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질 문

"죄송하지만 그 문제는 나랏님/나라님께서도 어떻게 해 줄 수 없습니다."라는 문장 에서 '나랏님'와 '나라님'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는 말입니까?

 

이때의 '-님'은 접미사이므로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나 랏님'이라고 해서는 안 되고 '나라님'이라고 해야 합니다.
    우리말에서 '님'은 다음 (1)처럼 의존 명사나 접미사로 쓰입니다. (1ᄀ)의 '님' 은 사람의 성이나 이름 다음에서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로서 '씨'보다 높임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 명사로 쓰인 예이고 (1ᄂ)과 (1ᄃ)의 '-님'은 각각 직위나 신분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높임'의 뜻을 더하거나 사람이 아닌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대상을 인격화하여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쓰인 예입 니다.
(1) ᄀ. 박규호 , 박 , 규호
ᄂ. 부장, 과장, 원장
ᄃ. 달, 해, 별, 토끼

질문하신 예문의 '나라님'은 '나라의 임자'라는 뜻으로 '임금'을 이르는 말이므로 이때의 '-님'은 (1ᄃ)의 '-님'과 같은 접미사입니다. 따라서 '나라님'은 '나라'에 접미사 '-님'이 덧붙은 파생어입니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사이시옷('ᄉ')은 합성어에서만 받치어 적으며 '나라님'과 같은 파생어에서는 받치어 적을 수 없으므로 '나랏님'처럼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으면 안 됩니다. 간혹 '햇님'이라고 적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잘못된 것입니다.
    최근 '님'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특이한 예가 우리의 주목을 끕니다.

(2) ᄀ. 께서 보내 주신 원고는 잘 받았습니다.
ᄂ. 과 이별하다.

(2ᄀ)의 '님'은 이인칭 대명사처럼 쓰인 예로, (2ᄂ)의 '사모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일반 명사 '임'과 그 쓰임이 다릅니다. 이러한 예는 최근 인터넷상의 통신 언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이인칭 대명사로 '님'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말의 어법과 크게 어긋나므로 (2ᄀ)처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