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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놀/나울/너울/나불-/너불-'에 관하여

작성자 장광수 등록일 2009. 10. 7. 조회수 552
이 글은 [생각]과 [질문]이 뒤섞여 있습니다. 내용이 순차적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그렇게 구성했습니다만, 귀원에서는 [질문]에만 답하셔도 됩니다.
아*: 모음 아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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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언어 정보화] ‘노을’ 항목

霞 노을 하 <1527 훈몽자, 상, 1b> 霞 노올 하 <1576 신유합, 上, 4a>

‘노을’은 16세기 문헌에 ‘노을’과 ‘노올’로 나온다. ‘노을’과 ‘노올’이 18세기 문헌까지도 같이 나온다. 이 두 단어 중에서는 ‘노올’이 더 오래된 형태로 추정된다. ‘노올’의 기원형은 ‘나발*(초성은 ᄫ)’이 아니었나 추정된다. 그렇게 추정하는 것은 지역 방언에 ‘나울(경북 예천), 나부리(경북 의성, 성주 등), 나불(함남 함흥, 강원 삼척), 나부리(함남 혜산)’ 등과 같은 단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발*(초성은 ᄫ)’의 어원은 알기 어렵다. 경북 성주 방언에는 ‘지넉나부리’(저녁노을), ‘아즉나부리’(아침노을)라고 노을을 구별하여 부른다.

●노올02「명사」『옛말』‘노을’의 옛말.
●놀01[놀ː] ‘노을’의 준말.
¶ 놀이 지다/놀이 붉게 타다.【<노올<노을<훈몽>】
●노을: 해가 뜨거나 질 무렵에, 하늘이 햇빛에 물들어 벌겋게 보이는 현상.
【노을<훈몽>】
●나울02「명사」『방언』‘노을’의 방언(경상).
●나불03「명사」『방언』‘노을’의 방언(강원, 경상).
참고할 어휘: ●너울02: 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

[생각 1]
‘한민족 언어 정보화’의 설명을 참고하고 자음 ‘ㅂ’ 아래 모음 ‘으’의 원순 모음화 과정을 고려하면, ‘노을[霞]’의 어원은 15세기에 ①‘노발*(초성은 ᄫ)[혹은 노블(초성은 ᄫ)]/나발*(초성은 ᄫ)[혹은 나블(초성은 ᄫ)]’의 쌍형(雙形)으로 존재했거나 ②‘나*발*(초성은 ᄫ)[혹은 나*블(초성은 ᄫ)]’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①의 경우라면, ‘노발*(초성은 ᄫ)[혹은 노블(초성은 ᄫ)]>노올>노을[霞](모음 이화)/노올[>노울(모음 이화)]>너울[波](모음 동화)//‘나발*(초성은 ᄫ)[혹은 나블(초성은 ᄫ)](>나올)>나울[霞](모음 이화)>너울[波](모음 동화)’의 변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고,
②의 경우라면, ‘나*발*(초성은 ᄫ)[혹은 나*블(초성은 ᄫ)](>나*올)>노올>노을[霞](모음 이화)/나*발*(초성은 ᄫ)[혹은 나*블(초성은 ᄫ)](>나*올>나올)나울[霞](모음 이화)>너울[波](모음 동화)’의 변화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제1음절의 ‘아*’가 ‘오’로 변한 예로는 ‘사*매>소매(1632 가례해, 2,16 b)’ 등이 있습니다.].

아래에서 검토되듯이, ‘노을[霞]/나울[霞]/너울[波]’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①의 경우로 보자면, ‘노올’ 형태에서 모음이 두 갈래로 변화하여 ‘노을[霞]’과 ‘너울[波]’이 분화되었거나, ‘나울[霞]’이 방언으로 남아 있는 한편 모음의 이화를 거쳐 ‘너울[波]’로 바뀐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②의 경우로 보자면, ‘(나*올)’ 형태에서 한쪽으로는 ‘노올>노을[霞]’로 변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나올)>나울[霞](모음 이화)>너울[波](모음 동화)’로 바뀐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음운 변화의 과정은 ①의 경우로 설명하면 별 어려움이 없을 듯합니다. 그러나 ‘노을[霞]/나울[霞]/너울[波]’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②의 경우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할 듯합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제1음절의 ‘아*’는 대체로 18세기에 음운 변화를 겪게 되는데[‘사*매>소매(1632)’는 그보다 빨리 변화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라면 이미 16세기 초에 ‘아*’가 제1음절에서 음운 변화를 겪은 것으로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귀원에서 ‘아*’의 변천 과정을 좀 더 검토하여, 이 문제를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질문 1]
●놀01의 어원 설명【<노올<노을<훈몽>】은 재고해야 할 대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마, ‘霞 노을 하<1527 훈몽자, 상, 1b>, 霞 노올 하<1576 신유합, 上, 4a>’를 근거로 그렇게 판단하신 듯합니다. 그러나 ‘한민족 언어 정보화’의 설명을 바탕으로 ①과 ②에서 살펴보았듯이, ‘노을’은 15세기의 세조 무렵까지는 초성이 ‘ㄴ’이고 모음은 양성인 첫음절 다음에 초성이 ‘ᄫ’으로 시작되는 말이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 경우의 ‘ᄫ’은 모두 ‘오’로 바뀌게 됩니다. 따라서, ‘노을’ 이전에 ‘노올’이 나왔다고 봐야 합니다(아직, 문헌상으로는 확인이 안 된 경우라고 해야겠지요.). 그래서 ‘한민족 언어 정보화’에서도 “두 단어 중에서는 ‘노올’이 더 오래된 형태로 추정된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설명해야, 현재 어원 설명이

●놀01[놀ː] ‘노을’의 준말.【<노올<노을<훈몽>】
●노을【노을<훈몽>】

양자가 다르게 되어 있는 것(현재 설명대로라면, ‘●놀01’은 ‘노을’의 준말이 아니라 ‘노올’의 준말이 됩니다.)을

●놀01[놀ː] ‘노을’의 준말.【<노을<훈몽><노올】
●노을:【<노을<훈몽><노올】

로 일치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노올01:『방언』‘폭풍01’의 방언(제주).
●폭풍01(暴風) 「1」매우 세차게 부는 바람.
●놀05[놀ː]: ‘너울02’의 준말.
●너울02: 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

[생각 2]
●노올01은 ‘제주도 방언’이니, ‘매우 세차게 부는 바람’만이 아니라 그에 따라 일어나는 ‘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일정한 방향으로 바닷물이 흐르다가 바람과 부닥쳐 일어나는 자연 현상이 ‘너울’이니, 실제로도 두 가지 뜻을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귀원에서 이 문제를 한 번 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래의 [질문 2]와 관계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질문 2]
“●놀05[놀ː]: ‘너울02’의 준말.”이라는 설명도 재고해야 할 대상일 듯합니다. 왜냐하면, ‘너울>널/너울>눌’의 변화는 가능해도, ‘너울>놀’의 변화 과정은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노올01’이 ‘(제주 바다에 폭풍과 함께 밀려오는) 크고 사나운 물결’을 뜻한다면, ‘노올01>놀05’로 변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때의 ‘노올[波]’과 <1576 신유합, 上, 4a>의 ‘노올’[霞]을 비교해 보면, ‘(제주) 바다의 물결이 (크게) 너울거리는 현상./’해가 뜨거나 질 무렵에, 햇빛에 물들어 벌겋게 보이는 하늘이 (아주 가볍게) 나울거리는 현상.’으로 대응 관계를 설정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①과 ②에서 재구해 본 어원은, ‘무엇이 {나울거리는/너울거리는} 현상’이란 뜻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벌겋게 물든 하늘이 가볍게 나울거리면 ‘노을[霞]’이 되고, (제주 바다의) 물결이 거세게 너울거리면 ‘노올[波]’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노올[波]’이 ‘[>노울(모음 이화)]’을 거쳐 현대 국어의 ‘너울[波](모음 동화)’이 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 ‘노올>노을’과 ‘노올(>노울)>너울’의 어감상의 차이도 고려해 볼 수 있는 대상입니다. 작고 가볍게∶크고 거세게]. 이렇게 볼 수 있는 근거는 아래에서 검토되는 ‘가치노을/까치놀’의 의미 문제에서 더욱 강화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나울02「명사」『방언』‘노을’의 방언(경상).
●나불03「명사」『방언』‘노을’의 방언(강원, 경상).
●나울01: ‘나울거리다’의 어근.
●나울-거리다
「1」물결이나 늘어진 천, 나뭇잎 따위가 보드랍고 느릿하게 자꾸 굽이져 움직이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 나울대다「1」.
「2」팔이나 날개 따위를 활짝 펴고 위아래로 보드랍게 자꾸 움직이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나불01: ‘나불거리다01’의 어근.
나불-거리다01: 얇은 물체가 바람에 날리어 가볍게 자꾸 움직이다. 또는 그렇게 하다.
●나불02: ‘나불거리다02’의 어근.
나불-거리다02: 입을 가볍게 함부로 자꾸 놀리다.

[생각 3]
위의 어휘들은 ‘무엇인가가 가볍고 작게 움직이는 것’이 ‘*나블[>나블(초성은 ᄫ)]>나울’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나울02, ●나불03’은 현대 국어의 ‘노을[霞]’이 ‘해가 뜨거나 질 무렵에, 햇빛에 물들어 벌겋게 보이는 하늘이 {나울거리는/나불거리는} 현상’을 뜻한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또한, ‘나울거리다, 나불거리다01’은 이들 어휘가 ‘노을[霞]’이나 ‘너울[波]’의 범위를 넘어 ‘천, 나뭇잎, 팔, 날개 등/얇은 물체, 입’으로까지 외연(外延)을 넓혔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너울02: 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
●너울01:
「1」예전에, 여자들이 나들이할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하여 쓰던 물건. 얇은 검정 깁으로 만든다.
「2」뜨거운 볕을 쬐어 시들어 늘어진 풀이나 나뭇잎.
「3」‘겉모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방언』‘면사포(面紗布)’의 방언(평북, 황해).
「5」『북한어』속이나 내용의 좋지 않은 것을 가리기 위한 거짓 모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너울<가례언해(1632)>】
●너울04:『방언』‘덩굴’의 방언(함경).
●너울03: ‘너울거리다’의 어근.
●너울-거리다
「1」물결이나 늘어진 천, 나뭇잎 따위가 보드랍고 느릿하게 자꾸 굽이져 움직이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2」팔이나 날개 따위를 활짝 펴고 위아래로 보드랍게 자꾸 움직이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너불01: ‘너불거리다01’의 어근.
너불-거리다01: 엷은 물체가 바람에 날리어 거볍게 자꾸 움직이다. 또는 그렇게 하다.
●너불02: ‘너불거리다02’의 어근.
너불-거리다02: 입을 함부로 자꾸 놀리다.

[생각 4]
이 어휘들은 ‘나울/나불’과 ‘너울/너불’이 어감상의 차이를 기본적인 대립항으로 가지고 있으며, 어감의 차이가 의미의 분화를 가져오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첫째, ‘나울02[霞]’에 대응되는 것이 ‘너울02[波]’인데, 작고 가볍게 나울거리는 것은 ‘노을’이고, 크고 세게 너울거리는 것은 ‘너울’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둘째, ‘너울01’의 각 항목의 설명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는바,

「1」은 ‘얇은 검정 깁이 가볍게 움직이는 것’과 관련되며, 색깔이 바뀐 현대판이「4」라 할 수 있습니다.
「2」는 ‘뜨거운 볕을 쬐어 시들어 늘어져 가볍게 움직이는 풀이나 나뭇잎’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3」과「5」는「1」에다 그와 어형이 비슷한 ‘허울(실속이 없는 겉모양)’의 의미가 보태어진 결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위에서 재구(再構)해 본 어원이 이미 <가례언해(1632)> 시기에 ‘노을[霞]’이나 ‘너울[波]’의 의미를 넘어 ‘너불거리는 검정색 얇은 깁으로 얼굴을 가리는 물건’이란 뜻으로 의미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보면, ‘나울거리다/너울거리다//나불거리다/너불거리다’라는 어휘가 ‘천, 나뭇잎, 팔, 날개 등/얇은 물체, 입’으로까지 외연(外延)을 넓힌 것도 꾀 오래전의 일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셋째, ‘●너울04’는 함경도 사람들이,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를 ‘너울거리며 길게 뻗어 나가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려 줍니다.


내용상 연계되어 있는 문제이나, 분량이 넘쳐 " '가치노을/까치놀/농울치다'에 관하여"(2009.10.08)는 별도로 올립니다. 두 글을 같이 읽어 보신 후 판단하시는 게 편하실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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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놀 (어원)

답변자 온라인 가나다 답변일 2009. 10. 8.
안녕하십니까?
1. 기타 어원 자료도 살펴보니, 말씀하신 바가 일리가 있습니다. ‘놀’의 어원 정보를 다시 검토하도록 담당 부서에 전달하였습니다.
2.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하여 제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도록 담당 부서에 전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