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예절

예절 바른 언어와 표준 화법



허철구 국립국어연구원

‘아빠’라는 말은 어릴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고등학생은 물론 스무 살이 넘어서도, 심지어 결혼해서까지 자기 아버지를 이렇게 부르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또 이상하게도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 언어 생활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이와 같이 잘못된 경우를 적지 않게 발견한다. 또 많은 이들이 친구의 부모를 무어라고 불러야 하는지, ‘-시-’를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전화를 끊을 때 인사는 어떻게 하는지 등 적지 않은 문제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호칭어, 경어법, 인사말 등 언어 예절의 문제는 특히 세대에 따라 다르고, 지역이나 집안마다 달라 더욱 어려움이 크다. 예를 들어 어떤 지방에서는 사위를 “이 서방!” 하고 부르기도 하고, 어떤 지방에서는 그냥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때로는 일본식 어법이 그대로 들어와 있기도 하다.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도 일본식 어법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어려움을 풀어 주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국가에서는 1992년에 ‘표준 화법’을 만들었다. 모든 이들이 약속으로 정하여 쓰는 표준어처럼 지역 간, 세대 간의 차이를 적절히 고려하여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표준적인 화법을 정한 것이다.
   표준 화법은 다 자란 성인이 자기 아버지를, 또는 아내가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잘못임을 알려 준다. 장성해서는 당연히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 또 아내는 남편을 부를 때 ‘여보’로 부르고 ‘당신’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준 화법은 언어 예절의 안내자


간혹 자기 아버지를 가리켜 ‘저희 아버님이 학교로 찾아오시겠답니다’처럼 ‘아버님’이라고 높여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언어 예절이 지나쳐 잘못된 예이다. 살아 계신 자기 아버지는 ‘아버지’라고 해야지 ‘아버님’처럼 높여 말할 수 없다. ‘아버님’은 다른 사람의 아버지나 자신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아내가 남편을 ‘저의 남편께서…’라고 높여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자신의 남편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는 겸손하게 낮추어 말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버릇없이 함부로 말하는 것이나 상황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높여 말하는 것을 늘 조심하여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없이 부닥치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에게는 표준 화법이라는 좋은 안내자가 있다. 우리말을 다시 배운다는 마음으로 이에 좀더 관심을 가져 자신의 언어 예절을 곱게 가다듬는 것은 교양인의 덕목이다.

아   빠:어릴 때 아버지를 부르는 말
아버지:장성해서 아버지를 부르는 말
아버님:① 남의 아버지     ②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     ③ 시아버지
선친(先親):돌아가신 나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