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예절

시누이의 남편과 처남의 댁


허철구 / 국립국어연구원

사회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관계도 많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새로운 호칭어가 필요해지기도 한다. 시누이의 남편과 처남의 댁이 그런 경우가 아닌가 한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전통적으로 내외를 하는 관계였다. 한 집안에 따로 사위와 며느리로 들어온 것이니 두 사람만 놓고 본다면 남남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따라서 남녀의 관계가 엄격하던 과거에는 서로 말을 하기도 어려웠으며 부르는 말도 발달하지 못하였다.


시누이의 남편은 “아주버님”“서방님”으로 불러

그러나 요즘은 시속이 변하여 그와 같이 엄격한 내외법이 없을뿐더러 명절이나 집안 행사 때 등 서로 만나서 말을 나눌 일도 잦다. 그럼에도 마땅한 호칭어가 없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누이의 남편 또는 처남의 부인을 무어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 난처함을 느끼고는 한다. 지난 92년에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표준적인 호칭어를 만들면서 시누이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현재 일부에서라도 사용되는 호칭어를 찾아서 쓰기로 하였다. 그래서 고른 말이 요즘 많은 지방에서 쓰고 있는 ‘아주버님’과 ‘서방님’이라는 말이다. ‘아주버님’은 손위 시누이의 남편을 부르는 말이고 ‘서방님’은 손위 시누이와 손아래 시누이의 남편을 두루 부르는 말이다. ‘아주버님’은 남편의 형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한데 “형님” “매부” 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시누이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서방님’은 서울에서 전통적으로 ‘운니동 서방님’이나 그냥 ‘서방님’ 따위와 같이 시누이의 남편을 가리키는 지칭어로 쓴 데서 따온 말이다.


-+*처남의 부인은 “아주머니” “처남의 댁”으로 불러

그러면 시누이의 남편이 처남의 부인을 부르는 말은 무엇일까? 손위 처남의 부인을 부르는 말은 ‘아주머니’이다. ‘아주머니’는 숙모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 흔히 남에게도 쓰는 말이므로 처남의 부인을 부르는 말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말은 숙모뿐만 아니라 한 항렬이라 할 형수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는 데다가 집안에서 쓸 경우 타인에게 쓸 경우와는 느낌도 다르므로 손위 처남의 부인을 가리키는 말로 별 문제는 없다고 하겠다. 한편 ‘처남의 댁’이라는 말도 꽤 널리 쓰이고 있는데 이 말은 손위 처남의 부인이 아닌 손아래 처남의 부인을 부르는 말이다. 또 ‘ßß댁’ 하는 것은 ‘충주댁’ 하는 것에서 느껴지듯 다소 낮춤의 의미가 느껴지므로 손위 처남의 부인을 가리키는 말로는 적당치 않다. 그런데 지칭할 때는 ‘아주머니’라고 하면 누구를 가리키는지 잘 알 수 없어 손위 처남의 부인이라 할지라도 ‘처남의 댁’이라고 지칭한다. 물론 손아래 처남의 부인은 ‘아주머니’라고 높여 부를 수 없으므로 앞에서 말했듯이 ‘처남의 댁’으로 부르고 지칭한다.

새로운 호칭어 잘 익혀 써야

시누이의 남편과 처남의 댁을 부르는 말은 꽤 새로운 것이다. 새로운 문명이 끊임없이 생겨나듯 시속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호칭어도 계속 생겨난다. 이를 잘 정리하는 일만큼이나 그 정리된 결과를 잘 익혀 쓰는 것이 중요하다. 올 10월에는 추석과 한글날이 함께 들어 있다. 올바른 호칭어를 쓰는 것은 명절의 멋을 새롭게 하고 한글날의 의미도 한층 뜻깊게 만들 것이다.

손위 시누이의 남편 → “아주버님!” “서방님!”
손아래 시누이의 남편 → “서방님”
손위 처남의 부인 → “아주머니!”
손아래 처남의 부인 → “처남의 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