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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만찮은 실력
정호성(鄭虎聲) 국립국어원
  국어에서 용언 뒤에 오는 어미와 그 어미 뒤에 오는 말이 어울려 줄어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표기가 문제가 된다.
(1) ㄱ. 이번 홍수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 적쟎은 / 적잖은
ㄴ. 그는 남부럽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 남부럽쟎은 / 남부럽잖은
ㄷ. 그리 달갑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 달갑쟎은 / 달갑잖은
  위 (1)의 예들과 같이 어미 ‘-지’ 뒤에 ‘않-’이 어울려 줄어드는 경우는 어떻게 적어야 할까? ‘가지다 + -어 → 가져(가지어)’, ‘다니다 + -어→다녀(다니어)’와 같이 축약을 인정한다면 ‘-지’에 ‘않-’이 어울려 줄어드는 경우도 ‘-쟎-’과 같이 적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줄어든 형태가 이미 굳어져서 하나의 낱말로 대접받고 있는 것들이므로 어원을 밝힐 필요가 없이 소리 나는 대로 적고 있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1)의 밑줄 친 예들은 ‘*적쟎은, *남부럽쟎은, *달갑쟎은’이 아니라 ‘적잖은, 남부럽잖은, 달갑잖은’과 같이 ‘-잖-’으로 적어야 한다.
  이와 같이 ‘-지’ 뒤에 ‘않-’이 어울려 줄어든 말에는 ‘같잖다, 꼴답잖다, 되잖다, 시답잖다, 어쭙잖다, 오죽잖다, 올곧잖다, 의젓잖다, 점잖다’ 등이 더 있다.
(2) ㄱ. 상대팀은 만만치 않은 실력을 지녔다. → 만만챦은 / 만만찮은
ㄴ. 차린 음식이 변변치 않아 걱정이에요. → 변변챦아 / 변변찮아
ㄷ. 김 선수는 기술은 좋은데 체력이 시원치 않아. → 시원챦아 / 시원찮아
  (2)의 밑줄 친 예들은 ‘-하다’ 형용사 어간에 어미 ‘-지’가 연결되어 ‘-치’로 줄어든 형태에 다시 ‘않-’이 어울려 줄어든 것들이다.
  이 예들 역시 축약을 인정하여 ‘*만만챦은, *변변챦아, *시원챦아’로 적는 것이 아니라, 줄어든 형태가 하나의 낱말로 인식되고 있어서 어원을 밝혀 줄어진 과정을 보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되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만만찮은, 변변찮아, 시원찮아’와 같이 적어야 한다.
  (2)의 예들과 같이 ‘-하지’ 뒤에 ‘않-’이 어울려 줄어든 말에는 ‘가당찮다, 괜찮다, 귀찮다, 당찮다, 대단찮다, 마땅찮다, 수월찮다, 심심찮다, 여의찮다, 우연찮다, 짭짤찮다, 칠칠찮다, 편찮다, 하찮다’ 등이 더 있다.
월간 · 비매품   발행_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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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題字): 송은 심우식(松隱 沈禹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