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국어학사


이 태 영 / 전 북 대

1. 머리말
    2000년도 국어사 및 국어학사에 대한 연구는 99년도와 마찬가지로 매우 풍성한 결실을 거둔 한 해였다. 문헌자료의 영인본이 계속 출간되고 있고, 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의 편찬 작업에서 입력한 국어사 자료와 세종계획에서 입력한 전자 자료가 공개되고 있어서 국어사의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된 셈이다.
    학회 및 전문 잡지를 중심으로 국어사와 국어학사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어사자료학회, 구결학회에서 관련 논문이 집중적으로 발표되었고, '문헌과해석, 형태론'과 같은 전문 잡지에서도 관련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특히 기념논문집인 '21세기 국어학의 과제'에 역학서를 다룬 국어사 논문이 집중적으로 발표되었다.
    국어사 연구의 동향을 보면 대체로 문헌 자료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았고, 음운사와 문법사연구가 비슷한 분포로 연구되었다. 그러나 어휘사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적었다.
    국어학사의 경우에는 10월의 문화인물로 선정된 유희의 언문지와 물명고의 언급이 가장 많았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발행하는 '새국어생활'과 한글학회에서 발행하는 '한힌샘 주시경 연구'와 한국어문교육연구회에서 발행한 '유희의 생애와 국어학 자료집'에는 유희에 대한 논문으로 특집을 다루고 있다.

2. 국어사의 연구 동향
    국립국어연구원에서 작성한 목록을 참조하여 개략적인 연구 동향을 살필 수 있었다. 여기서는 주로 학위 논문과 전문 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참고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2.1. 문헌 자료 연구 동향
    국어사 문헌 자료에 대한 연구는 전자 자료의 공개에 힘입어 갈수록 연구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목록에서 볼 수 있는 연구 동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년과 마찬가지로 중세국어의 문헌 자료가 중점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또한 이미 알려진 자료의 새로 발굴된 권수가 소개되는 경향이 많았다. 이는 여전히 국어사 연구의 초점이 중세국어에 맞추어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월인석보> 권4의 국어학적 연구"(김동소)는 대구의 김병구 씨가 소장하고 있는 목판 복각본 <월인 석보> 권4에 대한 개관과 표기법과 음운, 희귀어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월인석보》 권19의 국어학적 연구"(김동소)는 1999년 7월 대구에서 발간된 월인석보 권19 초간본을 중심으로 표기법과 음운 현상 및 어휘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연구한 논문이다. 모두 125장으로 되어 있는 월인석보 권19의 내용은 석보상절 권21과 법화경언해 권7의 내용과 일치하고 현재 알려져 있는 월인천강지곡의 내용과 일치되는 부분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석보상절 어휘 색인"(김동소)은 BK21 사업의 일환으로 중세국어 문헌인 석보상절을 전자자료로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어휘 색인을 작성하였다. 이러한 작업은 국어 정보화의 기초적인 작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육조 법보 단경 언해》 하권 연구"(김동소)는 15세기말에 출판된 하권을 가지고 한글과 한자음 표기법과 어휘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다. "<무예제보(武藝諸譜)> 해제·색인·영인"(김동소)에서는 1598년에 발간된 책을 가지고 해제를 하고 색인을 만들었다. "『능엄경언해』 새김 연구"(손희하)는 15세기 자료에 나타나는 새김을 분석, 정리하고 있다. "『역주 법화경 언해 권1』"(김영배)는 중세국어의 법화경언해를 가지고 역주를 하였다. "<월인석보> 권19의 서지 및 <묘법연화경> 언해 권7과의 본문 대조"(남경란·남권희)는 남권희 교수가 가야대학교에 소장된 자료를 정리하던 중 발견한 자료를 가지고 앞 부분에서는 초간본 월인석보 권19만을 행별로 정리하였고, 뒷 부분은 월인석보 권19와 간경도감본 법화경언해 권7을 내용에 따라 대조해 볼 수 있도록 병행 입력한 것이다. 이외에도 <『육조법보단경언해』의 표기법과 음운에 대한 연구>(김양원)과 <월인석보에 나타난 15세기 국어의 사동 연구>(조재관)의 석사 논문이 발표되었고, "『飜譯老乞大(번역노걸대)』에 나타난 否定法(부정법) 고찰"(이태욱)이 문헌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초간본 두시언해 한자 대역어 연구"(박영섭)는 저서로 초간본 두시언해에 나타난 한자 대역어들을 한자 학습 초학서인 천자문, 유합, 훈몽자회 등과 일부 중세문헌인 석보상절, 남명천계송언해, 정속언해 등에 대역된 어휘와 비교 분석한 결과, 두시언해에 대역된 한자는 한자 학습 초학서에 자석된 單一字釋式이 아니라 多字釋式으로 대역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을해자본 《분문 온역 이해방》의 낙장에 대하여"(이은규)는 현재 충남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을해자본 <본문 온역 이해방>의 일부인 네 쪽의 낙장에 대하여 서지학적인 사항과 표기법과 어휘 등을 검토하고 있다. 16세기에 발간된 이 의서는 조선 중종 37년(1542) 5월에 김안국 등이 편찬한 의서이다. 현재 복각본으로 판단되는 목판본 일부가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으며 이를 저본으로 1984년에 홍문각에서 영인본이 출판되었다. 필자는 이 낙장본이 을해자본으로서 현전하는 목판본의 저본이 된 원간본의 일부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급간이방(언해)』의 서지와 어휘 연구>(김남경)는 번각본 구급간이방의 서지와 어휘를 연구한 석사 논문이다. 이 자료는 원간본(을해자본)이 전하지 않고 번각본만 전하는데 현재 전하는 번각본 권1, 2, 3, 6, 7을 대상으로 연구하였다. 이 자료는 내용이 방대하여 국어의 음운, 어휘는 물론 현실 한자음을 전면적으로 반영한 관계로 한자음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남권희 (나)본 『능엄경』 입겿에 대하여"(남경란)는 '남권희 (나)본' 『능엄경』을 대상으로, 여기 나오는 모든 입겿 자형들을 검토하고 입겿 자형의 총목록과 결합 유형을 알아보며, 자형 및 결합형의 빈도와 새로운 입겿의 기능을 밝히고 있다. "<능엄경>의 새 자료에 대하여-남권희 (다)본과 파전본-"(남경란)과 "남권희 (라)본 <능엄경>에 대하여"(남경란)에서도 같은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정문연본 '영가증도가'의 구결에 대하여"(박부자)는 음독구결자료인 '永嘉眞覺禪師證道歌'를 대상으로 자료적인 성격과 세필로 기입된 원토와 후대토 구결의 특징을 밝히고 원토의 경우 14세기말에서 15세기초에 구결이 기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엄경십사 구결 기능체계"(김두찬)은 화엄경 전문을 하나하나 정밀히 현토대로 맞추어 풀이하면서 검토한 결과 나타난 새로운 사실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고 독해문을 첨부하고 있다.
    "훈민정음해례 <용자례> 분석"(이상혁)은 그간의 훈민정음해례 <용자례>에 대한 논의가 그저 용자 어휘 자료에 대한 국어사적 접근이 대부분이었음을 지적하고, <용자례> 자체가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텍스트 상의 위치에 대해서 살피고 있다. 이 논문은 <용자례>와 관련하여 당대 연구자와 편찬자들의 어휘 의식을 조망하고 있다.
    둘째, 잘 알려진 문헌을 연구하는 경향이 많다. 여전히 판본 중심으로 잘 알려진 문헌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학계에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문헌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것인데 석사 논문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셋째, 한글 편지, 한글 관련 고문서를 연구하는 경향이 생겼다. <현풍 곽씨 언간>, <순천 김씨 언간>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풍 곽씨 언간>의 음운사적 연구"(백두현)에서는 지금까지의 국어사 연구가 간본 자료에 의존해 왔음을 밝히고 필사본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현풍곽씨언간은 필사자와 필사 시기, 필사자의 배경 방언 등이 상세히 밝혀진 자료로서 생생한 입말을 반영한 부분이 많아 국어사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국어학적인 연구는 물론 생활사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음운변화와 음운사적 의미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순천김씨언간>에 나타나는 인칭대명사 연구"(이양순)은 한글편지에 나타나는 인칭대명사를 연구하고 있고, "「순천김씨묘출토언간」에 나타난 친족간의 지칭표현"(이양순)은 한글편지에 나오는 친족어의 지칭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한글 토지매매명문과 배지(牌旨)에 대한 일고찰"(정승혜)는 필사연대가 확실한 한글 고문서를 통하여 국어사의 어휘와 다양한 지명, 이두 등의 역사적 연구가 가능함을 보이고 있다. 국어사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자료를 소개하고 학제간의 연구가 필요함을 밝히고 있다. "필암서원 노비보의 인명연구"(조강봉)는 필암서원지에 기록되어 있는 조선시대 인명에 대한 자료에 대한 연구인데, 이 자료에 기록된 노비의 인명은 대개 고유어 이름을 한자의 음과 훈을 빌어 표기한 자료이다. 이렇게 한자로 차자표기된 이 인명들이 어떻게 작명되었으며, 어떻게 불렸는가를 살피고 있다.
    넷째, 백과사전식 어휘 자료와 자석류를 연구하는 논문이 많다. 재물보, 물명고, 물명류고, 훈몽자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물명류고』의 이본과 국어학적 특징에 대한 관견"(전광현)은 유희(柳僖)의 『물명류고』(物名類攷) 이본(異本)들에 대한 간단한 서지적 면면을 소개하고, 한글로 표기된 어휘에 대해 국어학적 특징들을(표기양상과 음운론 중심)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물명류고』의 생물학적 연구"(김대식)은 유희 선생의 『물명류고』(물명고)의 권2 유정류 중 수족(水族)조에 나타나는 생물들의 명칭 분석을 통하여 당시에 선생이 시도하였던 생물명의 분류 체계를 알아보려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본 『훈몽자회』의 한자음"(정승철)과 "『재물보』의 한글어휘에 대한 일고찰"(고정의)의 연구가 있다.
    다섯째, 해외에 소재하는 국어사 문헌에 대한 연구와 지방에 소재하는 국어사 문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외국 국어사 자료연구(1)"(정광·藤本幸夫·최명옥·송철의·심경호)는 일본에 소재하고 있는 국어사 자료에 대한 연구이다. 일본 동경대학 부속도서관의 小倉文庫에 소장된 조선본에 대한 서지목록이 작성되었으며, 국어사 자료 가운데는 목우자수심결에 대한 서지학적인 연구가 진행되었다. 또한 일본 駒澤大學 金澤文庫와 江田文庫 소장의 조선본에 대한 서지학적인 사항도 함께 고찰하고 있다. "런던대학본 <조선관역어>에 대하여"(김유범)는 SOAS(School of Oriential and African Stdies) 도서관의 귀중본 『화이역어』에 대해 서지적 측면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런던대학本의 특징을 간략히 덧붙이고 있다. 또 지금까지 나온 <조선관역어>의 어석서 중 강신항(1995)를 대본으로 그곳에서 런던대학본과 관련하여 언급한 사항 중 잘못되었거나 미처 언급되지 못한 사항들을 정리한다. "일본에 있어서 각필문헌 연구의 현황과 전망"(小林芳規)은 일본과 한국에 소재된 각필로 구결이나 부호를 써넣은 자료 연구에 대한 현황을 밝힌 것이다. "표류민이 전하는 한국어"(기시다 후미타카)는 시마네현(島根顯) 다카미케(高見家) 문서 「조선인 견문서(朝鮮人 見聞書)」에 대하여 해제를 시도하고 그 사본에 수록된 가나표기 한국어에 대한 고찰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본서 소재 가나표기 한국어가 근세 말의 경상도 방언과 유사하거나 대부분이 일치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二中歷」 「世俗字類抄」의 한국어 수사에 대하여"(辻星兒)는 鎌倉時代 초기(13세기 전반)에 성립된 백과전서인 「二中歷」과 일본의 고사서(12세기로 추정)인 「世俗字類抄」를 중심으로 두 책의 假名道, 假名字體의 조사 등을 살펴보고, 일본어 음운사와 관련시키면서 假名表記의 한국어 수사를 검토한다. 이로써 두 책의 수사는 모두 중세의 한국어의 어형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필사본 용비어천가의 고찰-한글 가사를 중심으로-"(김문웅)은 18세기 후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필사본 용비어천가의 서지적 특성과 표기법의 특징을 다루고 있다. "완판(전주판) 방각본 한글 고소설의 서지와 언어"(이태영)는 전주에서 발간된 판매용 한글 고전소설의 서지 사항과 문화적 배경 및 국어사적 의의를 기술하고 있다.
    여섯째, 국어사 자료에 대한 텍스트 언어학적 연구가 진행되었다. 월인천강지곡, 훈민정음 등의 문헌에 대한 텍스트 언어학적 연구가 진행되었다.
    "《월인천강지곡》의 텍스트성"(윤석민)은 월인천강지곡의 텍스트성을 응결성(cohesion)과 응집성(coherence)의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특히 월인천강지곡의 기85에서 기92까지를 대상으로 하여 구조를 파악하고, 통합구조를 제시하였다. "<월인천강지곡>의 간텍스트성"(박금자)은 월인천강지곡과 관련되어 있는 석보상절, 석가보 등을 비롯한 여러 경전과의 비교를 통하여 월인천강지곡의 간텍스트성을 확인한 논문이다. 이 논문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월인천강지곡은 석보상절의 대응 부분을 요약하고 첨가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일부 석가보를 선텍스트로 한 것이 보인다. "<월인천강지곡>의 운율성"(고성환)은 월인천강지곡의 텍스트성을 운율적 측면에 초점을 두어 분석하였다. 어순 재배치나 대구 형식 등 형식적인 측면에서 월인천강지곡의 운율성을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일곱째, 석사 학위 논문에는 여전히 하나의 문헌에 대한 '국어학적인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하나의 문헌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는 아주 필요하다. 그러나 동시대의 문헌 또는 동질의 문헌을 같이 비교하면서 해당 문헌의 국어학적인 위치를 좀더 분명하게 인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많은 국어학 전자 자료가 공개되고 있기 때문이고 앞으로 반드시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덟째, 역학서류의 연구가 많이 보인다. 첩해신어, 인어대방, 노걸대류, 첩해몽어, 노박집람 등 역학서류의 연구가 여전히 많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연구가 많이 진행된 것은 '21세기의 국어학의 과제'라는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인어대방」에 나타난 복수접미사에 대하여"(고이즈미 가즈오)는 인어대방에 나타난 평칭이나 비칭 뒤에 붙는 복수접미사 '-들'과 존칭이나 평칭 뒤에 붙는 복수접미사 '-네'의 대우 관계에 대하여 알아보고 이들 복수접미사가 가진 높임의 정도를 밝히고 있다. "「첩해신어」에 나타난 언어 교육의 양상"(김유정)은 첩해신어가 17세기 사역원의 왜학서로 조선인 역관을 위한 일본어 교재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첩해신어의 성립 배경과 간행 및 개수 과정, 역과의 모습 등을 통하여 조선의 일본어 교육 양상을 살피고 있다. "「첩해신어」의 사역구문"(梅田博之·박창규)은 선행연구에서 오용으로 지적된 사역구문의 용례를 중심으로 첩해신어 원간본에 나타난 사역구문 7개를 검토한다. 이중 다섯 개의 용례는 현대 일본어의 관점으로도 문법적임을 논하고, 나머지 두 개의 용례도 근거를 들어 오용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첩해신어」의 장면성과 상대경어법"(박진완)은 첩해신어가 체제의 특성상 각 대화의 참여자와 그 발화의 장면이 절목으로 확연히 표현되어 있어서 장면성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근대국어 자료 중에서 특히 장면성에 따른 상대경어법의 파악에 최적의 자료로 보고, 첩해신어의 상대경어법을 장면성과 관련하여 살피고 나아가 종결어미의 격식성을 장면성과 관련하여 논의한다. "「첩해신어」에 사용된 지시어의 변천"(안소정)은 첩해신어를 중심으로 지시어의 용자, 용어 그리고 그 어형과 용례를 관조하고 변화의 자취를 고찰한다. "「첩해신어」의 간본 대조"(정승혜)는 국내에 새로 소개되는 동경대 첩해신어를 포함하여 첩해신어의 제이본 및 간본 간의 서지적 고찰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동경대 소장의 활자본 첩해신어는 역학서를 간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표기, 번역, 판식 등의 수정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되었다. <『첩해신어』 일본어의 문법적 특성 연구>(안소정)는 국어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나, 근대국어 왜학서였던 원간본 첩해신어(1676), 개수본 첩해신어(1747), 2차 개수본 첩해신어(1781)을 대상으로 하여 일본어 표현에 나타나는 지시어와 문말 문법형태에 대한 비교 연구를 시도한 것이다.
    "「노걸대」 제간본의 한어문"(양오진)는 1998년 초에 새로 발굴된 구본노걸대를 근거로 노걸대의 초기 편찬 연대에 대한 고찰과 노걸대 제간본의 한어문 성격에 대한 규명을 시도하였다. 그리하여 노걸대는 원대의 작품이 확실하며 구체적인 편찬 연대를 원대 말기인 서기 1352~1368년경으로 추정할 수 있고, 노걸대의 한어문은 여러 종류가 전해지나 초기 간본인 원대 한어문과 명대 한어문, 청대 한어문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노박집람》의 성립에 대하여"(김유범)는 중국어 학습서 노걸대와 박통사의 어휘집인 노박집람의 전체적인 구성과 내용, 그리고 이 책의 성립 과정을 살펴본 논문이다. 이 과정에서 언급된 음의, 질문, 역어지남 등의 서적은 노박집람의 성립 과정 추정에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책으로 보고 있다. "한청문감 '一云' 만주어 어구의 통시 음운론적 특징"(고동호)은 일운 어구와 그 만주어 표제어의 비교에서 나타나는 음운 대응을 분류하여 만주어 음운사의 일면을 살피고 있다. "조선시대 여진학/청학"(송기중)은 조선조가 사역원을 설치하고 역관을 양성한 제도 안에서 여진학과 청학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를 살피고 있다. "몽어노걸대 어휘소고"(최형원)는 몽어노걸대에 나오는 단어 50개를 중심으로 몽어류해와 오체청문감 등의 어휘들과 비교하여 그 기원과 차용관계를 살피고 있다.
    아홉째, 이본 비교 연구가 보인다. 번역노걸대와 노걸대언해, 번역소학과 소학언해, 노걸대류, 첩해신어의 비교 연구가 진행되어 자주 다루어지는 주제가 여전히 다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십구사략언해》 제 판본의 계통 연구"(백두현)에서는 십구사략언해에 대한 현전하는 판본의 조사를 바탕으로 각종 이본을 정리하여 이본들의 체계적인 계통을 세우고, 몇 가지 국어학적인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 "십구사략언해 이본의 언어적 특징에 관한 비교 연구"(백두현)는 「십구사략언해」 각 이본의 언해문을 비교하여 이본 간에 나타난 주요 언어적 특징 중 관심을 끄는 음운변화와 다른 문헌에서는 보이지 않는 어휘를 비교·기술하면서 이들이 지닌 국어사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어제소학언해』(1744)를 둘러싼 몇 문제"(김주원)에서는 소학의 언해류들의 계통을 밝히고 영조판 어제소학언해의 간행 경위와 관련된 몇 문제를 새롭게 발견된 자료를 통하여 논의하였다. 그 결과 영조판 어제소학언해는 현존하는 자료로는 숙종판 소학언해를 답습한 자료이며 그렇기 때문에 어제소학언해가 18세기 중엽에 간행되었으면서도 '어제소학언해서'를 제외한 부분이 17세기의 언어 상태를 지니고 있는 이유를 해명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륜행실도』의 국어학적 연구>(이은정)은 이륜행실도의 "원간본(1518)"과 "중간본(1727)"의 서지적 고찰을 바탕으로 두 문헌에 나타난 국어의 언어현상을 전반적으로 살펴본 논문이다. 음운론적 내용은 모음과 자음에 관련된 국어학적 내용을 통시적 관점에서 살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에 대한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석사 논문으로 <『번역노걸대』와 『노걸대언해』의 대조 연구>(김성란), <번역소학과 소학언해의 비교 고찰>(이효인)의 논문이 있다.
    열째, 해제적이며 교양적인 성격의 글이 많아졌다. 문헌과해석사에서 나온 '정조대의 한글 문헌'에는 일반인에게 매우 교양적인 글이 실려있다. 윤음류, 명의록언해, 부모은중경언해, 오륜행실도, 증수무원록대전, 증수무원록언해, 무예도보통지, 신전자초방언해, 한청문감, 팔세아, 소아론, 중간노걸대언해, 몽어유해보편, 첩해몽어, 인어대방, 중간첩해신어, 방언집석, 고금석림, 어정규장전운 등의 문헌에 대한 해제가 실려 있다. "『태교신기』에 대하여"(정양완)는 19세기 자료인 태교신기언해의 목차와 내용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하고 있다. 잡지 '문헌과해석'에는 "<오대진언>과 '영험략초'에 관하여"(남경란), "17세기의 언간-淑徽宸翰帖①②③-"(김일근.이종덕), "아내 기계유씨(추사 모)가 남편 김노경(추사 부)에게 보내는 편지"(김일근·황문환), "17세기의 조선통신사와 『첩해신어』"(정승혜), "『역어지남』의 편찬 경위와 의의에 대하여"(정승혜) 등의 글이 실려 있다.
    열한째, 운서 연구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세정운의 운도적 성격에 대하여"(정경일)는 최석정이 숙종 4년(1678년)에 편찬한, 현전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운도인 경세정운에서 정리한 聲音律呂唱和全數圖의 특징과 이 도표를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제시된 十七聲分配初聲圖와 聲分淸濁圖, 十一音取象八卦圖, 音分闢闟圖에 대해 성운학적 관점에서 고찰하여 경세정운의 운도로서의 성격을 규명하였다. "《사성통해》에 관련된 운서의 비교"(이강로)는 홍무정운역훈의 서문과 사성통해의 뒤에 실려 있는 사성통고범례, 사성통해의 서문과 범례들을 상호 비교하여, 홍무정운, 홍무정운역훈, 사성통고의 편운 체계 표기 방식의 차이, 자음의 변동, 변동의 규칙들을 논의하였다. "《화동정음 통석운고》의 정·속음과 《전운옥편》 한자음의 비교 고찰"(이돈주)은 근대국어 시기의 최초의 업적인 박성원의 화동정음통석운고(1747)와 같은 근대국어에 간행된 획인자전으로 후대에 나온 우리나라 옥편·자전류의 전거가 되는 전운옥편에 명시된 정음과 속음을 자세히 대비하여, 화동정음통석운고의 정·속음이 전운옥편에서는 그 중 1음만이 표시된 한자 146자를 대상으로 하여 이 두 책의 음들이 현대국어 한자음에서 어떻게 전승되고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화음방언자의해』의 어휘 연구"(김병균)은 이 문헌에 나타나는 어휘를 고찰하고 있다.
    열두째, 새로운 자료가 소개되고 있다. 이미 앞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이미 알려진 문헌의 새 권수가 소개되고 있고, 한글 편지 등이 소개되고 있다.
    "17세기말 국어사 자료 『관세음보살보문품언해』에 대하여"(이호권)은 그간 학계에서 소홀히 다룬 문헌을 서지학적으로 소개하고 국어학적인 내용을 개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2.2. 음운사 연구 동향
    전체적으로 고대국어에서부터 근대국어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음운현상과 표기법이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또한 방언사적인 주제들도 함께 다루어지고 있다. 여전히 음운사를 주제로 한 석·박사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첫째, 고대국어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고대국어의 모음체계(1)"(박창원)는 고대국어의 모음체계를 밝히기 위한 작업의 하나로, 우선 고대국어 연구의 현황을 정리하고, 문제점과 쟁점을 제시하여, 연구의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하여 작성된 논문이다. "계림유사 <고려방언>의 모음체계(1)"(박창원)는 계림유사에 전사된 한국어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즉, 서력 기원 12세기 초기의 모음체계를 재구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를 중심으로 '아'와 '으'의 표기를 비교하여, ''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 음가를 추정하였다. 그 결과 12세기 초 ''는, 음운론적인 변별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비원순모음이었다. ''가 전설모음이었다는 증거는 찾을 수가 없으므로 중성모음일 가능성이 크며, ''의 개구도는 '으'보다 크고, '아'보다는 작으며 그 음가는 [Λ]이거나 이와 아주 가까운 모음이었다. "고구려어 표기 한자음의 형성 기층과 그 어휘 연구"(최남희)는 고구려어 표기 자료인 삼국사기 권 37의 복수 표기 지명 자료 중 일차로 15개의 지명에 쓰인 고구려 한자음의 형성 기층과 어휘를 검토하고 있다. 고구려어 표기 자료는 상고 한자음을 기층으로 형성되기는 하였으나, 상고 자음 운미의 반영이 없는 점으로 보아, 5·6세기 경의 후기 상고음과 일부 중고음이 고구려 한자음의 형성 기층이며, 고구려어·백제어·신라어는 약간의 방언 차이를 가진, 단일한 언어였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고대국어 어휘형태의 내적 재구"(김종택)의 논문이 있다.
    둘째, 중세국어 연구가 예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저서로는 『중세 국어 음운 연구』(우민섭)과 『중세 및 근대 국어의 구개음화』(이명규)가 있고, 석사 논문으로는 <중세국어의 특수어간 교체에 대한 연구>(성은주), <15세기 국어의 홀소리체계에 대한 연구>(안대현), <15세기 국어의 중성모음 'ᅵ' 연구>(진문이), <중세국어 ㅸ에 대한 연구-ㅸ의 음성적 실재와 음변화를 중심으로->(최호섭) 등이 있다.
    "중세국어 모음 '、'의 음가에 대한 연구"(장향실)는 중세국어의 모음체계를 세우는 데 있어 훈민정음해례의 기술이 가지는 한계점에 대해 살피고, 번역노걸대와 번역박통사의 한자음 전사자료를 구체적인 음가를 보여주는 자료로 채택하여 '·'의 음가를 살펴보고 있다. 이들 두 자료에서 중세국어의 '·'는 중국어의 설첨모음에 대응되므로 중세국어의 '·'는 후설 반폐모음이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중세국어 모음체계의 대립과 조정양상"(오정란)은 중세국어의 모음체계를 다루고 있다.
    셋째, 방언사와 관련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육진방언과 중세음의 관계에 대하여"(곽충구)는 북한 방언을 중세국어의 음가와 비교하고 있으며, <16세기 남부방언의 음운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知, 珂 구개음화를 중심으로->(박승철)은 방언의 구개음화 현상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이외에도 "영남 방언 성조의 특성과 그 발달"(김주원)과 "전설모음화의 발달과 방언 분화-전남방언을 중심으로-"(강희숙)은 역사적인 음운 현상을 방언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넷째, 근대국어 연구도 활발하다.
    <근대 국어 모음에 관한 연구>(장향실)는 박사 학위 논문으로 근대국어 시기에 편찬된 사역원 역학서(四學)를 중심으로 근대국어의 모음과 관련된 음운현상의 발생과 그 원인, 제약 등을 살펴본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는 '、'의 비음운화, 원순모음화, 움라우트, 'ᅩ>ᅮ', 이중모음 체계를 논의의 대상으로 하였다. 석사 논문으로는 <17세기 국어의 어간말자음에 대한 형태음소론적 연구>(조남민)와 <20세기 초기 국어의 음운 특성 연구-신소설 자료를 중심으로->(원홍현)가 있다.
    다섯째, 표기법 관련 논문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대체로 15세기 국어의 표기법을 다루고 있다.
    <음절말 'ᄉ'의 음가에 대한 역사적 연구>(황국정)은 어간 내부의 음절말 'ᄉ', 속격 'ᄉ', 15세기 화석형으로 남아있는 체언화 'ᄉ'을 대상으로 'ᄉ'의 기원적 음가와 불파화가 되기까지의 현상을 음성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하여 통시적으로 고찰한 것이다. "특수 어간 교체설 재고"(박양진)는 중기 국어의 특수한 형태 교체형 '나모~, 노~놀ᄋ, 여, ᄋ, ~ᄅ, -~-, 사-~살ᄋ-'의 해석에 대한 기존 논의를 비판하고, 새로운 해석의 방향을 제시한다. "ᄇ계 합용병서의 음운론적 고찰"(박종희)은 15세기 국어 ᄇ계 합용병서에 대한 그간의 논의를 모두 부정하고 ᄇ은 일종의 잠재음으로 보야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ᄇ계 어두자음군에 대한 형태론적 연구-'(米)를 중심으로-"(이등룡)과 "'ㅸ'의 음가 추정을 위한 단계적 접근"(최호섭)의 논문이 있다. 박사 논문으로 <개화기 국어표기법 연구>(신유식)이 있는데 이 논문은 그간 소홀히 해온 개화기의 표기법을 다루고 있다.
    여섯째, 음운 현상의 변천과정을 설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어 미파화의 통시적 고찰>(김영진)에서는 고대국어의 음절말 미파화 현상에 대한 고찰에서부터 시작하여 중세국어에 대한 표기법을 통하여 그 언어학적 의의를 고찰하고 근대국어의 표기에 대해서도 그 영향관계를 설명하였다. "불규칙 활용에 대한 몇 가지 논의"(김성규)는 국어의 불규칙 활용형의 기저형과 문법적 설명에 대한 문제들을 설명하고자 한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는 국어의 불규칙 활용이 실제로는 표기를 바탕으로 설정되었던 것이었으며, '용언 활용형의 이형태 가운데 어느 하나를 기본형으로 잡을 수 없는 것'을 '불규칙 활용'으로 부를 것을 제안하였다. 이른바 'ᄇ 불규칙'으로 불려왔던 '돕다'는 '돕/도w'로 기저형을 설정해야 하며, 중세국어의 '묻다'는 성조형을 고려할 때, '묻:/무르'로 기저형을 잡아야 함을 말하였다. 이들이 사전에서 어떻게 기술될 것인지도 고려하여 대안을 제시하였다.
    석사 논문인 <모음충돌에 대한 통시적 연구-모음충돌 현상과 그 변화 양상을 중심으로->(정은경)과 <된소리되기의 통시적 연구-고대·중세 국어에서->(백승경)도 역시 음운현상의 통시적인 변화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아'와 '' 사이 그리고 이상곡(履霜曲)"(김완진)은 이상곡에 나타나는 ''와 '아'의 차이가 매우 큼을 자료를 통하여 제시하면서 문학작품에 대한 어학적인 해석이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원순모음화 현상의 음운사적 연구"(박종희)에서는 박종희(1983)에서 제시된 15세기 설축대립의 모음체계를 토대로 하여 '、'의 소멸로 인한 모음체계의 변천과정에 따라 근대국어 시기에 발생한 원순모음화 현상을 다루고 있다. "/ᄅ/ 탈락과 언어 화석"(조학행·강희숙)은 국어의 유음 탈락 현상의 음운론적 분석을 토대로 이 현상이 담고 있는 언어의 화석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이 현상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통시적 변화를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른바 규칙이 화석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강화 현상 연구"(박홍길)은 15세기 이후 통시적인 어휘 변천 양상을 검토하여 국어의 강화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예측하고 있다. 이외에도 "/、/의 1단계 변화와 그 원인"(신승용)이 있다.
    일곱째, 한자음과 지명에 대한 음운사적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두자 「味」의 독법과 한자음의 관계"(권인한)는 차자표기법 연구와 한국한자음 연구 사이의 교류가 두 분야의 공동 발전을 모색할 수 있음을 이두자 「味」의 독법에 대한 검토를 통해 보이고자 하였다. 이 논문은 대체로 이두자 「味」에 대해서 '맛(뜻, 취지, 의미)'의 석독자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나, '말(言)'의 음독자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박사 논문으로 <지명어의 음운변화 연구>(정영숙)이 있고, "한국한자음(韓漢音)의 양면성"(강신항)과 "신라 지명 표기의 한자음 연구(1)"(최미현)에서도 한자음을 연구하고 있다.
    여덟째, 계통론 연구가 보인다.
    "퉁구스어의 음운 구조와 문법 구조 연구"(권재일·김주원)는 퉁구스어의 구조와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일환으로 퉁구스어 가운데 하나인 어웡키어를 현지 조사하여 음운구조와 격조사 및 어미 등의 문법구조를 기술한 것이다. 한국어의 유형론적, 계통론적 성격을 규명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3. 문법사 연구 동향
    문법사 연구는 주격중출, 의향법, 연결어미, 경어법, 문법화, 명사구보문, 보조조사, 마침법, 명령법, 부정법, 사동법, 선어말어미, 의존명사, 명사형 어미에 관한 연구 등 매우 다양한 범주가 연구되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문법사 연구의 현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로 문장과 문법형태소 중심의 연구가 주를 이루고, 형태론적 연구는 거의 없는 형편인데 방언의 형태론 연구가 보인다.
    "국어 사동구문의 통시적 변화"(최동주)는 고대국어에서 현대국어에 이르는 동안의 자료를 검토하여, 각 시기별 사동구문의 실현 양상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그 결과 국어의 사동구문은 음독구결 시기에 '-게 -' 사동문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틀을 갖추고 근대국어 시기에 사동사 사동문의 의미영역이 축소되면서 일부 사동사의 세력이 약화되어 어휘화하거나 소멸함으로써 현대국어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한·일 두 언어의 속격조사와 열거격조사의 변천 연구"(전정례)는 한·일 두 언어의 동일한 용법의 조사가 동일한 문법변화를 겪으면서 두 언어의 통사구조를 어떻게 동일하게 변화시키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19세기 후기 전라방언의 처소격조사 부류의 특질과 변화의 방향"(최전승)은 19세기 후기 전라방언 자료에 반영된 처소격 조사 부류들이 보이는 공시적인 분포상의 특성과, 이러한 역사적 단계에서부터 오늘날의 전남·북 지역방언으로 변천해 가는 형태론적 과정과 그 방향을 기술하고 있다.
    둘째, 문법화 연구가 매우 활발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의존명사, 용언, 보조용언, 종결어미, 접속사, 공동격조사 등과 같이 매우 다양한 논의를 보이고 있다.
    "제주방언의 의존명사 '디'의 문법화"(강정희)에서는 제주 방언의 처소성 의존명사 '디'를 다루고 있는데, 유정물 처격조사 외에 연결어미와 종결어미에 분포된 '-신디'가 통사구성체인 '신디'와 형태상 동일한 사실에 미루어 '-신디'들이 동일 기원형인 '신디'에서 분화된 것으로 가정하고 문법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중앙어의 유정물 처격조사는 기원적으로 처소성의 '에'와 '에게'의 '-게'가 그 형태와 의미를 유지하면서 문법화한 반면에, 제주방언에서 유정물 처격조사로 문법화한 '-신디'의 '-디'는 중세국어 처소성의 '->듸'로 기원어를 상정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방언분화의 문법사적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 계열 접속사의 형성 과정과 문법화"(안주호)는 '그러-+연결어미'의 구성을 가지고 있는 '그러-'계열 접속사들의 형성과정을 문법화의 관점에서 살피고 있다. 두 문장이 접속된 1단계 통사적 구성에서, 두 문장으로 분리되어 후행문장의 첫머리에 '그러하- + 연결어미' 구성의 선행문장을 대용하는 2단계를 거쳐, 3단계에 와서는 재분석, 융합을 통하여 형태적 구성의 접속사로 바뀌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與'의 번역과 관련된 문법화 연구"(이태영)에서는 구결문 '與NP로'와 한문 원문의 '與'자의 번역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 동반과 비교의 대상을 표시하는 기능을 가지는 형태 '-와, -로, -와로' 및 그 뒤에 연결되는 '더브러, 려, 다, 야' 등의 기능과 역사적 변천과정을 밝히고 있다.
    이외에도 <'것'의 문법화 연구>(박주영), <국어 용언의 문법화 연구-그 원인과 원리 규명을 중심으로->(배현숙), <도움풀이씨 문법화의 과정 연구>(서인숙), "국어 종결어미화의 문법화 양상"(김태엽), "풀이말 '두다'의 문법화-15·16세기 국어를 대상으로-"(허재영)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박사와 석사 논문이 나오고 있고, 아주 다양한 범주의 문법화를 다루고 있다.
    셋째, 경어법 연구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대높임의 조사 '-요'와 '-(이)ᄇ쇼'의 기원과 형성 과정"(고광모)에서는 '-요'가 '-이오'로부터 발달한 것으로 보고, '-(이)ᄇ쇼'도 '-입시오'로부터 발달한 것으로 보고 그 형성과정을 밝히고 있다. "일부 방언들의 주체 높임법에 나타나는 '-겨-'의 역사(1)-과거 시제 어미 '-어겼-'의 형성-"(고광모)은 방언의 주체높임법에 나타나는 '-겨-'의 역사를 검토하는 과정으로 '-어겼-'의 형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존칭접미사의 생성 발달에 대하여"(도수희)는 고대 국어 시기에 쓰인 존칭 접미사가 '한/간/감/금, 지>치, 바/보/부, 돌이, 쇠'로부터 현대국어에 이르기까지 존칭 접미사들이 언제 생성하여 어떻게 발달하였나를 밝히고 있다. "19세기 국어의 청자 대우법-화계를 중심으로-"(성기철)는 문의 종결형으로 실현되는 19세기 화계의 체계를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고전소설을 중심 자료로 하여 종결형을 살피고, 그 청자 대우상의 특성을 밝혀 이들의 화계를 체계화한다. 그리하여 근대국어 말기인 19세기의 화계를, 종전의 아주높임, 예사높임, 낮춤의 셋으로 구분되는 것을, 낮춤을 예사낮춤과 아주낮춤으로 하위 분류하여 네 개의 화계로 정립하였다. 여기에 반말이 두루낮춤의 화계를 이루고 있다.
    "15세기 존대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의 필요성 제언"(양영희)은 존대법에 대한 기존 태도를 대상 중심적 시각으로 명명하고, 이러한 태도에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화자 중심적 관점에서 기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공손법도 화자 중심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15세기 국어 '시-'에 대한 재고"(정언학)에서는 '-어시-'에서 용언 '시-'는 분석될 수 없고, 다만 '-엇-'과 이형태 관계에 있는 하나의 융합형 '-어시-'만을 분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마니시-'는 '마니#시-' 구성으로 보지 않고, '만+이시-'가 긴밀합성어로 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고려가요의 '고시라'형도 '고#시라' 구성으로 보지 않고 '-고-(원망) + -시-(주체존대)' 구성으로 보고 있다. "대우와 격식"(한재영)은 국어 상대경어법의 언어적인 성격을 보다 분명히 하고 그 체계 구성 요소 가운데 비언어적인 내용을 가리어 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존의 상대경어법에 관한 논의들을 통하여 드러난 문제점들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언어적인 대우와 비언어적인 격식을 구분하는 것이 온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 결과 대우로부터 격식을 가려내는 기준을 정리하였다.
    이외에도 박사 논문으로 <15세기 국어의 존재 체계 연구-『불경언해』를 중심으로->(양영희)가 있고, <개화기 국어 교과서 대우 표현 연구>(이명천)의 석사 논문이 있다.
    넷째, 고대국어의 문법 연구가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사기」 「유사」의 同音 異文 자료"(김무림)는 사기와 유사 소재의 이문이 고대 국어의 어휘 및 음운 체계를 살피는 데에 직접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보고, 사기와 유사에 나타난 동음 관계에 있는 이문 자료의 확립을 목표로, 그 작성 경위와 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논문에서 이문은 동일 어휘 표기에 복수로 나타나는 이표기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향가의 격조사 '-衣[/의], -矣[/의]'에 대해"(황국정)는 향가에서 속격 조사의 '-衣[/의], -矣[/의]'와 처격 조사의 '-衣[/의], -矣[/의]'를 구분하는 기준을 '-衣[/의], -矣[/의]'의 통사적 지위를 밝힘으로써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국어의 속격 구문과 처격 구문의 통사, 의미론적 특성의 공통성과 차이점을 살피고 이러한 기준에 의해서 속격 조사와 처격 조사를 기원적으로 하나의 격으로 보는 견해가 가지는 타당성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 "향가의 첨기 현상에 대한 연구"(이동석)은 향가에서 쓰이는 종성첨기와 음절첨기가 어떠한 동기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었는가를 고찰하고 있다. 그 결과 종성첨기는 단순히 종성의 인식에 의해서만 생겨났다기보다는 향찰의 표기법 자체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았고, 음절첨기는 단순히 단일어의 말음절을 첨기한 것이 아니라 체언의 곡용형에서 '종성+조사'를 첨기하듯 접사에 대한 인식에 의해 '종성+접미사'의 구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았다.
    "'광수공양가 '良焉多依'의 형태론적 고찰'"(이용)은 광수공양가에 출현하는 '良焉多依'에 대한 기존의 분석이 차자표기의 전통과 문법사의 연속성을 고려하였을 때, 미흡한 점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확인법'의 '良'과 배경이나 전제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焉多依'로 구성된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한 것이다. 형태적 분석에서는 결국 김준영(1979/1996)과 일치하게 되나, 그 분석된 형태에는 형태론적 고찰과 의미론적 해석에서 '확인법'과 '-ᄂ대'의 연결어미로 되어 있다고 보았다. <연결 어미의 형성에 관한 연구>(이용)은 차자표기에서 나타나는 명사구 보문 구성과 명사화 구성이 연결어미가 되는 과정을 통시적으로 조망한 것이다. 특히 이 논문의 논의 대상으로는 [가정]과 [조건], [전제]의 연결어미로 문법 형태화한 예들이 통합하는 통사 구성에 초점을 두었다.
    "고대국어 선어말어미 '--' 그 변화"(정재영)은 고대국어 선어말어미 위치에 나타나는 '-內-', '-飛()-', '-臥(卜)-'의 쓰임과 독법을 밝히고, 이들이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쳤는지를 밝힌 것이다. 고대국어 시기에 이들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각각의 분포를 보이던 것이 고대국어의 선어말어미 체계의 변화에 따라 '--'와 '-누-'가 통합하여 중세국어의 선어말어미 '--'로 통합하여 갔음을 보였다. <선어말어미 '-거/어-'의 통시적 연구>(이금영)은 차자표기 자료를 중심으로 선어말어미 '-거/어-'의 형태를 확인하고, 그 역사적 변화과정을 살핀 논문이다. 이두·향찰 자료와 석독·음독구결의 선어말어미 '-거/어-'가 보이는 분포와 기능을 확인하고 이들이 후기 중세국어의 '-거/어-'와 어떻게 다른지를 종결형, 연결형, 관형사형, 무관항목으로 나누어 살폈다. 또 이들이 개재하여 어말어미화하는 과정도 살펴보았다. "석독 구결의 두 관형사절에 대해-'/ -ꑣ'과 '-/-'이 실현된 구문의 통사적 차이를 중심으로-"(황국정)은 관형사형어미 '-ᄂ'과 '-ᄅ'이 15세기 이전 구결 자료에서는 '-/-'로 실현되나 고려시대 구결 자료에서는 '/-ꑣ'을 통해서도 실현되어 특이성을 보이고 있음을 통사적 차이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석사 논문으로 <고려시대 석독 구결의 마침법 연구>(최중호)의 연구가 있다.
    다섯째, 그간 소홀히 다루어온 20세기 초 국어에 대한 연구가 보인다. "신소설의 시상 연구"(정길남)은 그간 거의 다루지 않은 신소설을 대상으로 하여 시상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석사 논문으로 <개화기 국어 교과서 대우 표현 연구>(이명천)이 있다.
    여섯째, 구결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건법 연결어미 '-면'의 발달"(남풍현)은 13세기 후반의 국어자료에 나타나는 훈독구결에 나타나는 어미를 고찰하고 있다. 기원적으로 '-면'은 '-며'와 '(으)ᄂ'으로 분석되는데, '(으)ᄂ'은 주제와 조건을 함께 나타내던 형태였으나 이 '-면'이 발달함으로써 서로 분리된 것이다. 한편 '-면'의 '-며'는 병렬연결어미에서 기원한 것으로 생각해 왔으나 이는 13세기의 석독구결에 나타나는 부사파생접미사 '-■/며'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석독구결의 수사에 대하여"(이승재)는 석독구결 자료에 나타나는 수사를 이들 옆에 달린 구결토를 바탕으로 정리하였다. 이 논문에서 살핀 수사는 一······萬으로 특히 萬의 고유어 '골'이 고려 중기까지 존재했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단위 숫자를 나타내는 고유어는 모두 'ᄂ'이나 'ᄅ'로 끝난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석독구결의 '(ᄉ)'에 대하여"(권용경)은 석독구결에 나타나는 '(ᄉ)'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그동안 속격조사 'ぅ'와 같은 측면에서 연구되어 왔던 데 대해 반성하고 그 성격을 구명하고자 한 논문이다. "유가사지론의 '由氵-'와 '如支-'의 독법에 대하여"(김영만)에서는 '由氵-'은 '말삼-'으로 읽어야 하고, '如支-'은 '-'으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4세기 국어의 시상과 서법-'--, -더-, -리-, -거-, -니-'를 중심으로-"(김영욱)에서는 14세기 음독구결자료인 고려본 범망경, 기림사본 능엄경에 나타나는 선어말어미를 중심으로 국어의 문법범주인 시제, 동작상, 서법의 체계를 밝히고 있다.
    일곱째, 중세국어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16세기 국어의 명령법 어미 '-소//조'의 기원에 대하여"(고광모)는 16세기에 나타나는 명령법 어미 '-소, -, -오, -조'가 모두 기원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소'가 환경에 관계없이 나타남이 문제될 수 있으나, 필자는 그것을 '-소//조'의 단일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15세기 '-이'계 종결 형식의 기능"(이유기)에서는 15세기 '-이'계 구문의 통사 구조와 문체법 및 청자대우법을 기술하고 있다. '-이'은 라체 평서법 종결형식이고, '이니가'는 쇼셔체 의문법 종결형식, '-이녀'는 라체 종결 형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16·17세기 지움월 연구"(허재영)는 16·17세기 지움월의 통시적 변천 과정을 검토한다. 16·17세기의 지움월은 15세기에 비해, 통사론적·의미론적 차원에서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밝혔다. 그 내용은 임자말을 지우는 경우 '아니+이다'라는 구조의 융합이 더 심해진 것으로 보이고, 16세기에 이르러 통사적 방법에 의한 지움월은 지움어찌씨 결합형과 도움풀이씨형이 다 허용될 수 있는 구문일 경우, 도움풀이씨 지움월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16세기 지움월에서 '몯'은 [+당위] 의미를 뚜렷이 갖는다. 17세기 이후 '몯/못'의 쓰임이 [능력], [평가], [당위]의 의미를 지울 경우, '아니'가 '몯'으로 교체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외에도 "중세국어 의존명사의 통합상의 제약 현상"(황경수)가 있고, 석사 논문으로 <15세기 국어의 주격중출문 연구>(구지영)과 <15세기 명사구 보문 연구-석보상절, 능엄경언해를 중심으로->(이정희) 등이 있다.
2.4. 어휘사 연구 동향
    국어사 연구에서 어휘사 연구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그러나 학계가 지나치게 음운사와 문법사 쪽으로만 연구하는 관계로 어휘사 연구는 보는 바와 같이 해마다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경향으로 말미암아 어원은 물론 어휘 형태사와 의미사가 해결되지 않아서 사전을 편찬하는 경우에도 이런 내용이 언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올 한해의 어휘사 연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주 빈약한 실정이다.
    저서로는 『개화기 국어어휘자료집 5(외래어편)』(박영섭)이 있고, 석사 논문으로 <한자어 수용양상에 관한 통계적 연구-15~17세기 문헌을 중심으로->(김성현), <한··일 한자어휘 비교-개화기 신어와 신용어를 중심으로->(노해임), <차용어에 관한 연구>(박종석) 등이 있다.
    "무궁화의 어원"(심재기)에서는 무궁화의 어원을 기술하고 있고, "'노을(霞)'의 어휘사"(이병근)는 '노을'의 어원을 '노을' 계통과 '북새' 계통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하고, 문헌과 방언을 종합하여 어원을 재구하고 있다. "'ᄒ, 새'의 어휘사 연구"(이태영)에서는 번역노걸대에 처음 나타나는 어휘 '새'의 형성 과정을 연구하기 위하여 고유어 ', 새, '의 쓰임을 살피고, 한자어로 사용되는 '菜蔬, 菜, 蔬' 등과 '茅'의 관련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새'가 ' + 새'의 복합어임을 확인하고 이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봄놀다'와 '붑괴다'에 대한 어원론적 형태 분석"(박진호)은 중세국어 자료에 보이는 '봄놀다'의 형태론적 구성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어원론적으로 탐색한 논문이다. 번역박통사에 보이는 '봅놀-'과 관련지음으로써 '봎-'과 모음교체 관계에 있는 '*붚-'을 재구하고, 이들로부터 '놀-'이 결합하여 '봄놀다'가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튀르크어와 한국어의 어휘 비교 고찰"(김영일)은 튀르크어와 한국어 어휘 일곱 쌍을 비교하여 신체어휘의 비교가능성을 제시하고 튀르크어의 계사와 한국어의 계사가 그 형태와 변화과정이 일치하는 것을 살피고 있다. "'어떠하-', '어찌하-'의 공시태와 통시태"(김종현)는 형태 변화와 의미 변화 사이의 상관 관계를 평가하고 이에 기반하여 현대어에서 '어떠하-', '어찌하-'가 보여주는 의미론적, 화용론적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두 어휘의 형식과 기능에 대해 공시태와 통시태의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 "국어 어휘의 변천 연구(6)"(김태곤)가 있다.

3. 국어학사 연구 동향
    올 한해의 국어학 연구사에 대한 연구는 주로 몇몇 인물로 한정되었다. 특히 2000년 10월 문화의 인물로 선정된 유희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았고, 최현배 선생과 주시경 선생에 대한 연구가 뒤를 이었다. 전집으로는 『일석 이희승 전집 1~9』가 간행되었고, 『국립국어연구원 10년사』, 『국어학연감 2000』 등이 간행되었다. 국어학사 연구 동향을 특징별로 언급하기로 한다.
    첫째, '언문지'를 쓴 유희에 대한 전기적 연구, 서지적 연구 및 국어학적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었다.
    저서 『10월 문화인물 유희』(이병근)는 유희의 생애, 저서, 학문세계, 국어연구와의 관계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한국어문교육연구회가 발행한 『유희의 생애와 국어학 자료집』이 나왔다.
    "유희 선생의 생애와 학문"(김민수)은 유희의 전기, 생애, 학문을 다루고 있으며, 언문지와 물명고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유희의 전기 및 감제 시권"(김민수)은 유희의 부인인 안동권씨가 쓴 필사본 전기를 소개하고 있다. "내가 아는 유희와 그 관련자료고"(정양수)는 유희의 가계와 생애, 저술과 학문세계를 살피고 있다. "유희(柳僖)의 학문과 생애"(정양완)는 유희의 학문과 유희의 전기에 대하여 여러 문헌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하여 서술하고 있다.
    "『언문지』에 나타난 유희의 음운연구"(강신항)는 언문지의 내용을 제시하고, '.'음의 변화, 'ᄃ, ᄐ 구개음화 현상'의 시기, 각자 병서에 의한 된소리 표기 주장 등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유 희의 《언문지》 고찰"(권재선)은 권재선 선생의 <고친판 국어학 발전사>에서 옮겨 실은 글로서 유희의 언문지에 나타난 이론을 아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유 희의 《언문지》의 구조 인식과 역철학 동요"(김석득)는 김석득 선생이 지은 <우리말 연구사>에서 옮겨 실은 글로서 언문지가 국어학 연구사에서 획기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고 보고, 언문지의 내용을 분석하고, 국어학의 연구사적 의의를 소개하고 있다. "유 희의 《언문지》"(김윤경)은 <한결 김윤경 전집1>에서 옮겨 실은 것으로 유희의 언문지의 국어학적인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유 희와 그 주변의 신 발굴 육필 자료"(김일근)는 유희 선생 주변의 인물과 관련된 편지를 소개하고 있다. "《언문지》에 나타난 유 희의 한글 학설"(최현배)은 <고친 한글갈>에서 옮겨 실은 자료로 최현배 선생이 유희의 언문지에 나타난 학설을 간략히 설명한 글이다. "《언문지》에 나타난 유 희의 한글 학설"(최현배)은 유희(柳僖)의 《언문지》(1824, 순조 24년) 전편을, 첫소리 보기, 가온소리 보기, 끝소리 보기, 온자 보기(全字例) 네 부분으로 나누어진 책의 구성에 따라 그 내용의 요지를 소개하고, 유희의 견해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리고 유희의 학설 중에서 특히 명심해야 할 내용 6가지를 들었다.
    "유희의 물명고"(홍윤표)에서는 다산의 물명고와 더불어 국어 어휘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유희의 물명고에 대한 기존의 업적들을 종합 정리하고 이 문헌이 우리나라에서 어떠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언문지》 풀이"(유창돈)는 유창돈 선생이 지은 <언문지 주해>에서 옮겨 실은 글로서 유희의 언문지를 번역한 것이다. "《언문지》 해제"(유창돈)는 유창돈 선생이 지은 <언문지 주해>에서 옮겨 실은 글로서 언문지에 대한 간단한 해설을 한 글이다. "'언문지'에 나타난 국어 음운 연구"(정경일)는 비교적 치밀하게 국어음과 언문에 대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체계를 설정하고자 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특히 당시에 구개음화가 이미 진행 중이었으나 다만 관서지방에서는 이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기록은 국어사의 관점에서 매우 귀중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 희의 《언문지》"(김윤경)는 조선 문자사상에 있어 대서 특필한 권위 있는 학자로 음운학 상에 제 1인자로 유희를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유희를 높이 평가하고, 그의 명저가 간포(刊布)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언문지》의 내용을 소개하였다. 이희승 장본(藏本), 권덕규 장본(藏本), 봉천 김구경 교간본(校刊本)을 대조하면서 간혹 필자의 의견으로 교정만 할 뿐, 유희 학설의 특별한 점을 13 가지로 정리하여 보이고 있다.
    둘째, 외솔 최현배 선생에 대한 연구가 주로 외솔회에서 발행하는 잡지에 많이 실렸다. 저서로는 『외솔 최현배 학문과 사상』(김석득)이 발간되었다.
    "외솔의 「우리말본」과 말본 연구의 방향"(권재일)은 우리말본에 나타난 연구목표, 연구대상, 연구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잡지 '나라사랑'에는 "외솔의 학문과 사상을 통한 21세기 한국학의 나아갈 길"(김석득), "외솔의 말본 연구와 말본 연구가 나아갈 길"(권재일), "외솔 최현배 사상과 한국의 미래"(박선영), "외솔의 사회 사상과 새 세기 나라사랑의 길"(박영신), "외솔의 언어 정책과 남북한의 국어 통일"(최기호), "외솔 선생을 추모하며"(이현재), "외솔 최현배 선생의 삶을 되돌아 보며"(허웅), "《한글갈》을 통해 본 국어학 연구의 방향"(임용기), "큰 스승의 삼십 주기를 맞으며"(김병수) 등의 논문이 실려 있다.
    "용재선생과 외솔선생"(김석득)은 외솔회가 단체로 제6회 용재학술상을 받게 되어 수상 기념으로 김석득 선생이 강연한 내용으로 용재선생과 외솔선생의 교육과정과 정신세계를 이야기한 내용이다. "최현배(1930)과 박승빈(1931)의 어미를 보는 눈"(시정곤)은 최현배(1930)과 박승빈(1931)의 어미관을 비교·검토한다. 최현배(1930)가 용언어간과 어미를 한 데 묶어 하나의 품사로 보려는 종합적 설명법을 채택하게 된 이유와 그 타당성을 논하고, 박승빈(1931)이 용언어간과 어미를 분석하여 각각 별도의 품사로 보려는 분석적 설명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셋째, 주시경, 유길준, 최세진, 최석정, 정약용에 대한 논문이 있었다.
    "주시경 문법의 월구조 연구"(최낙복)는 주시경이 지은 <국어문법>의 짬듬갈 단원에 나타나는 10개의 본드와 11개의 버금본드를 어떻게 풀이하고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주시경 문법의 월성분 연구"(최낙복)는 주시경이 지은 <국어문법>의 월갈 분야 가운데서 그가 월성분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를 살피고 있다. 이외에도 "주시경 말본에 나타나는 '미'를 밝혀 본다"(박지홍)과 "주시경과 모국어 정신"(이상혁)의 글이 있다.
    "다산의 《아학편》"(정재영)은 다산 정약용이 아동들의 한자 학습을 위하여 편찬한 아학편의 이본들을 대상으로 이 책의 체제와 특징을 밝히고, 이 자료에 반영되어 있는 국어학적인 특징을 살펴보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1813년에 다산이 필사한 것으로 보이는 강경훈 소장본과 19세기 중엽 이전에 필사된 정문연본과 19세기 후반에 필사된 규장각본, 그리고 1908년에 간행된 지석영의 석판본을 중심으로 한자의 음과 훈과 국어 어휘들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이외에 "유길준(1909), 『대한문전』"(장윤희.이용), "최세진 생애의 연구에 대한 재고와 반성"(정광), "최석정의 음양행동론과 탈미(Talmy)의 동력학 패턴 비교"(최상진)의 논문이 있다.
    넷째, 개화기의 국어학사에 대한 논문이 보인다.
    "개화기의 한국 어문운동-국한문혼용론과 한글전용론을 중심으로-"(고영근)는 19세기 말의 갑오경장부터 1910년의 일본의 한국주권 침탈까지를 일단 개화기로 간주하고 이 시기의 한국어문운동의 한 면모를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문법의 역사"(고영근)에서는 먼저 개화기로부터 해방까지의 문법 교육의 역사를 더듬고 해방 후는 남북한으로 나누되, 재외 교민의 문법 교육도 아울러 서술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한국의 문법 교육이 어떻게 수행되어 왔는가를 밝히고 이를 기초로 하여 앞으로 문법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4. 마치면서
    국어사 연구는 개별 문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음운사와 문법사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상대적으로 어휘사 연구는 아주 빈약하며 어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는 석사 논문이 나오지 않고 있다.
    개별 문헌에 대한 국어사 연구는 주로 중세국어에 치우쳐 연구가 되고 있으나, 근대국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되는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19세기나 20세기 초의 국어에 대해서는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는 학계가 여전히 중세국어 중심의 연구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문헌 자료의 소개가 잘 알려진 문헌의 새로 발견된 권수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너무나 판본 중심으로만 자료를 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필사본 자료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음운사와 문법사 연구는 비교적 아주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구결연구와 중세국어 연구가 단연 앞서고 있다. 통시적인 변화사를 많이 다루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국어사 연구의 태도라 할 수 있다. 어휘사 연구가 매우 부진한데 학계에서 이 분야에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국어사 연구가 절름발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어학사 연구는 10월의 문화인물인 유희를 중심으로 연구되었고, 단체를 중심으로 최현배 선생에 대한 연구가 집중되었다. 전문적인 논문이 많지 않고, 특히 학위 논문이 없는 걸로 보아 국어학사에 대한 관심이 매우 희박해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학회나 단체에서 국어학사와 관련된 인물과 사건, 자료를 다루는 행사가 꾸준히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