시대 ② 서구어 및 일어 영향 시대(19세기 말기 이후)와 같이 나눌 수 있다.
19세기 이전에도, 조선조 인조 무렵에는 중국을 통해서 과학, 지리, 기독교 관계 서적이 들어오고, 인조와 효종 때에는 박연, 하멜과 같은 화란인이 표류해 오기도 하여, 한어로 번역된 서구어를 알게 되고, 또 직접 듣는 기회도 있었으나 19세기 중기 이후처럼 막대한 양의 차용어가 흘러들어 오지는 않았다.
서재극(徐在克):「개화기 외래어와 신용어(新用語」(1971)에 의하면, 개화기의 문헌인 「西遊見聞」 (1895), 「독립신문」(1896), 「혈의 누」(1906) 등 신소설, 「增補文獻備考」(1908), 「少年」(1908), 「A Korean-English Dictionary」(Gale,1911) 등에는 상당수의 외래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들을 검토해 보면, 역시 외국어를 음역과 의역으로 차용하고 있는데, 이를 다시 다음과 같이 세분할 수 있다.

음역 ① 한글로 표기한 것.
② 한어에서 한자로 음역한 것을 우리나라 한자음으로 읽은 것. (일어에서 재차용한 예도 보임)
의역 ① 국어의 고유어로 번역한 것.
② 洋―이나 新―을 붙여 한자어로 조어한 것.
③ 한어나 일어에서 의역한 것을 재차용한 것.

몇 예만 인용해 보겠다.

음역 ① 삽포←불어 chapeau(帽子)
포케트←영어 pocket(주머니)
쯔메에리←일어 襟[tsume-eri](학생복처럼 옷깃을 세운 옷)
② 아편←漢 雅片←영어 opium
와←漢 瓦斯←영어 gas
의역 ① 홀태바지←불어 Jupon
② 양말←영어 (foreign) socks
양과자←영어 (foreign) sweets
양요리←영어 (foreign) food
新敎←영어 protestantism
新曆←영어 solar
③ 格物學←漢←영어 philosophy
火輪船←漢←영어 steam-boat
이 밖에 일일이 그 유래를 밝히기 어려운 의역어(한자어)들이 있다.

보기:遠語機(전화), 時票·時鐶(시계), 鐵丸(탄환), 通變(통역), 遠照鏡(망원경), 留聲機(축음기) * 괄호
안은 現行語

이것은 한··일 3국이 서양 문물을 받아들일 때, 한자어를 이용하여 번역하고, 중·일 양국어는 번역된 한자어를 상호 차용하였는데, 우리 국어는 다시 이들로부터 차용하였기 때문에 그 유래를 잘 알 수 없게 된 어휘가 생긴 것이다. 서재극(1971)은 새로운 표현법의 발달의 예로 일어에서 쓰기 시작한 접미사 '―的'의 사용을 들었다. 용례는 「소년」지 (1908)부터 나타난다고 하였다.

的(teki) [불어―tique; 영어―tic]―的
보기:陸上的■遺傳性
世界的 處地
너모 數學的이 되난 고로
比較的 평범한 사람

이와 같이 '語幹十的'이, 관형사, 부사, 명사로 쓰이는 예들이 상당히 많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이것도 새로운 형식의 차용이라고 하겠다.
이상과 같은 개화기의 외래어 사용에 있어 두드러진 현상은 다음과 같다.
① 1906년부터 외래어가 급증했다.
② 아직 외래어화 과정에 있는 단어가 많았다.
③ 초기 음역(音譯) 외래어는 한어 어음(漢語語音)으로 된 것이 단연 많다.
④ 서구어계 외래어가 대부분이고 일어계는 얼마 안 되었다.
1910년의 망국(亡國) 이후에도 서구어계 외래어의 수는 증가하기만 하여, 이종극(李鍾極):「모던朝鮮 外來語辭典」(1937)에는 약 1만 3천에 달하는 서구어계 단어들이 수록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의 9할 가량이 영어계임이 서문에서 지적되고 있다.
1930년대까지의 신문·잡지·문학작품 등에서 채록(採錄)한 자료들이라, 그 시대의 일반 대중들까지도 이만한 정도의 외래어를 일상 회화에서 썼는지 알 수 없으나 문헌 자료상(文獻資料上)으로만 보아도 상당한 양에 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책 서문에서는 1933년대의 신문에 나오는 서구어계 외래어(고유명사 포함) 통계표를 보이고 있다. 그중의 하루분과 1981년대 신문에 쓰인 외래어 통계(필자 조사)와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어휘 수를 계산한 숫자상에 약간의 오차는 있을 것임.)

신문에 나오는 외래어(고유명사 포함)
신 문 명
면 수
외 래 어 수
일 면 평 균
발 행 연 월 일
동 아 일 보
동 아 일 보
10
12
515
1,468
51. 5語
122. 3語
1933. 10. 21
1981. 7. 31
조 선 일 보
조 선 일 보
10
12
436
1,540
43. 6語
128. 3語
1933. 10. 11
1981. 7. 30



이 대조표(對照表)는 통계에 약간의 오차가 있을지 모르나 50년대의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외래어가 더욱 많이 쓰이게 된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신문에서는 일어계 차용어를 문장 안에 쓰지 않으므로 일상 회화 시에 사용하고 있는 일어계 외래어까지 합산한다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외래어는 위의 통계보다 훨씬 많은 숫자에 달할 것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1945년의 8.15광복 이후, 모든 생활면에 걸쳐서 우리들이 미국 문화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 결과로, 이와 같이 많은 영어계 외래어를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종극(1937)에 의하면, 1930년대에도 외래어의 9할 이상이 영어계이었으므로, 이러한 결과는 영어가 가장 널리 쓰이는 국제어(國際語)라는 점에서 연유하는 것일 것이다.
한편 일어계 외래어의 유입 과정을 살펴보면 서재극(1971)만 보더라도 개화기의 외래어 가운데, 일어계는 '쯔메에리, 히사시가미' 등 아주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한자어로 의역(意譯)한 외래어 중에는 일어 계통인지 한어 계통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羅紗·看護手·兵隊·巡査·郵便'과 같은 한자어들이 「소년」지 등에 쓰이어서, 이런 계통의 어휘들이 차츰 전래되기 시작하였음을 보여주고 있으나, 이 계통의 어휘들도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1910년 이후는 형편이 달라졌다. 일본어는 외래어가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 그 사용이 강요된 '공용어(公用語)'이었으며, 우리는 되도록 우리 고유(固有)의 언어를 잊어버리고, 하루속히 외국어인 일어만으로 언어 생활을 영위하도록 강요당하였다. 그리하여, 역사상 피정복 국가들이나 민족들이, 정복 국가나 정복 민족들의 언어에서 받아들인 정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국어 생활의 구석구석에까지 일어라는 외국어가 스며들게 되었다.

사라(접시), 오봉(쟁반), 우와기(웃도리), 에리(깃), 가고(바구니)......

이 밖에, 일어를 한자로 표기하고, 다시 이것을 일어로 훈독(訓讀)하던 것을 그대로 놓고서, 한자만을 국어의 음으로 음독(音讀)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

取扱(日語―도리아쓰가이)→韓―취급
取締(일어―도리시마리)→韓―취체

이들은 일어라는 외국어지 외래어가 아니다. 이들은 얼마라도 국어의 단어들로 대치(代置)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일제 강점하(日帝 强占下)에서 그 사용이 강요되어 몸에 배게 된 일본어라는 외국어는, 1945년의 8·15광복 후 마땅히 대대적으로 추방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1945년 이후 이런 언어 정책이 철저히 실시도 안된데다가, 신제(新製) 한자어의 경우에는 오히려 아직도 일어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상이다.
이것은 그들과의 문물상의 교류에서 온 결과라고 하기보다도 주로 매스컴을 통해서 전래된 것이었다.

국제:안전보장이사회, 국제연합, 저개발국
정치:압력단체, 靑書, 白書, 우범, 시행착오
경제:재정 투융자, 소비혁명, 생산성
사회·문화:공해, 완전고용, 성인병, 대하소설
유행어:赤線, 工員, 斜陽族, 首都圈, 三冠王, 有望株, 團地, 文化財, 핵가족 推理小說, 蒸發(행방불명이
되는 것)
기타 서구어계: 바캉스, 부움, 레저, B·G(business girl), O·L(office lade)

3. 외래어 사용의 실례

언어는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이므로, 같은 외래어라고 하더라도 사회계층, 직업, 지역 등에 따라서 그 쓰임이 달리 나타난다. 그리고 엄격히 말하면, 동일 언어 집단 안에서도 연령, 교육 정도 등의 차이에 따라서 개인어(個人語)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여기서 예시(例示)하는 실례는, 개인어의 차이를 일단 무시하고, 대체적인 경향만을 보이려는 것이다.
이런 견지에 서서 외래어가 쓰이고 있는 현상을 개관하면, 건축업(建築業), 복식업(服飾業), 미용업 등과 같은 분야에서는 일어계가 많이 쓰이고, 방송, 스포츠, 양과자업, 학생사회 등의 분야에서는 영어 등 서구어가 비교적 많이 쓰이며, 불량배 등의 은어(隱語)·비속어(卑俗語) 가운데에는 일어계 단어를 이용한 것도 있다. 이들 중에는 외국어인지 외래어인지 그 구별을 하기 힘든 것이 많으나 대체적인 경향은 위에서 언급한 면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분야별 언어 가운데는, 전문어(專門語) 직업어 등 특수어(特殊語)가 있어서, 이들을 모두 외래어의 범주 속에 포함시키는 것은 좀 지나친 느낌이 있으나, 각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외국어는, 이미 그 분야에서 굳어진 외래어로서 널리 통용되고 있으므로, 이들도 모두 외래어로 보려는 것이다.
이종극(1937)은 그 시대의 신문, 잡지, 문학작품 등 문헌 자료에서 외래어 자료를 수집한 것이지만, 다음에 보인 표는 거의 다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외래어들을 직접 수집하여 작성한 것이다. 언어 생활의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구두어(口頭語)들이기 때문에, 발음들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서 표기할 때에는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이종극(1937)도 마찬가지여서, 다음과 같이 예시하고 있다.

보기: block(영)
뿔록, 뿔로(롴)크, 뿔렄, 뿌롴, 프록크 등(이하 생략)

현재 버스(bus), 검(gum) 등 일부 외래어에 대해서는 그 표기 원칙이 정해져 있으나, 앞으로 외래어 전반에 관한 표기 원칙이 다시금 분명히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외래어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특히 일어계가 서구어(주로 영어)계로 변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복식업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에리→카라, 가다(型)→폼
구찌베니(口紅)→립스틱, 다이루→타일
곱뿌→컵, 빵구→펑크, 고히→커피

오늘날 외래어와 한자어가 비교적 많이 쓰이고 있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해서 표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표로 나타내겠다).
분 야
한 자 어
영 어 계
일 어 계
기 타
(4) 간판 용어


(5) 군 대


(6) 기자 용어


(7) 농 촌


(8) 당 구 장


(9) 대형 화물선


(10) 미 용 원


(11) 방 송 국


(12) 복지(양장지)


(13) 불량배 언어

(14) 산 악 인


(15) 수입 상품상


(16) 수산시장


(17) 숙박업소


(18) 양복 제조업


(19) 양 화 점


(20) 어 촌

(21) 운수업계


(22) 음 악


(23) 인 쇄 업


(24) 이 발 소


(25) 일식 전문 음식점


(26) 의 상 계


(27) 전기기구·라디오상


(28) 접대부 등

(29) 제 과 업


(30) 철 물 상


(31) 청과·농산물 시장


(32) 체 육 계


(33) 표구·골동품상

(34) 학 생 어


(35) 한복 관계

(36) 화 방


(37) 의·약학계


(38) 컴퓨터계


(39) 화장품계

분 야
한 자 어
영 어 계
일 어 계
기 타
(1) 건축업계


(2) 가방 제조업


(3) 가구 제조업


이 밖에도 문학·법률·금융계 등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예를 들자면 끝이 없다. 이것만 보아도 오늘날 우리의 언어 생활에서 외래어가 얼마나 많이 쓰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외래어의 수는 한정되어 있는 것이어서 전체적인 국어 어휘 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그렇게 큰 것이 아니다. 다음에 하나의 표본을 들어 보겠다.
1983년 7월 28일자 중앙일보 1면(廣告紙 포함)의 연어휘수(延語彙數)를 조사해 보면, 다음 표와 같다. 이 표에 나타난 숫자(數字)에는 조사자의 조사 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날 수 있겠으나 대체적인 경향과 방향을 파악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한자어의 숫자 속에는 한글과 한자로 표기된 것들이 다 포함 되어 있고, 아라비아로 표시된 수사도 읽을 때에는 한자어로 읽으므로 여기에 포함시켰다. 일어계 외래어는 신문에 쓰이지 않으므로 이 표에 포함되지 않는다.


고 유 어
한 자 어
외 래 어
기 타

(외국어포함)
(혼합)

총 수
370
1,392
107
10
1,145


(1.171+數訶 221)

비 율
19.79%
74.44(11.81)%
5.72%
0.5%
100%



1983년 7월 14일자 일간스포츠 11면에 쓰인 연어휘수(광고 및 일기예보란 제외)를 표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고유어
한자어(수사포함)
외래어(외국어포함)
기타

총수

비율
592

33%
910(190)
1,100
60%
100

6%
29

1%
1,891

100%

중앙일보 1면에서 한자어가 74%나 쓰인 것에 비하면 일간스포츠에서는 약간 적게 쓰이었으나 역시 한자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에 비하여 서구어계 외래어는 그 비율이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4.외래어와 고유어와의 조화

한자어를 포함한 모든 외래어가, 이미 외국어가 아니고 국어화한 국어 어휘 체계의 일부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또 외래어들이 원어의 원형대로 그대로 쓰이는 것이 아니고, 음운이나 의미면, 심지어 어형면에 있어서까지 변형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는 고유어와 외래어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까지 된 외래어들도 상당한 수에 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반 대중이나 언어 정책 수행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얼마라도 외래어의 증가를 줄일 수 있고 고유어의 보존이나 발전을 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1945년의 8·15광복 이후 3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 고유어를 갈고 닦고자 하는 노력이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한 원인 중의 하나가, 무리하게 한자어나 외래어를 고유어로 직역하려는 방식에 있었던 것이다.
고유어를 갈고 발전시키려 할 때, 가장 무엇보다도 머리에 새기고 있어야 될 일은, 같은 말을 쓰고 있는 일반 대중의 관용어가 언제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일반 대중은 한자어로 된 학술어를 모르더라도 순수한 고유어로 된 동식물(動植物) 이름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인위적인 언어 정책가나 일부 극단적인 순수 국어 애용론자들(대개 그들의 개인 조어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의 주장에는 아랑곳없이, 물결의 흐름과 같이 대중의 언어 생활은 흘러가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순수 고유어를 되살려 쓰고, 새롭게 말을 만들어 쓰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겨레 언어 생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이 흐름을 바르게 이끌어 가는 것이 곧 우리 겨레의 슬기다. 지금까지도 이러한 우리 겨레의 슬기에 의하여, 한자어나 서구어계 외래어가 아닌 순수한 고유어에 의한 신어들이 상당한 양에 걸쳐서 일반 대중의 언어로서 사용되어 왔다.
일반 대중의 언어는 구어적인 것, 속어적인 것이 많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문어적(文語的)인 표현, 한자어적인 어휘만이 점잖은 것, 품위 있는 것으로 여겨 왔다. 그 결과 한자어는 더욱 증가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근자에 이르러 매스컴에서도 꾸준히 노력한 보람이 있어서 새로운 고유어의 발달을 보게 되었다.
대중의 언어를 바탕으로 할 때에 관용(慣用)과 오용(誤用)을 엄격히 구별해야 함은 물론이다. 대중의 언어 생활 가운데에는 수많은 오용이 관용되고 있는 수가 많다. 때로는 이들 오용이 그대로 굳어 버리는 수가 있다. 언어를 인위적으로 개혁한다는 일이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더라도 가능한 한 오용을 바로잡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다.
대중의 언어를 바탕으로 하여 고유어를 발전시키려면, 우리는 더욱 더 철저히 고유어를 공부하고, 방언 조사를 통하여 잊혀졌던 어휘들을 다시 찾아 쓰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외래어가 널리 쓰이게 된 원인의 하나가 주로 신어(新語) 형성과 그 사용에 있으므로 앞으로 신어를 만들어 쓸 때에도 되도록 고유어를 바탕으로 한다면 외래어의 수는 줄어들 것이다.

□특집/국어 속의 外來語

외래어 사용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수용 태도

박 갑 천
(서울신문 논설 위원)

오늘의 우리는 급속하게 변천하는 국제화 시대를 살고 있다. 지구촌이 1일생활권이 되다시피 한 세상인 것이다. 따라서 문물의 교환 또한 예 같지 않은 상황이다. 사람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언어가 거기에서 예외로 될 수 없음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문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이치는 물의 생리와 같다 할까. 눈이 돌게 바삐 굴러가는 이 국제화 시대에도 물론 그 이치에 변함은 없다. 그리고 오늘의 우리는 우리의 문물을 내보내기보다는 받아들이는 쪽에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외래어도 이 같은 문물의 유입에 따라 쓰게 된, 본적이 남의 나라가 되는 말이다. 이 외래어에 대해서는 국어의 순수성 유지라는 측면에서 배격하는 처지가 있을 수 있고, 우리가 쓰면 우리말이지 무슨 소리냐는 개방주의적인 처지도 있을 수는 있다. 그야 어쨌든 분명한 것은 외래어라는 것은 끊임없이 들어오고 또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그 외래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또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당연히 제기되게 된다.

먼저 우리가 그것을 쓰는 데 있어서의 문제점부터 생각해 보기로 한다.
(ㄱ) 흔히 논의되는 것이 외래어와 외국어의 한계점이다.
넓은 의미에서 생각하자면 우리의 고유어 아닌 말들은 모두 외래어라고 일단 말할 수 있다. 그런 뜻에서라면 한문으로 이루어진 말들도 외래어이고, 또 우리가 고유어라고 생각하는 말 가운데도 따져보자면 외래어에서 출발된 것(예컨대 임금의 식사를 이르는 '수라'같은 말)도 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따지자면 참으로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오늘날 흔히 '외래어'라고 할 때는 영어를 포함한 유럽말이나 일본말을 가리키는 것이 통례로 된다. 그것들이 우리 언어 생활 속에 가장 많이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 글에서의 '외래어'도 그 통례에 따른다). 그렇다고는 해도 외래어와 외국어의 한계는 여전히 몽롱해진다. 무엇이 외래어고 무엇이 외국어냐 하는 점이다.
첫째, 지식의 차이에서 그 개념은 달라진다. 좀 배운 사람이 외국어 아닌 외래어로 생각하는 말을 덜 배운 사람은 외래어 아닌 외국어로 생각할 수 있다.
둘째, 종사하는 분야의 차이에서도 그 개념은 달라진다. 가령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이 생각하는 외래어와 대학에서 국어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생각하는 외래어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래서 무엇이 외래어고 무엇이 외국어냐 하는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왜 이런 말이 나오느냐 하면, 다만 개념적으로 '남의 나라 말로서 우리말 속에 들어와 우리말로 쓰이는 것이 외래어 아니냐'고 하는 논자들이 뜻밖에 많기 때문이다. 이는 간단한 말 같지만 사용 문제·표기 문제에서 원천적인 혼선을 빚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외래어는 되도록 덜 쓰고 되도록 우리말로 갈음하여 나가자고 말한다. 그래서 뭔가 불분명해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말은 외래어가 됐든 외국어가 됐든 하여간 남의 나라 말이면 되도록 우리 언어 생활에서 몰아내자는 뜻으로 일단 받아들이면 될 듯싶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와 같은 말에는 반기를 드는 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는 남의 나라 말은 되도록 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므로 그쪽에 서서 이 원고를 진행시켜 나가고자 한다
사실, 우리는 지나치게 외래어를 많이 쓴다. 외래어라야 할 곳에서까지 억지로 우리말을 쓰려고 하는 태도가 어떻게 보면 국수주의 같은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라 하겠으나 식자들은 누누이 지적해 오듯이 상표에서 간판 등에 이르는 외래어 사용 경향을 보노라면 우리의 의식구조 그것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가짜라도 외제라면 사족을 못쓰고 덤벼드는 의식구조와 맥락을 함께 한다고나 할까.
쓰지 않을 수 없는 외래어는 분명히 있다. 우리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의 회의를 한다는데 '워싱턴'이나 '레이건' 같은 말을 안 쓴달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제과점의 간판이 반드시 '워싱턴'이어야 하느냐는 의문은 처져 남는다. 어쨌든, '지나치게' 쓰는 일만은 옳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이와 관련하여 재고해 볼 점도 물론 있다. 가령 일본의 조오리(草履)를 굳이 '일본 짚신'으로 하자는 따위 논의가 과연 옳으냐 하는 점이다. 그래서 '다따미'는 '일본 돗자리', '게이샤'는 '일본 기생'...하는 식으로 한다면 어떻게 된다는 것일까. '비프스테이크'는 역시 '비프스테이크'이듯이 '사무라이'는 역시 '사무라이'인 것이다. 이런 논의 때문에 '자부동'→'방석', '키포인트'→'요점·핵심'으로 하자는 말까지도 한꺼번에 반발 요인이 되는 것이나 아닌지 생각해 봐야겠다.
어떤 나라 고유의 것과 일반적인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또 통념상 '일반화' 해버린 외래어로서 사실상 갈음말이 신통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국어화'를 생각한 나머지 '억지말'을 만들어 내는 일은 신중히 재고해야 할 대목 아닌가 한다.
(ㄷ) 이때까지는 사용 현실의 문제를 생각했지만, 그 표기 현실의 측면 또한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각까지도 그 표기 문제는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띠고 있다. 표기가 제각기인 것은 첫째, 원칙이 있는 의도적인 표기 차이와 둘째, 원칙이 없이 제멋대로 쓰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겠지만, 원칙을 정하여 놓은 곳에서도 저마다의 표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또 문제이다.
크게는 한글학회(조선어학회)의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에 따른 표기와 국어 심의회가 정한 원칙에 따른 '편수 자료'의 표기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대체로 전자의 원칙에 좇은 신문도 신문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고 후자의 원칙에 좇은 일부 국어사전도 지엽적으로는 '자기 주장'의 표기를 하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상이다.
이러한 현실을 없애고 통일된 표기를 하여 나가야겠다는 뜻에서 79년에 일단 마무리된 '4개 어문 관계 개정안'에서는 양자를 절충한 안이 이루어졌으나 10·26사태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확정안 공포'를 못 본 상태에서 표기의 혼란상은 날로 더해가는 것이 오늘의 실상이다. 그래서 교과서와 신문이 다르고 신문과 신문이 다르며 신문과 잡지가 다른 표기들을 하고 있다. 그도 저도 없는 무원칙의 일부 출판물까지 아울러 생각할 때 이래도 되겠느냐 하는 탄식은 절로 나오게 된다.

그러면 앞으로 외래어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다루어 나가야 할 것인가.
첫째, 대체·여과·선별 기능이 활성화해야겠다.
우리는 지금까지 이미 외래어로서 상당히 굳어진 말들을 우리말로 갈음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 온다. 그것은 그동안의 형편을 생각할 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외래(국)어는 보초도 없는 곳으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당당히 들어왔었다. 그것을 뒤늦게야 '국어'로 갈음하겠다고 하였으니 그것은 사실인즉 앞뒤가 뒤바뀐 일이었다. .
'불도저'라는 힘 좋은 차가 있다. 산도 깎아내리고 강도 메우고 하는데 사람 몇십 명 몫을 척척 해낸다. 그런데 이 차를 어린이들은 '땅차'라고도 했다. 그것이다. 그 차를 들여올 때, '불도저' 아닌 '땅차'로 들여왔더라면 그 차를 부리는 사람들까지도 '땅차'라고 부를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건만 '불도저'로 되어버린 마당에서 '땅차'라고 하잔다면 당연히 일부의 거부반응도 따를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문물을 받아들이되, 받아들이면서 거기에 따르는 말들을 먼저 우리말로 갈음하는 일부터 한다는 것은 그래서 일의 순서로 된다. 얼마 전 컴퓨터를 다루는 이가 그에 따르는 용어들을 우리말로 갈음하는 안을 내놓은 일도 있었지만, 일반화해 버린 다음에 서두르는 것보다는 사전에 그 구실을 하는 장치는 여러 모로 바람직스러운 것이다. 외래어로서 익숙해지기 전이라면 갈음된 우리말이 설사 어설픈 측면이 있더라도 밀고 나갈 수가 있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여건은 그렇지 못했으나 이제부터라도 그 같은 '보초'를 세워 나가는 일은 마땅히 서둘러야 한다. 그러고도 보초를 뚫고 '입국'한 말이나 이미 쓰이고 있는 말들에 대한 검토 또한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한편, 상표나 상호를 정함에 있어서도 이 대체·여과·선별 기능을 거치도록 하는 조처를 취했으면 한다. 근자에 들어 지적되고 있는 '국적 불명어' 등, 우리의 국어순화 흐름에 위배되는 현상들이 적어도 더는 생겨나지 않게,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이미 나와 있는 것들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어지도록 하는 계도적인 조처가 마련되어야만 할 것이다.
둘째, 이 같은 구실을 맡는 기구는 상설되어 현실 속에 상당한 강제력을 동반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 상설 기구는 용어의 대체·여과·선별 기능과 함께 표기의 현실적인 지도도 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표기 원칙이 확정되는 것이 순서이다. 그러나 표기의 원칙이 정해진다 해도 표기의 실제면에서 보면 명확하지 못한 데가 있는 법이다. 이를 위해 명확한 표기례를 제시할 수 있게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오늘의 국제화 시대에 있어 신문·방송 등의 언론 기관은 날마다 새로운 인명·지명들을 대하게 된다. 그 용어들을 언어 지리학적인 측면, 그리고 표기의 측면에서 제때에 제대로 자문하여 줄 수 있는 구실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럴 수 있을 때 같은 이름을 두고 석간과 조간, 신문과 방송이 다른 표기, 다른 발음을 해 오기도 한 폐단은 사라질 것이다. 국어 심의회 등과의 연계 아래 국어연구소가 이 같은 구실을 맡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오늘날까지 우리 국어 정책은 원칙면에서의 흔들흔들 갈팡질팡 외에도 현실면에서는 강력한 시행력을 갖지 못했다는 것이 결점으로 지적된다. 가령 간판이 어떻다느니, 상품 이름이 어떻다느니 혹은 어떤 대중매체가 바람직스럽지 못한 말이나 바르지 못한 경어법을 쓴다는 둥 잘못되었다는 소리만 높았지, 그 '소리'의 옳고 그름은 판단하여 그를 바로 잡으려는 과정은 없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물론 이는 외래어에 관한 문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앞으로는 외래어 문제를 포함한 국어 문제는 권위 있게 원칙과 방향이 결정되면서 강력한 시행의 길도 함께 찾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런 점에서 특히 언론 기관 쪽과의 긴밀한 협조·유대 관계가 요청된다. 그들은 날마다 국어를 국민 앞에서 씀으로써 은연중 계도적인 존재로 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광범위한 계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것은 사용면이나 표기면에서 같은 이야기로 된다. 그를 위하여 대체·여과·선별의 의지가 곁들인 표기례를 수록한 '외래어집'을 만들어 대중매체나 교육 기관 등에 보내면서 그를 준행토록 하는 강력한 조처를 후속시켜야 할 것이다.


□ 外言內言

지난해 한글날을 앞두고 漢陽大 국문과 대학원생들이 하나의 조사를 했다. 그것은 서울 시내의 상호 및 상품 이름 표기 실태·우리말과 외국말의 쓰임새 비율이 어떤가를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서울 시내 5개 지역의 간판 2천 3백 11개와 과자류·비누 등 일상용품 1천 6백 53가지를 대상으로 골랐다. 우리가 날마다 대하는 것들이긴 하지만 조사 결과의 숫자를 보니 놀랍다. 간판의 경우 우리 고유어가 18%, 漢字말이 47%, 歐美語가 33%, 혼용어가 2% 나타난 것이다. 상품 이름의 경우는 고유어 16.5%, 한자말 21.7%, 구미어 53.7%, 혼용어 8%. 자동차류·가죽 제품·신발류·비누 세제류 순서로 구미어를 많이 쓴다는 것이었다.
지난날에 비기자면 고유어의 간판이나 상품 이름이 많아진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새 상품 새 가게가 생겨나면서 구미어 쪽 이름을 쓰는 경우 또한 늘어났다. 주목할 사실은 국적 불명한 말이 부쩍 불어났다는 사실. 그동안 우리말 이름을 쓰도록 하는 압력(?)도 없지 않은 상황 속에서 攷智로 태어난 이름들이다. 어떤 洋酒의 이름처럼 분명한 英語인데도 괴상한 이유를 끌어대어 우리말이라 우기는 경우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사실 어떻게 판별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없지 않다. 가령 '모드니에'라는 이름을 보자. '모든 이에게'라는 뜻으로 지었다지만 은근히 프랑스 말 냄새가 난다. '또와주'란 간판이 있다고 치자. 영락없이 '또 와주시오'의 뜻인데도 로마자로 toi(똬·당신) joue(주·볼)라고만 곁들여 놓는다면 프랑스말 로 못될 것도 없다. 商魂 별의별 지혜를 다 짜내는 것이다.
문제는 외국 냄새가 나야 '잘 팔린다'는 점에 있다. 그렇다면 상혼을 나무랄 일만도 아니잖은가. 새달부터서 외래어 표기 내수 상품을 단속한다는 것이 당국의 방침. 사실은 국민 의식이 단속 대상이련만....
(서울신문,'85년 3월 12일)

□ 특집/국어 속의 外來語

다른 나라에서의 外來語 受用 양상

兪 萬 根(成大)
-편집실 정리

이 글은 兪萬根 敎授(成均館大 英語學)가 語學硏究 16卷 1號 (1980, 서울대 어학 연구소)에 발표한 "外來語 受用 方式에 대한 고찰―英···日의 예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요약하여 소개하는 것이다. 이를 허가해 준 兪敎授께 감사를 드린다.

인류 역사상 어떤 민족도 고립되어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어떤 민족도 언어이든 다른 민족과의 교류 과정에서 들어오게 된 外來語를 갖게 된다. 그런데 이 외래어가 수용될 때는 自國의 言語 體系에 맞게 변형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면모를 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인 英語, 佛語, 中國語, 日語 등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Ⅰ. 英語에서의 外來語 受用

영어는 외래어를 아주 많이 가진 언어로 그 어휘 구성 비율을 보면 앵글로·색슨 固有語가 겨우 30% 정도이고, 외래어는 나전語, 佛語 계통이 60% 가까이 되고 그 밖에 세계 각국의 말이 잡다히 들어와 있다.
이와 같이 거리낌없이 영어 속에 들어와 있는 외래어는, 그 모습이 많이 변하여 특별히 語源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은 그것이 고유어인지 외래어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된 것이 많다. 이제 그 외래어들이 영어화되는 유형을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Ⅰ.1. 音聲 代置

音聲 代置(phonetic substitution)는 어느 나라말에서도 두루 보이는 현상으로 이는 外國語에서만 쓰이는 음성을 自國語에서 쓰이는 비슷한 음성으로 代置하여 自國語 音素에 귀속시키는 것이다. 가령 佛語 'rouge'의 'r'字의 音은 목젖 마찰음(fricative uvular r)인데, 영어에 들어와 쓰일 때에는 영어답게 혀끝 마찰음(fricative lingual r)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불어 'Paris'의 'P'字의 音이나 우리나라 'Kim'(金)의 'K'字 소리는 氣(aspiration)가 약한 것인데 그것을 영어에서는 帶氣音(aspirated sound)으로 대치한다. 스위스 地名 'Zurich'(獨語 ZÜrich)의 영어 발음은 [ˈzjuǝrik]인데 마지막 音인 'ch'音(마찰음)이 파열음으로 대치된 것이다. 이 밖에 다음의 것들도 영어에서 쓰지 않는 음성을 영어에서 사용되는 음성으로 대치한 예이다.

début [deby] ― [ˈdeibjuː]
ennui [ᾅnɥi] ― [ɔˈnwiː]
Goethe[ɡφːtə] ― [ˈɡəːtə] 또는 [ˈɡəːti]

Ⅰ.2. 綴字式 發音

외국어의 철자를 그대로 쓰면서 발음만 영어식으로 하는 예이다. 가령 佛語의 固有名詞로

Charles[ʃarl]→[tʃaːlz]
Eiffel [ɛfɛl] →[ˈaifel]
Paris[pari] →[ˈpæris]

그리고 화란語 [하스](gas)는 영어에서 [gæs]로 발음되고, 서반아語 [아르헨띠나](Argentina)는 [aːdʒənˈtiːnə], [메히꼬](Meico)는 [ˈmeksikou]가 된다.
越南 地名 Saigon은 원래 '西貢'으로서, 그 월남식 漢字音을 佛語로 'Saigon'[sɛg¿]이라 한 것인데, 영어에서는 이것을 철자는 그대로 두고 발음만 영어식으로 [saiˈgɔn]이라 하는 것이다.

Ⅰ.3. 영어의 音韻 體系에 맞춘 것

佛語 'ballet'[balɛ], 'cabaret'[kabaʀɛ] 같은 것이 영어에 와서는 [ˈbælei], [ˈkæbǝrei]가 되는데, 첫 음절의 [a]가 [æ]로 되는 것은 現代 英語 母音 體系上, 열린 앞쪽 모음 [a]는 二重母音 [ai]나 [au]의 첫 要素로만 쓰이고 단독으로 쓰이는 일이 없기 때문에 [a]와 調音 위치가 가장 가까운 단순모음 [æ]로 대치된 결과이다.
한편, 열린 뒤쪽 모음 [a]는 현대 영어 R.P.(Received Pronunciation) 모음 체계상으로는 長母音으로만 쓰이는 것으로 외래어의 원음이 짧은 [ɑ]로 된 것이면 그것과 調音點이 가장 가까운 영어 短母音 [ɔ]로 대치된다.

encore [¿kɔʀ]→[ˈɔŋkɔː]

이상의 예는 앞에서 언급한 소리 대치의 일종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는 단독 音價보다 영어 音韻 體系가 더 많이 관련되어 있는 점이 다르다.
그런데 외국어의 어떤 소리가 영어 음운 체계에서도 이미 독립적으로 사용이 되더라도 그것이 나타나는 환경에 의해서 적절히 바뀌어질 수 있다. 가령 모음 'e,æ,ʌ,ɔ'는 영어에서 흔히 쓰이는 것이지만 이것들은 語頭나 語中에만 쓰이고 語末에는 전혀 쓰이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어 원음이 이런 모음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영어에 借用될 때 이 마지막 모음은 적절히 변경되게 된다.

atelier [atəlie] (佛) → [ˈætəljei] sake [사께] (日·酒) → [ˈsaːki]
fiancé [fjᾲse] (佛) → [fiˈᾲːnsei] finale [휘날레] (伊) → [fiˈnaːli]

앞에서 나온 'ballet', 'cabaret'의 마지막 모음의 영어 발음이 [ei]로 된 것도 원어의 [ɛ]에 가장 가까운 영어의 音이 [e]인데 이것이 語末에 올 수 없기 때문이다.
Ⅰ.4. 외국 고유명사의 뜻을 번역하거나 철자를 바꾼 것

가. 뜻을 번역한 것

Côte d'Ivoire → Ivory Coast
Jean sans Terre → John Lackland

나. 철자를 바꾼 것

Venezia [베네찌아] (伊) → Venice [ˈvenis]
Napoli [나뽈리] (伊) → Naples [ˈneiplz]
Jean Valjean [장발장] (佛) → John Valjean [ˈdƷon vælˈdƷiːn]

Ⅰ.5. 外國語에다 自國 本來語의 接辭를 붙이는 것

unaided, unconscious, forecast, overcharge, nicely, pleasantly,
cheerful, beautiful, gentleness, companionship 등

Ⅰ.6. 엉뚱한 뜻 붙이기

외국어를 수입할 때 외국어의 본래의 뜻과는 상관없이 외국어 소리를 自國語의 뜻을 지닌 어떤 소리로 다듬는 수가 있다. 이럼으로써 부르기 좋고 기억하기에 편리하게끔 하는데, 영어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So long: 아라비아 말 'salaam'(平安, peace)이라는 말이 말레이 말에서 'salang'으로 되고 그곳에
주둔하던 영국 군인에 의해 영어에서 쓰이면서 'so long'이 됨.
Lake Success: 뉴욕의 과거 U.N.본부 소재지. 이 말은 본래 'success'와는 관계가 없는 인디안 말
'suksat'가 그렇게 바뀐 것임.
Key West: 미국 플로리더에 있는 지명인데, 서반아 말 'Cayo Hue So' ('骨州' 또는 'Bone Island' 정도의
뜻으로서, 근처 바닷가에서 무슨 사람 뼈가 발견되었다하여 서반아 사람이 지은 이름)의 소리가
변하여 된 것.

1. 7.語形 固定

외국 지명 같은 것이 일단 영어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것이면 외국 현지에서 그 이름이 바뀌어도 영어에서 일일이 따라 바꾸지 않는다.
'Corea' 또는 'Korea'는 '高麗'에서 온 이름으로 高麗가 朝鮮, 韓國으로 바뀌어도 계속 'Corea'또는 'Korea'다. 마찬가지로 'Borneo', 'Ceylon', 'Japan'은 각각 現地에서 'Kalimantan', 'Sri Lanka', 'Nippon'이라 하지만 영어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계속 'Borneo', 'Ceylon', 'japan'으로 쓰인다.

1. 8. 固有語 音韻 變化에 겉묻어 變하는 것

외국 고유명사라도 일단 영어에 들어와 쓰이게 된 것이면 그 후부터는 영어 음운 변화의 지배를 받는다. 가령 'Egypt'는 중세 영어 때까지만 해도 첫 음절에 [ɵː]音이 유지되었으나, 영어의 大母音 轉移(The Great Vowel Shift, 가령 'See'의 발음은 이때 [seː]에서 [siː]로 바뀜)로 [ˈiːdʒipt]가 되었다. '메콩(The Mekong)'江이나 '네로(Nero)' 皇帝의 'e'字 發音도 현대 영어에서 [e(ː)]로 발음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이름도 일반 語辭나 다름없이 영어화하여 특히 그 母音은 한국어의 '예수 그리스도'보다 原音에서 훨씬 거리가 먼 [ˈdʒiːzǝs kraist]가 되었다.
이와 같이 영어화되는 것 외에 단어의 길이를 줄이거나, 文法 機能의 變化를 가져오거나, 英語式 强勢(stress)가 부여되거나 하는 등의 많은 영어식 변화가 있다.

Ⅱ. 佛語에서의 外來語 受用

佛語는 로만스(Romance 혹은 Neo-Latin) 諸語의 하나인데 이 속의 외래어는 희랍어, 켈트어, 게르만어, 아랍어 등등의 것들이 있다. 그러나 佛語는 외래어를 비교적 적게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 받아들일 때에는 프랑스 翰林院(Académie Francaise)같은 권위 있는 기관에서 엄격한 검토 끝에 차용한다. 또 외래어 수용 과정에서 이를 철저히 불어답게 換骨奪胎해서 佛語답게 만든다. 그 면모를 몇 가지 보면 다음과 같다.
Ⅱ. 1. 綴字와 發音을 모두 佛語답게 바꾸는 것
가. 一般 語辭

paquebot [pakbo] ← packet boat
boulingrin [bul¿ɡR¿] ← bowling green
contredance [k¿tRәdãs] ← country dance
redingote [R(ә)d¿ɡɔt] ← riding coat
bifteck [biftɛk] ← beefsteak

나. 固有 名詞

Amérique [ameRiK] (America)
Boccace [bɔkac] (Boccaccio)
californie [kalifɔRni] (California)
Chypre [ʃipR] (Cyprus)
Écosse [ekɔs] (Scotland)
Édinbourg [ed¿buR] (Edinburgh)
Irelande [iRlãd] (Ireland)
Léonard de Vinci [leɔnaRdәv¿si] (Leonardo da Vinci)

Ⅱ. 2. 綴字式 發音

외국어 철자를 그대로 두고 佛語式으로 발음하거나, 原音과 佛語 發音을 절충한 것이 있다.

bookmaker (馬券業者) [bukmɛkRә]
five o'clock (牛後茶) [fivɔklɔk]
high-life [iglif]

Ⅱ. 3. 語形 일부 대체 및 조절

外國語 단어의 일부분을 뜻이 같은 佛語로 代置하고 語形을 조절하여 佛語답게 하는 것이 있다. 가령 英語動詞 'blackball'(反對 投票 (黑球)로 내쫓다)에서 '-ball'을 佛語의 'boule'로 代置하고 佛語 動詞 語尾를 붙여 'blakbouler' [blakbule]를 만드는 것이다.
이태리語 'pulitezza'에서 첫머리를 'poli-'로 代置하고 語形을 조절하여 'politesse'가 만들어진다.
Ⅱ. 4. 외국 固有 名詞를 번역

les États-Unis←the United States
(Pays de) Galles←Wales
Nouvelle-Galles du Sud←New South Wales
CÔte d'Or←Gold Coast
Jacques Ier←James the First
Terre-Neuve←Newfoundland

Ⅲ 中國語에서의 外來語 受用

Ⅲ. 1. 一般 語辭

중국어에서는 一般 외래어가 그리 많지 않으며, 旣存語 轉用이나 새로운 造語또는 借用 飜譯(loan translation)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가후스/커프스(cuffs)- 袖口 코레라(cholera)- 籗亂病
꾸데따(coup d'état)-武裝政變 콘돔(condom)-避孕套
카나리아(canaria canary)-金絲鳥兒 키로그람(kilogramme)-公斤
카바(cover)-覆蓋物, 外皮 키로메타(kilometer)-公里
카스테라(castella)-鷄蛋糕(chitankao) 키파(keeper)-守門員
칵텔(cocktail)-鷄尾酒 바리깡(bariquant)-推子
캄푸라지(camouflage)-掩飾, 僞裝,迷彩 파라솔(parasol)-早傘
캉가루(Kangaroo)-袋鼠 피아노(piano)-鋼琴
캐차(catcher)-接球手

그러나 外國의 고유 명사 등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 사용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象形文字인 漢字의 특성이 반영된다. 이를 유형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Ⅲ. 2. 音譯에다 意味내지 屬性을 加味한 것

中國語의 音譯 固有名詞라는 것은 外國語 발음을 漢字로 表記한 것이지만, 거기서 순전히 소리만을 나타내는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소리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漢字가 지닌 뜻을 적절히 살려 外國 人名이나 地名이 지닌 어떤 屬性을 연상케 함으로써 기억을 돕는 방향으로 배려하는 듯하다. 가령, 사랑의 神 '에로스(Eros)'는 '愛羅斯(ailossu)'라 하여 '사랑 애(愛)'字가 들어 있지만, '에베레스트(Everest)'山은 原音의 발음상 같은 '에'로 시작되지만 '埃佛勒斯'峰(aifolêssufêng)이라 하여 '밀칠(떼밀) 애(埃)'字로 시작하여 모든 群峰을 물리치고 솟은 最高峰을 연상하기 좋게 되어 있다. 南아메리카 赤道 근처의 나라 '에콰돌(Ecuador)'은 역시 '에'소리로 시작되는 것이지만, 거기서는 '厄瓜多爾(êkuatoêrh)'도 되어 있다. 發明家 '에디슨(Edison)'은 인류 문명 생활을 前進시킨 사람 이름답게 '나아갈 적(迪)'字를 넣어 '愛迪生(aitishêng)'이라 한다.
다음과 같은 例도 漢字를 아는 사람에게는 순전히 소리만을 적은 것 같지는 않게 느껴진다.

斯替文生(ssǔt'iwênshêng)―英國 小說家 R.L.Stevenson
赫魯雪夫(ho lu hsÜehfu)-소련 政治家 N.S.Khrushchev
希持勒(hist'êlê)―독일 政治家 A.Hitler
華滋華斯(hua tzǔ hua ssǔ)―英國詩人 W.Wordsworth
馬克思(mak'ossǔ)―독일 經濟學者 K.Marx
載高樂(tai kao lê)―불란서 軍人 政治家 C.de Gaulle
亞歷山大(yalishanta)―마케도니아 王 Alexander

그 밖의 음역 글자로서 특히 좋은 뜻을 가진 字를 선택하여 큰 度量을 보이는 듯한 것도 있다.

意(義)大利―이태리 培桹―베이콘(F.Bacon)
法國―불란서 福爾泰―볼때르(Voltaire)
德意志―독일 康德―E.칸트
雅典―아테네

Ⅲ.3.뜻을 번역해서 만든 固有名詞

氷鳥(Iceland) 眞理報(소련 공산당 기관지 Pravda)
國際合衆社(U.P.I) 消息報(소련 政府 기관지 Izvestiya)
美聯社(A.P.) 讀者文摘(Reader's Digest)
Ⅲ.4. 一部는 뜻을 飜譯하고 一部 소리를 따서 만든 것

新德里←New Delhi
新西蘭←New Zealand
南斯拉夫←Yugoslavia
賽珍珠(sai chên chu)←Pearl Sydensticker Buck
以下에서 밑줄친 부문은 뜻을 번역한 것이다.

Ⅲ.5.딴 漢字 使用國의 固有名詞는 中國式 漢字音으로 읽는다.

han ch'êng, 漢文(서울) tnug ching, 東京(동경, Tokyo)
chin, 金(김) tap'ing, 大平(대평, Ohira)
ts'ui, 崔(최)

Ⅲ.6.새로 作名하는 것

檀香山―Hawaii(檀香木의 産地, 貿是地였던 연유로)
舊金山―San Franscisco (1849년 gold rush와 관련해서)

Ⅲ.7. 化學 元素 이름의 경우

金, 銀, 銅, 鐵, 鉛, 汞 같은 것은 이미 옛날부터 一般的으로 흔하게 쓰여 온 글자들이며 그대로 化學 元素 이름으로 통한다. 그러나 이것뿐 아니라 元素 百여 개를 모두 한 글자 이름으로 부르는데, 그中에 '쇠 금(金) 변'의 글자가 가장 많고 '돌 석(石)변'의 글자도 꽤 있으며, 氣體는 대체로 '气' 밑에 딴 成分을 붙여 새로 만든 글자가 많다.

鋁(Al)―알미늄, 錳(Mn)―망간, 鉀(K)―가리:
硫(S)―황, 砷(As)―비소, 碘(I)―요드:
氫(H)―水素, 氧(○)―酸素, 氟(F)―불소

이외에 관직명을 중국식으로 고친다든지, '名―姓'을 '姓―名'의 순으로 바꾼다든지(John Locke→ 洛克約翰) 등의 변화도 있다.

Ⅵ.日本語에서의 外來語 受容

日本은 漢字뿐 아니라 西洋 名國의 말에 이르기까지 외래어를 많이 받아들여 쓰는 나라로 볼 수 있다. 日本語는 그 音節 수가 51 音節에 국한되므로 외래어도 이 범위 내에서 변형되어, 이 외래어는 原音과 엉뚱하게 달라져 일본 사람 외에는 原語를 아는 사람도 알아듣지 못할 만큼 되는 수가 많다. 또 漢字로 된 中國이나 韓國 固有名詞도 거의 모두 日本式 漢字音으로 읽어 버리기 때문에 發音이나 記憶上 특별한 불편이 없다.
일본어 속의 외래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Ⅵ.1. 補助母音 追加

日本語 音節 구조의 성격상 그 外來語에는 原音에 없는 補助母音이 많이 쓰인다. 그런데 그 追加되는 母音은 한 가지로 固定된 것이 아니고 형편에 따라 융통성 있게 선택된다.

(1) [i] 追加: inki (ink), sutekki (stick)
(2) [e) 追加: hipokonderi (Hypochondrie)
(3) [a] 追加: bira (bill) [참고]: gera (gallley)
(4) [o] 追加: bando (band), poketto (pocket)
(5) [u] 追加: baketsu (bucket), biru (beer),orinpikku (Olympic)

그런데 흥미로운 例로, 英語 一音節語 'strike'은 日本語에 와서 補助母音을 받아 五音節語가 될 뿐만 아니라 그 補助母音의 종류가 뜻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즉,

sutoraiki ('同盟 罷業'의 뜻)
sutoraiku (野球 用語)

Ⅳ.2. 單語 길이 줄이기

原語의 첫머리만 따서 사용하는 것이 많다.

chinki (tincture의 tinc-에서) panku (puncture의 punc-에서)
ekkisu (extract의 ex-에서) terebi (television의 televi-에서)
Ⅳ.3. 뜻이 原語와 아주 달라진 것

saidā (영어 soda pop의 뜻, 사이다. cf. 영어의 'cider'는 사과술의 뜻)
chakku (영어 zipper의 뜻, 작구 cf. 영어 'cguck'는 물건이나 송곳 같은 것을 고정시키는 기계 장치)
janpa (영어 jacket의 뜻, 잠바 cf. 영어 'jumper'는 앞가슴이 막힌 옷)
jokki (영어 mug의 뜻, 족기 cf. 영어 'jug'는 보통 우유나 물을 담아 놓았다가 잔에 따르는 손잡이 달린
큰 그릇)

Ⅳ.4. 似而非 外國語에서 온 外來語

이것은 外國語 성분을 이용하되 日本式 造語法으로 原語에 없는 合成語를 만드는 것이다.

gŌru̵in (*goal̵in)-영어로 'scoring a goal'의 뜻.
naitā (*nighter)-영어로 'night game'의 뜻.

Ⅳ.5. 漢字로 된 外國 固有名詞

韓國이나 中國의 漢字로 된 固有名詞는 日本式 漢字音으로 발음한다.

(1) 韓國語
崔昌華(최창화)→sai shōka 迎日灣(영일만)→geinichiwan
江陵(강릉)→kōryō 議政府(의정부)→giseifu
白翎島(백령도)→hakurei̵tō 淸州(청주)→seishū
鴨綠江(압록강)→ōryokko 平壤(평양)→heijō
(2) 中國語
臺北 (taipei)→taihoku(台北) 山東 (shantung)→santō
洞庭湖 (tungting̵hu)→dōtei̵ko 旅順 (lushun)→ryojun
奉天 (feng̵t'ien)→hōten 李鴻章 (li hung chang)→rikō shō

이외에 일본어 속의 외래어 중에는 원음이 短音인 것이 長音化되는 등의 변화(예컨대 영어의 短母音 [-i]로 끝나는 'country', 'company', 'ruby', 'coffee', 'taxi' 등의 끝 母音이 모두 日語에서는 長母音 기호를 수반하여 적힌다)도 있다. *


⃞ 解 說⃞

外 來 語

外來語는 보통 국어가 빌려 쓰고 있는 다른 언어의 단어를 말하는 것으로 學術的으로는 借用語(loan word)라는 用語가 더 쓰이고 있다. 이 外來語는 서로 다른 言語 體系를 가진 국가 또는 지역 간의 文化, 文物의 교류 과정에서 어떠한 언어가 다른 언어의 단위를 빌려다가 자신의 言語 體系에서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으로, 이 세상에 문화적으로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나라가 없듯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외래어가 없는 나라는 없다.
이 외래어는 固有語와 함께 自國語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외래어는 국어의 일부가 되며 이 점에서 外來語와 外國語는 다르다. 흔히 상품 또는 간판 이름에 너무 외래어가 많다고 하는데, 엄밀히 말해서는 이 중에는 외래어뿐 아니라 외국어가 뒤섞여 있는 것이다(이외에 國籍不明語도 있다). 왜냐하면 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기는 하지만 이 중에는 실제로 국어 속에서 쓰이지 않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어디까지가 외래어이고 어디까지가 외국어인가를 구체적으로 구별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가령 지식인들은 보통 사람보다 외래어의 사용 폭이 클 것이고 그 말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보통 사람들은 이들이 언어에서 外國的 요소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또 각각의 전문 분야에 따라 그 외래어가 달라질 것이며, 개개인에 따라 자신이 외래어로 받아들여 사용하는 데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결국 외래어와 외국어의 판단의 기준은 궁극적으로 언어 사용자의 국어 의식에 따라 주관적으로 결정될 문제이다.


어떤 외국어가 국어 속에서 사용될 때 외래어가 되지만, 이 외래어는 단순히 국어에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어라는 言語 體系에 따라 변형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음운, 문법, 의미 등에 걸쳐 그 모습이 국어화된다.
우선 다른 언어와 국어의 음운 체계는 차이가 많이 있는 것이 보통이어서 수입 당시의 원래 발음은 自國의 음운 체계에 따라 변화된다. 이때 自國語에 없는 外國語의 發音은 가까운 음으로 바뀌게 된다. 현재의 대다수의 漢字音이 이런 변화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영어의 /l/,/r/이 /ᄅ/ 또는 /ᄂ/으로(radio→라디오, 나지오; lamp→램프, 남포), /f/가 /ᄑ/ 또는 /ᄒ/으로(fry→프라이, 후라이), /ɔ/가 /오/ 또는 /어/로 (coffee→코피, 커피) 받아들여지는 것도 다 이러한 변화의 결과다.
또 重字音을 회피하기 위하여 음절 수를 늘린다든지(strike→스트라이크), 긴 음절의 일부를 줄여 간략히 한다든지(apartment→아파트)와 같은 변화도 생긴다.
한편 原語에 있는 문법적 특성이 국어의 체계에 따라 변형되거나 상실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국어에서는 외래어를 名詞 또는 語根 단위로 차용하게 되어, 이를 動詞나 形容詞로 만들기 위해서 원어에 다시 '~하다' 등의 접사를 붙이게 된다(hit(動)→히트하다, 히트치다 ; wild(形)→와일드하다). 한편 原語에서 명사로만 쓰이는 'necktie'에 '하다'가 붙어 동사로 쓰게 되는 경우(넥타이하다)도 있다. 한자어의 '變하다', '善하다', '改定하다' 등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문법 기능의 변화 외에 우리 국어 문법에 없는 性이나 數와 같은 범주는 수용되지 않는다.
이런 음운, 문법적인 변화 외에 외래어가 原語와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아르바이트'와 '바캉스'는 각기 독어의 'Ardeit'와 불어의 'vacance'에서 온 말로, 국어에서 '아르바이트'는 '부업'을, '바캉스'는 '(특히 여름의) 휴가 여행 또는 피서지에서 휴가를 보내는 일'을 뜻하나 原語에서는 각각 '일' 및 '휴가'를 뜻한다.
이와 같이 수입 과정에서 自國語 體系에 따라 同化되고 또 그 쓰임이 빈번해짐에 따라 외래어는 점차 외국어 의식이 사라지게 되고 결국 固有語와 구별되지 않게 되는 歸化 過程을 밟게 된다. 外來語가 귀화되는 과정을 세 단계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서울대학교 東亞文化硏究所編, 「國語國文學事典」(1973) 참고).
(1) 아직도 외국어와 다름없는 생소한 느낌을 갖는 외래어: 커피(koffij, 홀란드어), 카스텔라(castella, 포르투칼어), 킬로그램(kilogramme, 불어) 등
(2) 아직 고유어로 익어 버리지 않고 외국어 의식이 조금 남아 있는 단계의 차용어: 쓰봉(jupon, 불어), 타이어(tyre, 영어) 등
(3) 차용된 지 오랫동안 쓰임에 따라 완전히 고유어에 동화된 귀화어: 고무(gomu, 홀란드어), 붓(筆, 중국어), 구두(クシ, 일어) 등
국어 속의 외래어는 그 도입 시기에 따라 근대화 이전에 들어온 외래어와 이후에 들어온 외래어로 나눌 수 있다. 이중 근대화 이전에는 대개 중국어 (文語 口語 포함), 만주어, 몽고어, 범어 등의 외래어가, 근대화 이후의 것으로는 구미 諸語(특히 英語) 및 일본어 등의 외래어가 직접 또는 제3국을 통하여 국어 속에 들어와 있다.
이중 근대화 이전에 들어온 외래어는 원래 모습에서 크게 변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수입된 지 오래되어 이미 외국어 의식이 사라져 대부분이 귀화 단계에 있다. 국어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자어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근대화 이후에 들어온 외래어는 아직



귀화 단계에 이르지 못해 외국어 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는 편이다.
외래어는 그 유입 경로나 수입 시기에 따라 같은 기원의 말이 그 꼴이 달라지기도 하고 의미 분화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가령 '남포'와 '램프'는 다 같이 영어의 'lamp'에서 왔지만 그 시기 차이에 의해 꼴이 달라지게 되었다. '컵'과 '고뿌'는 다 같이 영어의 'cup'에서 기원했지만 후자는 日本을 통해 들어온 것이다. '고무'와 '껌'은 국어에서는 의미가 다르지만 'gomu'(홀란드어)와 'gum'(영어)은 같은 기원의 말로 그 의미도 거의 같다(영어에서는 씹는 껌을 보통 'chewing gum'이라고 함).
지금까지 어떻게 외래어가 自國語에 수용이 되며 귀화 과정을 겪게 되는가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외래어는 이런 과정에서 국어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우선 국어의 語彙를 풍부하게 해 주며, 同音異意語를 증가시키며, 국어에 없는 발음이나 음운 규칙에 어긋난 발음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러나 外來語는, 그 수가 너무 많아지면 고유어가 위축이 되며 외래어식 造語法이 발달이 되어 自國語의 생명력에 이상을 주고 원활한 기능을 빼앗아 가는 逆機能을 가지고 있다. 국어의 경우 한자어에 있어서 현저하며, 새로 들어온 구미 외래어도 그 수가 급증하여 이미 自生的인 造語 現象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점이 우리가 外來語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이유의 하나이다.

□ 특집/국어 속의 外來語

외래어의 동어 이표기(同語 異表記) : 자료(영어)

김 중 서
(국어연구소 연구원)

1. 외래어를 수용하는 단계는 일반적으로 의차(번역식 차용)와 음차가 있을 것이다. 의차의 경우는 쉽게 자국어 속에 융화되어 외래어라는 의식을 상실하고 만다. 그러나 음차의 경우는 각개 언어가 가지는 독특한 음상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다. 이와 아울러 음차의 경우는 표기의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 국어에 우리 나름의 음운 체계가 있듯이 차용되는 언어 역시 그 나름의 음운 체계가 있어, 피수용 음운들을 수용할 때,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일정한 수용 음운이 있는 것만이 아니기 때문에 음운 대응 표기상에는 상당수의 교차적이고 복합적인 표기 양상 등이 나타난다.

/f/, /p/:/ᄑ/
/f/ :/ᄑ/,/ᄒ/ 등.

이는 각 개인이 갖고 있는 외국어에 대한 지식과 접촉의 정도에 따른 인지상의 차이에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아래에서 소개될 동어 이표기는, 단순히 인지상의 차이뿐만 아니라 그 언어에 존재하는 동어이음, 영국식 발음과 미국식 발음의 각기 다른 수용에도 기인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문제는 그 표기가 어떤 무엇에 연유하든 차용 대상의 어떤 음에 대해 어떤 한글 표기가 국어 음운 체계 속에서 가장 무리 없이 사용될 수 있는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한 단순히 언어 사용상의 편리 문제만이 아니라, 한 국가의 언어 및 문자 사용의 질서를 세우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음차 외래어의 실제 한글 표기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 그 통계 자료의 정리와 더불어 피차용어와 차용 어간의 철저한 음운 체계상의 상관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소개되는 자료는 그러한 목적의 일환의 하나로 본 연구소에서 1984년에 조사한 잡지(1984.6) 16종에 나타나는 동어 이표기의 일부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1941년 1월 조선어학회(지금의 한글학회)에서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을 설정·발행하였으나, 해방 이후, 문교부에서 최근까지 수차에 걸쳐 수정·보완한 바 있다.

2. 자 료
※ 1) 발음기호 [-//-]에서 //의 좌측은 미국식 발음, 우측은 영국식 발음이며, [-, 영(또는 미)+ -]의 경우는 콤마 좌측은 영미 공용 발음, 우측의 영(미)는 영(미)국식만의 발음이다. 참고 사전은 「新크라운英韓辭典」(1980, 동아출판사).
2) 출처는 아래의 원명에 대한 약칭으로 밝혔다(1984년 6월호 잡지 16종). 고시계→(계), 불광→(불), 기독교사상→(기독), 새소년→(새), 꿈나라→(꿈), 객석→(객석), 스포츠레저→(스포), 바둑→(바둑), 컴퓨터→(컴), 사이언스→(사), 정경문화→(정경), 여고시대→(시대), 여성중앙(중앙), 문학사상→(문사), 현대시학(현시), 신동아→(신동)

ㄱ:
(1) gas[gӕs]
가스(컴, 사, 정경, 중앙, 신동, 새)/까스(사)/개스(스포, 신동)
(2) gasoline [gǽsəliːn]
가솔린(컴, 사)/개솔린(스포, 스)/개소린(스포)
(3) gauze [gɔːz]
가아제(시대)/가제(신동, 중앙)/거재(중앙)/거즈(중앙, 사)
(4) gossip [gćsip//gásip]
가십(정경)/고십(정경)

ㄷ:
(5) documentary [dɔkjuméntəri//dàk-]
다큐멘타리(중앙)/다큐멘터리 cf. 도큐멘트(정경)
(6) dollar [dɔlər//dálər]
달라(새)/달러(컴, 사, 정경, 문사, 신동, 객석, 스포)
(7) dot [dɔt//dat]
도트(컴)/돗트(컴)
(8) doughnut [dounʌt, dounʌt//dounət]
도넛(스포)/도우넛(문사)
(9) drama [dráːmə, 미+drǽmǝ]
드라마(문사, 신동, 새, 시대, 중앙, 스포, 바둑, 사, 정경)/드라머(객석, 스포, 사)
(10) dramatic [drәmǽtik]
드라마틱(정경, 객석)/드라머틱(스포)/드러매틱(사)

ᄅ:
(11) lead [líːd]
리드(컴, 정경, 문사, 스포, 시대, 중앙)/리이드(컴)
(12) leadership [líːdǝrʃip]
리더쉽(시대, 컴, 계)/리더십(시대, 정경)
(13) lesbian [ləzbiǝn]
레즈비안(신동)/레즈비언(신동)
(14) radar [réidɑǝr//-dǝr,-dɑːr]
레이다(사, 정경, 신동, 바둑)/레이더(새, 사)
(15) range [réindƷ]
레인지(신동, 컴)/렌지(중앙, 사)
(16) raster [rǽstǝr]
래스터(컴)/레스터(컴)
(17) recreation [rèkriéiʃən]
레크레이션(새, 중앙, 계)/리크리에이션(기독)
(18) revival [riváivəl]
리바이벌(객석, 스포)/리바이블(컴)
(19) rhythmical [ríðmikəl]
리드미칼(시대, 중앙)/리드미컬(중앙, 객석, 컴)
(20) robot [róudɑt, -bәt//rәubɔt, rɔb-, -bәt]
로버트(새)/로버트(컴, 사, 정경)/로봇(새)
(21) rocket [rꐁkit//rɔk-]
로케트(새)/로켓트(중앙, 스포, 신동)/로키트(사, 정경)/로켓(꿈)
(22) royal [rɔiǝl, 미+rɔːjǝl]
로얄(스포)/로열(스포)

ᄆ:
(23) mammoth [mǽmǝθ]
매머드(신동)/메머드(시대)
(24) management [mǽnidƷmǝnt]
매니저먼트(객석)/매니지먼트(중앙, 객석)
(25) manicure [mǽnikjùǝr, -ni-]
매니큐어(중앙)/메니큐어(중앙)
(26) mansion [mǽnʃǝn]
맨션(꿈, 신동)/맨숀(중앙)
(27) mechanism [mékǝnizǝm]
매카니즘(객석, 정경)/메카니즘(신동, 계, 기독, 시대)/메커니즘(사)
(28) melo [mélou]
멜러(신동, 정경)/멜로(현시, 객석, 정경)
(29) message [mésidƷ]
메세지(시대)/메시지(기독, 시대, 중앙, 객석, 바둑, 정경, 문사, 현시, 신동, 컴)/
멧세지(현시, 시대, 컴)
(30) mirror [mírǝr]
미러(문사)/밀러(문사, 신동)

ᄇ:
(31) battery [bǽtǝri]
바테리(사)/밧데리(컴, 스포)/배터리(스포, 컴)
(32) bench [béntʃ]
벤치(문사, 신동, 정경, 새, 계)/벤취(객석, 새)
(33) block [blák//blɔk]
블럭(컴, 사, 객석)/블록(문사, 중앙, 정경)
(34) blues [blúːz]
부르스(객석)/블루스(객석)
(35) boycott [bɔikɑt//-kǝt,-kɔt]
보이코트(스포, 중앙)/보이콧(기독)
(36) box [báks//bɔks]
박스(사, 정경, 객석, 시대)/복스(중앙)
(37) bus [bʌs]
버스(문사, 신동, 시대, 객석, 스포, 새, 중앙, 컴, 사, 정경, 계)/뻐스(문사)
(38) video [vídiòu//-diəu]
비데오(문사, 시대, 스포)/비디오(객석, 스포, 컴, 사, 시대, 중앙, 새, 신동)
(39) violin [vàiǝlín]
바이얼린(스포, 신동)/바이올린(시대, 중앙, 새, 문사, 사, 정경, 객석)
(40) vocal [vóukǝl//vəu-]
보칼(객석)/보컬(컴, 스포)

ᄉ:
(41) celery [sélǝri]
샐러리(중앙)/셀러리(중앙, 문사)
(42) cement [sǝmént, sі-]
세멘트(불광)/시멘트(객석, 정경, 스포, 바둑, 시대, 중앙, 문사, 현시)
(43) circle [səːrkl]
서클(사, 정경, 중앙, 기독, 새)/써클(시대, 스포)
(44) scout[skáut]
스카우트(스포, 신동)/스카웃(정경, 새)/스카웃트(컴, 중앙)
(45) set [sét]
세트(컴, 사, 중앙, 객석, 문사, 신동, 스포)/셋트(중앙)/셑(스포)
(46) share [ʃɛǝr]
셰어(컴)/쉐어(신동)
(47) spare [spɛǝr]
스패어(스포)/스페아(컴)/스페어(스포, 컴)
(48) staff [stǽ(ː)f//stáːf]
스태프(시대)/스텝(스포)/스탭(객석, 중앙, 정경)/스탶(컴)
(49) step stép]
스탭(객석, 스포, 컴)/스텝(시대, 컴, 사)/스텦(시대)
(50) stocking [stákiƞ//stɔkiƞ]
스타킹(중앙)/스토킹(문사)
(51) super [súːpǝr//sjúː-]
수퍼(스포, 사, 신동)/슈퍼(스포, 새)

ᄋ:
(52) accent [ǽksent//-sǝnt]
액센트(문사, 현시, 시대, 중앙)/엑센트(신동)
(53) acceptor [ækséptǝr,ǝk-]
액셉터(컴)/억셉터(컴)
(54) accessory [æksésǝri,ǝk-]
악세사리(정경, 시대)/악세서리(객석, 중앙)/액세서리(시대, 중앙)/엑세서리(객석)
(55) aluminium [ǝlúmǝnǝm,-mi-]
알루미늄(컴, 중앙, 사, 정경, 신동, 스포)/알미늄(중앙, 객석)
(56) amateur [ǽmǝtəːr,-tjùǝr,-tʃ-ùǝr,---]
아마추어(사, 바둑, 스포)/아마츄어(사, 중앙, 객석)/아마튜어(정경, 꿈, 객석, 시대)
(57) announcement [ǝnáunsmǝnt]
아나운서멘트(신동)/아나운스먼트(객석)
(58) approach [ɑpróutʃ//ǝprəutʃ]
아프로치(컴)/아프로-치(컴)어프로우치(정경)/어프로치(스포)
(59) elevator [élǝvèitǝr, éli-]
에레베이터(정경)/엘레베이터(컴, 신동)/엘리베이터(컴, 정경, 객석)
(60) equalizer [íːkwǝlàizǝr]
이퀄라이저(객석)/이퀄라이져(객석)
(61) initiative [iníʃiǝtiv]
이니시어티브(신동)/이니시에이티브(정경)
(62) inning [íniƞ]
이닝(스포)/인닝(사)
(63) operater [ápǝrèitǝr//ɔp-]
오퍼래이터(기독)/오퍼레이터(컴, 사)
(64) orchestra [ɔǝrkistrǝ,-kes-]
오케스트라(신동)/오케스트러(객석)/오키스트러(객석)
(65) workshop [wəːrkʃáp //ʃɔp]
워크샾(객석)/워크숖(스포)

ᄌ:
(66) gesture [dƷéstʃǝr]
제스처(시대, 중앙, 새, 정경)제스쳐(사)/제스추어(신동)/제스츄어(중앙)
(67) jacket [dƷǽkit]
자켓(중앙, 객석)/재킷(스포)/쟈켓(컴)
(68) jeep [dƷíːp]
지프(문사, 신동)/찦(스포)
(69) junior [dƷúːnjǝr]
주니어(스포, 중앙, 컴)/쥬니어(시대, 중앙, 신동)
(70) zigzag [zígzǽg]
지그자그(불광)/지그재그(스포)

ᄎ:
(71) cheeze [tʃíːz]
치이즈(중앙)/치즈(중앙)
(73) chocolate [tʃꐁkǝlit, tʃɔːkǝ-//tʃɔkǝ-]
초컬릿(스포)/초콜렛(문사)/초코렡(스포)/초콜리트(스포)

ᄏ:
(73) cake [kéik]
케이크(꿈)/케잌(중앙, 스포, 정경)/케익(중앙)
(74) carbine [kꐁǝrbain,미 + -biːn]
카빈(문사, 신동)/칼빈(문사)
(75) carrier [kǽriǝr]
캐리어(객석, 컴)/케리어(컴)
(76) cashier [kæʃíǝr]
캐셔(중앙)/캐시어(컴)
(77) causual [kǽƷuǝl]
캐주얼(중앙)/캐쥬얼(신동, 컴)/케주얼(중앙)
(78) code [kóud//kəud]
코드(기독, 바둑, 컴, 사)/코오드(컴)/코우드(컴)
(79) collection [kǝlékʃǝn]
컬랙션(사, 스포, 중앙)/컬렉션(스포, 사, 중앙)/콜렉션(시대, 중앙)
(80) collar [kꐁlǝr//kɔlǝr]
카라(시대)/칼라(시대, 바둑)
(81) color [kʌlǝr]
칼라(시대, 문사, 스포, 바둑, 기독, 새, 꿈, 컴, 정경)/칼러(객석)/컬러(객석, 스포, 중앙, 신동, 컴, 사, 정경, 새)
(82) quotation [kwoutéiʃən//kwǝu-]
쿠오테이션(시대)/쿼테이션(컴)

ᄐ:
(83) talent [tǽlǝnt]
탈랜트(사, 정경)/탈렌트(불)/탤런트(정경, 시대, 중앙)
(84) tape [téip]
테이프(컴, 바둑, 새, 객석, 시대)/테프(중앙)/테입(사)
(85) teamwork [tíːmwəːrk]
팀워크(스포, 신동)/팀웍(중앙, 계)/팀-웍(컴)/팀웤(문사)
(86) television [télǝvìƷǝn,-li-]
텔레비젼(컴, 정경, 객석, 새, 중앙, 신동)/텔레비젼(컴, 정경, 스포)/
텔리비전(문사, 신동)/텔리비젼(사, 시대)
(87) total [tóutl//təu-]
토으틀(컴)/토털(컴)
(88) touch [tʌtʃ]
터취(객석, 시대, 문사)/터치(스포)/텃취(객석)/텃치(컴)

ᄑ:
(89) fashion [fǽʃǝn]
패션(시대, 중앙, 컴, 신동, 객석, 스포)/팻션(정경)/팻숀(컴)
(90) foundation [faundéiʃǝn]
파운데이션(중앙)/화운데이션(중앙)
(91) frypan [fráipǽn]
프라이팬(신동)/후라이팬(중앙)
(92) fuse [fjúːz]
퓨즈(스포)/휴즈(컴)
(93) package [pǽkidƷ]
패키지(신동, 사, 스포, 중앙)/팩케지(컴)
(94) piston [pistǝn]
피스톤(스포, 컴)/피스튼(사)
(95) plastic [plǽstik]
프라스틱(스포)/플라스틱(컴, 사, 정경, 중앙, 새, 스포, 문사, 신동)/플래스틱(사, 컴, 스포)
(96) pose [póuz//pəuz]
포오즈(현시)/포즈(문사, 시대)
(97) push [púʃ]
푸쉬(컴)/푸시(컴)/푸슈(컴)

ᄒ:
(98) flash [flæʃ]
후라쉬(바둑)/후래쉬(컴)/후렛쉬(중앙)
(99) highlight [háiláit]
하이라이트(정경, 문사, 중앙, 바둑)/하일라이트(객석, 스포, 신동)
(100) humanism [hjúːmǝnìzǝm]
휴매니즘(기독)/휴머니즘(기독)

■ 醇化 시급한 프로그램 이름
방송은 바르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보급해야 할 사명이 있다. 그러나 최근의 프로그램을 보면 제목부터가 이러한 사명감에 역행하고 있어 걱정이 된다. 프로그램이 경찰에서 나 들어볼 수 있는 것으로 압박감을 주거나 실화를 즐겨 다루는 월간 대중지의 기사 제목 같은 것이 생겨나고 있으며 얼른 이해가 가지않는 외래어를 남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집중 추적', '추적 60분', '잠입 르포' 등. 프로그램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비슷한 제목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TV가 수사의 역할까지 담당하는 게 아닌가 할 만큼 무서운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또 '코리아루트', '텔리비안 나이트', '쇼 스타 24시', '스튜디오 830', '스튜디오 88' 등 필요 이상으로 외래어 제목을 내세우고 있는데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리고 보급하는 데 방송이 선도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한국일보, '85년 3월 19일)


□잘못 쓰이는 우리말과 글

잘못 發音되고 있는 우리말 [Ⅱ]

南 廣 祐
(仁荷大 교수, 국어학)

放送(라디오 및 TV)말의 誤用 實態와 표준발음

이 誤用 實態는 3월 21일부터 4월 19일까지의 사이에 라디오나 TV에서 흘러나온 방송원이나 출연 인사의 誤用 實態의 일부다.

誤 用 例
誤 用 날짜
라디오·TV이름
잘못된 발음
표 준 발 음
옛 文獻例
건물(建物)
4.18 라 서울
'라'는 라디오
건물[ġʌnmul]
건 : 물[ġǝːnmul]
ː는 긴소리표
六祖序13·宣中 46...上聲



각 사전에 '建國·建設·建議·建築' 등 '建'이 긴소리.
建物(건 : 물)과 乾物(건물),
建材(건 : 재)와 乾材(건재)의 구별

誤 用 例
誤 用 날 짜
라디오·TV이름
잘못된 발음
표 준 발 음
옛 文獻例
경기장(競技場)

4. 11 라 mbc
4. 18 라 서울
경기장
[ġiʌːŋgiɟaŋ]
경 : 기 장
[ġiǝːŋgiɟaŋ]
飜小 7:40·8:41
宣小 5:72...上聲



각 사전에 '競馬·競賣·競走·競表·競合' 등 '競'이 긴소리.
競試(경 : 시)와 輕視(경시)의 구별

誤 用 例
誤 用 날 짜
라디오·TV이름
잘못된 발음
표준발음
옛 文獻例
대웅제약
(大熊製藥)
대치동
(大峙洞)
4.18 T kbs 2
4.11 라 mbc
T는 TV
대 웅 제 약
[ḍɛuŋɟeiʌġ]
대 치 동
[ḍɛchidoŋ]

대 : 웅제▼약
[ḍɛːuŋɟejʌġ]
救簡 3:2·飜小 7 :18 ...上聲
東漢音1)去聲.
飜小 7:17 去聲

각 사전에 '大家·大國·大君·大都市·大量·大領·大望·大門·大使·大義·大將·大衆·大地·大學' 등 '大'가 긴소리.
그러나, '大邱·大田·大口(魚名)' 등의 '大'는 짧은소리. 이것은 東漢音 聲調가 去聲임에 비추어 '大'字는 去(東漢音)→上(壬亂前 現實音)→長(현대어)으로 되었으나 이들은 去→去→短으로 남은 것이 아닌가 한다.
大將(대 : 장)과 隊長(대장),
大地(대 : 지)와 垈地(대지)의 구별.

誤 用 例
誤 用 날 짜
라디오·TV이름
잘못된 발음
표준발음
옛 文獻例
도 봉 동
(道 峰 洞)
도림일동
(道林一洞)
4. 18 라 kbs 1

4. 18 라 서울
도 봉 동
[ḍoboŋdoŋ]
도 림 일 똥
[ḍorimilt'oŋ]
도 : 봉동
[ḍoːboŋdoŋ]
도 : 림일똥
[ḍorimilt'oŋ]
六祖序 3
·飜小 9:10...上聲

각 사전에 '道德·道路·道理·道民·道義·道知事·道廳' 등 '道'가 긴소리.
道民(도 : 민)과 島民(도민),

/////////////////////////
/+1)東漢音...東國正韻式漢字音+/
道內(도 : 내)와 島內(도내),
道廳事件(도 : 청사▼껀)과 盜聽事件(도청사▼껀)의 구별.

誤 用 例
誤 用 날 짜
라디오·TV이름
잘못된 발음
표준발음
옛 文獻例
도산(倒産)


도착(到着)
4. 18 라 kbs 1
4. 19 라 서울

4. 18 라 서울
도 산
[ḍosan]
도 착
[ḍochaġ]
도 : 산
[ḍoːsan]
도 : 착
[ḍoːchaġ]
宣孟 3:7...上聲

六祖序 50·飜小 8:13...上聲

각 사전에 '倒錯·倒置', '到達·到底히·到處' 등 '倒·到'가 긴소리.

誤 用 例
誤 用 날 짜
라디오·TV이름
잘못된 발음
표준발음
옛 文獻例
사병(士兵)
4. 18 라 서울
사 병
[sabjʌŋ]
사 : 병
[saːbjʌŋ]
六祖 4·宣中 19 ...上聲

각 사전에 '士官學校·士氣·士農工商·士大夫' 등 '士'는 긴소리.
이 '士兵' 발음이 短音으로 굳어져 가는 듯하나 '私兵[sabjʌŋ]'과의 구별을 위해서도 '사:병' 발음이 바람직하다.

誤 用 例
誤 用 날 짜
라디오·TV이름
잘못된 발음
표준발음
옛 文獻例
성수대교
(聖水大橋)

성화(聖火)
4. 18 라 kbs 1
4. 19 라 서울

4. 18 라 서울
성수대▼교
[sʌŋsudɛ▼ɡjo]

성화[sʌŋhwa]
성 : 수대▼교
[sǝːŋsudɛ▼ɡjo]
▼는 中長
성 : 화
[sǝːŋhwa]
六祖中 92·訓蒙下 25...上聲

각 사전에 '聖歌·聖君·聖人·聖主' 등 '聖'이 긴소리.
聖人(성 : 인)과 成人(성인),
聖蹟(성 : 적)과 成績(성적)과 性的(성 : 쩍),
聖主(성 : 주)와 城主(성주)의 구별
誤 用 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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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발음
옛 文獻例
수고(受苦)
4. 18 라 서울
수고[suɡo]
수 : 고 [suːɡo]
·슈六祖中 10·訓蒙 2, ·는 去聲點
:슈眞勸 3·供養 17 受苦, :는 上聲點

각 사전에 '受難·受納·受動·受諾·受領·受侮·受賞·受驗·受話器' 등 受가 짧은소리.
다만 '수고'만은 總이래 각 사전에 '수'가 긴소리다. 그런데 月釋 1:21·楞解 4:71·供養 17 등에 '受苦' 표기가 있고 이 '受'字는 東國正韻式漢字音 聲調가 上聲이요, 眞勸 3·供養 12에도 上聲例가 나올 뿐 아니라 供養 17에는 '受苦'가 '슈·고'로 '受'字가 上聲點이어서 傳統性을 보이고 있다. 한편, ':슈·고'가 初杜解 20:27·飜朴上 72·宣小 6:24 등에 나온다.
'受'字가 六祖·三施·訓蒙 등에 去聲點으로 되어 漢字音으로선 일찍이 上→去로 바뀌었음에도 ':슈·고'는 上聲을 유지, 현대어로도 긴소리를 堅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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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文獻例
영등포
(永登浦)
영동(永東)
4. 18 라 Kbs 2
4. 18 라 서울
영등포
[jʌŋdɯŋPho]
영동[jʌŋdoŋ]
영:등포
[jǝːŋdɯŋpho]
영동[jǝːŋdoŋ]
救簡 6:40·六祖中
33...上聲

각 사전에 '永久·永同·永眼·永生·永遠·永住·永川' 등 '永'은 긴소리
永久(영 : 구)와 靈柩(영구),
永東·永同(영 : 동)과 嶺東(영동),
永川(영 : 천)과 靈泉(영천)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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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文獻例
화산(火山)
화성(火星)
4. 18 라 서울
4. 18 T kbs 2
화 산[hwasan]
화 성[hwasʌŋ]
화 : 산[hwaːsan]
화 : 성[hwaːsʌŋ]
六祖中 71·訓蒙下35·宣論 4:41...上聲

각 사전에 '火氣·火毒·火力·火爈·火夫·火傷·火藥·火葬·火災·火田·火刑' 등 '火'는 긴소리.
火氣(화 : 기)와 和氣(화기),
火神(화 : 신)과 花神(화신),
火葬(화 : 장)과 化粧(화장),
火風(화 : 풍)과 和風(화풍)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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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文獻例
걷기〔步〕를
4. 16 라 서울
걷끼[ġʌḍk'i]
걷 : 끼[ġǝːḍk'i]
:걷·고 月印上 47
·러 月印上 46

'걷' 語幹 母音이 '―고 ―게 ―지 ― 더니 ―는' 등 子音 語尾 위에서는 긴소리. '―으니 ―으면 ―에' 등 母音 語尾 위에서는 語幹 母音이 短音化하는데 이것은 傳統的이다.
걷다〔步〕(걷 : 다)와 걷따〔捲〕(걷따)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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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文獻例
돕 는 일
4. 11 라 mbc
돕 는 일
[ḍomnɯϒϒil]
돔 : 는닐
[ḍoːmnɯϒϒil]
:돕 니...龍歌29章
도?...釋譜 9:18

'돕' 語幹 母音이 '―고 ―게 ―지 ― 더니 ―는' 등 子音 語尾' 위에서는 긴소리. 母音위에서는 短音化하는데 '도' 例는 上→平例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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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文獻例
두발自轉車
두 時

두 사람

두 刑事
4. 6 라 서울
4. 18 라 서울

4. 18 라 kbc 1

3. 21 T mbc
두 발[ḍubal]
두 시[ḍuʃi]
두 사 람
[ḍusaram]
두 형 사
[ḍuhjʌŋsa]
두 : 발[ḍuːbal]
두 : 시[ḍuʃi]
두 : 사람
[ḍuːsaram]
두 : 형사
[ḍuːhjʌŋsa]
:둘(月釋 2:9)
:두·발(釋譜 19: 2)


두 발(두 : 발)과 頭髮(두발),
두 선생(두 : 선생)과 杜 先生(두 선생),
두 형사(두 : 형사)와 杜 刑事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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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文獻例
매〔鷹〕
한 마리
4. 10 T kbs 2
매[mɛ]
매 :[mɛːl
:매...月釋 10:78

매〔鷹매 :〕와 매〔鞭 매〕의 구별.
'매〔鞭〕'는 釋譜 9:8에 '·매'로 去聲.
이 '매[鷹]'와 '매〔鞭〕'의 발음이 다 傳統性을 유지하고 있다.
以上은 漢字말이나 순우리말이나 간에 傳統的으로 上聲이던 것으로 오늘날 각 辭典2)에도 긴소리로 되어 있는데 짧은소리로 잘못 발음되고 있는 例로 든 것이다.


誤 用 例
誤 用 날 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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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발음
옛 文獻例
거상(居喪]
거주(居住)
거 주 소
(居住所)
4. 16 라 mbc
4. 18 라 서울
4. 10 T kbs 2

거 : 상[ġǝːsaŋ]
거 : 주[ġǝːɟu]
거 : 주 소
[ġǝːɟuso]
거상[¿ʌsaŋ]
거주[¿ʌɟu]
거 주 소
[¿ʌɟuso]
:거 六祖序 4
거 六祖中 51·飜小 8: 2·訓蒙下 18·宣小1:4 無點...平聲

_________________________
/+2) 漢字音 聲調는 東漢音 聲調 아닌 壬亂前 現實 聲調를 뜻한다.+/
'居'字가 東3)에 平去聲이요, 六祖序4)에 上聲例가 있어 去→上의 例를 보이나 類合·石千·三韻·奎章 등 傳統 聲調 문헌에는 平聲만이요, 二期音 문헌은 平聲例가 절대적이다.
각 사전에도 '居留民·居室·居昌·居處' 등 '居'가 짧은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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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文獻例
보증(保證)
4.11 라 mbc
보 : 증
[boːɟɯŋ]
보증[bojɯŋ]
:보...救簡 1:1·宣大 6
보...飜朴上 61 保人보·

'保'字가 東·類合·三韻·奎章 등 傳統 聲調 문헌이나 救簡 1:1·宣大 6 등 二期音 문헌이나 모두 上聲으로 나타나는데 飜朴上 61·62에 '保人'만은 '보·인'으로 '保'가 平聲이다.
각 사전에도 '保健·保管·保菌·保留·保釋·保守·保身·保安·保溫·保有·保障·保全·保存·保合· 保險·保護' 등 '保'가 긴소리.
그러나 '保·保證'만은 각 사전에 짧은 소리처리다. 飜朴에 나타나는 '保人'의 '保'가 平聲임과 脈을 같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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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발음
옛 文獻例
장기(長期)
4.16 라 mbc
4.18 라 kbs 2
장 : 기[ɟaːŋɡi]
장기[ɟaŋɡi]
댱...六祖中 79·飜小 8:33
:댱...飜小 8:19·宣大 15·宣孟1:12 長:댱子
댱...飜老上 44··

각 사전에 '長距離·長劍·長久·長期·長短·長文·長髮·長時間·長身·長音·長點·長篇' 등 '長'은 '길다·오라다'의 뜻으로 짧은 소리.

//////////////////////////
/+3) 東...東國正韻
4) 東漢音아닌 壬亂前 現實 聲調로 된 문헌을 뜻함.+/
'長官·長男·長女·長老·長成·長孫·長幼·長者·長兄' 등 '長'은 '맏·어른·자라다'의 뜻으로 긴소린데 이 長短 구별은 전통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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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발음
옛 文獻例
장군(將軍)
4.17 T mbc
장 : 기[ɟaŋɡun]
장군[ɟaŋɡun]
쟝 六祖上 29·宣中 3 6·宣孟12:24 將쟝군·
宣小 6:22 將쟝군
:쟝 飜小 8:19·訓蒙中 1
:쟝·슈:쟝又平聲
·쟝

'將'字가 將來·將次' 등 '장차'의 뜻으로 짧고 '將校·將兵·將師' 등 '將師'의 뜻으로는 긴소린데 다만 '將軍'의 '將'만은 宣孟·宣小 등에 平聲이요, 오늘날 각 사전에 짧은소리여서 전통성의 끈질긴 一面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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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발음
표준발음
옛 文獻例
한식(寒食)
4.6 라 kbs 1
4.10 T mbc
4.11 라 서울
한 : 식
[haːnʃiġ]
한식[hanʃiġ]
모든 문헌에 平聲으로 一貫

각 사전에 '寒氣·寒暖計·寒帶·寒流·寒微· 寒心·寒波' 등 '寒'이 짧은 소리.
寒食(한식)과 韓食(한 : 식)의 구별.
以上은 漢字말 中 전통적으로 平聲이어서 짧은소리로 발음한 것을 긴소리로 잘못 발음한 例에서 얼마간을 들어 보인 것이다. 이 밖에 순우리말에 있어서도
거리〔例〕(4. 13 T mbc) 대견하다(4. 13 kbs 2)
밤〔夜〕 (4. 11 라 mbc) 버리고 (4. 18 라 kbs 2)
시장하실텐데 (4. 10 T kbs 2) 어렵게 (4. 8 T kbs 2)
등을 길게 (_부분)잘못 발음한 例다.
이 밖에
物件(물껀 4. 18 라 서울) 懸隔(현 : 껵 4. 18 라 서울)
새마을 金庫(금꼬 4. 12 T kbs 2) 窓口(창꾸 3. 25 라 kbs 2 4.18 라 서울)
登記(등끼 4. 11 라 mbc) 時間帶(시간때 4. 13 라 mbc)
鍊炭代(연탄때 4. 13 T mbc) 不法(불뻡 4. 10 T kbs 2 4.11 라 mbc)
方法(방뻡 4. 8 라 mbc) 蠶室方向(잠실빵향 4. 16 라 서울)
돌담(돌땀 4. 13 라 mbc 4. 16 라 mbc) 김밥(김 : 빱 4. 10 T kbs 2)
農藥(농냑 4. 14 라 kbs 1) 節約(절략 4. 10 T mbc)
活用(활룡 4. 18 라 서울) 鎖國(쉐국 4. 16 라 mbc)
檢道[ġʌːmdo 4. 11 라 mbc] 貯水池[ɟʌːsuɟi 4. 17 T mbc] 貯蓄[ɟʌːchuġ 4. 17 T mbc]
등 _부분이 잘못된 부분이다. '創·貯'의 긴소리는 'ʌː' 아닌 'ǝː'가 표준 발음이다.
<85. 4. 21>

□ 잘못 쓰이는 우리말과 글

국어답지 않은 국어

서 재 국
(啓明大 교수, 국어학)

1. '要노크'는 '똑똑'으로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우리말답지 않은 말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祝結婚·祝入學'이라든가 '要注意.要노크' 따위 말들이 바로 그런 부류에 속한다. '결혼을 축하합니다. 입학을 축하함·당선 축하' 등 얼마든지 우리말식 표현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굳이 중국어식 표현을 해야만 운치가 있는 듯이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要注意·要노크'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 경우에는 '注意'나 '노크'만으로도 족하다.
몇 해 전에 외국에서 한 1년 가까이 지내다가 귀국했을 때의 일이다. 이삿짐 찾는 절차를 밟기 위하여 물표 받으러 부산에 있는 해당 회사엘 갔었는데, 그 회사 사무실이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화장실 문짝에는 깜짝 놀랄 만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바깥쪽은 '똑똑'이라 쓰여 있고, 안쪽은 '문꼭'이라고 쓰여 있었다. 구차스럽게 '노크를 하시오'니 혹은 '要노크'니 하지 않아도 금방 알아차리고 행동할 수 있는 좋은 생각이라 느껴졌다.
말이란 원래 보고의 기능과 사회 협동의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기에, '똑똑'을 보고 기분 좋게 문을 두드릴 수가 있고, '문꼭'을 보고 문단속을 단단히 하게 마련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도 '똑똑'은 다른 곳에서 더러 눈에 뜨인 적이 있었다. 지극히 자연 발생적인 현상이라 느껴진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국어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일
뿐만 아니라, 국어를 살찌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생산적인 말꼴이라 해도 괜찮을 것이다. 요즘 어느 도서관에서나 독서실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문살짝'이라는 말도 바로 그런 내용을 가진 증거라고 하겠다.

2. '오야'는 '어이'로

벌써 15년쯤이나 되었을까, 집에 방구들을 다시 놓는데, 토공 두 사람이 와서 일을 한 적이 있다. 한 사람은 나이 일흔쯤 되었고 한 사람은 쉰쯤 되었는데, 집의 어머니가 나를 보고 그 나이 많은 노인을 가리켜 "저 사람이 미장이 어이인가?" 하고 물었다. 나는 약간 당황했었다. 말뜻을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미장이 어이'의 '어이'의 용법이 너무 진기해서 재차 확인을 했으나 여전히 '어이'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말하자면 미장이 두 사람 중에서는 우두머리라는 뜻이었다.
우리의 국어 사전에서는 아직 이런 뜻의 '어이'는 올려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비록 방언에서나마 이런 용법이 남아 있다는 것은 전국적인 방언 조사에서 더 많은 지역으로 그 사용 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지난날의 국어 문헌에서 이런 용법이 장차 찾아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지니게 된다.
흔히들 '산통 오야'니 '계 오야'니 한다. 화투 놀이에서도 '오야(親)'라는 일본말을 쓴다. '어이'라는 말이 중세어로는 '어'였고 향가에서는 '母史'로 표기되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는 일이다. 계보상으로 일본말 '오사(長)'나 '오야'가 우리말에서 그 어원을 찾아야 할지 어떨지는 모른다해도 일단 일본말인 점에서 듣기가 거북하다. '산통 주인, 계 주인'으로 하든가 '산통 어이, 계 어이'로 하는 것이 떳떳하지 않을까?

3. 트기말 몇 가지

"엔지 조시 좋다"는 세 나라 말의 트기다. 뒷부분은 '상태가 좋다(혹은 '고르다')
정도로 해도 될 것이다. 그런데 심한 것은 낱말 자체가 트기로 된 게 많다. 검은 빛을 띤 푸른 색깔을 원래 '야청'(아청, 鴉靑)이라 했는데, 일본식 '紺色'이 들어온 뒤로는 '곤색'이 되어 '곤(紺)'이 일본말 소리임을 모르고들 쓰고 있다. 우리 음으로는 '紺色'이 '감색'이라야 하는데, 그러자니 '감〔柿〕'색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었던지 지금은 거의 '곤색'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야청'을 '흑람색(黑藍色), 검람색(黔藍色)'으로 할 수는 있으나 이 또한 '야청'과 같이 사라져 가고 있다. 정 어려우면 '검은 남색'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농뗑이'란 말은 '게으른 사람'을 가리키는데, 이미 우리 국어 사전들에는 <속어>로 올려져 있는 말이다. 이것도 알고 보면 일본말 '농끼〔暢氣〕'(서두르지 않는 것)의 '농'과 우리말 '뗑이(<덩이)'의 합침일 것이다.
이젠 문명도 많이 바뀌어서 '양등(洋燈)'의 사용처도 그리 많지 않게 되었다. '양등'이라 하든지 '남포등'이라 하든지 그 말이 한자말이건 서양말이건 일반 언중들은 상관할 바가 없다. 더구나 '호얏불' 할 때의 '호야〔火屋〕'(석유등이나 가스등의 바람막이 유리통)가 일본말임을 아는 이는 극히 드물다. 그러니까 '곤색'이나 '농뗑이'가 마음에 거리껴질 리가 없다.
경상도에서는(경북 북부 일대를 제하고서) 화투 놀이 같은 것을 해서 이기면 그 이긴 쪽이 상대편 진 쪽의 손목을 엄지손가락 다음의 두 손가락으로 내리치는데, 이것을 일러 '심패때린다'고들 한다. 이 때의 '심패'가 일본말 '싯뻬이〔竹篦〕'의 변형이라는 것은 한국어를 연구하는 일인 학자도 잘 모른다. 또한 경상도에서는 '서커스'를 일러 '마시마이'라고 했었다. 우리말 '말(馬)'과 일본말 '시바이〔芝居〕'(연극)와의 트기로 '말이 재주 부린다(曲馬, 曲藝)'는 말이다.
부산에서는 광복 후에도 오래도록 일반 서민층에서 남의 부인을 '오감사'라고 했다. 물론 이 말 역시 일본말 '오까미상'을 줄여서 한 말이지마는, 이 때의 말머리 '오'가 일본말에서 공대 접두사로 쓰인다는 것을 모르는 언중들은 마시는 차도 '오차' 혹은 '오찻물'이라고들 한다. 이 '오차'는 현재로서는 전국적인 현상이라 할 만큼 번져 있다. 물이고 밥이고 소금이고 간에 찍히면 '오' 소리를 붙이는 일본말을 왜 우리가 따라야 하는가? 들온말(外來語)이라도 수용의 한계가 있다. '차'라 하든지 '찻물'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왕 트기말이 났으니 '프로테이지'라는 말도 재고해야 한다. '프로테이지'가 포르투갈말·화란말의 '프로센토'와 영국말 '퍼센테이지'를 뒤섞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영어로 '퍼센테이지'로 하든가 아니면 줄여서 '프로'로 하든가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4. '퇴색'이라는 말과 각 사전의 한자 표시

'퇴색'이란 말은 '빛의 바램. 투색(渝色)'을 뜻한다. 그런데, 이 말의 한자 표시는 들쭉날쭉이다. 「조선말 큰사전」(한글 학회)에서 「국어 대사전」(이희승)에 이르기까지 모두 괄호 안에 '退色, 褪色'으로 적고 있다. '褪'은 '톤'인데 '퇴'로 잡은 근거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더구나 「大漢韓辭典」(張三植)에서
도 '褪'을 '퇴'라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吐困切'이라는 본래의 음가 표시가 되어 있다. 그리고 '褪色'이라는 숙어의 읽기도 '퇴색'이라고 하고 있음을 본다.
우리나라의 「新字典」(光文會)이나 「字典釋要」(池錫永)는 모두 '願'韻에 해당하는 '톤'이라 했고, 「康熙字典」에서도 '韻會 吐困切 呑 去聲'이라고 하고 있을 뿐이다. '퇴'에 해당하는 소리 표시는 없다. '退'와 '褪'이 글자가 비슷해서 일반 언중들의 착오를 일으키는 것은 설령 용인된다 하더라도, 대중을 계도하고 학문의 기초 구실을 해야 하는 사전류에서 면밀한 조사 검토도 없이 기술한다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생겼던가에 대해 우선 손 닿는 대로 되짚어 보기로 하자. 첫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일본말 사전류에서는 어떻게 되어 있나 하는 것인데, 1915~19년에 된 「大日本國語辭典」(上田萬年 등)을 필두로 해서 대부분의 일어 사전에 괄호 안 한자가 거의 '退色·褪色'으로 되어 있고, 최근 1981년의 「新明解國語辭典」(金田一京助 등)에서는 괄호 안 한자로 '褪色'이라 적고는 잇달아 '退色'은 代用 漢字이다고 명시해 두었다. '重態'를 일본 발음으로 똑같이 소리나는 '重體'로 적으며, '蹶起' 또한 같은 발음의 '決起'로 적는 일본에서는 일본의 國語審議會에서 인정하지 않는 한자는 모두 같은 발음의 쉬운 글자로 대용하게 되어 있는 것인즉, 여기의 경우에도 원칙은 '褪色'이 옳지마는 편의상 代用 漢字로써 '退色'이라 한다는 말이 된다. 따지고 보면 앞뒤가 뒤바뀐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서도 1919년의 「國語大辭典」(船岡獻治)에서는 'タイシヨク'라 적어 둔 올림말에 괄호해서 '退色'이라고만 하고 있는 사전이 있기는 하다(이 사전의 설명 부분은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음). 우리나라의 경우 1947년의 「표준 조선말 사전」(이윤재)에만은 '退色'으로 되어 있고, 그 뒤 1967년의 「New Korean-English Dictionary」(Samuel E.Martin,이양하 등)에도 '退色'으로 되어 있다.
우리 국어 사전들에서 '퇴색'의 한자 표시를 '褪色·退色'으로 하게 된 근거는 일단 위와 같은 내력으로 보아 일본어 사전이나 일본 한어 사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여기서 일본 한자전들의 '褪'에 관한 상세한 조사 보고는 원고 체재상 뺄 수밖에 없거니와, 대체로 원음에 충실한 폐쇄적 편찬자는 '톤'계열 곧 'トン'으로만 일관하고 있으며 '퇴'계열 곧 'タイ'까지 표음한 사전들은 비교적 현실음을 존중하는 태도도 보여 주고 있다. 그리하여 'タイ'라 적고는 반드시 관용음 표시인 '慣'자를 괄호로 묶어서 표하고 있다. "慣用音이란 反切에 관계없이 從來에 誤讀되어서 一船的으로 通하는 것을 뜻한다" (宇野哲人:新漢和大字典 凡例의 내용을 필자가 옮김.)고 했는데, 그 '誤讀된 日本 慣用音'을 우리가 그대로 따온 것이라 하면 잘못된 지적일까? 하기야 藤堂明保의 「學硏漢和大字典」(1978)에 따르면 '褪'을 北京音 표시로서 t'ùn, t'uì 즉 '톤'계와 '퇴'계의 두 가지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簡字化로 내닫고 있는 중공 문자 정책에서 '褪' 대신에 '退'를 쓰는 데서 생긴 근래의 현상이라고 하면 더 할 말이 없어진다.
'褪'이 「訓蒙字會」에서 '돈'이었고, 「奎章全韻」.「全韻玉篇」에서 '톤'으로 되어 있다. 지금 「大漢韓辭典」(張三植)의 '퇴'는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관용음이든 통용음이든 한 마디 말도 없이 '퇴'라고 해 놓고 '吐困切'을 갖다 두었으니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더구나 끝에 가서 '本音톤'이라고 했으니 '本音'의 가리키는 바가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른 옥편에는 모두 字音을 '톤'이라고 해 두고 있는데, 같은 시기의 한국 한자음에서 사전에 따라 이렇게 다르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奎章全韻」에는 '톤'외에도 本音 표시로 '툰'을 하고 있다. 張님은 그의 「實用大玉篇」에서도 마찬가지로 '퇴'라고 해 두고 그 아래에 韻표시로 '願'자를 적고 있다. 그리고는 참고 자료로 일본음을 들고 있는데, 그 순서가 'タイ'가 먼저요 'トソ'이 뒤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本音云云은 없다. 어떻든 '퇴'와 '吐困' 사이에 설명의 괴리가 있고, '퇴'와 '願'韻 사이에도 괴리가 생겨 독자들이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 사전 범례에는 '古音·本音·俗音'이라는 말도 나와 있고, 또 '轉音·訛音·慣音' 등에는 ⇩표로써 그 연혁을 표시하였다고 하고 있는데, 이 '褪'자의 本音이 '톤'이다라고 했으니 '퇴'는 굳이 '慣音'이니 '訛音'이니 '俗音'이니 하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지금 대부분의 한자권이 '褪'을 '톤'이라고만 했지 다른 음 표시를 하지 않고 있는데, '퇴'라고 해 두고 慣音이니 혹은 俗音이니 하는 표시도 없이 기술한다는 것은 재고할 여지가 많다. 중국어에서는 褪手, 褪袖, 褪衣, 褪毛, 褪色'의 '褪'을 모두 t'un으로 발음하고 있다. 어떤 연구 기관에서나 국어연구소에서 이런 등속의 문제를 철저히 규명해 두지 않으면 안 되리라고 생각한다.
1945년의 「사정한 조선어 표준말 모음」(조선어학회) 권말에는 '漢字의 轉音'이라고 하고 100자 가량을 예로 들어 "現用하는 俗音으로써 표준音을 삼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중에서 특별히 이야기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原音 '효'의 '嚆矢'는 '호시'로, '력'의 '輒轢'은 '알륵'으로, '류'의 '誤謬'는 '오유'로 각각 표준삼은 일이다. 1936년의 일로 생각이 되는데 그것이 30년도 채 가지 못하고 '효시, 알력, 오류'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적어도 「조선어 표준말 모음」에 실린 내용은 당시 한 나라를 대표하는 언어 연구소 격인 조선어학회의 결단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큰 기관에서 많은 학자들이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결정한 내용들도 얼마 안 가서 폐기 처분이 되어야 함은, 그 동안 국어 정책상의 어떠한 경위를 막론하고서라도 당시에 내린 俗音 결정이 너무 성급한 것이었다는 혐의를 벗어날 수가 없다. 하물며 어느 한 개인의 견해로써 사전 편찬에 임한다는 것은 자칫하면 그 기술 내용의 객관도를 의심받게 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백 번 당연하다.
한편 우리의 국어 사전들은 모두가 '장원'을 '壯元'이라 밝히고 있다. 씨름판의 장원은 壯士들 중에서도 으뜸이니, '壯元'으로 혹은 '都壯元'으로 함은 이상할 것이 없겠지마는, 글로써 으뜸이 되었을 때까지 '壯元'이라 하는 것은 이해가 쉽게 되지를 않는다. 그래서 일찍 茶山도 그의 「疋言覺非」에서 "詩로써 으뜸이면 '詩壯'이라 하고 賦로써 으뜸이면 '賦壯'이라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장원 급제'한 사람은 문서의 맨 첫머리에 적히는 법이라서 '狀의 首' 곧 '狀의 元'을 '狀元'이라 한다. 그런데 어찌해서 모두들 '壯元'이라고 적느냐. 그것은 마땅히 '狀元'으로 써야 한다."고 하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모두 '狀元'이라 되어 있고 '壯元'은 찾아볼 수가 없는데, 우리 국어 사전들은 약 200년 전부터 그릇 써 내려오는 '壯元'으로 일관하고 있다. 앞의 「大漢韓辭典」에서는 '壯元'은 없고 '狀元'만 있다. 비록 잘못된 '壯元'이라 할지라도 이처럼 오래도록 써 온 것이면 잘못된 것이라고 폐기할 수는 없다. '퇴색'을 '褪色, 退色'으로 하느니보다는 '장원'을 '壯元, 狀元'으로 허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처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퇴색(褪色)'의 역사도 '壯元' 정도면 어찌할 수 없겠지마는.

5. 국어 사전의 '문설주'

우리 국어 사전들을 보면 '문설주'의 어원 표시가 '門-'으로 되어 있다. 그러면서 '설주'('문설주'의 준말이라 해 두고)의 어원 표시는 '-株'로 해서 '문설주'의 '주'가 '柱'임을 보이고 있다. 또 J.S.Gale의 「韓英字典」(A Korean-English Dictionary)(1911년)에는 '문설주'의 어원 표시 한자를 '門闑'로 하고 있으며, S.E.Martin의 「New Korean-English Dictionary」에는 '門-柱'라는 어원 표시가 되어 있다.
그런데, 이상의 어원 표시로 본다면 '문설주'의 '설'은 순수 국어 '서다(立)'에 근거한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분명히 어원을 착각하고 있는 기술이라 생각이 된다. '문설주 설(楔)'자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新字典」에는 '楔'을 '門兩榜柱棖也문설주, 柱也기동'이라 새겨 두었으며, '椳闑扂楔 〔韓愈文〕'이라는 전거까지 밝히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문이 서있게 하는 기둥'으로 오인되게 마련인 '門-柱'는 '문이 달려 있게 하는 기둥'이라는 뜻으로서의 '門楔柱'로 어원 표시가 고쳐져야 한다고 본다.
고 성봉 김성배 박사님의 생애와 그 업적

진 태 하
(명지대 교수, 국어학)

성봉 김성배 박사께서 '85년 1월 16일 새벽에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하였다. 선생께서는 평생을 학문에 몸담고 계시며 국어학계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셨을 뿐 아니라, 본 국어연구소가 생긴 이래로 연구소의 운영 위원으로 계시면서 연구소의 발전을 위해 애써 오시던 중 할 일을 많이 남겨 놓고 돌아가심에 깊은 애도의 뜻을 올린다.

금년 1월 15일 오후 3시부터 새벽 6시까지, 서대문 적십자병원 응급실에서 다섯 사람의 의사가 밤새워 최선을 다하여 치료하였으나, 아무런 보람도 없이 숨을 몰아 쉬시는 성봉 선생님에게서 끝내는 산소 마스크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주치의사를 대동하여 집으로 모셨으나, 6시 50분 마지막 큰 숨소리를 남기시고 영면하시니, 1917년 음력 7월 27일 충남 부여에서 나시어 향년이 68세였다. 아직도 너무나 정정하셨고, 그 높으신 학덕으로 아직도 하실 일이 너무 많으셨기 때문에 친지.동료.제자들은 빈소에 모여 한없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당뇨의 지병이 있기는 하셨으나, 한결같이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노당익장의 건강을 유지하시어, 누구도 성봉 선생님이 이렇게 졸지에 떠나실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졸지에 유명을 달리하신 병명은 의사의 진단에 따르면 '식도 정맥 파열'인데, 당뇨병으로 지혈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년 설에는 내환으로 인하여 해마다 드리던 세배를 궐하여 송구스러워하던 중, 1월 3일 사모님과 함께 오히려 제자의 집을 찾아 주심에 더욱 송구스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이 날의 찾아 주심이 마지막 길이 되실 줄이야! 지금도 그 때 누워 있는 내자를 가리키며 "무엇보다도 아내를 사랑해야 하네."하시던 온화한 말씀이 귀에 쟁쟁한데, 유명을 달리하셨음은 참으로 믿을 수 없다.
성봉 선생님은 남달리 제자를 사랑하셨다. 결코 의식적인 사랑이 아니라, 타고나신 온화함과 다정다감으로 어버이 같은 사랑을 베푸셨다. 제자를 강단에서 가르치는 사랑으로 그치지 않으시고, 졸업 후의 취직 알선까지도 희생적으로 돌보셨으며, 쌍을 맺어주는 중매일까지도 애쓰셨으며, 결혼 주례는 천 쌍이 넘었다고 자랑하셨다. 주례를 하시면서도 반드시 손수 예물을 마련하여 가지고 가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선생님은 일생 교육에서 무엇보다도 후진 양성에 힘쓰셨으니, 크게 나누면, 광복 전 부여 일대에서의 국민학교 교사 시절과 광복 후에는 국어교사 시절, 서울문리사범대학에서 국어과 교수 시절, 동국대학교 사범대학에서 국문학과 교수 시절 등으로 이어진다. 선생님의 최대 즐거움은 집에 들면 슬하에 5남 2녀의 기라성같은 자녀들이 끌밋하고, 밖에 나가면 국내외에 초등학교로부터 중·고등학교, 대학,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옛날 공자의 제자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제자들을 가진 것이라고 자랑하셨다. 교육계에 있으면서 아무리 많은 제자를 양성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그 스승의 이름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제지간이 허다하지만, 성봉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는 누구나 졸업 후에도 잊지 않고 찾음은 무엇보다도 그 고매한 인품과 온돌같이 따사로운 인간미에 저절로 우러나는 숭배심에서 였다.
성봉 선생님은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근면성을 선천적으로 지니셨다. 대학 강의, 국어 순화, 방송 출연, 원고 집필, 각종 회의 참석, 주례 등 거의 한가로운 틈이 없으신 데도, 제자의 편지 한 장, 연하장 한 장도 그저 받고 마는 일이 없으셨다. 또한 형식적인 회답이 아니라, 오히려 제자가 보낸 글월보다도 더 소상하고 정성스러운 답장에 제자들로 하여금 황송스러움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또한 집에 돌아오시면, 150여 평의 정원에 온갖 과목과 화초를 심어, 전문 정원사 이상으로 손질하시고 가꾸셨다. 또한 제자들이 오면, 이렇게 정성 들여 가꾼 화초를 손수 캐어 나누어 주시면서도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흐뭇해 하셨다.
바쁘신 중에도 그 많은 회원들에게 보내는 통지서에도 그 독특한 필체로 직접 쓰셨다. 그래서 많은 회원들이 그 분의 지극하신 정성에 감복하여 월례 연구 발표회에 나왔다고 한 이도 많았다. 나는 외국에 8년 있는 동안, 해마다 벼르면서도 천성이 게으른 나는 꾸물거리다가 늘 선생님의 연하장을 먼저 받고는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 더구나 선생님은 혹 필요한 곳에 쓰라며 쓰지 않은 연하장을 몇 장씩 더 넣어 보내 주셨다. 나는 이 따뜻한 여유에서 언제나 하해 같은 스승의 정을 느끼며, 그 경지에 미치지 못함을 참괴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전국 국어국문학회 회장을 두 번이나 역임하시고, 우리나라 국어 교육의 개척자로서 「신국어교육론」을 비롯하여 많은 저서와 논문을 남기셨지만, 무엇보다도 길이 남을 중요한 업적은 한국국어교육학회의 회장으로서 남기신 업적이다. 1963년 9월 한국국어교육학회가 창립된 이래 작고 시까지 20여 년간 회장을 역임하시며, 98회의 월례 연구 발표회를 개최하고 40호의 「새국어교육」학회지를 발간하셨다.
「새국어교육」은 학회지로서 40호라는 지령뿐만 아니라, 그 내용면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국어 교육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일선 국어과 교사들의 지도상에 있어서 실제 문제에 대한 토론과 연구 발표의 장으로서 그 구실을 다하여 왔다.
학회장으로서 20여 년간 이러한 실적을 쌓기에는 남모르는 애로도 많았다. 무엇보다도 학회 운영비의 조달이었다. 회원들의 회비로서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초창기에 '전국 고교 국어실력 경시대회'를 개최했을 때는, 일등 수상자에게 금메달을 주기 위하여, 사모님께서 금반지를 흔쾌히 내 놓으신 일도 있었다.
학회로서 영원히 감사하고, 잊을 수 없는 것은 성봉 선생님께서 동국대학교를 정년퇴임하면서 받으신 퇴직금의 전액에 평소 저축금까지 합쳐 10,000,000원이란 거금을 학회기금으로 기부하신 일이다. 이 일을 어찌 학회 내의 공헌으로만 기릴 것인가. 마땅히 우리나라 국어 교육계 전체에 대한 공헌으로 높이 기려야 할 것이다.
성봉 선생님의 또 하나의 업적은 누구보다도 '한글만 쓰기'의 실천가로서 솔선수범하신 일이다. 사석에서 동료들과의 우정을 무엇보다도 돈독히 지키시면서도 '한글만 쓰기'의 시비에서는 촌보의 양보도 하지 않으실 만큼 철저하셨다. 그래서 국한문 혼용을 주장하는 이들도 성봉 선생님에게 보내는 글에는 모두 한글 전용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국어순화운동의 선봉으로서 강단에서는 물론, 방송을 통하여 주장하시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다니시며, 간판 하나의 잘못까지도 지적하시는 순회강연을 하셨다.
성봉 선생님의 회갑 기념 논문집에서, 이선근 선생은 "성봉 박사만큼 학문을 사랑하고 학문의 사회화라 할 수 있는 국어에 대한 사랑을 혼신의 정열로 표현한 예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하였고, 김동욱 교수는 "학자 사회에서 옛날 선비의 철학이 자꾸 퇴색해 가는 오늘날, 성봉과 같은 실천적인 교육자를 다시 찾기 힘들 것이다."라 하였으며, 정한모 교수는 조사에서 "국어국문학회 발전사의 중요한 장을 차지하실 성봉 선생의 이름을 우리는 물론 우리 뒤에 오는 후배들도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한 바 있다.
이 분들의 가감 없는 찬사로써 성봉 선생님의 영정을 여실히 그릴 수 있고, 기념탑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성봉은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도, 스승으로서도, 학자로서도, 선비로서도, 한글 전용 운동 실천가로서도 성공을 다 거두시고, 한 시대를 살고 가신 영원한 거인이시다.
□國語 文法의 解釋

國語의 文法的 特徵에 대하여

任 洪 彬
(서울대 교수, 國語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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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생활」에서는 독자들의 국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번 호부터 국어의 중요한 文法的 現象을 주제별로 나누어 연재한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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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文法의 두 分野

문법에 대한 연구는 形態論과 統辭論의 두 분야로 나뉜다. 형태론은, 단어(word)라고 하는 단위를 기준으로 하여, 단어보다 작은 구성을 다루는 문법 연구의 부문이며, 통사론은 단어와 단어가 이루는 구성, 즉 단어보다 큰 구성을 다루는 문법 연구의 부문이다. 형태론은 형태론의 기본 단위인 形態素를 정립하는 일에서부터 출발하여, 형태소와 형태소가 어떻게 결합하여 活用이나 曲用을 하며, 또 형태소들이 어떤 절차에 의하여 合成語나 派生語를 이루는가를 다루게 되고, 통사론은 단어와 단어가 어떻게 결합하여 문장을 이루는가, 문장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문장이란 것을 규칙에 의하여 생성시킨다면, 거기에는 어떠한 규칙이 필요하며 그 규칙들의 성격에는 어떠한 제약이 따르게 되는가, 그러한 규칙들과 다른 규칙들은 서로 어떠한 관계에 있으며, 문장과 문장은 최소한 동의인가 어떤가를 따지게 되는 문법 연구의 부문이다.
따라서, 국어의 문법적인 특징이란 것도 두 가지 부문에 걸치게 된다. 하나는 국어의 형태론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국어의 통사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국어의 형태론적인 특징에 대해서는 그동안 알타이 語 공통 특질론이 관심을 가졌던 것이며, 국어의 통사적인 특징에 대해서는 언어 보편성에 대한 인식이나 언어 유형론의 현대적인 접근과 더불어 변형 생성 문법 이후 관심의 표적이 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순서에 따라서 국어의 문법적인 특성이 과연 어떠한 것인가를 살펴보기로 하되 먼저 '단어'의 개념에 대하여 그 불투명성을 검토하기로 한다. 왜냐하면, 형식 논리상에 있어 '단어'의 개념은 문법의 두 분야인 형태론과 통사론의 경계 지음의 한 징표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어'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最小 自立 形式'이라는 것이다. 어떤 구성을 그것을 이루는 직접적인 성분으로 분석하여, 혼자서 쓰일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가 단어가 된다고 하는 뜻이다. 이러한 개념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국어에서의 '단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은 그러한 단위에는 이를 수 없다. 조사가 자립 형식이 되지 못하므로 '체언+조사'가 하나의 단어가 되게 되며, 억지로 강변한다면 모르거니와 '관형사+체언'과 같은 구성도 '단어'가 되게 된다. '새' 등과 같은 관형사가 혼자 쓰일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관형사+체언'이 하나의 단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관형사는 관형사대로, 체언은 또 체언대로 하나의 독립적인 단어를 형성한다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라고 한다면, 직접 성분 분석이나 그에 의한 단어의 정의가 매우 문제점이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잠재적인 휴지에 의하여 단어의 경계로서 찾아보려고 해도 역시 문제는 허다하다. 잠재적인 휴지란 것이 발화적인 특성이며, 또 개인차를 상당한 정도 수용하는 것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실제에 있어 가령 '새 책'과 같은 '관형사+체언'의 구성에서 '새' 뒤에 완전한 끊어짐의 억양이 온다고 믿을 수는 없다. 억양이 잠시 하강할 수 있다고 하여도 그것은 결코 완전한 하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다소 과장을 한다면, 그만한 정도의 쉼은 용언의 어간과 어미 사이에도 놓일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말해 주는 것으로 이해된다. 가장 정확한 의미에 있어 단어라고 하는 개념은 결국 언어 사회의 관용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어 그 개념은 정서법적인 개념이며, 그것이 인위적인 규정이라는 것은 여기에서 새삼 지적할 바가 못 된다. 따라서, 형태론과 통사론의 구분이란 것도 이러한 인위적인 규정 속에서 나누어지는 편의적인 분류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며, 그 엄격한 개념상의 차이가 선명히 밝혀지기 어려운 문법의 연구 부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통사적 특성에 대한 논의나 형태론적인 특성에 대한 논의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그 분류상의 약점에 대한 양보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관형사 문제와 더불어 여기서 부수적으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은 국어에서 '관형사+체언+조사'의 구성은 절대로 '관형사'와 나머지 부분을 먼저 나누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새 책에'와 같은 구성을 먼저 '새'와 '책에'로 나눈다면, 관형사가 '책에'와 같은 부사어를 수식한다고 하는 기묘한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2. 國語의 形態論的인 特徵

알타이 어의 공통 특질론 가운데서 국어의 특징을 이야기하는 대목에는 대체로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사항들이 포함되는 것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국어에는 인도-유럽어적인 성(性, gender)의 구별이 없다든가, 관계 대명사가 없다든가, 인도-유럽어적인 수의 개념이 없다든가, 형용사에는 인도-유럽어적인 비교급이나 최상급이 없다든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특질론 가운데 몇 개 안되는 적극적인 성격 구명은 국어가 膠着語에 속한다고 하는 것이며, 국어에 있어 修飾語는 被修飾語 앞에 온다는 것이다. 전자는 Steinthal(1860)의 형태론적인 특징에 의한 세계 언어의 삼분법을 국어에 적용한 것이며, 후자는 통사적인 특징인 것으로 여겨진다. 국어가 교착어라는 것은 흔히 국어에는 語尾와 助詞가 발달하였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가령 '語尾'가 발달한 것으로 말하면, 인도-유럽어라고 하여 이에서 제외될 까닭이 없다. 희랍어에 있어 동사활용표는 그것을 외우는 데만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랍어를 교착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국어의 형태론적인 특징은, 혹은 그 가운데서도 특히 활용상의 특징은 희랍어적인 동사의 활용이 가지는 특징과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다른 것이라고 해야 한다. 국어를 '교착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어미'나 '조사'가 발달하였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 '교착어'라는 말의 정확한 뜻을 찾아보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Bloomfield(1933:208)의 이 부분에 대한 이해는 구속 형식이 단순히 서로의 뒤에 오는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는 '어간'과 '어미'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든지 체언과 조사를 쉽게 분리할 수 있다든지 하는 개념인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서 국어의 특징은 보다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영어에 있어 'be' 동사의 활용형인 'are'를 보기로 하자. 이 형식은 적어도 몇 가지 특징들의 묶음을 동시적으로 의미하게 된다. 하나는 주어가 2인칭 단수이고 시제가 현재이며 적어도 서법이 직설법이라는 특징들의 묶음이 된다. 이 때 우리는 'are'라고 하는 언어 형식을 단순히 직접 성분 분석하여서는 그 형식의 어떤 부분이 현재 시제를 나타내고, 또 어떤 부분이 인칭을 나타내며, 또 어떤 부분이 수를 나타내는지를 알 수 없다. 형식 전체가 이와 같은 일련의 복합적인 특징들을 한꺼번에 가진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국어에 있어서는 혹 어떤 형식이 둘 이상의 기능을 가지는 일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극히 예외적인 것이며, 대체로는 한 가지의 기능 표시에 국한된다. 따라서 국어의 어떤 형식에 대하여 그 전체를 일련의 복합적인 특징의 묶음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 된다. 가령, '아버님께서 어제 우리 집에 오셨었다.'와 같은 예에서 '오셨었다'와 같은 형식을 분석하지 않고 그 전체를 어떤 특징들의 묶음으로 이해하는 것은 국어가 가지는 교착어적인 특징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한 조처라는 것이다. '오-, -시-, -었-, -다' 등에 각기 그에 해당하는 특이한 의미나 기능이 배당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분리되지 않은 전체로 파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문법 연구에 있어 아직 '오셨었다'와 같은 형식의 연쇄를 분리되지 않은 전체로 파악한 일은 없다. 우리의 이러한 검토가 가지는 의미는 오히려 상징적인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형태론적인 작업의 세부에 있어서, 어떤 형식들의 연쇄를 하나의 분리되지 않는 전체로 파악하려는 경향에 대한 한 반성의 재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가령, '오셨었다' 전체를 하나의 분리되지 않는 전체로 파악하는 일이 용납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오셨었다'의 '-었었-'을 분리되지 않은 전체로 파악하는 일도 국어에 대한 교착어적인 인식법과는 상당한 거리에 있는 인식법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법은 국어 문법 연구의 어떤 패턴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인데 몇 가지 예만을 보이기로 한다.
가령, 국어 문법에서는 '-어라, -어도, -어서'와 같은 형식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어미로 다루는 것이 하나의 상식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형식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어'와 '라, 도, 서'는 분리되는 것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어'가 단독으로 나타나는 일도 있고, '-어야, -어요, -어야만'이라는 형식도 있고, '-고도, -고서, -고야, -고요, -고야만' 등과 같은 다양한 형식이 실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편견 없이 형태소 분석에 임한다면, 이들의 각 형식들이 각각의 독자적인 형태소가 된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崔鉉培(1930)적인 종합적인 견해에 깊이 경도되어 있는 국어의 형태소 분석은 '-어라, -어도, -어서'의 형식은 분리하지 않고, '-어요, -고요' 등은 분리하는 이상야릇한 편법을 취하고 있다.
이들의 분석에 반대하는 견해는 '-어라, -어도, -어서' 등의 '-어'와 나머지 형식을 분석하여 무얼 하겠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또, 이들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어'의 기능이나 의미가 분명히 밝혀져야 할 것인데, '-어'에 독자적인 형태소적인 의미가 부여될 수 있느냐 하고 물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드시 무엇에 쓰기 위해서 형태소 분석을 하는 것은 아니며, 형태소의 의미가 정확히 구명되지 못한다고,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문법가가 그 형태소의 의미를 모른다고 하여 형태소 분석을 거기서 그만 두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은 단독으로 나타나는 '-어'의 기능이나 의미도 그렇게 선명하게 밝혀져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어라'와 같은 형식을 분석하여 과연 어떤 이득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만약 '-어라'의 '-어'가 어미라는 것이 분명하다면, '라'는 결코 '-어'와 같은 종류의 어미일 수 없다는 것이다. 문장에 있어서 어미는 하나만으로 충족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먹으라'의 '-라'도 동일한 '-라'인가 하는 문제를 덮어 둔다면, 가장 소박한 의미에 있어 '-어라'의 '라'는 어미일 수 없다. 출현 위치가 '-어도, -어서, -어야, -어요' 등의 '도, 서, 야, 요'가 나타나는 위치와 동일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알타이 어학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添辭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의 정당성의 문제는 다른 문제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인식법의 성립 자체만으로도 필자는 분명 위와 같은 형태소 분석은 가치를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어라' 명령과, '라'를 가지지 않는 '-어' 명령의 의미는 '-어라'가 단체에 대한 구령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큰 차이를 가진다고 할 것인데, 이러한 기능 의미적인 차이가 '-어라'는 '-어'에 '라'가 결합된 형식이며, '-어'는 그렇지 못하다는 구성상의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필자는 이러한 설명법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 위와 같은 형태소 분석이 전혀 무익한 것만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다시 국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실을 드러내게 된다. 하나는 국어에 있어 문장을 종결시킬 수 있는 어미가 어떤 일정한 분류의 어미들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어떤 문장이 전형적인 종결 어미로 끝난 것이라고 하여도 그것이 어미 연결의 폐쇄적인 체계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자의 특징으로는 흔히 종결 어미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어, -지'가 적어도 그 기원적으로는 부사형 어미라고 하는 사실이 지적될 수 있다. '나 밥 먹어.'라고 하는 문장은 문자 그대로 종결 어미 '-어'에 의하여 문장이 끝난 것이 아니라, 부사형 어미 '-어'가 문장의 서법적인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억양에 의하여 문 종결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만약 예의 '-어'가 종결 어미라고 한다면, 그 앞에 '-느-'나 '-더-'가 쓰일 수 없는 이유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되는데, '-어'가 부사형 어미 '-어'라고 한다면, 그리고, 부사형 어미 '-어' 앞에는 원리적으로 '-느-'나 '-더-'가 나타날 수 없는 것이 확립될 수 있는 것이라 한다면, '-어'가 문자 그대로 종결 어미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는 '-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할 수 있는데, '그렇고 말고요, 그가 왔는데요.' 등과 같은 예에서 이는 광범하게 확인될 수 있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위의 '어라'의 '-어'를 일단 그러한 기능의 '-어'로 보려는 이유는 이것이다.
둘째, 국어에서 종결 어미로 끝난 문장이 어미 형식의 연결에 있어 폐쇄적인 체계를 이루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한다오, 가라구, 했다며, 온단다('온다고 한다'의 의미가 아닌 경우이다.)' 가자스라, 가잣구나, 갔다네, 하다지, 좋다나' 등과 같은 형식을 통해서 확인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의 '-다, -자, -라' 등은 전형적인 종결 어미라고 하는 것인데, 만약 이들 종결 어미가 어미 연결의 폐쇄적인 체계를 이루는 것이라면 위와 같은 형식의 성립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어라'의 '라'도 이러한 종류의 특이성이 확대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국어 활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에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 문제의 핵심은 과연 '오셨었다'와 같은 예에서 어간과 어미는 어디에서 나뉘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의 견해는 '오셨었-'이 어간이고, '-다'가 어미라고 하는 최현배(1937)적인 입장이고, 다른 하나의 견해는 '오-'가 어간이고 '-셨었다'가 어미라고 하는 허웅(1963,1975)적인 입장이다. 전자에 있어 '-셨었-'은 '補助語幹'이며, 후자에 있어서 '-셨었-'은 '안맺음 씨끝'이다. 알타이 어학에서는 일찍부터 '先語末語尾'라고 하는 명칭이 일반화되었는데, 그것이 이 두 입장의 어디에 속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先語末語尾'도 '語尾'라고 한다면, 허웅(1963,1975)적인 견해와 다를 것이 없는 것이며, '先-語末語尾'라고 인식한다면, 최현배(1937)적인 견해와 다를 바 없다고 할 것이다.
어떤 견해이든 용어의 부속 형식 결합체를 둘로 나눈다는 二分法的인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 필자는 용언의 어간과 선어말 어미는 준합성어적인 구성을 이룬다고 생각하거니와(이는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검토해 볼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성을 안고 있는 것이 '오셨었다'를 '오-'라는 어간과 '-셨었다'와 같은 어미로 분석하는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이 보아서는 국어에 있어 활용의 범렬이 정립될 수 없는 것이거니와 '왔다, 오셨다, 왔었었다, 오셨었다'와 같은 예에서는 용언의 중간 도막만이 변한다고 하는 기묘한 활용론에 입각해야 하며, '-다니, -다며, -다니까, -다며, -자스라' 등과 같이 종결 어미 뒤에 다시 다른 형식이 쓰이는 것을 다룰 수 없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게 된다. 모든 것이 모두 편법에만 의존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임도 자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바로 이러한 접근법에서부터 형태소 분석의 未分化的인 태도의 범람이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형사형 어미를 가지는 '-는, -던' 등이 계속해서 분석되지 않고 유지되어 온 것은 이러한 배경에 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는'과 '-던'은 바로 이 두 형식만의 비교에 의해서도 '-느-'와 '-은-' 혹은 '-더-'와 '-은'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형태론의 문제가 비단 이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체언에 조사가 연결되는 문제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지면이 부족하여 자세히 다룰 수 있는 겨를이 없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해 둘 수 있는 것은 '서울에서나처럼은 해라'와 같은 예에서 이들을 곡용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에 속한다는 것이다. 조사적인 형식이 어떤 폐쇄적인 체계를 형성하지 않는다는 것도 용언의 경우와 매우 흡사하다. 여기서 우리는 활용의 문제에만 관심을 집중하였는데, 이 문제에 대한 오해가 너무나 심각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국어에 있어서의 선어말 형태를 어미로 보려는 것은 문법 연구나 형태론의 연구를 최현배(1937) 이전으로 돌리려는 노력이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3. 國語의 統辭的인 特徵

국어의 통사적인 특징에 대해서는 그 동안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주목되었다고 여겨진다. 첫째, 국어는 標題-末(head-final) 언어라고 하는 것, 둘째, 국어는 주어와 함께 주제가 일정한 문법적인 성분으로 정립된 언어라는 것, 셋째, 국어는 높임법이 발달한 언어라는 것이다. 이 밖에 국어의 어순이 자유롭다든지, 최근에는 국어가 非-形相的 言語라든지 하는 견해가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어가 標題-末 언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구성에 있어 구성의 핵심적인 요소가 그 구성의 맨 끝에 옴을 말한다. 문장에 있어 동사가 문장의 맨 끝에 오고, 수식 구성에 있어 피수식어가 반드시 수식어 뒤에 오는 것은 바로 이러한 특성이 국어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임을 말한다. 국어를 단편적으로 動詞-末(verb-final) 언어라고 하는 것보다는 표제-말 언어라고 하는 것이 보다 큰 일반성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표제-말' 언어라는 성격 구명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비단 통사적인 구성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형태론적인 구성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는 측면이 많고 또 그것은 사실이라는 것이 국어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할 것이다. 체언과 조사와의 결합에 있어서도 조사가 그 표제이며, 접두사와 어근의 결합에 있어서도 어근이 표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거니와, 어근과 접미사와의 결합에 있어서도 역시 어근이 아니라 접미사가 표제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에 대하여 예외를 찾는 일이 그 성립의 예를 찾는 일보다도 어렵다는 것은 지배적인 경향에 있어서는 국어가 표제-말 언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합성어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국어가 主語-浮刻形 言語임과 동시에 主題-浮刻形 言語라고 하는 것은 Li & Thompson (1976)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손호민(1980)에서의 반론도 있는 것이지만, 국어가 주어와 함께 주제를 동시적으로 가지고 있는 언어라는 것은 매우 온당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국어에는 가주어도 없고, 피동형이 일부에 편재해 있어 보편적인 성립을 보이지 않으며, 국어가 표제-말 언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국어의 화자로서 '미도파가 양복이 값이 백 원이 싸다'와 같은 예에서 '값이'가 주어라는 사실을 놓치는 화자는 없다는 사실이나, 가령 이동된 복수 표지 '들'이 과연 문장의 어떤 성분과 관련되는가 하는 문제에 있어 그것이 통사적인 주어와만 배타적으로 관련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현상 일반의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주어'에 대해서라는 것은 주어의 존재가 국어에서 전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부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말해 준다. 국어에서 피동형이 덜 발달해 있다는 것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만약 어떠한 형태로든 피동문이라는 것이 그 능동문의 주어를 관련 항으로 한다는 것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이라면, 역시 국어에 있어 주어의 존재는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작 국어에서 무엇이 '주제'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이견이 상당하다. '은/는'만이 주제 표지가 된다는 견해가 있고 '은/는' 성분 가운데서도 문장의 첫 머리에 쓰이지 않은 것은 주제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고, 한 문장에 주제는 많아야 하나뿐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은 주제를 그 가장 편협한 의미에서 파악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장의 첫 머리에 오는 '은/는' 성분만이 주제라고 한다면, 관형어를 제외한 문장의 모든 성분에 '은/는'이 연결될 때 그 성립성이 점점 나쁘게 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고,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관형절 속에 '은/는'이 쓰이는 경우는 그것이 文頭의 성분에 대해서이건 文中의 성분에 대해서이건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문장이 되기 어렵다든지, '은/는'이 연결되는 명사구는 어느 것이나 非限定的이어서는 안 된다든지 하는 성격 일반에 있어서 모든 '은/는' 성분이 공통적인 것이다. 또한 한 문장에는 반드시 많아야 주제는 하나뿐이라는 견해도 그렇게 온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주제의 기능이 화자가 그것에 대하여 말하는 그 어떤 것을 나타낸다고 할 때, 그 대상이 반드시 하나이어야 한다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긴 글에서도 주제는 꼭 하나이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다를 것이 없다. 흔히 한 문장에 주제는 하나이지만, 인간의 정신 능력은 그와 같은 단순 논리에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일단 어떤 대상을 전제하고 그보다 적은 대상을 다시 선택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며, 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한 문장에 주제가 여러 개 나타난다고 하여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주제의 기능으론 범위 한정의 측면도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어에는 높임법, 즉 경어법이 발달해 있다는 논의는 이제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고 할 것이다. 청자를 높이거나, 문장에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는 어떤 대상을 존대하거나 화자가 스스로 겸양하는 정교한 체계가 그 동안 어떤 윤곽은 드러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어법 논의는 이제 그 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많아진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경어법 문제만큼 불투명한 영역도 드물다고 할 것이다. 이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경어법 형태소를 정립하는 데서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어떠한 영역에서보다도 청자 대우법의 문제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할 만하다. 형태소 분석의 종합적인 견해가 보편화되어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현대와 중세의 단절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가령, 중세의 '--'은 현대에는 죽었다거나 현대의 '-삽-'은 청자 높임에만 국한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믿음의 하나이지만, 이러한 믿음이 형태소의 단절뿐만 아니라, 형태소 인식의 단절까지도 빚어 왔다는 것은 소박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그 동안 학계의 일각에서 심심찮게 이야기되어 오는 국어의 유형적인 특징의 하나는 국어가 非-形相的 言語(non-configurational language)라고 하는 것이다. 이를 非-階層的인 言語라고도 부르는 일이 있는데, 국어는 動詞句의 交點을 가지지 않고 주어나 목적어가 계층적인 구조에서 문장 교점에서 직접 관할되는 평면적인 구조를 가진다는 것이다. Hale (1982) 등의 논의를 통하여 알려지고 있는 이러한 특징은 비-형상적인 언어가 자유 어순을 가진다든가, 名詞句-移動을 가지지 않는다든가, 대명사 탈락이 흔하다든가, 가주어가 없다든가, 복합 동사로 이루어진 단어가 많다든가, 격 체계가 복잡하다든가 하는 외에도 주제적인 역할(thematic-role)을 가지지 않는 비-주제적인 위치가 없다든가 하는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에 국어를 포함시킨 것이 정작 어느 누구인지는 밝혀 말하기 어렵다. 일본어도 그렇다고 하니까 국어도 그럴 것이 아니겠느냐는 일반적인 견해가 정확한 성격 구명도 없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어떤 언어가 비-형상적인 언어에 속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국어를 아무런 반성 없이 이러한 유형으로 묶어 때리는 일은 삼가야 한다. 우선, 국어에 비-주제적인 위치가 없다는 것은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국어에서도 주제의 위치, 그리고 초점 구성에 있어서의 초점의 위치는 결코 일정한 주제 역할이 상정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앞에서도 이미 언급한 것이지만 '들' 이동과 관련되는 것은 거의 주어에 국한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주어와 목적어가 대칭적인 현상을 보이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타 '再歸詞'와 관련한 현상에 있어서도 주어-목적어의 비대칭성은 확인될 수 있는 일인데, 이러한 특징 모두를 깊이 있게 관찰하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국어를 비-형상적인 언어라고 하는 것은 국어의 현실을 극히 왜곡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4. 結 論

이제까지 우리는 국어의 문법적인 특징을 형태론적인 특징과 통사적인 특징으로 나누어 그 대체적인 윤곽은 살펴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가 형태론적인 교착성을 띠고 있는 언어라는 것, 국어는 標題-末 言語라는 것, 국어는 주어뿐만이 아니라 주제가 일정한 문법적인 성분으로 정립된 언어라는 것, 국어는 경어법이 발달한 언어라는 것 등에 대해서 매우 소략하나마 조금씩은 언급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국어를 어떤 편견과 함께 바라보는 일은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함은 형태소 분석에 있어서 두드러지는 것이었는데, 우리는 국어가 교착어라는 그 성격상의 특이성이 온전히 인식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국어의 문법적인 특징이란 일반적으로 국어만이 가지고 다른 언어는 가지지 못한 어떤 특이성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국어도 분명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로서 가지는 보편적인 특징을 다른 언어와 함께 공유하는 것이며, 또한 국어는 그 유형을 같이하는 혹은 그 계통을 같이하는 언어와 유형적인 특징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 고 문 헌>

손호민(1980), "Theme Prominence in Korean," Korean Linguistics 2.
최현배(1930), "조선어의 품사 분류론," 조선어문연구, 연희전문 문과연구집 1.
최현배(1937), 우리말본, 연희전문 출판부.
허웅(1963), 중세 국어 연구, 정음사.
허웅(1975), 우리옛말본, 샘문화사.
Bloomfield, L. (1933), Language.
Hale, K. (1982), "Preliminary Remarks on Configurationality," ms.
Ivić, M. (1970), Trends in Lingnistics, Mouton.
Steinthal, H. (1860), Charackteristik der hauptsächlichsten Typen des
Sprachbaues, Berlin(cf. Ivić, M. (1970)).
◇문헌 속의 우리의 옛말◇

「杜詩諺解」에 깃든 되살릴 말들(1)

李 應 百
(서울대 교수, 國語學)

말은 생겨서는 발달 변천하고, 그러다가 어느 것은 아예 쓰이지 않게 된다.
가령 龍飛御天歌 第三章에

①불휘 기픈 ②남 매 아니 ③뮐 곶 됴코 ④여름 ⑤하니

란 구절이 나온다.
여기서 ①②④⑤는 現代 말에 音韻이나 語源 요소가 연결이 되고 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으나 ③은 적어도 '움직인다'는 뜻으로서는 전연 接脈이 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전연 쓰이지 않게 된 말을 死語라고 한다. 古語辭典에는 이러한 死語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말이 이렇게 안 쓰이게 되는 것은 그 語感이 진부하게 느껴진다든지 漢字語나 다른 말로 代置되는 경우에 일어나는 現象이다. 그 외에 엄연히 口頭語나 記錄語에 쓰여 내려오던 말이라도 言衆이 그러한 언어 환경이나 글에 접할 기회가 줆으로써 결국 死藏되는 경우도 있다. 오늘날 젊은층들의 讀書 취향이 쉬운 말, 쉬운 表現에로 기울어진 나머지 조금만 어렵거나 색다른 語彙, 表現에 부딪쳐도 얼마나 큰 抵抗을 느끼고 있는가를 보아도 저간의 사정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말은 그 나라의 歷史와 文化, 전통을 담은 結晶體로, 그것이 얼마나 풍부하고 洗練되었느냐는 바로 그 나라의 文化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尺度가 된다고 하겠다.
우리말은 우리 民族의 形成과 그 역사를 같이 해 왔고, 나름대로 발전도 해 왔으리라고 추측이 된다. 그러나 그 말을 적을 수 있는 文字의 발명이 늦음으로 해서 아주 이른 시기의 우리말의 모습은 헤아리기가 어렵게 됐다.
그러던 차 서기 전 2세기 경을 下限線1)으로, 아니 부분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漢字漢文이 들어옴으로써 비로소 記錄의 수단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것은 言語의 構造가 다른 中國의 語文의 記錄 手段임으로 해서 그것이 우리말에 받아들여지기에는 상당한 저항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先人들은 오늘날 우리가 英語나 독.불어를 익히 듯 그것을 익혔고, 語順을 우리말 식으로 바꿔 記錄해 보기도 하였으며2) 漢字의 音과 訓을 이용해서 人名.國名.地名.官職名 등을 적고, 나아가서는 鄕歌에서와 같이 읽으면 우리말이 되게 詩歌를 表記하는 데 쓰기도 했다. 그리고 吏讀나 口訣로도 활용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漢字에서 日本이나 女眞처럼 自國文字의 발명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그것은 漢字가 지닌 聲韻보다 우리말의 그것이 훨씬 복잡했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表記 體系가 갖춰지지 못한 상태가 1443년 訓民正音이 발명될 때까지 거의 1,600년이나 계속되는 동안, 우리말의 자연스런 발달은 자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직 우리말이 다양하고 세밀하게 발달하기 전에 文化 수준이 높은 漢字語가 아무 제약 없이 流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漢字를 日本에서처럼 音과 訓으로 읽지 않고, 音으로만 읽었기 때문에 고유어와 漢字語의 並存에 상당한 제약이 가해지게 되어 결국 고유어의 위축을 可速化하게 됐던 것이다.
더구나 漢字語는 2자 내지 3자로도 훌륭히 어떠한 개념을 나타내는 무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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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漢武帝가 漢江 이북에 四郡을 설치한 元封 3년이 B.C. 108년이다.
2) 誓記體 文章+/
造語力을 지니고 있는 데 비해, 고유어는 일반적으로 길어지는 폐단이 있어 오늘날 새로 만들거나 번역된 專門 用語들이 그 많은 수효가 漢字語로 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국어辭典에 실린 말의 약 70%3)가 漢字語로 되었다.
고유어는 自然物, 衣.食.住, 身體, 族稱의 1부, 動作, 色깔, 擬聲擬態語 등 생활에 직접 관련이 있는 語彙가 많고, 抽象 槪念을 나타내는 觀念語와 專門 用語는 대부분 漢字語로 되어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어떻게 하면 固有語의 語彙를 늘려 우리말의 表現을 부드럽고 다양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국어를 다루는 사람들이 늘 마음하는 문제다.
우리말의 語彙가 빈약하다고 한다. 가령 外國語 특히 外國 作品을 번역하는 이들이 항상 부딪치거나 아쉽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문제다. 우리말 그중에서도 固有語를 풍부히 하기 위해서는 語彙를 새로 만들 필요도 있지만, 숨겨져 있는 말을 찾아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어로 쓰인 옛 時調나 가사, 日記, 隨筆, 小說, 그리고 각종 諺解를 비롯하여 新文學 이후 現代文學 작품에서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辭典이나 地域語에서 찾아낼 것이다. 이들은 실로 방대한 작업으로 어느 個人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筆者는 일찍이 한글 학회의 「큰 사전」에서 일상 회화나 文章에 살려서 쓸 만한 語彙를 추려 ㄱㄴ順4)으로 소개하고, 다시 內容別로 用例를 곁들여 現代文學誌에 7회에 걸쳐 連載5)한 일이 있다.
그리고 「杜詩諺解」에서 살려 쓸 만한 말들을 추려 '숨어 있는 고운 말'이란 제목으로 9회에 걸쳐 어느 敎養誌에 連載6)한 일이 있다.
筆者는 여러 諺解들이 다 그렇지만 특히 「杜時諺解」는 번역자의 적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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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筆者(1980) 국어辭典語彙의 類別構成比로 본 漢字語의 重要度와 敎育問題(語文硏究 25.26).
4) 筆者(1977) 辭典 속에 잠자는 可用 國語語彙(국어 교육 30).
5) 筆者(1978) 辭典에서 잠자는 쓸 만한 말(現代文學 1978.11~1979.5).
6) 筆者(1982.1983) 한국인(1982~1983.4).+/
뛰어난 語彙 감각으로 해서 가위 우리말의 寶庫라고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숨어 있는 고운 말'을 거기서 찾아 連載해 갔던 것이다. 그러나 일반 讀者에게는 차라리 小說이나 時 작품 같은 데서 좋은 어휘를 찾아 재미있게 소개하는 편이 낫던 듯, 25 권까지 다 훑어 소개하겠다고 한 筆者의 다짐은 1 권도 채 끝내지 못하고 붓끝을 돌려야 하게 됐던 것이다.
독자를 인식했기에 綴字도 現代式으로 고치고 풀어서 소개하는 애로점을 늘 느꼈던 차라, 차라리 잘된 일이라 여기면서도 모처럼의 의욕이 無爲히 중절된 안타까운 마음은 늘 무주룩하게 머릿속을 누르고 있었다.
그러던 차 이번 국어연구소의 요청으로 끊였던 그 일을 아무 제약 없이 本格的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 무한 기쁘다.
여기에 쓸 臺本은 大提閣의 影印 重刊「杜詩諺解」다. 그 이유는 첫째로 缺帙이 없으며 둘째로 初刊本보다 語彙가 오늘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 接脈이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卷數 순으로 現代에 되살려 쓸 만한 말을 골라 소개해 가되 卷別로 첫머리에 卷次와 내용별 分類를 제시하고, 찾아낸 단어의 머리에 一連番號를 매긴 다음, :표 오른쪽에 現代語形을 보이고 ( ) 앞에 뜻을 써 넣었다. 出典 표시는 初重刊 구분이 필요 없을 때에는 (杜解 1:24)라 하고 初刊.重刊은 각각 (初杜解)(重杜解)라 했다. '1:24'는 '1卷 24면'이란 뜻이다. 다만, 찾아낸 단어가 들어 있는 原文의 出典 표시에는 (重杜解 1:1北征)과 같이 卷.面 다음에 詩題를 밝혀 참고가 되게 하였다. 그리고 다른 文獻은 되도록 原名을 다 들어 놓았다.
찾아낸 單語는 原語:現代語形(뜻)의 순서로 제시하고, 出典 原文을 밝힌 다음 攷究와 解說을 곁들였다.
分類杜工部詩 卷之一

紀 行
[1] 아라히:아아라히, 아스라히(멀리, 아득히)

내 쟝 北으로 갈 제 아라히 지블 무로라(杜子將北征 蒼茫問家屋) (重杜解1:1 北征)

이 경우에 쓰이 '아라히'는 初刊「杜詩諺解」에서는 '아라히'로 되어 있는데, 창망(蒼茫), 막막(漠漠) 또는 멀 요(遙)자에서 번역된 말로, '아라다'-'아라다'에서 온 副詞다.

消息은 둘히 다 아라더라 (消息兩茫然) (初杜解 23:23)
中原은 머러 아라도다 (中原杳茫茫) (重杜解 1:38)

이 말들은 現代語에서는 '아스라하다', '아스라히'로 되어 있다.
'아아라히', '아스라히' 어느 쪽을 쓰든 상관 없겠으나 편지에 쓰거나 특히 詩語로 적합한 말이다.

[2]겨르다:겨르롭다(한가롭다, 겨를 있다)

이 時節ᅵ 어려우 맛나니 朝와 野왜 겨르왼 나리 젹도다(維時遭難虞 朝野少睱日) (重杜解 1:1 北征 )

'겨르왼'의 古形은 '겨왼'으로 그것은 '겨다'의 冠形詞形이다.

貔虎 金甲이 겨외오 (貔虎閑金甲) (杜解 20:16)

비호(貔虎)는 비휴(貔貅:범 같고 곰 같은 짐승)와 범이다.

고온 노 나는 겨왼 帳로 디나가고 (娼娼戱蝶過閑慢) (杜解 11:11)

그런데 한편

日月이 겨르도다 (日月閑) (金剛經三家解 5:49)

와 같이 '겨르다'란 말이 보인다. 그러므로 '겨르왼'은 '겨르다'의 活用形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겨르다'에서 '겨르이, 겨르로, 겨르로이'와 같은 副詞가 파생됐다.

香 퓌우며 겨르이 이셔(燃香閑居) (愣嚴經諺解 7:6)
오 겨르로 이셔 (釋譜詳節 13:20)
괴외히 겨르로이 사라 (寂然閒居) (法華經諺解 2:143)

따라서 '겨르왼'의 現代語形은 '겨르로운'으로, 副詞는 '겨르로이'가 되겠다.

漁船 한 척이 겨르로이(한가히, 한가로이) 떠 있다.

이들 '겨르로운, 겨르로이'는 名詞 '겨를'에서 派生된 말들임은 다음 對比로 쉽사리 알 수 있겠다.

겨를-겨르롭다-겨르로이
閑暇-閑暇롭다-閑暇로이

[3]젓와:젓사와(두렵사와)

拜辭호리라 闕下애 가 님금 두고 나가믈 젓와 오라록 몯 나오라(拜辭詣闕下 怵惕久未出) (重杜解 1:1 北征)

'젓와'는 現代語形으로는 '젓사와(두렵사와)'가 되는데, 이 말은 예절 內節에서 흔히 쓰였다.

오래도록 문한 여쭙지 못함 젓사와......

이 말은 요새 편지 사연에 곁들여 쓰면 한결 운치 있는 표현이 된다.
'젓사와'는 '저허하다' 계열의 말이다.

혹 꾸중을 들을까 저허하여......

이 '저허하다'는 다음과 같이 쓰였다.
저허다 - 저허 - 저코 - 저히다
(두려워하다) (두려워하여) (두려워하고) (위협하다)

오히려 일을가 저허홀띠니라 (猶恐失之) (論語諺解 2:38)
우 소리 모딘 버미 드를가 저허 (啼畏猛虎聞) (杜解 1:12)
눈과 서린가 저코 (懼雪霜) (杜解 6:41)
부러 저히샤 살아자시니 (故脇以生執) (龍歌 115章)

이들 '저허다' 계열의 말은 '저타, 저코, 저리, 저티, 전니, 전노라.젇노라'라고 씌어 語幹의 기본 形態素는 '젛'으로 추정이 된다. 그러므로 앞에 든 '젓와'도 이를 감안하여 現代語形으로 고치면 '젛사와'가 되고, '저허, 저코, 저히다'도 각각 '젛어, 젛고, 젛이다'가 되며 그 基本形은 '젛다'가 된다 하겠다. 그러나 現代語에서는 '젛다' 대신 이미 '저허하다'를 기본형으로 삼고 있으므로 그것에 발맞추어 語形을 잡을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앞에 열거한 말들을 現代語形으로 고치면 각각 다음과 같이 된다.
저허다:저허하다
저허:저허하여
저코:저허하고
저히다:저히다
그리고 '젛'의 形態素는 '암, 수'가 'ᄒ' 末音 요소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表記에는 나타내지 아니하며 (암컷, 암탉), 'ᄒ' 소리가 激音化 현상을 일으키지 않고 단지 舌端閉鎖音으로 날 때에는 'ᄉ'받침을 받치는 예(숫꿩, 숫양)에 따라 '젓와'의 現代語形은 '젓사와'로 잡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위의 古語는 現代語形으로 고쳐 열거한 예 중, 위의 셋은 '저허하다'와 그 活用例이나, '저히다'는 派生 독립된 말이다. '저히다'는 '威脅하다'라는 漢字語系 말에 견주어 쓸 수 있는 固有語다.
'젓사와, 저히다'는 이미 쓰이고 있는 '저허하다'와 아울러 '恐'의 뜻을 지닌 같은 계열의 말로 오늘에 살려 쓸 만한 말들이다.
[4] 아야로시:아야로시(겨우)

牀 알핏 두 저믄  니븐 오시 아야로시 무르페 디날만 도다 (牀前雨小女補綻纔過膝) (重杜解 1:5 北征)

이 '아야로시'는 '아야라' 또는 '아야오시'로도 나타난다.

雲霧ᅵ 섯거 아야라 해 해 리더니 (霧交纔酒地) (杜解 12:32)
아야오시  돌 만더니 (僅容旋馬) (內訓 3:60)

'아야로시'에 비하여 '아야라'는 끝이 잘린 것 같고, '아야오시'는 너무 긴 느낌이 든다.
그리고 '아야롯다' 형의 用例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現代語形은 '아야롯이'가 아닌 '아야로시'를 취한 것이다.
이 '아야로시'는 詩語로서 어울리는 말이라 하겠다.

[5] 어위다:어위다(넓다, 너그럽다)

어믜 이 화 아니흔 일 업시 야 새뱃 장식을 손 조차 그려 時ᅵ 옮록 블근 것과 粉과 니 답사하 그륜 눈서비 어위도다 (學母無不爲 曉粧隨手抹 移時施朱鈆 狼籍畵眉闊) (重杜解 1:6 北征)

杜甫의 조그만 딸이 제 어미의 일을 배워 아니할 일 없이 하여 새벽 化粧을 손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그려 時間이 옮겨가도록 붉은 것과 粉을 바르니 처덕처덕 되는 대로 그린 눈썹이 넓게 그려졌다는 뜻이다.
'어위다'는 '넓다(闊)'는 뜻 외에 '너그럽다(寬)'는 뜻으로도 씌었다.

어월 관(寬) (類合下 3)

[6] 다:말긋말긋하다(맑다, 환하다)

바 수뤼 모라 나가  모새 흐 므  머교니  별와 와 노피 도댓고 아라히 구룸과 안개 데도다(中宵驅車去 飮馬寒塘流 磊落星月高 蒼茫雲霧浮) (重杜解 1:15 發秦州)
'다'는 뇌락(磊落)의 번역이다. 여러 돌이 쏟아지듯 뭇별빛이 초롱초롱 쏟아지는 모습이다. 複數 개념을 나타내기 위하여 疊語形을 취한 것이다.

갓 잇비 미 니다(徒勞心耿耿) (證道歌南明泉禪師繼頌諺解 下 71)

'다'는 '' 또는 '시'와 같이 副詞로도 씌었다.

佛陀 예셔 닐오맨 아니라 호미니 過去와 未來와 現在옛 衆生과 衆生 아닌 數와 常과 無常等 一切ᄉ 한 法을 菩徥樹下애 겨샤  아실서 일후믈 佛陀ᅵ시다 니라(眞言勸供 供養文 16)
시 보 다시 엇뎨 니리오(證道歌南明泉禪師繼頌諺解 下 67)

따라서 '다' 계열의 말들은 다음과 같이 現代語形으로 나타낼 수 있다.
말긋말긋하다-말긋말긋-말긋말긋이
(맑게, 깨끗하게, 환하게)

[7] 바랍다:바드랍다(위태롭다)

몸이 바라와 다 을로 가노니(身危適他州) (重杜解 1:19 法鏡寺)
常 아 病샤 甚히 바랍더시니(帝嘗寢病危甚) (內訓 2:66)

'바드랍다'는 '危殆롭다'로 漢字語 계열의 말과 아울러 쓸 수 있는 固有語로서 다시 살려 쓸 만한 말이다.
바드랍다-바드라운-바드라이
(위태로운)(위태로이)

[8] 아쳐러다:아처러하다(싫어하다)

塞外예 와 甚히 뫼 아쳐러더니 (塞外苦厭山) (重杜解 1:20 靑陽陜)
이 '싫어하다'는 뜻의 '아쳐러다'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아쳐다.아쳐다.아쳗다.아쳘다

成都애 나아가셔 占卜호믈 아쳐노니 (厭就成都 卜) (重杜解 2:2)
莊姜이 아쳐더라 (莊姜惡之) (小學諺解 4:54)
 지븨셔 앳 버드를 아쳗고 (江閣嫌津柳) (杜解 8:39)
도혀 禰衡을 아쳘가 疑心노라(還疑厭禰衡) (杜解 23:4)

'아처러하다'와 '아처하다'를 다 쓰되 後者는 더 절박할 때 씀직 하다.

[9] 너출다:넌출다(넌출지다)

岡巒ᅵ 서르 너추럿고 (岡巒相經亘) (重杜解 1:20 靑陽陜)

멧부리가 서로 넌출지듯 뻗어 있다는 말이다.
'너출다'는 '신-신다, 띠-띠다'와 같이 名詞 '너출'의 動詞化한 말이다.

픐 너추렌 마 이스리 해 왯도다 (草蔓已多露) (杜解 9:14)

'너출'의 現代語는 '넌출'이다. 따라서 '너출다'의 現代語形은 '넌출다'라고 해야 한다.
'넌출지다'는 '넌출+지다'로 다른 형태소가 붙어서 이룩된 말이지만 '넌출다'는 그 자체의 動詞化로, 그리 많지 않은 희귀한 예이기 살려서 쓸만한 말이다.

[10] 횟돌다:횟돌다(휘돌다, 휩싸 돌다)

수프리 횟돈  뫼리 왓고 하히 조니 石壁ᄉ面ᅵ 갓 도다(林廻硤角來 天窄面削) (重杜解 1:20 靑陽陜)

'횟도니다'란 말도 있다. '휘돌아 다니다'란 뜻이다.

여슷 길헤 횟도녀 간도 머므디 몯며(輪廻六道而不暫停) (月印釋譜序 4)

'횟돌다, 횟도니다' 다 되살려 쓸 만한 말들이다.
□ 海外 短信 □

日本語 表記法 改定試案 마련

日本에서는 1946년 戰後 국어 표기법 개혁의 중심 작업으로 작성된 '현대 가나 사용법'의 재검토 작업을 추진하여, 1985년 2월 그 改定試案을 公表하였다. 이 개정안은 國語審議會(會長 有光次郞 일본 예술원장)가 2년 반에 걸친 심의 결과를 마무리지은 것으로, 소폭 수정에 그 성격을 종래의 '準則'에서 '根據'로 고치는 등의 규범성을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國語審議會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說明會를 거쳐 내년 3월에 최종 答申을 할 방침이다.
일본은 戰後에 '현대 가나 사용법', '當用漢字表' 등을 채용하여, 그 뒤에 이들을 재검토해 왔으며, 이번의 '현대 가나 사용법'의 재검토를 끝으로 戰後 약 40년간의 현안 문제인 국어 표기를 일단 마무리지은 것이 된다.
1946년에 제정된 '현대 가나 사용법'은 그 때까지 쓰이고 있었던 '歷史的 가나 사용법'을 현대어의 발음에 의거하여 表音的으로 고쳐(ゐ→い, からべ(神戶)→こりべ 등) 당시의 吉田 內閣이 고시한 것으로, 이에 대하여 '국민 누구나가 쉽게 문장을 써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라고 높이 평가하는 의견이 있는가 한편, '古典이나 문화적 전통과의 단절을 초래하였다'라는 전통 존중파의 비평도 끈질기게 제기되어, 國語審議會가 이를 검토하고 있었다.
試案은 우선 '현대 가나 사용법'이 40년 가까이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그 사용법이 안정된 것으로 분석, 대폭 변경의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한층 쓰기 쉬운 것으로 손질하는 데 그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하고 있다. 또 그 規節性에 대해서는 '현대 가나 사용법'의 '準則'이 '국가에 의한 强制'라고 받아들여진 점을 배려하여 '根據'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는 될 수 있는 대로 쫓아 따르는게 바람직하다는 부드러운 성격을 띤 것임을 밝힌 것이며, 또 그 적용 범위를 "法令, 公用文書, 新聞, 雜誌, 放送 등 一船의 社會生活에 한정하여, 科學, 技術, 藝術 그 밖의 專門 分野나 개개인의 표기에까지 미치도록 하려는 것이 아님"이라는 말을 덧붙여 놓았다.
구체적인 가나 사용법에 대해서는 '현대어의 원칙에 따라서 적어 나타냄'(表音主義)을 원칙으로 하는 한편, 일정한 特例를 인정하는 취지에서는, '현대 가나 사용법'과 마찬가지 입장에서 규칙 수립 방법을 간명화하였다.
예를 들어, '才'(오) 列의 長音에 대해서는 종래 'う'를 붙이는 것을 本則으로 하고 'お'를 붙이는 것도 인정하고 있었으나, 試案에서는 'う'로 한정하고 'お'를 붙이는 예외로는 'とお'(도오, 十), 'こおゐ' (120면에 계속)


□□ 국어 오용 실태 □□

본 기사는 현재 우리의 실제 언어 생활에서 잘못 쓰이는 부분을 지적하여 이를 통해 누구나 우리말을 바로 쓰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독자들의 호응과 적극적인 투고를 바란다.

◦ 맞춤법 등이 맞지 않은 아동신문 선전지

금년도 3월 중에 나온 소년 ○○일보의 선전지(타블로이드 판)에 실린 만화 가운데에는 맞춤법 등 우리의 語法에 맞지 않게 된 곳이 꽤 눈에 띄었다. 몇 가지를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1) 맞춤법에 맞지 않는 곳
(신문 표기) (맞는 표기)
◦개굴이 →개구리
◦그러셨잖아요 →그러셨쟎아요
◦나침판 →나침반
◦두둘기는 →두들기는
◦미쳐(못 읽고)→미처(못 읽고)
◦붕어찌게 →붕어찌개

2) 표현이 잘못 된 곳

◦"네가 왜 우등생이 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이 문장은 문맥상, 話者가 '너'가 우등생이 된 방법이나 과정을 안 것을 표현하는 것인데, 그 문장 자체로는 동기나 목적을 안 것으로 되어 있다. "왜 우등생이 된 이유를"은 "어떻게 우등생이 되었는지를" 정도로 바꾸어 표현했어야 했을 것이다.
이것이 비록 선전지라고 할 지라도 아동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여 발행시 검토를 철저히 해야 했을 것이다. (편집실)
◦임기웅변과 나침판

금년 5월 중의 ○○○TV의 스포츠 중계에서 "임기웅변에 능한 ...", "임기웅변이 뛰어난"과 같은 말을 들었다. 아마 이 말의 사용자는 '임기웅변'을 '臨機雄辨' 정도로 생각하여, '그때 그때의 사정과 형편에 맞게 답변함' 정도의 의미에서 발전된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나, 원말은 '임기응변' (臨機應變:그때 그때의 사정과 형편을 보아 그에 알맞게 그 자리에서 처리함)으로 '임기웅변'은 잘못 쓰인 말이다.
또 금년 3월의 某 일간지에 "○○○가 '나침판'으로 침묵을...", "올해 들어 내놓은 '나침판'"과 같이 '나침판'이라는 말이 보였다. 이는 '나침반'(羅針盤)을 잘못 '나침판'으로 사용한 것으로, '판'(板)의 音相이나 意味의 類似性에 이끌리어 이러한 말이 생긴 듯하나, '반'(盤)으로 맞게 써야 할 것이다. 앞의 아동 신문의 선전지에서도 '나침반'을 '나침판'으로 잘못 쓴 곳이 눈에 뜨인다. (편집실)

◦英語式 問答法

요즈음 영어식 문답법이 우리 국어 생활에 잠식해 들어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TV의 연속극에서 시어머니가 며느리더러 "아범 아직 안 들어 왔니"하고 묻자, 며느리가 얼굴을 찌푸리면서 "아뇨, 안 들어 왔어요"라고 한다.
우리말에는 이런 語法이 없다. '안 들어 왔니'는 否定疑問文이지만 否定的 對答에 영어처럼 '아니오'라고 해서는 안 된다. 국어에서는 '안 들어 왔니'라는 물음에 '아니오'라는 답변은 누가 들어 왔을 때에 한해서 쓸 수 있는 것이며, 반대로 '네'라는 답변은 누가 안 들어 왔을 때 쓸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위의 TV장면이 남편이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이라면, "아범 아직 안 들어왔니"라는 질문에 "네, 아직 안 들어 왔어요"라고 대답해야 우리 식의 문답법이 된다.
연속극을 쓰시는 극작가는 우리 국민을 이끌고 나가는 국어 운동의 실천자라는 생각으로 이런 語法에 맞지 않는 말을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金善泰, 경기도 고양군 덕이국교 교사)



□ 국어 순화 자료 소개 □

2. 식품 및 요리

가. 일본어 및 일본을 거쳐 들어온 외래어

1. 우측의 바꿈말만을 쓰도록 한 것.
가께우동(かけうどん)→가락국수
간즈메(かんずめ)→통조림
다꾸앙(澤菴)→단무지
다다기(다대기)(たたき)→다진 양념
덴뿌라(天麩羅)→튀김
도꾸리(德利)→흡들이(병)
돔부리(どんぞり)→덮밥
사라(皿)→접시
사시미(刺身)→생선회
스끼야끼(すきやき)→전골
스시(すし)→초밥
아나고(穴子)→붕장어
앙꼬(餡子)→단팥, 팥소
앙꼬모찌(餡子餅)→단팥빵
앙꼬빵(餡子 pão←포)→(단) 팥빵
야끼(燒)→구이
야끼만두(燒饅頭)→군만두
오꼬시(おこし)→밥풀과자
오뎅(おでん)→꼬치(안주)
오봉(御盆)→쟁반
오차(お茶)→차
와리바시(割箸)→소독저, 젓가락
와사비(山葵)→고추냉이
요오지(楊枝)→이쑤시개

나. 구미 외래어

1. 우측의 바꿈말만 쓰도록 한 것.
드링크(drink)→음료, 마실 것
밀크(milk)→우유
에이프런(apron)→앞치마
캐비지(cabbage)→양배추
2. 되도록 바꿈말만 쓰기를 권장한 것.
데일리메뉴(daily menu)→오늘의 식단, 오늘의 차림표
레스토랑(restaurant)→식당
로우스(←roast)구이→등심구이
메뉴(menu)→차림(표), 식단
이이스트(yeast)→효모
아이스케이크(ice cake)→얼음 과자
에끼스(←화 extract)→진
쿠키(cookie)→과자
3. 의상 및 미용

가. 일본어 및 일본을 거쳐 들어온 외래어

1. 우측의 바꿈말만을 쓰도록 한 것.
고데(鏝)→인두, 인두질
고데아이롱(鏝 iron)→머리 인두
기지(生地)→천, 옷감
도꾸리셔어츠(德利 shirts)→긴목 내의
도꾸리스웨터(德利 sweater)→긴목 스웨터
도메핀(留 pin)→묶음핀
우와기(上衣)→(양복) 저고리

나. 구미 외래어

1. 우측의 바꿈말만을 쓰도록 한 것.
레트(←reticulate)→머리망
이어링(earring)→귀고리
즈봉(←불 jupon)→(양복) 바지
테일러(tailor)→양복점
2. 되도록 바꿈말만을 쓰도록 권장한 것.
네일래커(nail lacguer)→손톱칠
드라이(dryer)→(머리) 건조기
드레스살롱(dress salon)→양장점
디자이너(designer)→설계자, 도안가, 의장가
디자인살롱(design salon)→양장점
롱스타일(long style)→긴 머리
루즈(rouge)→입술 연지
립스틱(lip stick)→입술 연지
마춤코오너(-corner)→마춤점, 마춤집, 마춤전
메이크업(make-up)→분장, 화장
미싱(←machine)→재봉틀
바이브레이터(vibrator)→진동기, 안마기
벨트(belt)→(허리)띠
브로우치(broach)→장식핀
웨딩드레스(weddion dress)→신부 예복, 혼례복
웨이스트라인(waistline)→허리선
유니포옴(uniform)→제복, 선수복
칼라(collar)→깃
커트(cut)→머리치기
클린싱크리임(cleansing cream)→세안 크리임
파운데이숀(foundation)→밑화장(품)
핀커얼(pin-curl)→핀말이
3. 심의 대상어와 바꿈말을 아울러 쓰도록 한 것.
롱스커어트(long skirt)→긴 치마
마사아지(불 massage) →안마
마사아지(불 massarge)하다→문지르다, 안마하다
아이새도우(eye shadow)→눈화장
코우트(coat)→외투
□ 질의 응답 □

물음
국어의 일인칭 및 이인칭의 대명사는 각기 '나'와 '너'로 "나는 집에 간다", "너는 집에 간다"와 같이 쓰입니다. 그런데 主格助詞 '가' 앞에서는 '나'와 '너'가 쓰이지 못하고 왜 '내'와 '네'로 쓰이는지 (*나가, *너가 ; 내가, 네가)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임송본, 전남 순천시 장천동 1통 3반)


1. 질문하신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國語의 單數 一人稱 및 二人稱 代名詞의 형태는 '나'와 '너'로 나타나는데(나는, 나와, 나를 ; 너는, 너와, 너를......) 主格形의 경우 '내가', '네가' 라는 형태가 나타나고 屬格形의 경우 '나의', '너의'라는 형태 외에 '내', '네'라는 형태가 나타남으로 해서 하나의 대명사가 각각 '나 : 내', '너 : 네'라는 두 가지 異形態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일.이인칭 대명사가 주격 및 속격에서만 특이한 형태를 갖는 현상은 現代國語의 音韻論이나 文法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고, 국어의 역사적 발달 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우선 十五世紀 당시의 대명사의 曲用形態를 살펴보고 다음에 주격조사 '-가'의 등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 15세기 국어에서는 주격조사로 '-이'만이 존재했으며, '-가'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즉 앞의 名詞가 子音으로 끝날 때는 독립된 음절로서 '-이'가 되며(法이, 사미), 모음으로 끝날 때는 그 모음과 함께 下向二重母音을 형성하며(孔子ᅵ, 부톄), 'i' 모음으로 끝날 때는 零形態가 되어 表記上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불휘). 그러나 마지막 경우에도 聲調形에는 변화가 일어남을 주목해야겠습니다.
일인칭 및 이인칭 대명사 '나' 및 '너'도 이상과 같은 일반적 원칙에 따라 주격형이 '내' 및 '네'로 실현됩니다.
한편 屬格形은 '-/의'와 '-ᄉ' 두 종류가 존재했습니다. 前者는 有情物(사람, 동물 등)의 平稱에 쓰이며, 後者는 無情物과 有情物의 尊稱에 쓰이는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香, 도 앒 ; 世尊ᄉ神力, 나랏 小民).
그런데 중세국어 대명사들은 속격형에서 특이한 모습을 보입니다. 즉 '나'의 속격형은 '내'이며 '너'의 속격형은 '네'이었습니다. 이는 不定代名詞라 불리는 '누(속격형:뉘)'와 再歸代名詞인 '저(속격형: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에서 우리는 중세국어에서 '나'와 '너'의 主格形과 屬格形이 같은 형태를 지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주격과 속격형이 완전히 동일하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聲調形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基 本 形
主 格 形
屬 格 形
.나(去聲)
너(平聲)
.내(去聲)
:네(上聲)
내(平聲)
네(平聲)

따라서 이들 대명사의 주격형과 속격형이 表記上의 모습은 같다고 해도 실제 발음에 있어서는 聲調에 의해 변별되는 서로 다른 형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그러면 현재 母音으로 끝나는 명사 뒤에 나타나는 주격조사 '-가'는 언제부터 등장했는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헌상 최초의 예는 松江 鄭澈 慈堂 安氏 書簡(宣祖 5년:1572년)에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구 자니 가 세니러셔 로 니니

따라서 16세기 후반에는 '-가'가 사용되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17세기 문헌들에는 이러한 예가 여럿 보입니다.

가 올 거시니 (捷解新語)
東萊가 요이 편티 아니시더니 (捷解新語)

그러나 당시에는 'y'를 가진 이중모음 뒤에서만 쓰이는 한정된 용법이었습니다. (, 東萊, , 틔). 그 뒤 '-가'의 사용은 점점 확대되어서 현재는 모음으로 끝나는 모든 명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와 '네가'는 중세어의 주격형인 '내'와 '네'가 독립형으로 굳어진 뒤에 다시 주격조사 '-가'가 붙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는 近代國語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18세기 말의 「隣語文方」에 그 예가 보입니다.
4. 이상과 같이 국어 대명사들의 형태를 역사적으로 살펴봄으로써 현대어에서의 특이한 모습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즉 주격형에 '내', '네'라는 형태가 나타나는 것은, 중세국어에서의 주격형이 曲用된 형태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명사로 인식되면서 後代의 발달형인 주격조사 '-가'와 다시 결합하게 된 결과입니다.
또한 屬格形의 경우는 중세어에서부터 다른 명사와 다른 특이한 형태를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나', '너의'와 같은 일반적인 속격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수식구문에서 意味上의 主語로 쓰인 것이었습니다.

너의 覺了能知논 미 (楞嚴經諺解)

이처럼 현대국어에서도 일.이인칭 대명사의 속격형으로, 독특한 형태인 '내', '네'와 함께 '나의', '너의'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 간에는 약간의 意味差가 있으므로 구별되어 쓰이기도 합니다. (金貞娥)

물음
'있사오니/있아오니'는 어느 것이 맞습니까?
(이호영, 경기수원시 팔달동)

답 겸양(겸손)의 뜻을 더하는 선어말 어미(보조 어간)로는, 모음 아래에 {-오-, -옵-}, 자음 아래에 {-으오-, -오읍-;-사오, -사옵(→삽)-;-자오, -자옵(→잡)-} 등이 쓰이고 있습니다.
가오니 가옵고
읽으오니 읽으옵고
믿사오며 믿사옵고(→믿삽고)
듣자오니 듣자옵고(→듣잡고)
그런데, '-ᄉ, -ᄊ, -' 등의 받침 아래서는 '-ᄉ'이 내리 이어져서 {-사-}로 발음되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여 '웃아오니, 있아오나, 없아오며'로 쓰는 이가 있습니다만, 예컨대 '먹사오니 (×먹아오니), 잡사오니(×잡아오니), 놓사오니(×놓아오니)'처럼 받침 아래에도 {-사오-}형이 붙으므로, {-아오-}형은 틀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어미 {-(으)오/-소}에 대하여 언급해 두겠습니다.
{-(으)오}나 {-소}는 '하게' 할 자리에서 대접하는 말투로 쓰이는 서술, 의문, 명령형 어미입니다. 이 두 어미의 차이는, {-(으)오}는 {-소}보다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는 정도로 설명될 것입니다.
{-(으)오}형은 모음 아래에서는 {-오}로, 자음(받침) 아래에서는 {-으오}로 쓰이고, {-소}형은 자음 아래에만 쓰이는 것입니다.
가오 보오 크오
읽으오 먹으오 넓으오
읽소 먹소 넓소
그런데, 이 어미의 사용에 있어서도, '-ᄊ, -' 등의 받침 아래서는 '-ᄉ'이 내리 이어져서 {-소}로 발음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여 '있오, 없오'로 쓰는 이가 있습니다마는, {-(으)오}형 어미가 {있-, 없-}에 붙으면 '있으오, 없으오'가 되어야 하므로, 두 글자(음절)로 표현하려면 '있소, 없소'로 써야 옳은 것입니다. (李殷正)

물음
/ᅴ/의 표준 발음은 어떤 것입니까?
(정영만, 서울 은평구 수색동)


답 /ᅴ/의 소리값은 [ɨ](혹은 [ɯ])로 표시됩니다. 그 조음 양식이, 중설 협모음 '-[ɨ]'(혹은 후설 협모음 [ɯ])에서 시작하여 전설 협모음 'ᅵ[i]로 옮겨가는 2중 모음입니다.
그런데, 근래에 /ᅴ/가 'ᅳ'(특히 영남 방언에서), 'ᅵ', 'ᅦ' 등 몇 가지의 음으로 바뀌어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서, 과연 표준 발음이 어떤 것이냐 하는 문제가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학자 중에는 /ᅴ/를 낱말 첫음절에서는 'ᅴ'(다문 첫소리 'ᄒ-'에 결합될 땐 'ᅵ')로, 둘째 이하의 음절에서는 'ᅵ'로, 소유격(관형격) 조사의 경우에는 'ᅦ'로 발음해야 옳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ᅴ/를 'ᅳ,ᅵ,ᅦ' 등으로 발음하는 것은 국어의 음운 변화에 있어서 이미 굳어진 사실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는 데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ᅴ/를 'ᅴ'로도 'ᅵ'로도 발음한다면, 예컨대
1) 의미[ɨimi](意味) 2) 표이[phjoi](表意)
1) 의회[ɨihø](議會) 2) 회이[høi](會議)
처럼, 동일 형태소 {의}(意, 議)의 음형이 1)과 2)에서 상이하게 표시(발음)됨으로써 일관성을 상실하게 되고,
둘째, 예컨대
1) 여러 대표들이 상의 [saŋɨi]하고
2) 여러 대표들이 상이 [saŋɨ]하고
1) 그들은 임의[imii] 출두한 사람이다.
2) 그들은 임이→이미[imi] 출두한 사람이다.
와 같은 경우, 1)에서는 '相議', '任意'를 뜻하지만, 2)에서는 '相異'냐 '相議'냐, '이미(已)'냐 '任意'냐 하는 구별이 안 되는 어려움이 있고, 또 '무이(無二)/무이(無醫), 경이(驚異)/경이(敬意), 각이(各異)/각이(閣議)...' 같은 동음이의어(음성언어에서의)의 수효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셋째, 조사 '-의'의 발음을 '에'로 잡을 때, 예컨대
1) 화단-[e](-의) 나무를 옮겨 심는다.
2) 화단-[e](-에) 나무를 옮겨 심는다.
1) 하루-[e](-의) 일을 끝냈다.
2) 하루-[e](-에) 일을 끝냈다.
1) 학교 당국-[e](-의) 의사를 전달했다.
2) 학교 당국-[e](-에게) 의사를 전달했다.
와 같은 형식에서는 관형격과 부사격 표시가 동일한 음형으로 되어, 의미 구조의 차이가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볼 때, /ᅴ/의 소리 값 내지 발음 문제는 간단히 처리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비록 그것이 소멸 과정에 있다고 인정되더라도, 현재로서는 국어의 음운 체계에서 2중 모음 /ᅴ/를 그대로 유지하고,
1. /ᅴ/가 둘째 이하 음절에서 'ᅵ'로도 발음되는 현상은 비표준 발음으로 다루며,
2. 조사 '-의'는 '의'로 발음함으로써 '-에'와의 변별적(시차적) 기능을 지니도록 하고,
3. 다만, '의의(意義)[ɨiɨi]→으이[ɨi]처럼, 한 낱말 안에서 /ᅴ/가 직접 거듭될 땐 일종의 동음 생략 현상으로 그 중 하나가 줄어지는 것으로 해석하여, '으이'로 발음됨을 인정하는 게 마땅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설명에 따라 발음의 보기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의미→의미 의사→의사 의롭다→의롭다
성의→성의 도의적→도의적 띄어쓰기→띄어쓰기
우리의 맹세→우리의 맹세 대한 민국의 국기→대한 민국의 국기
민주주의의 의의→민주주의의 으이 (李殷正)
■ 정부의 어문 정책

∙통일 고교 문법 교과서 확정

금년 2월 14일, 문교부는 '85학년도부터 사용할 고등학교용 문법 교과서의 내용을 확정하였다.
문교부가 문법 교과서를 국정화한 취지는, 국어 문법의 용어와 체계가 교과서에 따라 달라 학생들에게 혼란과 부담을 주고 있으므로 합리적이며 이해하기 쉬운 국어 문법 교과서를 편찬하여 공통된 문법을 학습시킴으로써 한국인으로서의 기본 교양을 갖추게 하려는 데 있다.
문교부는 문법 교과서의 편찬을 위하여 1982년 성균관 대학교 부설 대동문화연구원에 기초 연구를 위촉하고, 이 결과에 따라 통일된 문법 교과서(검토본)를 개발하여 1984년 5월에 전국의 국어 학자, 현장 교사, 언론 기관 등에 공개하고 여론 수렴한 바 있다.
이번에 확정된 문법 교과서는 여론을 수렴하여 검토 보완한 것으로써 그 주요 내용을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쟁점을 중심으로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종전의 '보조 어간' 중 이른바 시제.존칭.추측 보조 어간을 '선어말 어미'로 설정하였다. 여론 분석 결과 '보조 어간'의 일부를 '어미'로 처리한 것에는 대체로 합의되었고, '선어말 어미'라는 용어의 생소함에 논의가 있었으나 적합한 다른 용어가 없어 '선어말 어미'로 확정하였다. 예컨대 '먹였다'는 '먹(어간)+이(접사)+었(선어말 어미)+다(어말 어미)'로 설명하였다.
둘째, '보어'는 '되다'와 '아니다'의 두 용언 앞에 오는 필수 성분으로 그 범위를 제한하였다. '보어'에 관하여는 그 학설이 다양하여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그는 의사가 되었다.'라는 문장은 '주어(그는)+보어(의사가)+서술어(되었다)'로 설명되고, '그는 조카를 양자로 삼았다.'라는 문장은 '주어(그는)+목적어(조카를)+부사어(양자로)+서술어(삼았다)'로 설명된다.
셋째, 문장의 구문상 종류는 '홑문장'과 '겹문장'으로 나누고 '겹문장'은 다시 '이어진 문장'과 '안은 문장'으로 나누었다. 검토본에서는 '안은 문장'과 '안긴 문장'을 대등하게 나누었으나 여론에 따라 '안긴 문장'은 '안은 문장'의 '절'로 처리하였다. 예컨대, '농부가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라는 문장은 전체로는 '안은 문장'이 되고 '비가 오기'는 '명사절'이 된다.
넷째, 문장인 성분으로 '서술절'을 설정하였다. 국어에 많은 구문 형태 중의 하나인 '토끼는 앞발이 짧다.'와 같은 문장은, 검토본에서는 그 의미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주제어(토끼는)+주어(앞발이)+서술어(짧다)'로 설명하였으나, 주제어가 기능상의 분류가 아니고 주어와의 관계가 모호하다는 여론에 따라 현행과 같이 '주어(토끼는)+서술절(앞발이 짧다)'로 설명하였다.
다섯째, 시간 표현은 '시제(과거, 현재, 미래)'를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동작상(완료상, 진행상 등)에 관하여는 학계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므로 그 개념을 도입하는 데 그쳤다.
이 문법 교과서는 '85년 2월 중 각 고등학교에 공급을 완료하여 신학년도부터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사용 중에 대두되는 문제점에 대하여는 계속 검토하여 보완해 갈 예정이다.

(109면에서 계속)
(고오루, 凍) 정도로 하였다. 또 助詞의 'は'(와, ~는), 'へ'(에, ~에)에 대해서도 현행으로는 'わ', 'え'로 적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나, 試案에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試案의 또 하나의 특색은 '역사적 가나 사용법'이 존중되어야 할 것임을 새로이 附記한 점으로, 이는 표기법 개혁에 대한 종래의 전통 존중파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깊은 관계를 가지며 새로운 가나 사용법의 이해를 깊게 하는 데 있어서도 有用함"이라고 하여 이번의 試案과 역사적 가나 사용법과의 대조를 보이는 附表를 덧붙인 것이 그것이다.
(每日新聞(1985.2.21字)에 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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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계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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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회(이사장 許雄)는 제538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84년 10월 9일 한글회관 강당에서 한글 운동 공로 표창 및 국어학 연구 보조비 전달식을 가졌다. 한편 한글날 기념 행사로 崔碩主 박사 초청 강연회(8일), 로빈스 박사 초청 강연회(29일), 연구 발표회(14일) 등을 가졌다.

◦語文敎育是正促進會(대표 申淳彦)에서는 '84년 말에 漢字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호소문을 전국 각지에 보내 서명을 받고 있다.

◦한국땅이름학회가, 우리나라의 땅이름을 조사·연구·정리하여 역사·지리·언어·민속 등의 연구와 문화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84년 11월 14일에 창립되었다. 회장으로는 정재도 한글학회 연구원이 선출되었다.

◦국어학회(회장 金亨奎)에서는 '84년 12월 21일부터 23일까지 수원의 '말씀의 집'에서 제11회 공동 연구회를 가졌다. 이 공동 연구회 기간 중에, 閔賢植 교수(강릉대)의 "'-스럽다, -롭다'계 접미사 연구", 金興洙 교수(전북대)의 "시각 경험 표현에 대하여" 등 모두 18회의 개인 연구 발표 및 '國語學史의 諸問題'를 主題로 공동 토론회를 가졌다. 또한 管野裕臣 교수(東京 外大)와 陳泰夏 교수(明知大)의 外國 學界의 현황 보고, G. Doerfer 교수(Göttingent大)의 특강도 있었다.

◦韓國語文敎育硏究會(대표 李熙昇)에서는 '84년 8월 23일 동방 연서회에서 제48회 연구 발표회를 가졌다.

◦한국글짓기지도회(회장 李熙昇)는 '85년 1월 4~17일, 1월 18~31일 두 차례에 걸쳐 국민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글짓기 지도회를 가졌다.

◦元老 국어학자인 金聖培 박사(東國大 명예 교수)가 '85년 1월 16일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하셨다. 故人은 국어국문학회 대표이사, 한글학회 이사, 국어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명지대 교수, 동국대 교수로 평생 교직에 몸담아 왔으며, 본 국어연구소의 운영위원으로 계시며 연구소 발전에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유족으로는 林五妱여사(64)와 5男 2女가 있다.

◦대한음성학회(회장 李炫馥)는 '85년 1월 28~31일에 걸쳐 한글학회 강당에서, 초··고교 어학 교사, 음악인,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청취·발음 훈련 및 음성학 이론의 강좌를 가졌다.
◦延大 국학연구원장에 金錫得 교수가 금년 3월에 새로 취임했다.

◦韓國語文敎育硏究會(회장 李熙昇)는 '85년 4월 20일 경기 국민학교 강당에서 제50회 연구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로는, 敦仁成(仁憲國 校長)의 '우리 학교의 漢字교육' 등이 있었다.

◦漢陽大 韓國學硏究所에서는 '85년 4월 26일 '최근 국어학의 연구 동향'을 주제로 제11차 학술세미나를 가졌다.

■ 새로 나온 책 ■

◦國語의 表現과 醇化論 : 朴甲洙 著
이 책은 저자가 '74년부터 10여 년간 紙誌의 청탁을 받아 쓴 글을 모은 것으로 '言語와 表現', '言語 政策과 國語 敎育', '國語 醇化', '國語·國字論'의 4장으로 나뉘어 있다. 일반 교양인과 국어·국자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을 위해 엮었다.
-志學社

◦우리말의 誤用과 醇化 : 朴甲洙 著
저자가 KBS 제 1 라디오에서 방송했던 '우리말 바른 말'을 책으로 펴냈다. 발음, 철자, 형태, 의미, 문법, 외래어 등에서 보이는 잘못 쓰이는 우리말과 그 순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한국 방송 사업단

◦쉬운말 사전 : 한글학회 編
한글학회가 '67년에 낸 같은 사전을 토대로 꼭 다듬어야 할 우리말 3만 2천여 개를 추려 풀이하였다. 과학·기술·법률 등 여러 전문 분야의 용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표현하였다.
-한글학회

◦韓國語의 發音硏究(Ⅰ) : 南廣祐 著
한국어의 발음을 通時的·共時的인 입장에서 연구한 것으로, 저자가 그 동안 발표한 22편의 논문을 손질을 해서 낸 2권의 책 중 첫째 권. 순 우리말과 漢字말의 표준 발음을 중심으로 해서 長短 발음의 혼란, 된소리화의 경향 등의 발음 혼란을 바로 잡는 데 힘을 기울였다.
-一潮閣

◦韓國語의 發音硏究(Ⅱ) : 南廣祐 著
앞의 저서의 후편으로, 常用 漢字 및 漢字말의 표준 발음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一潮閣

◦最新 外來語 辭典 : 李鍾極 編
고유어, 한자어에 이어 우리말을 구성하고 있는 구미 계통의 外來語 3만 단어를 수록하고 있다. 가나다 순에 의해 원어를 소개하고, 어원이나 분야를 밝힌 후 뜻을 소개하고 있다.
-尋雪堂

◦한국어 표준 발음 사전 : 韓國精神文化硏究院 編
精神文化院 語文硏究室이 국어 순화와 어문 정책을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南廣祐(인하대), 李喆洙(인하대), 兪萬根(성균관대) 교수에게 위촉하여 3년 만에 완성한 이 책은 1,000여 페이지에 총 10만 단어가 수록되어 국어 발음의 표준화와 국어 순화에 크게 보탬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발음 표시는 表題語 옆에 한글 발음을 표시하고 국제음성기호(I.P.A)를 倂記했다.
-韓國精神文化硏究院

◦풀이한 訓民正音 : 박 지홍 著
국어학 전공자를 위한 훈민정음의 해설서이다.
-과학사

◦國語와 民族文化 : 金敏洙, 高永根, 李翊燮, 沈在箕 共編
국어학자들의 국어에 대한 이해와 나라 사랑에 대한 사상을 단편적으로 쪼개어 묶은 것으로 言語와 民族文化, 國語의 歷史와 現代國語, 國語의 發展, 國語의 表現 樣想, 文字와 表記 등의 5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集文堂-

◦方言學 : 李翊燮 著
우리나라 방언학의 실질적인 최초의 입문서로 방언학의 큰 줄기를 개관하고 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方言이란 무엇인가? 2. 方言學의 발달, 3. 調査 方法, 4. 言語 地圖와 方言 區劃, 5. 社會 方言, 6. 方言의 傳播.
-民音社

◦韓國語 語原硏究(Ⅰ) : 李南德 著
이 책은 우리말의 어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原始 韓國語의 探究'라는 副題가 붙어 있다. 이 책은 '動詞 語彙의 語源', '形容詞 語彙의 語源', '言語 年代學的 考察과 音韻 對應 法則의 정립'으로 이어지는 총 4권의 저술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것이다.
-梨花女大 出版部

◦한결 金允經 全集
연세 대학이 학교 창립 100주년 기념으로 펴낸 이 전집에는 한결 선생이 생전에 이룩한 국어학의 학문적 연구와 국어 정책론, 인생관 등 모든 업적과 면모를 담고 있다. 이 전집은 朝鮮文字及 語學史(1권), 국어학사 그밖 (2권), 나라말본 그밖(3권), 龍飛御天歌 그밖(4권), 한글운동 그밖(5권), 나의 인생관 그밖(6권), 周時經 전기 그밖(7권) 등 모두 7권으로 되어 있다.
-延世大 出版部
■연구소 소식■
1. 85년도 사업 계획
1. 어휘 빈도 수 조사 연구
이 사업은 각급 학교에서 가르치는 어휘를 조사 연구하여 교육에 활용하는 것뿐 아니라, 현대 국어의 어휘 연구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84년도 국민학교 어휘 빈도 수 조사 사업에 계속하여 금년에는 '84년도 조사 결과의 연구 및 중학교 국어 교과서 6권의 어휘 빈도 수 조사 작업을 실시한다.

2. 한자 및 한자어 사용 실태 조사 연구
한자 및 한자어의 구체적인 쓰임을 살핌으로써 어문 정책 및 어문 교육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는 것이 본 사업의 목적으로, 금년에는 '84년도 사업에 계속하여 1910년대 이후의 신문·잡지에서 한자로 표기된 한자 및 한자어를 조사 완료하고 이의 연구 검토를 병행한다.

3. 외래어 사용 실태 조사 연구
이 사업은 앞의 한자·한자어 조사 연구와 같은 목적과 방법으로 진행한다.

4. 정부 수립 이전의 어문 정책에 관한 연구
이 사업은 지난날의 어문 정책을 체계적으로 이해하여 앞으로의 합리적인 어문 정책 수집을 해 나가기 위한 것으로, 정부 수립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누어 금년에는 작년에 이어 정부 수립 이전의 것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 및 정리한다.

5. 국어 오용 실태 조사 및 순화 사업
이 사업은 각계 각층의 언어 생활에서 무엇이 잘못 쓰이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조사하여 누구나 올바른 국어 생활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금년에는 일상 생활, 신문, 잡지, 방송, 간판, 상품명, 각급 학교의 학생들에게서 보이는 오용 실태를 조사하여 유형별 정리·분석을 한다.

6. 「국어생활」 발간
이 사업은 국민의 국어의 이해와 올바른 국어 생활을 위한 것으로, '84년도에 창간호를 낸 데 이어 앞으로 계간 발간을 목표로 계속 발간한다.

7. 북한의 언어 연구
분단 40여 년 동안 남·북한의 언어의 이질화가 극심한 바, 이에 대한 체계적 연구로 통일되는 날에 대비하기 위하여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금년에는 관계 자료의 수집 및 기초 정리를 한다.
8. 맞춤법, 표준어 및 외래어 표기법 개정안 연구 검토 사업
이 사업은 그 동안 문교부에서 꾸준히 추진해 온 것으로, 본 연구소에서 이를 위탁받아 그 동안의 연구 결과를 검토하여 보다 합리적인 개정안을 작성한다.

9. 국어 순화 사업
이 사업은 문교부의 국어심의회 국어 순화 분과위원회의 위탁사업으로, 본 연구소에서는 국어 순화 자료의 연구 검토를 진행한다.

Ⅱ. 연구소 人事(85년 6월 현재)

1. 운영위원
◦金聖培 위원 작고 및 林漢永 위원의 후임으로 車柱環 위원이 선임됨에 따라 현재 운영위원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운영위원 명단>
위 원 장:沈鍾燮(學術院 會長)
부위원장:金亨奎(國語硏究所長, 學術院 元老會員)
위 원:趙璣濬(學術院 副會長), 車柱環(學術院 人文科學部 會長), 金玉準(學術院 自然科學部 會長), 趙成植(學術院 人文第2分科 會長), 李崇寧(學術院 元老會員), 李基文(學術院 正會員), 金完鎭(學術院 正會員), 金敏洙(高麗大學校 敎授), 南廣祐(仁荷大學校 敎授), 許 雄(한글학회 이사장), 李英敎(文敎部 將學編修室長), 姜基洪(學術院 事務局長) (이상 14명)
2. 직 원
◦연구소에서는 금년 3월 신규로 李殷正, 金東彦, 韓榮均, 金貞娥 이상 4명을 연구원으로 채용하였다.

◦柳東碩 연구원과 金永珠 조사원이 금년 초에 사임하고 후임으로 崔基溶 연구원과 朴劾鎭 조사원을 임명함. 崔基溶 연구원 5월 말에 사임함. 현재 직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직원명단>
소 장:金亨奎
연구원:朴敏圭, 安明哲, 金重瑞, 李殷正, 金東彦, 韓榮均, 金貞娥
조사원:金燕順, 閔庚善, 李美羅, 權美珍, 金希貞, 朴劾鎭
사무원:鄭京姬, 李 恩(이상 16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